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2]2012대선 노리는 여야 잠룡 아킬레스건 밀착해부

“내 약점을 적에게 알리지 말라”


박근혜에 ‘감히’ NO 할 수 있는 직언가 없다?
손학규 받쳐줄 호남 파워맨 박지원·박주선 뿐

아킬레스건(Achilles’ tendon)은 그리스신화에서 유래됐다. 바다의 여신 테티스는 어린 아들 아킬레스를 불사신으로 만들어 달라고 제우스신에게 간청했다. 제우스는 스티크스강에 몸을 담그면 창과 칼이 뚫지 못하는 몸이 된다고 일러주지만, 그녀가 손으로 잡고 있던 아킬레스의 발목은 젖지 않았다. 결국 아킬레스는 트로이 전쟁에서 발뒤꿈치에 활을 맞아 전사한다. 이를 계기로 발뒤꿈치를 일컫는 의학 용어인 아킬레스건은 ‘치명적인 약점’이라는 의미로도 쓰인다.

1987년 대선 당시 김영삼(YS), 김대중(DJ) 후보의 대선 패배 이유는 세(勢) 부족이었다. 양 김 모두 자신의 약점인 세 부족을 알고 단일화 필요성을 인식했지만, 알고도 극복하지 못했다. DJ는 YS에게 ‘내 나이가 더 많으니 양보하라’고 했고, 이에 YS는 ‘정치 경력은 내가 더 선배’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실패했다.

지난 2002년 대선의 가장 큰 이슈도 후보 단일화였다. 대선 3자구도(이회창-노무현-정몽준)는 이회창 후보의 필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구도였다. 세가 부족했던 노 후보는 이를 간파했고, 결국 정 후보를 끌어들였다. 오히려 정치 성향으로 봤을 때, 정 후보는 이 후보가 포섭할 수도 있었다. 오히려 이 후보 쪽에 더 가까운 정치색을 지녔다. 정 후보의 현 당적과 과거의 당직을 떠올려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판사 외길 법조 인생 35년의 이 후보는, 단일화라는 상상력을 발휘할 수조차 없었다.

현재까지 지지도 판세
박근혜, 유시민, 손학규 순
 
  대권 잠룡 중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는 여전히, 여야 대선후보 지지도에서 부동의 1위를 지켰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12월 셋째 주 실시한 주간 정례조사 결과 29.9%를 기록, 1위를 차지했다. 유시민 국민참여당 참여정책연구원장은 12.3%로 2위 자리를 지켰고, 3위는 9.1%를 기록한 손학규 민주당 대표로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 8.7%를 기록한 오세훈 서울시장, 8.3%를 기록한 김문수 경기지사가 뒤를 이었으며, 6위는 한명숙 전 총리(8.2%), 7위는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5.2%), 8위는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5.1%)로 나타났다.

대권 예비주자 선호도 여론조사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는 박 전 대표측 한 인사에 따르면, 2007년 경선 당시 박근혜 예비 후보는 주변인들에게 이따금씩 ‘정치 지저분하게 해야 이명박 후보를 이길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한다. ‘지저분하게’라는 표현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라는 의미가 종합돼 있다. 하지만 박 전 대표는 ‘차마’ 그렇게 할 수 없다는 얘길 전했다고 한다. 그로 인해 인간 박근혜의 평소 신념인 ‘정의와 도덕성의 실체가 역시 명확하다’라는 평가도 나왔지만, 그녀의 집권 의지는 이명박 후보에 비해 다소 떨어지는 게 아니냐는 평가도 함께 나왔다. 결국 그녀는 한나라당 대선 후보 예비 경선에서 ‘선거인단 직접 투표’는 승리했지만, ‘여론 조사’에서 패해 1.5% 차이로 이명박 대통령(MB)에게 대선 후보 자리를 넘겨줬다.

