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잘 나가는 ‘디지털 장의사’를 아십니까

당신의 과거를 깨끗하게 지워드립니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정보의 바다’ 인터넷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흔적이 묻혀있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의 발달로 온라인에 글이나 사진을 올리는 행위가 보편화되면서 흔적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흔적은 때론 족쇄가 돼 삶을 파괴하는 흉기로 변한다. 이런 이들을 위한 새로운 직업군이 나타났다. ‘디지털 장의사’가 바로 그들이다.
 

사례1. A(30대)씨는 최근 집에서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소스라치게 놀랐다. 해외 음란물 사이트에 자신의 사진이 버젓이 올라가 있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사이트에 게재된 사진에는 A씨의 얼굴까지 뚜렷하게 나와 있었다. 얼마 전 결혼해 아이까지 둔 A씨는 아연실색해 사진을 삭제하려 했지만 방법을 알 수 없어 애를 태웠다.

인터넷 발달
신직업 각광

사례2. 고등학생 B양은 어느 날 친구에게서 전화 한통을 받았다. 인터넷 서핑 중 음란 동영상을 우연히 보게 됐는데 영상 속 여자가 B양과 닮았다는 내용이었다. B양은 친구가 보내준 영상을 보고 몇 년 전 자신이 동급생 친구와 찍은 것임을 알아챘다. B양은 당시 함께 동영상을 촬영한 반 친구를 추궁했지만 모른다는 말만 돌아왔다.

사례3. 고등학생 C군은 온라인 학급 카페에 자신을 비난하고 욕하는 글이 수십 개 게시돼 있는 것을 발견했다. 반에서 자신을 괴롭히는 패거리들이 한 일이었다. C군은 카페에 올라와 있는 글을 지워달라고 그들에게 부탁했지만 통하지 않았다. C군은 카페에 매일 늘어나는 자신에 대한 악성글을 보면서 자살 충동을 느꼈다.

최근 SNS의 발달, 스마트폰 보급·사용률 증가로 다양한 내용의 온라인 피해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글이나 사진을 올리는 게 매우 쉬워진 것과 비례해 게시물 유포 속도나 범위 역시 빠르고 넓어졌기 때문이다.


게시물을 실수로 올렸다 급히 삭제했다 해도 그 잠깐 사이에 퍼져나가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몇몇 유명 연예인은 자신의 SNS에 실수로 올린 글을 네티즌들이 캡처하고 유포해 곤욕을 치른 경우도 있다.

인터넷상에 남은 자신의 흔적을 전부 깨끗하게 지우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여겨졌다. 게시글이 어디까지 퍼졌는지 추적이 어려울 뿐더러 발견했다 해도 삭제 과정이 복잡해 일반 사람에게는 쉽지 않은 작업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디지털 장의사라는 신 직업군이 등장하면서 그 과정이 크게 간소화되고 있다.

본래 디지털 장의사는 미국서 시작된 개념이다. 이들은 회원들이 사망한 이후 생전에 남긴 인터넷 흔적을 청소해주는 온라인 상조회사다. 미국의 대표적인 온라인 상조회사인 ‘라이프인슈어드닷컴’은 우리나라 돈으로 약 30여만원을 내면 고인이 인터넷 정보를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해 적은 유언을 확인한 후 SNS에 올린 사진은 물론 다른 사람 페이지에 남긴 댓글까지 지워준다.

사후관리보다
현재에 중점

우리나라는 미국과 방향이 조금 다르다. 미국은 회원이 사망한 이후 디지털 유산을 삭제해 주는 사후 관리에 가깝다면 우리나라는 생전에 자신의 평판에 문제가 생길 법한 정보 등을 삭제 요청하는 게 더 보편화돼있다.

업계 관계자 K씨는 “2013년부터 이 일을 해왔지만 사후 관리를 요청 받은 적은 딱 한 번뿐이었다”며 “그것도 본인이 아니라 아들이 죽은 아버지의 정보를 삭제해 달라고 요청했던 것”이라고 했다.

