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특집-굿바이 2010> ② 2012대권 러닝메이트는 누구

승천 꿈꾸는 잠룡들 “적과의 동침도 불사”


김영삼(YS) 전 대통령은 대선을 2년여 앞두고 3당 합당을 이뤄냈다. 김대중(DJ) 전 대통령도 대선이 있기 1년 반 전부터 DJP 공조를 닦았다. 2012년 대선은 이제 정확히 2년 후 치러진다. 시기적으로 잠룡들이 집권을 위해 슬슬 움직이고 있을 시점이다. 남은 시간동안 자신의 인간적 약점과 전략적 장애를 극복하기 위해 꺼내들 수 있는 잠룡들의 선택 가능한 요소를 살펴보자.

싫어도 만나는 게 정치, 이기기 위한 전략적 제휴 꿈틀
제휴 통해 인간적 약점·전략적 장애 극복해야 ‘용된다’

1990년 1월22일. YS는 3당 합당을 통해 ‘대세론’을 완성시켰다. 당시 통합민주당의 의석은 무려 216석이었다. 민주화 세력만으로는 집권할 수 없음을 깨닫고 적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의 러닝 메이트는 지역(TK+PK+충청)이었다.

여론조사 1위 박근혜,
유시민 손학규 김문수 순

선거판 저변에 깔린 지역 대결의 에너지를 간파하고, 더 이상 민주화만 외치지 않았다. 패배자 DJ도 그 후, 과거의 경쟁자 YS에게 선회의 미덕을 배워 ‘민주화 외길’을 버렸다. 이기는 비법을 배운 결과, DJP가 탄생했고 집권에 성공했다. DJ는 급진주의적 이미지가 남아 있었기 때문에, 안정적이며 보수적 색채가 강한 김종필 자민련 전 총재(JP)와 손을 잡았다. 이처럼 정치권에는 영원한 적도, 영원한 동지도 없다. 자신의 약점과 장애를 극복해, 승리하기 위한 전략적 연대만 있을 뿐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12월 첫째 주 실시한 주간 정례조사 결과, 차기 여야 대권주자 지지율에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30.8%, 유시민 국민참여당 국민정책연구원장이 12.2%,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8.3%, 김문수 경기지사가 7.9%, 오세훈 시장이 6.9%의 지지율을 보였다.

현재의 수치를 단편적으로 보기엔 무리는 있다. 정치는 하루에도 수차례 공격과 수비가 뒤바뀔 수 있는, 살아 움직이는 역동적 생물체기 때문이다.
김현철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은 지난 10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현재로는 여당보다 야당이 처져있는 것으로 보지만, 선거로 들어가면 큰 차이가 날거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45% 대 45% 정도로 본다. 중도 10%가 중요하다. 지난 대선 때는 그 중도표가 이명박 후보에게로 옮겨가 찍어줬다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결국 남은 기간 동안 얼마만큼 내실 있고 강력한 연대를 이뤄내느냐에 따라 결과는 뒤바뀔 수도 있다.

여야 공히 가장 강력한 예비 대선주자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다. 박 전 대표가 내세우는 주된 이미지는 진실된 약속과 국가에의 소명이다. 상반기 국회를 뜨겁게 달군 세종시 수정안 처리 때에도, 국민과의 약속이라며 끝까지 원칙을 치켰다. 2007년 경선 당시 부산 지역 연설에서 “여러분이 제 부모님이고, 남편이고 가족이다. 나라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도 말했다. 그러나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이라는 인간적 약점, 국가 행정을 이끌만한 비전과 전략 구축에 대한 의구심은 약점으로 꼽힌다.

세종시 원안 소신을 지킨 정치인이라는 장점의 극대화와 행정 분야 약점 극복의 대안으로, 심대평 국민중심연합 대표, 혹은 이완구 전 충남지사와의 연대가 손꼽힌다. 심 대표와 이 전 지사 모두 충남도지사를 역임해 행정의 기초를 쌓았고, 충청권에서도 일정 부분 지분이 있어 박 전 대표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여성이 주는 불안감도, 충분히 불식시킬 수 있다.