십자가 질 인사 없는 박근혜
‘막후정치’ 책사 찾아라


박 전 대표의 경우, 2012년에는 아무래도 예선보다 본선이 더 어려운 게임이 될 것이라는 게 정치권 전반의 반응이다. 하지만 예선은 물론이고, 본선에서 더욱 지저분한 정치 싸움이 벌어진다. 이를 박 전 대표가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가 승리의 선결 과제다. 이명박 대통령은 광복절 65주년 기념식 행사에서 ‘공정한 사회’를 천명했다. 정권의 반환점을 돌며 야심차게 발표한 ‘공정한 사회’의 화두가, 오히려 이 대통령의 발목을 잡았다. 외교부 공채 파문 등 주변에서 엇박자를 냈기 때문이다. 국민의 시야가 자꾸 ‘공정한 사회’쪽으로만 쏠리자, 일부 관계자들은 일견 부담스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처럼 박 전 대표의 ‘정의’ ‘신뢰’ ‘도덕성’만 우직하게 추구하는 모양새는, 결국 박 전 대표에게 부메랑이 돼 돌아올 수 있다는 주장도 흘러나온다. 또한 곤란한 상황을 맞닥뜨렸을 때, 이를 회피하거나 이에 침묵하려는 박 전 대표를 향해 ‘NO’라고 외칠 수 있는 인물이 없다는 것이 박 전 대표측의 아킬레스건이다. 이제껏 유일하게 그녀의 행보에 ‘NO’라고 말한 친박쪽 인사가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 뿐이다. 김 원내대표의 세종시 소신 발언이, 박 전 대표 주변에서 흘러나온 가장 큰 소신 발언이었다. 물론 박 전 대표에게 직언을 서슴지 않는 숨은 조력자들이 있을 수 있으나, 드러난 정치권 인사는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표는 과연 음지에서 양지를 지향하는 막후 정치를 받아들일 수 있을까? 박 전 대표가 받아들인다면 측근 중 누구를 기용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린다. 박근혜 캠프에서는 과연 YS의 김동영·최형우, DJ의 권노갑·박지원, 이회창의 서청원·강삼재, 노무현의 안희정·이상수, MB의 이재오·이상득 역할을 누가 할 수 있냐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당내 친박 성향의 한 인사는 사견임을 전제로 “박 전 대표 주변인들은 계파의 보스 개념이 아니라, 박 전 대표 정치 성향이 맘에 들어 함께 가고 있는 것”이라며 “과연 십자가를 짊어지려는 인사가 나올지 여부도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 정치권 인사는 역시 사견임을 전제로 “옛날처럼 민주화 동지 등 끈끈한 무언가가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쉽지는 않을 것 같다”면서도, “만약 박 전 대표가 막후정치를 수긍하게 된다면, 측근 중 측근인 유정복, 이정현 의원 정도가 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측해 본다”고 말했다.

대권도전 애매모호한 자세
오세훈, MB 품에 안길까?

오세훈 서울시장도 빼놓을 수 없는 여권의 잠룡 중 하나다. 그는 최근 무상급식 관련, 연이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오 시장은 민주당이 지배하는 서울시의회 의원들의 행태를 “망국적 포퓰리즘”이라며, “무상급식을 막지 못하면 대한민국이 무너진다”는 논리를 폈다. 참고로 민주당은 서울시의회의 전체 106석 가운데 79석을 차지했다. 오 시장은 “토론에서 지면 무상급식을 추진하겠다”며, “무상급식 논리의 허구성을 보여주겠다”고 했다. 오 시장이 서울시의원들과 대립각을 세우는 동안 오히려 그에 대한 지지율이 상승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하지만 오 시장은 당내 기반이 아직 미약하다. 오 시장의 혼자 힘으로는 당내 예비 경선에서 헤비급 선수인 박 전 대표가 버거워 보인다. 그러나 최근 한나라당은 당 출신 시도지사가 최고위원회의와 의원총회 등 당 중요 회의에 참석할 수 있게 당헌을 고쳤다. 현행 특임장관으로 한정돼 있는 당헌 제8조를 고쳐 오 시장의 활동영역을 넓혀준 것이다. 이런 가운데 아직까지 대권 도전과 관련 애매한 자세를 취하고 있는 오 시장이 어떤 명분을 근거로 최종적 판단을 내릴지 지켜볼 일이다.

당내 계파조직 없는 김문수
친이계 대표로 나설까?