디지털 장의사가 생겨나게 된 배경을 따져보면 ‘잊혀질 권리’라는 개념을 봐야한다. 잊혀질 권리는 인터넷서 생성·저장·유통되는 개인 정보에 대해 소유권을 강화하고 이를 삭제·수정·영구적인 파기를 요청할 수 있는 권리 개념을 말한다.
 


여전히 몇몇 사람들에게는 생소한 개념인 이 권리는 2010년 스페인 변호사 마리오 코스테자 곤잘라스가 구글에 자신의 이름을 검색하면서 촉발했다. 곤잘라스 변호사는 자신의 이름을 구글에서 검색했을 때 나온 과거 기사가 삭제되길 바랐다.

1998년 연금을 제때 내지 않아 집이 경매에 처해졌던 사실이 빚도 다 갚은 현재에 비춰 적절하지 않은 내용이라고 본 것이다. 곤잘라스 변호사는 스페인 개인정보보호원에 기사와 검색 결과 노출을 삭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스페인 개인정보보호원은 기사 삭제는 하지 않되 구글 검색 결과 화면에서 관련 링크를 없애라는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구글이 이의를 제기해 제소하면서 법정 다툼으로 번졌다.

2013년 등장해 최근 ‘블루오션’으로
‘사후관리’ 미국과 달리 현재 평판 중심

지난 2014년 5월 유럽사법재판소는 “구글 검색 결과에 링크된 해당 웹페이지의 정보가 합법적인 경우에도 링크를 삭제할 의무가 있다”고 판결했다. 이른바 잊혀질 권리를 인정한 판결이다. 인터넷 역사에 이정표가 될 판결이 나온 이후 전 세계적으로 잊혀질 권리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됐다.

우리나라는 지난 4월29일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가 ‘인터넷 자기 게시물 접근 배제 요청권 가이드라인’(이하 가이드라인)을 내놓으면서 논의에 발을 담갔다. 방통위는 “사각지대에 있는 자기 게시물에 대한 관리권을 상실한 이용자를 효과적으로 구제하면서도 표현의 자유 침해 등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범위에서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자기 게시물에 댓글이 달려 삭제가 어려운 경우 ▲회원 탈퇴 또는 1년간 계정 미사용 등으로 회원 정보가 파기됨에 따라 이용자 본인이 직접 삭제하기 어려운 경우 ▲회원 계정 정보를 분실해 이용자 본인이 삭제하기 어려운 경우 ▲게시판 관리자가 사업의 폐지 등으로 사이트 관리를 중단한 경우 ▲죽은 사람이 생전에 접근 배제 요청권의 행사를 위임한 지정인 또는 유족이 죽은 사람의 인터넷 게시물에 대한 접근 배제를 요청하는 경우 ▲게시판 관리자가 게시물 삭제 권한을 제공하지 않아 이용자가 스스로 게시물을 삭제할 수 없는 경우 등에는 게시판 관리자, 검색서비스 사업자 등에게 게시물 접근 배제 조치를 요청할 수 있다.

방통위는 지난 6월 말부터 본격적으로 가이드라인 시행에 돌입했다. 하지만 접근 배제 요청 방식이 너무 복잡하고, 어렵게 자료를 준비해 신청해도 요청을 거절당하는 경우가 있어 방통위의 가이드라인이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틈새를 파고든 게 디지털 장의사 업체들이다. 업체들은 방통위의 가이드라인뿐만 아니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44조2항 ‘정보의 삭제요청’ 등을 이용해 좀 더 넓은 범위에서 게시물 삭제를 진행하고 있다.

가이드라인
유명무실 지적

업체들은 이용자에게 신분증 사본과 위임장을 받아 포털사이트에 직접 삭제를 요청하는 일을 한다. K씨는 “각 사이트마다 삭제 요청 양식이 있다”면서 “양식대로 서류를 제출해 게시물을 하나씩 지워나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프로그램 등을 이용해 일괄적으로 삭제하는 방식은 법에 저촉될 위험이 있어 사용하지 않는다고.

