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새누리 구원투수 김희옥 혁신비대위원장

두달짜리 수장 ‘급한 불부터 끈다’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새누리당 집안싸움이 점입가경이다. 4·13총선 참패 후 당을 이끌 혁신비대위원장 인선을 두고도 잡음이 끊이질 않았다. 이런 잡음 끝에 김희옥 전 헌법재판소 재판관이 혁신위원장에 임명됐다. 김 위원장이 임명되면서 새누리당 지도부 공백 사태는 일단락 됐다. 김 위원장은 전국위원회 추인으로 공식 임명된 후 전당대회에서 새로운 지도부가 선출될 때까지 새누리당을 이끌게 된다.

새누리당이 지난달 26일 혁신비대위원장으로 김희옥 전 헌법재판소 재판관을 내정했다. 민경욱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 브리핑에서 “당내 여러분들이 좋은 분이라고 추천한 김희옥 위원장을 정진석 원내대표가 이틀 전 처음 만나 혁신위원장을 맡을 것을 간곡히 요청했다”며 “이에 김 위원장은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했다. 그간 몇 차례 통화가 있었다”고 말했다. 민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수락 결심을 알렸다고 설명했다.

계속되는 갈등
포청천 노릇?

민 원내대변인은 “김 위원장은 청렴하고 원칙을 지키는 소신으로 국민의 눈높이에서 새누리당이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내려놓을지 판단해 줄 수 있는 경륜의 소유자”라며 “우리당의 진지하고 활발한 혁신 논의를 이끌 적임자로 판단돼 발탁됐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심의관을 했던 경험이 있어 국회 입법과정에도 매우 밝은 인사”라고 평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는 정당으로 혁신하는 데 작은 힘이라도 보태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목적이 정당하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혁신하고 쇄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7월 말∼8월 초로 예상되는 전당대회에서 새 대표가 선출될 때까지 당 대표를 겸임하며 당 혁신작업을 추진하고 전당대회를 준비하게 된다. 김 위원장은 계파 갈등의 기폭제로 작용했던 비대위원 구성과 관련해서 “정식으로 위원장이 되면 전면적으로 새로 검토할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친박계 김선동 의원이 정 원내대표에게 추천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박근혜 정부에서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 위원장을 지냈으며, 국무총리·감사원장 후보로도 거론됐었다. 친박계 핵심인 최경환 의원의 전 지역구인 경북 청도에서 태어났으며, 박근혜 대통령의 측근인 이정현 의원과는 대학 동문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계파 간 이해관계에 휘둘릴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비박계에서는 당이 여러 차례 인선 논란으로 분란이 극대화된 만큼 이번에는 자제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비박계 한 의원은 “당이 어려운 상황이니 혁신의 의지가 매우 중요하다”며 말을 아꼈다.

지도부 공백 일단락…전당대회까지 컨트롤
‘점입가경’ 총선 참패·당 내분 해결책 있나

이런 계파 갈등을 불식하기 위해 김 위원장은 계파 청산에 주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지난달 30일 김 위원장은 “부정적인 계파 분파 활동으로 통합을 해치는 구성원은 당의 공식 윤리기구를 통해 제명 등 강한 제재를 할 수 있도록 제도화하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20대 국회 첫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 위원장은 불과 두 달여 남은 전당대회 전까지 총선 참패와 당 내분을 해결할 대책 마련으로 할 일이 태산이다. 그가 순항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하지만 잠정적으로 8월 초로 예정돼 있는 전당대회 전까지 당초 계획한 새누리당의 혁신을 제대로 이룰지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많다. 김 위원장은 새누리당이 시급히 바꿔야 할 점이나 향후 과제, 계파갈등 청산해법 등을 묻는 질문에 “현재로서는 구체적으로 답하기 어렵다”는 답변만 반복했다.
 

사실상 친박계의 의도대로 외부 인사가 혁신의 키를 잡았고, 정치 경험도 사실상 전무해 과연 김 위원장이 혁신의 칼을 제대로 휘두를 수 있겠느냐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이 결국 전당대회를 치르기 위한 관리형 위원장에 그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김 위원장의 첫 혁신 시험대는 비대위원 인선이 될 전망이다. 김 위원장은 비대위 인선과 관련 “전면적으로 새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김 위원장은 비박계 중심의 비대위 인선이 친박계의 반발로 무산됐었던 만큼 어느 계파에도 치우지지 않은 기계적 인선을 할 가능성이 높다.

