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특집-굿바이 2010>⑥ 2010년 뒤흔든 충격·엽기 사건 베스트10

순악질 범죄 ‘펑펑’터졌다 하면 ‘으악’


부산 여중생 성폭행 사건으로 시끄럽게 시작된 2010년은 유난히 강력사건이 많았다. 지난해 조두순 사건에 이어 다시 한 번 아동 성범죄가 발생해 충격을 줬고, 30대 중학교 여교사가 15세 자신의 제자와 성관계를 맺은 사실이 발각되면서 파문을 일으켰다. 또 10대 청소년들이 친구를 살해하고 잔혹한 방법으로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사건은 2010년 대표적인 엽기 사건 중 하나다. 경인년 발생한 충격·엽기 사건 10선을 재구성했다.

아동 성범죄와 엽기 살인사건으로 점철된 2010년 아듀!

2010년 한 해는 성범죄를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한 해였다. 정초부터 부산 여중생 성폭행 살해사건이 발생해 국민들을 떨게 만들었고, 지난 6월에는 백주대낮에 초등학생이 교정에서 납치, 성폭행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세상에 이런 X들이…”
김길태-김수철 사건

지난 3월 부산 사상구 덕포동의 한 다가구 주택에서 실종된 뒤 경찰이 공개수사에 나섰던 여중생 이모(13)양이 11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이어 같은 달 10일 오후 사건의 피의자 김길태(33)가 사건발생 15일 만에 경찰에 검거됐다.
김길태는 2월24일 이양의 집에서 이양을 납치하고, 성폭행 후 살해해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고, 조사 과정에서 진술을 명확히 하지 않는 등 경찰과 줄다리기를 벌였다. 결국 법정에 선 김길태는 1심에서 사형선고를 받았지만 지난 15일 진행된 항소심에서 무기징역으로 감형돼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지난해 조두순 사건을 잇는 끔찍한 아동 성폭행 사건이 발생했다. 서울 영등포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45세의 노동자 김수철이 8세의 A양을 납치, 자신의 집으로 끌고가 무참히 성폭행한 것.
A양은 조두순 사건의 피해 아동과 마찬가지로 배변 주머니를 착용한 채 6개월간 병원 치료를 받았고, 최근 배변 주머니를 떼어내는 마지막 수술을 받았다. 제2의 조두순이라고 불렸던 김수철은 이 사건 범행으로 1심과 2심에서 모두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게임에 미친 부부
3개월된 딸 아사 시켜

김길태 사건으로 온 나라가 떠들썩했던 시기에 게임에 중독돼 생후 3개월 된 딸을 돌보지 않아 영아가 굶어 죽은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줬다.
인터넷 채팅으로 만난 김모(41)씨 부부는 지난해 6월2일 딸을 출산했다. 이들 부부의 딸은 몸무게 2.15kg의 미숙아로 태어나 40여일 동안 인큐베이터에서 있을 만큼 몸이 약했다. 퇴원한 이후에도 각별한 보살핌이 필요했지만 이들 부부는 아기를 방치했다.
분유는 하루에 1회 정도만 먹였고, 상한 분유를 먹이기도 했다. 딸이 영양섭취를 제대로 하지 못해 죽어가는 동안 이들 부부가 심취해 있었던 것은 사이버 딸을 키우는 인터넷 게임.
김씨 부부는 평균 10여 시간씩 PC방에서 게임을 즐겼고, 부모의 따뜻한 손길 한 번 받아보지 못한 영아는 생후 3개월 만에 지하 단칸방에서 ‘방치로 인한 기아’로 숨졌다.
법의 심판대에 선 김씨 부부에게 법원은 징역 2년을 선고했고, 부인에 대해서는 출산예정인 점을 참작해 형의 집행을 3년간 유예했다.

