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2]2012대선 노리는 여야 잠룡 아킬레스건 밀착해부

“내 약점을 적에게 알리지 말라”


박근혜에 ‘감히’ NO 할 수 있는 직언가 없다?
손학규 받쳐줄 호남 파워맨 박지원·박주선 뿐

아킬레스건(Achilles’ tendon)은 그리스신화에서 유래됐다. 바다의 여신 테티스는 어린 아들 아킬레스를 불사신으로 만들어 달라고 제우스신에게 간청했다. 제우스는 스티크스강에 몸을 담그면 창과 칼이 뚫지 못하는 몸이 된다고 일러주지만, 그녀가 손으로 잡고 있던 아킬레스의 발목은 젖지 않았다. 결국 아킬레스는 트로이 전쟁에서 발뒤꿈치에 활을 맞아 전사한다. 이를 계기로 발뒤꿈치를 일컫는 의학 용어인 아킬레스건은 ‘치명적인 약점’이라는 의미로도 쓰인다.

1987년 대선 당시 김영삼(YS), 김대중(DJ) 후보의 대선 패배 이유는 세(勢) 부족이었다. 양 김 모두 자신의 약점인 세 부족을 알고 단일화 필요성을 인식했지만, 알고도 극복하지 못했다. DJ는 YS에게 ‘내 나이가 더 많으니 양보하라’고 했고, 이에 YS는 ‘정치 경력은 내가 더 선배’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실패했다.

지난 2002년 대선의 가장 큰 이슈도 후보 단일화였다. 대선 3자구도(이회창-노무현-정몽준)는 이회창 후보의 필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구도였다. 세가 부족했던 노 후보는 이를 간파했고, 결국 정 후보를 끌어들였다. 오히려 정치 성향으로 봤을 때, 정 후보는 이 후보가 포섭할 수도 있었다. 오히려 이 후보 쪽에 더 가까운 정치색을 지녔다. 정 후보의 현 당적과 과거의 당직을 떠올려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판사 외길 법조 인생 35년의 이 후보는, 단일화라는 상상력을 발휘할 수조차 없었다.

현재까지 지지도 판세
박근혜, 유시민, 손학규 순
 
  대권 잠룡 중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는 여전히, 여야 대선후보 지지도에서 부동의 1위를 지켰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12월 셋째 주 실시한 주간 정례조사 결과 29.9%를 기록, 1위를 차지했다. 유시민 국민참여당 참여정책연구원장은 12.3%로 2위 자리를 지켰고, 3위는 9.1%를 기록한 손학규 민주당 대표로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 8.7%를 기록한 오세훈 서울시장, 8.3%를 기록한 김문수 경기지사가 뒤를 이었으며, 6위는 한명숙 전 총리(8.2%), 7위는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5.2%), 8위는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5.1%)로 나타났다.

대권 예비주자 선호도 여론조사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는 박 전 대표측 한 인사에 따르면, 2007년 경선 당시 박근혜 예비 후보는 주변인들에게 이따금씩 ‘정치 지저분하게 해야 이명박 후보를 이길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한다. ‘지저분하게’라는 표현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라는 의미가 종합돼 있다. 하지만 박 전 대표는 ‘차마’ 그렇게 할 수 없다는 얘길 전했다고 한다. 그로 인해 인간 박근혜의 평소 신념인 ‘정의와 도덕성의 실체가 역시 명확하다’라는 평가도 나왔지만, 그녀의 집권 의지는 이명박 후보에 비해 다소 떨어지는 게 아니냐는 평가도 함께 나왔다. 결국 그녀는 한나라당 대선 후보 예비 경선에서 ‘선거인단 직접 투표’는 승리했지만, ‘여론 조사’에서 패해 1.5% 차이로 이명박 대통령(MB)에게 대선 후보 자리를 넘겨줬다.

