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형 외톨이 실태 충격보고④전문가의 진단과 사회적 처방

자신을 고립시키고 사회와 동떨어져 세상을 살고 있는 사람을 외톨이라고 한다. 최근 일본에 이어 한국에서도 자신만의 공간에서 사회와 담을 쌓고 살아가는 ‘운둔형 외톨이(히키코모리)’가 늘고 있어 사회적인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 역시 ‘은둔형 외톨이족’으로 분류되는 사람들이  2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어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그들 가운데 사회를 이끌어나가야 할 20·30대가 많다는 사실이다. 날이 갈수록 증가하는 은둔형 외톨이 문제에 대해 진단해보고 전문가들의 처방과 사회적 안전망에 대해 알아보았다.

“삶의 동기와 잠재력을 이끌어 내라”

최근 개봉한 영화 ‘외톨이’는 은둔형 외톨이(히키코모리)를 소재로 한 국내 첫 공포스릴러 영화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히키코모리란 ‘(어떤 장소에) 틀어박히다’는 뜻의 일본어로, 주로 어려워진 상황을 피하기 위해 산이나 시골로 은둔하는 정치인들에게 자주 쓰이던 말이었다. 1990년대 초부터 일본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급증하기 시작한 히키코모리족은 현재 12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1억2천만 일본 인구의 1%에 달하는 엄청난 수다. 히키코모리 가운데 30%가 30세 이상이며 10명 중 7명이 남성이라고 한다. 이들의 수가 늘어나면서 사회문제화 되고 있어 일본에서는 ‘히키코모리 퇴치’ 운동마저 벌이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은둔형 외톨이’의 수는 아직 정확히 파악되지는 않았지만 대략 20만명 이상으로 추정되며 계속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일본에 비해 이들의 수가 적기도 하지만 최근 급증하고 있어 이들에 관한 연구나 대책이 초기 단계 수준이다.
지난 2002년 8월28일 국내 정신과 전문의들은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제12차 세계정신의학회에서 한국형 ‘은둔형 외톨이’의 출현을 공식 보고했다.
삼성생명공익재단 삼성사회정신건강연구소(소장 이시형)와 강북삼성병원, 서울 동남정신과의원(원장 여인중)이 2000년 1월부터 2002년 5월까지 동남클리닉을 방문한 외래환자 총 2천4백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중 31명이 친구가 한 명도 없고, 가족간의 대화가 없으며, 혼자 식사하는 ‘은둔형 외톨이’인 것으로 조사됐다. 정신과 전문의 이시형 박사는 ‘은둔형 외톨이는 9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병원을 찾는 환자 중에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던 유형’이라며 ‘국내에서 은둔형 외톨이에 대한 조사는 처음이다’라고 설명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그들 가운데 사회를 이끌어나가야 할 20~30대가 많다는 사실이다. 무엇 때문에 그들은 자신만의 작은 세계에 갇혀 살아가게 됐을까?

밤낮 바꾼 채 몇년 동안 TV-컴퓨터로만 생활 방에서 두문불출
주변의 따뜻한 관심과 시선…전문의와 상의· 대화 많이 나눠라

은둔형 외톨이가 되는 이유는 다양하다. 10대들은 집단 따돌림과 가정불화,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가 가장 중요한 원인이다. 20~30대들은 사랑과 이별을 통해 겪은 아픔, 취업실패 등의 이유가 많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인터넷의 발달과 함께 인터넷 중독자들도 쉽게 은둔형 외톨이가 되어가고 있다.
국내 연구팀이 밝힌 은둔형 외톨이의 특징은 짧게는 6개월, 길게는 2~3년씩 방 안에 틀어박혀 지내지만 5-10년 넘게 이 생활을 계속하는 사람도 있다. 그들은 대개 학교나 직장도 없다. 일체의 사회활동을 거부하기 때문에 친구가 없고 가족 사이의 대화가 단절돼 있다. 일상생활의 대부분을 인터넷과 TV에 몰두해 보내고 낮, 밤이 뒤바뀐 생활을 하고 있으며, 대인공포증, 우울증, 성격장애, 강박증 등의 등 건강 문제를 수반하고 있어 해결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그들의 정신적 질환이 점점 심화될수록 자살과 살인이라는 상황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크다는 진단이다.
하지만 연구팀에 참여한 정신과 전문의 여인중 박사는 “은둔형 외톨이를 병자로 보아야 하느냐 아니냐는 경계가 애매한 것이 사실이다”며 “방에 박혀 두문불출한다고 해서 이를 병자로 보기는 힘들다”고 신중론을 폈다. 여 박사는 “문제는 은둔형 외톨이의 전형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도 사람들이 정신과를 찾지 않는 것”이라며 “풍부한 사례 분석이 이뤄져야 은둔형 외톨이에 대한 정확한 병증을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운둔형 외톨이 치료 방안과 대응책
그렇다면 이들을 치료할 수 있는 방안과 은둔형 외톨이들을 다시 사회로 끌어들이기 위해 어떠한 대응책이 있는지 전문가들의 견해를 들어보았다.  

