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특집-굿바이 2010> ④연말 예약 밀리는 모텔·호텔에선 무슨 일이?

“모텔은 인테리어, 호텔은 서비스 본다”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 특수 누리는 모텔·호텔 ‘인기짱’
 가족·친구·연인과 떠나는 파티여행 “올핸 어딜 갈까?”

최근 모텔과 호텔은 크리스마스와 연말 시즌에 엄청난 특수를 누리고 있다. 언제부턴가 모텔과 호텔에서 송년모임 등 파티를 진행하는 사람들이 늘기 시작한 이유에서다. 과거 모텔은 어둡고 음침한 분위기를 자아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2000년 이후 변화의 급물살을 타기 시작하더니 이용연령대가 낮아지면서 밝고 유쾌한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호텔보다 저렴한 비용에 호텔에 뒤지지 않는 실내 인테리어와 시설은 대학생과 직장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호텔은 모텔과 비교했을 때 가격부담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크리스마스나 연말 성수기에 인기있는 모텔 파티룸과 비교하면 그 부담이 그리 크지 않다. 게다가 호텔에서만 만끽할 수 있는 부대 서비스는 한 해를 보내는 마지막 밤 발걸음을 호텔로 돌리게 한다. <일요시사>는 모텔·호텔 정보 사이트 ‘야놀자 닷컴’ 양선조 팀장과 ‘호텔 아하’ 이재원 팀장을 통해 연말연시 이용객으로 북적이는 모텔·호텔의 이모저모를 알아봤다.

2010년 올 한 해, 일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우리 모두 참 열심히 살았다. 직장에 치이고, 사랑에 울고, 우정에 가슴 아파하면서 1년이라는 시간이 또 흘렀다. 이제 사랑하는 사람들과 한 해를 마무리 하고 2011년을 맞이하는 일만 남았다. 2010년 마지막 모임이 될 송년모임 장소는 어디가 좋을까.

지난해 친구들과 함께 모텔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낸 정모(27·여)씨는 올해 송년모임 장소로 다시 한 번 모텔을 찾을 예정이다. 지난해 너무 좋은 추억을 만들기도 했지만 이후 예쁘고 시설 좋은 모텔을 보면 친구들과 다시 찾고 싶을 정도라고.

모텔 파티룸 여성들 북적
‘파자마 파티’ 인기만점

정씨는 “대학 졸업 이후 직장 때문에 친구들과 뿔뿔이 흩어져 자주 얼굴을 보지 못한다”면서 “송년모임이나 신년모임은 꼭 함께 하는 편인데 지난해 크리스마스를 떠올리고 올해 송년모임도 모텔에서 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어 정씨는 “11월 중순부터 문의했는데 원하는 방 잡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모텔 파티가 인기가 있기는 있는가 보다”고 덧붙였다.

모텔 정보 사이트 ‘야놀자 닷컴’ 숙박사업부 양선조 마케팅 팀장은 “4~5년 전 파티문화가 활성화 되면서 크리스마스나 연말 모임을 모텔에서 하는 분들이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양 팀장에 따르면 파티룸 콘셉트의 객실을 구비한 모텔은 3~4년 전부터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구매자들의 수요 증가와 함께 만족스러운 수준의 시설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텔들이 생기면서 모텔에서의 파티가 그 어느 때보다 활성화되고 있다는 것. 때문에 실제 파티를 할 수 있는 모텔 시설도 해가 거듭될수록 많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양 팀장은 “연말 ‘야놀자 닷컴’으로 걸려오는 회원들의 파티룸 문의 전화나, 제휴점의 파티룸 예약 현황을 보더라도 파티를 위해 모텔을 찾는 고객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것을 알 수 있다”면서 “보통 연말 예약은 11월부터 문의전화가 빗발치고, 12월 초부터는 예약하기 힘든 상황이 된다”고 말했다.