여권의 또 다른 차기 대선 주자군으로 꼽히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문수 경기지사는 각각 섬세한 감성적 디자인 이미지와 국민 섬김형 일꾼의 이미지를 보여준다. 오 시장은 경제 문화적 중·상류 계층에겐 ‘세련된 디자인’을 통해, 실제로 많은 어필을 했다. 광역단체장 재선의 결과가 이를 말해준다.

러닝메이트 변수로
여당 내 강력한 이재오

하지만 최근 무상급식과 관련 서울시의회 의원들과 대립각을 세우며, 경제적 중·하위 계층의 지지가 줄어든 것은 부인하기 힘들다. ‘공허한 측면에만 신경 쓴다’는 야당의 집중 공세를 극복하기 위해, 경륜 있고 소탈하되 치밀한 러닝메이트가 필요하다. 당내 경선(예선)을 통과하기 위해, 당내 기반이 확고한 인사와의 연대 또한 필요하다.

한편 김 지사는 경기도의회와 무상 급식 예산을 놓고 갈등을 빚어오다, 지난 15일 타협을 이뤄냈다. 유기농 식자재 사용이라는 단서가 붙어 있긴 하지만, 모든 국민을 섬기겠다는 ‘일꾼’, ‘머슴’의 긍정적 이미지는 지켜냈다.

하지만 김 지사 또한 상대적으로 당내 기반이 취약하며, 다른 대권 주자들에 비해 본인의 이미지도 국민들에게 확고히 심어주지는 못한 상태다. 여권 골수 보수 인사들에게, 그의 운동권 경력은 눈엣가시다. 김 지사도 경륜 있고 차분하며 당내 기반이 확고한 인사와의 연대가 필요하다.

러닝메이트로 가장 강력한 여권의 변수는 이재오 특임장관이다. 이 장관이 대권 예비 상수들과 어떤 관계를 형성할 지가, 여권의 정권 연장을 결정지을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 이 장관은 현 집권 세력의 실세 중 실세다. 그렇기 때문에 이 장관과의 연대는 이명박 대통령(MB)의 지원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역대 대선을 살펴보면, 현직 대통령이 차기 대통령 당선을 보장할 수는 없지만 배제시킬 수는 있었다. YS의 이회창(昌) 당시 한나라당 후보 배제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동영 당시 대통합민주신당 후보의 배제가 그 결과다. 반면 현직의 적극적인 밀어주기를 통해 노태우, 김영삼, 노무현 후보는 웃을 수 있었다.
큰 틀에서의 주력 후보가 갖춰진 여권과 달리, 야권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형국이다. 제1야당의 예비 주자인 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지지율은 8.3%인 반면, 원내 의석이 전무한 국민중심당 유시민 원장의 지지율은 12.2%다.

야권 단일화가 급선무
여권 내 인사와도 연합해야

야권에서는 확고한 양자구도가 승리의 선결 조건인데, 그 또한 장담할 수 없는 실정이다. 지난 대선의 경우 다수의 후보가 난립한 가운데, 단일 후보에 성공한 여권에게 530만표 차이로 패배했다. YS의 3당 합당과 같은 물리적 야권 통합이 필요하다는데 힘이 실리는 이유다.

민주당 예비 대선주자인 손학규 대표는 중도실용을 내세우는 정치인이다. “진보 세력이 국민에게 실제 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어야 된다”며 실사구시를 강조했다. ‘새로운 진보’를 통해 중도를 포용하려는 입장은, DJ의 외연 확대 노력과 같은 맥락의 시도다. 국민에게 안정감을 심어주기 위해서다. 하지만 손 대표 입장에서는 ‘한나라당 출신’이라는 지적이 결정적 꼬리표다. 대선 유력주자 빅5 중, 유시민 원장을 제외하고 전부 한나라당 출신이라는 말이 부담스럽다.

확고한 호남 지지+친盧 386그룹과의 연대 없이는, 차기 대권으로 향하는 예선 통과도 낙관하긴 어렵다. 이런 그에게 당내 지지 기반이 확고하며, 영남권에서의 득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러닝 메이트가 절실하다. 1:1의 연대가 아닌, 1:多의 연대도 검토해볼 만하다. 노무현 정권에서 장관을 지낸 경남 의령 출신의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과 경제 분야에서의 연대도 검토 해볼 만하나,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진 전 장관 본인은 정치 참여에의 뜻이 전혀 없다고 한다.

