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잘 나가는 ‘디지털 장의사’를 아십니까

당신의 과거를 깨끗하게 지워드립니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정보의 바다’ 인터넷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흔적이 묻혀있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의 발달로 온라인에 글이나 사진을 올리는 행위가 보편화되면서 흔적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흔적은 때론 족쇄가 돼 삶을 파괴하는 흉기로 변한다. 이런 이들을 위한 새로운 직업군이 나타났다. ‘디지털 장의사’가 바로 그들이다.
 

사례1. A(30대)씨는 최근 집에서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소스라치게 놀랐다. 해외 음란물 사이트에 자신의 사진이 버젓이 올라가 있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사이트에 게재된 사진에는 A씨의 얼굴까지 뚜렷하게 나와 있었다. 얼마 전 결혼해 아이까지 둔 A씨는 아연실색해 사진을 삭제하려 했지만 방법을 알 수 없어 애를 태웠다.

인터넷 발달
신직업 각광

사례2. 고등학생 B양은 어느 날 친구에게서 전화 한통을 받았다. 인터넷 서핑 중 음란 동영상을 우연히 보게 됐는데 영상 속 여자가 B양과 닮았다는 내용이었다. B양은 친구가 보내준 영상을 보고 몇 년 전 자신이 동급생 친구와 찍은 것임을 알아챘다. B양은 당시 함께 동영상을 촬영한 반 친구를 추궁했지만 모른다는 말만 돌아왔다.

사례3. 고등학생 C군은 온라인 학급 카페에 자신을 비난하고 욕하는 글이 수십 개 게시돼 있는 것을 발견했다. 반에서 자신을 괴롭히는 패거리들이 한 일이었다. C군은 카페에 올라와 있는 글을 지워달라고 그들에게 부탁했지만 통하지 않았다. C군은 카페에 매일 늘어나는 자신에 대한 악성글을 보면서 자살 충동을 느꼈다.

최근 SNS의 발달, 스마트폰 보급·사용률 증가로 다양한 내용의 온라인 피해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글이나 사진을 올리는 게 매우 쉬워진 것과 비례해 게시물 유포 속도나 범위 역시 빠르고 넓어졌기 때문이다.


게시물을 실수로 올렸다 급히 삭제했다 해도 그 잠깐 사이에 퍼져나가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몇몇 유명 연예인은 자신의 SNS에 실수로 올린 글을 네티즌들이 캡처하고 유포해 곤욕을 치른 경우도 있다.

인터넷상에 남은 자신의 흔적을 전부 깨끗하게 지우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여겨졌다. 게시글이 어디까지 퍼졌는지 추적이 어려울 뿐더러 발견했다 해도 삭제 과정이 복잡해 일반 사람에게는 쉽지 않은 작업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디지털 장의사라는 신 직업군이 등장하면서 그 과정이 크게 간소화되고 있다.

본래 디지털 장의사는 미국서 시작된 개념이다. 이들은 회원들이 사망한 이후 생전에 남긴 인터넷 흔적을 청소해주는 온라인 상조회사다. 미국의 대표적인 온라인 상조회사인 ‘라이프인슈어드닷컴’은 우리나라 돈으로 약 30여만원을 내면 고인이 인터넷 정보를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해 적은 유언을 확인한 후 SNS에 올린 사진은 물론 다른 사람 페이지에 남긴 댓글까지 지워준다.

사후관리보다
현재에 중점

우리나라는 미국과 방향이 조금 다르다. 미국은 회원이 사망한 이후 디지털 유산을 삭제해 주는 사후 관리에 가깝다면 우리나라는 생전에 자신의 평판에 문제가 생길 법한 정보 등을 삭제 요청하는 게 더 보편화돼있다.

업계 관계자 K씨는 “2013년부터 이 일을 해왔지만 사후 관리를 요청 받은 적은 딱 한 번뿐이었다”며 “그것도 본인이 아니라 아들이 죽은 아버지의 정보를 삭제해 달라고 요청했던 것”이라고 했다.