현재 국내에서 운영되고 있는 디지털 장의사 업체는 15∼20개 남짓이다. 보통 게시물 한 건당 삭제 비용이 30만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업계 기준이라는 게 없어 매우 유동적이다. K씨에 따르면 “미성년자가 의뢰해 오거나 삭제해야 할 정보가 많은 경우에는 이용자와 의논해 가격을 조절한다”고 밝혔다.

음란 동영상이 유출됐을 경우에는 특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음란 동영상은 한번 온라인에 게재되면 거미줄처럼 순식간에 퍼져나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게다가 영상을 본 사람들이 개인적으로 소장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1회성 조치로 뿌리 뽑기 어렵다. 그래서 한 업체는 1년 단위로 관리 계약을 맺는다. 1년 동안 삭제를 의뢰한 영상이 온라인에 올라오는 족족 추적해 차단하는 것이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 P씨는 “한 고등학생이 중학생 때 찍은 음란 영상이 퍼졌다며 삭제 요청을 해온 적이 있다”면서 “영상을 삭제해도 다음 날이면 다시 올라오는 경우가 있어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구석구석 찾아내 깔끔히 ‘청소’
잊혀질 권리 vs 알 권리 ‘충돌’

타인이 올린 자신에 대한 악의적인 비방 글은 삭제하기가 더 수월하다. 앞서 언급한 사례2의 상황처럼 타인에게 욕설을 하거나 근거 없는 글을 쓸 경우에는 ‘명예훼손’ 혐의가 적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P씨는 “디지털 장의사가 하는 일은 개인도 모두 할 수 있다. 다만 우리 같은 경우에는 오랫동안 이 일을 했기 때문에 노하우가 쌓여 있다”면서 “(사이트에) 한 번 요청해서 안 되면 두 번, 세 번 요청해 꼭 지우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하지만 디지털 장의사에게 의뢰한다고 해서 온라인 상 모든 정보를 지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사이트에서 회원탈퇴를 했는데 게시글이 남아있을 경우 개인정보 보관 기간이 지나면 삭제가 불가능하다. 사이트에서 탈퇴 회원에 대한 개인 정보를 파기했을 시에는 게시글을 본인이 썼다는 증거가 없기 때문이다. 카카오톡 등 메신저 내에 돌아다니는 자료도 삭제가 불가능하다.

P씨는 “최근 카카오톡에 자신의 음란 영상이 퍼졌다면서 삭제가 가능한지 여부를 묻는 문의가 심심치 않게 온다”면서 “온라인에 게재되지 않은 자료는 삭제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P씨는 “디지털 장의사가 만능은 아니다”라면서 “온라인상에 글을 쓸 때는 꼭 여러 번 생각하고 쓰는 게 좋다”고 당부했다.


디지털 장의사의 등장은 잊혀질 권리와 알 권리의 충돌을 불러 일으켰다. P씨는 “기업에서 의외로 연락이 많이 오는데, 사이트에 게재된 악평을 지워달라는 요청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교수, 정치인 등이 개인사이트에 게재된 자신의 범죄 관련 게시글을 삭제해 달라는 의뢰도 자주 들어오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잊혀질 권리에 대한 인식이 확대될수록 국민의 알 권리와 사회적 감시 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에 방통위 관계자는 “게시물이 공익과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경우엔 관리자나 사업자가 접근 배제 요청을 거부할 수 있다”면서 "문제가 될 만한 부분에 대해서는 애초에 사이트에서 삭제를 해주지 않기 때문에 디지털 장의사가 법의 테두리를 벗어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설명했다.

