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공화국’ 대한민국 현주소①



“사는 것보다 죽는 게 수월해서…”

자고 일어나면 우울한 뉴스로 가득하다. 눈으로 보면서도 믿기지 않는 유명인의 자살뉴스부터 생활고를 비관한 서민들의 안타까운 죽음까지. ‘자살공화국’이라는 오명에 걸 맞는 침울한 뉴스들은 오늘도 고통 받는 이들을 유혹한다. 이렇다보니 OECD 국가 중 자살율 1위라는 불명예가 늘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것이 현실. 하루 38명씩, 45분에 한 명씩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는 통계도 이제 놀라울 것이 없다. 이처럼 자살율이 날로 늘고 있는 원인에는 나아질 줄 모르는 경제상황, 병으로 인정받지도 못하는 우울증의 확산, 근절되지 않는 자살사이트, 유명인 자살로 인한 베르테르 효과 등이 자리하고 있다. 우울한 자살공화국의 현 주소를 집중 조명했다.

안재환 자살의 충격이 가시기도 전 톱스타 최진실까지 목숨을 끊었다. 남부러울 것 없어 보이는 유명인들의 잇단 자살로 대한민국은 그야말로 패닉상태에 빠졌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서 ‘자살’은 더 이상 특별한 사건이 아니다. 하루에도 수십 명의 사람들이 갖가지 이유로 목숨을 끊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통계수치로도 나타난다. IMF였던 지난 10년 전보다 자살자의 수는 무려 2배나 증가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1998~2007년 우리나라 자살자 현황>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자살자 수는 총 9만4천8백73명으로 집계됐다. 자살자의 수는 해마다 꾸준히 늘어 1997년 6천68명이었던 자살자 수는 지난해 1만2천1백74명으로 늘었다.


사망원인 중 4위가 자살
ODED 국가 중 가장 높아


자살이 사망의 주요 원인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1997년에는 사망 원인 중 자살이 8위에 그쳤지만 지난해에는 암과 뇌혈관 질환, 심장 질환에 이어 4위에 올랐다.

이는 OECD 국가 중에서도 가장 높은 수치다. 일부 국가에 비해서는 5배나 높기도 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인구 10만명당 자살한 사람은 24.8명으로 5.5명인 이탈리아보다 5배 가까이 많은 것. 심지어 일본(19.1)보다도 많은 것으로 나타나 심각함을 더했다.

또 다른 특징은 20대 등 젊은 층에서 자살률이 급증하고 있다는 것. 지난해 20대의 자살률은 2006년보다 5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자살원인 2위인 교통사고보다 2배나 높은 수치다.
10대 청소년의 자살률도 증가하는 추세다. 교육과학기술부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학생 자살은 1백42건으로 5년 전보다 42%나 증가했다.

더 큰 문제는 ‘자살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청소년의 비율이 높다는 것. 질병관리본부가 전국 8백 개 중, 고교 학생 8만명을 대상으로 ‘2007년 청소년 건강행태 온라인조사’를 시행한 결과 청소년 5명 중 1명이 자살충동을 느낀 것으로 조사됐다.

자살을 생각해 본 청소년이 전체 응답자의 23.7%를 차지한 것. 이들 중 실제 자살을 시도한 비율도 5.8%에 달했다. 또 자살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스트레스와 우울한 감정을 느끼는 청소년도 전체 응답자의 절반에 달했다. 10대 청소년의 경우 충동적인 성향이 강해 자살로 이를 수 있는 확률도 높은 만큼 이같은 조사결과는 우려할 만한 수치다.

그렇다면 자살자들은 어떤 이유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 걸까.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자살원인은 생활고로 인한 비관이다. 계속된 경기침체로 먹고 자는 것조차 해결되지 않는 이들이 느는 현실 속에서 희망 없는 자신의 인생을 비관하다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이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

전문가들 역시 갈수록 양극화가 심화되고 빈곤층이 늘어나면서 자살의 직접적 원인으로 경제적 어려움이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난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생활고로 인한 안타까운 자살은 심심찮게 일어나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지난 8일에는 홀로 두 자녀를 키우며 생활고를 견디던 20대의 이혼녀가 목을 매 숨진 사건이 일어났다. 광주 광산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14분경 광주 광산구 이모(27·여)씨의 집 창고에서 이씨가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가족들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현장에서 발견된 유서에는 ‘(남편에게) 아이들을 잘 부탁한다. (아이들에게) 먼저 가서 미안해. 신발이 작아 발이 아프다는데도 사주지 못해 미안해’ 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생활고로 인한 자살임을 알 수 있게 했다.

