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풍, 채광, 개방감 높여라!

상가나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과 아파트 분양시장에 새바람이 불고 있다. 채광, 통풍, 개방감을 살린 ‘썬큰형’ ‘중정형’ ‘판상형’설계가 속속 도입돼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썬큰형·중정형·판상형 설계 인기↑
단기간 100% 분양…눈길가는 현장은?

상가시장에서 선호도가 떨어지는 지하층에 썬큰설계를 도입, 지하층의 단점인 통풍과 채광 문제를 해결해 개방감을 높인 상품들이 속속 선을 보여 인기다.

서울 영등포구 당산역 인근에 공급된 ‘당산역 데시앙루브’ 오피스텔 단지내 상가는 지하 공간을 살리기 위해 중정형(오피스텔 각 실을 ‘ㅁ’자 형태로 배치하고 중앙에는 로비나 휴게공간을 만드는 것) 설계를 적용, 단기간 내에 100% 분양을 마쳤다. 중정형 설계로 자연 채광과 통풍 효과를 극대화하고 지하 공간 개방감도 끌어올린 것이 성공적인 분양의 원인으로 꼽힌다.

지하층의 반전
썬큰형으로 성공

상가의 경우 지하층은 지상 1층보다 분양가가 1/3가량 저렴함에도 불구하고 개방감과 접근성 등이 떨어져 투자자나 임차인의 선호도가 떨어졌다. 최근 분양업체들은 아예 지하층 공급을 안 하거나 대형마트, 스크린골프장 등을 입점시키는 경우가 많았다. 썬큰형 설계를 도입해 개방감과 전용 에스컬레이터 등을 통해 단점을 극복해 성공한 사례가 늘고 있어 상가시장에 이런 시도가 늘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전세난과 1~2인 가구의 급증으로 인기가 높은 오피스텔의 경우 중정형 설계가 속속 도입되고 있다. 그동안 오피스텔의 최대 단점으로 꼽혀왔던 환기나 통풍 등의 기능을 고려해 환기와 통풍에 유리한 중정형 설계를 도입하는가 하면 아파트에서나 볼 수 있었던 높은 천장고 등의 설계도 오피스텔에 속속 도입되고 있다. 중정형 설계란, 일반적인 박스형 형태가 아닌 ‘ㄴ·ㅁ·ㄷ’자의 건물 배치로 내외부의 빛을 끌어들여 채광을 높여주고 바람길을 열어 통풍을 극대화 한 설계를 말한다.

이러한 설계가 적용된 오피스텔은 분양시장에서도 실제 인기가 좋았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서울 마곡지구에서 공급한 ‘힐스테이트 에코 마곡역(2015년 11월 분양)’은 전용면적 19~20㎡로 구성된 소형 오피스텔로 ‘ㄷ’자의 건물 배치로 중정형 설계를 적용했다. 이 오피스텔은 단기간에 100% 계약이 완료됐다.

사생활 보호가 문제네~
꼼꼼한 장단점 체크 필수

주로 상업지구에 공급되는 오피스텔은 전용률이 낮아 환기 및 통풍이 떨어지는 것이 최대 단점으로 꼽혀 왔다. 하지만 최근 공급되는 오피스텔은 이를 보완할 만한 중정형과 같은 다양한 특화 설계를 제공하고 있는데, 더욱이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수요자들이 환기 및 통풍에 대한 요소를 더욱 꼼꼼하게 따지고 있어 실내환경이 쾌적한 오피스텔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아파트 시장에도 개방감이 중시되고 있다. 따라서 아파트 설계에 복고 바람이 불면서 판상형이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 건설사들이 주상복합 아파트에서 인기를 끌었던 탑상형보다 옛날 스타일의 판상형 공급을 늘리고 있는 것. 판상형은 네모반듯한 성냥갑 형태로 1990년대까지 큰 인기를 끌었지만 2000년대 초반 화려한 외관의 탑상형에 밀려났다. 탑상형의 경우 조망권과 일조권 확보에 유리하고 단지 내 녹지 공간을 판상형에 비해 더 많이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다만 한 개 층에 3~4가구를 둥글게 배치하는 탓에 거실과 마주보는 쪽 벽면이 막혀 통풍이 잘되지 않고 옆 가구와 거리가 좁아 사생활보호가 어려운 점 등이 단점으로 꼽힌다. 구조상 통풍·환기에 불리해 관리비가 높고 오피스텔처럼 전용률이 낮아 공간 활용 능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반면 판상형 아파트는 거실과 마주보는 벽면에 창이 있어 맞통풍이 잘되고 채광이 좋다. 정남향 방향으로 배치되는 대부분의 판상형의 경우 난방비 절감 효과도 누릴 수 있다.

