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촌이 있는 해변 풍경 ③경북 울진군

관동팔경길 따라 울진 바다가 들려주는 이야기

울진은 삼림욕과 해수욕, 온천욕이 가능한 천혜의 고장이다. 지리적으로 수도권에서 멀기에 원시적 자연이 오롯이 살아 있다. 망양정에서 월송정까지 이어지는 관동팔경길(25km)은 울진의 해변을 대표한다. 옛이야기 가득한 정자, 정감 어린 포구, 솔숲 시원한 해변이 어우러진다. 망양정은 왕피천과 바다가 만나는 장면이 감동적이고, 망양 해변에 자리한 옛 망양정은 거친 파도 소리가 일품이다. 구산어촌체험마을에는 울릉도를 지키던 수토사(搜討使)들이 바람이 잠잠해지길 기다리던 대풍헌이 있다. 신라 화랑이 머물던 월송정은 소나무 1만여 그루가 있는 숲에 들어앉아 쾌적하다.

원시적 자연 모습 느껴지는 울진의 해변
마을과 바다 모습이 한눈에, 명당 망양정

울진의 산은 육중하다. 한때 강원도 땅이었던 사람의 발길 닿지 않는 골짜기에는 오지 마을이 남아 있다. 산과 계곡에는 우람한 금강소나무가 가득하다. 해변에도 울창한 솔숲이 많아 삼림욕과 해수욕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울진 관동팔경길은 망양정에서 출발한다. 소나무 우거진 숲길을 200m쯤 오르면 시야가 열리면서 정자가 나타난다. 정자에 서면 심산유곡에서 흘러내린 왕피천이 바다와 몸을 섞는 감동적인 장면을 볼 수 있다. 강과 바다가 만나는 지점에 넓게 형성된 모래밭이 망양정 해변이다.
본래 망양정은 이곳에서 15km쯤 떨어진 기성면 망양리에 있었다. 1858년 울진 현령 이희호가 지금의 자리로 옮겨 세웠다. 전해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이희호는 울진에는 관동팔경이 하나도 없는 것이 안타까웠다. 당시 평해에는 월송정과 망양정이 있어 그중 하나를 달라고 했다. 망양정은 비록 본래 자리는 아니지만, 울진의 마을과 자연을 한눈에 만날 수 있는 명당이다. 

망양정에서 해안도로를 따라 내려오면 오산항을 거쳐 기성 망양 해변에 닿는다. 이곳 야트막한 언덕에 옛 망양정이 아담하게 복원되었다. 다시 정자에 올랐다. 우렁찬 파도 소리에 귀가 먼저 열린다. 정자 오른쪽으로 1km쯤 펼쳐진 망양 해변이 한눈에 들어온다. 과연 예부터 시인 묵객이 칭송한 풍광이 일품이다. 조선 숙종은 강원도 관찰사에게 관동팔경을 그려 오라고 해서 두루 감상한 뒤, 망양정이 가장 아름답다며 ‘관동제일루(關東第一樓)’ 친필 편액을 내렸다고 한다. 나중에 망양정을 친히 둘러보고 “이 바다가 변해서 술이 된다면 어찌 삼백 잔만 기울이겠는가”라며 호탕함을 과시했다.

동시에 즐기는
삼림욕과 해수욕

해변으로 들어서면 거친 바위가 제법 많다. 정자에서 파도 소리가 크게 들린 것이 이 때문이다. 까르르, 3남매가 파도와 놀고 있다. 오랜만에 고향을 방문한 이명곤씨가 그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본다. 아버지는 아이들에게 고향의 아름다운 자연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한다. 정겨운 포구가 그립다면 구산마을이 제격이다. 야트막한 야산을 등지고 들어앉은 집들이 항구를 바라본다. 마을 안쪽에는 정면 4칸, 측면 3칸으로 아담하게 지은 대풍헌이 자리 잡고 있다. 대풍헌은 조선 시대 울릉도와 독도를 지키기 위해 파견된 수토사들이 배를 타기 전, 바람이 잠잠해지기를 기다리며 머무르던 곳이다. 수토사들은 구산항에서 울릉도로 갔다. 이런 인연으로 마을 사무실 건물 앞에는 독도 축소 조형물이 있다. 


