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회 세계청소년야구대회> 한국대표 B팀 탐방

한국야구, 미래가 밝다

<일요시사>가 야구 꿈나무들을 응원합니다. 야구학교와 함께 멀지 않은 미래, 그라운드를 누빌 새싹들을 소개합니다.

지난 1∼5일 서울 목동야구장과 구의야구장, 신월야구장 등에서 펼쳐진 제35회 세계청소년야구대회(U15)에 우리나라는 해당 연령대인 만15세 이하의 선수들 중 현재 고등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인 선수들을 주축으로 구성된 A팀과 선수 전원이 중학교 3학년 선수들로 구성된 B팀이 출전했다.

선수들의 면면들을 살펴보기 이전에 주목할 점은 각 팀의 차이다. A팀과 B팀은 연령대도 다르지만 선수의 구성과 그에 따른 팀의 성격과 플레이 스타일도 다르다. 이는 코칭스태프 야구철학의 차이에서 기인한다.

A팀 코칭스태프는 강정필 감독과 조연제 야수코치, 박만채 투수코치 등 현역시절 뛰어난 투수로 활약했던 선수들이었다. 이와 대조적으로 박찬민 감독과 김정길·하준형·공태웅 코치 등 B팀 코칭스태프는 모두 뛰어난 야수로 활약했다.

이러한 이유로 이들이 추구하는 야구의 철학, 특히나 팀의 공격력과 추구하는 플레이 스타일이 당연히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선수 선발과 그 운용에 있어서도 확연한 다름이 있는 것을 훈련과 대회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투수진]

이덕현(174cm/75kg, 우투우타), 강민수(175cm/70kg, 우투우타), 이건(170c m/60kg, 우투우타), 이종민(182cm/82kg, 좌투좌타), 정재원(183cm/80kg, 우투우타), 이주엽(178cm/66kg, 우투우타), 장민호(180cm/74kg, 우투우타), 김효준(176cm/76kg, 우투우타), 김지석(174cm/60kg, 우투좌타), 박재민(181cm/75kg, 좌투좌타) 등 총 10명이 B팀 마운드를 지켰다.

이 중 투수로 전문화된 선수는 청원중 박재민과 신월중 장민호, 덕수중 정재원, 대치중 이건으로 분류된다. 박재민은 작년 시즌부터 서울은 물론 전국적으로도 지명도를 가질 만큼 현재 중학교 야구에서 왼손투수로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올 시즌 초반 밸런스가 무너져 애를 먹은 적이 있으나, 최근 대표팀 소집 후 빠르게 컨디션을 회복했다.

세계청소년야구대회 성공리 개최
중학교 3학년 구성…눈부신 선전

장민호는 언더핸드의 투수로 올 시즌 초반부터 신월중의 돌풍에서 주연으로 활약한 선수다. 볼끝에 힘이 실려 있는 제구력이 일품이다. 정재원은 우완의 정통파 스타일인데 깨끗한 투구폼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속구의 위력과 슬라이더의 날카로운 제구력에서 대형투수로 발돋움할 자질이 엿보인다. 피지컬의 뒷받침과 경기 경험이 쌓인다면 장래의 발전성이 무한한 선수다.
 

이건은 한마디로 총명한 선수다. 야구에 대한 통찰력을 갖추고 있으며 사고의 깊이가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선수가 아니다. 때문에 앞으로의 성장과정에서 다른 선수들에 비해 스스로가 힘든 점도 많겠지만, 발전의 경지에 도달한다면 그 가능성이 무한한 정도가 될 것이다. 정확한 자세에서 나오는 직구의 볼끝이 위력적이고 변화구의 제구력도 갖췄다.

[포수진]

포수진은 차민혁(177cm/77kg, 우투우타)과 노지우(178cm/75kg, 우투좌타)로 구성돼 있다. 차민혁은 포수로 전문화된 선수다. 블로킹과 송구 등의 기본기가 훌륭하며 투수의 리드와 전체적인 경기운영에서의 조율 능력도 갖췄다.

