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스러진 달 (39) 손님맞이

대통령 구출작전 성공할까?

소설가 황천우는 지금까지 역사소설 집필에 주력해왔다. 역사의 중요성, 과거를 알아야 현재를 알고 또 미래를 올바르게 설계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이 과정에서 ‘팩션’이란 장르를 만들어냈다. 팩트와 픽션, 즉 사실과 소설을 혼합하여 교육과 흥미의 일거양득을 노리기 위함이다. 그리고 오래전부터 의심의 끈을 놓지 않은 사건을 들추어냈다. 필자는 그 사건을 현대사 최고의 미스터리라 칭함에 조금도 주저하지 않는다. 바로 1974년 광복절 행사 중 발생했던 영부인 육영수 여사 저격사건이다.

“맞아, 난조 상과 함께 하니까 모든 게 아름다워 보이는 거야.”

석원이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는지 아니 더 이상 기미코의 말을 허용할 수 없었는지 기미코의 입에 자신의 입을 포갰다.

그러기를 잠시 후 갑자기 기미코가 자리에서 일어나 석원을 정면으로 주시했다.

“왜 그래?”

기미코가 그윽한 시선으로 바라보기를 잠시 그대로 정면으로 석원의 품으로 찾아들었다.


석원이 급히 책상다리 자세를 취하고는 기미코가 자신의 다리 위에서 정면으로 자신을 바라볼 수 있도록 했다.

“난조 상, 오늘은 이렇게 술 한잔 해. 서로를 바라보면서.”

석원이 자신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품에 안겨 있는 기미코의 허리를 부서져라 끌어안았다 이내 곁에 준비해온 술과 안주를 늘어놓고 병을 땄다.

기미코가 몸을 기울여 대신 술병을 잡고 한 손에 잔을 들어 술을 따라 석원에게 건넸다.

석원이 잔을 비우고 자신의 입을 슬그머니 기미코의 입으로 가져갔다.

기미코가 조금도 머뭇거리지 않고 입을 벌렸다.

잠시 후 석원이 안주를 집어 기미코의 입에 넣었다.


기미코의 입이 닫혀지면서 조물대기 시작했다.

그러기를 잠시 후 기미코가 다시 술잔을 채워 자신의 입을 통해 석원에게 건네자 그 역시 입을 벌렸다.

그를 바라보던 기미코가 손을 움직였다.

그러나 그 손이 도착한 곳은 안주가 아니라 자신의 옷이었다.

옷을 들어 올리고 이어 손을 뒤로해서 브래지어를 끌러 잠시 전 석원의 손에 잡혀 있던 가슴을 석원의 입으로 기울였다.

아니 석원의 얼굴을 자신의 가슴으로 당겼다.

석원이 마치 밀물이 밀려들어오듯 거세게 공략했다.

순간 바닷물이 모래를 쓸며 일어나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이어 썰물이 밀려가는 듯한 현상이 일어나자 “사르르” 하는 조용한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동일이 입국하자마자 곧바로 이강철과 함께 경호실장을 만났다.

아울러 일본에서 있었던 전 과정 그리고 문석원의 입국 일정에 대해 설명을 곁들였다.

“지금 정 팀장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 건에 대해 굳이 각하께 보고 드릴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일어나는구먼.”


박 실장의 화두에 동일이 가만히 생각에 잠겨들었다.

박 실장의 말대로 문석원의 박정희 대통령 암살에 대한 성공 확률은 제로였다.

“당일 행적이 어떻게 그려지느냐에 대해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동일이 강철을 주시했다.

“정 팀장의 의도를 알겠는데, 제 임무에 대해서는 조금도 걱정하지 않아도 될 듯합니다.

행사 당일 저 역시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세밀하게 일처리하려 합니다.”


“확고합니까?”

“그 문제는 실장께 따로 의논드리려 합니다.”

순간 동일의 표정이 굳게 변해갔다. 그를 살핀 박 실장이 헛기침했다.

“한번 이 자리에서 대강이라도 이야기해보게.”

“문석원에게 최대한 배려를 베풀면서 마음의 긴장을 극대화시키려합니다.

즉 문석원 스스로 일을 망치는 방향으로 이끌어가려 합니다.”

“기본 생각은 옳다 생각됩니다.”