대안1 에너지 발산할 통로와 따뜻한 관심 필요
은둔형 외톨이가 범죄성향 또는 공격성향이 있어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하지만 실제 만나보면 은둔형 외톨이들은 반사회적 성향이 아니라, 일반적으로 사회에서 받은 상처를 발산하지 못하기 때문에 외톨이가 된다는 지적이다.
미디어전문가 박준표씨(연세대 청년문화원)는 “자신의 에너지를 건강하게 발산할 수 있는 통로나 채널, 한국적 안전망이 너무 없는 상태에서 이른바 ‘외톨이’를 문제로 보는 것이 과연 맞는지 의문”이라며 “결국 ‘외톨이’를 잠재적 문제로 보는 사회적 시선, 누구도 그들의 에너지를 생산적 기획으로 연결시켜 보고자 노력하지 않는다는 게 더 큰 문제”라고 역설했다.
또 이미 외톨이 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주변사람들의 따뜻한 관심이다. 그들은 겉으로 드러나는 것과는 달리 내면에는 애정과 관심에 강한 욕구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성격이 그래서’ 혹은 ‘저러다가 말겠지’ 하는 정도로만 생각하고 방치해 두면 안된다. 정신과적 문제가 주된 원인이 된다면 전문의를 찾아 치료적 차원에서 접근을 해야 할 것이다. 또 사회 환경적 부적응에 주된 원인이라면 부모, 선생님, 상담사 등이 함께 나서 문제해결 방법을 제시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진로 관련 상담 청소년종합상담센터에서도 심리검사나 적성검사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검사 결과에 대한 상담을 받을 수도 있지만 청소년의 진로 분야에 특화된 상담기관을 찾는 것도 좋다. 개인이나 시민단체가 운영해 직접 상담을 받으려면 일정한 비용을 내야 하지만 온라인 상담은 대개가 무료로 이뤄진다. 1990년 생긴 YMCA 청소년진로진학상담실에서는 다양한 진로탐색 프로그램과 함께 게시판과 전자우편, 채팅 등을 활용한 사이버 상담이 활성화 돼 있다. 안창규 한국진로교육학회 부회장이 소장을 맡고 있는 한국진로상담연구소도 면접 상담은 유료이지만 게시판을 통한 사이버 상담은 무료로 진행한다.

대안 2 가정방문 통해 ‘1대1’ 상담 치료
대부분의 심한 은둔형 외톨이들은 바깥출입을 전혀 하려 하지 않기 때문에 가정 방문을 통한 1:1 상담이 우선된다. 병원에 의뢰를 하면 상담자가 가정집을 방문하는 것인데, 주로 사회복지나 청소년학을 전공한 자원봉사 대학생들이 ‘외톨이’ 아이들과 결연을 맺고 대화와 활동을 함께 유도하는 멘토(Mentorㆍ조력자) 프로그램이 활용되고 있다.
멘토링을 이끌고 있는 신은정 사회복지 치료사는 “처음에는 꼼짝 않고 방안에만 있다가 서너 달 지나면 영화 구경을 가는 등의 외출도 한다”고 말한다. 신씨는 “이들은 자폐아처럼 정신지체 증세는 없으나 혼자 방안에 있는 것을 좋아하는 것”이라며 “부모에 의해 병원을 찾긴 하지만 말은 하지 않아도 분명 프로그램 참여 의지가 있다”고 말했다. 신씨는 “뚜렷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각자 정신적인 충격 원인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혼자 있으려고 하는 성향을 보이면 다그치거나 혹은 내버려두지 말고 빨리 신경정신과를 찾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은둔형 외톨이만을 집중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은 별로 없는 듯하다. 게다가 1:1 프로그램을 신청할 경우 비용도 만만치 않아 중도에 그만두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동남병원의 여인중 박사는 “‘외톨이’는 질병이 아니나 그냥 놔두면 신경정신과적 질환으로 발전할 수도 있으므로 신경정신과에 심리 치료를 의뢰하거나 각 공공기관의 사회복지사나 자원봉사자를 통해 꾸준히 상담을 받는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귀띔했다.

대안 3 한부모 ‘부자가족 지원’ 강화
한부모가족은 배우자 없이 가족생활을 책임져 경제적 문제뿐 아니라 자녀교육, 주택, 사회적 편견 및 차별 등 다양한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사례로 중학교 2학년인 김모군(15)은 은둔형 외톨이로 얼마 전 병원에 입원했다. 부자가정에서 자란 김군은 아버지와 함께 있을 시간이 적고 대인관계의 폭도 줄어들어 혼자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발생한 일이었다.
한국한부모가족연구소 황은숙 소장은 “남성 한부모의 경우 직장생활로 늦게 귀가하기 때문에 자녀를 돌볼 시간이 부족해 자녀가 혼자 집에 있는 동안 게임에 중독되거나 은둔형 외톨이가 될 수 있다”며 “한부모가정지도사와 같은 전문인력을 가정으로 파견하여 한부모가족의 자녀를 지도할 수 있도록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이처럼 모자가정에 비해 자녀양육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자가족의 비율은 한부모가구의 21%를 차지하는 수준으로 매년 증가폭도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남성 한부모에 대해 돌봄 능력을 강화시키는 부모역할교육 및 훈련기회를 제공하고, 건강가정지원센터를 중심으로 남성한부모 멘토링 사업과 서로 유사한 한부모가정을 연계해 남성 한부모가족의 자조능력을 배양하는 프로그램 개발 중이다.