노지우는 다재다능한 멀티플레이어 능력을 갖춘 선수다. 타격에 상당한 소질을 갖추고 있어 강화훈련 군산남중과의 연습경기에서 끝내기 3점 홈런을 친 바 있다. 빠른 공에 강점을 보이는 타격은 정교함과 장타력을 모두 갖췄다. 고등학교 진학 후 타격과 빠른 발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포지션의 변경이 예상된다.

[내야진]

내야진 유격수로는 강남중 김태호(176c m/63kg, 우투좌타)와 성남중 박민(179cm/68kg, 우투우타)이 각축을 벌였다. B팀 주장을 맡고 있는 김태호는 경쾌한 풋워크와 빠른 발, 그리고 강한 어깨의 송구능력 등 유격수로서의 모든 자질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경기외적으로 통솔력이 뛰어나며, 좋은 인성을 갖췄다.

성남중 공수의 핵인 박민 역시 투수로서 마운드에도 오를 만큼 훌륭한 송구능력과 빠른 발, 수비위치에 대한 센스 등 팀의 리드오프와 유격수로서의 훌륭한 자질을 갖춘 선수다. 타격에서도 정교함과 장타력, 출루시의 도루능력 모두를 갖추고 있다.

이외의 내야진은 김한별(176cm/65kg, 우투우타), 신지민(179cm/73kg, 우투우타), 김성균(185cm/80kg, 좌투좌타) 등이 있다. 자양중 김성균은 1루수를 맡으며 체격조건에서 보듯이 중학교 야구선수로는 드문 대형의 거포 스타일로 팀의 중심타선을 형성하는 선수다.

선린중 김한별과 영남중 신지민은 번갈아가며 2루수와 3루수를 맡았다. 두 선수 모두 빠른 발과 주루플레이의 센스를 갖췄고, 정교한 타격능력이 뒷받침된다. 수비에서의 기본기도 잘 갖췄다.

[외야진]

외야는 김준석(176cm/80kg, 우투좌타), 심규빈(173cm/59kg, 우투좌타), 곽문수(180cm/72kg, 우투우타), 권동욱(175cm/75kg, 우투우타), 엄문현(179cm/83kg, 우투우타) 등이 맡았다. 휘문중 엄문현은 현재 중학교 야구선수 중 최고의 타격능력을 가지고 있는 교타자다.

본 세계청소년대회 개최 직전 부산에서 열렸던 전국중학교야구선수권대회에서 2루타 한 개를 놓쳐서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하지 못했으나, 걸출한 타격 능력으로 팀의 준우승에 결정적인 기여했다. 체격조건과 컨택 능력, 그리고 힘의 모든 면에서 최고의 자질을 갖췄다.

청량중 곽문수 또한 투수와 외야수를 겸업하며, 투수로는 140km/h의 구속을 보여주는 뛰어난 선수다. 빠른 발과 함께 타격의 정교함까지 갖추고 있는 선수로 소속된 팀에서 항상 공수의 핵으로 기용된다.

김준석과 심규빈, 권동욱은 모두 빠른 주력과 수비능력, 그리고 외야수에게 요구되는 타격의 능력을 갖추고 있다. 작전 수행능력의 뒷받침이 되는 야구에서의 센스까지 두루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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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속 기사> '일본전 승리의 주역' 장충고 김현수
“일본은 무조건 이겨야죠” 

서울특별시체육회가 주최하고 서울특별시야구협회가 주관한 제35회 세계청소년야구대회(U15)가 성공리에 치러졌다. 주최국인 한국을 비롯해 중국과 독일, 호주, 홍콩, 미국, 대만, 일본 등 총 8개국의 12개 팀이 참가했다. 영원한 숙적인 일본은 전국 선발 선수로 구성된 A팀과 큐슈지역 선발로 구성된 B팀, 2개 팀을 출전시켰다.

이번 대회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개막식 직후 치러진 한일전. 한국대표 A팀과 일본대표 A팀이 격돌한 결과 한국대표 A팀이 16대6 6회 콜드승으로 서전을 통쾌하게 장식했다. 이날 승리의 주역은 김현수(16·장충고).