민간자격증 등
규제 나올 듯

그럼에도 일각에서는 디지털 장의사에 대한 최소한의 규제나 기준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 디지털 장의 업계 관계자는 “자격시험, 일정 정도의 교육시간 이수 등 디지털 장의사 양성 체계가 필요하다”며 “민간자격증 발급 등 방법으로 최소한의 허들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방통위 역시 “최근 민간자격증 검토 요청이 들어오고 있다”며 “민간자격증이 곧 생길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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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테르노 차준영’에 1조 물린 DL이앤씨···손배 소송전 전말

‘에테르노 차준영’에 1조 물린 DL이앤씨···손배 소송전 전말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DL이앤씨가 시행사 시티원 차준영 회장과 다툼 중인 1조원대 공사비 정산 소송 항소심에서 승소했다. 앞서 <일요시사>는 지난 2월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보도에서 소송전의 내막을 설명했다. 이에 관해 차 회장은 “허위 보도”라며 형사고소와 손해배상 청구를 예고하는 내용증명을 보내왔다. 항소심 재판을 최초로 언급한 <이데일리> 보도와 판결문 등을 종합하면, 통일동산 공사비 소송의 규모와 구조 자체는 객관적 사실에 기초하고 있다. 차준영 시티원 회장은 통일동산 사업의 손실 구조를 발생시키고 떠난 뒤 시행사 넥스플랜 회장으로 변신했다. 넥스플랜은 한 채에 200억~400억원에 달하는 아파트 ‘에테르노 압구정’ 시행사다. 18년째 흉물 방치 서울고등법원은 2026년 2월5일 선고한 항소심에서 DL이앤씨가 제기한 공사 대금 등 청구 사건과 관련해 시티원 측 항소를 기각했다. 1심 인용액 약 5184억원을 유지하면서 추가 청구액 약 45억원을 인용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원금 기준 약 5229억원 규모의 채권이 인정된 것으로 나타난다. 판결문에는 기성 공사 대금, 연대보증에 대한 구상금, 대여금 채권이 각각 구체적으로 산정돼있다. 일부 채권에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상 연 17%의 지연이율이 적용되는 구조도 확인됐다. 지연손해금까지 합산할 경우, 시티원과 차 회장의 최종 부담액이 총 1조원에 이를 수 있다. 일부 채권의 이자 기산일이 2009~2010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데다 지연손해금까지 적용하면 실제 지급 총액은 1조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사건은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DL이앤씨는 시티원과 공사비 4125억원, 공사 기간 28개월 조건으로 도급계약을 체결하고 파주 통일동산 관광숙박시설 사업에 착수했다.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은 경기 파주시 탄현면 ‘신세계사이먼 프리미엄아울렛’ 인근에 지하 3층~지상 15층 규모 관광숙박시설(1265실)을 새로 짓는 사업이다. DL이앤씨는 2006년 12월 시티원과 도급계약을 맺고 이듬해 11월 착공에 나섰다. 2008년 9월 사전청약을 실시했으나, 청약률이 9%(118실)에 그쳤다. 사전 청약자들은 잇따라 해약에 나섰고 시티원은 본 계약에 나서지 않았다. DL이앤씨는 결국 공정률 33% 수준이던 2008년 12월 공사를 전면 중단했다. DL이앤씨는 공사 중단 12년 만인 지난 2020년 8월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공사 중단까지 투입한 기성 공사비 1207억원과 연대보증인으로서 대위 변제한 시티원 채무 3524억원, 시티원에 직접 빌려준 대여금 1000억원 등 총 5731억원을 달라는 취지였다. DL이앤씨와 공사비 소송 패소 최종 부담액 1조500억원 추산 차 회장은 도급계약상 DL이앤씨가 착공일로부터 28개월 내 공사를 완료해야 하지만 이유 없이 공사를 중단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DL이앤씨가 현장을 원상 복구하고 지체상금 187억원(공사비의 5%)과 미래 분양수익을 포함한 사업 손해 5140억원 등 총 5327억여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반소했다. DL이앤씨는 “시티원이 도급 계약상 의무인 콘도 분양을 사실상 포기해 공사 대금을 지급받을 수 없게 돼 이에 불가피하게 공사를 멈출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차 회장은 “분양률이나 공사비 지급 여부와 무관하게 DL이앤씨에게 기간 내 공사를 완료할 책임 준공 의무가 있다”고 맞선 것이다. DL이앤씨는 공사 중단까지 투입한 기성 공사비와 연대보증에 따른 대위 변제금, 대여금 등을 합산해 소송을 제기했다. 