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 다른’ 손보 CEO 3인3색 스타일

누가 마지막까지 남을까?

[일요시사 취재2팀] 곽호성 기자 = 손해보험업계 상위권 3사 최고경영자(CEO)들의 지략 경쟁이 치열하다. 회계 기준 변경이 예정돼 있고 저 출산 고령화, 초저금리 기조, 경제난 등으로 인해 손해보험사(손보사) 경영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과연 누가 마지막까지 남아 있을까.

상위권 손보사들 중에서도 최근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손보사들은 삼성화재·동부화재·KB손보다. 이들 이 특히 관심을 받고 있는 이유는 각 사 CEO들이 저마다 독특한 개성과 지략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인사들은 상위권 3사의 CEO들이 각각 덕장, 용장, 지장이라고 이야기한다.

독특한 개성들

▲ 덕장 안민수 = 안민수 삼성화재 사장은 손보업계서 덕장으로 인정받고 있다. 최근 안 사장의 직원들과의 소통을 중시하는 마음을 엿볼 수 있는 이벤트가 있었다.

지난 24일 삼성화재는 남산골 한옥마을에서 ‘소통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간담회에는 안민수 사장과 임직원 80여 명이 참석했다. 지난해부터 매 분기마다 열리는 소통 간담회는 경영진과 직원들이 대화를 나누며 경영 전략 공감대를 만드는 행사다.

안 사장은 한옥마을서 직원들과 걸으면서 소통했던 간담회에 대해 “화창한 가을날, 직원들과 함께 호흡하고 대화하는 뜻 깊은 자리였다”고 말했다.


이렇게 임직원의 단결을 강조하고 있는 삼성화재는 ‘견실경영’을 중시하고 있다. ‘견실경영의 안착을 통한 확고한 차별화’가 삼성화재의 올해 경영기조다.

견실경영을 이루기 위해 올해 하반기에는 고객중 심경영을 더 강화하고 업무프로세스 효율화 노력을 지속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아울러 건강보험 시 장을 개척하고 해외사업을 확대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 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회계 기준 변경과 관련해 지난해 10월에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 시행 관련 전담조직을 구성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변경 기준에 의한 경영 영향도를 시뮬레이션 등을 통해 분석 중”이라며 “시스템 구축은 최종 기준서 확정 후 본격 구축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삼성화재의 핀테크 대표 상품은 삼성화재 다이렉트보험(모바일 가능)이다. 빅데이터는 상품 개발 등에 활용하고 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자사의 빅데이터를 활용한 대표적 서비스로 ‘서민자동차 우대요율( 친서민나눔특약)’을 들었다. 이 서비스는 10년 이상된 소형 화물차에 대해 5~10% 자동차보험료 할인혜 택을 제공하는 것이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차량연식이 오래된 소형화물차는 대개 특정 장소에 서 있는 상태에서 과일 판매, 간이식당 등 영업 목적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은 것을 빅데이터 분석으로 확인했다”며 “화물차 운행 으로 인한 사고율이 낮은 것으로 간주해 할인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용장 김정남 = 안 사장이 덕장이라면 김정남 동부화재 사장은 용장이다. 김 사장은 동부화재에 서 처음으로 나온 ‘내부 CEO’다. 그는 북평고를 졸업하고 동국대에서 행정학을 전공했다. 이어 1979년 동부그룹에 입사하고 1984년 동부화재로 들어온 이래 지금까지 ‘손보맨’으로 살아왔다.

김 사장은 임직원들에게 먼저 다가가는 정이 많은 CEO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업무에 돌입하면 날 카로운 모습으로 변신한다. 김 사장은 “자율적으로 일하면서도 책임을 갖고 일할 것”이라고 직원들에 게 자주 이야기한다.


그는 2010년에 동부화재 CEO가 됐으며 현재 손보사 최장수 CEO 타이틀을 갖고 있다. 동부화재의 경쟁사 중 하나인 삼성화재가 삼성그룹 계열사이듯 다른 동부화재의 주요 경쟁사들도 탄탄한 배경 세력을 갖고 있다.

