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공화국 대한민국 현주소 ④전문가들이 말하는 자살 방지 대책

요즘 대한민국이 떠들썩하다. 한국 연예계의 별로 불리는 ‘최진실 자살 사건’이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전 분야에 큰 충격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모방 자살까지 이어지고 있다. 안재환·최진실·김지후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여기에다 암암리에 활동 중인 자살사이트 등도 자살심리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일이 되풀이되는 이유에 대해 법적·제도적 개선이 필요할 뿐 아니라 네티즌들의 자정노력도 필요하다고 꼬집는다. <일요시사>에서는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말만 앞서고 행동은 뒷전, "체계적인 시스템 갖춰라"

최근 안재환, 최진실 등 유명 연예인들의 자살이 연이어 발생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게다가 한국 연예계의 별로 불리는 최진실의 죽음은 더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정부에서는 인터넷 ‘악성 댓글’을 주범으로 지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인터넷 규제를 강화해야 된다는 목소리가 드세다. 여당에서 인터넷 실명제 확대를 기본 바탕으로 한 ‘최진실법’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문제는 최씨의 죽음이 또 다른 모방 자살로 번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2000년 이후 국내 자살률은 급격히 증가했다. 2003년 고(故)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의 자살을 시작으로 이은주·정다빈·유니·안재환 등 유명 인사들의 자살이 빈번히 발생하면서 일반인 자살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실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자살한 사람은 1만2천1백74명으로 매일 33.3명이 자살을 한다. 이는 지난 2006년 1만6백88명보다 1천4백86명이 늘어난 수치다.
또 인구 10만명 당 자살 사고는 지난해 기준으로 24.8명을 기록, 외환위기(13명) 때보다 2배 이상 늘어났다. 이는 암, 뇌혈관질환, 심장질환에 이어 자살이 사망원인 4위를 기록했을 뿐 아니라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를 기록하는 수치다.  
특히 자살 사건은 연령과 계층, 성별을 가리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대부분 경제적 어려움과 우울증으로 인해 자살을 시도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유명 인사들의 잇따른 자살도 한몫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한국자살예방협회 한 관계자는 “자살 원인 중 하나가 바로 경제적 어려움이다. 무려 48%를 차지하고 있다”며 “양극화 문제가 대두되면서 빈곤층이 늘어났고, 인구 고령화와 독신가구가 증가하면서 자살위험 요소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외환위기 때보다 2배나 많은 자살률을 기록하는 것은 소외계층에 대한 안전망 확충이 시급한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전문가는 “가족과의 대화가 단절되면서 고독을 느껴, 우울증에 걸리는 일반인들이 많다”며 “대부분 ‘희망이 없다’는 식으로 절망감에 빠져 자살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최진실 등 몇몇 유명인사의 자살이유도 우울증에서 비롯된 것임을 생각할 때 대화의 단절에서 오는 우울증이 얼마나 치명적인지 알 수 있다.
실제로 연예인들은 일반인들의 시선을 의식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인기에 의해 ‘극과 극’의 인생을 살아감으로 인해 인기의 추락, 인간관계의 고립 등으로 쉽게 우울증에 빠질 수 있다. 여기에다 각종 악성루머 등도 한몫하고 있다는 반응이다.
또 모방 자살하는 ‘베르테르 효과’도 우울증·정신 혼란 상태에 빠져 있는 일반인들에게서 발생하기 쉽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이를 입증하듯 우울증 아이를 돌보고 있는 심지영(30·가명)씨는 “아이의 꿈은 연예인이다. 최씨의 죽음으로 인해 아이도 ‘나도 저렇게 되는 것인가’라는 말을 자주 할 뿐 아니라 자신이 죽은 다음의 일을 미리 상상하는 경우도 있다”며 “대중 스타의 자살로 인해 자신의 자살 동기를 합리화하려는 것이 아닌지 너무 걱정돼, 매일 옆에서 지켜보고 있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전문가들이 말하는 자살 방지 대책 비법은 과연 무엇일까. 일단 자살 동기에 대해 섣부른 판단을 하지 말아야 된다고 말한다. 복합적·중층적 요인이 자살의 원인인데 단순하게 접근하면 더 큰 ‘화’를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최진실의 자살동기를 악성 댓글 때문이라고 단정 짓게 되면 사회적 접근이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악플은 최씨의 죽음을 설명하는 하나의 요소일 뿐이라는 것.
