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6] 빨간날 많은 토끼해

직장인들 ‘싱글벙글’… 116일 쉬어 “경사났네 경사나”


2011년 새해 달력을 펼쳤더니 나도 모르게 얼굴에 미소가 번진다. 매월 보너스처럼 새겨진 빨간 숫자가 한두 개는 꼭 끼어있다. 1:1 행사 서비스라도 받은 기분이다. 실제 2011년은 최근 4년 가운데 휴일이 가장 많아 직장인을 비롯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2007년 이후 4년 만에 휴일 가장 많아 직장인들 기대 ‘최고’
현충일·광복절·개천절 월요일 주 5일 근무 기준 116일 ‘논다’


특히, 명절연휴가 요일 중간에 끼어 있어 최대 일주일에서 9일까지 휴식이 가능하고, 토·일요일과 이어지는 공휴일이 많아 주 5일 근무를 기준으로 총 116일이 ‘휴일’이다. 이에 <일요시사>는 ‘황금연휴’를 품고 있는 2011년 새해 달력을 해부해 봤다.

2011년에는 쉬는 날이 2010년보다 많아 직장인들에게 최고의 한 해가 될 전망이다. 주 5일제 기준으로 2011년도 쉬는 날은 116일로 2010년보다 4일이 더 많다. 2008년과 2009년은 쉬는 날이 각각 115일, 110일이었다. 특히 2011년은 주말과 겹치는 공휴일이 적고 오히려 주말과 이어지는 공휴일이 많아 직장인들은 더욱 기대에 차 있다.

빨간 날이 몰려온다
“1년 계획 세워보자”

2011년 달력을 살펴보면 현충일(6월6일)과 광복절(8월15일), 개천절(10월3일) 등이 모두 월요일이다. 주 5일 근무를 하는 직장인은 두 달에 한 번씩 ‘사흘 연휴’를 즐길 수 있는 것.

이밖에 3·1절과 석가탄신일, 어린이날은 화요일과 목요일이어서 징검다리 휴식이 가능하다. 이는 연차를 붙여 쓴다면 휴가 못지않은 연휴를 보낼 수도 있는 기간이다. 2011년 쉴 수 있는 휴무 중 백미는 단연 명절 연휴다. 명절이 유난히 빡빡했던 2010년과 달리 매우 여유롭게 쉴 수 있는 것.

설날 연휴(2월2~4일)는 수~금요일이어서 이어지는 일요일까지 닷새 동안 넉넉한 휴일을 보낼 수 있다. 회사 측과 조율만 잘 된다면 전주 토요일부터 내리 9일간 휴가도 가능하다. 또 추석 연휴(9월11~13일)는 일~화요일로 나흘간 연휴가 계속된다.
 
2011년 유난히 달력에 빨간 날이 많은 것은 토·일요일과 겹치는 법정 공휴일이 성탄절(12월25일)과 추석연휴 첫날, 신정(1월1일) 등 3일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같은 휴일폭탄 소식에 네티즌들은 “2011년 휴일은 계획을 잡아서 여행을 다녀와야겠다”면서 이른 휴가계획을 잡기도 하고, 또 다른 네티즌은 “2011년 휴일 덕분에 오랜만에 달력 볼 맛이 난다” “벌써 내년이 온 것 같아 들뜬다”는 의견을 남겼다.


이와 관련 한국천문연구원 민병희 연구원은 “최근 몇 년 법정 공휴일과 토·일요일이 많이 겹쳤고, 제헌절이 2008년부터 법정 공휴일에서 제외돼 쉬는 날이 많지 않았다”면서 “2012년에는 국회의원과 대통령 선거가 있어 쉬는 날이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황금연휴가 몰려있는 2011년 계획은 지금 세워야 제격이다. 미리미리 달력을 들여다보고 자신에게 맞는 날짜를 정해 여행이라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연휴’가 유난히 많은 신묘년에 떠나면 좋은 여행지를 정리해봤다.

