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에서 만난 휴식 ①대전 장태산자연휴양림

메타세쿼이아 숲으로 시원한 탈출!

이른 새벽부터 매미가 울어대는 한여름, 창문으로 들어오는 새벽 공기조차 후텁지근하다. 이럴 때는 햇살이 닿지 않는 울울창창한 숲으로 떠나자.

입구부터 마주한 서늘한 공기에 기분 UP
메타세콰이어 터널로 들어가는 데크로드

대전광역시(이하 대전시)는 교통의 중심지이자 과학의 메카다. 도심 관광자원이 풍부하다 보니 이곳에서 자연 여행지를 찾는 이는 드물다. 하지만 조금 눈을 돌리면 다양한 자연 여행지를 만날 수 있다. 산으로 둘러싸인 도시답게 산길 133km를 이어 만든 대전둘레산길, 호반을 따라 걷는 대청호반길, 곳곳에 들어앉은 드넓은 공원이 모두 도심에서 30~40분이면 닿는 자연 여행지다. 서구 장안로에 자리한 장태산자연휴양림도 그중 하나다.

장태산자연휴양림은 ‘살아 있는 화석 식물’이라 불리는 메타세쿼이아 숲으로 알려졌다. 휴양림 전체 면적 82ha 중 20여ha가 메타세쿼이아 숲이다. 덕분에 숲으로 들어서면 나무 장벽을 두른 듯 서늘한 공기가 여행자를 맞이한다. 숲속산림욕장에는 삼삼오오 모여 더위를 피하고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도록 평상과 의자가 놓였다. 돗자리 하나 들고 찾아가 쉬기 좋은 장소다.

스릴까지 더한
숲속 어드벤처

평상에 누워 메타세쿼이아를 바라보면 굵기가 다른 나무가 눈에 들어온다. 50년 가까이 자란 아름드리나무와 20여 년 자란 나무다. 나무의 굵기는 휴양림의 역사다. 아름드리나무는 이 숲을 만든 고 임창봉 씨가 심었다. 처음에 낙엽송과 잣나무, 오동나무 등을 심었는데, 잘 자라지 않아 메타세쿼이아를 선택했다. 하늘을 향해 30여m나 뻗은 나무는 시간을 더해가며 점점 멋진 자태를 뽐낸다.


두세 뼘 굵기로 자란 메타세쿼이아는 경매에 부쳐진 숲이 훼손되지 않도록 대전시가 산을 매입한 뒤 심은 것이다. 이후 대전시는 숲을 재정비해 무료로 개방하고 숲속어드벤처를 만들었다. 숲속어드벤처는 관리사무소 앞 경사로에서 메타세쿼이아 사이로 지나가는 데크 로드를 거쳐 높이 27m 스카이타워까지 이어진다. 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에게 권하지 않는 구간은 스카이타워 전망대로 올라가는 스카이웨이다. 달팽이처럼 빙글빙글 도는 경사로 구간이다 보니, 오르는 것만으로 어지럼증이 느껴진다. 천천히, 쉬엄쉬엄 올라야 어지럼증을 극복할 수 있다.

이 길은 또 다른 스릴을 제공한다. 전망대에 오르다 보면 타워가 흔들리는 것. 함께 오르는 사람들의 발걸음과 바람의 영향인데, 바람이 강한 날이면 더 스릴 있다고 한다. 그 때문인지 숲속어드벤처 전 구간 중 놀란 사람들의 목소리를 가장 많이 듣는다. 숲속어드벤처 8월 이용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비나 눈이 오는 날은 개방하지 않는다.

장태산자연휴양림에는 장태산의 식물과 나무, 곤충의 생태를 살펴보는 전시관이 있다. 이곳에서 메타세쿼이아 외에 소나무, 은행나무, 오동나무, 참나무 등에 대해 공부할 수 있다. 나무의 성질에 따라 크기는 같지만 무게가 다른 것도 체험을 통해 알 수 있다. 전시관 밖에 어린이 학습 공간으로 좋은 교과서식물원도 눈에 띈다. 교과서식물원 아래로 이어지는 산책로 끝에서 만나는 생태연못은 자그마해도 수련과 마름, 부들 등 다양한 수생식물을 관찰할 수 있는 곳이다.

