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특집-굿바이 2010> ④연말 예약 밀리는 모텔·호텔에선 무슨 일이?

“모텔은 인테리어, 호텔은 서비스 본다”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 특수 누리는 모텔·호텔 ‘인기짱’
 가족·친구·연인과 떠나는 파티여행 “올핸 어딜 갈까?”

최근 모텔과 호텔은 크리스마스와 연말 시즌에 엄청난 특수를 누리고 있다. 언제부턴가 모텔과 호텔에서 송년모임 등 파티를 진행하는 사람들이 늘기 시작한 이유에서다. 과거 모텔은 어둡고 음침한 분위기를 자아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2000년 이후 변화의 급물살을 타기 시작하더니 이용연령대가 낮아지면서 밝고 유쾌한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호텔보다 저렴한 비용에 호텔에 뒤지지 않는 실내 인테리어와 시설은 대학생과 직장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호텔은 모텔과 비교했을 때 가격부담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크리스마스나 연말 성수기에 인기있는 모텔 파티룸과 비교하면 그 부담이 그리 크지 않다. 게다가 호텔에서만 만끽할 수 있는 부대 서비스는 한 해를 보내는 마지막 밤 발걸음을 호텔로 돌리게 한다. <일요시사>는 모텔·호텔 정보 사이트 ‘야놀자 닷컴’ 양선조 팀장과 ‘호텔 아하’ 이재원 팀장을 통해 연말연시 이용객으로 북적이는 모텔·호텔의 이모저모를 알아봤다.

2010년 올 한 해, 일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우리 모두 참 열심히 살았다. 직장에 치이고, 사랑에 울고, 우정에 가슴 아파하면서 1년이라는 시간이 또 흘렀다. 이제 사랑하는 사람들과 한 해를 마무리 하고 2011년을 맞이하는 일만 남았다. 2010년 마지막 모임이 될 송년모임 장소는 어디가 좋을까.

지난해 친구들과 함께 모텔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낸 정모(27·여)씨는 올해 송년모임 장소로 다시 한 번 모텔을 찾을 예정이다. 지난해 너무 좋은 추억을 만들기도 했지만 이후 예쁘고 시설 좋은 모텔을 보면 친구들과 다시 찾고 싶을 정도라고.

모텔 파티룸 여성들 북적
‘파자마 파티’ 인기만점

정씨는 “대학 졸업 이후 직장 때문에 친구들과 뿔뿔이 흩어져 자주 얼굴을 보지 못한다”면서 “송년모임이나 신년모임은 꼭 함께 하는 편인데 지난해 크리스마스를 떠올리고 올해 송년모임도 모텔에서 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어 정씨는 “11월 중순부터 문의했는데 원하는 방 잡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모텔 파티가 인기가 있기는 있는가 보다”고 덧붙였다.

모텔 정보 사이트 ‘야놀자 닷컴’ 숙박사업부 양선조 마케팅 팀장은 “4~5년 전 파티문화가 활성화 되면서 크리스마스나 연말 모임을 모텔에서 하는 분들이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양 팀장에 따르면 파티룸 콘셉트의 객실을 구비한 모텔은 3~4년 전부터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구매자들의 수요 증가와 함께 만족스러운 수준의 시설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텔들이 생기면서 모텔에서의 파티가 그 어느 때보다 활성화되고 있다는 것. 때문에 실제 파티를 할 수 있는 모텔 시설도 해가 거듭될수록 많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양 팀장은 “연말 ‘야놀자 닷컴’으로 걸려오는 회원들의 파티룸 문의 전화나, 제휴점의 파티룸 예약 현황을 보더라도 파티를 위해 모텔을 찾는 고객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것을 알 수 있다”면서 “보통 연말 예약은 11월부터 문의전화가 빗발치고, 12월 초부터는 예약하기 힘든 상황이 된다”고 말했다.

모텔의 경우 기본적으로 친구, 연인 등과 함께하는 소규모 파티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극소수의 모텔을 제외하고는 공간적인 제약으로 인해 대규모 파티가 이뤄지기 힘든 현실이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모텔에 파티룸이 등장한 것은 여성 고객층의 영향이 컸다. 연인들 간에 모텔을 찾을 때도 남성보다는 여성들이 위생 상태나 인테리어에 더욱 신경쓰기 마련이고, 때문에 업주들 역시 예쁜 침대나 깨끗한 욕실 등 시설에 신경쓰는 여성의 기호에 맞춰야 한다고 판단한 것.