모텔의 경우 기본적으로 친구, 연인 등과 함께하는 소규모 파티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극소수의 모텔을 제외하고는 공간적인 제약으로 인해 대규모 파티가 이뤄지기 힘든 현실이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모텔에 파티룸이 등장한 것은 여성 고객층의 영향이 컸다. 연인들 간에 모텔을 찾을 때도 남성보다는 여성들이 위생 상태나 인테리어에 더욱 신경쓰기 마련이고, 때문에 업주들 역시 예쁜 침대나 깨끗한 욕실 등 시설에 신경쓰는 여성의 기호에 맞춰야 한다고 판단한 것.

종로에 위치한 S모텔의 경우도 이 같은 케이스다. 처음엔 연말에 커플용 스위트를 이용하겠다는 여성들이 있어 종종 빌려주다가 문의가 많아지면서 아예 몇 개 객실을 개조해 파티 전용 공간으로 만들었다고.

여대생, 회사원 등 20대 초반에서 30대 초반의 여성들은 이제 크리스마스나 연말 뿐 아니라 평소에도 생일파티나 모임 등을 하기 위해 모텔을 찾고 있다.

여자 친구들끼리 모텔을 자주 이용한다는 최모(28·여)씨는 “친구들이 전국구로 활동하다 보니 얼굴을 자주 볼 수 없고, 만나더라도 모인 지역에 연고를 둔 친구가 없는 경우가 많아 모텔을 이용한다”면서 “같은 여자이기 때문에 찜질방에 가서 피로를 풀어도 되지만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날 경우 술자리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찜질방 이용은 무리가 있다. 또 가격부담이 적고 모두 편하게 누워 밤새도록 이야기할 수 있어 모텔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 위치한 M업소의 경우 2008년 11월 파티룸을 개장한 뒤 매년 성수기가 되면 예약전화가 쏟아진다.

해당 모텔의 파티룸은 복층구조에 영화관람실, 노래방, 미니바, 미니수영장 등을 갖춰 웬만한 호텔방보다 화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런 고급 서비스 탓일까. M업소 이용 비용은 다른 모텔에 비해 약간 비싼 5인 기준 50만~70만원선이다.

종로에 위치한 S업소도 인기다. 총 58실을 갖춘 S업소는 각 방 한가운데 동그랗게 구멍을 내고 4명 정도가 둘러앉을 수 있는 테이블을 설치해 미니바를 연상시킨다. 브라운 톤의 커튼과 앤티크식기로 꾸며진 인도풍 룸 등 다양한 콘셉트의 룸이 마련되어 있으며 숙박료는 평일 7만5000원 정도이고, 주말에는 1만~2만원 더 비싸다. 이어 수원시 구운동에 위치한 M업소는 작은 수영장이 딸린 객실(19만원 정도)과 복층식 특실(23만원 정도)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각양각색 모텔 파티룸
“우린 어디로 가볼까?”

다른 파티룸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곳으로 유명한 업소는 인천 부평구에 위치한 B업소. 이 모텔은 최상층인 5층에 펜트하우스 형태의 전문 파티룸을 구비해놓았다. 인원에 관계없이 특실은 주중 10만원, 주말에는 12만원을 지불하고 밤 10시부터 다음날 정오까지 이용할 수 있다. 경기도 의정부에 위치한 E업소는 다른 모텔에서는 절대 만날 수 없는 인테리어로 젊은이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오토바이와 감옥, 스테이지와 사이키 조명을 갖춘 나이트방과 같은 특색 있는 객실을 마련해 놓은 것. 특이하고 이색적인 것을 좋아하는 젊은이들에게 안성맞춤이다.

양 팀장에 따르면 크리스마스나 연말연시 신촌이나 종로, 강남, 잠실 등의 모텔은 일찌감치 예약이 마감된다. 접근의 편리성과 함께 인근 상권의 많은 볼거리와 놀거리가 이 지역 모텔을 선택하는 이유다.



