<신년특집> 미리 보는 2017 캘린더

대선부터 WBC까지 ‘바쁘다 바빠∼’

[일요시사 취재1팀] 박호민 기자 = 병신년이 가고 정유년의 새해가 밝았다. 올해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많은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올 한해 국민들을 웃고 울게 할 주요 행사를 <일요시사>에서 미리 확인해 봤다.

지난해 정치적으로 불안했던 한해였다. 국민들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거리로 나와 대통령 탄핵을 요구했다. 결국 대통령 탄핵 소추안이 가결되면서 대통령 탄핵 가능성이 열렸다.

나라에 큰일

탄핵이 가결되면 올해 열릴 제 19대 대통령 선거 일정이 바뀔 전망이다. 기존 대선 일정은 12월 20일이다. 탄핵안이 통과될 경우 빠르면 4월 대선이 치러질 수 있는 만큼 대권을 노리는 후보자들의 대선 레이스도 그 시기가 빨라졌다.

국민의당 천정배 전 의원은 지난달 26일, 대선 출마선언을 하면서 본격적으로 대선 주자로서의 행보를 시작했다. 대선주자로는 이달 중순 임기를 마치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국민의당 안철수 의원, 이재명 성남시장,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등이 본격적으로 대권 레이스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조기 대선의 불똥이 튀는 곳은 따로 있다. 달력을 만드는 업체다. 조기 대선으로 기존 대선 날짜를 표기한 달력에 오류가 발생됐기 때문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6월 총선 이후 ‘선거일=법정공휴일’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내년 12월 20일에 실시하는 19대 대통령 선거일이 내년도 달력과 다이어리 등에 표시될 수 있도록 달력 등을 대량으로 주문·제작·배포하는 기관과 단체, 업체 등에 협조요청 공문을 보냈다”고 밝힌 바 있다.
 

사기업이 배포한 홍보용 달력에도 대선 날짜가 찍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조기 대선이 확실시되면서 연말에 인쇄된 달력에는 아예 대선 날짜를 뺀 달력이 유통되기도 했다.

병신년가고 정유년
다사다난 행복기원

해외로 눈을 돌려보면 미국 도널드 트럼프정부가 들어서는 해이기도 하다. 글로벌 경제의 가장 큰 축을 이루고 있는 미국 정부의 정책 기조는 국내의 관심사이기도 하다. 따라서 트럼프정부의 출범은 한국의 큰 관심사 중 하나이기도 하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스트롱맨(강경한 정책기조)으로 통하고 있어 관심이 더욱 고조되는 양상이다. 후보시절 잇단 강경발언으로 논란에 중심에 섰던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에 대해서도 강경발언을 쏟아낸 바 있다.

한국에 국방비 부담을 더 지우겠다고 말이다. 다만 이 같은 발언이 실현될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 도널드 대통령이 당선 이후 행보에서 잇달아 공약 후퇴의 액션을 취하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현실 정치에 본격적으로 돌입하는 것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새 미국 대통령은 한국의 내년도 각종 정책 방향을 결정할 주요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스포츠 행사는 홀수해라 월드컵과 올림픽이 열리지 않는다. 그렇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일단 국민들을 웃고 울렸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열린다. 한국, 미국, 일본, 중국, 대만 등 총 16개국이 3월7일부터 같은 달 22일까지 우승자를 가린다.

한국은 김인식 감독을 수장으로 내세워 28인의 선수가 태극전사로 활약한다. 최종 엔트리에 포함된 선수들 명단을 살펴보면 우완투수로는 우규민(LG), 이대은(전 지바롯데), 원종현(NC), 장시환(KT), 임정우(LG), 이용찬(두산), 임창용(KIA) 등이다.

좌완투수는 장원준(두산), 양현종(KIA), 김광현(SK), 이현승(두산), 박희수(SK), 차우찬(삼성) 등 총 6명이다. 포수는 강민호(롯데), 양의지(두산) 등 2명의 선수가 포함됐다. 1루수로는 김태균(한화), 이대호(전 시애틀) 등이다. 2루수 역시 정근우(한화), 서건창(넥센) 등 2명의 선수가 2017년 WBC 선수로 활약한다.