확고한 권력 의지가 3당 합당, DJP연합 만들어
대선 특성상 결과는 이미 선거 전 80%가 결정

유시민 원장은 국민 소통과 참여를 강조하는 정치인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적 경호실장으로 불리기도 했다. 참여정부 시절 장관을 지내며 행정 분야의 전문성도 쌓았다. 그와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에겐, 연예인 이상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정치 전략적 측면에서도 상당한 내공을 보여주고 있다.

비록 다수의 의석을 확보한 계파의 수장은 아니지만, 야권에서도 그를 무시할 수 없는 이유다. 하지만 그는 “옳은 말도 싸가지 없게 한다”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강골이다.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아도 유시민을 지지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민주당은 지지해도 유시민은 지지하지 못하겠다는 사람이 있을 정도다. 이같은 인간적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안정적이고 인자하며 온건 합리적인 인물과의 연대가 필요하다. 민주당 내에서의 공개 지지도 이끌어 내야하는 입장이다.

야권은 현재 세(勢)가 부족한 형국이라, 대선 승리를 위해 여권 성향 중도 보수층인사의 참여도 끌어내야 한다. 넘치는 권력의지가 DJP를 만들었다. DJ의 JP 끌어안기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몽준 의원 끌어들이기가 좋은 본보기다. 싫어도 만나는 게 정치다. 하지만 지금 상태론 당시 DJ와 같은 절대적 야당 후보가 없기 때문에, 예선 통과 뒤에나 가능한 일이다.

야권 내 핵심 변수
친노계 광역단체장 4인방


야당 예비주자 들은 예선 통과를 위해, 당 내 핵심 인물들을 포섭해야 된다. 현 시점에서 야당 내 강력한 변수로는 송영길 인천시장, 이광재 강원지사, 안희정 충남지사, 김두관 경남지사 등 친노 386그룹이 있다. 소위 광역단체 4인방으로 불린다. 지방 선거는 으레 정부 여당 중간 심판격의 성격을 보이지만, 그럼에도 이들 4인방의 각 지역별 득표력까지도 간과할 수는 없다.