십자가 질 인사 없는 박근혜
‘막후정치’ 책사 찾아라


박 전 대표의 경우, 2012년에는 아무래도 예선보다 본선이 더 어려운 게임이 될 것이라는 게 정치권 전반의 반응이다. 하지만 예선은 물론이고, 본선에서 더욱 지저분한 정치 싸움이 벌어진다. 이를 박 전 대표가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가 승리의 선결 과제다. 이명박 대통령은 광복절 65주년 기념식 행사에서 ‘공정한 사회’를 천명했다. 정권의 반환점을 돌며 야심차게 발표한 ‘공정한 사회’의 화두가, 오히려 이 대통령의 발목을 잡았다. 외교부 공채 파문 등 주변에서 엇박자를 냈기 때문이다. 국민의 시야가 자꾸 ‘공정한 사회’쪽으로만 쏠리자, 일부 관계자들은 일견 부담스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처럼 박 전 대표의 ‘정의’ ‘신뢰’ ‘도덕성’만 우직하게 추구하는 모양새는, 결국 박 전 대표에게 부메랑이 돼 돌아올 수 있다는 주장도 흘러나온다. 또한 곤란한 상황을 맞닥뜨렸을 때, 이를 회피하거나 이에 침묵하려는 박 전 대표를 향해 ‘NO’라고 외칠 수 있는 인물이 없다는 것이 박 전 대표측의 아킬레스건이다. 이제껏 유일하게 그녀의 행보에 ‘NO’라고 말한 친박쪽 인사가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 뿐이다. 김 원내대표의 세종시 소신 발언이, 박 전 대표 주변에서 흘러나온 가장 큰 소신 발언이었다. 물론 박 전 대표에게 직언을 서슴지 않는 숨은 조력자들이 있을 수 있으나, 드러난 정치권 인사는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표는 과연 음지에서 양지를 지향하는 막후 정치를 받아들일 수 있을까? 박 전 대표가 받아들인다면 측근 중 누구를 기용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린다. 박근혜 캠프에서는 과연 YS의 김동영·최형우, DJ의 권노갑·박지원, 이회창의 서청원·강삼재, 노무현의 안희정·이상수, MB의 이재오·이상득 역할을 누가 할 수 있냐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당내 친박 성향의 한 인사는 사견임을 전제로 “박 전 대표 주변인들은 계파의 보스 개념이 아니라, 박 전 대표 정치 성향이 맘에 들어 함께 가고 있는 것”이라며 “과연 십자가를 짊어지려는 인사가 나올지 여부도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 정치권 인사는 역시 사견임을 전제로 “옛날처럼 민주화 동지 등 끈끈한 무언가가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쉽지는 않을 것 같다”면서도, “만약 박 전 대표가 막후정치를 수긍하게 된다면, 측근 중 측근인 유정복, 이정현 의원 정도가 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측해 본다”고 말했다.

대권도전 애매모호한 자세
오세훈, MB 품에 안길까?

오세훈 서울시장도 빼놓을 수 없는 여권의 잠룡 중 하나다. 그는 최근 무상급식 관련, 연이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오 시장은 민주당이 지배하는 서울시의회 의원들의 행태를 “망국적 포퓰리즘”이라며, “무상급식을 막지 못하면 대한민국이 무너진다”는 논리를 폈다. 참고로 민주당은 서울시의회의 전체 106석 가운데 79석을 차지했다. 오 시장은 “토론에서 지면 무상급식을 추진하겠다”며, “무상급식 논리의 허구성을 보여주겠다”고 했다. 오 시장이 서울시의원들과 대립각을 세우는 동안 오히려 그에 대한 지지율이 상승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하지만 오 시장은 당내 기반이 아직 미약하다. 오 시장의 혼자 힘으로는 당내 예비 경선에서 헤비급 선수인 박 전 대표가 버거워 보인다. 그러나 최근 한나라당은 당 출신 시도지사가 최고위원회의와 의원총회 등 당 중요 회의에 참석할 수 있게 당헌을 고쳤다. 현행 특임장관으로 한정돼 있는 당헌 제8조를 고쳐 오 시장의 활동영역을 넓혀준 것이다. 이런 가운데 아직까지 대권 도전과 관련 애매한 자세를 취하고 있는 오 시장이 어떤 명분을 근거로 최종적 판단을 내릴지 지켜볼 일이다.

당내 계파조직 없는 김문수
친이계 대표로 나설까?

대권 행보가 점쳐지는 또 다른 주요 인물은 김문수 경기지사다. 지난 6.2 지방 선거에서 김 지사가 없었다면, 여권의 수도권 참패로 이어졌을 공산이 크다. 서울시는 25개 권역 중 4곳에서 구청장을 당선시켰지만, 경기도는 그나마 31개 권역 중 10개를 당선시켰다. ‘김문수의 힘’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하지만 김 지사가 박 전 대표를 꺾고, 본선 레이스에 올라설 수 있는지는 미지수다. 김 지사를 지지하는 당 내 세력이, 박 전 대표에 비해 미미하기 때문이다. 김 지사의 유일한 희망은 친이 세력과의 규합이지만, 이도 그리 쉽지는 않아 보인다. 총선을 앞두고 세력 균형이 친이에서 친박으로 쏠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치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펄떡이는’ 생명체이기 때문에, 김 지사는 끝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무상급식 문제도 적당한 선에서, 적당한 명분을 가지고 ‘타협’을 봤다. 보다 큰 틀의 정치를 하기 위한 포석으로 읽힌다. 현재 김 지사의 당내 입지는, 2000~2001년 당시 노무현 해양수산부 장관보다는 크다.