2011년 1월은 안타깝게도 추가되는 휴일이 없다. 1월1일이 신정으로 공휴일이지만 토요일이기 때문이다. 1월에는 각 지역별로 해돋이 축제가 유명하다. 해돋이 축제가 식상하다면 매년 1월 말 경기도 화천군 화천천에서 열리는 ‘얼음나라 화천 산천어 축제’에 가보는 것은 어떨까. 얼음축구대회, 산천어 얼음낚시대회, 얼음썰매타기 등 체험 위주의 다채로운 이벤트가 마련된다.

해외여행으로는 매서운 한파에 따뜻함이 그리운 그곳, 일본 홋카이도 온천을 추천한다. 사시사철 눈이 내리는 만큼 겨울에 만나는 홋카이도는 또 다른 느낌이다. 물안개로 유명한 도야호수 여행에서 온천여행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2월은 직장인들에게 ‘악몽의 달’로 불렸었다. 하지만 2011년은 다르다. 2월2일(수)부터 4일(금)까지가 설날 연휴로 토요일과 일요일까지 합하면 최소 5일을 쉴 수 있고, 회사 측과 조율이 가능하다면 전주 토요일부터 최장 내리 9일의 ‘황금휴가’를 얻을 수 있다.

때문에 많은 직장인들은 벌써부터 설 연휴를 이용해 해외여행을 가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정모(27·여)씨는 “올해 필리핀 여행을 갈 수 있는 기회가 생겼는데 일정이 맞지 않아 포기해야 했다”면서 “2011년 설 연휴가 길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지금 표를 알아보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사실 2월에 떠나는 해외여행은 호주와 뉴질랜드가 대세다. 야외 수상 레포츠를 즐기기에 그만인 것. 오클랜드의 통가리로 국립공원과 카이도케 지역공원 등지에서 대자연을 만날 수 있다. 해외여행이 부담스럽다면 강원도 인제군에서 매년 2월 열리는 ‘황태축제’를 찾아보자. 겨우내 찬바람에 말린 황태가 첫 선을 보이는 시기로 맛 좋은 황태는 물론 다채로운 체험행사가 진행된다.

징검다리 휴일도
잘 이용하면 ‘대박’

3월 공휴일은 3·1절이 대표적이다. 화요일에 걸려있어 내리 쉬지는 못하지만 월차가 가능한 직장인이라면 금요일부터 화요일까지 5일간 휴가를 즐길 수 있다. 3월 초는 아직 추위가 가시지 않을 시기이지만 월차를 냈다면 베트남으로 여행을 떠나보는 것도 좋다. 3월의 베트남은 덥지도 않고 습하지도 않아 여행하기에 제격이다. 3·1절 연휴에는 무리가 있겠지만 제주도의 3월 풍경은 보리밭과 유채꽃이 만발해 볼거리가 풍부해 가족 나들이 장소로 안성맞춤이다. 먹거리는 주꾸미가 제철이고 주꾸미 관련 축제도 동시다발적으로 펼쳐지니 미식가들이라면 한번쯤 발걸음 해보는 것도 좋다.


만우절로 한 달을 시작하는 4월은 안타깝게도 공휴일이 없다. 법정 공휴일이던 식목일이 빠지는 바람에 4월은 직장인들에게 그저그런 달이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4월이 즐거운 이유는 벚꽃이 만개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연인의 손을 잡고 야외로 나가기 가장 좋은 시기다. 공휴일이 없어 해외여행은 어렵겠지만 혹시 시간이 난다면 대만이 여행지로 좋다. 4월 내내 시내 곳곳에서 불꽃놀이와 가장행렬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가정의 달 5월에는 5일(목) 어린이날과 10일(화) 석가탄신일 이틀의 공휴일이 포함되어 있다. 릴레이 휴일은 아니지만 징검다리 휴일도 직장인들에겐 감지덕지다. 요즘 센스 있는 기업에서는 징검다리 휴일이 끼어 있는 주에는 알아서 휴일을 몰아준다니 이 점을 기대해볼만 하다. 5월에는 사람들로 붐비는 놀이동산이나 명승지만 찾을 것이 아니라 한적한 유적지를 찾아가보는 것이 좋다. 지역축제도 다양한 시기이기 때문에 관심 있는 축제 일정을 미리 알아보고 발품을 파는 것도 좋다.

