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보는 리우올림픽> ‘기대만발’ 메달 기대주

한여름밤 달굴 금메달 사냥 '볼만 하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전 세계인을 들뜨게 할 지구촌 최고의 스포츠 축제 리우올림픽이 성큼 다가왔다. 지난 4년간 훈련에 구슬땀을 흘린 우리나라 선수단은 금메달 10개, 종합순위 10위 달성을 목표로 마지막 연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리나라와 브라질의 시차는 12시간. 무더운 8월 밤을 뜨겁게 달굴 우리나라 선수들의 선전을 기원하며 전 국민을 웃고 울릴 금빛 예상을 종목별로 들여다봤다.

지난 19일,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이하 리우올림픽)에 출전하는 우리나라 선수단이 결단식을 가졌다.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결단식에는 300여명의 선수단이 참석해 선전을 다짐했다.

역대 최소 규모
그래도 최선을

김정행 대한체육회장은 지난 4월27일 리우올림픽을 100일 앞두고 진행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12시간 시차, 20시간 장거리 여정, 급식 환경, 훈련장 확보 등 많은 어려움이 있다”면서 “현지 정국과 보건 상황도 좋지 않아 역대 어느 대회보다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그럼에도 선수단은 반드시 목표 달성을 하고 돌아오겠다며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천하통일 노리는 양궁 = 미국 스포츠 데이터 분석업체인 그레이스노트는 지난 7일, 우리나라가 이번 리우올림픽에서 금메달 10개, 은메달 5개, 동메달 10개로 종합순위 9위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 중에서도 양궁은 남녀 개인전을 비롯해 단체전까지 4종목을 싹쓸이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양궁은 1984년 로스앤젤레스올림픽 여자 개인전에서 첫 금메달을 딴 이후 1988년 서울올림픽, 2000년 시드니올림픽, 2004년 아테네올림픽,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을 3개씩 따낸 전통 효자종목이다.


여자 개인전에서는 우리나라 양궁 최초로 올림픽 개인전 2연패를 노리는 기보배 선수와 세계랭킹 1위 최미선 선수가 금메달 사냥에 나선다.

최근 국제대회 성적만 놓고 보면 최미선이 기보배보다 기세가 좋다. 최미선은 올림픽 금메달보다 어렵다는 국가대표 최종 선발전서 1위를 차지했다. 이것도 기보배가 지난해 세계선수권 우승으로 받은 가산점 2점을 안고 경기를 치른 상황에서 나온 결과다.

또한 최미선은 지난해 리우 프레올림픽 개인전 우승을 비롯해 올해 2, 3차 월드컵서 두 대회 연속 개인전, 단체전, 혼성팀전을 휩쓰는 등 최고의 기량을 보이고 있다. 두 선수를 스카우트했던 김성은 광주여대 양궁부 감독은 “집중력이나 승부욕은 (최)미선이가 조금 더 낫고, 경기 흐름이나 경기장 환경에 대한 판단과 적응은 (기)보배가 좀 더 빠르다”고 했다.

남자 개인전에서는 세계랭킹 1위 김우진 선수가 4년 전 선발전 탈락의 아픔을 딛고 금 사냥에 나선다. 김우진은 4년 전 런던올림픽 선발전에서 4위에 머물면서 올림픽 출전이 좌절된 바 있다. 앞서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2011년 토리노 세계선수권대회서 개인전과 단체전 금메달을 싹쓸이했던 터라 그 좌절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김우진은 그 때의 시련이 자신을 더욱 강하게 만들었다고 했다. 또한 4년 전 아픔을 씻을 기회가 생겼다며 후회를 남기지 않겠다는 각오를 남겼다. 

양궁 대표팀은 남녀 단체전 석권도 노리고 있다. 먼저 여자 대표팀은 올림픽 8연패를 노린다. 여자 대표팀은 서울올림픽부터 런던올림픽까지 7개 대회 연속 단체전 금메달을 놓치지 않았다. 단체전 멤버로 출전하는 기보배, 최미선, 장혜진 선수는 선배들이 일궈놓은 영광을 이어가겠다는 포부다.
 

남자 대표팀도 단체전 금메달을 목표로 하고 있다. 양궁 대표팀은 지난 5월 콜롬비아 메데진에서 열린 월드컵 2차 대회와 지난달 터키 안탈리아에서 열린 월드컵 3차 대회에서 나란히 단체전을 석권한 바 있다.

▲남자복식 첫 금? 배드민턴 = 배드민턴의 간판스타 이용대 선수가 유연성 선수와 짝을 이뤄 남자복식 금메달 사냥에 재도전한다. 이용대는 베이징올림픽에서 이효정 선수와 혼합 복식조를 이뤄 금메달을 따내면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이후 정재성 선수와 남자복식조를 이뤄 런던올림픽에 출전했지만 금메달을 따는 데는 실패했다. 이용대는 지난 19일 결단식에서 “남자복식은 아직 금메달이 없기 때문에 금메달을 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각오를 드러냈다.