손학규 호남 지지기반 미약
박지원, 손학규 손 들어줄까?

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아킬레스건은 당 내부, 그리고 호남의 지지기반 미약이다. 또한 야권 주자들의 상대적 약점인 ‘경제 살리기’ 부분도 더 신경 써야 되는 게 사실이다.

민주당은 한나라당보다 상대적으로 당내 세력 분포 구도가 복잡하다. 이전 당권파인 친정세균계, 현 당권파인 친손학규계, 친노, 민주연대, 구(舊)민주계, 그리고 중도성향의 의원 군이다. 이들을 한데 묶고, 외연을 확대해야 집권 가능성이 높아진다. 민주당 의원들을 묶는 과정에서 호남의 지지기반도 확고히 다져야만 한다.

당내 기반과 호남 지지를 한데 묶는 과정에서 박지원 원내대표와의 연대는 필수적이다. 지난 18대 총선에서 공천이 배제된 박 원내대표 입장에서는 당시에도 대표였던 손 대표에게 앙금이 남아있을 수 있다. 하지만 앞으로 연대 가능성은 충분히 열려있고, 현 상황에서도 별다른 잡음이 나지 않고 있다. 다만 앞으로 개헌과 같은 돌발 이슈, 그리고 19대 총선이 연대의 주요 변수로 떠오른다. 그러나 어떤 모양새를 취하든 본류는 한 줄기로 흐를 것으로 보인다.


손 대표는 최근 ‘유능한 진보’ ‘돈 버는 진보’를 이야기 했다. 이를 위해 ‘학규(HQ) 노믹스’의 기초를 다질 경제통과 정책통이 필요하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측에서는 이한구 의원 등 현안 관련 한목소리를 내는 경제통이 있다. 하지만 손 대표 측에서는 대여 투쟁 집회를 이어가는 상황 때문인지 아직 별다른 움직임은 없는 실정이다. 노무현-정몽준 연대와 같은 드라마틱한 세력 통합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중도 혹은 중도보수 성향의 주요 경제통과 적절한 연대가 필요하다. 


덧셈 정치 해야 사는 유시민
차기냐 차차기냐 선택해야

선거 전략가인 유시민 국민중심당 참여정책연구원장이 손 대표와 연대한다면, 야권 입장에서는 큰 힘이 될 것이다. 선거 이니셔티브(initiative-이행계획) 측면에서 유 원장이 탁월하기 때문이다.

유 원장은 치밀한 계산이 장점인 반면, 포용력이 아킬레스건으로 꼽힌다. 민주당의 한 인사는 “덧셈의 정치보다는, 뺄셈의 정치 쪽에 가깝다. 정치는 두루뭉수리하게 묶어 가다보면 얼떨결에 꽁꽁 묶이기도 하는데 아쉽게도 네 것 내 것에 대한 구획을 분명히 나누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연대의 걸림돌은 유 원장도 ‘대권’의 꿈을 품고 있을지 모른다는 것이다. 지난 6·2 지방선거를 치르며 본인의 득표력을 어느 정도 인지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실이 손-유 연대를 어렵게 만들 수 있다. YS-DJ 단일화 불발 때처럼, 손 대표가 ‘내가 나이가 더 많으니 이번에 양보해달라’고 말하면, 유 원장은 ‘내가 야권 짬밥을 더 많이 먹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낙선 전력 정동영·한명숙
당내 재신임 여부가 더 관건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미 호남권 대표주자로 선택을 받은 바 있다. 하지만 580만표 차이로 MB에게 패배했다.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실시된 대선 중, 가장 많은 표차로 패했다. 이 같은 과거의 전력이 그의 가장 큰 아킬레스건이다.

