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 스캔들’ 관세청 책임론
‘면세 스캔들’ 관세청 책임론
  • 양동주 기자
  • 승인 2016.12.05 10:54
  • 호수 10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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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심 못 잡고 ‘어정쩡’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최순실 국정개입 불똥이 면세점으로 번졌다. 각종 의혹이 불거지면서 서울시내 신규면세점 특허사업자 선정이 예정대로 진행될 지조차 장담하기 힘든 분위기다. 정경유착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한 관세청을 두고 비난의 수위도 점점 강해지고 있다. 관세청의 갈지자 행보로 애꿎은 피해자가 양산될 가능성마저 점쳐진다.

 

서울시내 면세점 특허권 입찰에 참여한 롯데면세점·HDC신라·신세계DF·SK네트웍스·현대백화점 등은 면세점 입찰 프레젠테이션(PT) 준비에 주력하며 심판의 날을 기다리고 있다. 관세청은 특허 신청자를 대상으로 실시할 PT 진행 시점을 심사 발표 1주일 이전 통보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특허권의 향방은 최순실 국정개입의 여파로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어졌다. 관세청에 대한 불신이 한몫 거들고 있다.

의혹투성이

관세청은 지난해 면세점 특허권 심사 때 평가 점수, 심사위원 명단 등을 공개하지 않아 ‘깜깜이 심사’ 논란을 빚었다. 당시 관세청은 위원 명단을 공개하지 않은 이유로 심사 공정성 저해를 내세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사 공정성 논란이 계속됐고 관세청은 향후 입찰자에 대한 평가 점수를 공개하기로 공표했지만 불신을 해소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이런 상황에서 최순실 국정개입 의혹이 터지자 지난해 7월과 11월, 두 차례 치러진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자 선정에 특혜가 작용했을 가능성이 부각되기 시작했다.

검찰이 지난달 24일 롯데그룹과 SK그룹의 면세점 사업자 선정과 관련해 압수수색을 벌일 때 대전에 있는 관세청 수출입물류과 사무실 등이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되자 심증은 한층 굳어졌다. 관세청 직원이 면세점 업체 선정 전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불법 주식거래를 한 정황이 드러나기도 했다.

추가 면세점 사업자 선정 과정서도 의문점은 존재한다. 관세청은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과 워커힐면세점의 특허권을 박탈한 지 5개월 만인 지난 4월, 서울시내 면세점 4곳을 추가 선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해 서울지역 관광객 수가 전년 대비 88만명 증가했다는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추산치를 근거로 삼았다.

관세법 고시에는 시내면세점 추가 설치 요건을 ‘광역지자체별 외국인 방문자 수가 전년 대비 30만명 이상 증가하는 경우’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5월 발표된 공식 통계를 보면 지난해 서울지역 관광객 수는 ‘메르스 사태’ 여파로 100만명 가량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 롯데면세점

관세청이 여기저기 휩쓸리는 사이 면세점 특허 기간을 5년에서 10년으로 연장하는 관세법 개정안 처리는 불투명해졌다.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관세법 개정안은 올해 정기국회서 처리됐어야 했다.

하지만 최순실 국정농단의 여파로 개정안 처리는 뒤로 밀려났다. 당장 야권 측에선 관세법 개정안 처리보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등 정기국회서 처리해야 할 사안이 산적해 올해 관세법 개정안 처리가 힘들다는 입장이다.

면세점에 깃든 최순실 검은 그림자
심사 앞두고 연이어 터지는 돌발변수 
잘 지킨 현대면세점 오히려 피해자 될판

이렇게 되자 면세점 사업자 선정을 당분간 미뤄야 한다는 주장마저 제기되고 있다. 해당 기업들에 대한 검찰의 강도 높은 수사가 진행되면서 시내면세점 사업자 추가 선정 작업이 중단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관측도 나온다. 관세청은 사업자 후보들의 요구를 반영해 예정대로 심사를 강행하겠다는 방침이지만 계획 변경 가능성을 배제하긴 힘들다.

하지만 면세점 특허권 쟁탈전에 도전장을 내민 후보자들은 사업자 선정 연기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관세청이 정한 가이드라인에 맞춰 공정한 심사를 해야 추가적인 논란이 없다는 게 이들이 말하는 핵심이다.

특히 경쟁 업체들이 정경유착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에서 유일한 청정지대로 남아 있던 현대면세점의 경우 자칫 잘못하면 선의의 피해자로 몰리게 생겼다. 즉, 호재를 누려도 모자를 판국에 그간 노력이 헛수고가 될 지도 모를 상황인 것이다.
 

 

게다가 사업자 선정이 연기되면 면세점 특허권 획득을 위해 오랜 기간 준비과정을 거친 기업들의 피해가 막심할 수밖에 없다. 몇몇 후보들은 1년이 넘도록 면세점 사업에 매진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준비 기간이 더 길어지면 추가 자금 투입이 불가피하다. “그나마 믿을 건 관세청 뿐”이라는 푸념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안개 국면

면세업계 관계자는 “심사위원도 로비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발표 시점에 즈음해 알려준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시국이 어수선한 만큼 어떤 결정이 이뤄져도 놀랍지 않겠지만 그간 노력이 물거품 되는 일은 없길 바란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djy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두타의 변신

두타면세점이 영업시간을 단축한다. 불과 6개월 만에 차별화 전략으로 내세웠던 올빼미 영업을 중단한 것이다. 지난달 30일, 업계에 따르면 두타면세점은 지난 1일부터 폐점시간을 새벽 2시에서 자정(저녁 12시)으로 앞당긴다. 일부 매장의 경우 저녁 11시에 문을 닫을 예정이다.

영업시간 변경은 전략 실패를 스스로 인정했음을 의미한다. 두타면세점은 지난 5월 오픈 당시 야간 손님이 많은 동대문 상권을 감안, 국내 최초로 심야면세점으로 운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두타면세점은 오픈 이후 줄곧 적자를 이어왔다. 올해 상반기 두타면세점은 104억원의 매출로 서울 시내 면세점 가운데 가장 적은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적자 규모만 160억원에 달한다. 3분기에도 수백억원대의 적자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두타면세점은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의 장남인 박서원 두산 전무가 사업을 이끌고 있다. 두산타워 9개층에 입점해 있으며, 총면적은 1만6825㎡(약 5090평) 수준이다.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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