디지털 장의사가 생겨나게 된 배경을 따져보면 ‘잊혀질 권리’라는 개념을 봐야한다. 잊혀질 권리는 인터넷서 생성·저장·유통되는 개인 정보에 대해 소유권을 강화하고 이를 삭제·수정·영구적인 파기를 요청할 수 있는 권리 개념을 말한다.
 


여전히 몇몇 사람들에게는 생소한 개념인 이 권리는 2010년 스페인 변호사 마리오 코스테자 곤잘라스가 구글에 자신의 이름을 검색하면서 촉발했다. 곤잘라스 변호사는 자신의 이름을 구글에서 검색했을 때 나온 과거 기사가 삭제되길 바랐다.

1998년 연금을 제때 내지 않아 집이 경매에 처해졌던 사실이 빚도 다 갚은 현재에 비춰 적절하지 않은 내용이라고 본 것이다. 곤잘라스 변호사는 스페인 개인정보보호원에 기사와 검색 결과 노출을 삭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스페인 개인정보보호원은 기사 삭제는 하지 않되 구글 검색 결과 화면에서 관련 링크를 없애라는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구글이 이의를 제기해 제소하면서 법정 다툼으로 번졌다.

2013년 등장해 최근 ‘블루오션’으로
‘사후관리’ 미국과 달리 현재 평판 중심

지난 2014년 5월 유럽사법재판소는 “구글 검색 결과에 링크된 해당 웹페이지의 정보가 합법적인 경우에도 링크를 삭제할 의무가 있다”고 판결했다. 이른바 잊혀질 권리를 인정한 판결이다. 인터넷 역사에 이정표가 될 판결이 나온 이후 전 세계적으로 잊혀질 권리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됐다.

우리나라는 지난 4월29일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가 ‘인터넷 자기 게시물 접근 배제 요청권 가이드라인’(이하 가이드라인)을 내놓으면서 논의에 발을 담갔다. 방통위는 “사각지대에 있는 자기 게시물에 대한 관리권을 상실한 이용자를 효과적으로 구제하면서도 표현의 자유 침해 등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범위에서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자기 게시물에 댓글이 달려 삭제가 어려운 경우 ▲회원 탈퇴 또는 1년간 계정 미사용 등으로 회원 정보가 파기됨에 따라 이용자 본인이 직접 삭제하기 어려운 경우 ▲회원 계정 정보를 분실해 이용자 본인이 삭제하기 어려운 경우 ▲게시판 관리자가 사업의 폐지 등으로 사이트 관리를 중단한 경우 ▲죽은 사람이 생전에 접근 배제 요청권의 행사를 위임한 지정인 또는 유족이 죽은 사람의 인터넷 게시물에 대한 접근 배제를 요청하는 경우 ▲게시판 관리자가 게시물 삭제 권한을 제공하지 않아 이용자가 스스로 게시물을 삭제할 수 없는 경우 등에는 게시판 관리자, 검색서비스 사업자 등에게 게시물 접근 배제 조치를 요청할 수 있다.

방통위는 지난 6월 말부터 본격적으로 가이드라인 시행에 돌입했다. 하지만 접근 배제 요청 방식이 너무 복잡하고, 어렵게 자료를 준비해 신청해도 요청을 거절당하는 경우가 있어 방통위의 가이드라인이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틈새를 파고든 게 디지털 장의사 업체들이다. 업체들은 방통위의 가이드라인뿐만 아니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44조2항 ‘정보의 삭제요청’ 등을 이용해 좀 더 넓은 범위에서 게시물 삭제를 진행하고 있다.

가이드라인
유명무실 지적

업체들은 이용자에게 신분증 사본과 위임장을 받아 포털사이트에 직접 삭제를 요청하는 일을 한다. K씨는 “각 사이트마다 삭제 요청 양식이 있다”면서 “양식대로 서류를 제출해 게시물을 하나씩 지워나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프로그램 등을 이용해 일괄적으로 삭제하는 방식은 법에 저촉될 위험이 있어 사용하지 않는다고.