호텔은 가격이 부담되고 모텔은 제약이 부담된다면 ‘레지던스’도 친구들과의 하룻밤 파티 장소로는 손색이 없다. 저렴한 숙박비와 깔끔한 인테리어는 기본이고, 레지던스에서는 마음껏 음식을 해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크리스마스나 연말이 되면 모텔만큼 문전성시를 이루는 곳이 바로 호텔이다. 모텔과 비교했을 때 다소 가격면에서 부담이 될 수 있지만 최근 모텔 파티룸이 고급화되면서 그 경계가 모호해진 것도 사실이다.

이와 관련 양 팀장은 “인터넷을 통해 원하는 파티공간의 정보를 다양하게 얻을 수 있는 상황에서 이제는 다양한 가격대에서 고객들이 원하는 콘셉트에 맞춰 모텔이나 호텔을 예약하는 것이 하나의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호텔 정보 사이트 ‘호텔 아하’의 이재원 팀장 역시 비슷한 답변을 했다. 연말에 가격 상승폭이 큰 모텔에 비해 호텔의 가격 상승폭은 그렇게 크지 않아, 크리스마스나 연말 같은 성수기만 놓고 보면 호텔의 이용 가격이 생각보다 비싸지 않다는 것.

이어 이 팀장은 호텔을 주로 찾는 고객에 대해 “호텔은 20대 중반 이후 고객들이 많이 찾는 편”이라면서 “가족끼리 호텔을 찾는 경우도 종종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연인이 가장 많다”고 덧붙였다.

호텔 이용 고객들이 모텔보다 호텔을 선호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이 팀장은 “몇 가지 차이점이 있다”고 운을 땠다. 이 팀장은 가장 먼저 크기나 객실의 차이가 아닌 부대시설 유무가 호텔을 선택하는 기준이 된다고 말했다.

호텔은 모텔과 달리 식사를 할 수 있는 식당부터 운동을 할 수 있는 피트니스, 최근에는 실내·외 수영장 및 골프연습장까지 생겼다. 여러 가지 다양화된 시설로 많은 이용객들의 니즈를 해결해 줌으로써 고객몰이를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팀장은 또 “객실 내부에 비치된 고급 비품들과 서비스 마인드의 차이도 고객들의 발걸음을 호텔로 돌리는 이유”라고 전했다.

모텔이 지겹다면
눈 딱 감고 ‘호텔로’

한편, 호텔은 크리스마스나 연말 등 성수기가 되면 고객들의 발걸음이 멈추는 지역이 눈에 띄는 모텔과 달리 특정 지역을 떠나 전국구로 객실확보가 우선일 정도로 예약경쟁이 치열하다.

이와 관련 이 팀장은 “그 중에서도 강원도와 부산 쪽은 바다가 보이는 객실이 있는 호텔을 선호하고, 서울 같은 도심에서는 강이 내려다보이는 호텔이 특히 인기가 많다”고 말했다.