종로에 위치한 S모텔의 경우도 이 같은 케이스다. 처음엔 연말에 커플용 스위트를 이용하겠다는 여성들이 있어 종종 빌려주다가 문의가 많아지면서 아예 몇 개 객실을 개조해 파티 전용 공간으로 만들었다고.

여대생, 회사원 등 20대 초반에서 30대 초반의 여성들은 이제 크리스마스나 연말 뿐 아니라 평소에도 생일파티나 모임 등을 하기 위해 모텔을 찾고 있다.

여자 친구들끼리 모텔을 자주 이용한다는 최모(28·여)씨는 “친구들이 전국구로 활동하다 보니 얼굴을 자주 볼 수 없고, 만나더라도 모인 지역에 연고를 둔 친구가 없는 경우가 많아 모텔을 이용한다”면서 “같은 여자이기 때문에 찜질방에 가서 피로를 풀어도 되지만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날 경우 술자리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찜질방 이용은 무리가 있다. 또 가격부담이 적고 모두 편하게 누워 밤새도록 이야기할 수 있어 모텔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 위치한 M업소의 경우 2008년 11월 파티룸을 개장한 뒤 매년 성수기가 되면 예약전화가 쏟아진다.

해당 모텔의 파티룸은 복층구조에 영화관람실, 노래방, 미니바, 미니수영장 등을 갖춰 웬만한 호텔방보다 화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런 고급 서비스 탓일까. M업소 이용 비용은 다른 모텔에 비해 약간 비싼 5인 기준 50만~70만원선이다.

종로에 위치한 S업소도 인기다. 총 58실을 갖춘 S업소는 각 방 한가운데 동그랗게 구멍을 내고 4명 정도가 둘러앉을 수 있는 테이블을 설치해 미니바를 연상시킨다. 브라운 톤의 커튼과 앤티크식기로 꾸며진 인도풍 룸 등 다양한 콘셉트의 룸이 마련되어 있으며 숙박료는 평일 7만5000원 정도이고, 주말에는 1만~2만원 더 비싸다. 이어 수원시 구운동에 위치한 M업소는 작은 수영장이 딸린 객실(19만원 정도)과 복층식 특실(23만원 정도)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각양각색 모텔 파티룸
“우린 어디로 가볼까?”

다른 파티룸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곳으로 유명한 업소는 인천 부평구에 위치한 B업소. 이 모텔은 최상층인 5층에 펜트하우스 형태의 전문 파티룸을 구비해놓았다. 인원에 관계없이 특실은 주중 10만원, 주말에는 12만원을 지불하고 밤 10시부터 다음날 정오까지 이용할 수 있다. 경기도 의정부에 위치한 E업소는 다른 모텔에서는 절대 만날 수 없는 인테리어로 젊은이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오토바이와 감옥, 스테이지와 사이키 조명을 갖춘 나이트방과 같은 특색 있는 객실을 마련해 놓은 것. 특이하고 이색적인 것을 좋아하는 젊은이들에게 안성맞춤이다.

양 팀장에 따르면 크리스마스나 연말연시 신촌이나 종로, 강남, 잠실 등의 모텔은 일찌감치 예약이 마감된다. 접근의 편리성과 함께 인근 상권의 많은 볼거리와 놀거리가 이 지역 모텔을 선택하는 이유다.



호텔은 가격이 부담되고 모텔은 제약이 부담된다면 ‘레지던스’도 친구들과의 하룻밤 파티 장소로는 손색이 없다. 저렴한 숙박비와 깔끔한 인테리어는 기본이고, 레지던스에서는 마음껏 음식을 해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크리스마스나 연말이 되면 모텔만큼 문전성시를 이루는 곳이 바로 호텔이다. 모텔과 비교했을 때 다소 가격면에서 부담이 될 수 있지만 최근 모텔 파티룸이 고급화되면서 그 경계가 모호해진 것도 사실이다.

이와 관련 양 팀장은 “인터넷을 통해 원하는 파티공간의 정보를 다양하게 얻을 수 있는 상황에서 이제는 다양한 가격대에서 고객들이 원하는 콘셉트에 맞춰 모텔이나 호텔을 예약하는 것이 하나의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호텔 정보 사이트 ‘호텔 아하’의 이재원 팀장 역시 비슷한 답변을 했다. 연말에 가격 상승폭이 큰 모텔에 비해 호텔의 가격 상승폭은 그렇게 크지 않아, 크리스마스나 연말 같은 성수기만 놓고 보면 호텔의 이용 가격이 생각보다 비싸지 않다는 것.