대권 행보가 점쳐지는 또 다른 주요 인물은 김문수 경기지사다. 지난 6.2 지방 선거에서 김 지사가 없었다면, 여권의 수도권 참패로 이어졌을 공산이 크다. 서울시는 25개 권역 중 4곳에서 구청장을 당선시켰지만, 경기도는 그나마 31개 권역 중 10개를 당선시켰다. ‘김문수의 힘’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하지만 김 지사가 박 전 대표를 꺾고, 본선 레이스에 올라설 수 있는지는 미지수다. 김 지사를 지지하는 당 내 세력이, 박 전 대표에 비해 미미하기 때문이다. 김 지사의 유일한 희망은 친이 세력과의 규합이지만, 이도 그리 쉽지는 않아 보인다. 총선을 앞두고 세력 균형이 친이에서 친박으로 쏠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치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펄떡이는’ 생명체이기 때문에, 김 지사는 끝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무상급식 문제도 적당한 선에서, 적당한 명분을 가지고 ‘타협’을 봤다. 보다 큰 틀의 정치를 하기 위한 포석으로 읽힌다. 현재 김 지사의 당내 입지는, 2000~2001년 당시 노무현 해양수산부 장관보다는 크다.

손학규 호남 지지기반 미약
박지원, 손학규 손 들어줄까?

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아킬레스건은 당 내부, 그리고 호남의 지지기반 미약이다. 또한 야권 주자들의 상대적 약점인 ‘경제 살리기’ 부분도 더 신경 써야 되는 게 사실이다.

민주당은 한나라당보다 상대적으로 당내 세력 분포 구도가 복잡하다. 이전 당권파인 친정세균계, 현 당권파인 친손학규계, 친노, 민주연대, 구(舊)민주계, 그리고 중도성향의 의원 군이다. 이들을 한데 묶고, 외연을 확대해야 집권 가능성이 높아진다. 민주당 의원들을 묶는 과정에서 호남의 지지기반도 확고히 다져야만 한다.

당내 기반과 호남 지지를 한데 묶는 과정에서 박지원 원내대표와의 연대는 필수적이다. 지난 18대 총선에서 공천이 배제된 박 원내대표 입장에서는 당시에도 대표였던 손 대표에게 앙금이 남아있을 수 있다. 하지만 앞으로 연대 가능성은 충분히 열려있고, 현 상황에서도 별다른 잡음이 나지 않고 있다. 다만 앞으로 개헌과 같은 돌발 이슈, 그리고 19대 총선이 연대의 주요 변수로 떠오른다. 그러나 어떤 모양새를 취하든 본류는 한 줄기로 흐를 것으로 보인다.


손 대표는 최근 ‘유능한 진보’ ‘돈 버는 진보’를 이야기 했다. 이를 위해 ‘학규(HQ) 노믹스’의 기초를 다질 경제통과 정책통이 필요하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측에서는 이한구 의원 등 현안 관련 한목소리를 내는 경제통이 있다. 하지만 손 대표 측에서는 대여 투쟁 집회를 이어가는 상황 때문인지 아직 별다른 움직임은 없는 실정이다. 노무현-정몽준 연대와 같은 드라마틱한 세력 통합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중도 혹은 중도보수 성향의 주요 경제통과 적절한 연대가 필요하다. 


덧셈 정치 해야 사는 유시민
차기냐 차차기냐 선택해야

선거 전략가인 유시민 국민중심당 참여정책연구원장이 손 대표와 연대한다면, 야권 입장에서는 큰 힘이 될 것이다. 선거 이니셔티브(initiative-이행계획) 측면에서 유 원장이 탁월하기 때문이다.

유 원장은 치밀한 계산이 장점인 반면, 포용력이 아킬레스건으로 꼽힌다. 민주당의 한 인사는 “덧셈의 정치보다는, 뺄셈의 정치 쪽에 가깝다. 정치는 두루뭉수리하게 묶어 가다보면 얼떨결에 꽁꽁 묶이기도 하는데 아쉽게도 네 것 내 것에 대한 구획을 분명히 나누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연대의 걸림돌은 유 원장도 ‘대권’의 꿈을 품고 있을지 모른다는 것이다. 지난 6·2 지방선거를 치르며 본인의 득표력을 어느 정도 인지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실이 손-유 연대를 어렵게 만들 수 있다. YS-DJ 단일화 불발 때처럼, 손 대표가 ‘내가 나이가 더 많으니 이번에 양보해달라’고 말하면, 유 원장은 ‘내가 야권 짬밥을 더 많이 먹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낙선 전력 정동영·한명숙
당내 재신임 여부가 더 관건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미 호남권 대표주자로 선택을 받은 바 있다. 하지만 580만표 차이로 MB에게 패배했다.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실시된 대선 중, 가장 많은 표차로 패했다. 이 같은 과거의 전력이 그의 가장 큰 아킬레스건이다.