시티원 및 차 회장 측은 책임 준공 의무 위반 등을 이유로 반소를 제기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공사 대금을 지급받기 어려운 현저한 사유가 발생해 불가피하게 공사가 중단된 것으로 보인다”는 취지로 판단해 반소를 기각했다. DL이앤씨 측은 현재 차 회장 통장과 부동산에 대해 압류 조치를 취해둔 상태다. 판결이 확정될 경우, 강제집행 절차를 통한 채권 회수에 적극 나설 계획으로 알려졌다. DL이앤씨는 공사 중단 12년 만인 지난 2020년 8월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차 회장은 통장 등이 압류되자, 친형인 차대영 명의 계좌를 빌려 에테르노 압구정의 분양 계약금을 받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 분양금이 넥스플랜으로 이체된 사실도 거래 내역서 등을 통해 볼 수 있다. 차 회장 측 법률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로드맵은 내용증명을 통해 “본인(차 회장)은 해당 소송의 당사자가 아니며, 5184억원 배상 판결을 받은 사실이 없고, 계좌 압류나 자금 유용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항소심 판결문에는 거액의 채권 인용 사실이 명시돼있고, 차 회장이 사건 당사자로서 소송에 참여한 구조가 확인된다. 상상 초월 손배 액수 <일요시사>는 앞선 보도에서 통일동산 사업 1심 판결 규모와 함께, 차 회장의 또 다른 사업지인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 과정에서 제기된 자금 흐름의 수상한 점을 다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재무제표에 따르면 시티원과 차 회장의 현재 회사인 넥스플랜은 최근 자본잠식 상태로 나타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시티원의 2024년 말 기준 부채 총계는 약 6289억원으로 자산(약 1359억원)을 약 4930억원 초과했다. 자본 총계는 마이너스(-4930억원)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매출은 전무한 채 판관비와 이자비용 등 비용만 쌓이는 구조인 셈이다. 이는 판결 확정 및 강제집행 절차가 진행될 경우, 사업과 재무구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DL이앤씨 측이 채권 보전을 위해 압류 조치를 취한 만큼, 실제 집행 단계에서 어떤 자산이 대상이 될지도 향후 관전 포인트다. 차 회장이 현재 운영 중인 넥스플랜의 상황도 녹록지 않다. 넥스플랜의 2024년 말 기준 부채 총계는 약 5432억원으로 자산(약 5244억원)을 약 188억원 초과했다. 자본 총계는 마이너스(-188억원)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로 당기순손실은 약 214억원에 달한다. 매출은 분양·용역 합산 약 669억원을 기록했지만 판관비가 전년(약 131억원)보다 3배 이상 급증한 약 399억원에 달했다. 이자비용도 약 261억원에 이르러 영업손실 약 111억원을 포함한 세전 손실 약 214억원이 발생하는 구조다. 넥스플랜은 현대건설과 손잡고 가수 아이유 등 유명인들이 분양받은 강남 초고가 하이엔드 주거 단지 ‘에테르노 청담’을 완판한 데 이어 현재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29세대 규모의 ‘에테르노 압구정(총분양 예정가액 6860억원)’을 개발 중인 시행사다. 항소심 판결이 확정될 경우, 시티원과 관련 계열사의 재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에테르노 분양 자금이 신탁 구조 안에서 적정하게 관리됐는지도 쟁점이다. 부실한 재무 판관비만 ↑ 통일동산은 신세계사이먼 파주 프리미엄 아울렛, 임진각, 출판단지와 인접한 관광 요지로 주목을 받았다. 2004년 조성된 통일동산 지구의 핵심 숙박시설로 기대를 모았지만, 장기간 방치되면서 관광특구의 경쟁력 약화와 도시 이미지 훼손을 초래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그동안 시는 ‘부동산투자이민제 지구’ 지정, 국토교통부 방치건축물 정비 선도사업 공모 추진 등 정상화를 시도했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시티원 측은 전면 철거 후 아파트 단지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DL이앤씨와 공사비 정산 갈등으로 인해 흉물로 남겨졌다. 현재는 지구단위계획 변경 가능성까지 거론되나 특혜 논란 우려도 적지 않다. DL이앤씨는 채권 확보를 위해 관련 자산 압류 조치를 취한 상태로, 판결 확정 시 강제집행에 나설 방침으로 전해졌다. 