그러니 구체적으로 이야기해보라는 투로 동일이 말을 이었다.

“문석원이 행사장 내 입장 시 최대한의 배려를 베풀고 그러나 문이 각하를 시해할 여건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미입니다. 아울러 결정적인 순간에도 제가 먼저 액션을 취해 각하의 터럭 하나 건들지 못하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이와 관련하여 시나리오가 결정되는 대로 정 팀장께 보고토록 하겠습니다.”

강철이 공손하게 보고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그 표현이 흡족한지 박 실장이 미소를 보였다.

“이 특보의 계획이 상당히 치밀해 보입니다. 하면 각하께 보고 드리는 부분은 실장께서 판단하셔야 할 줄로 압니다. 다만 제 견해로는 보고를 드리던 드리지 않던 별 차이가 없다는 생각입니다.”

“내 그래서 보고드릴 필요가 있느냐 이 말이네.”

시시각각 다가오는 거사…치밀한 경호
들통 난 암살 계획…각하께 보고 고민

동일이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일종의 경호 방식, 즉 심정 경호라네.”

동일과 강철이 심정 경호를 가볍게 되뇌었다.

물론 그 의미를 둘 다 잘 알고 있었다.

신체적 위협뿐만 아니라 심정적으로도 위해를 받지 않게 하려 한다는 그 마음을 모를 턱이 없었다.

“실장님 말씀을 들어보니 차라리 각하께 보고 드리지 않음이 이롭다는 생각이 듭니다.”

강철이 말을 하며 동일을 주시했다.

“죄송한 말씀이지만 각하의 경호 부분은 제 소관이 아닌지라 저로서는 이렇다 의견 개진할 입장이 되지 못합니다.”

“그러이, 그 부분은 내가 좀 더 숙고할 테니 그렇게 처리하도록 하고. 이번 건으로 인해 정 팀장이 도움 받은 사람들이 있지 않은가. 그 후속대책을 어떻게 할지 들어보세나.”

“그보다도 먼저.”

말하다 말고 동일이 가방에서 3.8구경 리볼버 권총을 꺼내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

“무엇인가?”

“문석원에게 전해줄 권총입니다.”

동일이 일본의 한 파출소에서 두 자루의 권총을 훔치고 한 자루는 문석원의 연습용으로 넘긴 내용들을 이야기했다.

“이 총으로 암살하겠다고!”

박 실장이 총을 집어 들면서 너털웃음을 터트렸다. 그리고는 자신의 허리 벨트에 있는 권총을 뽑아들었다.

이어 두 자루의 권총을 비교하며 살피다 자신의 권총을 벨트에 집어넣었다.

“이 특보도 보게나.”

강철이 박 실장이 건넨 권총을 흘낏 살피더니 실소를 터트렸다.

“이 놈이 진짜 제 정신이 아닌 놈이로군요. 새총만도 못한 이런 총으로 암살하겠다니.”

강철의 이야기에 박 실장이 다시 호탕하게 웃었고 웃음이 멈출 무렵 동일이 정색했다.

“실장님, 그러면 오히려 더 문제 아닙니까?”

“뭐라!”

“지금 실장님이나 이 특보의 이야기를 빌면 총알이 어디로 날아갈지 모른다는 의미로 해석이 가능하지 않겠습니까?”

박 실장이 순간 근심스런 표정을 지으며 강철을 주시했다.

“정 팀장 말이 백번 지당하네. 이 특보는 정 팀장의 우려를 적극 검토하도록 하게나.”

“결국 당일 좌석 배치 등도 세밀하게 살펴보아야 할 일입니다.”

“그러면 잠시 전 말씀하신 내용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잠시 호흡을 고른 동일이 박 실장을 주시했다.

동일이 입국하는 바로 그날 도쿄 하네다 공항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찻집에서 차주선과 그의 여동생 영란을 만났다.

“대한민국을 대신하여 차 여사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주선의 소개로 상견례가 이루어지자 동일이 가볍게 고개 숙였다.

“제가 행했던 조그마한 일이 도움이 되었다면 저로서도 만족합니다.”

영란 역시 가볍게 고개 숙이며 화답했다.

“겸손의 말씀이십니다. 차 여사 도움이 없었다면 이번 일이 성사되기는 쉽지 않았을 겁니다.”