3루수는 박석민(NC), 허경민(두산) 등 2명이다. 유격수 역시 강정호(피츠버그), 김재호(두산) 등 2명의 선수가 합류했다. 외야수로는 민병헌(두산), 김현수(볼티모어), 이용규(한화), 최형우(삼성), 추신수(텍사스) 등의 5명의 선수가 활약을 예약했다.

올해는 동계아시안게임이 열리는 해이기도 하다. 장소는 일본 삿포로다. 통상 4년마다 개최되는데 이번 동계아시안게임은 6년 만에 열렸다. 동계올림픽 1년전에 개최하도록 시기를 조정해서다. 6년 만의 개최인만큼 아시안게임에 대한 관심도 집중될 전망이다. 개최일은 내달 19일부터 26일까지 일주일간 열린다.

내년 열릴 평창 동계올림픽의 전초전 성격이 강해 관심이 모일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회는 한국, 중국, 일본 등 3개국의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한국 선수 가운데 빙속 여제 이상화(스피드스케이팅) 선수가 처음으로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도전해 눈길을 끈다. 이 선수는 동계아시안게임 500m 주종목만 출전한다.

어수선한 분위기
그래도 일정대로

통상적으로 금메달이 많이 수확되는 쇼트트랙도 기대할만하다. 4개 이상의 금메달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 심석희, 최민정 선수가 이끄는 여자 대표팀과 이정수를 필두로 선수단을 꾸린 남자대표팀 모두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금메달에 대한 기대감이 가장 큰 선수는 남녀 매스 스타트 랭킹 1위의 이승훈과 김보름 선수다. 두 선수는 남자 1만m, 여자 5000m에 출전한다.

한국 피겨의 현주소를 볼 수 있는 피겨부문도 관심 종목 가운데 하나다. 국내 선수 중 박소연 선수가 메달권에 가장 근접해 있다. 다만 최근 박 선수가 부상(발목 골절상)을 당해 출전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한국은 종합 2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2011년 아스타나·알마티(카자흐스탄)에서 한국의 성적은 3위였다.
 

최근 국민들의 관심이 여행에 집중되는 상황에서 전국 방방곡곡에 열리는 축제 역시 참여가 늘고 있는 상황이다. 봄에 열리는 주요 축제로는 태안 세계튤립축제, 태안 백합꽃축제, 합천 황매산철쭉제, 고양국제꽃박람회, 책나라군포 철쭉축제, 비슬산 참꽃문화제 등이다. 이들 축제는 4∼5월 개최되는 대표적인 축제다.

여름에는 자라섬 불꽃축제, 통영한산대첩축제, 고창 갯벌 축제, 포항국제불빛축제 부산바다축제 등이 열린다. 가을에는 순천만갈대축제, 소요단풍문화제, 장성백양단풍축제, 미당문학제, 서울억새축제가 유명하다. 겨울에도 축제가 열린다. 보성차밭축제, 아침고요수목원 오색별빛 축제, 물락은 양평빙어축제 등이 잘 알려져 있다.

마무리 수능

비행기 이 착륙 시간도 조정되는 2018학년도 수학능력시험(수능)은 올해 11월16일 치러진다. 이번 수능의 가장 큰 특징은 영어 과목이 절대평가로 바뀐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수험생은 90점(원점수 기준) 이상이면 1등급을 받을 수 있게 됐다. 89∼80점은 2등급, 79∼70점은 3등급으로 기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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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경찰 압수 비트코인 ‘1400억’ 털린 내막