6월에는 6일(월) 현충일이 주말과 연결된 공휴일이다. 들로 산으로 놀러가기 좋은 날씨의 6월에도 지역 축제가 많이 열린다. 또 6월은 딱히 축제를 즐기지 않더라도 야외로 나가 콧바람을 쐬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겁다.6월 먹거리는 ‘자리돔’이 제철이고, 릴레이 휴일을 이용해 가까운 일본 도쿄에 다녀오는 것 도 좋은 일정이다. 성수기 전이라 저렴한 게 특징이므로 일본여행에 관심 있다면 6월 공휴일을 이용해 다녀오는 것이 좋다.

7월에는 17일 제헌절이 끼어 있지만 안타깝게도 2011년 제헌절은 일요일이다. 하지만 대부분 직장에서 휴가가 시작되기 때문에 7월은 공휴일이 없다고 서운해 할 것 없다.

8월 공휴일인 광복절 역시 월요일이다. 1년 중 가장 더운 시기이지만 이 시기만 잘 보내면 일 년 마무리를 잘 할 수 있다. 8월 여행지는 일본의 훗카이도를 추천한다. 한여름 평규기온이 20도로 시원한 여름을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태백시 화전동 용연동굴이 여행지로 안성맞춤이다. 여러 종류의 야생화를 볼 수 있고 국내 최고 고지대에 자리 잡고 있는 용연동굴은 한 여름에도 동굴 내 기온이 10도 안팎으로 서늘해 더위 퇴치에 좋다.

9월에도 명절 황금연휴가 포함되어 있다. 11일(일)~13일(화)까지가 추석 연휴로 설날 연휴보다 짧긴 하지만 토요일부터 내리 나흘을 쉴 수 있다. 가을은 누가 뭐래도 전어의 계절. 가을 전어로 입맛을 돋우고, 각종 먹거리 축제가 풍부한 9월에는 주말을 헛되이 보내는 것이 오히려 죄악이다.

10월 공휴일 개천절도 월요일이다. 축제의 달이라고도 불리는 10월, 경남 진주남강에서는 유등축제가 열리고 광주에서는 김치축제, 전남에서는 남도음식문화축제가 진행된다. 충남 태안 안면도에서는 고소한 대하축제가 미각을 자극하고 전국 곳곳 밥상에 대하가 모습을 드러낸다.

“잘 쉬었다” 2011년
2012년엔 과연?

쉬는 날 없는 11월은 제일 인기가 없는 달이다. 하지만 단풍은 절정이다. 대표적인 단풍명소인 정읍 내장산, 고창 선운산, 장성 백암산 등이 장관을 이루고, 고창에서는 국화축제가 진행된다. 11월 쉬는 날이 너무 없어 삶이 나른해졌다면 주말을 이용해 가까운 홍콩이나 싱가포르 여행을 다녀오는 것도 좋다. 두 곳 모두 11월부터 다양한 축제로 온 도시가 시끌벅적한 이유에서다.

2011년의 마무리 12월에도 추가로 쉴 수 있는 빨간 날은 없다. 성탄절이 있지만 애석하게도 일요일이다. 그래도 서운한 감은 적다. 과거 다른 해와 비교해 2011년은 빨간 날이 많아 이미 뽕(?)을 뽑았다는 생각이 더욱 강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냥 지나가기 허전하다면 12월 관광지로는 지난 한해를 차분히 돌이켜 볼 수 있는 해넘이 명소가 좋고, 해외여행지로는 금요일 저녁 출발해 월요일 새벽에 돌아오는 ‘밤도깨비’여행을 추천한다. 홍콩, 일본, 싱가포르, 상하이 등을 다녀올 수 있고 항공권과 숙박비가 50%이상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1월 1일(토, 신정)
2월 2일(수, 연휴)
      3일(목, 설날)
      4일(금, 연휴)
      5일(토, 연휴)
3월 1일(화, 삼일절)
4월 휴일 없음
5월 5일(목, 어린이날) 
      10일(화, 석가탄신일)
6월 6일(월, 현충일)
7월 휴일 없음(제헌절  일요일)
8월 15일(월, 광복절)
9월 11일(일)
      12일(월, 추석)
      13일(화, 연휴)
10월 3일(월, 개천절)
11월 휴일 없음
12월 휴일 없음(성탄절 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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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APEC’ 강대강 매치 막전막후