전통적으로 야권 입장에서 호남 지역은 집토끼이고, 강원·인천 지역은 왔다갔다하는 들토끼이며, 경남 지역은 저 멀리에 있는 산토끼이다. 하지만 최근 추세론 강원·인천은 물론이고, 경남 지역에서까지 가능성을 본 상태다. 4인방의 득표력까지도 등에 업으면, 본선에서의 승부도 해볼 만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광주 노른자위 땅을 개발하는 사업이 건설사 간의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총사업비 2조여원의 초대형 프로젝트가 양측이 제기한 고소·고발로 표류하는 모양새다. 갈등의 본질은 사업을 좌지우지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의 최대주주 지위가 누구에게 있는지다. 최근 지분확보를 위한 소송 과정서 의문의 돈거래가 포착됐다. 2020년 7월1일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도시계획시설서 도시공원으로 지정해놓은 개인 소유의 땅에 20년간 공원 조성을 하지 않을 경우 땅 주민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도시공원서 해제하는 제도인 ‘도시공원 일몰제’가 시행됐다. 도시공원 일몰제의 도입으로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민관 합작 윈윈 사업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민간에 사업시행권을 주고 공원을 조성해 지자체에 기부채납하도록 하는 제도다. 민간 사업시행자는 공원부지 30% 범위서 아파트 건설 등 비공원사업을 진행해 수익을 챙길 수 있다. 정부나 지자체는 민간 자본으로 공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민간 사업시행자는 주택 공급 사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서로 이득 볼 수 있는 구조다. 현재 전국 각지서 진행하고 있는 민간공원 특례사업 중 ‘중앙공원 1지구 민간공원 특례사업’의 규모가 가장 크다. 광주시 서구 금호동과 화정동, 풍암동 일대 243만5027㎡에 공원시설과 비공원시설을 건축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비공원시설 부지에는 지하 3층~지상 28층, 39개동 총 2772세대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총사업비가 2조2000억원에 달한다. 2020년 1월 사업시행사인 특수목적법인(SPC)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이하 빛고을)이 설립되면서 추진되기 시작한 사업은 최근 시행사 지위와 시공권 등을 두고 고소·고발이 난무하고 있다. SPC 설립 시점부터 컨소시엄에 참여한 한양과 이후 시공자로 들어온 롯데건설, 지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우빈산업, 케이앤지스틸 등이 갈등의 주체다. SPC 빛고을 설립 초기 한양이 30%로 최대주주, 우빈산업(25%), 케이앤지스틸(24%), 파크엠(21%) 등이 주주로 참여했다. 한양이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의 SPC 빛고을 참여를 위한 초기자본 49억원을 댔다. 한양이 우빈산업에 49억원을 빌려주고 우빈산업이 다시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대여해 지분을 분배했다. 이때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콜옵션’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콜옵션은 특정한 기초자산을 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행사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다시 말해 우빈산업은 언제든지 원할 때 케이앤지스틸의 지분을 회수할 수 있는 조건을 걸어둔 것이다. ‘초대형’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이면 한양-케이앤지스틸 모종의 관계 의혹 SPC 빛고을 주주구성에 변화가 생긴 시점은 컨소시엄 구성 당시 한양이 맡기로 한 시공권이 롯데건설로 넘어가면서부터다.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의 지분 24%를 위임받아 주주권을 행사해 롯데건설과 중앙공원 1지구 아파트 신축 도급 약정을 체결했다. 이 과정서 30% 지분의 한양은 배제됐다. 롯데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할 당시 우빈산업에 지분을 위임했던 케이앤지스틸의 태도가 변한 시기는 2022년 5월경으로 추정된다. SPC 빛고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25억3000만원(대여금 24억원+이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빌린 돈을 갚았으니 24% 지분만큼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맺었던 콜옵션을 행사하고 49%의 지분을 확보해 SPC 빛고을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우빈산업 내부 사정이 변하면서 한 차례 더 지분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우빈산업은 대출금 100억원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부도 처리됐다. 지급보증을 섰던 롯데건설은 우빈산업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넘겨 받으면서 49%를 확보했다. 지분양도는 롯데건설이 근질권(담보물에 대한 권리)을 행사해 채무를 대신 갚아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우빈산업이 빠진 자리에 롯데건설이 들어오면서 현재 기준 빛고을 SPC 지분구조는 한양 30%, 롯데건설 29.5%, ㈜파크엠 21%, 허브자산운용 19.5%로 재편된 상태다. 허브자산운용이 보유한 19.5%는 롯데건설로부터 양도받은 것이다. SPC 빛고을 내에서 롯데건설의 발언권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뉜 지분 콜옵션으로? 사업시행권과 시공권을 두고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이 궤를 같이 하면서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쟁점은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이 가진 지분이 최종적으로 누구의 소유냐는 것이다. 두 회사의 지분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바뀔 수 있다.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을 갚았으니 24%에 대한 주주권이 자사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양은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우빈산업에 49억원의 출자금을 대여하면서 맺은 특별약정을 내세웠다. 