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공개> 박근혜 사저에 얽힌 비화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6.12.26 09:25:29
  • 호수 109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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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민공주’ 있으면 아이들 통제했다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일요시사>는 ‘예민공주’로 소문난 대통령의 사저를 찾았다. 사저 바로 옆에는 삼릉초등학교 후문이 있다. 박 대통령이 사저에서 생활했던 당시 초등학생들이 후문 길에 다니지 못했다고 한다. 심지어 학교 측에서는 사저 바로 뒤편에 있던 놀이기구서도 마음껏 놀지 못하게 했다. 왜 그랬을까?

지난 12월19일 오후 1시20분. 서울 강남구 삼성2동에 있는 박근혜 대통령 사저. 날씨가 좋았다. 점심시간 끝물인 탓에 사원증을 목에 걸고 사저 앞을 지나가는 회사원들이 눈에 띄었다. 하나같이 이야기꽃을 피우며, 활기가 넘쳤다.

놀이터에서도
못 놀게 했다

사저로 조금만 가까이 가면 분위기는 금세 바뀐다. 긴장감이 맴돈다. 아무도 사저 앞을 가까이 가려고 하지 않는다. 현직 대통령의 사저인 탓에 경비가 삼엄했다. 조금이라도 사저 가까이 가면 경찰은 매의 눈으로 돌변한다. 거동이 수상하면 민망할 정도로 지켜본다. CCTV도 5대나 보인다. 본능적으로 행인들은 사저에서 멀찌감치 떨어져 걸어가는 것 같았다. 행인들 중에서는 간간히 손가락으로 사저를 가리키며 뭐라 수군댔다.

사저 주변의 한 건물 빌라 경비소장은 “최근에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면서 산케이신문, 후지TV 등 수 많은 외신기자가 사저 앞에 와서 촬영하고 갔다”며 “히잡을 두른 중동 관광객들이 지나갔는데, 사저를 보며 손가락질했다. 내가 다 부끄럽더라”고 말했다.
 

사저 주변에 둘러싼 담장의 높이는 대략 7∼8m 가량으로 보였다. 밖에서는 집 자체가 보이지 않는다. 담장에는 가시철조망이 설치돼있다. 마당에 빽빽이 자란 활엽수와 대나무가 집을 완전히 가린다. 바람에 으스스하게 흔들리는 대나무 소리서 ‘우주의 기운’이 느껴진다.


박 대통령은 삼성동 사저에서 30년간 살았다. 그런데도 주민들은 하나같이 박 대통령을 한 번도 본적이 없다고 입 모아 말했다. 사저의 높은 담과 보이지 않은 집만큼 박 대통령이 얼마나 이웃과 단절하고 살았는지 미뤄 짐작할 수 있다.

2층 벽돌집인 박 대통령 사저는 서쪽으로는 7층짜리 오피스텔, 북쪽으로는 삼릉초등학교 운동장과 담 하나를 사이에 두고 이웃한다. 동쪽에는 차량 한 대가 간신히 지날 수 있을 만한 진입로가 있다. 이곳은 삼릉초등학교 후문이기도 하다.

인접한 초등학교 후문 출입 막아
지름길인데…빙 돌아서 정문으로

1994년 삼릉초등학교 졸업생 A씨는 박 대통령과 초등학교 후문에 관련된 일화 하나를 기자에게 들려줬다.

A씨는 “초등학교를 다니던 시절 학교 측에서 늘 정문 등교를 강권했다”며 “동쪽서 오는 학생은 후문이 지름길인데, 당시 뺑 돌아서 정문으로 등교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것 때문에 어린 학생들 사이에서 불만이 많았다”며 “당시 학교 측에서는 정문 등교 강권 사유를 정확히 밝히지 않았다”고 귀띔했다.

또 삼릉초등학교 학생들이 놀이터에서도 마음껏 놀지 못했다고 한다.

A씨는 “사저 바로 뒤편에 놀이터가 있었다”며 “특히 정글짐서 많이들 놀았는데 학교 측에서는 ‘조용히 놀아야 한다’고 지침이 내려와 조용히 놀았다”고 말했다.
 