금빛 사냥 나선 선수들 ‘필승 각오’
여전한 메달밭…이번에도 효자노릇?

2013년 10월부터 콤비를 이룬 이용대-유연성 조는 2014년 8월부터 현재(21일 기준)까지 세계랭킹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세계최강 복식조다. 이-유 조는 공격과 수비가 안정적인 팀으로 평가받는다. 이용대는 화려한 네트플레이와 안정적인 경기 운영이 강점이고, 유연성은 빠른 공격이 돋보인다.

둘은 함께 출전한 첫 국제대회인 2013 덴마크 오픈 슈퍼시리즈 프리미어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지난해에는 아시아 배드민턴 선수권대회, 호주오픈 슈퍼시리즈, 코리아오픈 슈퍼시리즈, 덴마크 오픈 슈퍼시리즈 프리미어 등의 대회에서 우승하며 올림픽 남자복식 금메달 0순위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리우올림픽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오르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있다. 세계랭킹 2위인 인도네시아의 무하맛 아산-헨드라 세티아완 조다. 이용대-유연성 조는 아산-세티아완 조에 상대전적 7승 6패로 근소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

너무 믿는 게…
어려울 수도

하지만 굵직한 대회서 아산-세티아완 조에 패한 경험이 많아 난적으로 꼽힌다. 이용대-유연성 조는 올해 세계남자단체선수권대회 준결승서 아산-세티아완 조를 만나 패했고, 지난해 세계 슈퍼시리즈 파이널 준결승서도 이들에게 패하는 등 큰 대회서 발목을 잡힌 일이 많았다.
 

이용대에게 마지막 올림픽이 될 수도 있는 리우올림픽에서 두 선수가 난적 아산-세티아완 조를 꺾고 금메달을 딸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진종오 3연패 순항 사격 = 사격 국가대표 진종오 선수가 50m 권총에서 금메달에 도전한다. 진종오가 리우올림픽 50m 권총 금메달을 목에 걸 경우, 세계 사격 최초로 3연패를 달성하는 위업을 쌓게 된다. 또한 한국 선수 사상 첫 올림픽 3연패의 주인공도 된다.

아테네, 베이징에 이어 런던올림픽에 참가했던 진종오에게 리우는 네 번째 올림픽이다. 진종오는 아테네올림픽서 50m 권총 은메달을 땄고, 베이징과 런던에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특히 런던올림픽에서는 10m 공기권총에서도 금메달을 따 2관왕을 달성했다. 우리나라가 역대 올림픽 사격에서 획득한 금메달 6개 중 3개가 진종오의 손에서 나온 것이다.

이번에도 전망은 밝다. 미국 그레이스노트는 진종오가 리우올림픽에서 10m 공기권총과 50m 권총에서 금메달을 딸 것이라고 전망했다.

진종오의 대회 기록을 보면 이 같은 전망에 힘이 실린다. 진종오는 지난 5일부터 12일까지 열린 2016 한화회장배 전국 사격대회에서 10m·50m 권총 개인·단체전을 석권하며 4관왕에 올랐다. 주변에서는 올림픽을 위한 마지막 모의고사를 완벽하게 통과했다는 반응이었다.

세계 기록을 보면 진종오의 진가가 더 빛을 발한다. 진종오는 남자 50m 권총 세계기록(200.7점)과 10m 공기권총 세계기록(206.0점) 보유자다.


사격은 0.1㎝ 차이로 메달 색깔이 달라지는 만큼 집중력이 매우 중요한 종목이다. 진종오는 높은 집중력과 뒷심이 장점이기 때문에 금메달 가능성이 여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여자 양궁 8연패
사격 3연패 도전

하지만 진종오의 몸과 마음 상태가 변수다. 진종오는 최근 스트레스가 극에 달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대표 선발전과 국내외 대회를 거치면서 몸과 마음이 많이 지쳤다는 것. 게다가 국내외에서 진종오를 금메달 0순위로 뽑는 것도 그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앞서 출전한 세 번의 올림픽에서 모두 메달을 따냈고, 바로 전인 런던 올림픽에서는 금메달을 두 개나 목에 걸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금메달이 ‘당연하다’는 반응이 진종오를 짓누르고 있는 것이다.

그래도 진종오는 열심히 한 만큼 좋은 결과를 내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우리나라 올림픽 선수단 출국 기수이자 남자 주장으로 선정된 진종오는 결단식에서 “국민 여러분께서 열심히 응원해주시면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겠다”며 성원을 당부하기도 했다.
 