현재 국내에서 운영되고 있는 디지털 장의사 업체는 15∼20개 남짓이다. 보통 게시물 한 건당 삭제 비용이 30만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업계 기준이라는 게 없어 매우 유동적이다. K씨에 따르면 “미성년자가 의뢰해 오거나 삭제해야 할 정보가 많은 경우에는 이용자와 의논해 가격을 조절한다”고 밝혔다.

음란 동영상이 유출됐을 경우에는 특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음란 동영상은 한번 온라인에 게재되면 거미줄처럼 순식간에 퍼져나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게다가 영상을 본 사람들이 개인적으로 소장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1회성 조치로 뿌리 뽑기 어렵다. 그래서 한 업체는 1년 단위로 관리 계약을 맺는다. 1년 동안 삭제를 의뢰한 영상이 온라인에 올라오는 족족 추적해 차단하는 것이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 P씨는 “한 고등학생이 중학생 때 찍은 음란 영상이 퍼졌다며 삭제 요청을 해온 적이 있다”면서 “영상을 삭제해도 다음 날이면 다시 올라오는 경우가 있어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구석구석 찾아내 깔끔히 ‘청소’
잊혀질 권리 vs 알 권리 ‘충돌’

타인이 올린 자신에 대한 악의적인 비방 글은 삭제하기가 더 수월하다. 앞서 언급한 사례2의 상황처럼 타인에게 욕설을 하거나 근거 없는 글을 쓸 경우에는 ‘명예훼손’ 혐의가 적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P씨는 “디지털 장의사가 하는 일은 개인도 모두 할 수 있다. 다만 우리 같은 경우에는 오랫동안 이 일을 했기 때문에 노하우가 쌓여 있다”면서 “(사이트에) 한 번 요청해서 안 되면 두 번, 세 번 요청해 꼭 지우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하지만 디지털 장의사에게 의뢰한다고 해서 온라인 상 모든 정보를 지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사이트에서 회원탈퇴를 했는데 게시글이 남아있을 경우 개인정보 보관 기간이 지나면 삭제가 불가능하다. 사이트에서 탈퇴 회원에 대한 개인 정보를 파기했을 시에는 게시글을 본인이 썼다는 증거가 없기 때문이다. 카카오톡 등 메신저 내에 돌아다니는 자료도 삭제가 불가능하다.

P씨는 “최근 카카오톡에 자신의 음란 영상이 퍼졌다면서 삭제가 가능한지 여부를 묻는 문의가 심심치 않게 온다”면서 “온라인에 게재되지 않은 자료는 삭제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P씨는 “디지털 장의사가 만능은 아니다”라면서 “온라인상에 글을 쓸 때는 꼭 여러 번 생각하고 쓰는 게 좋다”고 당부했다.


디지털 장의사의 등장은 잊혀질 권리와 알 권리의 충돌을 불러 일으켰다. P씨는 “기업에서 의외로 연락이 많이 오는데, 사이트에 게재된 악평을 지워달라는 요청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교수, 정치인 등이 개인사이트에 게재된 자신의 범죄 관련 게시글을 삭제해 달라는 의뢰도 자주 들어오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잊혀질 권리에 대한 인식이 확대될수록 국민의 알 권리와 사회적 감시 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에 방통위 관계자는 “게시물이 공익과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경우엔 관리자나 사업자가 접근 배제 요청을 거부할 수 있다”면서 "문제가 될 만한 부분에 대해서는 애초에 사이트에서 삭제를 해주지 않기 때문에 디지털 장의사가 법의 테두리를 벗어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설명했다.