재벌 2세 ‘맷값 폭행’
최철원 M&M 전 대표 사건

11월 마지막 주, 대한민국은 정신 나간 재벌 2세의 ‘맷값 폭행’ 파문으로 들끓었다. SK가문의 2세인 최철원(41) M&M 전 대표가 고용승계를 요구하는 50대 탱크로리 운전기사를 야구방망이로 폭행하고 2000만원을 건네 논란을 불러일으킨 것. 결국 최 전 대표는 구속 수감된 상태로 조사를 받았다.
최 전 대표의 ‘맷값 폭행’은 ‘돈’ 이라는 상징적 물질을 눈앞에 드러내놓고 일반인을 폭행했다는 점에서 상대의 수치심을 더했다. 폭행이후 합의과정에서 합의금이 오가는 것과는 다른 개념이다. 
그는 지난 10월18일 서울 용산구 자신의 사무실로 탱크로리 운전기사 유모(52)씨를 불러들여 “1대에 100만원씩 20대를 맞아라”면서 구타를 시작했다. 야구방망이로 엉덩이 10대를 맞은 유씨가 살려달라고 애원하자 “이제부터는 1대에 300만원씩”이라며 강도를 한층 높여 3차례 더 때렸다.
40여 분 간 지옥 같은 폭행이 끝나고 최 전 대표는 5000만원과 2000만원이라는 액수가 쓰인 두 장의 서류를 유씨 앞에 들이밀고 도장을 찍으라고 했다. 이어 그는 “2000만원은 맷값”이라며 1000만원짜리 수표 두 장을 유씨에게 던지고, 사측은 사건 당일 유씨의 통장으로 탱크로리 차량값 5000만원을 입금했다.


도심 속 ‘강원랜드’
카지노 일당 무더기 적발

2010년은 경제 한파가 계속된 한 해이기도 했다. 이런 이유 때문일까. 경마나 도박, 로또 등 한방의 인생역전을 꿈꾸는 사람들이 많았다.
지난 11월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억대 카지노 도박판을 벌인 일당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사행성 오락실 운영으로 돈을 모은 소규모 폭력조직이 서울 강남에 소재한 고급 오피스텔 등을 빌려 사설 카지노를 운영하다 경찰에 검거된 것.
서울 마포경찰서는 지난 8일 불법 도박장을 운영한 혐의(관광진흥법 위반 등)로 원모(35)씨와 최모(37)씨 등 6명을 구속하고 홍모(39)씨 등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상습 도박 혐의가 확인된 주부 서모(59·여)씨 등 3명을 구속하고, 적발된 나머지 도박꾼 29명과 범행을 도운 호객꾼(속칭 롤링업자), 도박장 딜러, 접대 직원 등 1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조사 결과 원씨와 최씨는 오피스텔 및 아파트 사용료 2~3개월분인 1000~2100만원을 미리 지급하고 이곳에 바카라 게임 도박장을 개설해 14억8000여 만원에 이르는 부당 이익을 챙겼다.
이들은 망보는 사람인 ‘문방’은 물론 ‘롤링업자’를 고용해 손님들을 모집하는가 하면, 손님 식사를 담당하는 주방장과 함께 카지노 관련학과를 전공한 딜러를 고용하는 등 전문 도박장과 똑같이 운영했다.

‘연대보증’으로 저승길간 3인
포항 유흥업소 여종업원 자살

무더위가 한창이던 지난 7월 포항시에서 잇따른 자살사건이 발생했다. 3명의 유흥업소 여종업원이 목숨을 끊은 것. 경찰조사 결과 이들은 ‘연대보증’을 서며 사채를 끌어 쓰고 있었고, 사채업자들로부터 많게는 연 1000%에 가까운 고리의 이자를 물고 있었다. 첫 번째 여성의 자살로 나머지 두 여성은 숨진 여성의 빚까지 고스란히 떠안게 되자 부담감을 이기지 못하고 같은 길을 택했다.
첫 자살자가 발견된 것은 지난 7일 오전 5시30분께. 포항시 남구 상도동의 한 원룸에서 유흥업소에서 실장으로 일하던 이모(32·여)씨가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하루 뒤인 8일 오후 8시께에는 남구 대도동의 한 원룸에서 김모(36·여)씨가 숨진 채 발견됐으며, 10일 오후에는 남구 대잠동 한 원룸에서 이씨, 김모씨와 가깝게 지내던 유흥업소 여종업원 문모(23·여)씨가 역시 목을 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유흥업소 여종업원들의 연쇄자살 사건은 포항 일대에 큰 충격을 안겨줬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포항시외버스 터미널 인근 유흥업소에서 일해 왔으며 각각 1억여 원에 가까운 사채 때문에 고민해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씨는 “사채를 갚지 못해 업자들로부터 독촉에 시달려 괴롭다”는 말을 자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10 충격·화제의 사건
30대 여교사-남제자 성관계