정 최고위원이 이 굴레를 벗어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그는 최근 손학규 대표의 대북정책과 관련, 사사건건 ‘대립각’을 세우며 통일부에 개성공단 방문을 신청했다. 그는 방북 사유에 대해 “남북관계가 단절된 상황에서 개성공단은 유일한 숨구멍”이라고 말했다. 당내 입지 구축의 돌파구를 ‘대북관계’로 잡은 정 최고위원이, ‘새로운 진보’를 내세운 손 대표를 꺾고 민주당 대선 후보로 재신임을 받을지도 귀추가 주목된다.

최근 재판에서 명예를 회복한 한명숙 전 총리도 강력한 대선 예비후보다. 지난 6.2 지방선거 당시 야권의 서울시장 후보로 나와, 막판까지 오세훈 현 시장과 접전을 펼쳤다.

하지만 서울 25개의 구청장 선거 중 21개를 민주당이 차지하고도, 서울시장 자리는 한나라당에게 넘겨줬다. ‘오세훈 개인 브랜드 가치가 한명숙 개인의 브랜드 가치보다 높았다’라는 주장이 설득력 있어 보인다.

한 전 총리만의 ‘알맹이’가 있어야 서울시장이든 대권이든 도전할 수 있다. 그녀는 든든한 아군을 확보하고 있다. 친노 세력이 그들이다. 하지만 친노 세력만으로는 집권할 수 없다. 진보를 넘어 중도를 끌어안기 위해, 명확한 숫자에 근거한 정책 개발과 경제통 영입이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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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김건희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인 이준수가 3년간 수백 차례 연락에 사용한 휴대전화를 특검팀이 확보했다. 이준수는 주식·코인 주가조작으로 수백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기다 구속된 이희진에게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소개한 인물이다. 앞서 이희진이 구속된 2016년에도 그를 옹호하는 영상을 웹사이트에 올려 친분을 과시했다. 이준수는 과거 무자본 인수합병(M&A) 혐의 등으로 여러 차례 형사처벌을 받았던 인물이다. 그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당시에도 김건희 계좌와 연관된 거래를 한 정황이 드러나 검찰 수사를 받았지만, 불기소 처분된 바 있다. 같은 부류 서로 옹호 지난 7월15일 김건희 특검은 김건희와 이준수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내용에서 단순한 투자 조언을 넘어선 사적 관계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의 메시지에는 주식 매매 관련 대화뿐 아니라, 사적인 감정 표현과 비공식적 만남 정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포렌식 결과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처음 소개한 인물로 드러났다. 2013년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보낸 문자에서 “무당이라기보다는 거의 로비스트에 가깝다. 정치권 네트워크가 막강하다”고 표현하며 전씨를 추천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은 이 관계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이준수→건진법사→김건희’로 이어지는 핵심 연결고리로 보고 있다. 특히 건진법사가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후에도 대통령실 인사들과 접촉하고 영향력을 행사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특검은 이 라인과 김건희의 대선 이후 행보와의 연속성을 주시하고 있다. 이후 특검은 이준수의 최근 행적 단서를 발견했다. 지난해 10월, 이준수가 음주 운전 혐의로 적발됐는데, 경찰 조사에서 “가까운 지인이 검찰 수사에서 무혐의를 받아 술을 마셨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당시 ‘무혐의’를 받은 인물은 도이치모터스 사건에서 불기소 처분을 받은 김건희를 의미한다. 경찰 조사 조서에는 ‘지인’이라고만 기록됐지만, 특검은 실제 진술 내용과 시점을 대조해 그 ‘지인’이 김건희임을 확인했다. 이는 2023년 말까지도 김건희와 이준수 간에 연락이 이어졌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수사 과정에서 이준수가 차명계좌 등을 통해 거래에 참여한 정황을 새롭게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는 음주 운전 혐의로 경찰에 수배된 상태였으며, 특검팀은 지난달 압수수색 현장에서 그를 발견하고 체포를 요청했으나, 경찰이 도착하기 직전 건물 2층에서 뛰어내려 달아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준수는 김건희의 금융 거래와 밀접한 인물로 여러 차례 거론됐다. 특히 2022년 대선 당시 김의겸 의원은 김건희가 2010년 4월 주가가 급등락하던 태광이엔씨 주식을 대량 매수한 뒤 하루 만에 1000만원이 넘는 이익을 보고 매도했다며,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투자 의혹을 제기했다. 