민간자격증 등
규제 나올 듯

그럼에도 일각에서는 디지털 장의사에 대한 최소한의 규제나 기준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 디지털 장의 업계 관계자는 “자격시험, 일정 정도의 교육시간 이수 등 디지털 장의사 양성 체계가 필요하다”며 “민간자격증 발급 등 방법으로 최소한의 허들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방통위 역시 “최근 민간자격증 검토 요청이 들어오고 있다”며 “민간자격증이 곧 생길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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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김건희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인 이준수가 3년간 수백 차례 연락에 사용한 휴대전화를 특검팀이 확보했다. 이준수는 주식·코인 주가조작으로 수백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기다 구속된 이희진에게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소개한 인물이다. 앞서 이희진이 구속된 2016년에도 그를 옹호하는 영상을 웹사이트에 올려 친분을 과시했다. 이준수는 과거 무자본 인수합병(M&A) 혐의 등으로 여러 차례 형사처벌을 받았던 인물이다. 그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당시에도 김건희 계좌와 연관된 거래를 한 정황이 드러나 검찰 수사를 받았지만, 불기소 처분된 바 있다. 같은 부류 서로 옹호 지난 7월15일 김건희 특검은 김건희와 이준수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내용에서 단순한 투자 조언을 넘어선 사적 관계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의 메시지에는 주식 매매 관련 대화뿐 아니라, 사적인 감정 표현과 비공식적 만남 정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포렌식 결과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처음 소개한 인물로 드러났다. 2013년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보낸 문자에서 “무당이라기보다는 거의 로비스트에 가깝다. 정치권 네트워크가 막강하다”고 표현하며 전씨를 추천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은 이 관계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이준수→건진법사→김건희’로 이어지는 핵심 연결고리로 보고 있다. 특히 건진법사가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후에도 대통령실 인사들과 접촉하고 영향력을 행사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특검은 이 라인과 김건희의 대선 이후 행보와의 연속성을 주시하고 있다. 이후 특검은 이준수의 최근 행적 단서를 발견했다. 지난해 10월, 이준수가 음주 운전 혐의로 적발됐는데, 경찰 조사에서 “가까운 지인이 검찰 수사에서 무혐의를 받아 술을 마셨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당시 ‘무혐의’를 받은 인물은 도이치모터스 사건에서 불기소 처분을 받은 김건희를 의미한다. 경찰 조사 조서에는 ‘지인’이라고만 기록됐지만, 특검은 실제 진술 내용과 시점을 대조해 그 ‘지인’이 김건희임을 확인했다. 이는 2023년 말까지도 김건희와 이준수 간에 연락이 이어졌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수사 과정에서 이준수가 차명계좌 등을 통해 거래에 참여한 정황을 새롭게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는 음주 운전 혐의로 경찰에 수배된 상태였으며, 특검팀은 지난달 압수수색 현장에서 그를 발견하고 체포를 요청했으나, 경찰이 도착하기 직전 건물 2층에서 뛰어내려 달아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준수는 김건희의 금융 거래와 밀접한 인물로 여러 차례 거론됐다. 특히 2022년 대선 당시 김의겸 의원은 김건희가 2010년 4월 주가가 급등락하던 태광이엔씨 주식을 대량 매수한 뒤 하루 만에 1000만원이 넘는 이익을 보고 매도했다며,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투자 의혹을 제기했다. 이준수, 김건희-건진법사-도이치모터스 핵심 코인판으로 진화한 주가조작 조직 ‘VIP’까지 당시 태광이엔씨를 실질적으로 인수해 주가를 띄우고 회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을 확정받은 인물이 바로 이준수였다. 김건희가 이준수로부터 미공개 정보를 받아 주식을 사고 팔았던 것 아니냐는 과거 의혹이 재조명되고 있다. 