구산마을의 자랑은 울창한 솔숲을 품은 구산 해변이다. 솔숲에 들어가니 한기가 몰려온다. 구산마을 주민이 대대로 가꾼 숲이다. 여름철 솔숲에 텐트 치고 해수욕을 즐기면 더위는 안녕이다. 구산 해변 모래밭이 끝나는 지점에는 관동팔경 중 제일 남쪽의 월송정(越松亭)이 자리한다. 

신라의 네 화랑인 영랑, 술랑, 남석랑, 안상랑이 솔숲에서 달을 즐기며 놀았다 하여 월송정이라고도 한다. 비가 갠 뒤 떠오른 맑은 달빛이 소나무 그늘에 비칠 때 가장 아름다운 풍취를 보여준다.
2층 정자에 오르니 소나무 위로 푸른 바다가 넘실거린다. 망양정처럼 장쾌한 전망은 아니지만, 솔숲과 어우러진 바다가 정겹다. 정자 주변은 소나무 1만여 그루로 둘러싸였다. 그윽한 솔향기 맡으며 산책로 따라 바닷가에 이르자, 모래에 뿌리 내린 갯메꽃과 갯씀바귀가 반긴다.

관동팔경길은 월송정에서 끝나지만, 울진의 가장 남쪽 후포항까지 드라이브를 즐기는 것이 좋다. 후포항에 가면 등대가 있는 등기산공원에 올라보자. 아래에서 보는 것과 달리 올라가면 의외로 넓은 평지가 나타난다. 등대에서 펼쳐진 후포항은 뒤로 백암산(1004m)과 낙동정맥 산줄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어 더욱 웅장하게 보인다.

관동팔경길 따라
울진 해변 구경

울진의 해변을 구경했으면 불영사계곡을 따라 경상북도 민물고기생태체험관과 불영사에 들러보자. 불영사계곡 하류에 자리한 민물고기생태체험관은 아이들과 방문하기 좋다. 민물고기생태체험관, 열대어전시관, 야외전시관 등으로 나뉘어 관람과 체험을 즐길 수 있다. 동선에 따라 관람하고 나면 각시붕어, 버들붕어, 꼬치동자개, 어름치, 가시고기, 갈겨니, 감돌고기 등 토종 물고기가 얼마나 예쁘고 귀한지 알 수 있다.

체험관에서 나와 불영사계곡을 따라 15분쯤 올라가면 불영사 일주문을 만난다. 여기부터 절까지 오르는 길은 불영사계곡을 끼고 이어지며, 산비탈에는 미끈한 금강소나무가 가득하다. 구불구불 이어진 길을 10분쯤 걸으면 너른 터에 자리한 절 마당으로 들어선다. 마당에는 정갈한 고추밭이 인상적이다. 불영사는 651년 의상대사가 창건한 천년 고찰이다. 큰 못에 있는 아홉 마리 용을 주문으로 쫓아내고 그 자리에 절을 지었으며, 서편에 부처 형상 바위가 있어 그 그림자가 항상 못에 비치므로 불영사(佛影寺)라 불렀다고 한다.

연못에는 부처의 그림자 대신 어리연꽃이 만개해 장관이다. 대웅보전 계단 양편으로 돌거북이 머리만 내민 모습이 재미있다. 두 마리 거북이 대웅전을 등에 업은 형상이다. 전해지는 이야기에 따르면 불영사가 있는 자리가 화산(火山)이어서 불기운을 누르기 위함이라고 한다. 돌거북 위에는 풍경에 걸린 물고기 한 마리가 유유히 하늘을 헤엄친다. 은은한 풍경 소리가 절 마당을 가득 메운다.


