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회 세계청소년야구대회> 한국대표 B팀 탐방

한국야구, 미래가 밝다

<일요시사>가 야구 꿈나무들을 응원합니다. 야구학교와 함께 멀지 않은 미래, 그라운드를 누빌 새싹들을 소개합니다.

지난 1∼5일 서울 목동야구장과 구의야구장, 신월야구장 등에서 펼쳐진 제35회 세계청소년야구대회(U15)에 우리나라는 해당 연령대인 만15세 이하의 선수들 중 현재 고등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인 선수들을 주축으로 구성된 A팀과 선수 전원이 중학교 3학년 선수들로 구성된 B팀이 출전했다.

선수들의 면면들을 살펴보기 이전에 주목할 점은 각 팀의 차이다. A팀과 B팀은 연령대도 다르지만 선수의 구성과 그에 따른 팀의 성격과 플레이 스타일도 다르다. 이는 코칭스태프 야구철학의 차이에서 기인한다.

A팀 코칭스태프는 강정필 감독과 조연제 야수코치, 박만채 투수코치 등 현역시절 뛰어난 투수로 활약했던 선수들이었다. 이와 대조적으로 박찬민 감독과 김정길·하준형·공태웅 코치 등 B팀 코칭스태프는 모두 뛰어난 야수로 활약했다.

이러한 이유로 이들이 추구하는 야구의 철학, 특히나 팀의 공격력과 추구하는 플레이 스타일이 당연히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선수 선발과 그 운용에 있어서도 확연한 다름이 있는 것을 훈련과 대회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투수진]


이덕현(174cm/75kg, 우투우타), 강민수(175cm/70kg, 우투우타), 이건(170c m/60kg, 우투우타), 이종민(182cm/82kg, 좌투좌타), 정재원(183cm/80kg, 우투우타), 이주엽(178cm/66kg, 우투우타), 장민호(180cm/74kg, 우투우타), 김효준(176cm/76kg, 우투우타), 김지석(174cm/60kg, 우투좌타), 박재민(181cm/75kg, 좌투좌타) 등 총 10명이 B팀 마운드를 지켰다.

이 중 투수로 전문화된 선수는 청원중 박재민과 신월중 장민호, 덕수중 정재원, 대치중 이건으로 분류된다. 박재민은 작년 시즌부터 서울은 물론 전국적으로도 지명도를 가질 만큼 현재 중학교 야구에서 왼손투수로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올 시즌 초반 밸런스가 무너져 애를 먹은 적이 있으나, 최근 대표팀 소집 후 빠르게 컨디션을 회복했다.

세계청소년야구대회 성공리 개최
중학교 3학년 구성…눈부신 선전

장민호는 언더핸드의 투수로 올 시즌 초반부터 신월중의 돌풍에서 주연으로 활약한 선수다. 볼끝에 힘이 실려 있는 제구력이 일품이다. 정재원은 우완의 정통파 스타일인데 깨끗한 투구폼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속구의 위력과 슬라이더의 날카로운 제구력에서 대형투수로 발돋움할 자질이 엿보인다. 피지컬의 뒷받침과 경기 경험이 쌓인다면 장래의 발전성이 무한한 선수다.
 

이건은 한마디로 총명한 선수다. 야구에 대한 통찰력을 갖추고 있으며 사고의 깊이가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선수가 아니다. 때문에 앞으로의 성장과정에서 다른 선수들에 비해 스스로가 힘든 점도 많겠지만, 발전의 경지에 도달한다면 그 가능성이 무한한 정도가 될 것이다. 정확한 자세에서 나오는 직구의 볼끝이 위력적이고 변화구의 제구력도 갖췄다.

[포수진]

포수진은 차민혁(177cm/77kg, 우투우타)과 노지우(178cm/75kg, 우투좌타)로 구성돼 있다. 차민혁은 포수로 전문화된 선수다. 블로킹과 송구 등의 기본기가 훌륭하며 투수의 리드와 전체적인 경기운영에서의 조율 능력도 갖췄다.