이어 이 팀장은 호텔을 주로 찾는 고객에 대해 “호텔은 20대 중반 이후 고객들이 많이 찾는 편”이라면서 “가족끼리 호텔을 찾는 경우도 종종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연인이 가장 많다”고 덧붙였다.

호텔 이용 고객들이 모텔보다 호텔을 선호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이 팀장은 “몇 가지 차이점이 있다”고 운을 땠다. 이 팀장은 가장 먼저 크기나 객실의 차이가 아닌 부대시설 유무가 호텔을 선택하는 기준이 된다고 말했다.

호텔은 모텔과 달리 식사를 할 수 있는 식당부터 운동을 할 수 있는 피트니스, 최근에는 실내·외 수영장 및 골프연습장까지 생겼다. 여러 가지 다양화된 시설로 많은 이용객들의 니즈를 해결해 줌으로써 고객몰이를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팀장은 또 “객실 내부에 비치된 고급 비품들과 서비스 마인드의 차이도 고객들의 발걸음을 호텔로 돌리는 이유”라고 전했다.

모텔이 지겹다면
눈 딱 감고 ‘호텔로’

한편, 호텔은 크리스마스나 연말 등 성수기가 되면 고객들의 발걸음이 멈추는 지역이 눈에 띄는 모텔과 달리 특정 지역을 떠나 전국구로 객실확보가 우선일 정도로 예약경쟁이 치열하다.

이와 관련 이 팀장은 “그 중에서도 강원도와 부산 쪽은 바다가 보이는 객실이 있는 호텔을 선호하고, 서울 같은 도심에서는 강이 내려다보이는 호텔이 특히 인기가 많다”고 말했다.