더위를 피해 대전을 즐기는 또 다른 자연 여행지는 동구에 자리한 식장산이다. 대전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시가지와 대청호가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대가 있다. 전망대의 진가는 밤에 나타난다. 도심이 환하게 불을 밝히면 대전의 산과 호수가 어둠에 잠기며 별 모양 야경을 만든다. 여름밤이면 더위를 피해 이곳을 찾는 시민이 많다. 전망대까지 차량으로 진입할 수 있지만, 도로가 좁고 어두우며 굴곡이 심하니 밤 운전은 조심해야 한다.

대전 야경 감상
식장산 전망대

식장산에서 내려와 세천유원지 방향으로 진입하면 배우 송중기의 친가가 있는 세정골이다. 드라마 〈태양의 후예〉가 종영한 지금도 찾아오는 팬이 많다고. 중구 수침로55번길에 자리한 태평전통시장의 ‘태평청년 맛it길’에는 청년 상인 점포 10개가 있다. 각 점포는 쇠고기, 돼지고기, 참치, 문어 등으로 개성 있는 음식을 낸다. 아이디어가 톡톡 튀는 음식과 청년들의 열정이 담긴 공간을 돌아보는 재미가 있다.

서구 둔산대로에 자리한 대전문화예술단지는 대전예술의전당, 대전시립미술관, 이응노미술관, 대전시립연정국악원, 한밭수목원, 열대식물원, 천연기념물센터, 엑스포시민광장이 있는 장소를 말한다. 공연장과 미술관이 모여 있어 취향에 따라 골라 보는 재미가 있다. 


야외 공연장과 분수가 있는 엑스포시민광장은 여름밤을 즐기기 좋다. 분수가 시원하게 뻗어 더위를 식히고, 늦은 시각까지 곳곳에서 거리 공연이 열리기도 한다. 자전거를 즐기는 여행자라면 광장을 시원하게 달려볼 수 있다. 우연히 야외무대 공연을 만나기도 한다. 오는 8월6일 오후 3~5시에는 ‘대전권 대학생들의 기부 버스킹’ 공연이 펼쳐진다. 각 공연장의 상설 공연 일정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유성구 도안대로에 자리한 대전역사박물관은 도안신도시 개발 당시 출토된 유물과 은진 송씨, 여산 송씨, 안정 나씨, 안동 김씨 등의 가문에서 기증·기탁한 유물을 전시한다. 전시 동선에 따라 구경하다 보면 자연스레 조선 유학자의 다양한 면모를 살펴볼 수 있다. 오는 8월28일까지 ‘대전 안정 나씨 묘 출토 복식 특별전―그리움을 깁고, 연정을 짓다’가 열린다. 도안신도시의 근현대 모습을 재현·기록한 ‘대전의 근대 그리고 현대’ 전시도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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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일 코스