김현수는 지난 1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대회 첫 날 A조 조별리그 일본 A팀과의 경기에 5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전해 4타수 3안타 7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했다. 2루타 2개, 3루타 1개 등 장타를 연거푸 뽑아내는 괴력을 뽐냈다. 6회 땐 투수로 등판해 1이닝 동안 13개의 공을 던지며 무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벽하게 경기를 매조지 했다.

김현수는 경기를 마친 뒤 “일본전이라 꼭 이기겠다는 생각으로 임해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면서 “나와 이름이 같은 메이저리거 김현수 선수와는 초등학교 때 같이 잠실구장에서 사진을 찍은 적도 있다. 나중에 꼭 프로에 가서 투수와 타자로 붙어보고 싶다. 지금은 타자와 투수를 겸업하고 있지만 투수 쪽으로 (진로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막 한일전 4타수 3안타 7타점
마운드선 1이닝 무안타 무실점

김현수의 직구 구속은 130㎞ 후반에서 141㎞까지 측정됐다. 슬라이더는 120㎞ 중반대까지 스피드건에 찍히는데. 이날은 슬라이더의 꺾이는 각이 워낙 좋아 일본타자들이 손을 대지 못했다.

김현수는 “타자로 나설 때 롤모델은 나와 이름이 같은 김현수 선수다. 그러나 마운드에 서면 오타니가 롤모델이다. 투타 겸업을 하고 있는 오타니처럼 되고 싶다”고 전했다.

그렇다고 당장 투수에만 전념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그냥 썩히기엔 타격 재능이 너무 아깝다는 평이다.