또 지난 8월에는 경제적 어려움을 견디지 못한 30대 주부가 두 아이들과 함께 지하철 선로에 뛰어들었다. 이 사고로 인해 주부 홍모(30)씨와 딸(5)이 숨졌다. 사고가 일어난 것은 8월27일 오후 1시52분 경으로 지하철 5호선 개화산역 상일동 방면 승강장에서 홍씨가 두 아이들과 달려오는 전동차로 뛰어 들었다. 이로 인해 딸은 그 자리에서 숨졌고 홍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사망하고 말았다. 경찰조사결과 최근 남편이 허리를 다쳐 직장을 잃은데다 빚까지 떠안고 있어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리던 홍씨가 충동적으로 지하철로 뛰어 든 것으로 밝혀졌다.
이밖에도 먹고 살기가 힘들어 최후의 선택을 하는 서민들의 사연은 잊을 만하면 터져 나와 경기침체의 늪을 실감하게 해 준다.

또 다른 자살원인은 마음의 병이라 불리는 ‘우울증’이다. 최근 자살한 최진실 뿐만 아니라 정다빈, 유니 등 많은 연예인들의 자살 원인이 우울증으로 추정되는 것도 이를 말해준다.

“먹고 살기 힘들어서”
안타까운 생활고 자살


우울증은 흥미나 즐거움을 상실해 불안하고 슬프고 공허한 감정이 오랫동안 지속되는 상태를 말한다. 이로 인해 무기력하거나 쉽게 흥분을 하는 등 극단적인 모습을 보이고 염세적이고 절망적인 생각을 반복해 자살의 유혹에 시달리기도 한다.

실제로 우울증환자의 약 15%가 자살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대한의사협회 국민의학지식향상위원회(이하 지향위)는 지난 6일 “자살기도자의 약 70%는 오랜 기간 정신질환을 앓고 있으며 이중 70%는 우울증 환자이고, 우울증 환자의 약 15%가 자살한다고 알려져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우울증을 앓는 환자의 수가 해마다 큰 폭으로 늘고 있다는 것. 지난 7일 보건복지가족부에 따르면 의료기관을 찾아 진료 받은 우울증 환자는 2003년 39만5천4백57명에서 지난해 52만5천4백66명으로 5년 동안 33%나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우울증이 오래가면 마음의 병이 깊어져 결국은 자신을 죽음으로 몰고 가는 질환”이라며 “약물요법과 정신치료를 병행하고 효과적인 치료가 되도록 주변에서 우울증환자에게 관심을 갖고 치료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우울증이 자살로 번지는 것을 우려했다.
 
자살률을 높이는 요인으로는 근절되지 않는 자살사이트도 한몫한다. 인터넷의 발달과 함께 증가한 자살사이트는 계속된 단속에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단속의 눈을 피해 쉽게 검색되지 않도록 숨겨놓았을 뿐 자살사이트는 여전히 남아 자살을 원하는 회원들의 활동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자신들의 사연들을 털어 놓고 쉽게 죽는 방법, 자살에 필요한 도구 등의 정보를 나누며 자살계획을 세우기도 한다.

차마 혼자 자살할 용기가 나지 않는 회원들은 만남을 통해 실제로 동반자살을 실행에 옮기기도 했다. 지난 9월에는 인터넷 자살카페에서 만난 회원 두 명이 강원도 대관령에서 동반자살을 했다. 20대 남녀인 이들은 사망하기 1주일 전부터 전국을 돌아다니며 자살할 장소를 물색한 것으로 경찰조사결과 드러났다.

“언니 따라 나도 갈래”
베르테르 효과도 한 몫


또 다른 자살의 원인은 이른바 ‘베르테르 효과’라 불리는 모방자살이다. 이는 유명인이 자살한 이후 비슷한 방법으로 자살하는 이들이 늘어나는 것을 말한다.

실제로 베르테르 효과는 통계로도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가족위 임두성(한나라당) 의원이 지난 5일 보건복지가족부로부터 제출 받은 ‘월별·성별 자살자 수(2003~2007년)’를 분석한 결과 유명인이 자살한 직후 모방 자살이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자료에 따르면 정몽헌 전 현대 회장이 목숨을 끊은 2003년 8월의 남성 자살자 수는 8백55명으로 전월보다 1백19명 늘어났다. 영화배우 이은주씨가 자살한 2005년 2월에는 여성 자살자 수가 2백40명이었으나 다음 달엔 4백62명으로 두 배 가까이 됐다.