최근에는 판상형에 4~5.5베이 구조를 적용하는 등 판상형의 장점을 극대화한 상품 공급으로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지난 4월 공급돼 전국 최고 청약경쟁률을 기록한 ‘마린시티자이’의 최고경쟁률은 판상형인 전용 84m²A의 837대 1이었다. 이에 비해 탑상형의 전용 80m²B 주택형은 30가구 모집에 7378명이 청약하는 데 그쳤다. 지난 5월 광명역세권에서 분양한 ‘광명역 태영데시앙’역시 판상형이 두각을 나타냈다. 1순위 청약 결과 판상형인 84m²A 타입이 46.6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반면 탑상형인 102m²B 타입은 4.02대 1로 가장 낮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단점 최소화
장점 극대화

이를 반영하듯 실제 건설사들은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판상형 아파트 비중을 높이고 있다. 판상형 아파트에 대한 실수요자의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분양시장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특히 신도시나 택지지구 등에서 분양되는 대단지 아파트는 전 가구 내지 대부분의 가구를 판상형으로 배치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판상형 아파트는 경제성과 실용성면에서도 좋아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지금처럼 실수요자들이 많은 경우 실거주에 장점이 많은 판상형이 청약경쟁률과 집값 오름폭 등에서 타워형을 압도한다는 것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상가나 오피스텔은 임차인 위주로, 아파트는 실수요자 위주의 맞춤형 설계가 도입되고 있는 추세”라며 “최근에는 실속형 투자가 늘면서 단점을 최소화하고 장점을 극대화한 마케팅 전략이 대세를 이룰 전망”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통풍·채광·개방감을 높인 분양단지다.

수익형

▲강동역 파밀리에 테라자(상가)= ‘강동역 파밀리에 테라자’는 230가구 규모의 ‘강동 신동아 파밀리’에 단지 내 상가로 5호선 강동역과 바로 연결되는 초역세권 상가다. 강동역은 일일 유동인구가 7만~9만명에 이르는 거대상권으로 유동인구가 단절되지 않고 자연스럽게 흘러 들어올 수 있는 장점이 있기에 상가활성화에 도움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하 1층 56개, 지상 1층 20개, 총 76개 점포로 공급된다. 휴식과 새로운 테마, 맛과 멋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썬큰형 테라스 스트리트형 상가(일부점포 한정)으로 개발돼 개방감이 높고 가시성과 접근성이 뛰어나다. 업무동 상가도 분양중이다. 지상 1~5층은 상가로 공급될 예정이다. 1층에 스타벅스가 입점이 확정되었다. 강동역 일대는 천호·성내 재정비촉진지구와 함께 업무·상업 중심지로 부상할 전망이다.

▲안산 센트럴파크 그랑베르(오피스텔)= 경기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 526-3번지 일대에 ‘안산 센트럴파크 그랑베르’ 오피스텔이 분양 중이다. 연면적 2만4598.11 ㎡, 지하 3층~지상 25층, 총 397실 오피스텔과 근린생활시설(3호)이 공급된다. 층별 구성은 지하 1~3층은 주차장, 1층은 근린생활시설, 5~25층은 오피스텔로 이뤄진다.

4면이 탁 트인 25층 초고층으로 지어져 개방감, 조망권 및 일조권을 확보했다. 4호선 안산 고잔역 및 중앙역 도보 3분, 5분 거리 역세권 오피스텔로 안산 중앙대로와 접해 있다. 안산시청 등 행정타운, 세무서 등 주변 관공서, 백화점 등 밀집지역으로 임대수요가 풍부하다. 중도금 60% 무이자 혜택이 주어진다. 보광종합건설이 시행 및 시공을 맡았다. 2018 년 4월 준공예정.

아파트

▲평택 효성 해링턴플레이스= ㈜효성이 소사2지구 A-1블록과 A-2블록에 짓는 ‘평택 효성해링턴 플레이스’는 인근 단지들이 3.3㎡당 1000만원에 육박하는 금액으로 공급되고 있는 반면 3.3㎡당 800만원대 분양가 책정으로 경쟁력을 갖췄다. 3240가구 40개동, 전용면적 59~136㎡의 다양한 주택형으로 구성된다. 단지 주변은 교통여건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차량으로 15분 거리에 수서발 KTX인 SRT(Super Rapid Train) 지제역이 올해 말 개통된다. 조경시설 및 커뮤니티시설도 다량으로 갖춰진다. 축구장의 약 8.5배 규모의 테마 조경도 적용된다. 평택 최대 규모의 스파까지 단지 내에 조성될 예정이다. 총 8개의 테마형 커뮤니티 시설도 마련된다. 효성은 내부 설계에도 힘을 기울였다. 채광과 통풍이 좋은 4베이-판상형 설계에 팬트리, 드레스룸, 3면 발코니 등을 적용했다. 동 배치는 남향 위주로 이뤄진다.