정 최고위원이 이 굴레를 벗어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그는 최근 손학규 대표의 대북정책과 관련, 사사건건 ‘대립각’을 세우며 통일부에 개성공단 방문을 신청했다. 그는 방북 사유에 대해 “남북관계가 단절된 상황에서 개성공단은 유일한 숨구멍”이라고 말했다. 당내 입지 구축의 돌파구를 ‘대북관계’로 잡은 정 최고위원이, ‘새로운 진보’를 내세운 손 대표를 꺾고 민주당 대선 후보로 재신임을 받을지도 귀추가 주목된다.

최근 재판에서 명예를 회복한 한명숙 전 총리도 강력한 대선 예비후보다. 지난 6.2 지방선거 당시 야권의 서울시장 후보로 나와, 막판까지 오세훈 현 시장과 접전을 펼쳤다.

하지만 서울 25개의 구청장 선거 중 21개를 민주당이 차지하고도, 서울시장 자리는 한나라당에게 넘겨줬다. ‘오세훈 개인 브랜드 가치가 한명숙 개인의 브랜드 가치보다 높았다’라는 주장이 설득력 있어 보인다.

한 전 총리만의 ‘알맹이’가 있어야 서울시장이든 대권이든 도전할 수 있다. 그녀는 든든한 아군을 확보하고 있다. 친노 세력이 그들이다. 하지만 친노 세력만으로는 집권할 수 없다. 진보를 넘어 중도를 끌어안기 위해, 명확한 숫자에 근거한 정책 개발과 경제통 영입이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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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가족의 당원 게시판 연루 의혹 가능성을 사실로 확정 짓고 있다. 같은 당 장동혁 대표도 한 전 대표 축출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한 전 대표는 점점 광야로 내몰리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2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사실상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축출 의지를 드러냈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었으나 ‘걸림돌’이라고 호칭했다. “제거돼야 통합 가능” 장 대표는 이날 “당내 통합에 걸림돌이 있다면 제거돼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표는 개인적 감정에 따라 움직이거나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라며 “당원과의 관계를 해결해야 할 당사자인 어떤 걸림돌은 그걸 해결하지 않고는 연대·통합을 함부로 얘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민의힘의 주요 화제 중 하나는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됐다”는 당원 게시판 의혹이다. “한 전 대표 가족들의 명의를 이용한 아이디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비난 글을 다수 작성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무감사위는 이날 “비난 글을 작성한 문제 계정들은 한 전 대표 가족 5인의 명의와 같고, 전체 87.6%는 2개의 IP로 작성된 여론조작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 보도 후 연루자들의 탈당·대규모 게시글 삭제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도 별도의 자료를 발표했다. 그는 “해당 IP를 사용한 계정 10개 중 4개는 같은 휴대전화 뒷번호·같은 선거구(서울 강남병)을 공유한다”며 “동명이인이 이 모든 조건을 우연히 공유할 확률은 사실상 0%고, 탈당 시점도 4일 이내로 집중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제는 당 대표 본인·가족 명의 계정을 이용해 다수 당원이 지지하는 것처럼 위장한 것”이라며, “당심을 왜곡한 후 언론을 통해 확대 재생산해서 일반 여론까지 움직이려 했다면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한 범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을 드루킹 사건과 비교했던 사람은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이다. 장 부원장은 지난달 15일 임명된 후 장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는 지난 2024년 11월 이 사건을 일컬어 ‘온가족 드루킹’ 혹은 ‘한가족 드루킹’ 등 표현을 사용하면서 한 전 대표를 비난했다. 장에 한은 당내 통합 걸림돌 취급 “게시글,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 한 전 대표와 가족을 강하게 비판한 장 부원장이 사용하는 표현을 위원장 발표 자료에 담은 것을 봐선, 이날 당무감사위의 발표는 “국민의힘에서 한 전 대표를 확실하게 내보내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당무감사위에 따르면, 한 전 대표에게 소명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한 전 대표는 방송 출연으로써 하루 격차를 두고 상반된 의견을 냈다. 그는 지난달 30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당시엔 저와 제 가족에 대한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 게시물이 당원 게시판을 뒤덮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 가족이 익명 보장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판적 사설·칼럼을 올렸단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가족이 게시물을 올렸다”고 처음 인정하면서도 “저는 글을 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족 명의로 게시물을 올리는 게 비난받을 일이라면 가족이 아닌 저를 비난하라고 말하고 싶다”면서도 “제가 제 이름으로 글을 쓴 게 있는 것처럼 발표한 것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한 전 대표는 다음 날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위원장이 ‘동명이인 한동훈’ 게시물을 제 가족 게시물인 것처럼 조작해서 발표했다”면서 이 위원장에 