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공화국 대한민국 현주소 ④전문가들이 말하는 자살 방지 대책

요즘 대한민국이 떠들썩하다. 한국 연예계의 별로 불리는 ‘최진실 자살 사건’이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전 분야에 큰 충격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모방 자살까지 이어지고 있다. 안재환·최진실·김지후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여기에다 암암리에 활동 중인 자살사이트 등도 자살심리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일이 되풀이되는 이유에 대해 법적·제도적 개선이 필요할 뿐 아니라 네티즌들의 자정노력도 필요하다고 꼬집는다. <일요시사>에서는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말만 앞서고 행동은 뒷전, "체계적인 시스템 갖춰라"

최근 안재환, 최진실 등 유명 연예인들의 자살이 연이어 발생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게다가 한국 연예계의 별로 불리는 최진실의 죽음은 더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정부에서는 인터넷 ‘악성 댓글’을 주범으로 지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인터넷 규제를 강화해야 된다는 목소리가 드세다. 여당에서 인터넷 실명제 확대를 기본 바탕으로 한 ‘최진실법’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문제는 최씨의 죽음이 또 다른 모방 자살로 번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2000년 이후 국내 자살률은 급격히 증가했다. 2003년 고(故)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의 자살을 시작으로 이은주·정다빈·유니·안재환 등 유명 인사들의 자살이 빈번히 발생하면서 일반인 자살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실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자살한 사람은 1만2천1백74명으로 매일 33.3명이 자살을 한다. 이는 지난 2006년 1만6백88명보다 1천4백86명이 늘어난 수치다.
또 인구 10만명 당 자살 사고는 지난해 기준으로 24.8명을 기록, 외환위기(13명) 때보다 2배 이상 늘어났다. 이는 암, 뇌혈관질환, 심장질환에 이어 자살이 사망원인 4위를 기록했을 뿐 아니라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를 기록하는 수치다.  
특히 자살 사건은 연령과 계층, 성별을 가리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대부분 경제적 어려움과 우울증으로 인해 자살을 시도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유명 인사들의 잇따른 자살도 한몫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한국자살예방협회 한 관계자는 “자살 원인 중 하나가 바로 경제적 어려움이다. 무려 48%를 차지하고 있다”며 “양극화 문제가 대두되면서 빈곤층이 늘어났고, 인구 고령화와 독신가구가 증가하면서 자살위험 요소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외환위기 때보다 2배나 많은 자살률을 기록하는 것은 소외계층에 대한 안전망 확충이 시급한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전문가는 “가족과의 대화가 단절되면서 고독을 느껴, 우울증에 걸리는 일반인들이 많다”며 “대부분 ‘희망이 없다’는 식으로 절망감에 빠져 자살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최진실 등 몇몇 유명인사의 자살이유도 우울증에서 비롯된 것임을 생각할 때 대화의 단절에서 오는 우울증이 얼마나 치명적인지 알 수 있다.
실제로 연예인들은 일반인들의 시선을 의식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인기에 의해 ‘극과 극’의 인생을 살아감으로 인해 인기의 추락, 인간관계의 고립 등으로 쉽게 우울증에 빠질 수 있다. 여기에다 각종 악성루머 등도 한몫하고 있다는 반응이다.
또 모방 자살하는 ‘베르테르 효과’도 우울증·정신 혼란 상태에 빠져 있는 일반인들에게서 발생하기 쉽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이를 입증하듯 우울증 아이를 돌보고 있는 심지영(30·가명)씨는 “아이의 꿈은 연예인이다. 최씨의 죽음으로 인해 아이도 ‘나도 저렇게 되는 것인가’라는 말을 자주 할 뿐 아니라 자신이 죽은 다음의 일을 미리 상상하는 경우도 있다”며 “대중 스타의 자살로 인해 자신의 자살 동기를 합리화하려는 것이 아닌지 너무 걱정돼, 매일 옆에서 지켜보고 있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전문가들이 말하는 자살 방지 대책 비법은 과연 무엇일까. 일단 자살 동기에 대해 섣부른 판단을 하지 말아야 된다고 말한다. 복합적·중층적 요인이 자살의 원인인데 단순하게 접근하면 더 큰 ‘화’를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최진실의 자살동기를 악성 댓글 때문이라고 단정 짓게 되면 사회적 접근이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악플은 최씨의 죽음을 설명하는 하나의 요소일 뿐이라는 것.
