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는 도끼에 발등 제대로 찍혔다?
중견 여성 탤런트 K씨가 국내산 ‘짝퉁’ 핸드백을 외국산 명품으로 속인 납품업자에게 수억 원을 사기 당했다고 6일 한 매체가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핸드백 제조업자 P씨는 2003년 이웃에 살며 평소 친분이 있던 인기 탤런트 K씨에게 “이탈리아에서 전량 생산되는 명품 핸드백을 판매하는 매장을 열면 제품을 수입 원가에 공급해주겠다”고 밝혔다.
K씨는 P씨의 말을 믿고 캐나다와 한국에 핸드백 매장을 차렸으나 P씨가 공급한 핸드백은 일부만 이탈리아 수입 제품이었고, 대부분 국내 영세 제조업체에서 만들어 가짜 라벨만 붙인 ‘짝퉁’ 핸드백으로 확인됐다.
이 매체는 P씨가 핸드백 값으로 2003년부터 2005년까지 모두 5억3천만 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서울중앙지법 형사24부(이경춘 부장판사)는 구속기소된 P씨에게 “국내에서 제조한 제품을 전량 이탈리아에서 제조된다고 속여 납품한 것만으로도 사기죄에 해당한다”며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 일로 인해 다시 한 번 연예인들을 대상으로 한 사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스타들은 부업이든 주업이든 크고 작게 다양한 사업에 관여하는 경우가 많다. 본인이 직접 투자하는 형태로, 또 이름을 빌려줘 지분을 얻는 형태로 시작된 사업은 때로는 돈을 벌게도, 잃게도 한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스타를 끼고 벌어지는 대부분의 사업이 스타 혹은 주변 사람들의 스타마케팅에 대한 환상에서 출발한다는 점이다. 스타들의 이름을 내걸면 무조건 장사가 잘될 것이라는 어렴풋한 맹신은 철저한 검증 없이 사업 전개로 이어진다. 여기에 무턱대고 스타들은 돈이 많을 것이라는 그릇된 소문을 노리고 사기 차원에서 접근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많은 돈을 벌 수 있으니 사업을 같이 하자’는 꼬임(?)에 넘어가 사기 피해 본 연예인은 의외로 많다.
가수 박상민은 친구와 함께 펜션 사업에 투자했다가 친구의 잠적으로 16억을 손해 봤다. 또 자신을 사칭해 경제 활동을 해오던 가짜 박상민 씨를 사기 혐의로 고소하기도 했다. 가짜 박상민 씨가 300만 원의 벌금형을 받으며 사건이 일단락되기는 했지만 그동안 입은 정신적 피해가 만만치 않았다.
가수 이재훈은 지인의 권유로 음원 사업과 주점 등에 투자했다가 투자금 전액을 손해 봤다. 쿨 출신 김성수는 친구의 말을 믿고 자동차 사업에 투자했다가 7천만 원의 피해를 입었다. 이런 경우 믿었던 사람들에게 배신을 당한 거라 물질적인 피해도 피해지만 심적인 고통이 더 크다고 한다.
중견 여성 인기 탤런트 K씨 ‘짝퉁 업자’에 5억 원대 사기 피해
가수 박상민?이재훈?김종민?김성수도 지인에게 사기 당해
탤런트 이광기는 데뷔 시절 한 매니지먼트사와 전속계약을 맺었는데 하필이면 그 회사가 기획부동산이었다고 한다. 회사의 회장으로부터 “투자금을 두 배 이상으로 불려주겠다”는 감언이설에 속아 1억2천만 원을 몽땅 날리고 말았다. 탤런트 선우재덕도 5억 원의 사기를 당한 적이 있다.
코요테의 김종민 역시 한때 주류 사업에 손을 댔다가 된통 사기꾼에게 당한 적이 있다고 웃으면서 고백했다. 그러나 당시 회복이 안 될 정도의 충격과 불편을 겪었다는 것이 주변의 설명이다.
그렇다면 왜 연예인들은 일반인들보다 사기를 많이 당하는 것일까.
연예계의 한 관계자는 “연예인들은 남들보다 화려한 생활을 하는 한편 직업적 특성상 사람들과의 접촉이 많지 않아 세상 물정에 밝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각종 사기행각의 표적이 되기 쉽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요즘 연예인들이 사업 전선에 나서는 경우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연예인들의 더욱 신중한 자세가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여배우들은 화려한 외모 때문에 누드 관련 사기가 많다. 영화배우 이지현은 매니저가 누드 촬영 계약금 가지고 해외로 도피해 3억 원의 손해를 입었다. 또 직접적으로 금전적 손해를 보지는 않았지만 이효리·김혜수·이승연·한고은 등 많은 여배우들이 누드 관련 사기에 휘말려 명예 훼손으로 인한 정신적 피해를 겪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