대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이어 “게시물 작성 시기는 제가 정치를 시작하기 전·최근 등 무관한 것을 대표 사례라고 조작해 발표했는데, 저는 당원 게시판에 아예 가입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장 대표는 지난 7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진행된 ‘이기는 변화’ 기자회견에서 윤 전 대통령이 자행한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장 대표는 이날 “12·3 비상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으로써, 국민께 큰 혼란·불편을 끼쳤고, 당원께 큰 상처가 됐다”며 “국정 운영의 한 축이었던 여당이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 국민의힘이 부족했으니, 잘못·책임은 국민의힘 안에서 찾겠다”면서 “국민의힘은 오직 국민 눈높이에서 새롭게 시작하겠으니, 과거의 일은 사법부의 공정한 판단·역사의 평가에 맡겨놓고,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명 개정 추진 의사도 밝혔다. 장 대표의 이날 기자회견을 놓고, 일각에선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강하게 지지하는 강경 보수 유튜버 고성국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에 출연한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에게 입당 원서를 직접 전달하는 형식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에 대해선 “장 대표가 국민의힘 안에 강경 보수 세력을 끌어들여 세력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이어 “고씨를 입당시킨 것과 장 대표의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는 모순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고씨는 평소 한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이날 김 최고위원도 고씨의 입당 원서 작성을 지켜보면서 “혹시 당원 게시판에 글 올리시면 들통난다”는 등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거를 타선 없는 국힘?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은 지난 6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 세력을 축출하고, 완전히 윤 어게인 세력의 당으로 만들어 훨씬 더 극우화된 정당으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고씨와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입당했고, 윤 전 대통령 변호인 김계리 변호사도 곧 입당 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의힘은 거를 타선이 없는 정당이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내보낼 것”이라는 예측은 “한 전 대표에겐 뚜렷한 정치적 기반이 없는 것 아니냐”는 평가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핵심 기반은 팬클럽 ‘위드후니’다. 위드후니는 40대 이상 여성 중심으로 구성돼있고, 활동하는 노년 여성도 다수다. 하지만 선거는 결국 지역 기반으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가장 큰 정치적 약점으로는 지역 기반이 없다는 것이 주로 거론된다. 한 전 대표의 정치 기반에 대해선 ‘중도층·수도권 화이트칼라 계층에서 일정한 지지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여론조사기관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4일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중도 성향을 지닌 전국 18세 이상 남녀 5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15%는 보수 진영을 이끌면 가장 두려운 상대로 한 전 대표를 지목했다. 하지만 “한 전 대표가 중도층을 국민의힘으로 유도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그 객관적 지표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총선을 지휘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108석만 겨우 건지는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를 묶어 ‘이조심판론’을 주장하면서 “야당이 2/3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일각에선 “선거에서 이기려면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을 잡아야 하는데, 왜 안 하느냐”며 비판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서울 전체 48석 중 11석을 차지했고, 인천·경기 60석 중 6석만을 차지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한 전 대표가 수도권·중도층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나올 수 없는 총선 결과”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중도층 영향력 장 대표는 지난달 28일 일각에서 주장했던 ‘장·한·석(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성립 가능성을 부정했다. 그 이유도 한 전 대표였다. 장 대표는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대한 표현에 특별히 문제 삼지 않겠다”면서도 “당내 인사와 어떻게 정치를 풀어가느냐는 문제에 왜 연대란 이름을 붙이는 건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당내 인사’도 한 전 대표를 뜻한다. 