-----------------------여행 정보-----------------------
당일 코스

망양정→망양 해변(옛 망양정)→구산어촌체험마을→월송정→후포항 등기산공원
1박 2일 코스
· 첫째 날: 망양정→망양 해변(옛 망양정)→구산어촌체험마을→월송정→후포항 등기산공원
· 둘째 날: 경상북도 민물고기생태체험관→불영사
관련 웹사이트
· 울진군 문화관광 http://tour.uljin.go.kr
· 구산어촌체험마을 http://gusan.seantour.com
· 경상북도 민물고기생태체험관 http://www.fish.go.kr
· 불영사 http://bulyoungsa.kr
문의 전화
· 구산어촌체험마을 054-788-5312
· 망양정 054-789-6921
· 경상북도 민물고기생태체험관 054-783-9413
· 울진군청 문화관광과 054-789-6902
· 불영사 054-783-5004

대중교통(버스)
· 서울-울진: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하루 16회(07:10~ 20:05) 운행, 약 4시간20분 소요.
· 대구-울진: 대구동부정류장에서 직행 하루 12회(09:00~18:10) 운행, 약 3시간 소요. 

자가운전
중앙고속도로 풍기 IC→안정교차로→가흥교차로→원당로
→파인토피아로→36번 국도→분천삼거리→금강송면→망양정

숙박
· 백암스프링스호텔: 온정면 온천로, 054-787-3007, www.springshotel.co.kr
· 통고산자연휴양림: 금강송면 불영계곡로, 054-783-3167
· 구수곡자연휴양림: 북면 십이령로, 054-789-5470
· 백암온천호텔피닉스: 온정면 온천로, 054-787-3044
· 구산어촌체험마을(민박, 캠핑): 기성면 구산봉산로, 054-788-5312, http://gusan.seantour.com

식당
· 칼국수식당: 칼국수·회국수, 울진읍 읍내1길, 054-782-2323
· 미정식당: 가자미조림·갈치조림, 후포면 후포4길, 054-787-9569
· 망양정횟집: 활어회, 근남면 망양정로, 054-783-0430
· 왕돌수산: 대게 요리, 후포면 울진대게로, 054-788-4959