김현수는 “한국에서 국제대회가 개최돼 야구를 잘하는 친구들이 많이 참여하게 됐다. 그런 친구들과 함께 뛰는 것 자체도 좋고 뜻깊다. 나중에 더 높은 곳에서 일본을 또 만나면 그 때 다시 한번 이런 경기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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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법원이 주호영 국회부의장의 대구시장 경선 컷오프 관련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항고할 뜻을 내비쳤다. 주 부의장의 강경 대응은 저조한 국민의힘 지지율과 맞물려 혼란상을 더욱 극적으로 비추고 있다. 과연 국민의힘이란 ‘대마’는 ‘불사’의 존재일까?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경선에서 컷오프된 것에 반발해 지난달 26일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수석부장판사 권성수)는 지난 3일 이를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곧바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법원 결정에 반발했다. 법원 결정 바로 반발 주 부의장은 “저는 그동안 이번 컷오프가 절차·내용 모두 중대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해 왔다”며 “법원의 판단과 별개로 이번 공천 과정이 과연 당원·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공정하고 민주적인 절차였는지는 여전히 엄중하게 따져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주 부의장은 지난 6일 항고를 제기했다. 이어 지난 8일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항고심 판단을 끝까지 지켜본 후 제 거취에 대한 최종 판단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선 일각에서 제기했던 무소속 출마설을 일단 유보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어 주 부의장은 “항고심 판단을 기다린다고 해서 이번 공천 난맥상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체제의 책임을 덮고 가겠단 뜻은 결코 아니”라며 “이런 공천 구조를 만든 세력과 절대로 타협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공천은 충성의 대가나 숙청의 도구가 아닌, 오직 국민 앞에 가장 경쟁력 있고 책임 있는 후보를 세우는 과정”이라고 주장하는 등 자신을 컷오프한 것을 ‘숙청’이라고 암시했다.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에 대해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6선인 주 부의장은 대구 수성에서만 국회의원을 지냈다. 대구 수성을에서는 4선을 지냈고, 수성갑에선 재선에 성공했다. 이 중 4선을 했던 지난 2016년 총선 수성을 선거에선 친박(친 박근혜)계 주도로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 출마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유 있게 이겼다. 문제는 주 부의장이 당내 최다선인 6선 의원 겸 국회부의장이라는 것으로부터 비롯된다. 명예가 곧 실권을 보장하진 않는다. 아울러 주 부의장이 차기 총선에서도 같은 지역구에 출마해 7선에 도전하면, 이에 대한 비판이 제기될 수도 있다. 같은 6선인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조정식 의원은 각각 부산 사하을·경기 시흥을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부산은 이미 격전지가 된 데다 조 의원은 민주당계 정당과 국민의힘 소속으로 각각 3선 했고, 경기 시흥을은 수도권이다. 국민의힘의 안정된 텃밭으로 분류되는 대구 수성을에서 7선에 도전하는 것과는 상황이 다르다. 설령 7선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도 참패 가능성이 제기되는 국민의힘이 2년 후 총선에서 다수당이 된다는 보장도, 국회의장이 되리라는 보장도 하기 어렵다. 오는 2028년 총선까지 연일 떠들썩하게 이어지는 계파 갈등을 어느 정도 안정시킨 후 대안 야당으로 발돋움하면서 이재명정부가 실정으로 지지율이 폭락하는 상황이 겹쳐야 승리를 노려볼 수 있다. 주 부의장이 국회의장에 도전하는 것도 현실적으로는 가능성이 희박하다. 불확실한 국회의장…‘텃밭 7선’ 대신 대구? 연이은 공천 가처분 세례 속 서울 지지율 13% 따라서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집념을 불태우는 것은 필연이다. 대선 패배 후 대구시장에 출마해 당선됐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전례도 있다. 주 부의장으로선 “나라고 출마 하지 말라는 법이 어디에 있느냐”고 판단해도 무리가 아니란 분석이 있다. 대구시장으로서 임기를 마친 후 대권에 도전하거나 당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그림을 그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 가능성은 일명 ‘주한 연대설’로 통하는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와의 연대설 때문에 불거졌다. 이는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이 주 부의장을 컷오프한 직후 불거졌다.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 대구시장에 출마해 대구 수성갑에서 재보궐선거가 진행되면, 한 전 대표가 여기에 출마하는 형식으로 연대한다”는 설이다. 한 전 대표 측으로선 손해 볼 게 없다. 한 전 대표는 지난달 25일 채널A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주 부의장은 보수 재건이 필요하다고 공감하면서 나서겠다고 했다”며 “우린 이미 연대하고 있는 게 아니냐”고 주장했다. 반면 주 부의장은 신중한 반응을 내비쳤다. 