이 역시도 학교 선생님들은 명확한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고 한다. 이외에도 초등학교 바른생활지도부(일종의 선도부)가 후문에는 서 있질 못했다고도 했다.

이 때문에 졸업생들 사이에선 초등학교가 당시 예민한 박 대통령의 눈치를 본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왔다. 실제로 초등학교 주변은 뛰어노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쩌렁쩌렁하게 들렸다. 등하교 시간에는 학교에서 50∼70m 떨어진 곳에서도 아이들이 시끌벅적 교문을 드나들었다.

남이 쓰던 화장실 변기도 뜯어내고 새 변기를 쓸 정도로 예민하고, 초등학생이 엄마한테 선물로 만든 가방을 “이거 너무 쪼그매서 엄마가 좋아하실까”라고 말하던 박 대통령을 보면 아이들이 뛰어노는 소리가 시끄럽게 느껴졌을 가능성도 충분하다.

30년 살았는데
주민들과 단절

이 때는 실제로 박 대통령이 가장 예민했던 시기이기도 하다. 박 대통령은 90년도 초 중반이 자신의 인생 최대 암흑기였다고 말하기도 했다. ‘전두환 5공 시절’은 정통성이 부족한 정부에서 흠을 메우기 위해 독재자인 박정희 전 대통령을 비난하던 상황이었다.
 

1980년 영남대학교 이사장에 올랐지만, 학교 측의 거센 반발로 8년 만에 사임했다. 또 1990년 육영재단 이사장이었던 박 대통령은 동생들과의 이사장 자리를 놓고 다투다가 사임했다. 같은 해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과 박지만 EG그룹 회장은 ‘최태민이 박 대통령을 속이고 있으니 구해 달라’며 노태우 전 대통령에게 탄원서를 쓰기도 했다.

실제로 노 전 대통령은 이 시기에 삼릉초등학교에 방문하기도 했다. 삼릉초등학교는 1985년 개교됐다. 1992년 6월11일 노 전 대통령이 삼릉초등학교 시찰을 돌았다. 컴퓨터 시범학교로 노 전 대통령이 학교 컴퓨터 교육현황을 살펴보는 차원에서 시찰한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노 전 대통령의 삼릉초등학교 시찰은 보기 드문 일정이라는 평가다. 정치권 관계자는 “아무리 생각해도 총리나 교육부장관이 왔어도 충분할 텐데, 생긴 지 얼마 안 된 초등학교에 대통령까지 오는 건 좀 이례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삼릉초등학교 운동장은 시간이 흐르면서 많이 변했다. 과거에는 사저 바로 뒤편에 철봉 10여개가 늘어 서 있었다. 그 옆에는 정글짐과 미끄럼틀이 자리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 자리에 교직원용 주차장이 들어섰다. 정글짐은 사저와 멀찌감치 떨어진 운동장 맨 구석으로 자리를 옮겼다. 놀이터가 사저로부터 멀어졌다. 박 대통령 사저를 가리는 활엽수는 더욱 빽빽해졌다. 운동장서도 사저가 잘 보이지 않았다.

시끄러운 놀이터 빼는 공사
유별난 박 대통령 눈치봤나

삼릉초등학교 측은 운동장 공원화 사업을 하면서 직원용 주차장을 만들었다고 전했다. 삼릉초등학교 관계자는 “2007년 운동장 공원화 사업을 하면서 운동장이 주민들에게 전면 개방됐다”며 “안전 문제 때문에 후문에 주차장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는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아이들에게 통제하고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말했다.

법원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은 1990년 이 집을 매입했다. 이곳에 오기 전 주소지는 중구 장충동이었다. 집은 2층 구조로 대지는 약 484.8㎡ 규모다. 박 대통령은 1998년 정계 입문 계기가 됐던 대구 달성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주소지를 대구 달성군으로 옮겼다.
 


하지만 주소지를 대구로 옮긴 후에도 박 대통령은 이 집을 처분하지 않았다. 지난 10월,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박 대통령 퇴임 후 사저 부지를 국정원이 물색하고 다녔다”며 의혹을 제기했을 때 청와대가 밝힌 박 대통령의 퇴임 후 거처도 이 삼성동 사저였다.

