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창업, 복합화로 승부한다

카페의 색다른 변신

커피 복합화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중저가 커피전문점과 1000원대 커피를 내놓는 편의점들과 차별화, 매출과 수익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식사·커피 1만원 안팎에 즐겨 인기
수익성 떨어지는 커피전문점 대안

커피에 브런치나 다이닝, 디저트, 맥주 등 전혀 다른 업종이나 보완적 상품을 결합한다. 커피에 어울리는 것을 더해 매출을 높이거나, 카페에 긴 시간 머무르면서 다양한 먹거리를 소비하게 하는 것이다. 커피와 함께 브런치, 디저트 등을 즐기는 브런치카페나 디저트카페가 대표적이다. 창업전문가들은 브런치카페는 적자에 허덕이거나 임대료가 높아 생산성이 떨어지는 카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브런치카페는 커피에 브런치와 다이닝 메뉴를 1만원 안팎에 즐길 수 있어 인기다. 브런치는 원래 아침 식사를 뜻하는 브랙퍼스트(breakfast)와 점심식사를 뜻하는 런치(lunch)의 합성어다. 보통 아침과 점심 사이 가볍게 하는 식사를 뜻했으나 지금은 전문화된 음식 메뉴로 떠올랐다. 늘어나는 중저가 카페와 편의점 등 저가 커피와의 차별성이 없어지면서 커피만으로 꾸준한 매출을 확보하기 힘든 중대형 커피전문점들이 갓 만든 식사 메뉴나 디저트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업종 보완성 높여

‘더브라운’은 커피와 음료에 브런치와 샌드위치 등 식사메뉴와 디저트를 더해 인기몰이 중이다. 프랑스식 오픈샌드위치, 에그베네딕트 등 유러피안 브런치와 다이닝 메뉴를 맛볼 수 있다. 1만원 안팎의 합리적인 가격에 브런치와 아메리카노를 함께 맛볼 수 있는 세트메뉴가 인기다. 커피 품질도 높다. 콜롬비아, 브라질 등 고품질 생두만을 선별, 국내에서 직접 로스팅한 원두만을 사용한다.


서울 방이동, 대치동 등 아파트밀집지역이나 경기도 성남 분당, 동탄 등 신도시에 위치, 30~40대 주부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퍼지면서 지역 브런치 맛집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올림픽공원점과 대치점의 경우 인근 아파트에 거주하는 주부들이 아이들을 학교에 보낸 후 낮 시간대나 저녁 시간에 식사나 모임을 갖기 위해 많이 들른다. 홀과 구분된 단독룸은 예약 없이는 이용하기가 힘들 정도다. 가볍게 배를 채울 수 있는 식사메뉴와 디저트를 커피와 함께 주문하기 때문에 일반 커피전문점에 비해 객단가가 높은 편이다.

운영도 간편하다. 브런치 메뉴는 전문 쉐프가 직접 교육한다. 본사가 자체 베이커리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과 국내에서 로스팅한 원두를 정기적으로 매장에 공급하기 때문에 복잡한 제조과정 없이도 어느 매장에서나 일정한 맛을 구현 할 수 있다. 베이커리는 완제품과 반제품을 제공, 매장에서는 간편하게 오븐에 굽기만 하면 된다. 본사가 최신 트렌드에 맞는 베이커리 제품을 개발, 시즌별로 선보인다.

최근 커피전문점에서 맥주를 판매하는 일이 흔해졌다. 특히 저녁시간에 인적이 뜸해지는 골목가에 위치한 커피전문점을 중심으로 이러한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다. 커피 판매가 줄어드는 저녁에 손님들의 발길을 붙잡아 매출을 올리려는 전략이다. 카페에서 책도 읽고 맥주나 와인 한잔할 수 있는 ‘책맥’도 성행하고 있다.

‘폴바셋’은 현재 8개 매장에서 생맥주를 판매하고 있다. 서울 반포동 논현역 근처에 위치한 커피전문점 ‘타다’와 합정동에 있는 ‘카페비닷’는 커피와 함께 맥주 등 주류를 판매한다. 특히 ‘카페비닷’은 맥주, 와인, 칵테일 등 다양한 술을 선보이며 젊은층의 인기를 끌고 있다. 맥주를 마시면서 자유롭게 여유로운 분위기에 책을 볼 수 있어 인기다. 일본에서는 퇴근길에 가볍게 한잔 한다는 의미의 ‘조이노미’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커피전문점에서 주류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적절한 매칭 중요

커피에 와인과 맥주 등을 판매하는 ‘스타벅스 이브닝스’ 1호점이 도쿄역 건너편에 위치한 마루노우치 오피스가에 지난 3월 문을 열었다. 스타벅스 이브닝매장은 미국과 영국에 이어 일본이 세 번째다. 일본 점포의 주 타깃층은 30~40대 직장 여성이다. 이들이 일을 끝내고 혼자 가볍게 술을 마시고 싶어도 바(Bar)나 선술집(이자카야)에 들르기가 쉽지 않은 점을 고려했다. 마루노우치는 오피스가 몰려 있는 곳이다.