장태산자연휴양림→대전역사박물관→대전문화예술단지
1박 2일 코스
첫째 날: 장태산자연휴양림→식장산전망대→태평전통시장 태평청년 맛it길→숙박
둘째 날: 대전문화예술단지→대전역사박물관→귀가
관련 웹사이트
· 대전관광 http://tour.daejeon.go.kr
· 장태산자연휴양림 http://www.jangtaesan.or.kr
· 엑스포시민광장 http://www.expoplaza.or.kr
· 이응노미술관 http://ungnolee.daejeon.go.kr
· 대전둘레산길 http://greencity.daejeon.go.kr
· 태평전통시장 http://www.taepyung-market.kr
· 대전시립연정국악원 http://www.koreamusic.go.kr
문의 전화
· 대전종합관광안내소 042-861-1330
· 장태산자연휴양림 042-270-7883
· 대전역사박물관 042-270-8600
· 한밭수목원 열대식물원 042-270-8472
· 이응노미술관 042-611-9821
대중교통(기차)
서울역-대전역: KTX 하루 70여회(05:15~23:30) 운행, 약 1시간 소요.
용산역-서대전역: KTX 하루 8회(06:20~19:40) 운행, 약 1시간5분 소요. 레츠코레일 www.letskorail.com
(버스)
서울-대전복합: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하루 60여회(06:00∼다음 날 00:10) 운행, 약 2시간 소요. 서울고속버스터미널 1688-4700, 코버스 www.kobus.co.kr
자가운전
서대전 IC→대전 시내 방향 우회전→4km 직진→가수원네거리 우회전→8km 직진→흑석네거리 좌회전→4km 직진→장태산자연휴양림
숙박
·토요코인 대전정부청사앞: 서구 둔산중로134번길, 042-545-1045
· 호텔그레이톤둔산: 서구 둔산중로, 042-482-1000
· 이안레지던스호텔: 서구 둔산로65번길, 042-487-3939
· 장태산자연휴양림: 서구 장안로, 042-270-7883
· 롯데시티호텔 대전: 유성구 엑스포로123번길, 042-333-1000
식당
· 금평식당: 추어탕, 서구 장안로, 042-582-2120
· 철원메밀막국수: 막국수, 서구 장안로, 042-586-0205
· 천년의정원: 중화요리, 서구 만년로67번길, 042-485-1796
· 여자만장어구이: 장어구이, 서구 만년로68번길, 042-486-2486
· 귀빈돌솥밥: 돌솥밥, 서구 만년로68번길, 042-488-3340
축제와 행사
제11회 견우직녀축제: 8월13~14일, 엑스포시민광장·견우직녀다리, 042-330-3915, www.lovembc.co.kr
주변 볼거리
대전 회덕 동춘당, 계족산황톳길, 만인산자연휴양림, 엑스포과학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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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광주 노른자위 땅을 개발하는 사업이 건설사 간의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총사업비 2조여원의 초대형 프로젝트가 양측이 제기한 고소·고발로 표류하는 모양새다. 갈등의 본질은 사업을 좌지우지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의 최대주주 지위가 누구에게 있는지다. 최근 지분확보를 위한 소송 과정서 의문의 돈거래가 포착됐다. 2020년 7월1일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도시계획시설서 도시공원으로 지정해놓은 개인 소유의 땅에 20년간 공원 조성을 하지 않을 경우 땅 주민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도시공원서 해제하는 제도인 ‘도시공원 일몰제’가 시행됐다. 도시공원 일몰제의 도입으로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민관 합작 윈윈 사업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민간에 사업시행권을 주고 공원을 조성해 지자체에 기부채납하도록 하는 제도다. 민간 사업시행자는 공원부지 30% 범위서 아파트 건설 등 비공원사업을 진행해 수익을 챙길 수 있다. 정부나 지자체는 민간 자본으로 공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민간 사업시행자는 주택 공급 사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서로 이득 볼 수 있는 구조다. 현재 전국 각지서 진행하고 있는 민간공원 특례사업 중 ‘중앙공원 1지구 민간공원 특례사업’의 규모가 가장 크다. 광주시 서구 금호동과 화정동, 풍암동 일대 243만5027㎡에 공원시설과 비공원시설을 건축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비공원시설 부지에는 지하 3층~지상 28층, 39개동 총 2772세대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총사업비가 2조2000억원에 달한다. 2020년 1월 사업시행사인 특수목적법인(SPC)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이하 빛고을)이 설립되면서 추진되기 시작한 사업은 최근 시행사 지위와 시공권 등을 두고 고소·고발이 난무하고 있다. SPC 설립 시점부터 컨소시엄에 참여한 한양과 이후 시공자로 들어온 롯데건설, 지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우빈산업, 케이앤지스틸 등이 갈등의 주체다. SPC 빛고을 설립 초기 한양이 30%로 최대주주, 우빈산업(25%), 케이앤지스틸(24%), 파크엠(21%) 등이 주주로 참여했다. 한양이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의 SPC 빛고을 참여를 위한 초기자본 49억원을 댔다. 한양이 우빈산업에 49억원을 빌려주고 우빈산업이 다시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대여해 지분을 분배했다. 