반면 동부화재는 동부그룹이란 배경이 있기는 했지만 주요 경쟁사들이 가진 만큼의 배경이 되지는 못했 다. 이런 사정에도 동부화재는 경쟁사들을 제치고 업계 최상위권 위치를 지켜왔다. 경쟁사들 중에는 지난 10년간 시장점유율이 크게 떨어진 회사들도 있지만 동부화재는 꾸준히 세력을 유지했다. 동부화재 의 시장점유율은 10년 전 15.2%에서 16.2%로 1%포인트 정도 올라갔다.

보험업계 인사들은 이렇게 동부화재가 강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었던 배경에는 김 사장의 리더십과 돌파 력이 있다고 평가한다.

아울러 동부화재는 핀테크 등 IT기술 도입에 있어서도 앞서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동부화재는 지난 4 월 SK텔레콤 T맵 내비게이션이 주는 안전점수에 따라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내비게이션 연계 보험상품인 ‘smarT-UBI(Usage Based Insurance, 사용 기반 보험)안전운전 특약’을 내놓았다.

올해 3월에는 핀테크 기반 보험상품인 카카오 대리운전보험을 내놓기도 했다. 이 상품은 실시간 운행데 이터를 기반으로 보험료가 정해지는 대리운전 보험상품이다.
 

▲ 지장 양종희 = 삼성화재, 동부화재와 함께 손보업계 상위권 업체인 KB손보를 이끌고 있는 양종 희 사장은 업계에서 지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양 사장은 올해 3월 KB손보 사장으로 취임했으며 KB손보 사장 자리에 오르기 전에는 KB금융의 전략·기 획 브레인으로 인정받고 있었다. 그는 KB국민은행 서초역지점장, KB금융지주 이사회 사무국장, KB금융 상무, 부사장을 맡았었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KB손보 순이익은 2130억원이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 1057억원에 비해 1073억원( 약 102%)늘어난 것이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1409억원에서 3029억원으로 1620억원(약 115%)이나 늘 었다.

KB손보의 실적이 이렇게 호전된 배경에는 양 사장의 노력이 있다. 양 사장은 지난 7월 전 직원 대상 담 화문을 통해 “경쟁사들이 미래로 달려가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회사만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다”고 전체 임직원들을 질타했다.

양 사장은 KB금융의 LIG손보 인수작업을 총지휘했었다. 금융권 인사들은 이런 이유로 양 사장의 지적에 더욱 힘이 실려 있었다고 평가한다.

KB손보가 생각하고 있는 신성장 사업 분야는 고객/다이렉트사업/장기보험/법인보험대리점(GA)채널이 다. 이에 따라 고객지원본부를 고객 부문으로 격을 상향했다. 아울러 분리돼 있던 고객 접점 부서를 합 쳐 총괄 기능을 보강했다.

더불어 다이렉트본부를 CEO 직할조직으로 신설했고 장기보험 전략수립 및 기획기능 강화를 위해 장기보 험전략본부를 개설했다. 다이렉트 보험은 설계사를 만나지 않고 소비자가 보험을 직접 골라 가입하는 보 험이다. 영업 경쟁력을 끌어 올리기 위한 조치로는 GA채널을 전략영업 부문으로 이동, GA본부를 만들 었다.


KB손보 관계자는 회계기준 변경 대응에 대해서는 “아직 회계기준 변경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나오지 않 아 지금 시점서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이 제한적”이라며 “다양한 시나리오를 예상하고 이에 대해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엎치락 뒤치락

핀테크와 빅데이터는 KB손보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KB손보는 올해 4월 초 빅데이터를 활용해 대중교통 이용 실적에 따라 최대 10% 더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대중교통 이용 할인 자동차보험’을 내놓았다.