이준수, 김건희-건진법사-도이치모터스 핵심 코인판으로 진화한 주가조작 조직 ‘VIP’까지 당시 태광이엔씨를 실질적으로 인수해 주가를 띄우고 회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을 확정받은 인물이 바로 이준수였다. 김건희가 이준수로부터 미공개 정보를 받아 주식을 사고 팔았던 것 아니냐는 과거 의혹이 재조명되고 있다. 김건희 측은 이에 대해 “이준수가 일방적으로 투자와 관련해 연락을 취한 적은 있으나, 김건희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적이 없으며 이준수와 밀접한 관계도 아니”라고 반박했다. 또 “이준수와 지난해까지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이준수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으로 불린다. 과거 증권사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유명한 그는 여러 투자자 명의 계좌를 동시에 관리하며 시세조종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김건희의 계좌 출고 명령을 직접 수행했다는 내부 증언도 있었다. 그러나 당시 검찰은 그를 기소하지 않아 ‘봐주기 수사’ 논란이 불거졌다.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과 4범, 닉네임 ‘새강자’”로 유명했다. 이희진 주가조작 사건 당시 검찰 전관 변호사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중개했다. 해당 사실은 이준수가 이희진에게 변호사를 알선하고 대가를 받아 챙긴 혐의를 받으면서 드러났다. 이희진은 지난 2016년 9월 무인가 투자매매사를 설립했고, 2014년 7월부터 2016년 8월까지 1600억원대의 주식을 판매해 자본시장법·유사수신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이희진과 조기축구 모임에서 친해진 이준수는 2016년 8월 이희진에게 오광수 등 변호사를 알선하고 그 대가를 받거나 약속받은 혐의를 받았다. 당시 이희진은 증권방송 회원들에게 비상장 주식을 매도한 의혹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었다. 끼리끼리 축구 모임 이희진은 수사기관에서 이준수가 검사·수사관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변호사들을 소개하고, ‘착수금’ 2000만원과 불구속 수사를 받을 경우 성공 보수 5000만원을 달라는 요구를 했다고 진술했다. 이준수의 혐의에 관한 증거는 대부분 이희진의 진술에서 비롯됐다. 이희진에 따르면 이준수는 “변호사들에게 적지 않은 선임료를 주는데 나도 그동안 너를 위해 열심히 노력했으니 돈을 달라. 변호사들은 앞선에서 일하고 나는 뒷선에서 일을 볼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이를 승낙한 이희진은 자신의 주거지에서 이준수에게 현금 1000만원을 줬다. 또 며칠 뒤 이준수는 이희진에게 “검찰 수사관에게 알아보니 너 골인(구속)될 것 같다. 약속한 1000만원을 달라”고 해 나머지 1000만원을 더 지급했다고 한다. 이에 관해 이준수는 “1000만원은 비상장 주식을 담보로 한 담보대출을 추진하기 위해 수고비 명목으로 받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희진의 공소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진술을 그대로 믿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이희진과 다른 증인의 진술이 상반된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재판부는 “이희진은 변호사를 선임하고 이준수와 돌아오는 차 안에서 착수금·성공 보수를 요구받았다고 했지만, 해당 차량 운전사는 이 같은 말을 들은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다”고 짚었다. 이희진의 진술은 동생 이희문의 말과도 일치하지 않았다. 이희진은 동생과 이준수에게 돈을 지급할지, 깎을지 상의했다고 했지만, 동생은 “당시 변호사 소개비 등 명목으로 2000만원을 줬다는 것은 전혀 알지 못했고 나중에 들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2017년 2월14일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이희진과 그의 동생을 사기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했다. 검찰은 이들이 2015년 4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피해자 28인에게 허위, 과장된 내용을 말하며 대략 41억원 상당의 비상장 주식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전하며 추가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미인가 금융투자업을 영위하며 비상장주식 종목을 추천한 뒤 선행 매매한 주식을 판매해 122억6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2020년 2월 징역 3년6개월, 추징금 122억6000만원이 확정됐다. 