얼마 남지 않은 2010년의 마지막 페이지를 멋진 추억과 함께 장식하고 싶다면 올해 송년모임은 테마가 있는 모텔이나 격조 높은 호텔에서 치러보는 것은 어떨까.
사진제공=야놀자(www.yanoija.com), 호텔아하닷컴(www.hotelah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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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판을 달구고 있다. 여당 강세 지역인 만큼 민심은 물론 당심까지 한번에 훑어볼 절호의 기회다. 1차 예비경선도 ‘기승전 이재명’으로 막을 내렸다. ‘찐명’ 타이틀을 거머쥘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여당의 이목이 경기도에 쏠리는 이유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경기도지사 예비경선을 실시했다. ▲김동연 현 경기도지사 ▲추미애 의원 ▲한준호 의원 등으로 후보가 압축되면서 3강 체제가 굳어졌다. 권칠승·양기대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100% 권리당원 투표로 진행된 만큼 오직 당심으로만 결정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현역인 김동연 후보는 행정력을, 추미애 후보는 검찰개혁 선봉자와 6선의 중량감을, 한준호 후보는 친명(친 이재명)계 조직력을 바탕으로 1차 관문을 통과했다는 평을 받는다. 당심 100% 첫 관문 본경선은 다음 달 5~7일 진행되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이 15~17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본경선 투표는 권리당원 50%와 국민 여론조사 50%가 반영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 검찰개혁에 앞장선 추 후보는 강성 지지층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추 후보 역시 이를 동력 삼아 사법 3법(법 왜곡죄, 재판소원법, 대법관 증원법)과 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 강행 처리를 주도했다. 추 후보는 출마 선언을 통해 선명한 개혁과 강인한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재난지원금과 청년기본소득을 적극 추진하며 사회적 기본권을 보장하고, 수십 년간 지지부진했던 불법 계곡을 정비해 경기도가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던 것처럼 경기도에도 도민을 행정 중심에 놓는 사고의 전환과 강한 결단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 추미애는 개혁이 필요하면 정면으로 돌파했다. 원칙 앞에서 물러선 적이 없었고 어려운 이웃을 외면한 적이 없었다”며 “책임지는 행정, 실천하는 행정으로 경기도정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경기도가 성공해야 이재명정부가 성공한다”며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 후보는 “이정부의 실용주의를 경기도에서 가장 먼저, 가장 분명하게 성과로 완성하겠다. 지금 경기도에 필요한 것은 망설임이 아니라 실행, 말이 아니라 결단, 계획이 아니라 책임지는 도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추 후보는 정부를 이끌 리더십을 강조했다면 한 후보는 보조하는 조력자 역할에 방점을 찍었다.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명심을 내세웠지만 이를 활용하는 방법은 다른 셈”이라며 “민주 당원도 어떤 역할이 이정부 성공에 도움이 될지 저울질하면서 선거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역인 김 후보는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 대통령에게는 일잘러 도지사가 필요하다”며 행정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를 지내던 당시 추진하던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등의 정책을 이어받아 발전시킨 사례를 성과로 제시했다. 김 후보는 “지금 이 대통령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속도와 체감’이다. 좌충우돌, 시행착오로 낭비할 시간이 우리에겐 없다”며 자신이 이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국정 제1동반자’임을 거듭 강조했다. ‘강경’ 추 ‘친명’ 한 ‘비명’ 김 앞다퉈 “내가 국정 파트너 적임자” 정치권은 세 사람의 성향이 모두 다른 점에 주목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강성 추미애’ ‘친명 한준호’ ‘비명(비 이재명)이었던 김동연’이 한자리에 모였다. 경기도지사 선거를 빙자한 ‘친명 선발 토너먼트’인 격”이라며 “최종 후보가 선정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민주당 권력이 어디를 향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끼어들 틈이 없다 보니 민주당만의 리그가 됐다. 민주당 최종 후보는 경기도지사직뿐만이 아니라 ‘이재명의 복심’이라는 타이틀까지 얻는 효과를 본다. 민심과 당심의 향배를 모두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세 사람 모두 네거티브 경쟁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예비경선 득표율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후보 측이 “(예비경선) 2위를 확신한다”고 주장하며 불을 지핀 것. 