[단독] 경찰 압수 비트코인 ‘1400억’ 털린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경찰이 압수한 비트코인 1700여개 중 1400개 이상이 사라졌다. 전체 피해액은 최소 1300억원에서 최대 15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충격적인 것은 탈취 시점과 방식, 그리고 접속 기기까지 모두 경찰 수사 과정과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단순 해킹으로 보기 어려운 정황이 잇따라 확인되면서 사건의 성격이 ‘내부 연루 의혹’으로 급격히 기울고 있다. 사건의 출발은 2021년 11월 광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의 불법 도박사이트 수사였다. 광주청 수사과 소속 경사 김모씨 등은 범죄수익은닉 혐의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며 불법 도박장 개설 혐의 등을 받은 비트세븐 거래소 대표 이모씨의 블록체인닷컴 지갑에 접속했다. 6분 간격 연결고리 당시 경찰은 피의자 이씨의 블록체인닷컴 지갑 계정에 접속해 비트코인 1798개를 확인했다. 경찰은 같은 날 오전 11시58분부터 약 40분간 27차례에 걸쳐 135개를 이체하며 1차 압수를 진행했다. 이후 접속이 차단됐다고 주장했지만, 불과 몇 시간 뒤인 11월10일 새벽과 오후, 경찰청 사무실에서 추가로 185개를 더 이체했다. 총 320개가 ‘정식 압수’됐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2021년 11월10일 오후 8시28분. 김 경사는 압수된 계정의 연동 이메일을 자신의 구글 계정으로 변경한다. 그리고 불과 12분 뒤인 8시40분부터, 지갑에 남아 있던 비트코인 1477개가 195차례에 걸쳐 외부 주소로 빠져나갔다. 압수 직후, 그것도 계정 권한이 경찰에게 완전히 넘어간 직후 벌어진 대규모 탈취였다. 블록체인닷컴이 제출한 IP 로그는 더욱 노골적이다. 11월9일부터 10일 오후 8시32분까지 모두 한국 IP를 사용한 수사관 접속 기록이다. 이후 마지막 김 경사의 접속 6분 뒤, 미국·우크라이나·캐나다 IP를 통한 접속이 연속으로 발생한다. VPN을 이용한 김 경사로 의심되는 ‘탈취자’의 접속이다. 수사관 로그인 → 6분 후 탈취 로그인 → 즉시 대량 이체로 이어진 것이다. 외부 해커의 우연한 침입이라 보기에는 타이밍이 지나치게 촘촘하고 정교하다. 결정적인 단서는 디바이스 로그다. 블록체인닷컴 측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해당 계정에는 단 두 종류의 기기만 기록돼있다. 하나는 윈도우 기반 데스크톱, 다른 하나는 안드로이드 모바일이다. 이 중 안드로이드 접속은 단 한 번, 우크라이나 IP를 통해 이뤄졌다. 나머지 탈취 접속은 모두 윈도우 데스크톱이다. 문제는 그 윈도우 기기다. 로그에는 수사관이 사용한 윈도우 기기 외에 다른 데스크톱 기록이 존재하지 않는다. 즉, 탈취자가 사용한 윈도우 PC가 별도 기기였다면 반드시 추가 로그가 남아야 하지만 그마저도 없다. 탈취 접속에 사용된 윈도우 기기가 수사관이 사용한 기기와 동일하다는 것이다. 수사관 접속 후 VPN 유출 시작 경찰이 사용한 기기가 쓰였다? 탈취 당시 상황도 석연치 않다. 계정 연동 이메일이 김 경사의 개인 계정으로 바뀐 직후 탈취가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최소 198건의 출금이 발생했다. 정상이라면 동일 수량의 알림 이메일이 수신돼야 한다. 그러나 김 경사의 이메일에는 단 7건만 남아 있다. 나머지 191건은 흔적조차 없다. 더욱이 김 경사는 당시 사무실에 남아 있었고, 탈취 시간 동안 계정 재접속을 시도했다고 진술했다. 그럼에도 본인 이메일로 전송된 출금 알림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단순 실수로 보기엔 삭제 규모가 과도하다. 선택적 삭제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수사 협조 전문가 박모씨의 분석 자료에서도 이해하기 어려운 정황이 발견됐다. 박씨는 11월11일 저녁, 탈취 자금 흐름을 분석한 노드 자료를 김 경사에게 전달했다. 그런데 해당 자료에는 그 시점 기준 아직 발생하지 않은 미래 트랜잭션이 포함돼있었다. 실제 해당 거래는 다음 날 새벽에야 블록체인에 기록된 것으로 확인된다. 