지난 10월 삼류 포르노 같은 일이 실제 발생해 대한민국이 발칵 뒤집혔다. 30대 여교사와 그녀가 담임을 맡고 있는 15세 남학생이 성관계를 맺은 사실이 밝혀진 것. 경찰서에 나란히 앉은 두 사람은 ‘사랑’이라고 말했지만 반응은 냉담했다. 
경찰에 따르면 여교사(35)와 A(15)군은 지난 10월10일 낮 12시께 서울 영등포역 지하주차장 여교사의 승용차 안에서 성관계를 맺었다. 이들의 부적절한 관계는 여교사가 A군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 의해 발각됐다. 성관계 이후 여교사가 A군에게 “좋았다”는 문자를 보낸 것. 아들의 휴대전화를 보다가 이 같은 문자를 발견한 A군의 어머니는 즉시 경찰에 신고했다.
하지만 경찰 조사에서 여교사는 “서로 좋아서 성관계를 맺은 것”이라고 주장했고, B군 역시 “강제적인 관계가 아니었다”고 진술했다. 결국 경찰은 두 사람의 진술에 따라 처벌근거가 없어 수사를 종결했다. A군이 13세 이상이고 대가 없이 합의하에 이뤄진 성관계이기 때문에 현행법상 처벌 근거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국내법상 13세 미만의 미성년자가 성인과 성관계를 가졌을 경우, 당사자의 동의나 대가성 여부를 떠나 무조건 처벌받게 되어 있지만 13세 이상의 청소년과 성관계가 동의하에 이뤄졌다면 성매매가 인정될 경우에만 처벌된다.

‘베트남 신부’ 한국 온지 8일째
정신병력 남편 손에 살해


지난 7월, 한국에 시집온 지 8일 만에 남편의 손에 살해된 ‘베트남 신부 살해사건’은 대한민국과 베트남 양국은 물론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의 명예를 실추시켰다.
올해 스무살 된 베트남 여성 탓티화앙응옥씨는 7월8일 정신병력을 가진 남편 장모(47)씨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했다.
경찰 조사 결과 장씨는 2005년부터 정신분열 증세를 보였으며 무려 57차례나 치료를 받아온 정신질환자였다. 하지만 장씨는 이 같은 사실을 숨기고 탓티화앙응옥씨와 결혼했고, 그녀가 한국에 입국한지 8일째 아내를 살해했다.
이 사건으로 베트남 인들의 한국남성에 대한 분노는 하늘을 찔렀다. 우리 재판부는 지난 10월, 1심 재판에서 장씨에게 징역 12년에 치료감호, 출소 후 1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착용을 명령했다.
형량이 너무 적어 무기징역을 구형했던 검찰이 항소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부산고법은 지난 8일 항소심에서 “자수를 한 데다 반성하고 있고, 심신미약 상태에서 한 범행으로 볼 때 1심 선고가 가볍지 않다”며 항소를 기각했다.

부산 여중생 성폭행 미수
감춰진 ‘도끼 난동’ 사건    

하루아침에 한 집안이 풍비박산 났다. 고모의 동거남이 대낮 집에 무단 침입해 어머니와 여동생의 손발을 묶어 폭행하고, 급기야 14세인 여동생을 성폭행하려 했다. 긴박한 순간에 아버지가 집안으로 들어갔지만 도끼를 휘두르는 가해자의 잔인함에 집안은 피바다가 됐다.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니다. 지난 7월30일 대한민국에서 실제 일어난 사건이다.
이날 조모(41)씨는 자신의 동거녀를 찾기 위해 그녀의 오빠인 김모(50)씨의 집에 쳐들어가 행패를 부렸다. 당시 집에는 김씨의 아내와 14살 난 막내딸 밖에 없는 것을 확인한 조씨는 성난 말마냥 날뛰었다. 김씨의 아내와 딸을 무자비하게 폭행하고, 김양을 성폭행하려 옷을 벗겼다. 집으로 달려온 김양의 아버지에게 도끼를 휘둘러 중상을 입히고 달아났다.
결국 조씨는 살인미수와 강간 등 상해, 감금 등 모두 8개의 혐의로 구속 기소 됐고, 1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검찰은 원심의 형량이 너무 가볍다는 이유로 항소했고, 지난 15일 상소심 재판이 진행됐다.
이날 부산고법 형사2부(김용빈 부장판사)는 징역 10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 당시 도끼망치와 청테이프 등을 미리 준비하는 등 계획적으로 치밀한 범죄를 저질렀다”면서 “범행수법도 잔인하고 포악한데다 일가족 5명에게 육체·정신적으로 엄청난 충격과 고통을 줬다”고 양형의 이유를 밝혔다.