“그리 생각해주신다니 그저 고마울 따름입니다.”

“그런데.”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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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캄보디아 ‘셀허브’ 추적

[단독]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캄보디아 ‘셀허브’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민낯이 드러났다. 주로 수도인 프놈펜 인근과 시아누크빌 범죄 단지가 그들의 주둔지였다. 국내 조직폭력배가 중국 갱단과 결탁해 만든 ‘셀허브’의 경우 피해자만 수십명이다. 이들은 엔터테인먼트 기업을 가장했다. 사이트에는 유명인의 사진이 수차례 도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는 사라진 셀허브 엔터테인먼트의 홈페이지. 지난해 7월 <일요시사>가 취재한 이후 대표이사의 이름과 사진이 여러 차례 바뀌었다.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표창장을 받았다며 문서를 위조하기도 했다. 이 기업의 정체는 로맨스 스캠 조직이다. 확인된 피해액만 약 40억원, 피해자는 수십명이다. 한 언론사는 보도자료까지 작성하며 홍보하기도 했다. 조직적 준비 경찰 수사 중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지난 24일, 셀허브 조직원 3명을 각각 구속·불구속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이들은 조건 만남 사이트를 운영한 로맨스 스캠 조직이다. 여성 관련 데이트 상품을 판매하거나 연애 빙자 사기를 일삼았다. 셀허브 조직원이던 A씨는 “연예인 지망생이나 모델과 연락하게 해 준다며 50만원에서 100만원까지 대포통장 계좌에 돈을 입금하게 한 뒤 텔래그램 아이디를 알려주고 연락하게 하는 시스템”이라며 “연결된 여자는 실제 남성이고 한국에서 조직폭력배로 활동하던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주장했다. 이 조직은 지난해 3월 캄보디아 범죄 밀집 지역인 태자 단지에서 인력을 모으기 시작했다. 같은 해 5월 사이트를 개설해 조직원들에게 민간인 협박, 중국어 통역 등의 역할을 맡기고 수십명으로부터 약 40억원을 뜯어냈다. 같은 해 7월 <일요시사> 취재가 시작되자 이 조직은 셀허브 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의 이름을 ‘김현숙’에서 ‘박소희’로 변경하고 유명인의 사진을 수차례 도용했다. 유 전 장관에게 표창장까지 수여받았다며 피해자들의 의심을 피하려는 꼼수도 서슴지 않았다. A씨는 “조직에서 탈출하려는 사람은 밤새 맞거나 강제로 마약을 투약당하기도 했다. 조직폭력배 출신 한국 사람들이 간부고 일반 조직원은 교민 사이트를 통해 ‘한 달에 500만~1000만원을 벌 수 있다’는 거짓말에 속아 일하게 된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건은 서울경찰청이 수사하기 이전인 지난해 7월부터 강서·영등포·구로경찰서 등에 여러 고소장이 접수됐었다. 하지만 수사는 원활하지 않았다. 주요 혐의자가 해외에 거주 중이거나 피의자 특정이 어려운 게 난관이었다. 수사를 담당했던 한 경찰 관계자는 “캄보디아 프놈펜에 주요 혐의자들이 거주한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지난해부터 공조를 요청했으나 캄보디아 당국이 비협조로 일관했다”며 “고소인분들이 ‘왜 안 잡냐’ ‘내 돈 어떻게 하냐’는 등 불만이 많으셨다. 매번 죄송하다고 말씀드리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캄보디아가 협조하지 않으면 조치가 불가능했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3월부터 조직원 모집…태자 단지서 모의 ‘유인촌 표창장’ 걸어 놓고 ‘정상 기업’ 홍보 막막했던 수사는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이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면서 풀리기 시작했다. 