‘경주 APEC’ 강대강 매치 막전막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APEC 정상회의(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sia-Pacific Economic Cooperation, 이하 정상회의)가 경북 경주에서 열린다. 우리나라를 제외한 20개 나라 정상이 초청 대상으로, ‘외교 슈퍼 위크’가 시작된 셈이다. 우연의 일치일까? 각국의 강경파들이 경주로 모이면서 서로 어떤 합을 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2025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한미 관세 문제가 급물살을 탔다. 지난 7월 협상 시한 하루를 앞두고 한미 간 무역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된 지 약 세 달 만이다. 정상회의를 계기로 관세 협상이 매끄럽게 마무리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노브레이크 미국 관세 쟁점은 한국이 상호 관세를 15%로 낮추는 조건으로 미국에 투자하기로 한 3500억달러(약 500조원)에 대한 지불 방식이다. 한국은 직접 투자 비중을 줄이고 투자 기간을 늘리겠다는 방침이지만,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 최대한 현금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현금 선불 투자를 고집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할 수 있는지가 협상 타결의 관건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상회의가 며칠 남지 않은 시점까지도 협상은 난항을 겪었다. 큰 틀에서는 합의가 이뤄졌지만, 세밀한 부분이나 주요 쟁점이 해결되지 않는 등 의견이 모이지 않은 탓이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지난 22일(현지시각)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과 회담한 뒤 “진전이 있었다”면서도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김 실장은 ‘마지막 쟁점이 조율됐느냐’는 특파원들 질문에 “쟁점이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두 개라고 했고, 아주 많지는 않다”며 “오늘 남아있는 쟁점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고 진전이 있었다. 만나면 조금 더 상호 입장을 이해하게 된다”고 답했다. 양국의 대면 협의가 사실상 이날 종료되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두 사람의 결단만 남았다. 미중 간의 관세 협상 결과와 이번에 이뤄질 두 정상의 만남이 한국에 영향을 끼치지 않겠냐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중국과 미국은 지난 4월부터 보복 형식으로 서로를 향해 관세 허들을 높여갔다. 그러던 중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 카드를 꺼내면서 질주하는 미국에 제동을 걸었고,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100% 관세를 추가 부과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며 관세 전쟁은 절정으로 치달았다. 추가 관세가 현실화하면 중국이 미국에 내야 할 관세는 157%에 달하는 만큼 미중 간의 팽팽한 대립이 이어졌다. 좁히지 못한 ‘디테일’ 막판 협상 난항 이 “우리는 동맹…상식과 합리성 공유” 중국이 밸브를 잠그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희토류와 핵심 광물 공급 협력에 관한 협정에 서명했다. 이는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기 전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일본도 일부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희토류 삼각 동맹이 이뤄진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백악관 로즈가든 클럽에서 주재한 오찬 행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한국에서 만나 많은 것을 이야기할 것”이라며 대화의 여지를 열어뒀다. 이어 “우리가 협상에서 잘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나는 시 주석과 좋은 합의를 하고 싶고, 시 주석이 중국을 위해 좋은 합의를 하길 바란다. 하지만 그 합의는 공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중 간 무역 갈등이 장기화되면 한국 경제 성장률을 비롯해 수출입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한미 관세 협상 타결 전망과 관련해 “조정·교정하는 데 상당히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투자펀드를 둘러싼 이견에 대해서는 “결국 이성적으로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결과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며 “왜냐하면 우리는 동맹이며 서로 상식과 합리성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중 갈등이 현재 진행형인 상황에서 다음 차례를 기다리는 한국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11년 만에 이뤄진 시 주석의 방한도 눈여겨볼 만하다. 