김건희 측은 이에 대해 “이준수가 일방적으로 투자와 관련해 연락을 취한 적은 있으나, 김건희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적이 없으며 이준수와 밀접한 관계도 아니”라고 반박했다. 또 “이준수와 지난해까지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이준수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으로 불린다. 과거 증권사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유명한 그는 여러 투자자 명의 계좌를 동시에 관리하며 시세조종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김건희의 계좌 출고 명령을 직접 수행했다는 내부 증언도 있었다. 그러나 당시 검찰은 그를 기소하지 않아 ‘봐주기 수사’ 논란이 불거졌다.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과 4범, 닉네임 ‘새강자’”로 유명했다. 이희진 주가조작 사건 당시 검찰 전관 변호사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중개했다. 해당 사실은 이준수가 이희진에게 변호사를 알선하고 대가를 받아 챙긴 혐의를 받으면서 드러났다. 이희진은 지난 2016년 9월 무인가 투자매매사를 설립했고, 2014년 7월부터 2016년 8월까지 1600억원대의 주식을 판매해 자본시장법·유사수신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이희진과 조기축구 모임에서 친해진 이준수는 2016년 8월 이희진에게 오광수 등 변호사를 알선하고 그 대가를 받거나 약속받은 혐의를 받았다. 당시 이희진은 증권방송 회원들에게 비상장 주식을 매도한 의혹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었다. 끼리끼리 축구 모임 이희진은 수사기관에서 이준수가 검사·수사관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변호사들을 소개하고, ‘착수금’ 2000만원과 불구속 수사를 받을 경우 성공 보수 5000만원을 달라는 요구를 했다고 진술했다. 이준수의 혐의에 관한 증거는 대부분 이희진의 진술에서 비롯됐다. 이희진에 따르면 이준수는 “변호사들에게 적지 않은 선임료를 주는데 나도 그동안 너를 위해 열심히 노력했으니 돈을 달라. 변호사들은 앞선에서 일하고 나는 뒷선에서 일을 볼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이를 승낙한 이희진은 자신의 주거지에서 이준수에게 현금 1000만원을 줬다. 또 며칠 뒤 이준수는 이희진에게 “검찰 수사관에게 알아보니 너 골인(구속)될 것 같다. 약속한 1000만원을 달라”고 해 나머지 1000만원을 더 지급했다고 한다. 이에 관해 이준수는 “1000만원은 비상장 주식을 담보로 한 담보대출을 추진하기 위해 수고비 명목으로 받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희진의 공소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진술을 그대로 믿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이희진과 다른 증인의 진술이 상반된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재판부는 “이희진은 변호사를 선임하고 이준수와 돌아오는 차 안에서 착수금·성공 보수를 요구받았다고 했지만, 해당 차량 운전사는 이 같은 말을 들은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다”고 짚었다. 이희진의 진술은 동생 이희문의 말과도 일치하지 않았다. 이희진은 동생과 이준수에게 돈을 지급할지, 깎을지 상의했다고 했지만, 동생은 “당시 변호사 소개비 등 명목으로 2000만원을 줬다는 것은 전혀 알지 못했고 나중에 들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2017년 2월14일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이희진과 그의 동생을 사기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했다. 검찰은 이들이 2015년 4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피해자 28인에게 허위, 과장된 내용을 말하며 대략 41억원 상당의 비상장 주식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전하며 추가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미인가 금융투자업을 영위하며 비상장주식 종목을 추천한 뒤 선행 매매한 주식을 판매해 122억6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2020년 2월 징역 3년6개월, 추징금 122억6000만원이 확정됐다. 최근 이씨 형제는 현재 가상화폐(피카코인) 시세조종 사건에 연루돼 구속 상태로 재판받고 있다. 