불황기 창업시장의 대표적인 추세 중 하나가 복합화다. 최근 외식업뿐만 아니라 판매업이나 서비스업에서도 동시에 복합화가 이뤄지고 있다. 매출의 시너지 효과를 가져 올 수 있는 아이템 복합화로 불황 탈출의 길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복합화를 할 경우 보통 20~30% 이상 매출 상승효과를 볼 수 있다. 복합화는 매출 증대에 효과적인 전략이지만, 적절하게 구사하지 않으면 오히려 해가 되기도 한다. 특히 궁합이 맞는 아이템을 결합하면 강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오히려 점포 색을 흐려 경쟁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 그러므로 주요 소비층의 특징과 선호도를 철저하게 분석한 후 결합 가능성을 면밀히 따져보는 작업을 선행해야 한다. 각각의 아이템 품질을 전문점 수준으로 높여 제품 경쟁력을 갖추는 것도 필수다. 또 재고가 늘어날 수 있으니 짜임새 있는 상품 구색 및 재고 관리에도 신경 써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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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우리에게 추석은 차례를 지내거나 귀향을 하는 것이 익숙한 명절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명절을 보내는 방식이 크게 달라졌다. 특히 차례를 지내는 비중은 줄어들고 MZ세대를 중심으로 긴 연휴를 활용한 여행, 단기 아르바이트, 자기계발 등을 하는 것이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추석에 차례를 지내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40%대 초반에 그쳤다. 절반 이상은 차례를 지내지 않겠다고 답한 것이다.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당연하게 여겨지던 차례와 제사가 더 이상 필수가 아니게 된 셈이다. 알바 우선 통계청 조사에서도 명절 의례를 간소화하거나 아예 하지 않는 가정이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례를 지내는 대신 긴 연휴를 여행으로 보내려는 수요가 뚜렷하게 증가했다. 한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행 중개 플랫폼 스카이스캐너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77%가 이번 추석 연휴에 여행 계획을 세웠다고 응답했다. 특히 해외여행 비중이 크게 늘었다. 10년 전 대비 명절 여행에 긍정적인 인식이 37%에서 70%로 2배 가까이 상승했다. 검색 데이터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 인기 여행지는 일본(43.1%)이 1위였고, 이어 베트남(13.2%), 중국(9.6%), 태국(7.5%), 대만(6.2%) 순이었다. 도시별로는 일본 후쿠오카(20.2%)가 가장 높은 검색 비율을 기록했으며, 오사카(18.3%), 도쿄(15.4%), 방콕(8.9%), 타이베이(8.0%)가 뒤를 이었다. 여행을 가지 않고 명절 연휴를 일터에서 보내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긴 연휴를 활용해 “돈을 벌겠다”는 사람들이 늘면서 단기 아르바이트 수요도 급증했다. 당근마켓과 같은 알바 커뮤니티와 플랫폼에는 “추석 알바 구합니다”라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한 20대 청년은 “쉬는 날이 길어 잠깐이라도 일을 하려 한다”고 밝혔고, 한 대학생은 “여행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선물세트 포장 알바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특히 명절 기간에는 업무강도가 높아 평균 시급의 1.5배를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 평상시에 근무할 때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많은 청년들이 명절 시즌 알바를 노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맞춰 구인·구직 플랫폼들은 ‘추석 알바 채용관’을 운영하며 수요를 모으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 마트, 도·소매점과 전통시장에서 단기 인력을 모집하고, 선물용 고기·과일 세트 포장, 택배 상·하차, 진열·판매 등의 일자리가 집중적으로 생겨났다. 절반 이상 “안 지내요” 77%가 여행 계획 세워 지난해 추석 구인 구직 사이트 알바천국 조사에서는 응답자 중 절반 이상(53.9%)이 단기 용돈 벌이를 위해, 22.2%는 고물가로 인한 지출 부담 때문에, 18.2%는 여행 경비나 등록금 등 목돈 마련을 위해 명절 알바를 계획했다고 답했다. 