얼마 남지 않은 2010년의 마지막 페이지를 멋진 추억과 함께 장식하고 싶다면 올해 송년모임은 테마가 있는 모텔이나 격조 높은 호텔에서 치러보는 것은 어떨까.
사진제공=야놀자(www.yanoija.com), 호텔아하닷컴(www.hotelah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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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학의 교수 수준은 강의의 질과 비례한다. 학교는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 과거와 비교해 그 의미가 많이 퇴색했지만 ‘상아탑’으로 불리는 대학의 본질은 여전히 유효하다.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인재 양성, 특히 초등학생을 가르칠 선생님을 배출하는 ‘교대’라면 그 본질을 향해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 진주교육대학교(이하 진주교대)에서 2020년 시작된 교수 채용 논란이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1932년 공립사범학교로 시작해 100여년 동안 초등교육 발전에 힘을 보태 온 학교로서는 불명예스러운 논란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진주교대가 마치 ‘제3자’인 것처럼 멀찍이서 논란을 지켜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첫 단추 잘못 끼웠나 2020년 10월 진주교대는 미술교육과, 수학교육과 등에 각 1명씩 총 4명의 교수를 채용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2021년 1학기 임용을 목표로 같은 해 11월부터 채용 절차가 시작됐다. 교육공무원법에 명시된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는 일반 요건과 함께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소지자’라는 자격 요건이 붙었다. 전형은 ▲자격 심사 ▲전공 적부 및 전공 심사 ▲경력 심사 ▲면접 심사(심화 과정) ▲면접 심사(최종) 등으로 이뤄졌다. 논란은 미술교육과 교수 채용 과정에서 불거졌다. 진주교대는 채용 계획에서 미술교육과 전공 분야를 ‘도자공예 또는 미술교육(도자공예)’으로 정했다. 도자공예 교수가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어 그 후임자를 뽑기 위한 채용이었다. 문제는 미술교육과에 최종 합격한 A 교수가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A 교수는 진주교대에서 초등교육을 전공(학사)했고, 석사 학위는 초등미술 교육(진주교대), 박사학위는 디자인학(광주대) 전공으로 받았다. 미술교육과 채용에 지원하려면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즉, 도자 관련 전공 박사학위가 있어야 하는데 그가 자격 요건에 못 미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A 교수의 전공 적부 논란은 면접 심사 과정에서 언급됐다. 면접에 들어간 한 심사위원이 A 교수의 전공이 채용 분야와 맞지 않는다고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면접 심사(5배수) 대상자 명단’ 자료에 따르면 A 교수를 제외한 4명의 지원자는 학사, 석사, 박사 과정 등에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한 사실이 확인된다. 당시 면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미술교육과 B 교수는 “전공 적부와 관련해 다시 심사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고 재심사가 이뤄지긴 했다”며 “그런데 첫 번째 전공 적부 전형에 참여했던 위원들이 재심사를 담당했다. 결과가 바뀔 리가 있겠나”라고 한탄했다. A 교수는 2021년 2월 최종 임용됐다. A 교수를 둘러싼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가 쓴 <프리미티비즘의 조형 표현 요소 및 특성을 통한 현대 도자 작품 연구> 논문이 표절 시비에 휘말린 것이다. 광주대학교 대학원 디자인학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밟은 A 교수의 학위 논문이다. 2020년 6월경 논문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진주교대 교수 채용공고가 뜨기 3~4개월 전이다. 채용 과정에서 전공 적부 논란 임용 이후 추가 문제 제기됐다 2021년 3월, B 교수는 A 교수의 연구 부정행위(표절)를 광주대에 제보했다. A 교수가 해당 논문으로 광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기에 검증도 광주대에서 진행해야 했다. 교육부 훈령 제449호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18조(연구부정행위 검증 절차)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를 검증하려면 예비조사와 본조사, 판정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절차를 총괄하는 게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위한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대한 심의, 의결 권한을 갖는다. 또 예비조사와 본조사에서 나온 결과를 승인한다. 제보를 받은 광주대는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를 소집했다. 황당한 지점은 광주대에서 A 교수의 논문을 두고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수차례 반복했다는 사실이다. B 교수가 마지막에 나온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결과를 두고 민사소송을 제기한 시점은 2024년 8월로, 처음 제보했던 2021년 3월 이후 무려 3년5개월이나 걸렸다. 그나마도 표절 여부는 여전히 판명 나지 않았다. 교육부의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25조(판정)에 따르면 예비조사 착수 이후 판정까지의 모든 조사는 6개월 이내에 종료해야 한다고 돼있다. 물론 이 기간 안에 조사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연장도 가능하다. 하지만 광주대의 경우는 ‘절차상 하자’가 연이어 발생했다. 제보자나 피조사자 양측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재조사하는 일이 반복됐다. 2021년 8월 광주대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에 대해 만장일치로 표절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A 교수에게 의견 진술권을 부여하지 않은 점이 문제로 떠올랐다. 다시 말해 A 교수가 자신의 논문이 표절이 아니라고 반론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다. 결국 모든 조사는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2022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재구성됐는데 5월 예비조사와 8월 본조사에서 정반대의 결론이 나왔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 논문의 총 1234개 문장 중 425개(34.4%)가 표절로 의심되며 ▲특정인의 논문을 몇 페이지에 걸쳐 연속적으로 사용했고 ▲독창적인 부분을 적시해 달라는 요청에 피조사자가 답변을 회피하며 적극적 방어를 하지 않아 비교 대조표를 그대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점 등을 근거로 표절로 판정했다. 거듭된 하자 조사만 4번 반면 본조사위원회는 “이 사건 논문은 ‘작품 논문’이라는 특성상 다른 분야와 같은 기준으로 표절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며 “작품 논문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논문의 핵심 부분인 작품 그 자체에는 독창성이 인정되므로 논문 자체를 표절이라고 판정할 수 없다”고 했다. 두 번째 조사에서도 또다시 ‘하자’가 발견되면서 판정이 무효로 돌아갔다. B 교수는 피조사자인 A 교수가 심사위원 제척 여부를 이유로 외부위원 명단을 요청했고 실제 공개된 점, 제보자에게 의견 진술의 기회를 주지 않은 점 등의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본조사위원회 보고서에 각 당사자의 진술 요지와 조사 결과 등이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데도 이 부분을 빠뜨리면서 실체상 하자도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동시에 법원에 본조사위원회 판정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 건은 피고(광주대 측)가 “원고 측 이의를 받아들이고 기존 본조사 판정을 무효화하고 다시 본조사위원회를 소집하겠다”고 약속하고 B 교수가 소를 취하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2023년 세 번째로 소집된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을 표절로 판정했다. 