국가권력으로 범죄 네트워크 이희진의 절친이자 김건희와 주가조작 사건의 공범으로 지목된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담 브로커로서 “증권사 내부망 접근, 차명계좌 운용, 대포폰 관리” 등을 통해 시세조작을 총괄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이희진 코인 사건의 자전거래 구조 및 주식시장 조작 방식과 유사하다. 통정·자전 거래 구조가 동일하다. 차명계좌·직원을 동원해 리딩방을 운영하고, 허위 보도자료·루머형 호재를 유포하는 패턴도 동일하다. 지난 2016년 이준수는 웹사이트를 통해 이희진을 두둔하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해당 방송에서 “언론이 사건을 과장했다”며 혐의 전반을 축소하고, “1600억 허가 안 받은 것뿐이지 큰 죄는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유사수신죄는 원금 보장 약속이 있어야 성립한다. 계약서엔 그런 말이 없다”며 기소 자체의 정당성을 부정했다. 또 이준수는 “주가가 4배, 5배 간다고 했다가 떨어졌다고 죄는 아니”라며, 주가조작을 단순한 ‘예측 실패’로 치부했다. 또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목표가를 제시하는 것도 죄냐”고 반문하며, 이희진이 진행했던 거래를 “시장 참여자의 일반적 행위”로 표현했다. 영상에서 이준수는 전환사채 거래와 내부자 정보 이용 혐의를 언급하며 “브로커들이 조작했고, 희진이는 오히려 그 사실을 검찰에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IS동서 전환사채권은 큰 잘못이지만 희진이는 계약 불이행 피해자”라며 범죄의 고의성을 부정했다. 이는 공소장과 재판기록상 사실과는 상충되는 주장이다. 수백억 먹은 이희진 절친 전 청와대 민정수석 소개 또 다른 발언에서 그는 “사기적 부정거래는 회사가 거짓말로 주식을 파는 행위”라며 “이희진은 단지 회사 공시를 믿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리패스 등 현재 상장폐지된 기업을 언급하며 “공시가 취소됐다고 사기라 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금융감독 규정상 ‘허위 공시 정보 활용’과 ‘공모 행위’의 구분을 의도적으로 축소한 해석이다. 영상 말미에서 이준수는 피해자들의 법적 구제 가능성마저 부정했다. “이희진한테 피해 입었다고 나라가 받아주지 않는다. 민사·형사도 성립 안 된다”며 “다 변호사들이 사기 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법조계를 “돈에 눈먼 집단”이라 비난하며, 피해자들의 소송을 “쓸데없는 짓”이라 재차 강조했다. 한편, 이준수가 옹호한 주가조작범 이희진은 코인 시세조종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이 2023년 10월4일자로 제출한 공소장에 따르면, 피고인 이희진과 이희문은 A, B, C 토큰을 이용한 대규모 가상자산 시세조종·사기 조직을 운영한 혐의로 기소됐다. 공소장에 따르면, 두 형제는 실체가 불분명한 ‘스캠(Scam) 코인’을 발행해 거래소 상장을 추진하고, 허위 공시와 자전거래(봇 프로그램 활용)를 통해 시세를 인위적으로 부풀린 뒤 투자자들에게 고점 매도를 유도하는 ‘물량 털기(Pump & Dump)’ 방식으로 약 700억원대의 피해를 입혔다. A 토큰 피해자는 1만564명으로 피해액은 약 217억원, B 토큰 피해자는 4342명, 피해액은 약 341억원, C 토큰 피해자는 1만5641명, 피해액은 약 339억원이다. 김건희 특검의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는 그의 단순한 과거 인연을 넘어, 사적 네트워크가 실제 정치권력의 형성 과정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현재 ‘김건희·이준수·건진법사’로 이어지는 삼각관계의 실체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을 종합하면 이희진과 이준수는 변호사·브로커 인맥을 공유하고, 자전거래 기술을 활용해 주식과 코인 양쪽의 시장 조작 기술도 공유했다. 이희진과 김건희의 접점은 없으나 이준수를 경유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이희진 형제는 ‘코인판 사기’ 혐의로 기소됐지만, 이준수에 대한 직접 수사는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나 공소장과 언론 보도를 교차 검증할 때 자전거래 시스템, 차명계좌 운용, 허위 호재 유포 패턴 등이 모두 이준수의 과거 주가 조작 수법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검찰의 보강 수사 필요성이 높다. 국정으로 연결 범죄 네트워크 이씨 형제의 범행은 과거 주가조작 사건의 복제판이며, 그 배후에는 이준수 같은 ‘조작 기술자’가 존재한다는 정황이 공소장 등에서 확인된다. 김건희 계좌가 활용된 도이치모터스 사건과의 연계가 입증될 경우, 이 사건은 단순한 금융 사기가 아닌 ‘국가권력과 민간 조작 네트워크의 교차 지점’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