▲영천 완산 미소지움2차 프리미엄= SG신성건설이 경북 영천시 완산동에 ‘완산지구 2차 미소지움 프리미엄’을 분양한다. 지하 2층 ~지상 28층, 6개동, 총 773가구 규모다. 분양가는 3.3㎡당 최저 600만원대, 중도금 이자 60% 전액 무이자 혜택을 제공한다. 금호강변에 자리해 있는 배산임수형 단지로 바로 앞에 영천생태공원, 영천시민가족공원 등이 있어 주거 환경이 쾌적한 편이다.


영천초·영천고 등 교육시설도 있다. 내년 동대구~영천 간 복선전철화사업이 완공되면 17분대에 대구로 오갈 수 있다. 판상형 4Bay-4Room으로 이루어진 84A㎡은 침실 옆으로 대형 드레스룸이 마련돼 있다. 주부들의 동선을 고려한 주방은 알파룸과 직접 출입이 가능하게 설계된 점이 이목을 사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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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캄보디아 ‘셀허브’ 추적

[단독]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캄보디아 ‘셀허브’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민낯이 드러났다. 주로 수도인 프놈펜 인근과 시아누크빌 범죄 단지가 그들의 주둔지였다. 국내 조직폭력배가 중국 갱단과 결탁해 만든 ‘셀허브’의 경우 피해자만 수십명이다. 이들은 엔터테인먼트 기업을 가장했다. 사이트에는 유명인의 사진이 수차례 도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는 사라진 셀허브 엔터테인먼트의 홈페이지. 지난해 7월 <일요시사>가 취재한 이후 대표이사의 이름과 사진이 여러 차례 바뀌었다.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표창장을 받았다며 문서를 위조하기도 했다. 이 기업의 정체는 로맨스 스캠 조직이다. 확인된 피해액만 약 40억원, 피해자는 수십명이다. 한 언론사는 보도자료까지 작성하며 홍보하기도 했다. 조직적 준비 경찰 수사 중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지난 24일, 셀허브 조직원 3명을 각각 구속·불구속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이들은 조건 만남 사이트를 운영한 로맨스 스캠 조직이다. 여성 관련 데이트 상품을 판매하거나 연애 빙자 사기를 일삼았다. 셀허브 조직원이던 A씨는 “연예인 지망생이나 모델과 연락하게 해 준다며 50만원에서 100만원까지 대포통장 계좌에 돈을 입금하게 한 뒤 텔래그램 아이디를 알려주고 연락하게 하는 시스템”이라며 “연결된 여자는 실제 남성이고 한국에서 조직폭력배로 활동하던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주장했다. 이 조직은 지난해 3월 캄보디아 범죄 밀집 지역인 태자 단지에서 인력을 모으기 시작했다. 같은 해 5월 사이트를 개설해 조직원들에게 민간인 협박, 중국어 통역 등의 역할을 맡기고 수십명으로부터 약 40억원을 뜯어냈다. 같은 해 7월 <일요시사> 취재가 시작되자 이 조직은 셀허브 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의 이름을 ‘김현숙’에서 ‘박소희’로 변경하고 유명인의 사진을 수차례 도용했다. 유 전 장관에게 표창장까지 수여받았다며 피해자들의 의심을 피하려는 꼼수도 서슴지 않았다. A씨는 “조직에서 탈출하려는 사람은 밤새 맞거나 강제로 마약을 투약당하기도 했다. 조직폭력배 출신 한국 사람들이 간부고 일반 조직원은 교민 사이트를 통해 ‘한 달에 500만~1000만원을 벌 수 있다’는 거짓말에 속아 일하게 된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건은 서울경찰청이 수사하기 이전인 지난해 7월부터 강서·영등포·구로경찰서 등에 여러 고소장이 접수됐었다. 하지만 수사는 원활하지 않았다. 주요 혐의자가 해외에 거주 중이거나 피의자 특정이 어려운 게 난관이었다. 수사를 담당했던 한 경찰 관계자는 “캄보디아 프놈펜에 주요 혐의자들이 거주한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지난해부터 공조를 요청했으나 캄보디아 당국이 비협조로 일관했다”며 “고소인분들이 ‘왜 안 잡냐’ ‘내 돈 어떻게 하냐’는 등 불만이 많으셨다. 