의견서에는 ▲전체 1200여개 문장 중 출처 표시 없이 인용된 문장이 360여개로 과도하게 많은 점 ▲저자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부분이 많지 않은 점 ▲논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제4장과 결론에서도 타인의 학술 논문과 내용이 유사하거나 출처 표시가 없는 문장이 다수인 점 등이 근거로 기재됐다. 하지만 이 결과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구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전면 무효화됐다. ‘광주대학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설치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학장, 교무처장 및 산학협력단장은 당연직으로 하고 교무처장이 위원장이 된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를 일부 준수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다시 해를 넘겨 2024년 6월 예비조사위원회는 표절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놨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이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통과했고, A교수가 KCI 논문 유사도 검사에서 1%의 유사도를 보인 결과서를 제출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저작위원회 “유사성 인정” 또 A 교수가 인용 표시를 하지 않은 부분이 타인의 아이디어나 창작물을 침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른 저자의 논문 역시 다른 논문이나 저서를 그대로 따른 것으로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창작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표절이 아니라고 판정한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서 승인했다는 점이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본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없다는 판정을 내리고 결론을 확정했다. 3년5개월여 동안 진행된 조사에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판정 승인이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일단 표면상으로는 최종 결론이 난 셈이다. 첫 채용 공고 시기로 따지면 4년 가까이 이어진 논란은 B 교수의 반발로 법정에 가게 됐다. B 교수는 2024년 7월 광주대가 자신의 이의 신청을 기각하자 같은 해 8월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학교법인 호심학원을 상대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판정 무효확인 등’의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승인한 부분과 본조사위원회가 불필요하다고 한 부분을 무효로 판단해 달라는 취지였다. 이 과정에서도 절차상 하자가 언급됐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에 대한 충분한 혐의를 인지했을 경우에 예비조사를 생략할 수 있고, 피조사자가 연구 부정행위 사실을 모두 인정할 경우 본조사를 생략하고 바로 판정을 내릴 수 있다”며 “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 결과를 확정해 판정할 근거가 없다. 본조사 결과만 승인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A 교수 논문에 대한 표절 여부도 제대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표절 판정이 엇갈린 만큼 저작권법,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및 한국연구재단이 제시하는 인용 방법 및 논문 표절 기준 등에 따라 A 교수의 논문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B 교수는 A 교수의 논문을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감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저작권법 제112조에 따라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법원이 B 교수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한국저작권위원회는 A 교수가 박사학위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12편의 논문을 비교, 감정했다. 반복된 조사 엇갈린 판정 결국 법정 공방으로 번져 <일요시사>가 입수한 감정 결과서에 따르면 A 교수의 논문은 총 12편의 비교 대상 논문 중 총 11편에 대해 저작권법상 보호를 받는 창작적인 표현 형식을 상당 부분 복제하고 있다며 저작권법상 실질적인 유사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또 ‘단순히 학술적 아이디어나 이론적 사실을 공유하는 수준을 넘어 선행 저작자들이 자신의 학문적 관점과 예술적 주관에 따라 논리적으로 체계화한 문장 구조, 단어 선택, 서술 방식 등을 그대로 사용했다’ ‘외국 문헌을 연구자 본인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요약하거나 번역한 문장의 경우에도 원저작자의 창작적 개성이 반영돼 저작권법의 보호 범위에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A 교수의 논문은 이를 무단으로 복제해 논문에 활용했다’ 등의 감정 결과를 내놨다. B 교수는 “저작권법 위반 여부는 표절보다 그 인정 범위가 좁다. 논문의 독창성을 저작권으로 인정해 그 부분을 침해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의 결론은 A 교수가 다른 사람이 쓴 논문의 독창성을 인용 없이 가져다 썼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호심학원 관계자는 “소송 중인 사안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변을 해왔다. 문제는 상황이 여기까지 흘러오는 동안 손 놓고 있는 진주교대의 태도다. A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여부는 진주교대의 교수 채용과 밀접하게 얽혀있다. 채용 공고에서 지원 자격으로 박사학위 소지자가 명시됐던 만큼 논문 표절 여부는 이번 논란의 중요한 요소다. 표절로 판명되면 학위 자체가 취소되는 사례도 있어 A 교수가 진주교대 교수 채용에 아예 지원조차 할 수 없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진주교대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 광주대와 B 교수 간의 소송 결과가 나오고 그에 따라 광주대가 조치한 뒤에야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진주교대 교무처 관계자는 “(학교가) 손 놓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법률 검토 등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B 교수는 “학교는 학생들의 수업권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 그저 누가 학교에 책임을 물을까 봐 전전긍긍할 뿐이다. 학교 측에서 했다는 법률 검토도 현재 손 놓고 있는 학교의 행보가 나중에 직무유기로 문제가 될까 알아본 것이라고 한다. 교대는 학생들이 커리큘럼에 따라 수업을 신청해야 하는 구조라 교수에게 문제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학생들만 뒷전 됐다 그러면서 “광주대와의 소송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A 교수가 수업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해야 한다. 공무원의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일단 ‘직위해제’ 조치를 하지 않나.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 초등학교 교사를 길러내는 대학이다. 학교가 그 이름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A 교수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