이와 함께 설계사들이 보험 계약을 처리할 때 사용하는 청약시스템(KB스타청약시스템)에 빅데이터를 접 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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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내부 대혼란 막전막후

공수처 내부 대혼란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내부가 혼란스럽다. 소속 수사관들이 디지털 포렌식 장비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비위를 저지른 정황이 포착됐다. 공수처의 자체적인 감찰을 통해 확인된 사안이다. 수사관 4명 중 3명은 인사혁신처에 중징계 의결을 요구한 상태다. 이들 중 일부는 보복성 징계라는 입장을 내놨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가 내부 감찰을 통해 수사관 4명의 비위 정황을 확인해 발표한 건 지난 6일이다. 3명은 수사기관에 고발 조치됐고 1명은 경징계 대상이다. 징계 대상자였던 한 수사관은 채 해병 특별검사팀에 오동운 공수처장에 관해 참고인 신분으로 진술했다. 공수처는 별개의 건으로 이번 징계와는 무관하다고 밝힌 상태다. 출장 중 비위 정황? 징계를 받은 수사관들은 공수처가 발주한 디지털 포렌식 관련 사업 담당자들이었다. 이 사업을 수주한 업체와 수사관들 사이에 사적인 친분이나 유착이 있었는지가 핵심 감찰 대상이었다. 지난 6일 공수처는 언론 공지를 통해 “최근 내부 감찰 과정에서 일부 직원의 비위 정황을 확인했다”며 “수사관 4명 중 3명에 대해서는 금일 인사처 중앙징계위원회에 중징계 의결 요구를, 1명에 대해서는 경징계 의결 요구를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징계 요구를 한 3명에 대해선 뇌물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 조치를 했다고도 부연했다. 해당 수사관 3명은 최근 직위해제돼 업무에서 배제된 것으로 확인됐다. 법조계에선 기관이 내부 직원들 징계를 이처럼 선제적으로 공지한 건 이례적이라는 말이 나왔다. 공수처는 “공직자 범죄를 수사하는 기관에서 이 같은 일이 발생한 점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감찰과 복무 점검을 강화해 공직기강을 확립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중징계 대상자 중 1명은 지난해 채 해병 특검팀에 오 처장 등 지휘부 관련 진술을 했던 인물이다. 이 수사관은 오 처장 등의 재판에 특검 측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공수처는 해당 수사관을 비롯한 징계 대상자 4명의 ‘비위 정황’이 확인됐다는 사유를 이유로 댔으나, 대상자들은 특검 조사와 증인 채택 등을 근거로 ‘보복성 징계’라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다. 과장급 A씨는 다음 달 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재판장 오세용) 심리로 열리는 오 공수처장과 이재승 공수처 차장 등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직무유기 등 혐의 사건 첫 공판기일에 증인으로 채택됐다. 특검팀 관계자는 “피고인 측이 공판준비기일에 공소 사실 일체를 부인해 A씨 등 4명을 증인으로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특검팀은 재판부에 재판 중계를 요청해 놓은 상태다. 특검법은 중계 신청이 있을 경우 법원이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중계를 진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디지털 포렌식 담당 수사관 사업체와 유착? 공수처, 자체 감찰 통해 확인한 4명 징계 처리 재판부는 신청서를 검토한 후 재판 중계 허가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오 처장과 이 차장 등은 2024년 8월 송창진 전 공수처 부장검사의 위증 혐의 고발 사건을 접수하고도 사건을 대검찰청에 통보하거나 이첩하지 않고, 수사도 하지 않는 등 방치한 혐의로 기소됐다. 