이때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콜옵션’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콜옵션은 특정한 기초자산을 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행사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다시 말해 우빈산업은 언제든지 원할 때 케이앤지스틸의 지분을 회수할 수 있는 조건을 걸어둔 것이다. ‘초대형’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이면 한양-케이앤지스틸 모종의 관계 의혹 SPC 빛고을 주주구성에 변화가 생긴 시점은 컨소시엄 구성 당시 한양이 맡기로 한 시공권이 롯데건설로 넘어가면서부터다.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의 지분 24%를 위임받아 주주권을 행사해 롯데건설과 중앙공원 1지구 아파트 신축 도급 약정을 체결했다. 이 과정서 30% 지분의 한양은 배제됐다. 롯데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할 당시 우빈산업에 지분을 위임했던 케이앤지스틸의 태도가 변한 시기는 2022년 5월경으로 추정된다. SPC 빛고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25억3000만원(대여금 24억원+이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빌린 돈을 갚았으니 24% 지분만큼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맺었던 콜옵션을 행사하고 49%의 지분을 확보해 SPC 빛고을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우빈산업 내부 사정이 변하면서 한 차례 더 지분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우빈산업은 대출금 100억원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부도 처리됐다. 지급보증을 섰던 롯데건설은 우빈산업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넘겨 받으면서 49%를 확보했다. 지분양도는 롯데건설이 근질권(담보물에 대한 권리)을 행사해 채무를 대신 갚아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우빈산업이 빠진 자리에 롯데건설이 들어오면서 현재 기준 빛고을 SPC 지분구조는 한양 30%, 롯데건설 29.5%, ㈜파크엠 21%, 허브자산운용 19.5%로 재편된 상태다. 허브자산운용이 보유한 19.5%는 롯데건설로부터 양도받은 것이다. SPC 빛고을 내에서 롯데건설의 발언권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뉜 지분 콜옵션으로? 사업시행권과 시공권을 두고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이 궤를 같이 하면서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쟁점은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이 가진 지분이 최종적으로 누구의 소유냐는 것이다. 두 회사의 지분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바뀔 수 있다.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을 갚았으니 24%에 대한 주주권이 자사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양은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우빈산업에 49억원의 출자금을 대여하면서 맺은 특별약정을 내세웠다. 해당 약정에 한양이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비공원시설 시공권을 전부 갖는데 우빈산업이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항목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우빈산업이 주도해 롯데건설로 시공사를 바꾼 것은 특별약정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광주지방법원은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이 각각 우빈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서 모두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주주권 확인 소송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우리가 SPC 주식을 실제로 소유한 주주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한양 관계자도 “1심 법원은 우빈산업이 한양에게 49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보유 주식 25% 전량을 양도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건설은 소송 판결 한 달 전, 우빈산업의 지분을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우빈산업이 한양에 양도할 주식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과정서 한양은 우빈산업의 ‘고의 부도’를 의심하고 있다. 한양은 1심 법원 판결을 근거로 자사가 지분 55%(한양 30%+우빈산업 25%)의 SPC 빛고을 최대주주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대법원서 한양에 ‘시공권이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놓으면서 시공자 지위는 잃게 됐다. 소송 이겨도 지위 잃었다 최근 SPC 빛고을 지분 갈등서 케이앤지스틸의 역할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케이앤지스틸은 상하수도 설비공사 업체로 2003년에 설립됐다. SPC 빛고을에 우빈산업과 함께 참여했다가 현재는 빠진 상태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전 대표가 우빈산업과 친분이 있어서 (SPC 빛고을에)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 사태서 롯데건설과 우빈산업은 이른바 ‘비한양파’로 묶여있다. 