매번 죄송하다고 말씀드리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캄보디아가 협조하지 않으면 조치가 불가능했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3월부터 조직원 모집…태자 단지서 모의 ‘유인촌 표창장’ 걸어 놓고 ‘정상 기업’ 홍보 막막했던 수사는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이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면서 풀리기 시작했다. 이재명정부가 캄보디아를 압박했고 현지에 구금된 한국인 범죄자 겸 피해자 수십명을 국내로 송환했다. 송환된 인원 중 일부는 셀허브 사건과도 연관된 것으로 파악됐다. 정성학 충남경찰청 수사부장은 지난 20일 청내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들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사기) 및 범죄단체 가입 및 활동 혐의로 전원 구속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부건(총책 가명, 40대 초반, 한국말을 쓰는 외국인 추정) 조직으로부터 확인된 피해 건수는 110건, 피해액은 93억여원에 달했다. 약 100명의 조직원을 거느린 부건은 지난해 중순부터 올해 7월까지 주로 프놈펜 웬치(범죄 단지) 및 태국 방콕 등지에서 한국인을 상대로 범행을 벌여왔다. 부건 조직은 지난 2018년 중국에서부터 활동을 시작해 그동안 단속을 피하려 태국, 캄보디아 등지로 거주지를 옮겨가며 범행을 계속해 왔다. 이들은 데이터베이스, 입출금 등을 지원·관리하는 CS팀과 광고를 보고 접근한 피해자를 기망하는 로맨스팀, 검찰 사칭 보이스피싱팀, 코인투자리딩 사기팀, 공무원 사칭 노쇼 사기팀 등 총 5개 팀으로 이뤄진 조직체계를 갖췄다. 이들은 가구판매업을 하러 캄보디아에 갔다고 진술했으나 이후 지역 선·후배 권유, 고액 아르바이트 인터넷 광고 등을 접하고 범죄에 연루된다는 걸 알면서도 조직에 가입해 활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속아서 조직에 들어갔다고 진술하지 않은 이들의 유입 경로는 ▲지인 포섭 29명 ▲인터넷 광고 등 포섭 8명 ▲현지 카지노 포섭 6명 ▲기타 2명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남성 42명과 여성 3명으로 연인도 있었다. 대부분은 20~30대 연령으로 최소 2개월부터 최대 16개월까지 범행에 가담해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조건 만남 사이트 경기북구경찰청 형사기동대도 전기통신금융사기특별법 위반 등 혐의로 피의자 15명 중 11명을 구속 송치했다. 이들은 지난해 8월부터 한 달간 캄보디아 범죄 단지에서 여성을 사칭, 조건 만남 등을 명목으로 피해자들로부터 돈을 가로챘다. 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성 만남 광고를 낸 후 이를 보고 연락해 온 피해자에게 여성인 척 채팅으로 유인했다. 여성을 소개받기 위해서는 자신들이 개발한 조건 만남 사이트에 회원 가입과 인증을 받아야 한다고 속여 인증을 위한 돈을 요구했다. 3차례에 걸친 인증 절차 과정에서 여러 게임에 성공하면 가입비를 돌려준다고 속여 피해자로부터 1인당 적게는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을 받아 챙겼다. 피해자들이 믿을 수 있도록 별도의 만남 인증과 후기글을 남기는 ‘화력방’도 운영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 규모는 피해자 36명, 피해금 16억원 상당이며, 1인당 최대 피해 금액은 2억1000만원이다. 이들은 대부분 20~30대 남녀다. 최초 범죄집단을 구성한 캄보디아 프놈펜 지역 명칭 ‘툴콕’을 의미하는 ‘TK’파로 스스로를 부르며 총책을 정점으로 한 지휘·통솔 체계를 갖췄다. 조직 운영을 총괄하는 총책, 이를 보좌하며 실무 전반과 인력 공급 등을 담당하는 총관리자, 각 파트 팀원의 근태를 관리하고 지시하는 팀장으로 구성됐다. 또 자체적인 조건 만남 홈페이지를 제작하는 개발자, SNS에 광고 글을 게시하는 홍보팀과 광고를 보고 접근한 피해자를 기망하는 로맨스 2개팀으로 역할을 분담했다. ▲상호 가명 사용 ▲근무 중 휴대전화 금지 ▲사진 촬영 금지 ▲야간에는 커튼으로 외부 차단 ▲다른 부서와의 업무 내용 공유 금지 등의 규칙에 따라 생활하기도 했다. 