혁신 과제의 강력한 추진도 난제다. 김 위원장은 오랫동안 법조계에 몸담았고, 법조계를 떠난 후에는 동국대 총장과 정부공직자윤리위원장을 지내 사실상 정치 경험이 전무하다.

현재 당 안팎에서는 혁신비대위가 총선 참패 원인을 분석해 계파 청산을 비롯한 혁신 과제를 내놓고 이를 강력히 실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지만 당 사정을 속속들이 알지 못하는 김 위원장이 이를 힘있게 추진할 수 있을지에 물음표가 붙는다.

계파갈등 제재?
탈당의원 복당?

특히 오는 8월로 예정된 전당대회 출마자들의 혁신안을 놓고 총선 참패 책임을 묻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어 혁신 비대위가 총선 참패 원인 분석에 나설 지조차 현재로서는 미지수다. 이와 관련 정 원내대표는 “혁신 전대로 가겠다. 나오고 싶은 사람은 다 나와서 백가쟁명식 안을 갖고 진검승부를 해라. 그런 안이 하나 있을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사실상 전대를 통해 총선 참패의 책임을 가리자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경상북도 청도 출신으로 경북고등학교와 동국대 법대를 졸업, 1976년 제18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검사가 됐다.

2006년 헌법재판소 재판관으로 임명됐고, 2011년 동국대 총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총장 퇴임 후 지난 2월 까지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 위원장을 맡아왔다.

김 위원장은 헌법재판관 등으로 재임하면서 국법 질서 확립과 국민의 기본권 보장, 헌법 수호 등에 기여한 공로로 2011년 이명박 대통령으로부터 청조근정훈장을 받았다. 청조근정훈장은 공직자로서 직무에 최선을 다해 공적이 뚜렷한 사람에게 주는 훈장인 근정훈장 5종 가운데 최고 등급이다.

김 위원장을 둘러싼 논란도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014년 아들의 경기대 교수 특혜 임용 논란과 KCC 수의계약 등 각종 의혹에 휘말리며 동국대 총장 연임을 포기한 바 있다.

지난 2014년 김 위원장의 아들이 경기대 교수 특혜 임용 논란이 불거졌다. 당시 법학과 신임 교수에 지원한 김 위원장 아들은 최종 심사 결과 1순위 자에 비해 9.27점 뒤진 차점자였지만 당시 박승철 경기대 이사장의 영향력 행사로 1순위 자를 제치고 임용됐다.
 

이 과정에서 김 위원장은 2013년 경기대의 교수초빙 접수 직후 서울 모 처에서 경기대 법학과의 한 교수와 저녁식사를 했다는 '청탁'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저녁식사를 했다는) 법학과 교수과 박 이사장을 알지도 못한다, 교수 채용 과정에서 만나거나 전화통화를 한 적도 없다”고 해명한 바 있다.

헌법재판소 재판관 출신
획기적 쇄신안 마련 자신


'청탁' 의혹의 진위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법원은 채용 과정의 하자를 지적했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2014년 12월 관련 교수 임용 무효 소송에서 “당초 전형과정에 없던 경기대 재단 이사장의 개별 면접과정이 추가돼 2순위와 1순위가 뒤바뀌어 김모 씨가 채용된 점이 인정된다”며 채용 무효를 판결했다.

KCC 수의계약 논란은 김 위원장이 동국대 총장 연임 도전 중 불거진 사안이다. 사학기관재무회계규칙에 따라 2억 원 이상의 공사계약을 체결할 경우 천재지변 등의 이유가 없는 한 ‘경쟁입찰’을 통해 업체를 선정해야 한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이를 지키지 않고 수백억 원 규모의 대형공사를 수의계약 형태로 KCC에 몰아줬다는 의혹이다.