최근 이씨 형제는 현재 가상화폐(피카코인) 시세조종 사건에 연루돼 구속 상태로 재판받고 있다. 국가권력으로 범죄 네트워크 이희진의 절친이자 김건희와 주가조작 사건의 공범으로 지목된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담 브로커로서 “증권사 내부망 접근, 차명계좌 운용, 대포폰 관리” 등을 통해 시세조작을 총괄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이희진 코인 사건의 자전거래 구조 및 주식시장 조작 방식과 유사하다. 통정·자전 거래 구조가 동일하다. 차명계좌·직원을 동원해 리딩방을 운영하고, 허위 보도자료·루머형 호재를 유포하는 패턴도 동일하다. 지난 2016년 이준수는 웹사이트를 통해 이희진을 두둔하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해당 방송에서 “언론이 사건을 과장했다”며 혐의 전반을 축소하고, “1600억 허가 안 받은 것뿐이지 큰 죄는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유사수신죄는 원금 보장 약속이 있어야 성립한다. 계약서엔 그런 말이 없다”며 기소 자체의 정당성을 부정했다. 또 이준수는 “주가가 4배, 5배 간다고 했다가 떨어졌다고 죄는 아니”라며, 주가조작을 단순한 ‘예측 실패’로 치부했다. 또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목표가를 제시하는 것도 죄냐”고 반문하며, 이희진이 진행했던 거래를 “시장 참여자의 일반적 행위”로 표현했다. 영상에서 이준수는 전환사채 거래와 내부자 정보 이용 혐의를 언급하며 “브로커들이 조작했고, 희진이는 오히려 그 사실을 검찰에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IS동서 전환사채권은 큰 잘못이지만 희진이는 계약 불이행 피해자”라며 범죄의 고의성을 부정했다. 이는 공소장과 재판기록상 사실과는 상충되는 주장이다. 수백억 먹은 이희진 절친 전 청와대 민정수석 소개 또 다른 발언에서 그는 “사기적 부정거래는 회사가 거짓말로 주식을 파는 행위”라며 “이희진은 단지 회사 공시를 믿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리패스 등 현재 상장폐지된 기업을 언급하며 “공시가 취소됐다고 사기라 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금융감독 규정상 ‘허위 공시 정보 활용’과 ‘공모 행위’의 구분을 의도적으로 축소한 해석이다. 영상 말미에서 이준수는 피해자들의 법적 구제 가능성마저 부정했다. “이희진한테 피해 입었다고 나라가 받아주지 않는다. 민사·형사도 성립 안 된다”며 “다 변호사들이 사기 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법조계를 “돈에 눈먼 집단”이라 비난하며, 피해자들의 소송을 “쓸데없는 짓”이라 재차 강조했다. 한편, 이준수가 옹호한 주가조작범 이희진은 코인 시세조종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이 2023년 10월4일자로 제출한 공소장에 따르면, 피고인 이희진과 이희문은 A, B, C 토큰을 이용한 대규모 가상자산 시세조종·사기 조직을 운영한 혐의로 기소됐다. 공소장에 따르면, 두 형제는 실체가 불분명한 ‘스캠(Scam) 코인’을 발행해 거래소 상장을 추진하고, 허위 공시와 자전거래(봇 프로그램 활용)를 통해 시세를 인위적으로 부풀린 뒤 투자자들에게 고점 매도를 유도하는 ‘물량 털기(Pump & Dump)’ 방식으로 약 700억원대의 피해를 입혔다. A 토큰 피해자는 1만564명으로 피해액은 약 217억원, B 토큰 피해자는 4342명, 피해액은 약 341억원, C 토큰 피해자는 1만5641명, 피해액은 약 339억원이다. 김건희 특검의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는 그의 단순한 과거 인연을 넘어, 사적 네트워크가 실제 정치권력의 형성 과정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현재 ‘김건희·이준수·건진법사’로 이어지는 삼각관계의 실체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을 종합하면 이희진과 이준수는 변호사·브로커 인맥을 공유하고, 자전거래 기술을 활용해 주식과 코인 양쪽의 시장 조작 기술도 공유했다. 이희진과 김건희의 접점은 없으나 이준수를 경유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이희진 형제는 ‘코인판 사기’ 혐의로 기소됐지만, 이준수에 대한 직접 수사는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나 공소장과 언론 보도를 교차 검증할 때 자전거래 시스템, 차명계좌 운용, 허위 호재 유포 패턴 등이 모두 이준수의 과거 주가 조작 수법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검찰의 보강 수사 필요성이 높다. 국정으로 연결 범죄 네트워크 이씨 형제의 범행은 과거 주가조작 사건의 복제판이며, 그 배후에는 이준수 같은 ‘조작 기술자’가 존재한다는 정황이 공소장 등에서 확인된다. 김건희 계좌가 활용된 도이치모터스 사건과의 연계가 입증될 경우, 이 사건은 단순한 금융 사기가 아닌 ‘국가권력과 민간 조작 네트워크의 교차 지점’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