또 정치권의 행동도 문제다. 최씨의 죽음을 빌미삼아 ‘인터넷 규제 강화’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살률 갈수록 증가… ‘모방자살’ 빈번하게 발생하기도
‘단순 접근’ 위험… 우울증 등 자살 주요요인 중 하나

실제로 일각에서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반응이다. 게다가 실명제가 인터넷 이용자의 51%를 포괄하고 있어, 자칫 개인신상정보 유출 문제가 또 다른 사회적 문제로 전이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결국 자살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으로는 자살 수단에 대한 접근성을 낮춰야 된다는 얘기다.
뿐만 아니라 자살 징후에 적극 대처할 수 있는 교육 체계가 잡혀야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한국자살예방협회 한 관계자는 “자살 징후를 학교·직장·가족 등에 적극 알려, 이들에게 관심을 가져주고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이는 정부에서 체계적인 자살 예방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된다는 것을 반증하는 대목이다.  
실제 보건복지가족부는 지난 2004년 자살예방 5개년 계획을 내놨다. 5개년 계획에 따르면 인구 10만명당 22.8명이던 자살자 수를 2010년까지 18.9명으로 낮춘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그러나 이같은 계획은 ‘도루묵’이 됐다는 평가다. 지난해 자살자 수가 24.8명으로 늘어났던 것.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말만 거창하게 할 뿐 아무런 체계가 잡혀져 있지 않다고 비난의 봇물을 쏟아내기도 한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한 관계자는 “정부 부처 간 협조가 필수적인데 복지부에서만 추진해서 나온 결과”라며 “2009년부터 새로운 자살예방 5개년 계획을 세워 지난 9월 초 발표하려고 했지만, 부처 간의 협조가 부족해 또 다시 미뤄졌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정부의 지원 등이 미미한 상황에서 자살률을 낮추는 방법으로는 다리·건물·옥상 등에 차단막을 설치하는 방법이 그나마 ‘최선책’이라고 여겨지고 있다. 게다가 자살에 사용되는 농약·독성 약물에 잠금 장치를 설치해 사전에 자살을 예방하는 방법뿐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한 전문가는 “자살 방지를 위한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연구가 부족할 뿐 아니라 정부 등도 사건이 터지면 그때서야 뒤늦게 ‘부랴부랴’ 방지책을 마련하는 일들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밖에 전문가들은 자살에 대한 무분별한 언론보도 역시 자살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 2004년부터 보건복지가족부와 기자협회 자살 보도와 관련 ‘자살 보도’와 관련, 선정적인 접근을 지양하고 구체적인 자살 수단을 보도하지 않는 등의 자율 지침을 만들어 시행 중이다. 자살 보도 권고기준에 따르면 언론은 자살에 대한 보도에서 매우 신중해야 한다. 언론의 자살 보도 방식은 자살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자살 의도를 가진 사람이 모두 이를 실행에 옮기는 것은 아니지만 자살 보도가 그 계기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자살이 언론의 정당한 보도 대상이라고 해도 언론은 자살 보도가 청소년을 비롯한 공중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충분한 예민성과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권고기준을 내린 바 있다. 일본 역시 유명인이 자살할 경우 자살의 방법이나 상황 등 세세한 부분은 보도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자살협회에 따르면 올해 1~8월 자살 관련 보도는 2백71건 가운데 88건이 이 지침을 어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복지복지가족부는 최근 세부적이고 적나라한 자살관련 보도는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자살보도 권고기준’을 지켜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이처럼 자살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고 있지만, 정부에서는 여전히 ‘제자리걸음’ 중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우울증이나 자살 징후를 조금이라도 느낀다면 전문가들을 찾아가 상담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는 게 자살방지 전문가 한 관계자의 전언이다.