또 정치권의 행동도 문제다. 최씨의 죽음을 빌미삼아 ‘인터넷 규제 강화’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살률 갈수록 증가… ‘모방자살’ 빈번하게 발생하기도
‘단순 접근’ 위험… 우울증 등 자살 주요요인 중 하나

실제로 일각에서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반응이다. 게다가 실명제가 인터넷 이용자의 51%를 포괄하고 있어, 자칫 개인신상정보 유출 문제가 또 다른 사회적 문제로 전이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결국 자살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으로는 자살 수단에 대한 접근성을 낮춰야 된다는 얘기다.
뿐만 아니라 자살 징후에 적극 대처할 수 있는 교육 체계가 잡혀야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한국자살예방협회 한 관계자는 “자살 징후를 학교·직장·가족 등에 적극 알려, 이들에게 관심을 가져주고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이는 정부에서 체계적인 자살 예방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된다는 것을 반증하는 대목이다.  
실제 보건복지가족부는 지난 2004년 자살예방 5개년 계획을 내놨다. 5개년 계획에 따르면 인구 10만명당 22.8명이던 자살자 수를 2010년까지 18.9명으로 낮춘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그러나 이같은 계획은 ‘도루묵’이 됐다는 평가다. 지난해 자살자 수가 24.8명으로 늘어났던 것.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말만 거창하게 할 뿐 아무런 체계가 잡혀져 있지 않다고 비난의 봇물을 쏟아내기도 한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한 관계자는 “정부 부처 간 협조가 필수적인데 복지부에서만 추진해서 나온 결과”라며 “2009년부터 새로운 자살예방 5개년 계획을 세워 지난 9월 초 발표하려고 했지만, 부처 간의 협조가 부족해 또 다시 미뤄졌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정부의 지원 등이 미미한 상황에서 자살률을 낮추는 방법으로는 다리·건물·옥상 등에 차단막을 설치하는 방법이 그나마 ‘최선책’이라고 여겨지고 있다. 게다가 자살에 사용되는 농약·독성 약물에 잠금 장치를 설치해 사전에 자살을 예방하는 방법뿐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한 전문가는 “자살 방지를 위한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연구가 부족할 뿐 아니라 정부 등도 사건이 터지면 그때서야 뒤늦게 ‘부랴부랴’ 방지책을 마련하는 일들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밖에 전문가들은 자살에 대한 무분별한 언론보도 역시 자살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 2004년부터 보건복지가족부와 기자협회 자살 보도와 관련 ‘자살 보도’와 관련, 선정적인 접근을 지양하고 구체적인 자살 수단을 보도하지 않는 등의 자율 지침을 만들어 시행 중이다. 자살 보도 권고기준에 따르면 언론은 자살에 대한 보도에서 매우 신중해야 한다. 언론의 자살 보도 방식은 자살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자살 의도를 가진 사람이 모두 이를 실행에 옮기는 것은 아니지만 자살 보도가 그 계기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자살이 언론의 정당한 보도 대상이라고 해도 언론은 자살 보도가 청소년을 비롯한 공중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충분한 예민성과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권고기준을 내린 바 있다. 일본 역시 유명인이 자살할 경우 자살의 방법이나 상황 등 세세한 부분은 보도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자살협회에 따르면 올해 1~8월 자살 관련 보도는 2백71건 가운데 88건이 이 지침을 어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복지복지가족부는 최근 세부적이고 적나라한 자살관련 보도는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자살보도 권고기준’을 지켜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이처럼 자살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고 있지만, 정부에서는 여전히 ‘제자리걸음’ 중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우울증이나 자살 징후를 조금이라도 느낀다면 전문가들을 찾아가 상담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는 게 자살방지 전문가 한 관계자의 전언이다.