블록체인 구조상 발생하지 않은 거래를 사전에 확인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해당 자료가 사후 수정됐거나, 탈취 경로를 사전에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씨는 사건 발생 한 달 뒤 탈취 사실을 인지하고 검찰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후 추가 진정까지 제출했지만, 수사는 2024년까지 사실상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다 뒤늦게 수사가 이뤄졌고, 결과는 반전이었다. 탈취 의혹은 규명되지 않은 채, 오히려 피해자가 허위 고발을 했다며 무고 혐의로 기소된 것이다. 국가 수사기관이 압수한 비트코인이 경찰 손을 거친 직후 대량으로 사라졌으나, 코인의 주인은 구속되고 경찰은 의심에서 벗어났다. 단순 해킹이라 보기에는 시점과 방식, 그리고 이후 수사 흐름까지 모든 것이 비정상적이다. 법원도 이미 “누군가 계정에 접근해 비트코인을 이체했다”고 판단했고, 검찰은 수사 정보 유출 의혹까지 제기하고 경찰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벌였다. 정작 탈취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는 무고 혐의로 법정에 서 있는 상황이다. ‘누가 훔쳤는가’라는 본질적 질문은 여전히 답을 얻지 못한 채 사건은 미궁으로 빠졌다. 알림 191건 흔적 없이… 경찰은 1일 전송 한도 때문에 압수가 며칠에 걸쳐 이뤄지는 사이, 이씨 측이 이를 빼돌렸다고 판단했다. 반면 이씨 측은 정반대 주장을 펼쳤다. 계정 접근권한을 사실상 장악한 수사기관 내부에서 탈취가 이뤄졌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사건은 단순 범죄수익 환수 문제를 넘어 ‘압수된 국가 관리 자산이 어떻게 사라졌는가’라는 근본적 의문으로 확장됐다. 광주지법 항소심은 도박공간 개설과 범죄수익은닉 혐의 자체는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사라진 1476개 비트코인에 대해서는 이씨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누군가 이씨의 블록체인 계정에 접근해 당시까지 남아있던 비트코인 대부분을 다른 지갑으로 이체해 갔다”고 판시했다. 이는 곧 해당 비트코인의 이동 주체가 이씨로 특정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그 결과 1심에서 600억원대에 달했던 불법 도박장 개설 혐의 등에 대한 추징금은 항소심에서 15억원 수준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이 판결은 중요한 함의를 갖는다. 법원이 최소한 “외부 혹은 제3자의 개입 가능성”을 인정했다는 점에서다. 즉, 단순히 피고인이 숨기거나 빼돌린 사건이 아니라, 압수된 계정에 대한 추가 접근이 있었고 실제 자산 이동이 발생했다는 사실 자체는 부정되지 않았다. 검찰 역시 이 사건을 단순히 피고인 책임으로만 보지 않았다. 2023년 11월 검찰은 광주경찰청과 서부경찰서를 상대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수사 정보가 외부로 유출됐을 가능성과 압수 과정의 적법성을 확인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 과정에서 사건 브로커와 거액 자금 흐름까지 거론되며 사건은 더욱 복잡한 양상으로 번졌다. 단순한 도박사이트 수사가 아니라 수사 기밀, 로비, 가상자산 이동이 뒤엉킨 구조적 사건으로 확장된 것이다. 최근 공판에서는 또 다른 쟁점이 드러났다. 증인으로 출석한 전문가 박씨 측 인물은 사라진 비트코인의 이동 경로를 분석한 결과 특정 거래소 계열 지갑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확인된다며, 도박사이트 운영 세력이 직접 자금을 이동시켰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의심받는 수사관 반면 이씨 측은 사건 직후 오히려 검찰에 진정을 제기하며 탈취 의혹을 먼저 제기한 점을 강조하며, 스스로 범행을 저질렀다면 그런 행동을 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또 블록체인닷컴 측 자료에 따르면 ‘탈취자’는 VPN을 이용해 해외 IP로 접속했으며, 일부 접속은 데스크톱 환경에서 이뤄진 것으로 분석됐다. 만약 이 분석이 사실이라면, 압수 과정에서 사용된 기기와 탈취에 사용된 기기가 동일하거나 밀접하게 연관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다만 이 같은 기술적 분석은 현재까지 법원에서 확정된 사실이 아니라는 점에서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메일 기록 역시 의문을 키운다. 