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선라이즈F&T’ 미심쩍은 6년 행적

죽지 않는 관피아…제식구 봐주기?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해외 자본 및 기술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고자 지정된 경제자유구역은 각종 인프라, 세제 및 행정적 인센티브 등을 제공하는 일종의 경제특구 개념이다. 당연히 외국인 투자기업을 대상으로 세제 감면부터 규제 완화까지 파격적인 혜택이 뒤따른다. 하지만 평택항을 거점으로 삼는 황해경제자유구역에서는 다른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2010년 설립된 '(주)선라이즈에프앤티(이하 선라이즈)'는 고관세 농산물을 수입해 가공하는 회사다. 선라이즈는 여타 농산물 가공업체와 차별화된 입지적 특징을 지니고 있다. 바로 황해경제자유구역에 자리 잡은 유일한 농산물 가공업체라는 점이다. 경제자유구역에 터전을 잡았다는 단순한 사실만으로도 선라이즈는 이득을 얻고 있다. 수입한 농산물 원재료를 인근 가공설비로 곧바로 보낼 수 있게 돼 유통비 절감 효과를 불러왔고 줄어든 유통비는 가격 경쟁력 상승으로 이어졌다.

경쟁사 밟고
나홀로 쑥쑥

선라이즈 홀로 누리는 입지 혜택에 볼멘소리가 곳곳서 나왔지만 지금껏 선라이즈는 황해자유경제구역에 들어선 유일한 농산물 가공업체로 등록돼있다. 2012년 이후 경제자유구역에 농산물 가공 제조 업종이 들어서기 위해서는 세관장의 협의를 거쳐야 한다고 법 개정이 이뤄진 탓이다. 정부 차원서 더 이상 농산물 가공업체를 자유경제구역에 들이지 않겠다고 공표한 것과 마찬가지다.

이렇게 되자 몇몇 업계 종사자는 선라이즈가 특혜를 누린다고 주장한다. 자유경제구역에는 애초부터 농산물 가공설비가 들어설 수 없었다고 지적하는 사람들도 제법 보인다. 그게 아니라면 자신들은 무슨 이유로 항구에서 멀찌감치 떨어져 가공공장을 짓고 유통비를 추가로 투입하면서 공장을 운영하겠냐는 것이다.

실제로 선라이즈가 지금의 자리에 농산물 가공설비를 갖추자 수많은 경쟁업체들이 경기도 해양항만정책과에 불만을 제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자유구역 안에 가공설비 인허가를 내달라고 요구하자 법 개정을 거치며 더 이상의 업체 진입을 막았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반면 경기도 측은 원래 이 구역에 농산물 가공업체가 들어서는 건 허가되는 일이었다고 거듭 밝히고 있다. 즉, 허용된 곳에 선라이즈만이 설비를 들였고 이후 개정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경기도 해양항만정책과 관계자는 “법 개정 전에는 가공업체가 들어설 수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당시 해당 업무를 하던 직원이 없기 때문에 서류상 차원에서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점점 커지는
밀수 논란

입지를 둘러싼 구설은 시작에 불과하다. 한술 더 떠 몇몇 사람들은 선라이즈가 조직적인 밀수를 벌인다는 충격적인 주장마저 내놓고 있다.

관세청은 국내 농업인을 보호하기 위해 수입 농산물에 대해서는 고관세 정책을 취하고 있다. 다만 가공상품으로 만들기 위해 수입해오는 농산물은 고관세 정책서 한발 비껴간다. 콩나물콩을 그대로 들여와 국내에 유통하면 487%의 관세가 부과되지만 콩나물콩을 콩나물 재배 목적으로 수입하면 27%의 관세만 반영된다. 

지난 2010년부터 올해 11월말까지 선라이즈가 국내에 수입한 농산물은 ▲녹두 ▲콩나물콩 ▲다대기 ▲생강 ▲마늘 ▲참깨 ▲팥 ▲서리태 등이다. 이들 모두 세율이 높은 고관세 품목이다. 건조녹두의 관세율은 607.5%에 달한다. 물론 가공 목적이라면 관세는 현격이 낮아진다. 

조직적인 밀수 가능성 제기
눈에 안보이는 무언가 있나

문제는 밀수 가능성이다. 가공용 수입 농산물을 시중에 유통하면서 당국의 적발을 비껴갈 수 있다면 엄청난 폭리가 가능해진다. 한 수입 농산물 유통업자는 “이미 평택항에선 선라이즈가 밀수를 저지른다고 보는 시각이 다수”라며 “당장 공장만 가도 알 수 있다. 현재 갖춘 설비만으로는 대단위 수입물량을 온전히 소화해낼 여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고추가루(관세 270%)를 24톤 컨테이너에 가득 실어서 밀수한다고 가정하면 1톤당 1000만원 가량의 차액이 생긴다. 선라이즈가 2010년부터 현재까지 수입한 고추가루는 약 1만4609톤. 만약 수입한 고추가루를 선라이즈가 온전히 밀수에 이용했다면 무려 1460억원의 차액이 발생한다.

고추가루는 그나마 관세가 낮은 축에 속한다. 관세가 높은 품목일수록 밀수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기대차익이 클 수밖에 없다.