이재명정부가 캄보디아를 압박했고 현지에 구금된 한국인 범죄자 겸 피해자 수십명을 국내로 송환했다. 송환된 인원 중 일부는 셀허브 사건과도 연관된 것으로 파악됐다. 정성학 충남경찰청 수사부장은 지난 20일 청내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들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사기) 및 범죄단체 가입 및 활동 혐의로 전원 구속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부건(총책 가명, 40대 초반, 한국말을 쓰는 외국인 추정) 조직으로부터 확인된 피해 건수는 110건, 피해액은 93억여원에 달했다. 약 100명의 조직원을 거느린 부건은 지난해 중순부터 올해 7월까지 주로 프놈펜 웬치(범죄 단지) 및 태국 방콕 등지에서 한국인을 상대로 범행을 벌여왔다. 부건 조직은 지난 2018년 중국에서부터 활동을 시작해 그동안 단속을 피하려 태국, 캄보디아 등지로 거주지를 옮겨가며 범행을 계속해 왔다. 이들은 데이터베이스, 입출금 등을 지원·관리하는 CS팀과 광고를 보고 접근한 피해자를 기망하는 로맨스팀, 검찰 사칭 보이스피싱팀, 코인투자리딩 사기팀, 공무원 사칭 노쇼 사기팀 등 총 5개 팀으로 이뤄진 조직체계를 갖췄다. 이들은 가구판매업을 하러 캄보디아에 갔다고 진술했으나 이후 지역 선·후배 권유, 고액 아르바이트 인터넷 광고 등을 접하고 범죄에 연루된다는 걸 알면서도 조직에 가입해 활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속아서 조직에 들어갔다고 진술하지 않은 이들의 유입 경로는 ▲지인 포섭 29명 ▲인터넷 광고 등 포섭 8명 ▲현지 카지노 포섭 6명 ▲기타 2명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남성 42명과 여성 3명으로 연인도 있었다. 대부분은 20~30대 연령으로 최소 2개월부터 최대 16개월까지 범행에 가담해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조건 만남 사이트 경기북구경찰청 형사기동대도 전기통신금융사기특별법 위반 등 혐의로 피의자 15명 중 11명을 구속 송치했다. 이들은 지난해 8월부터 한 달간 캄보디아 범죄 단지에서 여성을 사칭, 조건 만남 등을 명목으로 피해자들로부터 돈을 가로챘다. 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성 만남 광고를 낸 후 이를 보고 연락해 온 피해자에게 여성인 척 채팅으로 유인했다. 여성을 소개받기 위해서는 자신들이 개발한 조건 만남 사이트에 회원 가입과 인증을 받아야 한다고 속여 인증을 위한 돈을 요구했다. 3차례에 걸친 인증 절차 과정에서 여러 게임에 성공하면 가입비를 돌려준다고 속여 피해자로부터 1인당 적게는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을 받아 챙겼다. 피해자들이 믿을 수 있도록 별도의 만남 인증과 후기글을 남기는 ‘화력방’도 운영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 규모는 피해자 36명, 피해금 16억원 상당이며, 1인당 최대 피해 금액은 2억1000만원이다. 이들은 대부분 20~30대 남녀다. 최초 범죄집단을 구성한 캄보디아 프놈펜 지역 명칭 ‘툴콕’을 의미하는 ‘TK’파로 스스로를 부르며 총책을 정점으로 한 지휘·통솔 체계를 갖췄다. 조직 운영을 총괄하는 총책, 이를 보좌하며 실무 전반과 인력 공급 등을 담당하는 총관리자, 각 파트 팀원의 근태를 관리하고 지시하는 팀장으로 구성됐다. 또 자체적인 조건 만남 홈페이지를 제작하는 개발자, SNS에 광고 글을 게시하는 홍보팀과 광고를 보고 접근한 피해자를 기망하는 로맨스 2개팀으로 역할을 분담했다. ▲상호 가명 사용 ▲근무 중 휴대전화 금지 ▲사진 촬영 금지 ▲야간에는 커튼으로 외부 차단 ▲다른 부서와의 업무 내용 공유 금지 등의 규칙에 따라 생활하기도 했다. 중국 국적 100명 뒷배 이들은 총책이 마련한 건물에서 2인1조로 합숙했는데 프놈펜 툴콕 지역의 13층 건물을 사용하다가 지난 8월, 현지 단속을 피해 센소크 지역 7층 건물로 이전해 범행을 이어오던 중 현지 수사 당국에 의해 검거됐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경제적 이익을 목적으로 SNS 구직 광고나 조직원을 통해 범죄단체에 가입했다고 진술했으며 사기임을 알고도 범행을 지속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의자 대부분은 현지에서 구금된 중에도 총책이 이른바 관작업을 통해 자신들을 석방시켜 줄 것이라는 말만 믿고 대사관의 도움을 거절하고 귀국하지 않았다. 