그는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던 중 주한 연대설 관련 질문을 받자 “제 코가 석 자인데 딴 생각할 여지가 있겠느냐”고 답변했다. 다만 무소속 대구시장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모든 경우의 수에 대해 준비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따라서 주한 연대설 성립 가능성 자체를 배제한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왔다. 주 부의장의 항고 제기는 국민의힘의 치명적 문제 하나를 외부로 노출했다. 국민의힘에선 당내 처분에 대해 연이어 법원으로 달려가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가깝게는 주 부의장과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컷오프에 대한 가처분을 신청했다. 김 지사는 주 부의장과 달리 가처분이 인용돼 경선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멀게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배현진 의원에 대해 각각 결정했던 제명·당원권 정지 1년 징계의 효력도 법원에서 정지됐다. 4건의 가처분 모두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에서 판단했다. 재판부는 주 부의장 건에 대해서만 국민의힘의 손을 들어줬다. 장 대표는 김 지사가 신청한 가처분이 인용된 다음 날인 지난 1일 기자들과 만나 “법원이 정치에 너무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며 “재판장이 국민의힘에 와서 공천관리위원장과 윤리위원장을 하면 될 것 같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정치의 사법화가 심각할 정도로 진행된 것 같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천 관련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승리 가능성을 어둡게 하는 신호들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한국갤럽은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상대로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해 전화 조사원이 직접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8%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8%로 집계됐다. 제 코가 석 잔데… 서울에선 민주당 지지율이 51%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3%로 집계됐다. 부산·울산·경남에서도 민주당 지지율은 42%로,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27%로 집계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바람). 영원한 격전지 서울에서도 양당의 지지율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여론조사 결과 수치가 공개되자,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한 지적이 날로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조선일보>는 지난 4일 자 사설을 통해 “국민의힘은 지금 수도권에서 후보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며 “현행법상 15% 이상 득표해야 선거 비용을 전액 보전받을 수 있는데 그에 미치지 못할까 걱정한다는 것”이라며 현실을 짚었다. 이어 “말로만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했을 뿐 실제로는 반대로 하고 있다”며 “공천 혼란에 대해서도 가처분을 인용한 법원 탓만 할 뿐, 어떻게 수습하고 책임질지 방향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등 장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조선일보>의 주장대로라면, 수습·책임을 맡을 당 대표는 보이지 않는 셈이다. 해당 매체는 “어렵게 나선 후보들은 국민의힘 상징색인 빨간색을 포기하고 흰색 점퍼를 입고 다닌다”며 “인구가 1300만명에 달하고 국회의원 의석수도 가장 많은 경기도에선 지사 출마자를 구하지 못해 공천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는 현실도 짚었다. <조선일보>가 짚은 국민의힘의 현실은 신체를 통제할 두뇌 없이 거대한 군집을 이룬 채 각자의 역할을 맡은 군집 생물에 비유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관해파리를 들 수 있다. 관해파리는 겉으로 볼 땐 덩치 큰 해파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각각의 역할을 맡은 독립 개체들이 모인 군집이다. 이 개체들은 먹이 섭취·이동·번식 등 각각의 역할만을 담당한다. 각각의 개체들은 생존을 위해 서로 연결돼있지만, 이들을 하나로 통합하는 뇌는 없다. 개체 중 누군가가 제 역할을 못하면 모두 죽는다. 단세포생물인 점균류도 먹이를 찾을 때, 각자의 세포가 알아서 효율적인 길을 찾는다. 이를 통제할 뇌는 없지만, 화학적 신호를 주고받으면서 최적의 경로를 결정한다. 그런데 잘못된 경로를 찾으면 방향을 틀 능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는 것은 군집 전체가 굶어 죽는 일이다. 페로몬을 통해 신호를 주고받는 군대개미 집단도 선봉에 선 개미가 길을 잃으면 모든 개미가 원을 그리다가 지쳐 죽는다. 제 역할 못하면… 이탈리아의 정치학자 조반니 사르토리는 원심적 경쟁 이론을 주장했다. 보통의 민주주의 국가에선 정당이 중도층의 표심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강경한 여당과 무책임한 야당이 양립할 땐 정당이 중도층을 설득하기보다 진영 결집에 따른 조직표 구성에 몰두한다. 이런 구도에선 중도층이 정치에서 배제되고, 정치적 대화도 단절된다. 이런 상황에선 후보자들은 당의 승리와 중도 확장을 포기하고, 강성 핵심 지지층의 지지를 얻으려고 노력한다. 중도층이 정치에 냉담해지면서 설득 가능 대상으로 강성 핵심 지지층만 남기 때문이다. 