득표율은 후보 본인에게만 공개되지만 본선 진출을 위해 각자 유리한 여론 조성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예비경선이 치러진 다음 날인 23일, 민주당 염태영 의원은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한준호 후보 본경선 전략 브리핑’을 갖고 “당이 후보별 전체 순위와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추정치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면서도 “한 후보가 상당히 약진했고,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2위를 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중요한 것은 현재 수치보다 추세와 흐름”이라며 “경기도민과 권리당원들이 경기도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지도자의 기준을 바꾸기 시작한 결과가 이번 예비경선에 반영됐다”고 해석했다. 이에 김 후보는 “순위 발표도 안 됐는데 각자 자기주장 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는 권리당원의 당심과 경기도민의 민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의 승리다. 김 후보는 당심이, 나머지 두 후보는 민심에 취약한 만큼 각각 절반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민심과 당심이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 만큼 후보들은 전략 수정에 나섰다. 그동안 추 후보는 각종 개혁에 앞장서는 등 강성 이미지를 굳혀왔다. 하지만 강성 이미지는 양날의 검이 돼 2024년 하반기 국회의장 선거 당시 낙선 원인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강성 당심은 추 후보를 밀었지만, 의원 투표 결과 온건파인 우원식 후보가 당선되면서 급제동이 걸린 것. 추 후보는 6선의 중진이지만 이번 경기도지사까지 패배하게 되면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역풍 불라” 완급 조절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추 후보는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내려놓고 행정가로서의 면모와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추 후보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입법·사법·행정을 골고루 경험한 유일 후보”라며 “입법을 통해 큰 틀 아이디어를 냈다면 이제는 현장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보고 싶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완수를 본인의 최대 성과로 내세운 추 후보가 법사위원장을 내려놓고 선거에 뛰어든 것 역시 중도를 설득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권리당원 100%로 치러진 예비경선과 달리 본경선은 일반 여론조사와 당원 조사가 각각 50%씩 반영된다. 결국 줄어든 강성 당원의 영향력 만큼 중도층을 최대한 끌어오는 것이 관건이다. 추 후보는 사퇴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7개월간 법사위원장으로서 총 682건의 개혁법안과 민생법안을 처리했다”며 “법 왜곡죄를 도입하는 ‘형법’, 재판소원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대법관 증원안이 담긴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 사법개혁 3법과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법안까지 검찰개혁 과제를 완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언제나 제 중심에는 국민이 있었고, 어떠한 가시밭길도 외면하지 않았다”며 “2021년 검찰개혁을 완수하지 못한 채 법무부 장관 자리를 떠나야 했던 무거운 발걸음이 아니라 이처럼 뜻깊은 결과를 여러분께 보고드릴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힘이 되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의 중심 경기도를 승리로 이끌고 이정부와 함께 국민주권시대를 만들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는 오히려 ‘이재명 픽’을 앞세웠다. 이정부를 흔드는 세력을 향해 각을 세우면서 전투력을 강조하는 등 기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최근 한 후보는 ‘이재명 공소 취소설’의 근원지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대통령의 생각을 자꾸 언급하는 것 자체가 당을 지휘하고 있는 당 대표로서 맞냐는 생각이 있다”며 김어준씨와 정청래 대표 등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여권 갈등의 뇌관이 된 유시민 작가의 ‘ABC론’을 놓고 설전이 이어지기도 했다. 유 작가는 민주당 지지층을 A(가치 중시), B(본인 이익 추구), C(A, B의 교집합) 등 세가지 그룹으로 분류했으며 특히 B그룹은 “이익과 생존을 위해 친명을 자처하는 이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 후보는 “갈라쳐서 얻는 게 뭔지 모르겠다”고 반응했고 유 작가가 재반박에 나섰다. 이후 한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작가님의 말씀, 무겁게 듣고 있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며 “저를 향한 비판과 비난은 기꺼이 감당하겠다. 하지만 이 대통령님과 정부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의 모습은 불안한 외줄타기 같다”며 “선은 분명하다. 그 선은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끊지 못한 명 꼬리표 한 후보는 “53% 싸움”을 내세우며 본경선 승리를 위한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오는 6월 선출되는 경기도지사의 임기는 4년으로 이 대통령의 남은 임기와 맞물린다. 