▲일본 넘어야 따는 유도 = 우리나라 유도가 올림픽에서 선수단에 안긴 메달수는 금메달 11개를 포함 총 40개다. 메달 수로 따지면 일본과 프랑스에 이어 세 번째다. 그만큼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유도 강국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렇기에 이번 리우 올림픽에서 유도에 거는 기대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우리나라 유도가 거둔 사상 최고 기록인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에서의 성적을 20년 만에 넘어설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우리나라 유도는 애틀랜타올림픽에서 금메달 2개, 은메달 4개, 동메달 2개의 성적을 거뒀다.

이번 리우올림픽에서 우리나라 유도가 기대하는 금메달 수는 최소 2개, 최대 3개다. 하지만 금메달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숙적 일본을 넘어야 한다. 대표선수들이 현재 라이벌 일본 선수들에 상대전적이 뒤지고 있다는 점이 변수다.

기록 달성부터 라이벌전까지
“역대 대회보다 어려움 예상”

이번 올림픽에서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히는 73㎏급 안창림 선수는 ‘오노 징크스’가 금 사냥에 가장 큰 걸림돌이다. 안창림은 일본의 오노 쇼헤이와의 네 번의 맞대결에서 모두 패하는 등 오노 징크스를 앓고 있다.

재일교포 3세인 안창림은 아테네올림픽 남자 73㎏급에서 금메달을 딴 이원희 선수 이후 혜성같이 등장했다. 우리나라 유도는 이원희 선수 이후 73㎏급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했기 때문에 어느 때보다 간절한 상황에서 나타난 인재인 셈이다. 안창림은 일본 쓰쿠바대 재학 시절인 2013년 10월 전일본학생선수권대회 73㎏급에서 우승한 뒤 일본 대표팀으로 귀화 요청을 받았지만 거절했다고 한다. 이후 2014년 2월 용인대에 편입한 안창림은 빠르게 성장, 금메달 후보로 자리매김했다.
 

또 다른 금메달 후보인 90㎏급 곽동한 선수에게도 마슈 베이커라는 일본 라이벌이 있다. 마슈 베이커는 현재 90㎏급 세계랭킹 1위로, 곽동한과 상대전적에서 2승1패로 앞서 있다. 마슈 베이커를 넘지 못하면 금메달을 따기 어렵다는 말이 나올만하다.

곽동한은 지난해 7월 광주 유니버시아드 우승, 8월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 11월 제주 그랑프리에서 3연패 완성 등 지난 1년을 금빛으로 수놓았다. 정직한 훈련, 세계랭킹에 자만하지 않는 겸손함으로 무장한 곽동한은 리우올림픽 금메달만을 바라보고 훈련하고 있다고 했다.

남자 66㎏급 세계랭킹 1위 안바울 선수도 금메달에 근접해 있다. 최근 기세도 좋다. 안바울은 지난 5월 멕시코 과달라하라에서 열린 2016 국제유도연맹 마스터스 대회에서 우승했다. 안바울의 최대 라이벌은 일본 에비누마 마사시다.

안바울은 마사시와의 두 번의 맞대결에서 모두 패했다. 안바울은 반드시 일본 선수를 이기고 메달을 따내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역대 최강이라고 평가받는 우리나라 유도 대표팀이 숙적 일본을 누르고 금메달을 따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선수 모두 1순위 태권도 = 태권도에서는 이대훈 선수의 ‘그랜드슬램’ 여부가 관심사다. 이대훈은 지난 런던올림픽 당시 금메달을 놓쳐 그랜드슬램(올림픽,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 아시아선수권)을 달성하지 못했다. 이대훈은 리우올림픽 68㎏급에 출전해 금메달에 재도전한다.

이대훈은 한성고 3학년 시절에 이미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바 있는 세계적 수준의 선수다. 최연소이자 유일한 고등학생이었던 이대훈이 선배들을 제치고 태극마크를 달더니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이어 이듬해인 2011년 경주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서도 금메달을 따내며 우리나라 태권도의 에이스로 떠올랐다.

배드민턴·태권도
재도전 성공할까

하지만 런던올림픽에 출전할 때는 올림픽 체급에 맞추느라 63㎏에서 58㎏으로 감량해야 했다. 58㎏급에 출전한 이대훈은 16강과 8강에서 잇따라 연장전을 치르느라 체력 소모가 심했고, 결국 당시 세계랭킹 1위였던 호엘 곤살레스 보니야와 결승서 패해 은메달에 머물렀다.

그 이후 심기일전한 이대훈은 2013년 멕시코 푸에블라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63㎏급에서 2연패 달성에 성공했고, 2014년 아시아선수권대회와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도 정상을 지켰다. 이대훈이 태권도 종주국의 자존심을 지키고, 4년 전 놓친 그랜드슬램 달성도 이룰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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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