가성비 높은 선택이 될 수밖에 없다. 아울러 후보자들이 지도부를 거부하면서 강성 핵심 지지층에게만 구애하는 각자도생에 몰두한다. 이는 결국 자신들만의 세계에 빠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준비 과정에서 서울시장·경기도지사 경선에선 구인난에 빠졌지만, 대구시장·경북도지사 경선은 열기가 과도한 것도 이와 비슷하다. 특히 대구시장 경선엔 국회부의장·경제부총리·원내대표 등 당정의 핵심을 지낸 인사들이 모두 출마했기 때문에 더욱 눈에 띄고 있다. 미국의 정치학자 리처드 카츠와 아일랜드의 정치학자 피터 메어는 정당을 카르텔·프랜차이즈 기업에 비유하는 독특한 이론을 발표했다. 카츠와 메어는 “현대 정당이 시민의 자발적 후원보다 국가의 정당 보조금·공천권 등 국가의 자원에 의존해 서로 담합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앙당과 지역구 후보의 관계를 본사와 가맹점주 관계로 규정했다. 따라서 중앙당이 자원을 적절히 배분하지 못하거나, 시장에서 자원의 가치가 폭락하면 가맹점주의 불만이 폭발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주장을 매개로, 캐나다의 정치학자 켄 카티는 “정당이 실제로 프랜차이즈 시스템으로 바뀌고 있다”고 주장했다. 카티에 따르면, 정당은 브랜드로서만 기능하고, 선거에선 후보가 중앙의 브랜드를 빌려온다. 공천은 결국 이들 간 계약 관계 역할을 한다. 이는 실제 정치적 현상으로 드러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일 서울 쌍문역 일대 쌍리단길을 방문했다. 오 시장의 현장 방문에 동행한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의원들과 도봉구의원들은 국민의힘의 상징색 빨간색이 아닌 흰색 점퍼를 입었다. 오 시장도 서울시 로고가 새겨진 흰색 점퍼를 입고 현장을 돌아다녔다. 지난달 31일 진행된 국민의힘 서울시장 본경선 후보들 대상 첫 토론회에서도 후보들은 장 대표를 비판했다. 이들은 “흰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동그라미 푯말을, 빨간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엑스 푯말을 들어달라”는 진행자의 요구에 일제히 엑스 푯말을 들었다. 오세훈 ‘흰색 점퍼’ 현장행 “빨간색 입고 싶다” 대우그룹·프랑스 사회당 등 한순간에 망한 대마들 하지만 말은 날카로웠다. 오 시장은 “빨간색 점퍼를 입고 싶은 마음을 엑스 푯말을 들어 표현해 봤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 윤희숙 전 의원은 “흰색 옷을 입어야 하는 사람은 장 대표”라며 “이번 공천이 마무리되면 백의종군을 결심해 달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은 “빨간 당 출신이 빨간색을 안 입는 자기모순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도 “장 대표가 확장하지 못했다면 후보들이 확장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달엔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본사에 대한 가맹점주들의 집단행동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다. 서울시당위원장을 맡은 배 의원도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의 서울 지지율 13%의 주역 장동혁 지도부가 기초단체장 후보를 못 구한 지역의 후보를 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방선거 패배 가능성이 내·외부에서 연이어 제기되고 있지만, 국민의힘 지도부에 대해선 “변화할 의지도, 대책도 없는 것 같다”는 평이 나온다. 이 같은 상황은 카츠와 메어가 이미 이론적으로 짚었다. 이들은 “카르텔 정당은 국가 자원을 독점하기 때문에 ‘우리는 망하지 않는다’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고 지적했다. 바둑으로 치면, 국민의힘은 여러 개의 돌로 넓게 자리 잡은 곤마인 ‘대마’와 비슷하다. 시사 분야에서 관용적으로 잘 쓰는 표현 중 하나는 ‘대마불사’다. “대기업이나 대형 금융기관은 국가의 지원을 받아 망하지 않는다”는 관용 표현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1990년대 후반 IMF 금융위기는 대마불사로부터 비롯됐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상황은 당시 재계 2위였던 대우그룹의 해체였다. 김우중 당시 회장은 ‘세계 경영’이라면서 해외 업체를 공격적으로 인수했다. 그러다 IMF 금융위기를 맞아 구조조정을 거쳤지만, 삼성자동차를 받고 대우전자를 주는 빅딜 과정에서 엄청난 빚을 져 결국 워크아웃을 선언했다. 김 전 회장도 해외로 도피했다. 대우그룹은 그렇게 해체됐다. 국제 정치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1990년대 초반 캐나다의 집권당 진보보수당은 경제 실정과 내부 갈등 끝에 구심력을 잃고 연이은 당원 탈당 사태를 겪었다. 그 결과 150석을 넘게 보유했던 거대 여당이 선거 한번에 2석만 건지는 참패를 당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프랑스에서도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을 극복하지 못했던 사회당은 지난 2017년 대선을 앞두고 강경한 좌파 성향 브누아 아몽 대선후보를 선출했다. 그러자 사회당 소속 정치인 다수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창당했던 신생 정당 앙 마르슈로 옮겼고, 당은 선거에서도 참패했다. 반대로 민주당은? 민주당은 대구시장 선거 승리를 위해 대구에서 일정한 기반을 갖추고 있고 선거 승리 경험도 있는 김부겸 전 총리를 대구시장 후보로 선출했다. 이어 지난 8일엔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김 후보와 함께 대구 농수산물도매시장을 방문하는 등 승리 의지를 드러냈다. 구인난을 겪고 있는 국민의힘과 달리, 민주당에선 추미애 의원이 치열한 경선 끝에 경기도지사 후보로 선출돼 주목받고 있다. 대마불사는 과연 영원한 걸까. 대마불사만 믿고 배짱 영업을 해도 되는 걸까. 대우그룹 해체는 국민의힘에 어떤 의미를 줄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