이는 명절을 단순히 휴식 시간으로 보내지 않고, 생계와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집에 머무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자기계발하며 추석 나기’가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혼자 추석을 보내는 일명 ‘혼추족’ 중에는 독서나 온라인 강의, 어학 공부, 자격증 준비 등에 연휴를 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스터디 카페와 도서관을 찾는 이용객이 증가했다는 조사도 나왔다. 일부 출판사나 문화 기획사에서는 명절 연휴에 맞춰 북콘서트 같은 행사를 열기도 했다. 명절이 휴식 기간만이 아닌 스스로를 계발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같은 양상은 가족 모임에도 영향을 받았다. MZ세대는 가족·친척 모임을 스트레스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한 청년은 “친척들과 모이면 취업·결혼 얘기 등으로 잔소리를 들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느니 차라리 그 시간에 자기계발을 하는 것이 더 유익하다”고 말했다. 과거처럼 친척 모임에 시간을 할애하기보다, 필요한 경우에만 가족을 만나고 나머지 시간에는 개인활동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연휴를 도심에서 보내는 ‘혼추족’을 겨냥해 유통·외식업계도 다양한 이벤트를 내놓고 있다. 수도권 맛집 가이드, 추석맞이 전시·공연, 집콕형 OTT·게임 프로모션 등이 대표적이다. 편의점과 HMR(가정 간편식) 업체는 명절 한정 도시락·한상 차림 제품을 늘리고, 명절 기간 반값·카드 제휴 할인 등 단기 판촉을 강화하고 있다. 추석 선물 시장도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예전에는 굴비·한우·고급 과일 세트 등 전통 품목이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실속형·소포장 선물세트가 늘었다. 대표적으로 대형마트에서는 고급 커피·차 세트, 수제 디저트처럼 가볍게 주고받을 수 있는 소포장 구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일과 자기계발이 더 유익해” 명절 스트레스 가족 모임 불참 온라인몰에서는 올리브 오일, 참기름, 견과류, 꿀 등 건강 지향 소품목 세트가 매출 상위에 오르기도 했다. 실속형·소포장 선물을 찾는 배경에는 고물가 부담과 1~2인 가구 증가가 있다. 소비자들은 예전처럼 고가 선물을 준비하기보다, 실용적이고 보관이 편리한 상품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인다. 또 명절을 함께 보내는 가족 규모가 줄면서 필요한 양만큼만 담긴 선물세트가 ‘부담 없는 선택’으로 자리 잡았다. 가격 대비 효용을 중시하는 MZ세대 소비자층도 이 같은 흐름을 이끌고 있다. 모바일 선물하기 판매는 전년 추석 대비 두 배 이상 늘었고, 온라인몰도 같은 기간 선물세트 매출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편의점 앱을 통한 선물세트 매출은 연중 대비 100% 이상 신장세가 관측됐고, 패션·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의 선물하기 거래액도 두 자릿수 증가를 이어가고 있다. 마켓컬리는 추석 기간 한시 선물하기 서비스를 운영하며 홍삼·화장품 등 선물 품목을 확장했다. 명절 식문화 자체도 간편화 된 흐름이 뚜렷하다. 1인 가구 1012만명, 2인 가구 600만명으로 소규모 가구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대형마트의 간편 차례상 매출은 최근 3년 연속 증가했다. 편의점의 냉장·냉동 HMR 매출은 두 자릿수 증가했고, 명절 한정 도시락은 1인 가구 밀집 상권에서 판매 비중이 높았다. 이번 추석에도 이런 흐름에 맞춰 대형 마트는 간편 차례상·냉동 밀키트 대형 할인전을, 편의점 4사는 명절 도시락 출시와 제휴 할인행사를 연달아 내놓고 있다. 밀키트와 같은 간편식의 수요가 증가한 데에는 물가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소비자 설문에선 추석 전체 지출 예산이 평균 71만2000원으로 전년 대비 26%가량 늘었다는 응답이 나왔다. 지출 중에는 부모 용돈·선물 비중이 절반을 웃돌았고, 차례상 비용·내식 비용도 적지 않았다. 품목별로 과일·수산물·햅쌀·송편 등의 차례상 음식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수입 축산물 고려 비율도 늘었다. 이 때문에 “차례상 형식을 간소화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선택의 시대 추석을 준비하는 한 30대 가정주부는 “지금은 시대가 많이 바뀌어서 차례를 안 지내거나 설에 한 번만 지내는 집이 많다. 고물가 시대에 음식을 다 준비하는 것은 부담되는 것 같다. 그런 형식적인 것은 간소화하더라도 차례를 지내는 행위에 의미가 있으니 상관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