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경제 활성화 최우선…지역 업체로 다 바꿔?
해양수산 관련 종사자들을 위한 교육훈련관련 사업을 수행하고 해양수산 관련된 각종 자격증을 발급하는 준 국책기관인 한국해양수산연수원. 그러나 교사 이전 과정에서 공기조화기 분야에서도 15일 만에 관급자재 업체가 변경됐다.
문제는 공기조화기 관급자재 업체로 선정된 A사는 선정됐는지 여부도 모른 채 연수원 사업을 모두 중단한 상태라는 점이다. 이를 입증하듯 A사 한 관계자는 “공기조화기 사업비도 1억원 미만에 불과하고, 연수원 교사 이전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준비를 했다”면서도 “2007년 초부터 사업이 지지부진해 연수원 사업에 대해서는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런데 공기조화기 업체로 선정됐다는 얘기는 처음 듣는다”고 설명했다. 연수원이 일방적으로 업체를 바꿨다는 얘기다.
연수원 측에서도 이를 시인했다. 연수원 관계자들은 부산지역 결제 활성화와 신속한 A/S를 위해 부산지역 업체로 변경해 줄 것을 조달청에 요구했다. 게다가 업체 변경 과정에서 선정된 업체에 통보하지 않고 임의적으로 지역 업체로 바꿨다고 한다. 이로 인해 A사에서 B사로 공기조화기 관급자재 업체가 변경됐던 것.
이런 까닭에 일각에서는 연수원을 둘러싼 의혹들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더욱이 정부지원 사업을 지역 업체로 한정짓는 것은 문제가 있지 않느냐는 반응이다. 이에 대해 연수원에서는 “정부의 정책을 수행하는 지역공공기관으로서 역할과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문제점이 있어, 부득이하게 바꿀 수밖에 없었다”고 재차 강조했다.
문제는 정부 지원 사업을 지역 업체로 변경한 이후에 또 다른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조달청 우수업체’라는 단서조항을 붙었던 것.
연수원 측에서는 “조달청 우수업체에 수배전반 공기조화기 분야에 부산 지역 업체가 있어서 변경할 수 있었다”며 “전관방송 분야에 조달청 우수업체로 부산지역 업체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왜 조달청 우수업체로 선정된 지 6개월이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제외됐는지, 바뀌었는지도 모르겠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관급자재 리스트에 따르면 조달청 우수제품이 있는 분야에 대해서는 이들이 서로 경쟁을 하는 양상이다. 또 전관방송 분야에서는 조달청 우수업체로 부산업체 한 곳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정부지원 사업을 조달청 우수업체로 한정시키는 것은 문제가 있지 않느냐는 지적이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조달청 한 관계자는 “수요기관에서 지역업체를 우선적으로 선정해달라고 요구할 때는 이를 대부분 수용해준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전국에 있는 모든 업체를 경쟁시킨다”고 설명했다. 즉 수요기관에서 원하는 분야에 지역 업체가 없을 때에는 조달청 우수제품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얘기인 셈이다.
실제로 부산중소기업협회와 성공회의소 관계자들은 “전기 분야 등에서 협회에 가입되지 않은 업체는 있지만 전기 분야에 관련된 업체는 있다”고 설명했다.
관급자재 선정 업체 A사, “선정여부 몰랐다” 설명
조달청 우수업체 한해 변경…6개월 안된 업체 배제
또 <일요시사>가 입수한 선정 철자에 따르면 인증제품 여부가 있을 경우 조달청 선정 우수제품 또는 중소기업제품을 선정한다는 기준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따라서 조달청 우수제품이 모두 독식한 것은 문제가 있지 않느냐는 게 일각의 중론이다.
그러나 조달청 한 관계자는 “사업별로 내부규정에 따라 수요기관과 합의해서 만든 것인 만큼 세세한 규정을 따져 보면 합의가 있었을 것”이라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연수원측에서 지역업체로 선정해달라고 요구하지 않았기 때문에 변경하지 않았다”고 밝혀, 연수원측과 상반된 견해를 내놓았다.
이에 대해 연수원 측에서는 “관급자재 업체 심의 회의를 하는 가운데 조달청에서 ‘우수제품 6개월 미만’은 배제하자고 제안, 나름대로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별다른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즉 조달청에서는 6개월 미안을 배제하자고 제의했고, 연수원은 ‘제외’될 수밖에 없는 진짜 이유를 모르고 있다는 얘기다.
연수원과 조달청의 말대로 ‘우수제품 6개월 미만’을 배제하기로 합의했다고 하지만, 조달청에서 우수업체를 선정하는 과정에 문제가 있지 않느냐의 의혹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여전히 갖가지 의혹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조달청-연수원 간의 커넥션이 바로 그것이다. 여기에 대해 양측은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하고 있지만, ‘커넥션’에 대한 의혹은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과연 연수원 교사 이전 업체 선정 과정에 대한 의혹을 모두 뿌리치고 2010년 동삼동 시대를 안전하게 맞이할 수 있을지 여부에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