국립서울정신병원 소속 한 관계자는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자살의도가 보이는 사람에게 ‘용기를 내라’는 등의 말보단 당사자의 죽음이 주위에 끼칠 악영향을 되새겨주는 게 낫다”며 “한 사람이 자살을 할 경우 가족과 친구들은 평생 씻을 수 없는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게 된다”고 충고했다.
이어 그는 “자살의도가 보이는 당사자에게도 이러한 점을 인지시켜 주는 게 중요하다”며 “결국 자살이 자신만 살고 가족은 죽이는 최악의 방법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이버 모욕죄 <공방전>
약이냐 독이냐 헷갈리네~
‘사이버 모욕죄’ 도입을 놓고 여·야간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시작됐다. 사이버 모욕죄는 인터넷과 같은 사이버 공간에서 다른 사용자를 모욕함으로서 성립되는 범죄다.
당초 지난 7월 김경한 법무부 장관이 인터넷 유해사범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겠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일어있다.
여당은 사이버 모욕죄가 인터넷 실명제 등의 제도적인 정비를 통해 인터넷 테러에 대한 규제나 처벌 등의 실효를 거둘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정부 관계자는 “악성댓글은 형법상 모욕, 명예훼손 등으로 처벌이 가능하다”며 “유사한 사건이 발생해 소송이 진행한 사례도 있다”고 밝혀, 사이버 모욕죄를 지지하는 분위기다.
문제는 야당에서 사이버 모욕죄 도입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 규제 완화를 위한 것이 아니라 인터넷 통제를 위한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한나라당이 지난 촛불집회를 계기로 최근 자살사건을 정략적으로 이용해 인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이번 사건의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이러한 법안을 무조건 시행한다는 점은 표현의 자유를 무차별로 짓밟는 것으로밖에 이해되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서울에 사는 이정수(28·가명)도 “악플로 인한 피해자가 있어서는 안 된다”면서도 “사이버 모욕죄가 성립돼 처벌이 내려질 수 있는 문제점도 생각해 봐야 된다”고 밝혀, 효과보다는 부작용이 더 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지적했다.                

자살통계 엇박자 난 <사연>
경찰청은 높고 통계청은 낮고
통계청이 매년 발표하는 자살통계 자료가 엉터리로 집계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기획재정위 소속 민주당 백재현 의원은 통계청과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공개하며, 통계청이 지난 10년간 매년 1천2백33명~5천3백44명이나 축소된 자살통계를 발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07년 우리나라 자살자는 1만2천1백74명이다. 또 1997년 자살률 13명에서 2007년 자살률은 24.8명으로 급상승했다.
그러나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07년 우리나라 자살자는 1만3천4백7명으로, 인구 10만명당 27.3명에 이른다고 발표했던 것. 통계청과 경찰청의 자료를 비교해 볼 때 무려 2.5명이나 차이를 보이고 있다.
문제는 이와 같은 사례가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는 지난 2000년과 2001년 자살자 수치를 비교해보면 알 수 있다.
실제로 2000년 통계청이 발표한 자살자는 6천4백60명이다. 그러나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무려 5천3백34명이나 많은 1만1천7백94명이 자살했고, 2001년에는 1만2천2백77명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통계상의 차이의 근본적인 이유로 백 의원은 “경찰청이 집계한 통계가 검찰의 지휘 하에 경찰이 직접 수사해 나온 상대적으로 더 객관적인 자살률임에도 불구, 통계청은 자살자 유족이 자의적으로 사망신고서에 신고하는 호적법에 따라 집계된 자살통계를 발표해 왔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통계청은 주민번호가 확인되지 않거나 유족이 없어 신고가 안 되는 자살자 등에 대한 통계가 누락돼, 통계청의 자살통계가 낮을 수밖에 없다는 게 일각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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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이후···4인 파워게임> 화려한 부활 조국