선라이즈 측은 이 같은 세간의 인식에 대해 터무니 없다는 입장이다. 애초에 적법한 통관을 거쳐 수입 농산물을 가져왔고 이를 통해 가공해왔는데 음해세력이 말도 안 되는 억지를 펼친다는 주장이다. 엄청난 금액을 착복했다면 공장이 가동되는 데 전혀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외부의 시각과 달리 설비를 운영하는 것 조차 빠듯하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선라이즈 관계자는 “행여 밀수를 했다면 엄청난 이득을 취해야 하는데 외부에서 보는 것과 달리 우리 회사는 경기 불황의 여파를 체감하는 수준에 불과하다”며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는다고 말하는 외부인들의 논조에는 지극히 불온한 발상이 담겨 있다”고 성토했다.

곳곳에 퍼진
불법 흔적들

그러나 지난해 생강구근(종자) 유통 과정을 돌이켜 보면 선라이즈의 해명에는 석연찮은 구석이 엿보인다. 국내서 유통되는 생강 종자는 대부분이 중국산이다. 국내산보다 발아율이 뛰어나고 품질 면에서 우수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생강 종자철인 매년 3∼4월에는 중국산 생강이 200컨테이너(4800톤) 이상 수입된다.

선라이즈 역시 생강을 대단위로 수입하던 업체다. 특히 지난해에는 3월25일부터 4월14일까지 24차례에 걸쳐 생강구근를 국내에 다량 들여왔다. 공교롭게도 선라이즈는 이 시기에 수입한 상당수 생강 물량을 충남·경북에 위치한 다수의 지역 농협에 종자용으로 판매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농산물 가공업체가 수입 농산물을 직접 유통하는 것은 법으로 엄격히 금기시되는 행위다.

다만 충남·경북의 지역 농협과 직접 거래한 곳이 선라이즈의 자회사인 천하무역이라는 점에서 해석의 여지가 존재한다. 그러나 자회사의 이름으로 거래가 이뤄졌더라도 선라이즈가 수입한 농산물의 상당량을 천하무역이 유통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쉽사리 떨치긴 힘들다.

이 경우 제조가공을 목적으로 수입한 생강이 원재료로 유통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377.3%의 관세가 아닌 가공용 8% 관세가 매겨진 생강이라면 이는 보통 사안이 아니다. 

이 같은 내용에 대해 천하무역 측은 강력히 부인했다. 천하무역 대표는 “정식 허가를 받고 종자용으로 들여온 상품”이라며 “천하무역은 선라이즈의 자회사지만 그렇다고 밀수로 무작정 규정짓는 건 위험한 발상”이라고 해명했다.

그렇다면 선라이즈가 유독 구설에 휘말리는 이유는 뭘까. 농산물 수입 과정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는 관공서와 선라이즈의 연계 가능성 때문이다. 선라이즈의 태생 과정을 되짚어봐야 할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세관 공무원 출신 모여 퇴직후 새살림
심증 가득한 특혜 의혹과 수많은 구설

선라이즈는 세관에 몸담았던 공무원들이 퇴직 후 주축이 돼 만들어진 회사다. 대표인 유모씨를 비롯해 핵심 창립멤버로 꼽히는 8명 가운데 5명이 세관 공무원 출신이다. 얼마 전 회사에 합류했던 조모씨 역시 평택세관서 실세로 손꼽히던 인물이다.

평택세관, 식물검역소 등 통관 관련 업무처들이 선라이즈 품목을 검사할 때 유독 통과 빈도가 높다는 공공연한 소문도 떠돈다. 고관세 품목 수입 시 세관, 식물검역소의 감시 아래 유통경로와 원자재 사용내역을 철저히 관리해야 하는데 선라이즈는 여기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지적이다.

한 농산물 수입업자는 “선라이즈는 관련 관공서의 도움 없이 커왔다고 말하겠지만 업계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지 않는다”며 “그게 아니라면 굳이 다들 퇴직 후 같은 곳에 모여 사업을 차렸겠나”고 반문했다.

물론 선라이즈와 관련 관공서의 연결고리가 표면상으로 명확히 드러난 건 없다. 세관 전체의 문제로 확대해석하기에도 무리가 따른다. 평택세관 역시 선라이즈와 관련된 소문에 대해서는 확인되지 않은 내용일 뿐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평택세관 관계자는 “한쪽의 일방적인 주장일 뿐 드러난 사실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평택세관서 불거진 공무원의 금품수수 사건은 선라이즈와 몇몇 공무원들의 유착 가능성을 다시 떠올리게 만든다.


지난 13일 평택직할세관 직원이 보세창고 업자로부터 금품을 수수했던 정황이 포착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평택직할세관 직원 박모씨(6급)는 2013부터 2014년까지 보세창고 업자로부터 수십만원씩 수십차례에 걸쳐 1000만원 이상의 금품을 받았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경찰은 최근 관련 보세창고와 관세사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평택세관은 경찰이 수사에 나서자 박씨를 직위 해제했다.

소문으로 떠도는
유착관계

놀랍게도 박씨는 지난 18일 “경찰 조사를 받게 돼 힘들고 가족들한테 미안하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후 자신의 아파트 다용도실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박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더구나 박씨는 그동안 선라이즈와의 유착설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인물이다. 

한편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선라이즈를 상대로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세관본부와 중앙지검 외사부 역시 선라이즈를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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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