대안4 지역사회와 정부의 지원 필요
운둔형 외톨이 치료를 위해 보건복지가족부와 한국청소년상담원 같은 정부와 기관에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세부 프로그램으로 심리검사와 상담 전문가를 통한 운둔형 외톨이의 위험성 인식, 자기통제감과 사회적 문제해결 능력 향상, 진로탐색 등이 이루어지며 신경정신과 전문의들이 참여하는 낙관주의 교육과 분노조절 훈련프로그램, 레크레이션 전문가와 함께하는 대안활동으로 이뤄지고 있다.
대안활동에는 공동체놀이, 승마, 도예, 셀프 다큐멘터리, 야영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를 통해 단계적으로 감정순화, 안정감, 긍정적 사고 기르기, 의욕과 활력 배양을 목표로 한 수련을 하게 된다.
한국청소년상담원 차정섭 원장은 “이들은 흔히 왕따나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외톨이로 남게 된다”며 “입시위주의 경쟁에서 뒤쳐지게 되면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해 아예 현실로부터 도피하는 방식을 선택하게 되는 것이다”고 말했다. 차 원장은 “최근 들어서 인터넷 가상공간에 몰입하면서 은둔하는 일도 늘어나고 있다”면서 “문제 예방과 올바른 인터넷 사용방법 정립을 위해 인터넷중독 치료학교와 같은 프로그램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사회적응을 위한 은둔형 외톨이의 직업교육을 사설기관의 교육에만 떠맡길 수는 없는 노릇이라 정부와 시민단체의 도움이 필요하다. 일본의 카나가와현에서는 이를 실행하는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카나가와현의 NPO와 대학, 지역시민단체가 연계하여 사회 적응도를 높이는 직업교육을 실행하고 있다.
서울시 대안교육센터 강원재 부센터장은 “공교육 안에서 그 동기를 못 찾았을 때 강요나 질책이 아니라 내재된 동기를 찾아주는 것, 삶의 멘토로서 동기와 잠재력을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단순한 직업교육을 벗어나 지역사회와의 연계를 통한 지역의 전통적인 문화에 대한 습득과 함께 유대관계를 형성해 나감으로 은둔형 외톨이가 사회에 적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주는 것이다”며 당국의 적극적인 대책마련을 요구했다.


위기의 아이들 찾아가는 청소년 동반자
보건복지가족부 청소년동반자 사업 전국 확대
보건복지가족부는 가정해체, 학교부적응 등으로 인한 위기청소년에게 상담, 정서적지지, 기관연계, 사례관리 등을 제공하는 청소년동반자(Youth Companion) 사업을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청소년동반자는 일정수준의 자격을 갖춘 전문상담인력이 위기청소년의 삶의 현장(가정, 학교 등)에 직접 찾아가서 그들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사업으로써, 2007년 청소년동반자 사업 추진결과 청소년들의 만족도와 프로그램 권유도에서 98점을 기록해 높은 성과를 나타내었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가족부는 2007년 14개 시도(37개 시군구)에서 추진하던 본 사업을 올해는 16개시도(64개 시군구)로 확대하고 청소년동반자 수도 4백70명까지 확충할 예정이다.
또한, 그간의 운영성과와 지역사회의 높은 수요를 반영하여 서비스지역과 청소년동반자 수를 지속적으로 확대하여 위기청소년 사회안전망이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뿌리내릴 수 있게 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2012년까지 청소년동반자를 6백명 수준까지 확대하고 134개 시군구까지 서비스를 제공하여 위기청소년의 복지와 삶의 질 향상을 도모할 할 예정이다.
지난해 9월부터 청소년 동반자로 활동하고 있는 이정화(40)씨는 “위기 청소년이 겪는 문제는 대단히 복잡한 경우가 있어서 상담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일이 많다”고 했다. 상담지원뿐만 아니라 숙식, 교육, 의료, 법률, 여가, 직업훈련 등 생활지원까지 이뤄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씨는 “위기 청소년들을 만나 마음을 열고 고민을 해결한다고 해도 집에 돌아갔을 때 전과 달라진 게 없다고 느끼면 같은 문제는 언제든 다시 발생한다”며 “더구나 위기 청소년을 지켜보는 부모도 상당한 상처를 입었을 것이 분명하므로 부모도 상담을 통한 정서적 치유가 필요하다”고 했다. 위기 청소년 한 명을 구하는 데도 그가 맺고 있는 사회적 관계의 복원이 전제돼야 하는 셈이다.
도움이 필요한 청소년이나 부모님은 전국 어디서나 국번없이 “헬프콜 1388”로 문의하면 소정의 절차를 거쳐 동반자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문의 아동청소년상담자활과
02)2023-8805, 청소년전화 13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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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