2013년 2월25일 박 대통령은 대한민국 제18대 대통령에 취임하면서 이 사저를 떠났다. 당시 이웃 주민들은 태극기를 흔들며 ‘임기를 잘 마치고 돌아오라’며 박 대통령을 환송했다. 주민들은 태어난 지 한 달 정도 된 암수 진돗개 두 마리를 선물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 박 대통령은 모든 권한을 상실했으며, 탄핵 처분을 기다리는 신세가 됐다. 매주 광화문 광장에는 수십만명의 시민이 모여 박 대통령 탄핵을 외친다. 이와 함께 역대 대통령 중 최저 수준의 지지율인 4∼5%를 오가고 있다.

외국 관광객들
집에 손가락질

지금까지 드러난 박 대통령의 민낯은 수많은 국민에게 충격을 안겼다. 대통령의 임기도 다 마치지 못하고 사저로 다시 돌아갈 가능성이 농후하다. 동네 주민들에게 환대받을 수 있을지는 요원하다. 사저에서 20m도 안 되는 거리에 사는 한 주민은 “(박 대통령이) 돌아오면 안 된다. 오면 이 일대 땅값 떨어질 것 같다”며 “지금 주민들 사이에선 박 대통령이 청와대 갈 때 심어준 소나무도 뽑고 싶어 할 정도다”고 말했다.
 

<cmp@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박근혜 ‘변기 집착’ 왜?

세월호 안에서 300명의 아이들이 죽어가고 있는 동안 머리 손질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이 이번엔 유별난 ‘변기 집착’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8일 박 대통령 탄핵 유튜브 생중계방송 ‘민주종편티비’에 출연했다. 송 의원에 따르면 청와대 경호실은 박 대통령이 인천시청을 방문하기 전 시장실의 변기 교체를 요구했다. 송 의원 측은 “변기 커버만 바꾸면 안 되지 않느냐”고 요청했지만, 결국 박 대통령 측은 변기를 뜯어내고 통째로 바꿨다고 전했다. 이어 “변기를 뜯어가더라고 변기를… 깜짝 놀랐어 왜 변기를 뜯어가냐고. 내가 쓰는 변기를 못 쓴다 이거지”라고 말하며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후 송 의원의 폭로를 시작으로 곳곳에서 박 대통령의 변기 집착 제보가 쏟아지고 있다. 지난 15일 손혜원 민주당 의원실의 김성회 보좌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청문회에선 지저분해서 공개 못한 제보”라며 일화를 공개했다. 김 보좌관에 따르면 제보자는 인천의 한 해군부대에서 복무했던 예비역이다. 제보자는 2013년쯤 박 대통령이 헬기를 타고 군부대를 방문했다고 전했다. 그에 따르면 갑작스럽게 일정에도 없던 군부대에 방문한 이유는 “부대 사령관 집무실의 화장실을 이용하기 위해서”였는데 “박 대통령이 떠난 뒤 사령관 집무실 화장실을 전면 교체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고 밝혔다.

이는 일주일 뒤 인천에서 아시안게임 관련 행사가 열리는데 그때 박 대통령이 화장실을 방문할지도 모른다는 이유였다. 제보자는 “타일부터 변기까지 싹 갈았다. 책정된 예산이 없어서 다른 예산을 끌어다 전용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작 박 대통령은 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박 대통령의 유별난 ‘변기집착’은 해외 정상회담에서도 멈추지 않았다.

지난 4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제4차 핵안보정상회의 당시 각국 정상과 국제기구 대표들의 단체사진에 박 대통령이 빠져 있었다. 이에 회의를 주최한 미국이 “박 대통령을 챙기지 않았다” “한국을 무시했다”는 등 지적까지 나왔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사진촬영에 참석하지 못한 이유가 “정상회담 장소에 있는 화장실에 가지 않고 현지 숙소의 화장실까지 갔다 왔기 때문”이라는 제보가 나와 논란이 예상된다.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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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이후···4인 파워게임> 화려한 부활 조국