국립서울정신병원 소속 한 관계자는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자살의도가 보이는 사람에게 ‘용기를 내라’는 등의 말보단 당사자의 죽음이 주위에 끼칠 악영향을 되새겨주는 게 낫다”며 “한 사람이 자살을 할 경우 가족과 친구들은 평생 씻을 수 없는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게 된다”고 충고했다.
이어 그는 “자살의도가 보이는 당사자에게도 이러한 점을 인지시켜 주는 게 중요하다”며 “결국 자살이 자신만 살고 가족은 죽이는 최악의 방법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이버 모욕죄 <공방전>
약이냐 독이냐 헷갈리네~
‘사이버 모욕죄’ 도입을 놓고 여·야간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시작됐다. 사이버 모욕죄는 인터넷과 같은 사이버 공간에서 다른 사용자를 모욕함으로서 성립되는 범죄다.
당초 지난 7월 김경한 법무부 장관이 인터넷 유해사범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겠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일어있다.
여당은 사이버 모욕죄가 인터넷 실명제 등의 제도적인 정비를 통해 인터넷 테러에 대한 규제나 처벌 등의 실효를 거둘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정부 관계자는 “악성댓글은 형법상 모욕, 명예훼손 등으로 처벌이 가능하다”며 “유사한 사건이 발생해 소송이 진행한 사례도 있다”고 밝혀, 사이버 모욕죄를 지지하는 분위기다.
문제는 야당에서 사이버 모욕죄 도입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 규제 완화를 위한 것이 아니라 인터넷 통제를 위한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한나라당이 지난 촛불집회를 계기로 최근 자살사건을 정략적으로 이용해 인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이번 사건의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이러한 법안을 무조건 시행한다는 점은 표현의 자유를 무차별로 짓밟는 것으로밖에 이해되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서울에 사는 이정수(28·가명)도 “악플로 인한 피해자가 있어서는 안 된다”면서도 “사이버 모욕죄가 성립돼 처벌이 내려질 수 있는 문제점도 생각해 봐야 된다”고 밝혀, 효과보다는 부작용이 더 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지적했다.                

자살통계 엇박자 난 <사연>
경찰청은 높고 통계청은 낮고
통계청이 매년 발표하는 자살통계 자료가 엉터리로 집계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기획재정위 소속 민주당 백재현 의원은 통계청과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공개하며, 통계청이 지난 10년간 매년 1천2백33명~5천3백44명이나 축소된 자살통계를 발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07년 우리나라 자살자는 1만2천1백74명이다. 또 1997년 자살률 13명에서 2007년 자살률은 24.8명으로 급상승했다.
그러나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07년 우리나라 자살자는 1만3천4백7명으로, 인구 10만명당 27.3명에 이른다고 발표했던 것. 통계청과 경찰청의 자료를 비교해 볼 때 무려 2.5명이나 차이를 보이고 있다.
문제는 이와 같은 사례가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는 지난 2000년과 2001년 자살자 수치를 비교해보면 알 수 있다.
실제로 2000년 통계청이 발표한 자살자는 6천4백60명이다. 그러나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무려 5천3백34명이나 많은 1만1천7백94명이 자살했고, 2001년에는 1만2천2백77명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통계상의 차이의 근본적인 이유로 백 의원은 “경찰청이 집계한 통계가 검찰의 지휘 하에 경찰이 직접 수사해 나온 상대적으로 더 객관적인 자살률임에도 불구, 통계청은 자살자 유족이 자의적으로 사망신고서에 신고하는 호적법에 따라 집계된 자살통계를 발표해 왔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통계청은 주민번호가 확인되지 않거나 유족이 없어 신고가 안 되는 자살자 등에 대한 통계가 누락돼, 통계청의 자살통계가 낮을 수밖에 없다는 게 일각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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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