노지우는 다재다능한 멀티플레이어 능력을 갖춘 선수다. 타격에 상당한 소질을 갖추고 있어 강화훈련 군산남중과의 연습경기에서 끝내기 3점 홈런을 친 바 있다. 빠른 공에 강점을 보이는 타격은 정교함과 장타력을 모두 갖췄다. 고등학교 진학 후 타격과 빠른 발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포지션의 변경이 예상된다.

[내야진]

내야진 유격수로는 강남중 김태호(176c m/63kg, 우투좌타)와 성남중 박민(179cm/68kg, 우투우타)이 각축을 벌였다. B팀 주장을 맡고 있는 김태호는 경쾌한 풋워크와 빠른 발, 그리고 강한 어깨의 송구능력 등 유격수로서의 모든 자질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경기외적으로 통솔력이 뛰어나며, 좋은 인성을 갖췄다.

성남중 공수의 핵인 박민 역시 투수로서 마운드에도 오를 만큼 훌륭한 송구능력과 빠른 발, 수비위치에 대한 센스 등 팀의 리드오프와 유격수로서의 훌륭한 자질을 갖춘 선수다. 타격에서도 정교함과 장타력, 출루시의 도루능력 모두를 갖추고 있다.

이외의 내야진은 김한별(176cm/65kg, 우투우타), 신지민(179cm/73kg, 우투우타), 김성균(185cm/80kg, 좌투좌타) 등이 있다. 자양중 김성균은 1루수를 맡으며 체격조건에서 보듯이 중학교 야구선수로는 드문 대형의 거포 스타일로 팀의 중심타선을 형성하는 선수다.

선린중 김한별과 영남중 신지민은 번갈아가며 2루수와 3루수를 맡았다. 두 선수 모두 빠른 발과 주루플레이의 센스를 갖췄고, 정교한 타격능력이 뒷받침된다. 수비에서의 기본기도 잘 갖췄다.

[외야진]

외야는 김준석(176cm/80kg, 우투좌타), 심규빈(173cm/59kg, 우투좌타), 곽문수(180cm/72kg, 우투우타), 권동욱(175cm/75kg, 우투우타), 엄문현(179cm/83kg, 우투우타) 등이 맡았다. 휘문중 엄문현은 현재 중학교 야구선수 중 최고의 타격능력을 가지고 있는 교타자다.

본 세계청소년대회 개최 직전 부산에서 열렸던 전국중학교야구선수권대회에서 2루타 한 개를 놓쳐서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하지 못했으나, 걸출한 타격 능력으로 팀의 준우승에 결정적인 기여했다. 체격조건과 컨택 능력, 그리고 힘의 모든 면에서 최고의 자질을 갖췄다.

청량중 곽문수 또한 투수와 외야수를 겸업하며, 투수로는 140km/h의 구속을 보여주는 뛰어난 선수다. 빠른 발과 함께 타격의 정교함까지 갖추고 있는 선수로 소속된 팀에서 항상 공수의 핵으로 기용된다.

김준석과 심규빈, 권동욱은 모두 빠른 주력과 수비능력, 그리고 외야수에게 요구되는 타격의 능력을 갖추고 있다. 작전 수행능력의 뒷받침이 되는 야구에서의 센스까지 두루 갖추고 있다.

<www.baseballschool.co.kr> 

 


<기사 속 기사> '일본전 승리의 주역' 장충고 김현수
“일본은 무조건 이겨야죠” 

서울특별시체육회가 주최하고 서울특별시야구협회가 주관한 제35회 세계청소년야구대회(U15)가 성공리에 치러졌다. 주최국인 한국을 비롯해 중국과 독일, 호주, 홍콩, 미국, 대만, 일본 등 총 8개국의 12개 팀이 참가했다. 영원한 숙적인 일본은 전국 선발 선수로 구성된 A팀과 큐슈지역 선발로 구성된 B팀, 2개 팀을 출전시켰다.

이번 대회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개막식 직후 치러진 한일전. 한국대표 A팀과 일본대표 A팀이 격돌한 결과 한국대표 A팀이 16대6 6회 콜드승으로 서전을 통쾌하게 장식했다. 이날 승리의 주역은 김현수(16·장충고).