두 업체의 지분 이동도 비교적 명확히 드러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은 두 업체 모두 우빈산업과 소송을 진행하면서도 서로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적(우빈산업)이 같을 뿐 특별히 관계가 있는 업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양의 모기업인 보성그룹 계열사에 속한 ‘앤유’라는 업체가 케이앤지스틸에 2022년 4월, 2억원을 빌려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앤유는 이기승 보성그룹 회장의 동생인 이점식씨가 지분 83.6%를 가지고 있는 친족회사다. 전기 조명장치 제조업체로 2007년에 설립됐다. 2022년 기준 매출은 28억2900만원, 영업이익은 3억300만원으로 확인된다. 한양과의 거래를 통해 27억79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앤유는 케이지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주는 과정서 1주일짜리 주식근질권을 설정했다.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이 2억원을 갚지 못하면서 케이앤지스틸의 주식이 전부 앤유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의 대표이사를 비롯해 사내이사 3명 등 4명이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1명은 앤유 대표인 정모씨의 아내로 추정된다. 케이앤지스틸 수뇌부가 물갈이된 것이다. 당시 케이앤지스틸의 채무가 수십억원에 이를 정도로 적자가 누적된 상태였다고 해도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배권을 넘겨준 것을 두고 석연찮은 의문이 일었다. 1주일이라는 짧은 주식 근질권 설정도 의문으로 떠올랐다. 보성그룹에 기생하는 ‘앤유’ 푼돈 주고 1주 만 회사 꿀꺽? 더 흥미로운 대목은 같은 해 5월 케이앤지스틸이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 25억3000만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는 의혹이 동시에 불거진 점이다. 다시 말해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분 100%를 앤유에 넘겨주고 한 달 만에 20억원이 넘는 돈을 융통해 SPC 빛고을 지분을 확보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여기에 우빈산업을 상대로 한 주주권 확인 소송 등에 김앤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하면서 수임료에 대한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케이앤지스틸이 지분확보를 위해 사용한 자금 출처가 한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양 입장서 케이앤지스틸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확보하면 54%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대법원 판결로 시공자 지위는 상실했지만 롯데건설에 넘어가 있는 시공권을 흔들 수 있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분 갈등 구조가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로 정리되는 셈이다. 하지만 한양과 케이앤지스틸 모두 두 업체 간 모종의 관계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앤유라는 계열사가 있는지도 잘 몰랐다. 앤유서 케이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줬다거나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우빈산업서 (1심)소송에 져서 계속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듯하다. 대응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보다 광주시가 우빈산업과 결탁해 여러 가지로 유리하게 상황을 봐주고 있다고 판단해 광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광주시는 사업시행자이자 감독관청으로서 해야 할 일이 참 많은데 그런 일을 하지 않아 공모 제도가 다 무너졌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광주시의 행정행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석연찮은 자금 출처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한양이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에 대해 “우빈산업서 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주주가 들어와 투자가 이뤄지면서 주금 대여금을 갚은 것이다. 우빈산업에서는 (우리가)한양의 위장계열사 아니냐, 대표이사 선임 과정이 의심스럽다, 자금 출처가 어디냐 같은 의혹을 제기하는데 그건 주주권 확인 소송서 져서 그러는 것이다. 한양이랑 우리랑은 큰 관계가 없는데 자꾸 엮어서 흠집을 내려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4월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 케이앤지스틸 대표로 오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이 사업이 잘 마무리되면 우리 회사에 300억원 정도의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행이익을 1100억원으로 계산했을 때 우리 회사 지분이 24% 정도니까 그렇게 계산한 것이다. 수익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회사를 맡게 됐고, 새로운 주주들도 그 사업성을 보고 투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