따라서 이정부와 합을 잘 맞추는, 명심을 잘 꿰뚫는 후보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어야 한다는 게 한 후보 측 지지층의 핵심 메시지다. 한 후보 역시 “‘이재명 지사였다면 벌써 해결했을 일들’을 한준호가 가장 스마트하고 빠르게 해결하겠다”며 “딱 세 표가 부족하다. 나의 한 표에 더해, 가장 가까운 두 분만 더 설득해 달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1위의 김 후보를 추 후보가 뒤쫓고, 한 후보가 마지막 뒤집기 기회를 엿보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중부일보> 의뢰로 경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는 6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은 결과 김 후보는 25%, 추 후보는 22%, 한 후보는 11%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전화면접조사 방식(CATI)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 응답률은 12.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 후보는 당심 100%라는 가장 어려운 관문을 뚫었지만 질긴 비명 꼬리표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의 최대 약점은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본인에게 도움을 줬던 민주당 핵심 지지층과의 관계를 소홀히 했다는 국민 인식이다. 유 작가는 한 유튜브 방송을 통해 “(당시 이재명) 대표한테 붙어 지사가 된 사람이지 않나. 배은망덕”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2024년 임기 후반기 접어들자 본격적으로 비명 프레임이 굳어졌다. 당시 김 후보는 민주당 전해철 전 의원 등 대표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영입했고, 친명계에서는 “유력 대권후보 주자인 이재명 당 대표에 맞서기 위한 결집 시도” 등 견제가 이어졌다. 김 후보는 표를 분산시키는 친비명 프레임을 깨고 인물론에 승부를 걸었지만 민주당 여론이 심상치 않다. 일부 친민주당 성향 커뮤니티에서 “친명계와 개딸(개혁의 딸)이 벼르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자 김 후보는 자세를 낮추고 당원에게 호소하는 메시지를 냈다. 2% 부족한 후보들…해법은? 이제 와서 고개 숙인 김동연 김 후보는 예비경선이 시작된 지난 21일 자신의 SNS에 “‘나는 동지들의 헌신에 보답했는가’ 되묻는다. 많이 부족했다”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 후보는 “경기도의 저력도, 제가 여기에 서 있는 것 자체도, 당원 동지들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갚을 길은 하나라고 믿는다.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저는 선택의 시간 앞에, 당원동지들 앞에 서 있다. 감히 청한다.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뛰어라, 당원의 마음을 명심하고 다시 한번 일하라.’ 저 김동연에게 그 기회를 주십시오. 당원 동지들의 뜻을 간절히 기다린다”고 호소했다. 김 후보는 친비명 논란에 거듭 선을 그었다. 그는 “이 대통령 중심으로 성공한 나라를 만드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당의 친명(친 이재명)·비명은 의미가 없다”며 “경기도는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국정 제1파트너로서 충분히 뒷받침하면서, 필요하다면 앞에서 끌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한 후보와 마찬가지로 유 작가의 ABC론을 꼬집었다. 김 후보는 JTBC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가나다’론을 제시하며 “ABC 때문에 논쟁이 벌어진 거 같은데 저는 ‘가나다’로 얘기하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가’는 김대중 대통령을 좋아하는 민주당의 토대다. ‘나’는 그 뒤를 이은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하고 지지했던 분들, ‘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과 성과로 보여주는 리더십을 좋아하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BC론이 조선시대 노론이나 소론도 아니고 가나다로 한데 뭉치고 더하는 민주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가 계파 분열의 초입이 될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이에 민주당 원조 친명 핵심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은 김 후보를 향한 ‘반명 공세’에 “이 대통령과 어려움을 함께했던 소중한 민주당의 멤버”라며 직접 엄호에 나섰다. 또 김 의원은 2022년 대선 당시 김동연 대선후보(새로운 물결)와의 단일화 과정을 회상하며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게 갔지만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어려운 선거를 함께 뛰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분열은 ‘독’ 친명 지원전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 지사의 화합 메시지와 호소력에 주목했다. 이 관계자는 “골수 친명은 김 후보에 대한 반감이 크다. 김 후보에게 친문 표가 약 30% 정도 있다고 본다”며 “김 지사가 막판에 승리하려면 이 30%를 유지하면서 당원에게 호소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친명을 적으로 돌리면 답이 없다. 등 돌린 사람이 있는 곳에 가서 그 사람이 원하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