주변 볼거리
금강소나무숲길, 죽변항, 덕구온천, 울진엑스포공원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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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광주 노른자위 땅을 개발하는 사업이 건설사 간의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총사업비 2조여원의 초대형 프로젝트가 양측이 제기한 고소·고발로 표류하는 모양새다. 갈등의 본질은 사업을 좌지우지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의 최대주주 지위가 누구에게 있는지다. 최근 지분확보를 위한 소송 과정서 의문의 돈거래가 포착됐다. 2020년 7월1일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도시계획시설서 도시공원으로 지정해놓은 개인 소유의 땅에 20년간 공원 조성을 하지 않을 경우 땅 주민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도시공원서 해제하는 제도인 ‘도시공원 일몰제’가 시행됐다. 도시공원 일몰제의 도입으로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민관 합작 윈윈 사업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민간에 사업시행권을 주고 공원을 조성해 지자체에 기부채납하도록 하는 제도다. 민간 사업시행자는 공원부지 30% 범위서 아파트 건설 등 비공원사업을 진행해 수익을 챙길 수 있다. 정부나 지자체는 민간 자본으로 공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민간 사업시행자는 주택 공급 사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서로 이득 볼 수 있는 구조다. 현재 전국 각지서 진행하고 있는 민간공원 특례사업 중 ‘중앙공원 1지구 민간공원 특례사업’의 규모가 가장 크다. 광주시 서구 금호동과 화정동, 풍암동 일대 243만5027㎡에 공원시설과 비공원시설을 건축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비공원시설 부지에는 지하 3층~지상 28층, 39개동 총 2772세대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총사업비가 2조2000억원에 달한다. 2020년 1월 사업시행사인 특수목적법인(SPC)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이하 빛고을)이 설립되면서 추진되기 시작한 사업은 최근 시행사 지위와 시공권 등을 두고 고소·고발이 난무하고 있다. SPC 설립 시점부터 컨소시엄에 참여한 한양과 이후 시공자로 들어온 롯데건설, 지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우빈산업, 케이앤지스틸 등이 갈등의 주체다. SPC 빛고을 설립 초기 한양이 30%로 최대주주, 우빈산업(25%), 케이앤지스틸(24%), 파크엠(21%) 등이 주주로 참여했다. 한양이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의 SPC 빛고을 참여를 위한 초기자본 49억원을 댔다. 한양이 우빈산업에 49억원을 빌려주고 우빈산업이 다시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대여해 지분을 분배했다. 이때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콜옵션’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콜옵션은 특정한 기초자산을 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행사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다시 말해 우빈산업은 언제든지 원할 때 케이앤지스틸의 지분을 회수할 수 있는 조건을 걸어둔 것이다. ‘초대형’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이면 한양-케이앤지스틸 모종의 관계 의혹 SPC 빛고을 주주구성에 변화가 생긴 시점은 컨소시엄 구성 당시 한양이 맡기로 한 시공권이 롯데건설로 넘어가면서부터다.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의 지분 24%를 위임받아 주주권을 행사해 롯데건설과 중앙공원 1지구 아파트 신축 도급 약정을 체결했다. 이 과정서 30% 지분의 한양은 배제됐다. 롯데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할 당시 우빈산업에 지분을 위임했던 케이앤지스틸의 태도가 변한 시기는 2022년 5월경으로 추정된다. SPC 빛고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25억3000만원(대여금 24억원+이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빌린 돈을 갚았으니 24% 지분만큼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맺었던 콜옵션을 행사하고 49%의 지분을 확보해 SPC 빛고을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우빈산업 내부 사정이 변하면서 한 차례 더 지분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우빈산업은 대출금 100억원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부도 처리됐다. 지급보증을 섰던 롯데건설은 우빈산업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넘겨 받으면서 49%를 확보했다. 지분양도는 롯데건설이 근질권(담보물에 대한 권리)을 행사해 채무를 대신 갚아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우빈산업이 빠진 자리에 롯데건설이 들어오면서 현재 기준 빛고을 SPC 지분구조는 한양 30%, 롯데건설 29.5%, ㈜파크엠 21%, 허브자산운용 19.5%로 재편된 상태다. 허브자산운용이 보유한 19.5%는 롯데건설로부터 양도받은 것이다. SPC 빛고을 내에서 롯데건설의 발언권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뉜 지분 콜옵션으로? 사업시행권과 시공권을 두고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이 궤를 같이 하면서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쟁점은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이 가진 지분이 최종적으로 누구의 소유냐는 것이다. 두 회사의 지분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바뀔 수 있다.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을 갚았으니 24%에 대한 주주권이 자사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양은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우빈산업에 49억원의 출자금을 대여하면서 맺은 특별약정을 내세웠다. 해당 약정에 한양이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비공원시설 시공권을 전부 갖는데 우빈산업이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항목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우빈산업이 주도해 롯데건설로 시공사를 바꾼 것은 특별약정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광주지방법원은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이 각각 우빈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서 모두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주주권 확인 소송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우리가 SPC 주식을 실제로 소유한 주주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한양 관계자도 “1심 법원은 우빈산업이 한양에게 49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보유 주식 25% 전량을 양도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건설은 소송 판결 한 달 전, 우빈산업의 지분을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우빈산업이 한양에 양도할 주식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과정서 한양은 우빈산업의 ‘고의 부도’를 의심하고 있다. 