[4·10 이후···4인 파워게임] 화려한 부활 조국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이 두 자리 의석수를 확보하면서 원내 3당으로 자리 잡았다. 조국 대표는 비례순번 2번으로 단숨에 여의도행 티켓을 따냈다. 문재인정부 초대 민정수석비서관과 66대 법무부 장관 등 굵직한 이력을 지녔지만 초선인 만큼 처음부터 입지를 다져야 한다. 사방이 적으로 둘러싸인 조 대표의 생존 전략은 무엇일까?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과반을 넘기면서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의 표정도 덩달아 밝아졌다. 지난 10일, 민주당의 압승에 가까운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서 상황을 지켜보던 조국당 지지자들도 감탄사를 내뱉었다. 조국당이 기대하던 ‘10석+알파(α)’가 확실해졌다. 주먹을 쥔 지지자들은 연신 “조국”을 외쳤다. 총선 뒤흔든 조국혁신당 조 대표는 이날 총선 출구조사 결과에 대해 “국민이 승리했다”고 소리 높였다. 그는 “국민께서 윤석열정권 심판이라는 뜻을 분명하게 밝히셨다”며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의 퇴행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는 국민 여러분이 이번 총선 승리의 진정한 주인공”이라고 밝혔다. 이어 “윤 대통령은 이번 총선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라. 그리고 그간 수많은 실정과 비리에 대해 국민께 사과하라”며 “이를 바로잡을 대책을 국민께 보고하라”며 “총선은 끝났지만 조국당이 만들 우리 정치의 변화는 이제 시작이다. 개원 즉시 ‘한동훈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강조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비례대표 개표 현황에 따르면, 조국당은 12석으로 집계됐다. 국민의힘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가 18석으로 가장 많은 당선자를 배출했다. 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이하 민주연합)이 14석을 얻었으며 개혁신당과 진보당은 각각 1석을 얻는 데 그쳤다. 조국당은 24.25%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신생정당이 20%가 넘는 지지율을 거두자 정치권에서는 이례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로써 조국당 비례대표 12번까지는 무난히 당선권에 들었다. 차례대로 ▲박은정 ▲조국 ▲이해민 ▲신장식 ▲김선민 ▲김준형 ▲김재원 ▲황운하 ▲정춘생 ▲차규근 ▲강경숙 ▲서왕진 등의 후보가 국회에 입성하게 됐다. 한때 여권서 “조국이 나오면 땡큐”인 ‘조나땡’이란 말까지 나왔지만 이를 상쇄시킬 정도로 조국당의 돌풍은 거셌다. 조 대표가 부산 민주공원서 신당 창당 선언문을 낭독했을 때만 하더라도 지금과 같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예측한 이들은 극히 드물었다. 기세 좋게 제3지대로서의 존재감을 키워가던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의 갈등이 불거지면서 ‘조국 열풍’ 또한 금세 식을 것이란 분석이 대부분이었다. 게다가 조 대표는 지난 2월8일 자녀들의 입시 비리 및 청와대의 감찰무마 혐의 등으로 항소심서도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마찬가지로 사법 리스크에 발목이 잡힐 것이란 해석에 무게가 실렸다. 총선 한 달 앞두고 등장한 루키 정당 민주당과 정권 심판론 쌍끌이 전략 하지만 예상을 뒤엎고 조국당은 이번 총선서 가장 큰 변수로 자리 잡았다. 총선이 가까워질수록 정권 심판론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특히 이종섭 전 주호주대사 사건과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회칼 테러’ 논란이 연이어 터지면서 이는 조국당의 동력으로 이어졌다. 조국당의 슬로건은 윤 대통령의 탄핵을 암시하는 “3년은 너무 길다”였다. 거대 야당인 민주당은 중도층 여론을 의식해 탄핵에는 조심스러운 입장일 수밖에 없다. 결국 ‘윤정부 무력화’를 거침없이 외치는 조국당에 심판을 벼르던 강성 유권자들이 동참한 것이다. 민주당을 지지하지만 다소 약한 목소리에 갈증을 느끼던 지지층의 표를 흡수한 셈이다. 22대 총선을 통해 조 대표는 완벽한 정치적 부활에 성공했다. 