이는 최근 안재환과 최진실의 자살 이후에도 여실히 나타난다. 특히 최진실 자살 이후에는 트렌스젠더 연예인 장채원, 모델 겸 탤런트 김지후 등 동료 연예인들의 자살이 잇달아 벌어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전문가들은 유명인들이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하면 자신의 자살을 합리화하는 전염효과를 갖게 돼 죽음이 해결책이라는 생각을 쉽게 함으로써 모방자살이 늘어난다고 말한다. 또 언론에서 구체적인 자살법을 공개하면서 이를 참고한 자살이 늘어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처럼 각종 원인으로 인해 자살이 늘어나자 한국자살예방협회,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등 자살을 미연에 방지하려는 목적의 단체들이 속속 생겼다.

이들 단체의 활동 중 하나는 ‘생명사랑 밤길걷기’라는 행사다. 이는 참가자들이 함께 밤길을 걸으며 어둠 속에서 희망을 이야기하고 생명의 가치를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 행사. 서울의 경우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시작해 30km를 걷는 이 행사에는 자신이 죽고 난 뒤 남은 이들의 슬픔을 미리 체험할 수 있는 입관체험 프로그램, 자살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나누는 프로그램, 주위 사람들을 안고 따뜻함을 느끼는 프리허깅 등이 마련되어 참가자들에게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있다.