한양은 1심 법원 판결을 근거로 자사가 지분 55%(한양 30%+우빈산업 25%)의 SPC 빛고을 최대주주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대법원서 한양에 ‘시공권이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놓으면서 시공자 지위는 잃게 됐다. 소송 이겨도 지위 잃었다 최근 SPC 빛고을 지분 갈등서 케이앤지스틸의 역할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케이앤지스틸은 상하수도 설비공사 업체로 2003년에 설립됐다. SPC 빛고을에 우빈산업과 함께 참여했다가 현재는 빠진 상태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전 대표가 우빈산업과 친분이 있어서 (SPC 빛고을에)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 사태서 롯데건설과 우빈산업은 이른바 ‘비한양파’로 묶여있다. 두 업체의 지분 이동도 비교적 명확히 드러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은 두 업체 모두 우빈산업과 소송을 진행하면서도 서로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적(우빈산업)이 같을 뿐 특별히 관계가 있는 업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양의 모기업인 보성그룹 계열사에 속한 ‘앤유’라는 업체가 케이앤지스틸에 2022년 4월, 2억원을 빌려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앤유는 이기승 보성그룹 회장의 동생인 이점식씨가 지분 83.6%를 가지고 있는 친족회사다. 전기 조명장치 제조업체로 2007년에 설립됐다. 2022년 기준 매출은 28억2900만원, 영업이익은 3억300만원으로 확인된다. 한양과의 거래를 통해 27억79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앤유는 케이지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주는 과정서 1주일짜리 주식근질권을 설정했다.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이 2억원을 갚지 못하면서 케이앤지스틸의 주식이 전부 앤유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의 대표이사를 비롯해 사내이사 3명 등 4명이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1명은 앤유 대표인 정모씨의 아내로 추정된다. 케이앤지스틸 수뇌부가 물갈이된 것이다. 당시 케이앤지스틸의 채무가 수십억원에 이를 정도로 적자가 누적된 상태였다고 해도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배권을 넘겨준 것을 두고 석연찮은 의문이 일었다. 1주일이라는 짧은 주식 근질권 설정도 의문으로 떠올랐다. 보성그룹에 기생하는 ‘앤유’ 푼돈 주고 1주 만 회사 꿀꺽? 더 흥미로운 대목은 같은 해 5월 케이앤지스틸이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 25억3000만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는 의혹이 동시에 불거진 점이다. 다시 말해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분 100%를 앤유에 넘겨주고 한 달 만에 20억원이 넘는 돈을 융통해 SPC 빛고을 지분을 확보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여기에 우빈산업을 상대로 한 주주권 확인 소송 등에 김앤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하면서 수임료에 대한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케이앤지스틸이 지분확보를 위해 사용한 자금 출처가 한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양 입장서 케이앤지스틸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확보하면 54%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대법원 판결로 시공자 지위는 상실했지만 롯데건설에 넘어가 있는 시공권을 흔들 수 있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분 갈등 구조가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로 정리되는 셈이다. 하지만 한양과 케이앤지스틸 모두 두 업체 간 모종의 관계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앤유라는 계열사가 있는지도 잘 몰랐다. 앤유서 케이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줬다거나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우빈산업서 (1심)소송에 져서 계속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듯하다. 대응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보다 광주시가 우빈산업과 결탁해 여러 가지로 유리하게 상황을 봐주고 있다고 판단해 광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광주시는 사업시행자이자 감독관청으로서 해야 할 일이 참 많은데 그런 일을 하지 않아 공모 제도가 다 무너졌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광주시의 행정행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석연찮은 자금 출처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한양이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에 대해 “우빈산업서 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주주가 들어와 투자가 이뤄지면서 주금 대여금을 갚은 것이다. 우빈산업에서는 (우리가)한양의 위장계열사 아니냐, 대표이사 선임 과정이 의심스럽다, 자금 출처가 어디냐 같은 의혹을 제기하는데 그건 주주권 확인 소송서 져서 그러는 것이다. 한양이랑 우리랑은 큰 관계가 없는데 자꾸 엮어서 흠집을 내려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4월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 케이앤지스틸 대표로 오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이 사업이 잘 마무리되면 우리 회사에 300억원 정도의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행이익을 1100억원으로 계산했을 때 우리 회사 지분이 24% 정도니까 그렇게 계산한 것이다. 수익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회사를 맡게 됐고, 새로운 주주들도 그 사업성을 보고 투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