송 전 부장검사는 공수처가 수사외압 의혹을 들여다보던 시기에 각각 공수처 처장·차장직을 대행하며 2024년 2∼4월 총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 관련 소환조사를 하지 말라고 지시하거나, 2024년 6월 윤석열씨,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등에 대한 압수수색영장 청구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채 해병 특검팀이 지난해 이 사건을 수사할 당시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으면서 오 처장 등의 혐의 관련 내용을 진술한 인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징계 대상자인 공수처 수사관 B씨는 <세계일보>와의 연락에서 “(새로 도입하기로 한 포렌식 기기 판매업체에서) 장비 운용교육을 해서 해외 출장을 갔는데, 공수처가 그쪽(업체)에서 부담한 식사 비용 등이 ‘뇌물’ 아니냐며 징계하려는 것”이라며 “새로운 장비를 도입하면 교육은 당연히 받아야 해서 그 비용은 사실상 도입 비용에 포함된 것”이라고 항변했다. 그는 특정 업체와 수의계약을 한 것 아니냔 의혹에 대해선 “조달계약으로 한 것이고, 단독입찰을 했기 때문에 그 업체를 선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징계 대상자 중 한 명(A씨)이 (채 해병) 특검팀 (참고인) 조사에서 오 처장 관련 진술을 한 적이 있는데, 그 일 때문에 보복성으로 지금 이렇게 (징계를) 하는 것”이라고도 말했다. B씨는 지난해 말 공수처에 사표를 냈으나, 감찰과 징계 등을 이유로 수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전한 인력난 공수처는 최근 현직 부장판사와 변호사 간 재판 거래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에 착수해 두 사람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섰다. 지난 19일 공수처에 따르면 수사2부(부장검사 김수환)는 전날(18일) 수도권 소재 지방법원 소속 김모 부장판사에게 뇌물수수 혐의, 정 모 변호사(48)에게는 뇌물공여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부장판사는 고교 동문인 정 변호사가 수임한 사건을 맡아 가벼운 형을 선고해 준 대가로 수천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고 정 변호사의 건물을 무상으로 이용한 혐의를 받는다. 두 사람은 고등학교 선후배 사이로 김 부장판사가 2023년 지방 소재 법원에 부임하면서 해당 지역에서 주로 활동하는 정 변호사와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결과 김 부장판사는 이후 1~2년간 정 변호사가 수임한 사건 20여건을 맡아 1심에서 실형이나 집행유예 등이 선고된 형을 항소심에서 감형해 준 것으로 파악됐다. 정 변호사는 김 부장판사에게 현금, 고급 향수 등 금품과 자신이 소유한 건물 일부 공간을 1년간 무상으로 김 부장판사 아내의 바이올린 교습소로 제공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부장판사는 친분으로 받은 단순 선물일 뿐 대가성은 없다는 입장이다. 정 변호사 측은 김 부장판사 가족이 건물을 무상으로 사용하지 않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외에도 공수처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불법 출국금지 사건 수사 과정에 불법행위가 있었다는 의혹과 관련해 대검찰청을 다시 강제수사 중이다. 이 수사는 공수처 수사3부(부장검사 이대환)가 지휘한다. 지난 18일 오후 공수처는 직원 5명을 서울 서초구 대검 청사에 파견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법률상 요건 긴박한 상황 다만 공수처가 요청한 자료를 대검이 임의제출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앞서 검찰은 조국혁신당 차규근 의원이 법무부 출입국본부장 시절 불법적으로 김 전 차관을 출국금지했다며 직권남용 등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법원은 출국금지가 법률상 요건을 갖추지 못해 위법하다면서도 당시 긴박한 상황 등을 고려해 직권남용죄로 처벌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고,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차 의원은 당시 자신에 대한 수사를 담당했던 검사들을 허위공문서작성 및 행사,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했다. 공수처 수사4부(부장검사 차정현)는 지난 8일 김건희 특검팀에서 통일교 수사를 지휘한 채희만 수원지검 평택지청장을 참고인 자격으로 불렀다. 채 지청장은 민중기 특검과 박상진 특검보가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의 진술은 수사 대상이 아닌 것 같다’는 취지로 말한 정황을 당시 조사에서 진술했다. 