탈취 과정에서 수백건에 달하는 출금이 발생했다면 이에 상응하는 알림 메일이 존재해야 정상이다. 그러나 일부 기록만 남아 있고 상당수는 확인되지 않는다는 주장도 나온다. 만약 실제로 알림이 발송됐음에도 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면, 이는 단순 오류가 아니라 의도적 삭제 가능성까지 의심할 수 있는 대목이다. 결국 이 사건은 세 가지 축으로 압축된다. 첫째, 경찰이 압수한 가상자산이 왜 완전히 확보되지 못했는가. 둘째, 압수 이후 누가 해당 계정에 접근해 자산을 이동시켰는가. 셋째, 그 과정에서 수사기관 내부 혹은 외부 세력의 개입이 있었는가다. 상식적으로 국가가 압수한 자산은 그 어떤 개인소유보다도 안전하게 보호돼야 한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정반대 결과가 나타났다. 압수 직후 대규모 자산이 사라졌고, 책임 소재는 규명되지 않았으며,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는 오히려 피고인 신분이 됐다. 계정 변경 직후 사라져 이메일 변경 직후 작업 이 사건이 단순한 형사사건을 넘어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만약 압수된 자산조차 안전하게 관리되지 못한다면, 국가 형사사법 시스템에 대한 신뢰 자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특히 가상자산과 같이 추적과 관리가 기술적으로 가능한 자산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점은 더욱 심각하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만 놓고 보면, 이 사건은 ‘탈취’가 아니라 ‘내부 유출’ 가능성을 강하게 의심케 한다. 한편, 지난달 15일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인물은 범행 주체가 경찰이 아니라 탈취범으로 지목된 이씨와 그의 아버지일 가능성이 크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광주지방법원 형사10단독 유형웅 판사는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을 받고 있는 이씨 부녀에 대한 속행 공판기일 재판을 열었다. 이씨 부녀는 2021년 11월 경찰 압수수색이 진행되던 중 자신의 블록체인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 1476개를 빼돌린 혐의로 기소됐다. 검사는 이날 A씨를 증인으로 신청해 신문했다. A씨는 과거 이씨 측 부탁을 받고 비트코인 환전에 도움 준 인물이다. 현재는 코인 관련 별도 사기 혐의로 보석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A씨는 이날 검사의 질문을 받고 “이씨 지갑에서 사라진 비트코인 1400여개의 행방을 쫓기 위해 거래 내역을 분석한 결과, 비트세븐 거래소와 연결된 지갑이 다수 등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경찰은 일일 전송 제한량이 걸려 있어 이씨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을 여러 날에 걸쳐 경찰 지갑으로 옮겨 압수했는데, 같은 시기 탈취범은 순식간에 이씨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 1400여개를 빼간 것으로 나타났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경찰과 달리 이씨 지갑에서 순식간에 다량의 비트코인을 탈취해 간 점, 탈취된 비트코인 이동 경로에 비트세븐 거래소 지갑이 활용된 점을 고려할 때 탈취범은 비트세븐 거래소를 통제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며 사실상 이씨 부녀를 겨냥했다. 구속된 코인 주인 A씨가 언급한 비트세븐 거래소는 정상적인 가상자산 거래소가 아니라, 이씨 부녀가 해외에 서버를 두고 운영했던 도박사이트라는 주장이다. 비트세븐 거래소와 관련해 이씨는 도박공간 개설 혐의 등으로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확정받았다. 다만 해당 재판에서 사라진 비트코인 1476개에 관한 추징(현 시세 기준 약 1620억원) 책임은 인정되지 않아, 검찰은 범죄수익은닉 혐의를 적용해 이씨를 부친과 함께 추가 기소했다. A씨의 증언에 대해 이씨 부녀 측은 즉각 반박하는 대신 별도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