해당 약정에 한양이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비공원시설 시공권을 전부 갖는데 우빈산업이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항목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우빈산업이 주도해 롯데건설로 시공사를 바꾼 것은 특별약정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광주지방법원은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이 각각 우빈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서 모두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주주권 확인 소송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우리가 SPC 주식을 실제로 소유한 주주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한양 관계자도 “1심 법원은 우빈산업이 한양에게 49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보유 주식 25% 전량을 양도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건설은 소송 판결 한 달 전, 우빈산업의 지분을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우빈산업이 한양에 양도할 주식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과정서 한양은 우빈산업의 ‘고의 부도’를 의심하고 있다. 한양은 1심 법원 판결을 근거로 자사가 지분 55%(한양 30%+우빈산업 25%)의 SPC 빛고을 최대주주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대법원서 한양에 ‘시공권이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놓으면서 시공자 지위는 잃게 됐다. 소송 이겨도 지위 잃었다 최근 SPC 빛고을 지분 갈등서 케이앤지스틸의 역할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케이앤지스틸은 상하수도 설비공사 업체로 2003년에 설립됐다. SPC 빛고을에 우빈산업과 함께 참여했다가 현재는 빠진 상태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전 대표가 우빈산업과 친분이 있어서 (SPC 빛고을에)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 사태서 롯데건설과 우빈산업은 이른바 ‘비한양파’로 묶여있다. 두 업체의 지분 이동도 비교적 명확히 드러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은 두 업체 모두 우빈산업과 소송을 진행하면서도 서로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적(우빈산업)이 같을 뿐 특별히 관계가 있는 업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양의 모기업인 보성그룹 계열사에 속한 ‘앤유’라는 업체가 케이앤지스틸에 2022년 4월, 2억원을 빌려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앤유는 이기승 보성그룹 회장의 동생인 이점식씨가 지분 83.6%를 가지고 있는 친족회사다. 전기 조명장치 제조업체로 2007년에 설립됐다. 2022년 기준 매출은 28억2900만원, 영업이익은 3억300만원으로 확인된다. 한양과의 거래를 통해 27억79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앤유는 케이지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주는 과정서 1주일짜리 주식근질권을 설정했다.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이 2억원을 갚지 못하면서 케이앤지스틸의 주식이 전부 앤유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의 대표이사를 비롯해 사내이사 3명 등 4명이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1명은 앤유 대표인 정모씨의 아내로 추정된다. 케이앤지스틸 수뇌부가 물갈이된 것이다. 당시 케이앤지스틸의 채무가 수십억원에 이를 정도로 적자가 누적된 상태였다고 해도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배권을 넘겨준 것을 두고 석연찮은 의문이 일었다. 1주일이라는 짧은 주식 근질권 설정도 의문으로 떠올랐다. 보성그룹에 기생하는 ‘앤유’ 푼돈 주고 1주 만 회사 꿀꺽? 더 흥미로운 대목은 같은 해 5월 케이앤지스틸이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 25억3000만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는 의혹이 동시에 불거진 점이다. 다시 말해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분 100%를 앤유에 넘겨주고 한 달 만에 20억원이 넘는 돈을 융통해 SPC 빛고을 지분을 확보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여기에 우빈산업을 상대로 한 주주권 확인 소송 등에 김앤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하면서 수임료에 대한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케이앤지스틸이 지분확보를 위해 사용한 자금 출처가 한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양 입장서 케이앤지스틸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확보하면 54%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대법원 판결로 시공자 지위는 상실했지만 롯데건설에 넘어가 있는 시공권을 흔들 수 있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분 갈등 구조가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로 정리되는 셈이다. 하지만 한양과 케이앤지스틸 모두 두 업체 간 모종의 관계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앤유라는 계열사가 있는지도 잘 몰랐다. 앤유서 케이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줬다거나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우빈산업서 (1심)소송에 져서 계속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듯하다. 대응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보다 광주시가 우빈산업과 결탁해 여러 가지로 유리하게 상황을 봐주고 있다고 판단해 광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광주시는 사업시행자이자 감독관청으로서 해야 할 일이 참 많은데 그런 일을 하지 않아 공모 제도가 다 무너졌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광주시의 행정행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석연찮은 자금 출처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한양이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에 대해 “우빈산업서 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주주가 들어와 투자가 이뤄지면서 주금 대여금을 갚은 것이다. 우빈산업에서는 (우리가)한양의 위장계열사 아니냐, 대표이사 선임 과정이 의심스럽다, 자금 출처가 어디냐 같은 의혹을 제기하는데 그건 주주권 확인 소송서 져서 그러는 것이다. 한양이랑 우리랑은 큰 관계가 없는데 자꾸 엮어서 흠집을 내려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4월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 케이앤지스틸 대표로 오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이 사업이 잘 마무리되면 우리 회사에 300억원 정도의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행이익을 1100억원으로 계산했을 때 우리 회사 지분이 24% 정도니까 그렇게 계산한 것이다. 수익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회사를 맡게 됐고, 새로운 주주들도 그 사업성을 보고 투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