아직 한중 관계에 큰 잡음은 없지만 훈풍이 불지 않는 만큼 개선의 여지가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따라서 이번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한중 관계의 안정적 관리에 대해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명정부의 첫 주중대사인 노재헌 신임 대사는 “(시 주석의) 국빈 방문이 계획됐기 때문에 한중 관계가 새로운 도약을 맞이할 수 있는 좋은 계기라고 생각한다”며 “양국 지도자 간에 우호와 신뢰 관계를 다시 굳건히 하고 그 초석 위에서 한중 관계를 발전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 친하지?” 서먹해진 중국 이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시험대에 놓였다. 이 대통령은 지난 9월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열리는 ‘항일전쟁 및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전승절)’에 초청받았지만 의전 서열 2위인 우원식 국회의장이 대신 자리했다. 이 대통령의 전승절 참여 여부를 놓고 국민의힘이 친중 프레임을 굳히자 불필요한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앞서 백악관은 이 대통령이 취임한 직후 축사를 하던 중 뜬금없이 “중국의 간섭과 영향력 우려”라며 중국을 향해 견제구를 날렸다. 한국이 중국과 우호적인 관계임을 강조할 경우 미국이 제동을 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해석이다. 이처럼 한중 관계 개선의 가장 큰 변수는 미국인 만큼 한국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공정한 외교 전략을 펼쳐야 한다. 김지수 한반도 미래경제 포럼 대표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단어가 나오던 때랑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안보와 경제가 같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런 점에서 미국이 더 중요해졌다”고 봤다. 이 대통령 역시 안미경중 노선에 대해 “과거처럼 그런 태도를 취할 수는 없는 상황이 됐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미국이 중국에 대한 강력한 견제, 나아가 봉쇄 정책을 본격 시작하기 전까지 한국은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입장을 유지해 왔던 게 사실”이라면서도 “몇 년 사이 자유 진영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진영 간 공급망 재편이 본격적으로 벌어졌고 미국의 정책이 노골적으로 중국을 견제하는 방향으로 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한국도 미국의 기본적인 정책에서 어긋나게 행동하거나 판단할 수 없는 상태”라며 “중국은 지리적으로 매우 가까운 데서 생겨나는 불가피한 관계를 잘 관리하는 수준으로 유지하는 상황”이라 고 부연했다. ‘여자 아베’ 경주 데뷔 김 대표는 “미국의 최대 경쟁국은 중국”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은 중국을 제어하기 위해 한국을 향해 손짓하고 있다. 미중 패권 전쟁에서 유리한 전략을 모두 취하고 있는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중국을 어떻게 관리하느냐다. 미국과 가까이 지내기 위해 중국을 적대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인 무비자 입국으로 한국 전역에 퍼진 반중 혐오 시위도 고려 대상이다. 최근 국민의힘 등 보수 세력을 중심으로 반중 정서가 확대되면서 외교 갈등이 촉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노 대사는 중국 주상하이 총영사관에서 주중대사관을 상대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국 내 반중·혐중 시위를 묻는 말에 “당연히 우려되고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고 양국 국민의 우호 정서 함양·증진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근거 없고 음모론에 기반한 행위에 대해서는 조치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시적 비자 면제 정책에 대한 자국민의 우려에 대해서도 “불법 체류 현황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범죄 같은 부분은 입국자 등을 잘 지켜보면서 필요하면 단속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지난 21일 선출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신임 총리는 이번 정상회의를 시작으로 본격 대외 행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보수 성향이 짙은 탓에 한일 관계가 틀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정권 초기인 만큼 우호적 태도를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중의원 10선 의원으로 경제안보담당상, 총무상, 자민당 정무조사회장 등을 지낸 인물이다. 