김현수는 지난 1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대회 첫 날 A조 조별리그 일본 A팀과의 경기에 5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전해 4타수 3안타 7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했다. 2루타 2개, 3루타 1개 등 장타를 연거푸 뽑아내는 괴력을 뽐냈다. 6회 땐 투수로 등판해 1이닝 동안 13개의 공을 던지며 무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벽하게 경기를 매조지 했다.

김현수는 경기를 마친 뒤 “일본전이라 꼭 이기겠다는 생각으로 임해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면서 “나와 이름이 같은 메이저리거 김현수 선수와는 초등학교 때 같이 잠실구장에서 사진을 찍은 적도 있다. 나중에 꼭 프로에 가서 투수와 타자로 붙어보고 싶다. 지금은 타자와 투수를 겸업하고 있지만 투수 쪽으로 (진로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막 한일전 4타수 3안타 7타점
마운드선 1이닝 무안타 무실점


김현수의 직구 구속은 130㎞ 후반에서 141㎞까지 측정됐다. 슬라이더는 120㎞ 중반대까지 스피드건에 찍히는데. 이날은 슬라이더의 꺾이는 각이 워낙 좋아 일본타자들이 손을 대지 못했다.

김현수는 “타자로 나설 때 롤모델은 나와 이름이 같은 김현수 선수다. 그러나 마운드에 서면 오타니가 롤모델이다. 투타 겸업을 하고 있는 오타니처럼 되고 싶다”고 전했다.

그렇다고 당장 투수에만 전념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그냥 썩히기엔 타격 재능이 너무 아깝다는 평이다.

김현수는 “한국에서 국제대회가 개최돼 야구를 잘하는 친구들이 많이 참여하게 됐다. 그런 친구들과 함께 뛰는 것 자체도 좋고 뜻깊다. 나중에 더 높은 곳에서 일본을 또 만나면 그 때 다시 한번 이런 경기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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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터질’ 11월 국회 막전막후