오늘도 어디에선가 삶을 포기하고 싶을 만큼 고통스런 나날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 이들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가족과 주변 사람들의 세심한 관심이다. 따뜻한 마음이 그리운 이들에게 누군가가 자신을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일깨워 주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한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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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김건희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인 이준수가 3년간 수백 차례 연락에 사용한 휴대전화를 특검팀이 확보했다. 이준수는 주식·코인 주가조작으로 수백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기다 구속된 이희진에게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소개한 인물이다. 앞서 이희진이 구속된 2016년에도 그를 옹호하는 영상을 웹사이트에 올려 친분을 과시했다. 이준수는 과거 무자본 인수합병(M&A) 혐의 등으로 여러 차례 형사처벌을 받았던 인물이다. 그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당시에도 김건희 계좌와 연관된 거래를 한 정황이 드러나 검찰 수사를 받았지만, 불기소 처분된 바 있다. 같은 부류 서로 옹호 지난 7월15일 김건희 특검은 김건희와 이준수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내용에서 단순한 투자 조언을 넘어선 사적 관계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의 메시지에는 주식 매매 관련 대화뿐 아니라, 사적인 감정 표현과 비공식적 만남 정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포렌식 결과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처음 소개한 인물로 드러났다. 2013년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보낸 문자에서 “무당이라기보다는 거의 로비스트에 가깝다. 정치권 네트워크가 막강하다”고 표현하며 전씨를 추천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은 이 관계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이준수→건진법사→김건희’로 이어지는 핵심 연결고리로 보고 있다. 특히 건진법사가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후에도 대통령실 인사들과 접촉하고 영향력을 행사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특검은 이 라인과 김건희의 대선 이후 행보와의 연속성을 주시하고 있다. 이후 특검은 이준수의 최근 행적 단서를 발견했다. 지난해 10월, 이준수가 음주 운전 혐의로 적발됐는데, 경찰 조사에서 “가까운 지인이 검찰 수사에서 무혐의를 받아 술을 마셨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당시 ‘무혐의’를 받은 인물은 도이치모터스 사건에서 불기소 처분을 받은 김건희를 의미한다. 경찰 조사 조서에는 ‘지인’이라고만 기록됐지만, 특검은 실제 진술 내용과 시점을 대조해 그 ‘지인’이 김건희임을 확인했다. 이는 2023년 말까지도 김건희와 이준수 간에 연락이 이어졌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수사 과정에서 이준수가 차명계좌 등을 통해 거래에 참여한 정황을 새롭게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는 음주 운전 혐의로 경찰에 수배된 상태였으며, 특검팀은 지난달 압수수색 현장에서 그를 발견하고 체포를 요청했으나, 경찰이 도착하기 직전 건물 2층에서 뛰어내려 달아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준수는 김건희의 금융 거래와 밀접한 인물로 여러 차례 거론됐다. 특히 2022년 대선 당시 김의겸 의원은 김건희가 2010년 4월 주가가 급등락하던 태광이엔씨 주식을 대량 매수한 뒤 하루 만에 1000만원이 넘는 이익을 보고 매도했다며,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투자 의혹을 제기했다. 이준수, 김건희-건진법사-도이치모터스 핵심 코인판으로 진화한 주가조작 조직 ‘VIP’까지 당시 태광이엔씨를 실질적으로 인수해 주가를 띄우고 회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을 확정받은 인물이 바로 이준수였다. 김건희가 이준수로부터 미공개 정보를 받아 주식을 사고 팔았던 것 아니냐는 과거 의혹이 재조명되고 있다. 김건희 측은 이에 대해 “이준수가 일방적으로 투자와 관련해 연락을 취한 적은 있으나, 김건희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적이 없으며 이준수와 밀접한 관계도 아니”라고 반박했다. 또 “이준수와 지난해까지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이준수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으로 불린다. 과거 증권사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유명한 그는 여러 투자자 명의 계좌를 동시에 관리하며 시세조종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김건희의 계좌 출고 명령을 직접 수행했다는 내부 증언도 있었다. 그러나 당시 검찰은 그를 기소하지 않아 ‘봐주기 수사’ 논란이 불거졌다.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과 4범, 닉네임 ‘새강자’”로 유명했다. 이희진 주가조작 사건 당시 검찰 전관 변호사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중개했다. 해당 사실은 이준수가 이희진에게 변호사를 알선하고 대가를 받아 챙긴 혐의를 받으면서 드러났다. 이희진은 지난 2016년 9월 무인가 투자매매사를 설립했고, 2014년 7월부터 2016년 8월까지 1600억원대의 주식을 판매해 자본시장법·유사수신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이희진과 조기축구 모임에서 친해진 이준수는 2016년 8월 이희진에게 오광수 등 변호사를 알선하고 그 대가를 받거나 약속받은 혐의를 받았다. 당시 이희진은 증권방송 회원들에게 비상장 주식을 매도한 의혹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었다. 끼리끼리 축구 모임 이희진은 수사기관에서 이준수가 검사·수사관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변호사들을 소개하고, ‘착수금’ 2000만원과 불구속 수사를 받을 경우 성공 보수 5000만원을 달라는 요구를 했다고 진술했다. 이준수의 혐의에 관한 증거는 대부분 이희진의 진술에서 비롯됐다. 이희진에 따르면 이준수는 “변호사들에게 적지 않은 선임료를 주는데 나도 그동안 너를 위해 열심히 노력했으니 돈을 달라. 변호사들은 앞선에서 일하고 나는 뒷선에서 일을 볼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이를 승낙한 이희진은 자신의 주거지에서 이준수에게 현금 1000만원을 줬다. 