중국 국적 100명 뒷배 이들은 총책이 마련한 건물에서 2인1조로 합숙했는데 프놈펜 툴콕 지역의 13층 건물을 사용하다가 지난 8월, 현지 단속을 피해 센소크 지역 7층 건물로 이전해 범행을 이어오던 중 현지 수사 당국에 의해 검거됐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경제적 이익을 목적으로 SNS 구직 광고나 조직원을 통해 범죄단체에 가입했다고 진술했으며 사기임을 알고도 범행을 지속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의자 대부분은 현지에서 구금된 중에도 총책이 이른바 관작업을 통해 자신들을 석방시켜 줄 것이라는 말만 믿고 대사관의 도움을 거절하고 귀국하지 않았다. 셀허브 사건 간부들은 타 사건에도 연루됐다. 지난 7일 캄보디아 바벳에 인접한 베트남 떠이닌 지역 국경 검문소 인근에서 30대 여성 B씨가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는데, 숨지기 직전까지 셀허브 간부와 같이 있었다. B씨의 사인은 마약 과다 투약이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B씨가 셀허브에서 한국인 명의의 대포통장을 공급해 왔다고 보고 있다. A씨는 “셀허브에서 일할 사람을 모집하는 역할을 했던 B씨인데 통장을 팔려고 캄보디아에 도착한 한국인들을 유인해 범죄 단지로 팔아넘기고 유인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실제 정보·수사기관도 B씨에 의해 범죄 단지에 넘겨지는 피해를 입거나 유흥업소 일을 강요당한 사례를 확인하고 조사 중이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사실상 마약을 강제로 과다하게 투약당한 살인사건이라는 첩보는 아직 확인 중”이라며 “특정 조직과 사이가 좋지 않았던 건 현지 경찰도 수사 중인 내용”이라고 말했다. 대개 조직폭력배 출신…지휘는 중국 조직이 맡아 40억 피해액 환수 불가능 “자금 세탁 끝났다” 첫 데이트하던 연인을 치어 여교사를 숨지게 했던 이른바 ‘대전 머스탱 교통사고’의 피의자도 셀허브 조직원으로 확인됐다. 피의자 전모씨는 2019년 2월10일 오전 10시14분 대전 중구 대흥동에서 면허도 없이 외제차를 운전하던 중 인도를 걷던 조모씨와 박모씨를 들이받아 박씨를 숨지게 하고, 조씨에게 중상을 입혔다. 전씨가 대여한 외제차는 불법 대여 차량이었다. 이 차량은 애초 대구에 사는 C씨가 자신 명의로 캐피털에서 월 115만원씩 주는 조건으로 60개월간 대여한 것이다. C씨는 사촌 안모씨와 함께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나모씨가 올린 ‘외제차 저렴하게 빌려줄 사람을 찾는다”는 글을 보고 접근, 한 달에 136만원씩 받기로 하고 대여한 머스탱 차량을 재임대했다. 나씨는 이렇게 빌린 머스탱 차량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해 “외제차를 빌려준다”고 광고하며 또다시 대여업을 했다. 전씨는 나씨가 올린 이 글을 보고 일주일에 90만원씩 주기로 약속하고 머스탱을 빌려 운전했다. 매년 확정되는 범죄수익 추징금은 30조원을 넘지만 환수 금액은 1%에도 미치지 않는다. 법무부가 캄보디아에서 보이스피싱과 로맨스 스캠 등의 범죄로 발생한 현지 범죄수익을 국내로 환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우선 법무부는 “캄보디아 내에서 벌어진 범죄 가운데 현재 국내에서 수사 중이거나 재판 중인 사건이 1차 현지 수사 의뢰 대상”이라며 “이후 국내에서 유죄 선고를 받으면 최종적으로 환수 대상이 된다”고 밝혔다. 국제형사사법공조 조약에 따르면 해외에서 발생한 범죄라 하더라도 피해자가 국내에 있고 피해액이 특정될 경우, 우리 정부가 해외에 범죄수익 환수를 요청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2019년 캄보디아와 국제형사사법공조 조약을 체결해 2021년 정식 발효됐다. 주요 간부들 타 사건 연루 정보기관 관계자는 “범죄자 개인이 아닌 조직을 대상으로 한 범죄수익 환수 사례는 거의 없다. 특히 국내에서 수사와 재판이 끝나야 한다”며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나서는 건 좋지만 이미 늦었다. 범죄조직 특성상 이미 코인이나 대포 통장으로 제3국에 은닉하거나 세탁을 하고도 남았을 시간”이라고 지적했다. 부장검사 출신 한 변호사도 “수사가 끝나고 유죄 판결이 나기까지 수년이 걸리는데 환수 절차는 이 모든 사법절차가 종료돼야 가능하다. 특히 조세회피처로 범죄수익을 옮겨놨다면 환수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봤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