친구 폭행·살해 냉혈 10대
엽기 시체훼손 ‘10대 잔혹사’
 
지난 6월 10대 청소년들이 친구를 감금, 폭행,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뒤 한강에 유기한 사건이 뒤늦게 밝혀져 충격을 줬다. 
6월9일 최모(15·여)양과 안모(16·여)양, 윤모(15·여)양, 이모(15)군, 정모(15)군은 가출을 통해 알게 된 김모(15·여)양을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최양의 집으로 불러내 함께 술을 마셨다.
함께 술을 마시던 이들은 김양이 자신들을 험담했다는 이유로 10일 새벽부터 폭행을 시작했고, 12일까지 이어진 폭행을 견디지 못한 김양은 결국 숨지고 말았다. 김양의 죽음에 놀란 이들은 당시 함께 어울리던 안양의 남자친구 이모(19)군을 불러 대책을 논의했고, 김양의 시신을 한강에 버리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 과정에서 이군은 시신의 무게를 가볍게 하기 위해 신체 일부분을 훼손해 혈액을 빼내고 담요에 벽돌과 콘크리트 덩어리를 함께 넣고 싼 뒤 한강에 유기했다.
10대 청소년이라고 하기엔 너무 엽기적이고 잔혹한 방법으로 시신을 훼손했지만 청소년이라는 이유로 구속영장이 여러차례 기각돼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이들은 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 서울서부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김현미)는 10월22일 이들에게 징역 3~7년의 중형을 선고했다.
정군에게는 징역 장기 7년, 단기 5년을 선고했고, 최양 등 3명에게는 장기 4년, 단기 3년 선고가 내려졌다. 이군에게는 징역 2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으며, 구타에 가담한 이군은 서울가정법원 소년부에 송치됐다.

페이스오프 ‘성형 발바리’
강도강간범 이례적 사형 판결

지난 10월7일 수원지법 여주지원 형사부는 강도강간범에게 이례적인 사형 판결을 내렸다. 전국을 돌며 24차례에 걸쳐 부녀자를 성폭행하고 금품을 빼앗은 혐의(특수강도강간 등)로 구속기소 된 피고인 허모(44)씨에게 사형을 선고한 것. 또 수감생활 중 감형 등에 대비해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도 명령했다.
허씨는 20여 년 전인 지난 1987년 20대 초반의 어린 나이에 강도강간죄로 서울남부지원에서 15년형을 선고받았다. 2001년 4월 가석방됐지만 범죄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했다. 가석방된 지 2년이 채 지나기도 전인 2002년 11월 경기도 평택의 가정집에 들어가 흉기로 부녀자를 협박해 강간하고 현금 27만원을 빼앗아 다시 범죄의 구렁텅이에 빠졌다. 이후 전국을 돌며 2006년 1월까지 총 24차례에 걸쳐 강도강간 등을 저질렀다.
허씨는 혼자 혹은 어린 자녀와 함께 있는 부녀자만을 범행대상으로 노렸다. “아래층인데 물이 샌다”는 핑계로 부녀자들의 경계심을 없앤 뒤 어린 자녀를 인질삼아, 자녀가 보는 앞에서 성폭행하는 극악무도한 짓도 서슴지 않았다.
경찰 수사망을 피해 도주하던 허씨는 2007년 6월 공중파 공개수배 프로그램에 자신이 방송되는 것을 보고 성형수술을 받았다. 경찰에 잡히지 않으려는 마지막 수단이었다. 하지만 그는 성형수술 이후에도 6건의 추가 범행을 저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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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