‘박 터질’ 11월 국회 막전막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9월 정기국회 첫날부터 한복과 상복으로 기싸움을 벌이던 여의도 전쟁은 현재 진행형이다. 12월 정기국회 종료까지 겨우 한 달 남았지만 여야 간의 파열음은 여전하다. 더불어민주당은 개혁 추진 동력을 얻기 위해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에 질세라 국민의힘은 야당으로서 거대 여당의 폭주에 맞서겠다며 맞불을 놨다. 고성과 퇴장이 난무하던 이재명정부 첫 국정감사(이하 국감)가 종합감사만 남긴 채 막바지에 돌입했다. 수많은 안건 속에서도 처음부터 끝까지 언급된 건 김현지·조희대 두 사람의 이름이다. 여전히 베일에 싸인 김현지 제1대통령실 부속실장과 사퇴 압박에도 꼿꼿하게 버티는 조희대 대법원장을 둘러싼 국감 후폭풍이 이어질 전망이다. 김현지 조희대 오는 6일 열리는 국회 운영위원회가 대통령실을 대상으로 한 종합감사에 김 실장 이름을 증인으로 올렸지만 끝내 불발됐다. 그동안 국민의힘은 김 실장을 증인으로 불러 모든 의혹을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감사가 아닌 정치공세”라며 이를 거부했다. 민주당은 김 실장이 국감 당일 오전 또는 오후 1시까지만 출석할 수 있다고 밝혔고 ‘반반 출석’ 논란을 키웠다.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은 “김현지 증인 출석을 놓고 민주당이 내놓은 안은 오전 출석, 오후 불출석이라고 하는데 국감이 치킨인가? 반반 출석하게”라며 “김 실장 한 사람을 지키려고 하니 이런 코미디가 나오는 것”이라고 비꼬았다. 국민의힘이 ‘김현지 흔들기’에 나서자 민주당은 조 대법원장을 도마 위에 올렸다. 민주당은 “국감이 끝난 이후 사법개혁을 처리하겠다”며 조 대법원장이 스스로 거취를 정할 수 있는 데드라인을 그어줬다. 민주당 전현희 최고위원은 “이번 사법개혁안은 제왕적 대법원장의 전횡을 막고 재판의 민주적 절차를 강화하기 위한 사법정상화법이다. 사법 독립성과 책임성을 두텁게 하고 국민의 공정한 재판받을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라며 사법부 장악 논란을 사전에 잠재웠다.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은 조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은 “대법원이 조 대법원장의 사퇴 요구를 외면할 경우 탄핵을 포함한 모든 법적·정치적 수단을 강력히 추진하겠다”며 으름장을 놨다. 두 사람의 이름은 오는 12월 정기국회를 마치고 해를 넘겨서도 호명될 것으로 보인다. 여야 모두 내년에 있을 지방선거를 겨냥해 상대편의 아킬레스건을 물고 늘어지겠다는 전략이다. 한 야권 관계자는 “김건희 특검이 12월까지 갈 것으로 봤는데 조희대라는 새로운 공격 포인트가 생겼다. 민주당이 쉽게 놔주지 않을 것”이라며 “‘내란 세트’로 묶어서 지방선거까지 끌고 가겠다는 심산이다. 내란이라는 키워드만큼 국민의힘을 공격하기 좋은 소재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반면에 민주당은 부동산 실책이 뼈아프다. 그걸 덮기 위해 조 대법원장을 계속해서 끌어들일 것”이라며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과 추경호 의원에 대한 수사가 이뤄지면 이제 그쪽을 노리지 않겠나? 여아가 머리채만 안 잡았지, 아마 역대급 국회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여야 ‘사이좋게’ 하나씩 쥔 약점 특검 앞 권성동·추경호 운명은? 추 의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의 계엄해제 의결을 방해한 혐의로 첫 조사를 받았다. 특검은 당시 원내대표였던 추 의원을 비롯한 국민의힘 지도부가 의원총회 장소를 여러 차례 변경함으로써 고의로 표결을 방해했는지를 들여다볼 예정이다. 이날 추 의원은 조은석 내란특검에서 진행되는 1차 피의자 소환조사에 응해 “무도한 정치 탄압”이라며 “당당하게 특검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 수감 중인 권성동 전 원내대표의 첫 재판은 오는 3일로 예정돼있다. 권 전 원내대표는 불법 정치자금 1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아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처럼 각종 악재가 국민의힘을 단단히 휘감자 부동산으로 한차례 휘청한 민주당이 반사이익 효과를 볼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여기에 여론조사 대납 의혹을 받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의 대질이 오는 8일 예정돼 내년 6월 치러질 지방선거 판까지 흔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오는 5일부터 시작되는 내년도 예산안 심사를 놓고 긴장감이 고조된다. 이정부 출범 후 첫 예산 심사로 국민의힘은 지역사랑 상품권 등 이 대통령의 트레이드마크인 지역 화폐를 겨냥해 맹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두 차례에 걸쳐 민주당 주도로 추경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국민의힘이 크게 반발했고, 지난 8월 정부 예산안이 공개되면서 본격적으로 ‘이재명식 포퓰리즘’ 프레임 굳히기에 나섰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오는 5일 있을 예산안 공청회를 시작으로 6∼7일 이틀간 종합정책질의를 실시할 예정이다. 10~11일에는 경제부처, 12∼13일에는 비경제부처 부별 심사가 진행되고 17일에는 소위원회 예산안의 감·증액을 심사하는 예산안조정소위가 가동된다. 