[4·10 이후···4인 파워게임] 화려한 부활 조국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이 두 자리 의석수를 확보하면서 원내 3당으로 자리 잡았다. 조국 대표는 비례순번 2번으로 단숨에 여의도행 티켓을 따냈다. 문재인정부 초대 민정수석비서관과 66대 법무부 장관 등 굵직한 이력을 지녔지만 초선인 만큼 처음부터 입지를 다져야 한다. 사방이 적으로 둘러싸인 조 대표의 생존 전략은 무엇일까?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과반을 넘기면서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의 표정도 덩달아 밝아졌다. 지난 10일, 민주당의 압승에 가까운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서 상황을 지켜보던 조국당 지지자들도 감탄사를 내뱉었다. 조국당이 기대하던 ‘10석+알파(α)’가 확실해졌다. 주먹을 쥔 지지자들은 연신 “조국”을 외쳤다. 총선 뒤흔든 조국혁신당 조 대표는 이날 총선 출구조사 결과에 대해 “국민이 승리했다”고 소리 높였다. 그는 “국민께서 윤석열정권 심판이라는 뜻을 분명하게 밝히셨다”며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의 퇴행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는 국민 여러분이 이번 총선 승리의 진정한 주인공”이라고 밝혔다. 이어 “윤 대통령은 이번 총선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라. 그리고 그간 수많은 실정과 비리에 대해 국민께 사과하라”며 “이를 바로잡을 대책을 국민께 보고하라”며 “총선은 끝났지만 조국당이 만들 우리 정치의 변화는 이제 시작이다. 개원 즉시 ‘한동훈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강조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비례대표 개표 현황에 따르면, 조국당은 12석으로 집계됐다. 국민의힘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가 18석으로 가장 많은 당선자를 배출했다. 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이하 민주연합)이 14석을 얻었으며 개혁신당과 진보당은 각각 1석을 얻는 데 그쳤다. 조국당은 24.25%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신생정당이 20%가 넘는 지지율을 거두자 정치권에서는 이례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로써 조국당 비례대표 12번까지는 무난히 당선권에 들었다. 차례대로 ▲박은정 ▲조국 ▲이해민 ▲신장식 ▲김선민 ▲김준형 ▲김재원 ▲황운하 ▲정춘생 ▲차규근 ▲강경숙 ▲서왕진 등의 후보가 국회에 입성하게 됐다. 한때 여권서 “조국이 나오면 땡큐”인 ‘조나땡’이란 말까지 나왔지만 이를 상쇄시킬 정도로 조국당의 돌풍은 거셌다. 조 대표가 부산 민주공원서 신당 창당 선언문을 낭독했을 때만 하더라도 지금과 같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예측한 이들은 극히 드물었다. 기세 좋게 제3지대로서의 존재감을 키워가던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의 갈등이 불거지면서 ‘조국 열풍’ 또한 금세 식을 것이란 분석이 대부분이었다. 게다가 조 대표는 지난 2월8일 자녀들의 입시 비리 및 청와대의 감찰무마 혐의 등으로 항소심서도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마찬가지로 사법 리스크에 발목이 잡힐 것이란 해석에 무게가 실렸다. 총선 한 달 앞두고 등장한 루키 정당 민주당과 정권 심판론 쌍끌이 전략 하지만 예상을 뒤엎고 조국당은 이번 총선서 가장 큰 변수로 자리 잡았다. 총선이 가까워질수록 정권 심판론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특히 이종섭 전 주호주대사 사건과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회칼 테러’ 논란이 연이어 터지면서 이는 조국당의 동력으로 이어졌다. 조국당의 슬로건은 윤 대통령의 탄핵을 암시하는 “3년은 너무 길다”였다. 거대 야당인 민주당은 중도층 여론을 의식해 탄핵에는 조심스러운 입장일 수밖에 없다. 결국 ‘윤정부 무력화’를 거침없이 외치는 조국당에 심판을 벼르던 강성 유권자들이 동참한 것이다. 민주당을 지지하지만 다소 약한 목소리에 갈증을 느끼던 지지층의 표를 흡수한 셈이다. 22대 총선을 통해 조 대표는 완벽한 정치적 부활에 성공했다. 하지만 1·2심 모두 실형이 나온 만큼 조 대표가 22대 국회를 완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당의 대표이자 간판인 조 대표가 대법원 판결을 통해 의원직을 상실한다면 사실상 조국당은 존폐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조 대표가 집어든 여의도 생존 전략은 ‘검찰 탄압 프레임’을 굳히는 것이다. 