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NET세상> ‘벗는’ 미성년 배우들 설왕설래

아무리 연기라도…청소년이 키스하고 홀딱 노출

[일요시사 연예팀] 박민우 기자 = 인터넷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사안을 짚어봅니다. 최근 세간의 화제가 되는, 그중에서도 네티즌들이 ‘와글와글’하는 흥미로운 얘깃거리를 꺼냅니다. 이번주는 ‘벗는’ 미성년 배우들에 대한 설왕설래입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통심의위)가 지난 18일 종영된 KBS2 월화극 <구르미 그린 달빛>에 권고 조치를 내렸다. 방통심의위는 지난 19일, 서울 양천구 목동 방송회관서 열린 제36차 방통심의위 소위원회 정기회의에서 <구르미 그린 달빛> 속 남장 여자인 홍라온(김유정)이 가슴을 싸매는 장면과 이영(박보검)과의 키스신에 대한 심의를 진행했다.

모호한 기준

심의 결과 어린이와 청소년 출연 관련 보호조항인 제45조 출연 제1항‧6항에 의거 “노출과 키스 장면이 대본에 있는데도 미성년자를 캐스팅한 자체가 잘못됐다. 성인배우가 했다면 전혀 문제없는 장면”이라며 권고 결론을 내렸다. 김유정은 미성년자다. 정확하게는 만 16세10개월. 방송규정상 만 19세 이하는 미성년자로 규정하고 있다.

방송심의위는 청소년인 김유정이 작품서 과도한 노출, 상대 배우와의 키스가 부적절했다고 지적했다. 위원들은 의견이 엇갈렸지만 배우가 청소년인 점을 감안, 권고 제재를 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방통심의위는 방송프로그램 내용이 규정을 크게 위반한 것으로 판단하면 과징금, 정정·수정·중지, 관계자 징계, 경고, 주의 등 법정제재를 결정하고, 위반 정도가 가벼우면 권고나 의견제시 등 행정지도를 한다.

미성년 배우들의 성인연기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2013년 10월 tvN <감자별 2013QR3>에서 여진구와 하연수가 키스하는 장면이 전파를 탔다. 여진구와 하연수는 극중 24세 동갑내기로 등장했지만, 당시 여진구의 실제 나이는 16세(1997년생)였다. 시청자들 사이에서 미성년자 키스신 수위가 너무 높았다는 지적이 나왔고, 결국 방통심의위는 청소년 출연자의 수위 높은 키스신을 방송한 데에 대해 주의 조치를 내렸다.

지난해 10월엔 MBC <화려한 유혹> 남주혁과 김새론의 키스신이 문제가 됐다. 두 사람은 남녀 주인공의 어린 시절을 맡았는데, 첫회 방송 말미 키스 장면이 도마에 올랐다. 김새론이 15세(2000년생)였기 때문. 제작진은 “아름다운 장면을 연출했다”고 했지만 따가운 눈총을 피할 수 없었다.
 

지난 8월 tvN <귀신아 싸우자>에서 옥택연과 키스신을 펼친 김소연도 올해 18세(1999년생)로 아직 미성년자다. 두 차례에 걸쳐 키스 장면이 방송으로 공개된 이후 비판이 많았지만, 방송심의위는 문제시 하지 않았었는데, 이를 두고 형평성 논란이 일기도 했다.

16세 김유정 키스신 방심위 권고
청소년들의 수위 높은 연기 논란

원조 하이틴 스타 이상아의 경우 1986년 영화 <길소뜸>에 출연, 전라노출까지 감행해 화제를 모았다. 당시 그녀의 나이 14세. 이상아는 “벗어야 한다고 해서 못 하겠다고 했는데, 임권택 감독님이 ‘너 돈 많니?’라고 물었다. ‘너 돈 많으면 이때까지 찍은 필름 다 물어내고 가라’고 했다”고 노출 연기를 하게 된 이유를 밝힌 바 있다.

그렇다면 네티즌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한마디로 우려스럽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모든 국민이 볼 수 있는 방송이다. 학생이 따라할라. 미성년 배우는 가려서 연기를 해야 한다’<lewa****> ‘미성년자인데 노출이 좀 심하긴 했음’<kjm7****> ‘방통위는 맞는 일을 한 거다. 미성년자가 야한 장면 찍으면 안되는 게 맞는 거 아닌가. 잘못 좀 인정합시다’<shcj****> ‘그동안 배우들이 너무 성인인 척해서 미성년자인걸 까먹었다. 방송사가 각별히 주의하고 보호해줘야 한다’<yhgz****> ‘미성년자 키스 시켜도 되나? 좀 있으면 합방신도 나오겠네’<hsy1****>라며 비꼬았다.
 

또 ‘미성년자 키스는 예전부터 많았는데, 미성년자끼리 하는 것도 있었고…그러니 키스는 그냥 그렇다 치고, 노출은 좀 그렇다’<nanc****> ‘애 데려다 모하는 거냐. 시청률만 잘 나오면 되는 줄 아네. 우리의 동생, 딸일 수 있다’<gksm****> 등의 의견도 나왔다.

반면 연기는 연기일 뿐이란 의견도 적지 않다.

‘심의까지 할 정도면 보는 사람이 민망하고 불편해야 하지 않나? 전혀 그런 거 없었는데…제발 색안경끼고 보지 말자’<1052****>

“걸그룹이 더해”

‘대체 노출과 선정성 기준이 뭔지. 청소년 음악방송 야한 의상은 문제없고, 드라마 맥락상 필요한 신은 무조건 노출인가?’<hydr****> ‘진짜 어이없다. 심의기구를 심의해야 한다’<cjy3****> ‘스토리 내용상 어쩔 수 없지 않나?’<euny****> ‘음악방송에 출연하는 미성년 걸그룹 멤버 의상이나 관리해라’<bigj****>
 

<pmw@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미성년 배우 보호법은?

청소년 배우들을 위한 법규는 어떤 것이 있을까. 직접 적용되는 조항은 두 가지가 있지만 사실상 무의미하다는 지적이다.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 제21조에 따르면 청소년 배우에게 과다한 노출행위나 지나치게 선정적인 표현행위를 강요할 수 없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민원이 접수되면 안건 상정을 검토한 후 방송법에 따라 조치를 취한다. 그러나 규정이 모호하고 제재할 방법이 없어 유명무실하다.

2014년 7월부터 시행된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 제22조에 따르면 15세 미만의 청소년 대중문화예술인이 용역을 제공하는 시간은 1주일에 35시간을 초과하지 못한다. 15세 이상 청소년은 40시간까지 가능하다. 오후 10시부터 오전 6시까지 용역을 제공할 수도, 제공을 받을 수도 없다. 하지만 이 또한 청소년 배우들이 현장에서 밤을 새우는 비일비재해 효력이 떨어진다.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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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