각 소위의 논의를 거친 예산안은 전체회의 의결을 통해 본회의에 상정된다. 예산안 국회 본회의 처리 법정 시한은 매년 12월2일이지만 늘 그렇듯 여야의 예산 샅바싸움으로 해당 날짜를 넘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앞서 정부는 지난 8월 728조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올해 본예산에 견줬을 때 8.1% 늘어난 규모다. 이 대통령은 초혁신 경제 분야 등에 큰 폭으로 투자해 경제의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는 방침이다. 예산안이 의결되던 날 이 대통령은 “지금은 어느 때보다 재정의 적극적 역할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씨앗을 빌려서라도 뿌려서 농사를 준비하는 게 상식이고 순리”라고 말했다. 역대급 규모 쩐의 전쟁 이어 “현재 우리 경제는 신기술 주도의 산업 경제 혁신, 그리고 외풍에 취약한 수출 의존형 경제의 개선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며 “국무회의에서 의결되는 내년도 예산안은 이런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해결하고 경제 대혁신을 통해 회복과 성장을 이끌어내기 위한 마중물”이라고 설명했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AI 투자다. 그동안 이 대통령은 AI 3대 강국을 강조한 만큼 예산 역시 이에 맞춰 전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한 10조1000억원으로 책정했다. 자동차·조선, 반도체 등 주요 산업에 AI를 접목하고 휴머노이드 로봇용 AI 모델 등 ‘피지컬 AI’ 분야에도 집중 투자를 예고했다. 과학기술 연구개발(R&D) 예산은 지난해보다 19.3% 증가한 35조3000억원이다. 역대 규모인 이번 예산 중 10조6000억원이 AI·바이오·콘텐츠·방산·에너지·제조 등 6대 첨단산업의 핵심 기술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투입된다. 이 중에서도 국민의힘은 26조2000억원으로 책정된 ‘민생경제 회복과 사회연대경제 기반 구축’ 부문을 눈여겨보고 있다. 정부는 24조원 규모로 지역사랑상품권 발행을 지원하고 지역별 여건을 고려해 국비 보조율을 상향 조정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민주당은 24조원은 총 발행되는 상품권의 액면가이며 이 중 3~7%를 예산으로 지원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디지털 온누리상품권 예산은 4000억원으로 도합 4조5000억원 규모로 책정됐다. 또 정부는 연 매출 1억400만원 미만인 소상공인 230만개 사에 경영안정 바우처 25만원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예산안이 발표되자 국민의힘은 곧바로 ‘국민 부담 가중 청구서’라고 반박했다.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이정부 예산이 올해보다 8.1% 늘어난 728조원 규모로 편성됐다. 조세감면까지 포함하면 실질 지출은 무려 808조5000억원에 달한다”며 “내년도 국가채무는 1415조원, 2029년에는 무려 1789조 원으로 폭증할 전망이다.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올해 49.1%에서 내년 51.6%, 2029년에는 58%까지 치솟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 문재인정부 5년 동안 국가채무 비율이 33.9%에서 46.8%로 뛰어올랐는데 이정부는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나는 나랏빚을 통제하기는커녕, 폭발 직전까지 끌어올릴 심산”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거짓 선동”이라며 민생 최우선에 초점을 맞췄다고 반박했다. ‘올려’ ‘내려’ 본회의 난타전 쟁점 법안 처리 여부도 관전 포인트다. 민주당은 사법개혁을 위한 법 왜곡죄를, 국민의힘은 이정부의 부동산을 겨냥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폐지를 밀어붙이고 있다. 앞서 민주당과 혁신당은 각각 법 왜곡죄를 발의했다. 해당 법안은 판·검사가 증거를 조작하거나 사실관계를 왜곡하는 등 잘못된 사실관계에 법을 적용해 기소나 유죄 판결을 내리는 경우 처벌토록 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현재 법 왜곡죄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소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민주당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지난달 28일 국정감사 대책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사법개혁안에 대해 “이번달 까지 (입법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백혜련 사법개혁특별위원장도 MBC 라디오를 통해 “특위에서 낸 5대 개혁안은 상당한 공감대가 이미 이뤄져 있다”며 “당내, 국민적으로 그리고 법원과도 대법관 증원 문제 빼고는 의사소통이 이뤄졌다. 