특히 정상영 KCC 명예회장과 김 위원장이 법대 선후배인 점, 정 명예회장이 김 위원장의 총장 연임에 우호적인 인사였던 점이 주목됐다. 이 논란은 법적인 결론 없이 끝났다. 김 위원장은 2014년 11월 “모교 발전을 위해 한 번 더 봉사하고자 했으나 종립대학 총장직은 1회로 한정함이 좋고 연임은 좋지 않다는 종단 내외 뜻을 받들어 재임 뜻을 철회하고 18대 총장 후보에서 물러나고자 한다”라며 총장 후보에서 자진사퇴했다.

할 일이 태산
끝까지 순항?

김 위원장은 2006년 헌법재판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땐 병역기피 의혹으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의 공격을 받기도 했다. 당시 한나라당 이주영·박세환 의원은 “후보자가 1972년 징병검사를 기피한 것으로 돼 있고 1975년 질병으로 병역을 면제 받았는데 그 구체적 사유가 나와 있지 않다”라고 따져 물었다. 이에 김 위원장은 “징병 검사를 기피한 사실이 없다”라며 “최근 경위를 확인해 보니 행정 착오로 잘못 기재됐던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해명했다. 

 

<min1330@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비대위원 10명은? 내·외부 인사 5:5

새누리당은 2일 혁신비상대책위원회 내부 위원에 비박(비박근혜)계 김영우·친박(친박근혜)계 이학재 의원을 내정했다.

또 외부 위원에는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 유병곤 서강대 겸임교수, 정승 전 식품의약품안전처장, 민세진 동국대 교수, 임윤선 변호사 등 5명을 내정했다.

이로써 새누리당은 김희옥 혁신비대위원장에 이어 비대위원 10명을 모두 내정했다. 비대위원 가운데 내부 인사와 외부 인사 비율은 5:5로, 내부 인사 중에는 정진석 원내대표, 김광림 정책위의장, 홍문표 사무총장 대행이 당연직 비대위원으로 포함됐다.

새누리당은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전국위원회와 상임전국위원회를 잇달아 열어 비대위원장과 위원 인선안을 추인한다.

정진석·김광림·홍문표·김영우·이학재
오정근·유병곤·정승·민세진·임윤선

모두 11명으로 구성되는 혁신비대위는 오는 7월 말에서 8월 초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전당대회 개최를 준비하고 총선 참패 후 내홍을 겪어온 당을 정상화하고 쇄신하는 임무를 담당하게 된다.