일본 정계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비세습 여성 정치인으로 강경 보수 성향이라는 평가와 함께 입지를 다져왔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4일 치러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하며 당권 티켓을 거머쥐었지만 1999년부터 자민당과 협력해 온 중도 보수 성향인 공명당이 연정에서 이탈해 표가 분산될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강경 보수 성향이자 제2야당인 일본유신회를 새롭게 끌어들이면서 극적으로 총리직에 당선됐다. 서로 싫다는 미·중, 사이에 낀 한국 일본까지 강경파 ‘폭풍 속 한반도’ 이 대통령은 신임 일본 총리가 선출된 것에 대해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경주에서 총리를 직접 뵙고, 건설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길 고대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같이 밝히며 “우리는 새로운 한일 관계의 60년을 열어가야 하는 중대한 전환점에 서 있다.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높아진 국제 정세 속에서 한일 관계의 중요성 역시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중대한 시기에 총리와 함께 양국 간, 그리고 양 국민 간 미래지향적 상생 협력을 한층 강화해 나가길 기대한다. 아울러 셔틀 외교를 토대로 양국 정상이 자주 만나 소통할 수 있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훈훈한 축하 인사와 달리 한일 관계는 다시 시험대에 놓였다. 온건하다고 평가받았던 이시바 시게루 내각 체제만큼 협력 기조가 이어질지 확실치 않기 때문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2021년 총재 선거 당시 고 아베 전 총리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신임 보수 전사로 떠올랐다. 이번 총리 선거에서 역시 아베 전 총리의 파벌로 형성된 아베파의 지지가 두터웠던 것으로 전해진다. 일본 현지 신문은 자민당의 연정 상대가 공명당에서 유신회로 바뀌면서 다카이치 내각의 보수색이 선명해졌다고 해석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과거부터 야스쿠니 신사를 꾸준히 참배해온 만큼 한국 과거사와 독도 영토 문제 등 민감한 사안을 놓고 이정부와 충돌할 우려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다카이치 총리가 이번에 보여준 강경 보수 행보는 우익 세력을 끌어들이기 위한 방법으로 한일 외교에 있어서는 이시바 내각과 마찬가지로 온건한 노선을 택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카이치 총리는 취임 기자회견에서 한일 관계에 우호적인 뜻을 내비쳤으며 가을 예대제 기간에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지 않을 것으로도 전해진다. 한일 관계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다카이치 총리의 온건 행보가 일시적일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역대 총리들이 그랬듯 지지율이 떨어지면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고 반한 감정을 부추겨 보수 지지층 결집을 유도할 것이란 점에서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이 대통령이 국가 간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미, 한중, 미중 정상회담이 연쇄적으로 열릴 가능성이 크고 비핵화와 관련해 이 대통령이 남·북·미 간의 대화 물꼬를 튼다면 경주를 무대로 ‘평화 한반도’ 기조를 형성하는 일등 공신 역할을 노릴 수 있다. 눌리거나 손잡거나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관계자는 “이 대통령에게 가장 큰 변수는 아무래도 미국이다. 각 국가 정상마다 성향도 다르고 원하는 바도 다른 만큼 미국부터 삐끗하면 차후 일정도 줄줄이 꼬인다”면서 “조급하게 나서면 될 일도 안 되는 게 외교 문제다. 한국은 한국만의 강점이 있다. 우리 쪽에서도 몇 가지 카드가 있을 테니 지금으로서는 정부를 믿는 것이 최선”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하필 지금? 미사일 쏜 북한 속내 지난 22일 북한이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한미·한중 정상회담 등에서 북한 문제가 다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미국을 향한 시그널을 보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주한미군과 우리 군의 반응이 엇갈린 점 역시 주목된다. 주한미군은 미국의 한미 동맹에 대한 공약이 굳건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불법적이고 불안정을 초래하는 행위를 강력하게 비판한다. 북한에 유엔안보리 결의 위반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반면 우리 군은 통상 해오던 미사일 발사 규탄 성명을 내지 않았다. 정상회의를 앞두고 이정부가 남북 평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만큼 이를 의식해 톤 조절에 나선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