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스러진 달 (40) 운명

배신의 그림자, 피할 수 없는 운명

소설가 황천우는 지금까지 역사소설 집필에 주력해왔다. 역사의 중요성, 과거를 알아야 현재를 알고 또 미래를 올바르게 설계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아울러 그 과정에서 ‘팩션’이란 장르를 만들어냈다. 팩트와 픽션, 즉 사실과 소설을 혼합하여 교육과 흥미의 일거양득을 노리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오래 전부터 의심의 끈을 놓지 않은 사건을 들추어냈다. 필자는 그 사건을 현대사 최고의 미스터리라 칭함에 조금도 주저하지 않는다. 바로 1974년 광복절 행사 중 발생했던 영부인 육영수 여사 저격사건이다.

동일이 말을 멈추고 주선을 응시했다. 그 시선을 받으며 주선이 가볍게 헛기침했다.

“동생과 많은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그리고…네가 직접 말해 보거라.”

주선이 말하다 말고 영란에게 시선을 주었다. 영란이 잠시 창밖을 주시하다 동일을 바라보았다.

“이번 일로 저 역시 많은 것을 느끼고 알게 되었습니다. 이전에, 마냥 철부지일 때 오빠 말을 무시하고 조총련과 북한의 꼬임에 빠져들었고. 그 일로 오빠가 저를 구한다는 사유로 조총련에 가입했고 또 후일이 염려되어 홀로 지내고 있지만…결국 모든 거 다 잃고 제 몸 하나 건사해서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습니다.”

영란이 잠시 말을 멈추었다. 아니 절로 흘러내리는 눈물을 훔치기 위해 손수건으로 눈가를 닦았다.


“가능하다면 대한민국에 정착하고 싶습니다.”

“그는 전혀 문제될 바 없습니다. 허나.”

“물론 신변이 위험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죽어 산다면 북에서도 굳이 저를 찾을 이유는 없다고 봅니다.”

당연한 일이라 생각되었다.

북한에서 굳이 저들에게 해가 되지 않는데 위험을 감수하고 모험을 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살아서 북한에 위해를 가할 가능성이 있는 인사에 대해서는 각별하게 주의를 기울였던 터였다.

물론 본보기 차원에서 일을 감행할 수도 있으나 그러기에는 위험부담이 크기 때문에 자제하리란 사실을알고 있었다.

“그래서 대한민국으로 돌아가 조용한 산사를 찾아 불자의 길을 걷고자 합니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먼저 가신 분들을 위해 그리고 또….”


물론 문석원을 의미함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었다.

“그러시다면 그 일은 저희 쪽에 맡겨주시기 바랍니다.”

동일이 말을 마침과 동시에 가방에서 서류봉투를 꺼내 건넸다.

“무엇입니까?”

“살펴보시지요.”

앞 좌석에 앉아있던 주선과 영란이 눈을 마주쳤다.

“저는 오늘 오후 비행기 편으로 일본을 떠납니다.”

주선이 잠시 생각에 잠긴 듯 침묵을 지키다 봉투를 개봉해 내용물을 꺼냈다.

두 사람의 여권이었다.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몰라 일단 차 여사의 여권도 만들었습니다. 물론 차 사장의 도움을 받았습니다만.”

“그저 고마울 따름입니다.”

“아닙니다. 두 분께서 해주신 일들을 생각하면 그야말로 조족지혈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두 분은 언제 일본을 떠나시렵니까?”


“동생과 그 이야기도 나누었습니다. 우리가 거사 전에 행방을 감추면 이 일이 자칫 원점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는 생각입니다. 하여 행사 당일까지 자연스럽게 행동하고 그날 곧바로 출국하도록 하겠습니다.”

동일이 주선의 이야기가 끝나자 메모지를 꺼내 전화번호를 적어 건네주었다.

“무엇입니까?”

“이런 일을 하다보면 매사 조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여 대한민국 영사관에서 두 분께 비자 발급한 사실조차 기록으로 남아 있지 않습니다. 또한 사전에 비행기 티켓을 구입하게 되면 그 역시 기록으로 남게 되어 있습니다. 철저하게 비밀에 붙이자는 의미입니다.”

“그러면 이 번호는?”

“출국 당일 공항에서 그 사람과 만나십시오. 그러면 서울행 티켓과 함께 신변보호를 받을 수 있습니다.”


주선이 영란을 바라보며 감탄의 미소를 자아냈다.

“거듭 말씀드리지만 대한민국을 대표해서 두 분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러면 차 사장은 어떻게 하기로 하였는가?”

“처음에는 외국행을 원했었습니다만.”

“그런데.”