하지만 1·2심 모두 실형이 나온 만큼 조 대표가 22대 국회를 완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당의 대표이자 간판인 조 대표가 대법원 판결을 통해 의원직을 상실한다면 사실상 조국당은 존폐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조 대표가 집어든 여의도 생존 전략은 ‘검찰 탄압 프레임’을 굳히는 것이다. 자신을 여의도로 이끈 ‘검찰 탄압’이라는 명분을 긴 호흡으로 유지하면서 원포인트 전략으로 내세우겠다는 설명이다. 이는 조 대표가 출소 후 여의도로 돌아오기 위한 명분으로도 내세울 수 있다. 국회에 입성한 조 대표는 그동안 강조해온 한동훈 특검법을 띄우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그동안 조 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원내에 진입하면 한동훈 특별법을 1호 법안으로 발의하겠다”고 강조해 왔다. 한동훈 특검법은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징계 관련 의혹 ▲검찰 고발사주 의혹 ▲논문 대필 등 자녀 입시 비리 의혹 등을 수사 대상으로 삼는 걸 골자로 한다. 이 밖에도 조 대표는 ‘윤석열정권 관권선거운동 의혹 국정조사’를 실시하거나 ‘검찰의 민간인 불법 사찰 의혹 국정조사’를 추진해 윤 대통령을 국회에 출석시키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12석 확보 완벽한 성공 당선권에 진입하자 조 대표는 곧바로 실행에 옮겼다. 지난 11일 조국당은 총선 당선자들과 함께 첫 공식 일정으로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을 찾았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에 마지막으로 경고한다. 김건희를 수사하라”고 외쳤다. 조 대표는 “이번 총선서 확인된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 심판’이라는 거대한 민심을 있는 그대로 검찰에 전하려 한다”며 “검찰은 즉각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를 소환해 조사하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도 거론했다. 그는 “검찰은 ‘몰카 공작’이라는 대통령실의 해명에 설득력이 있다고 보느냐”며 “몰카 공작이라면 관련자들을 소환해 조사하고 처벌하라. 그것과 별개로 김 여사도 당장 소환하라”고 주장했다. 끝으로 조 대표는 “조국당은 검찰이 국민의 명령을 따르지 않을 경우 22대 국회 개원 즉시 ‘김 여사 종합 특검법’을 민주당과 협의해 신속하게 추진할 것”이라며 “검찰이 수사에 나서지 않는다면 김 여사는 특검의 소환조사를 받게 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조국당이 검찰만 정조준하는 이유는 조 대표가 ‘정치적 죽임’을 당했다는 여론 때문이다. 따라서 조 대표를 향한 동정론도 조국당이 꺼내들 수 있는 카드 중 하나로 여겨진다. 검찰에게 탄압받았다는 이미지를 가진 조 대표가 법정에 모습을 드러낼수록 오히려 지지자의 결집력이 높아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지난 몇 년 동안 조 대표 본인은 물론 그의 가족까지 수사 대상에 올랐다. 이를 시작으로 조 대표와 그의 일가족이 잘못한 부분은 있지만 죄명에 비해 과도하게 탄압받았다는 동정론이 형성됐다. 동정론은 조국당 지지자를 결집시키는 강한 무기다. 오래전부터 조 대표를 지지해 왔다는 A씨는 기자회견 현장에서 <일요시사> 취재진과의 만나 “조 대표를 보고 있으면 마음이 참 짠하다”고 말했다. 함께 온 B씨도 “온 가족이 풍비박산이 나지 않았나. 힘든 일이 많았을 텐데 역경을 딛고 나선 것을 보면 마음이 이쪽(조국당)으로 간다”고 말했다. 이 VS 조 동상이몽 민주당 지지자들은 이미 이 대표의 재판에 익숙해져 있기 떄문에 조 대표의 범죄 혐의가 비교적 희석됐다는 평도 나온다. 조국당이 총선 직전까지 지지율을 견인하자 여권에서는 급하게 견제에 나섰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은 총선 기간 동안 조 대표를 ‘범죄자’로 규정하며 “범죄자들에게 미래를, 아이의 미래를 맡길 수 없지 않냐”고 강조했다. 이에 조 대표는 “‘한동훈 특검법’에 동의부터 하라”며 맞불을 놨다. 조국당은 한동훈 특검법에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동의할 것이란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중도층을 포섭해야 하는 입장이다. 또한 차기 대권주자로 부상한 조 대표의 존재가 부담스럽기도 하다. 정치권에서는 여의도 신입인 조 대표와 이재명 대표를 동일선상서 바라보는 모양새다. 