자신을 여의도로 이끈 ‘검찰 탄압’이라는 명분을 긴 호흡으로 유지하면서 원포인트 전략으로 내세우겠다는 설명이다. 이는 조 대표가 출소 후 여의도로 돌아오기 위한 명분으로도 내세울 수 있다. 국회에 입성한 조 대표는 그동안 강조해온 한동훈 특검법을 띄우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그동안 조 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원내에 진입하면 한동훈 특별법을 1호 법안으로 발의하겠다”고 강조해 왔다. 한동훈 특검법은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징계 관련 의혹 ▲검찰 고발사주 의혹 ▲논문 대필 등 자녀 입시 비리 의혹 등을 수사 대상으로 삼는 걸 골자로 한다. 이 밖에도 조 대표는 ‘윤석열정권 관권선거운동 의혹 국정조사’를 실시하거나 ‘검찰의 민간인 불법 사찰 의혹 국정조사’를 추진해 윤 대통령을 국회에 출석시키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12석 확보 완벽한 성공 당선권에 진입하자 조 대표는 곧바로 실행에 옮겼다. 지난 11일 조국당은 총선 당선자들과 함께 첫 공식 일정으로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을 찾았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에 마지막으로 경고한다. 김건희를 수사하라”고 외쳤다. 조 대표는 “이번 총선서 확인된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 심판’이라는 거대한 민심을 있는 그대로 검찰에 전하려 한다”며 “검찰은 즉각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를 소환해 조사하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도 거론했다. 그는 “검찰은 ‘몰카 공작’이라는 대통령실의 해명에 설득력이 있다고 보느냐”며 “몰카 공작이라면 관련자들을 소환해 조사하고 처벌하라. 그것과 별개로 김 여사도 당장 소환하라”고 주장했다. 끝으로 조 대표는 “조국당은 검찰이 국민의 명령을 따르지 않을 경우 22대 국회 개원 즉시 ‘김 여사 종합 특검법’을 민주당과 협의해 신속하게 추진할 것”이라며 “검찰이 수사에 나서지 않는다면 김 여사는 특검의 소환조사를 받게 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조국당이 검찰만 정조준하는 이유는 조 대표가 ‘정치적 죽임’을 당했다는 여론 때문이다. 따라서 조 대표를 향한 동정론도 조국당이 꺼내들 수 있는 카드 중 하나로 여겨진다. 검찰에게 탄압받았다는 이미지를 가진 조 대표가 법정에 모습을 드러낼수록 오히려 지지자의 결집력이 높아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지난 몇 년 동안 조 대표 본인은 물론 그의 가족까지 수사 대상에 올랐다. 이를 시작으로 조 대표와 그의 일가족이 잘못한 부분은 있지만 죄명에 비해 과도하게 탄압받았다는 동정론이 형성됐다. 동정론은 조국당 지지자를 결집시키는 강한 무기다. 오래전부터 조 대표를 지지해 왔다는 A씨는 기자회견 현장에서 <일요시사> 취재진과의 만나 “조 대표를 보고 있으면 마음이 참 짠하다”고 말했다. 함께 온 B씨도 “온 가족이 풍비박산이 나지 않았나. 힘든 일이 많았을 텐데 역경을 딛고 나선 것을 보면 마음이 이쪽(조국당)으로 간다”고 말했다. 이 VS 조 동상이몽 민주당 지지자들은 이미 이 대표의 재판에 익숙해져 있기 떄문에 조 대표의 범죄 혐의가 비교적 희석됐다는 평도 나온다. 조국당이 총선 직전까지 지지율을 견인하자 여권에서는 급하게 견제에 나섰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은 총선 기간 동안 조 대표를 ‘범죄자’로 규정하며 “범죄자들에게 미래를, 아이의 미래를 맡길 수 없지 않냐”고 강조했다. 이에 조 대표는 “‘한동훈 특검법’에 동의부터 하라”며 맞불을 놨다. 조국당은 한동훈 특검법에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동의할 것이란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중도층을 포섭해야 하는 입장이다. 또한 차기 대권주자로 부상한 조 대표의 존재가 부담스럽기도 하다. 정치권에서는 여의도 신입인 조 대표와 이재명 대표를 동일선상서 바라보는 모양새다. 총선 다음 날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이번 선거를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던 (윤석열)대통령에게 보낸 마지막 경고”라고 평가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은)하루빨리 이재명·조국 대표를 만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제1야당 대표인 이 대표뿐만이 아니라 조 대표까지 함께 언급된 만큼 조 대표의 몸값이 크게 뛰었다고 해석했다. 