“떠나지 않겠다던 동생이 마음을 바꾸어 대한민국에 정착하겠다고 하니 마음의 변화가 생기는 모양입니다. 해서 일단 서울에 와서 상황을 보아가며 결정하기로 하였습니다.”

“자네 생각은 어떠한가?”

“이 사건과의 연결고리는 철저하게 차단할 터이니 대한민국에 머물며 조용히 살아간다면 굳이 별 문제 없을 듯합니다.”

“그러이, 일단 일을 마무리하고 그 연후에 정 팀장이 그들의 행보에 각별히 신경 써주도록 하게.”

북조선 배신…새 삶 계획하는 영란·동일
덫에 걸린 석원…아내 속이고 출국 준비

“느닷없이 웬 케이크야?”

밤 늦은 시각 술에 취해 들어서는 석원을 아내가 못마땅하다는 듯이 맞이했다.

곁에서 아직 말도 제대로 못하는 신일이 아버지의 출현 더불어 케이크의 모습을 살피고는 급하게 석원의 품으로 달려들었다.

아내에게 케이크를 건네고 아들을 가슴으로 안아들었다.

“당신과 신일이 먹으라고.”

석원이 아들의 얼굴에 자신의 얼굴을 비비며 건성으로 답하자 아내의 눈꼬리가 치켜 올라갔다.

그를 살피던 석원이 주머니에서 봉투를 꺼내 건넸다.

“이건 또 뭐야.”

얼떨결에 봉투를 받아든 아내의 표정과 목소리에 의심이 가득 묻어나오고 있었다.

“선불 받은 거야.”

“무슨 선불?”

“장기간에 걸쳐 빌딩 청소하기로 하였다니까!”

석원이 술기운 탓인지 혹은 아내의 쉬지 않는 추궁에 짜증이 났는지 목소리를 높였다.

아내가 석원의 기분은 아랑곳하지 않고 봉투의 내용물을 확인하고 미소를 보였다.

“이번 일은 오래 하는 모양이지.”

아내의 목소리가 부드럽게 변했다.

“약 한 달 일정으로 진행될 거야. 그래서 선불로 받아 온 거야.”

“어디로, 언제 가는데?”

“와카야마에 있는 건물 몇 개를 맡았는데 일이 급하대. 여름 휴가철에 청소를 마무리해야 한다 그러네. 그래서 내일 아침 일찍 출발할 거야.”

느닷없는 케이크와 함께 돈의 출처에 대한 명확한 해명이 이루어지자 아내가 석원에게 다가앉았다.

남조선으로의 입국 날짜가 내일로 다가오자 석원이 호룡의 안내로 도쿄의 한 음식점을 방문했다.

그곳에 도착하자 조총련 중앙위원인 차주선과 북조선 정치지도위원인 영란이 이미 음식을 준비해놓고 반갑게 맞이했다.

“어서와요, 석원 군!”

살가운 소리로 반기는 영란을 바라본 석원이 흠칫했다.

그러나 티를 낼 수는 없는지라 급히 두 사람에게 고개 숙여 예를 표하며 순간을 모면했다.

“석원 군에게 당부하고픈 이야기가 몇 가지 있어 이 자리를 마련하였어요.”

모두 자리하자 영란이 차분한 표정을 지으며 일행의 면면을 주시했다.

“말씀 주십시오, 지도위원 동무!”

영란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석원이 정색하고 고개 숙였다.

아마도 영란에 대한 이유를 알 수 없는 두려움이 한몫하고 있을지도 몰랐다.

그를 살피던 영란이 자세를 공손하게 하고 곁에 있는 핸드백에서 카드를 꺼내 들었다.

“김일성 수령께서 석원 동무의 영웅적 행위에 성공을 기원하는 전문을 보내주셨습니다.”

김일성이라는 소리에 차주선과 이호룡이 급하게 무릎을 꿇었다.

석원 역시 그들의 행동을 살피며 엉거주춤 무릎을 꿇었다.

“우리 민족의 생사가 석원 군의 어깨에 달려있는 만큼 거사의 성공을 기원하며 또 조국은 석원 동지를 영웅으로 길이 추앙할 것이란 내용입니다.”

영란이 개략적인 설명을 곁들이고 카드를 석원에게 건넸다.

석원이 얼떨결에 받았으나 감히 읽어볼 엄두가 나지 않았는지 아니면 감격에 겨웠는지 양손으로 카드를 자신의 가슴에 밀착시켰다.

“읽어보도록 해요.”

영란의 차분한 소리에 석원이 카드를 손에 들고 카드와 좌중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이내 호룡에게 건넸다.

“왜 그러는가?”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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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