다만 완전 자본잠식 상태인 시티원의 재무 여력이 취약해 실제 채권 회수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지역사회에서는 “더 이상 흉물 방치를 용납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거세다. 자유로를 따라 오두산통일전망대, 임진각 방향으로 진행하다 보면 앙상한 공사 현장이 도드라지는 등 통일동산 미관을 해치고 있는 이유에서다. 시 관계자는 “채무 정리 이후 사업 구조를 어떻게 재편하느냐가 관건”이라며 “관광숙박시설 원안 복원, 주거·복합개발 전환, 공공 주도 방식이나 자력 재개 등 여러 방안이 가능하지만 결국 사업 주체의 의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최창호 파주시 의원은 “2009년 4월 공사가 중단된 후 장기간 방치돼 지역의 흉물로 남아 해결해 달라는 민원이 지속되고 있다”며 “10년 이상 방치되니 짓다가 중단된 건물들이 시커멓게 변해 점점 더 흉물스러워졌다”고 밝혔다. 차가원-MC몽 불륜설 제보 배우 데리고 카지노 동행 탄현면에 거주하는 주민들도 “공사가 중단된 콘도 때문에 지역주민들이 피해를 많이 보았다”며 “공사 중단 건축물로 인한 도시 미관 저해, 덩달은 주변 지역 쇠퇴화가 이어지는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DL이앤씨가 시행사 시티원과의 소송에서 1심과 2심 모두 승소했지만 시티원 측은 항소심 패소에 불복해 상고장을 제출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시티원(회장 차준영)은 2월24일 DL이앤씨가 낸 파주 통일동산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의 항소심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했다. 한편, 차 회장은 영화배우 김씨와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에 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커힐 카지노 관계자는 지난해 7월경 ‘VVIP 고객인 차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 출입을 허용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업계 관계자와 나눴다. 문제는 5100억원에 달하는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한 차 회장이 워커힐 카지노 VVIP의 자격을 갖출 수 있었냐는 것이다. 차 회장은 축구선수 손흥민, 연예인 황정음 등의 에테르노 분양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부동산의 임대 관리 등을 전담하는 전문가인 차 회장은 에테르노 청담, 압구정의 시행사 넥스플랜의 회장이다. 또 자신의 친조카인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 가수 겸 프로듀서 MC몽이 불륜 관계라는 의혹을 지난해 12월 <더팩트>에 제보하기도 했다. 이른바, ‘MC몽 불륜설’을 흘린 배경에는 지난해 6월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 주식 21%에서 출자전환 후 2%를 소유했던 MC몽에게 ‘나눠 갖자’며 강요했던 사건에서 출발한다. MC몽이 스스로 불륜설이 조작이었음을 주장하자, MC몽의 해외 원정도박 등을 재차 언론사에 제보한 것도 차 회장이다. 제보에 따르면 “차 회장이 MC몽의 해외 원정도박 기사를 쓴 종편 방송 기자들에게 압구정 모 샤브샤브 식당에서 식사를 접대했다”고 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1월26일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 직원이 관계자와 나눈 카카오 톡 대화에서 “차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와 지인 여성들이 함께 출입했다”고 언급했다. VVIP라 가능? 간 큰 회장님 이에 “김씨는 내국인인데 워커힐 파라다이스 입장이 가능한가요?”라고 묻자,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차 회장과 같은 VVIP 고객의 요청이기 때문에 김씨의 Visitor(방문객) 출입은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카지노에서 VIP란 2개월 동안 하루 평균 4시간씩 5일 이상 게임해야 하고, 한 게임당 평균 50만원 이상을 베팅해야 VIP 대접을 받을 수 있다. 또 게임 실적을 분석한 두 달 동안 로스 금액(따거나 잃은 돈)이 1억원 이상 유지돼야 한다. 이보다 더 높은 실적을 요구하는 등급이 VVIP인데 보통 카지노에서 초청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