김정재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비대위원 인선 배경에 대해 “국민 눈높이에서 당 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인사, 위공무사의 정신으로 흔들림 없이 당 혁신에 충실할 수 있는 인사, 당 화합을 이끌어낼 수 있는 인사를 인선한다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앞서 새누리당은 지난달 17일 정 원내대표를 비대위원장으로 하고, 김용태 의원을 혁신위원장으로 하는 비대위와 혁신위를 동시에 출범시키려 했지만 친박(친박근혜)계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당시 비대위원에는 김영우 김세연 이진복 홍일표 한기호 의원과 이혜훈 정운천 당선인 등이 내정됐지만, 새로운 비대위 구성과정에서 이중 김영우 의원만 비대위원에 포함됐고 나머지는 모두 제외됐다. <창>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광주 노른자위 땅을 개발하는 사업이 건설사 간의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총사업비 2조여원의 초대형 프로젝트가 양측이 제기한 고소·고발로 표류하는 모양새다. 갈등의 본질은 사업을 좌지우지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의 최대주주 지위가 누구에게 있는지다. 최근 지분확보를 위한 소송 과정서 의문의 돈거래가 포착됐다. 2020년 7월1일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도시계획시설서 도시공원으로 지정해놓은 개인 소유의 땅에 20년간 공원 조성을 하지 않을 경우 땅 주민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도시공원서 해제하는 제도인 ‘도시공원 일몰제’가 시행됐다. 도시공원 일몰제의 도입으로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민관 합작 윈윈 사업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민간에 사업시행권을 주고 공원을 조성해 지자체에 기부채납하도록 하는 제도다. 민간 사업시행자는 공원부지 30% 범위서 아파트 건설 등 비공원사업을 진행해 수익을 챙길 수 있다. 정부나 지자체는 민간 자본으로 공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민간 사업시행자는 주택 공급 사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서로 이득 볼 수 있는 구조다. 현재 전국 각지서 진행하고 있는 민간공원 특례사업 중 ‘중앙공원 1지구 민간공원 특례사업’의 규모가 가장 크다. 광주시 서구 금호동과 화정동, 풍암동 일대 243만5027㎡에 공원시설과 비공원시설을 건축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비공원시설 부지에는 지하 3층~지상 28층, 39개동 총 2772세대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총사업비가 2조2000억원에 달한다. 2020년 1월 사업시행사인 특수목적법인(SPC)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이하 빛고을)이 설립되면서 추진되기 시작한 사업은 최근 시행사 지위와 시공권 등을 두고 고소·고발이 난무하고 있다. SPC 설립 시점부터 컨소시엄에 참여한 한양과 이후 시공자로 들어온 롯데건설, 지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우빈산업, 케이앤지스틸 등이 갈등의 주체다. SPC 빛고을 설립 초기 한양이 30%로 최대주주, 우빈산업(25%), 케이앤지스틸(24%), 파크엠(21%) 등이 주주로 참여했다. 한양이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의 SPC 빛고을 참여를 위한 초기자본 49억원을 댔다. 한양이 우빈산업에 49억원을 빌려주고 우빈산업이 다시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대여해 지분을 분배했다. 이때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콜옵션’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콜옵션은 특정한 기초자산을 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행사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다시 말해 우빈산업은 언제든지 원할 때 케이앤지스틸의 지분을 회수할 수 있는 조건을 걸어둔 것이다. ‘초대형’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이면 한양-케이앤지스틸 모종의 관계 의혹 SPC 빛고을 주주구성에 변화가 생긴 시점은 컨소시엄 구성 당시 한양이 맡기로 한 시공권이 롯데건설로 넘어가면서부터다.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의 지분 24%를 위임받아 주주권을 행사해 롯데건설과 중앙공원 1지구 아파트 신축 도급 약정을 체결했다. 이 과정서 30% 지분의 한양은 배제됐다. 롯데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할 당시 우빈산업에 지분을 위임했던 케이앤지스틸의 태도가 변한 시기는 2022년 5월경으로 추정된다. SPC 빛고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25억3000만원(대여금 24억원+이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빌린 돈을 갚았으니 24% 지분만큼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맺었던 콜옵션을 행사하고 49%의 지분을 확보해 SPC 빛고을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우빈산업 내부 사정이 변하면서 한 차례 더 지분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우빈산업은 대출금 100억원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부도 처리됐다. 지급보증을 섰던 롯데건설은 우빈산업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넘겨 받으면서 49%를 확보했다. 지분양도는 롯데건설이 근질권(담보물에 대한 권리)을 행사해 채무를 대신 갚아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우빈산업이 빠진 자리에 롯데건설이 들어오면서 현재 기준 빛고을 SPC 지분구조는 한양 30%, 롯데건설 29.5%, ㈜파크엠 21%, 허브자산운용 19.5%로 재편된 상태다. 허브자산운용이 보유한 19.5%는 롯데건설로부터 양도받은 것이다. SPC 빛고을 내에서 롯데건설의 발언권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뉜 지분 콜옵션으로? 사업시행권과 시공권을 두고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이 궤를 같이 하면서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쟁점은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이 가진 지분이 최종적으로 누구의 소유냐는 것이다. 두 회사의 지분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바뀔 수 있다.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을 갚았으니 24%에 대한 주주권이 자사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양은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우빈산업에 49억원의 출자금을 대여하면서 맺은 특별약정을 내세웠다. 