총선 다음 날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이번 선거를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던 (윤석열)대통령에게 보낸 마지막 경고”라고 평가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은)하루빨리 이재명·조국 대표를 만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제1야당 대표인 이 대표뿐만이 아니라 조 대표까지 함께 언급된 만큼 조 대표의 몸값이 크게 뛰었다고 해석했다. 조 대표는 대권주자로서의 가능성은 닫아뒀지만 민주당에서는 견제하는 분위기가 이어진다. 이 같은 흐름을 두고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현해 “야권의 분열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재명 대표와 조국 대표의 속도 차이가 있을 것”이라며 “(야권이) 윤정부에 대한 심판론을 갖고 거대 의석을 이뤘지만 조 대표와 이재명 대표의 시간표는 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자녀 입시 비리’ 사법 리스크 여전 대법 판결 정치생명 마침표될 수도 현재 조 대표는 대법원 판결만 남은 만큼 모든 일정을 빠르게 해치워야 한다. 총선을 한 달 앞두고 정치판에 뛰어든 것 역시 궤를 같이한다. 대법원과 견줄 만큼 몸집을 키우거나 진보 진영서 대권을 잡아 스스로의 힘으로 사면해야 한다는 게 이준석 대표의 시나리오다. 반면 이재명 대표는 급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이준석 대표는 “이재명 대표는 많은 의석을 가진 정당의 대표기 때문에 서서히 조여 들어가려고 할 것”이라며 “그 속도 차이가 역설적으로 두 세력의 분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현재 조 대표의 생존 전략은 조국당의 원동력을 유지하거나 추후 여의도 복귀를 위한 명분을 쌓는 데 그칠 뿐이다. 조국당의 정치 공간을 넓히고 다른 당과 손을 잡기 위해 매력적인 묘수를 꾀어내는 게 조 대표의 숙제로 남아 있다. 조국당 의석은 12석으로 교섭단체를 충족시키는 20석을 채우기 위해서는 8석이 더 필요하다. 1석씩 얻은 새로운 미래와 진보당, 혹은 소수 야당과 손을 잡고 공동 교섭단체를 꾸리는 것도 방법 중 하나로 제시된다. 이제까지 민주당과 조국당 모두 합당 가능성에 선을 그어왔다. 조국당이 내세운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조국)’ 슬로건에 민주당은 ‘몰빵론’을 내세우기도 했다. 민주당이 과반석을 얻은 지금으로서는 조국당이 거대야당에 협력하는 관계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의외의 성적을 거둔 조국당이 22대 총선의 캐스팅보트 역할을 쥐면서 꼬리가 몸통을 흔들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민주당·민주연합·조국당 등 범야권이 힘을 합치면 의석수가 국회의원 전체의 5분의 3인 180을 넘기게 된다. 이 경우 신속처리안건인 패스트트랙 지정을 통해 법안을 강행할 수 있다. 아울러 패스트트랙에 저항할 수 있는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도 강제 종료시킬 수 있다. 혼자일 때 더 강하다 전직 청와대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조국 대표가 민주당과 합칠 가능성은 매우 적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추후 민주당서 탈당할 의원이나 제3지대 의원이 합류한다면 원내교섭단체인 20석이 충분한 만큼 조 대표가 숙이고 들어갈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전적으로 조 대표의 판단에 달렸지만 민주당과 손을 잡으면 지금과 같은 선명성이 묻히고 특유의 아이덴티티를 잃게 된다”며 “조 대표는 이번 총선의 캐스팅보트다. 살아남는 방법은 지금과 같은 목소리를 끝까지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다급해진 대법원? 대법원이 업무방해·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를 받는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상고심 사건의 재판부를 결정했다. <뉴스1>에 따르면 주심은 엄상필 대법관으로 2021년 조 대표의 배우자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의 항소심서 징역 4년을 선고한 이력이 있다. 현재 대법원은 엄 대법관이 상고심 재판을 맡더라도 형사소송법상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조 대표 사건의 하급심 판결에 엄 대법관이 직접 관여한 것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다만 엄 대법관에게 유죄의 심증이 있으므로 조 대표 측은 재판부를 교체해달라는 기피 신청을 낼 수는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