공수처는 지난해 8월 특검팀이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2018~2020년 더불어민주당 소속을 포함한 5명의 정치인이 교단으로부터 금품을 제공받았다는 진술을 듣고도 국민의힘 소속 정치인들만 조사했다는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다. 당시 특검팀은 수사보고서만 작성한 뒤 지난해 11월 내사 사건번호를 부여해 뒀지만 수사 범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경찰에 사건을 이첩했다. 이후 국민의힘은 특검팀이 편파 수사를 했다며 민 특검과 해당 수사팀을 직무유기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경찰로부터 의혹을 넘겨받은 공수처는 함께 고발된 파견검사의 공범으로 민 특검을 수사하는 게 가능하다고 판단, 사건을 배당하는 등 수사에 나섰다. 공수처가 과거보다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이유다. 특히 지난달 법원이 잇달아 공수처의 내란죄 수사 적법성을 인정한 것도 공수처의 위상이 올라가고 있다는 증명으로 볼 수 있다. 당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는 전날 윤씨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무기징역 선고에서 “공수처는 내란죄에 관해 수사를 개시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일부서 “특검에 오 처장 진술에 대한 보복” 특검, 오 재판 중계 신청 공수처엔 부담될 듯 지난 1월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재판장 백대현)도 공수처가 직권남용 혐의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내란 우두머리 혐의까지 함께 수사할 수 있다고 판단했던 바 있다. 다만 수사력 논란은 여전히 물음표다. 올해 출범 5년을 맞은 공수처가 기소한 사건은 6건, 유죄가 확정된 사건은 선고유예 1건뿐이다. 인력도 출범 이후 매년 결원 상태가 유지되다 지난해 말에야 검사 정원(20명)을 겨우 채웠다. 공수처의 한 관계자는 “검사의 경우 3년 단위 임기제다 보니 우수한 인적 자원을 모으기 힘들다는 것이 큰 걸림돌”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바뀌게 될 수사기관의 지형도 공수처에게는 부담이다. 공수처는 지난달 “공수처 수사 대상 범죄에 관해 중수청에 우선적 지위를 갖는다”며 중수청 법안 58조 2·3항에 ‘(공수처는 제외한다)’를 추가할 것을 주장했다. 공수처와 중대범죄수사청(이하 중수텅) 간 수사 범위에 대한 ‘교통정리’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공수처와 다른 수사기관의 관계를 못 박은 공수처법 24조 1·2항과 유사해 보이는 대목이다. 공수처는 “접수되는 사건 대부분이 공직자 범죄인 공수처는 민원성 고발을 포함한 모든 사건을 중수청에 인지 통보해야 하는 결과가 된다”며 “이는 인지 통보 제도 취지에도 반한다”고 우려했다. 단, 공수처는 중수청 법안 58조 3항 중 ‘공수처법이 적용되는 범죄수사에 대해 공수처에 이첩을 요청한 경우엔 공수처장이 이첩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는 단서를 ‘삭제’하자면서 “공수처와 중수청 간 사건 이첩 처리는 중수청장의 일반적인 수사 협조 요청과 공수처장의 사건 이첩 규정으로 해결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공수처법 24조 3항엔 ‘공수처장은 다른 수사기관이 고위공직자 범죄를 수사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될 때 해당 기관에 사건을 이첩할 수 있다’고 돼있다. 공수처는 중수청법 제정과 맞물려 관련 법령들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지 통보제 취지에 반해” 공수처는 “검사의 수사 권한을 전제로 한 현행 ‘형사소송법’ 관련 규정의 검토 및 정비도 추진될 필요가 있다”며 “수사기관 간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작동하게 해 수사권 남용을 방지하고, 각 기관 수사 범위에 관한 기준을 명확히 제시해 불필요한 경쟁이나 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수사 대상 범위에 관한 규정 등 통일적·체계적 정비가 동시에 추진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대표적으로 3급 이상 중수청 공무원의 범죄는 공수처법상 공수처 수사 범위에, 4급 이하 중수청 공무원의 범죄는 경찰법상 국가수사본부 수사 범위로 명시하는 방안이 제시된 바 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