해당 약정에 한양이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비공원시설 시공권을 전부 갖는데 우빈산업이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항목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우빈산업이 주도해 롯데건설로 시공사를 바꾼 것은 특별약정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광주지방법원은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이 각각 우빈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서 모두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주주권 확인 소송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우리가 SPC 주식을 실제로 소유한 주주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한양 관계자도 “1심 법원은 우빈산업이 한양에게 49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보유 주식 25% 전량을 양도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건설은 소송 판결 한 달 전, 우빈산업의 지분을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우빈산업이 한양에 양도할 주식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과정서 한양은 우빈산업의 ‘고의 부도’를 의심하고 있다. 한양은 1심 법원 판결을 근거로 자사가 지분 55%(한양 30%+우빈산업 25%)의 SPC 빛고을 최대주주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대법원서 한양에 ‘시공권이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놓으면서 시공자 지위는 잃게 됐다. 소송 이겨도 지위 잃었다 최근 SPC 빛고을 지분 갈등서 케이앤지스틸의 역할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케이앤지스틸은 상하수도 설비공사 업체로 2003년에 설립됐다. SPC 빛고을에 우빈산업과 함께 참여했다가 현재는 빠진 상태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전 대표가 우빈산업과 친분이 있어서 (SPC 빛고을에)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 사태서 롯데건설과 우빈산업은 이른바 ‘비한양파’로 묶여있다. 두 업체의 지분 이동도 비교적 명확히 드러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은 두 업체 모두 우빈산업과 소송을 진행하면서도 서로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적(우빈산업)이 같을 뿐 특별히 관계가 있는 업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양의 모기업인 보성그룹 계열사에 속한 ‘앤유’라는 업체가 케이앤지스틸에 2022년 4월, 2억원을 빌려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앤유는 이기승 보성그룹 회장의 동생인 이점식씨가 지분 83.6%를 가지고 있는 친족회사다. 전기 조명장치 제조업체로 2007년에 설립됐다. 2022년 기준 매출은 28억2900만원, 영업이익은 3억300만원으로 확인된다. 한양과의 거래를 통해 27억79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앤유는 케이지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주는 과정서 1주일짜리 주식근질권을 설정했다.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이 2억원을 갚지 못하면서 케이앤지스틸의 주식이 전부 앤유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의 대표이사를 비롯해 사내이사 3명 등 4명이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1명은 앤유 대표인 정모씨의 아내로 추정된다. 케이앤지스틸 수뇌부가 물갈이된 것이다. 당시 케이앤지스틸의 채무가 수십억원에 이를 정도로 적자가 누적된 상태였다고 해도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배권을 넘겨준 것을 두고 석연찮은 의문이 일었다. 1주일이라는 짧은 주식 근질권 설정도 의문으로 떠올랐다. 보성그룹에 기생하는 ‘앤유’ 푼돈 주고 1주 만 회사 꿀꺽? 더 흥미로운 대목은 같은 해 5월 케이앤지스틸이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 25억3000만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는 의혹이 동시에 불거진 점이다. 다시 말해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분 100%를 앤유에 넘겨주고 한 달 만에 20억원이 넘는 돈을 융통해 SPC 빛고을 지분을 확보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여기에 우빈산업을 상대로 한 주주권 확인 소송 등에 김앤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하면서 수임료에 대한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케이앤지스틸이 지분확보를 위해 사용한 자금 출처가 한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양 입장서 케이앤지스틸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확보하면 54%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대법원 판결로 시공자 지위는 상실했지만 롯데건설에 넘어가 있는 시공권을 흔들 수 있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분 갈등 구조가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로 정리되는 셈이다. 하지만 한양과 케이앤지스틸 모두 두 업체 간 모종의 관계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앤유라는 계열사가 있는지도 잘 몰랐다. 앤유서 케이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줬다거나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우빈산업서 (1심)소송에 져서 계속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듯하다. 대응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보다 광주시가 우빈산업과 결탁해 여러 가지로 유리하게 상황을 봐주고 있다고 판단해 광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광주시는 사업시행자이자 감독관청으로서 해야 할 일이 참 많은데 그런 일을 하지 않아 공모 제도가 다 무너졌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광주시의 행정행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석연찮은 자금 출처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한양이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에 대해 “우빈산업서 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주주가 들어와 투자가 이뤄지면서 주금 대여금을 갚은 것이다. 우빈산업에서는 (우리가)한양의 위장계열사 아니냐, 대표이사 선임 과정이 의심스럽다, 자금 출처가 어디냐 같은 의혹을 제기하는데 그건 주주권 확인 소송서 져서 그러는 것이다. 한양이랑 우리랑은 큰 관계가 없는데 자꾸 엮어서 흠집을 내려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4월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 케이앤지스틸 대표로 오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이 사업이 잘 마무리되면 우리 회사에 300억원 정도의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행이익을 1100억원으로 계산했을 때 우리 회사 지분이 24% 정도니까 그렇게 계산한 것이다. 수익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회사를 맡게 됐고, 새로운 주주들도 그 사업성을 보고 투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