조 대표는 대권주자로서의 가능성은 닫아뒀지만 민주당에서는 견제하는 분위기가 이어진다. 이 같은 흐름을 두고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현해 “야권의 분열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재명 대표와 조국 대표의 속도 차이가 있을 것”이라며 “(야권이) 윤정부에 대한 심판론을 갖고 거대 의석을 이뤘지만 조 대표와 이재명 대표의 시간표는 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자녀 입시 비리’ 사법 리스크 여전 대법 판결 정치생명 마침표될 수도 현재 조 대표는 대법원 판결만 남은 만큼 모든 일정을 빠르게 해치워야 한다. 총선을 한 달 앞두고 정치판에 뛰어든 것 역시 궤를 같이한다. 대법원과 견줄 만큼 몸집을 키우거나 진보 진영서 대권을 잡아 스스로의 힘으로 사면해야 한다는 게 이준석 대표의 시나리오다. 반면 이재명 대표는 급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이준석 대표는 “이재명 대표는 많은 의석을 가진 정당의 대표기 때문에 서서히 조여 들어가려고 할 것”이라며 “그 속도 차이가 역설적으로 두 세력의 분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현재 조 대표의 생존 전략은 조국당의 원동력을 유지하거나 추후 여의도 복귀를 위한 명분을 쌓는 데 그칠 뿐이다. 조국당의 정치 공간을 넓히고 다른 당과 손을 잡기 위해 매력적인 묘수를 꾀어내는 게 조 대표의 숙제로 남아 있다. 조국당 의석은 12석으로 교섭단체를 충족시키는 20석을 채우기 위해서는 8석이 더 필요하다. 1석씩 얻은 새로운 미래와 진보당, 혹은 소수 야당과 손을 잡고 공동 교섭단체를 꾸리는 것도 방법 중 하나로 제시된다. 이제까지 민주당과 조국당 모두 합당 가능성에 선을 그어왔다. 조국당이 내세운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조국)’ 슬로건에 민주당은 ‘몰빵론’을 내세우기도 했다. 민주당이 과반석을 얻은 지금으로서는 조국당이 거대야당에 협력하는 관계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의외의 성적을 거둔 조국당이 22대 총선의 캐스팅보트 역할을 쥐면서 꼬리가 몸통을 흔들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민주당·민주연합·조국당 등 범야권이 힘을 합치면 의석수가 국회의원 전체의 5분의 3인 180을 넘기게 된다. 이 경우 신속처리안건인 패스트트랙 지정을 통해 법안을 강행할 수 있다. 아울러 패스트트랙에 저항할 수 있는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도 강제 종료시킬 수 있다. 혼자일 때 더 강하다 전직 청와대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조국 대표가 민주당과 합칠 가능성은 매우 적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추후 민주당서 탈당할 의원이나 제3지대 의원이 합류한다면 원내교섭단체인 20석이 충분한 만큼 조 대표가 숙이고 들어갈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전적으로 조 대표의 판단에 달렸지만 민주당과 손을 잡으면 지금과 같은 선명성이 묻히고 특유의 아이덴티티를 잃게 된다”며 “조 대표는 이번 총선의 캐스팅보트다. 살아남는 방법은 지금과 같은 목소리를 끝까지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다급해진 대법원? 대법원이 업무방해·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를 받는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상고심 사건의 재판부를 결정했다. <뉴스1>에 따르면 주심은 엄상필 대법관으로 2021년 조 대표의 배우자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의 항소심서 징역 4년을 선고한 이력이 있다. 현재 대법원은 엄 대법관이 상고심 재판을 맡더라도 형사소송법상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조 대표 사건의 하급심 판결에 엄 대법관이 직접 관여한 것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다만 엄 대법관에게 유죄의 심증이 있으므로 조 대표 측은 재판부를 교체해달라는 기피 신청을 낼 수는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