셀허브 사건 간부들은 타 사건에도 연루됐다. 지난 7일 캄보디아 바벳에 인접한 베트남 떠이닌 지역 국경 검문소 인근에서 30대 여성 B씨가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는데, 숨지기 직전까지 셀허브 간부와 같이 있었다. B씨의 사인은 마약 과다 투약이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B씨가 셀허브에서 한국인 명의의 대포통장을 공급해 왔다고 보고 있다. A씨는 “셀허브에서 일할 사람을 모집하는 역할을 했던 B씨인데 통장을 팔려고 캄보디아에 도착한 한국인들을 유인해 범죄 단지로 팔아넘기고 유인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실제 정보·수사기관도 B씨에 의해 범죄 단지에 넘겨지는 피해를 입거나 유흥업소 일을 강요당한 사례를 확인하고 조사 중이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사실상 마약을 강제로 과다하게 투약당한 살인사건이라는 첩보는 아직 확인 중”이라며 “특정 조직과 사이가 좋지 않았던 건 현지 경찰도 수사 중인 내용”이라고 말했다. 대개 조직폭력배 출신…지휘는 중국 조직이 맡아 40억 피해액 환수 불가능 “자금 세탁 끝났다” 첫 데이트하던 연인을 치어 여교사를 숨지게 했던 이른바 ‘대전 머스탱 교통사고’의 피의자도 셀허브 조직원으로 확인됐다. 피의자 전모씨는 2019년 2월10일 오전 10시14분 대전 중구 대흥동에서 면허도 없이 외제차를 운전하던 중 인도를 걷던 조모씨와 박모씨를 들이받아 박씨를 숨지게 하고, 조씨에게 중상을 입혔다. 전씨가 대여한 외제차는 불법 대여 차량이었다. 이 차량은 애초 대구에 사는 C씨가 자신 명의로 캐피털에서 월 115만원씩 주는 조건으로 60개월간 대여한 것이다. C씨는 사촌 안모씨와 함께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나모씨가 올린 ‘외제차 저렴하게 빌려줄 사람을 찾는다”는 글을 보고 접근, 한 달에 136만원씩 받기로 하고 대여한 머스탱 차량을 재임대했다. 나씨는 이렇게 빌린 머스탱 차량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해 “외제차를 빌려준다”고 광고하며 또다시 대여업을 했다. 전씨는 나씨가 올린 이 글을 보고 일주일에 90만원씩 주기로 약속하고 머스탱을 빌려 운전했다. 매년 확정되는 범죄수익 추징금은 30조원을 넘지만 환수 금액은 1%에도 미치지 않는다. 법무부가 캄보디아에서 보이스피싱과 로맨스 스캠 등의 범죄로 발생한 현지 범죄수익을 국내로 환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우선 법무부는 “캄보디아 내에서 벌어진 범죄 가운데 현재 국내에서 수사 중이거나 재판 중인 사건이 1차 현지 수사 의뢰 대상”이라며 “이후 국내에서 유죄 선고를 받으면 최종적으로 환수 대상이 된다”고 밝혔다. 국제형사사법공조 조약에 따르면 해외에서 발생한 범죄라 하더라도 피해자가 국내에 있고 피해액이 특정될 경우, 우리 정부가 해외에 범죄수익 환수를 요청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2019년 캄보디아와 국제형사사법공조 조약을 체결해 2021년 정식 발효됐다. 주요 간부들 타 사건 연루 정보기관 관계자는 “범죄자 개인이 아닌 조직을 대상으로 한 범죄수익 환수 사례는 거의 없다. 특히 국내에서 수사와 재판이 끝나야 한다”며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나서는 건 좋지만 이미 늦었다. 범죄조직 특성상 이미 코인이나 대포 통장으로 제3국에 은닉하거나 세탁을 하고도 남았을 시간”이라고 지적했다. 부장검사 출신 한 변호사도 “수사가 끝나고 유죄 판결이 나기까지 수년이 걸리는데 환수 절차는 이 모든 사법절차가 종료돼야 가능하다. 특히 조세회피처로 범죄수익을 옮겨놨다면 환수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봤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