따라서 장 대표의 지난 2일 발언한 “당내 통합 걸림돌을 제거해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에서 ‘걸림돌’이 한 대표라면, ‘통합’ 범위엔 개혁신당과의 연대가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지난달부터 통일교 특검법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장 대표도 “자강을 논하는 단계에서 연대를 논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면서도 개혁신당과의 연대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진 않는다. 개혁신당은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 소속이었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때문에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후 탈당해 창당됐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당시 과정에서 쌓인 앙금을 잊지 않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이후 자멸했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럽다. 일각에선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축출한 후 강경 보수 세력을 당내 세력화해 ‘자강’을 이룬 후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한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6월 대선에서 ▲서울 41.55% ▲경기 37.95% ▲인천 38.44% 등을 득표했다. 약 12% 이상의 부족분을 중도층으로부터 얻어와야 한단 사실을 모를 가능성은 낮다. 당시 이 대표는 ▲서울 9.67% ▲경기 8.84% ▲인천 8.74% 등 득표했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개혁보수·중도 제3지대에 두텁게 포진해 있다. 국민의힘으로선 개혁신당이 확보한 8~9%의 지지가 필요하다. 중도층의 지지를 얻는 게 확실한지 아직 선거에서 검증되지 않은 한 전 대표와 달리 이 대표는 대통령선거에서 거둔 실적이 뚜렷하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 최대 아킬레스건인 중도·수도권 공략을 개혁신당과 이 대표의 힘을 빌려 해결하겠다”고 생각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수도권 영향력 의문…이준석으로 대체? 지방선거 앞두고 신당 창당 가능할지 의문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중징계하거나 한 전 대표가 탈당하면, 한 전 대표의 운신 폭은 매우 좁아질 수도 있다. 정치의 중심은 국회라서 총선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둬야 정치적 영향력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오는 6월 지방선거는 말 그대로 ‘지방선거’다. 함께 진행되는 재보궐선거는 현시점에선 ▲인천 계양을 ▲충남 아산을 ▲경기 평택을 ▲전북 군산·김제·부안갑 등 4곳이 확정됐다.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의 지역구도 가능성이 있지만, 후보로 확정된 의원만 사퇴해 재보선을 치른다. 그 외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이 진행 중이라서 재보선을 치를 가능성이 있는 지역구로는 3곳이 거론된다. 이 정도 규모의 선거에서의 선전을 바라보고 창당하는 것은 모험에 가까우며, 동력이 얼마나 될지 확인하기도 어렵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의원들이 모두 한 전 대표의 정치 행보에 무조건 동참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지역 구도가 특히 큰 힘을 발휘하는 한국 선거에서 각각 호남·영남을 지역 기반으로 둔 민주당·국민의힘과 달리 한 전 대표는 독자적인 지역 기반을 갖추고 있지도 않다. 그와 비슷한 이 대표도 젊은 유권자들이 다수 거주하는 데다 민주당·국민의힘에서도 모두 후보를 공천한 경기 화성을에서 3자 구도를 만들어 승리했다. 특히 지방선거·재보선은 대선·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은 만큼 보수성이 강하며 그만큼 바람을 일으키기도 어렵다.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설 가능성이 크지만, 신당 창당은 동사·벼랑 끝에 서는 것과 비슷할 수 있다. 한 전 대표의 절정은 12·3 비상계엄 사태였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계파 소속 의원들과 함께 국회에 진입해 비상계엄 해제에 동참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숙청을 시도하던 반대파 중 1명이 됐다. 하지만 한 전 대표의 절정은 여기서 끝이었다. “한 전 대표가 가족 관리에 실패했다”는 취지의 당원 게시판 의혹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 한 전 대표를 서서히 옥죄고 있었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 발생 이후 한 전 대표는 비상할 수 있었다. 그는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와 ‘총리·여당 당정 협력 담화’ 형식의 일명 ‘한덕수·한동훈 체제’ 성립을 시도했다. 한덕수·한동훈 체제는 각계각층의 강한 비난 때문에 실제로 성립되진 못했다. 이후 한 전 대표는 친한계 일원이란 평가를 받는 진종오 의원을 포함한 최고위원 4명이 전원 사퇴해 지도부가 붕괴하는 상황을 겪었다. 한때 핵심 측근이었던 장 대표는 국민의힘 대표로서 한 전 대표 퇴출을 주도하고 있다. 따라서 현 상황으로 이어진 한 전 대표 최대의 패착은 2024년 12월11일 장 의원이 입을 굳게 다물고 당 대표실을 나갈 때, 문을 잡고 미소 지었던 순간이다. 폭발까지 도화선은? 폭발이 일어날 때 트리거는 하나다. 하지만 폭탄까지 가는 도화선은 여러개일 수도 있다. 트리거가 터져 폭발이 일어나면, 폭발까지 가는 도화선도 모두 다 터진다. 장 대표는 총선이 아닌 지방선거·재보선을 앞두고 그 트리거를 만지고 있다. 트리거가 당겨지면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선다. 한 전 대표는 과연 광야에 서게 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