또 며칠 뒤 이준수는 이희진에게 “검찰 수사관에게 알아보니 너 골인(구속)될 것 같다. 약속한 1000만원을 달라”고 해 나머지 1000만원을 더 지급했다고 한다. 이에 관해 이준수는 “1000만원은 비상장 주식을 담보로 한 담보대출을 추진하기 위해 수고비 명목으로 받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희진의 공소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진술을 그대로 믿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이희진과 다른 증인의 진술이 상반된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재판부는 “이희진은 변호사를 선임하고 이준수와 돌아오는 차 안에서 착수금·성공 보수를 요구받았다고 했지만, 해당 차량 운전사는 이 같은 말을 들은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다”고 짚었다. 이희진의 진술은 동생 이희문의 말과도 일치하지 않았다. 이희진은 동생과 이준수에게 돈을 지급할지, 깎을지 상의했다고 했지만, 동생은 “당시 변호사 소개비 등 명목으로 2000만원을 줬다는 것은 전혀 알지 못했고 나중에 들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2017년 2월14일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이희진과 그의 동생을 사기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했다. 검찰은 이들이 2015년 4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피해자 28인에게 허위, 과장된 내용을 말하며 대략 41억원 상당의 비상장 주식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전하며 추가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미인가 금융투자업을 영위하며 비상장주식 종목을 추천한 뒤 선행 매매한 주식을 판매해 122억6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2020년 2월 징역 3년6개월, 추징금 122억6000만원이 확정됐다. 최근 이씨 형제는 현재 가상화폐(피카코인) 시세조종 사건에 연루돼 구속 상태로 재판받고 있다. 국가권력으로 범죄 네트워크 이희진의 절친이자 김건희와 주가조작 사건의 공범으로 지목된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담 브로커로서 “증권사 내부망 접근, 차명계좌 운용, 대포폰 관리” 등을 통해 시세조작을 총괄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이희진 코인 사건의 자전거래 구조 및 주식시장 조작 방식과 유사하다. 통정·자전 거래 구조가 동일하다. 차명계좌·직원을 동원해 리딩방을 운영하고, 허위 보도자료·루머형 호재를 유포하는 패턴도 동일하다. 지난 2016년 이준수는 웹사이트를 통해 이희진을 두둔하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해당 방송에서 “언론이 사건을 과장했다”며 혐의 전반을 축소하고, “1600억 허가 안 받은 것뿐이지 큰 죄는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유사수신죄는 원금 보장 약속이 있어야 성립한다. 계약서엔 그런 말이 없다”며 기소 자체의 정당성을 부정했다. 또 이준수는 “주가가 4배, 5배 간다고 했다가 떨어졌다고 죄는 아니”라며, 주가조작을 단순한 ‘예측 실패’로 치부했다. 또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목표가를 제시하는 것도 죄냐”고 반문하며, 이희진이 진행했던 거래를 “시장 참여자의 일반적 행위”로 표현했다. 영상에서 이준수는 전환사채 거래와 내부자 정보 이용 혐의를 언급하며 “브로커들이 조작했고, 희진이는 오히려 그 사실을 검찰에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IS동서 전환사채권은 큰 잘못이지만 희진이는 계약 불이행 피해자”라며 범죄의 고의성을 부정했다. 이는 공소장과 재판기록상 사실과는 상충되는 주장이다. 수백억 먹은 이희진 절친 전 청와대 민정수석 소개 또 다른 발언에서 그는 “사기적 부정거래는 회사가 거짓말로 주식을 파는 행위”라며 “이희진은 단지 회사 공시를 믿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리패스 등 현재 상장폐지된 기업을 언급하며 “공시가 취소됐다고 사기라 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금융감독 규정상 ‘허위 공시 정보 활용’과 ‘공모 행위’의 구분을 의도적으로 축소한 해석이다. 영상 말미에서 이준수는 피해자들의 법적 구제 가능성마저 부정했다. “이희진한테 피해 입었다고 나라가 받아주지 않는다. 민사·형사도 성립 안 된다”며 “다 변호사들이 사기 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법조계를 “돈에 눈먼 집단”이라 비난하며, 피해자들의 소송을 “쓸데없는 짓”이라 재차 강조했다. 한편, 이준수가 옹호한 주가조작범 이희진은 코인 시세조종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이 2023년 10월4일자로 제출한 공소장에 따르면, 피고인 이희진과 이희문은 A, B, C 토큰을 이용한 대규모 가상자산 시세조종·사기 조직을 운영한 혐의로 기소됐다. 공소장에 따르면, 두 형제는 실체가 불분명한 ‘스캠(Scam) 코인’을 발행해 거래소 상장을 추진하고, 허위 공시와 자전거래(봇 프로그램 활용)를 통해 시세를 인위적으로 부풀린 뒤 투자자들에게 고점 매도를 유도하는 ‘물량 털기(Pump & Dump)’ 방식으로 약 700억원대의 피해를 입혔다. A 토큰 피해자는 1만564명으로 피해액은 약 217억원, B 토큰 피해자는 4342명, 피해액은 약 341억원, C 토큰 피해자는 1만5641명, 피해액은 약 339억원이다. 김건희 특검의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는 그의 단순한 과거 인연을 넘어, 사적 네트워크가 실제 정치권력의 형성 과정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현재 ‘김건희·이준수·건진법사’로 이어지는 삼각관계의 실체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을 종합하면 이희진과 이준수는 변호사·브로커 인맥을 공유하고, 자전거래 기술을 활용해 주식과 코인 양쪽의 시장 조작 기술도 공유했다. 이희진과 김건희의 접점은 없으나 이준수를 경유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이희진 형제는 ‘코인판 사기’ 혐의로 기소됐지만, 이준수에 대한 직접 수사는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나 공소장과 언론 보도를 교차 검증할 때 자전거래 시스템, 차명계좌 운용, 허위 호재 유포 패턴 등이 모두 이준수의 과거 주가 조작 수법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검찰의 보강 수사 필요성이 높다. 국정으로 연결 범죄 네트워크 이씨 형제의 범행은 과거 주가조작 사건의 복제판이며, 그 배후에는 이준수 같은 ‘조작 기술자’가 존재한다는 정황이 공소장 등에서 확인된다. 김건희 계좌가 활용된 도이치모터스 사건과의 연계가 입증될 경우, 이 사건은 단순한 금융 사기가 아닌 ‘국가권력과 민간 조작 네트워크의 교차 지점’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