법사위 논의 과정을 거친다고 한다면 이번 정기국회 내 충분히 처리 가능하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개혁 골든타임을 절대로 실기하지 않고 연내에 반드시 마무리 짓겠다”며 힘을 실었다. 헌법 제84조이자 형사소송법 개정안인 ‘대통령 재판중지법’에도 군불을 땠다. 법사위 국감에서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이 “이 대통령 파기환송심은 다시 기일을 잡아 (재개)할 수 있느냐” 고 물은 데 대해 김대웅 서울고등법원장이 “이론적으로는 그렇다.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고 답한 것이 도화선이 됐다. 헌법 제84조는 ‘대통령은 내란·외환죄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에 발생한 범죄로 형사상 소추를 받지 않는다’고 규정한다. 당시 사법 리스크 족쇄를 풀지 못한 이재명 대표의 당선이 확실시되자 ‘대통령의 불소추특권’ 조항을 놓고 여러 갈래의 해석이 제기됐다. 민주당은 법안이 당론은 아니라면서도 향후 사법부의 행동에 따라 결정하겠다고 압박에 나섰다. 민주당 박상혁 의원은 YTN 라디오를 통해 “많은 국민이 지난 국감에서 서울고등법원장의 발언을 보고 깜짝 놀라셨을 것”이라며 “벌써 몇 달째 계류 중인 법안을 처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국민이 만들어주신 대통령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사법개혁? 부동산? 마음은 지선 노발대발 ‘쇼츠각’ 잡는 의원들 거대 여당인 민주당이 의석수로 법안을 통과시킨다면 국민의힘은 막아낼 도리가 없다. 대신 국민의힘은 부동산 규제를 파고들면서 이정부의 가장 아픈 곳을 찔렀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향해 이번 정기국회에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이하 재초환) 폐지 법안을 여야 합의로 처리하자고 제안했다. 재건축 활성화의 핵심인 재초환은 재건축으로 얻은 초과이익에 부담금을 부담하는 규제다. 앞서 민주당은 재초환 폐지 가능성을 언급했다가 “당 차원의 결정은 아니”라며 입장을 선회했다. 10·15 부동산 대책 발표 후 예상보다 후폭풍이 크자 신중론을 내세운 것이다. 여당의 갈지자 부동산 행보가 오히려 시장 혼란을 부추겼다는 비판이 나오는 지점이다. 국민의힘 김도읍 정책위의장은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이 10·15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국민적 비난과 여론의 뭇매로 궁지에 몰리자 이제야 국민의힘이 줄곧 주장해 온 재초환 폐지를 검토하겠다고 한다”며 “이미 김은혜 의원이 법안을 발의해 놨다. 정기국회에서 재초환 폐지 법안을 여야 합의로 신속 처리하자”고 말했다. 하지만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국감에서 재초환 유지 방향에 공감한다는 뜻을 밝히면서 여야 간 이견만 커지는 모양새다. 민주당 이연희 의원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재초환 폐지는 투기 광풍을 불러올 조치기 때문에 결코 안 된다. 반드시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고 이에 김 장관은 “공감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민주당은 재초환 폐지를 정기국회 내 처리하자는 국민의힙 요구에 대해 “원내 중심의 대화를 기대한다”며 협상의 여지를 열어뒀다. 다만 더 이상 부동산 문제로 자책골을 넣어서는 안 된다는 여론이 강한 만큼 국민 여론을 충분히 반영하겠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여당인 민주당이 언제까지나 ‘신중하게’ 입장을 보류할 수 없다는 점이다. 부동산 시장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지만 “국민의힘 페이스에 말려들어가서는 안 된다”는 기류가 흐르는 만큼 돌파구를 모색해야 한다. 어느 각도에서 보더라도 여야의 강대강 대치는 불가피해 보인다. 지난달 26일 국회가 이례적으로 국감 도중 본회의를 열고 비쟁점 민생 법안 70여건을 일괄 처리하면서 협치의 물꼬가 트이나 싶었지만 또다시 서로를 향해 날을 세우는 형국이다. 앞서 민주당은 APEC 주간을 앞두고 국민의힘을 향해 “무정쟁 주간을 갖자”고 제안했으나 국민의힘은 “경제 참사·부동산 참사를 덮기 위한 침묵 강요이자 정치적 물타기”라고 오히려 비판 수위를 높였다. 김도읍 정책위의장은 “이정부와 민주당이 독선과 독재를 멈추고 정치를 회복시키면 정쟁은 없어진다”고 훈수했다. 손 내밀어도 고개만 팽 한 정치권 관계자는 “여당인 민주당은 정부의 외교 성과를 띄우고 야당인 국민의힘은 야당으로서 잘한 것과 아쉬운 것을 구분해 견제해야 하는데 지금 의원 한 명 한 명이 국회를 자기 정치의 장으로 쓰고 있다”며 “내년 지방선거 영향이 크다. 선거를 앞뒀는데 어떤 정당이든 서로 의견을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여주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회의감을 내비쳤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