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법과 불법 사이' 흥신소 채권추심의 함정

“떼인 돈 받아드립니다”정말?

[일요시사 취재1팀] 신상미 기자 =  떼인 돈 받아드립니다못 받은 돈 회수

거리를 걷다보면 이 같은 현수막이나 전단, 전봇대의 스티커를 가끔 볼 수 있다. 간단명료하면서도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기재된 번호로 전화해보고 싶은 생각도 들게 만든다. 영화에서 본 것처럼 빚 독촉을 하는 것인지 궁금하게 하기도 한다. 이러한 현수막과 광고는 누가 붙이고 어떤 방식으로 채무를 받아주는 것일까.  

이런 광고는 대부분 신용정보회사(채권자를 대신해 채무자에게 채권추심을 대행해주는 회사)가 붙이는 것이다. 신용정보회사는 채무금을 받아낸다는 업무특성상 기획재정부로부터 허가를 받은 회사만 사업을 할 수 있도록 돼 있다. 2016년 현재 29개 신용정보사가 기재부의 허가를 받아 채권추심행위를 하고 있다.

업체 30% 이상
‘해결사’ 노릇

의뢰자 입장에선 기재부의 허가를 받은 업체인지 먼저 확인해야 하고, 법무법인에 문의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법무법인을 통해 재산조사와 통장 압류, 유체동산(가재도구, 집기 등 재산권을 제외한 물건 및 유가증권) 압류, 재산명시신청, 감치명령 등 강제집행절차를 밟을 수 있다. 채무자가 재산을 처분하지 못하도록 법원에 ‘가압류’ 신청을 한 후 공탁을 할 수 있고, 형사고소 등도 병행할 수 있다. 

물론, 이러한 합법적인 테두리 안에서만 채권추심이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금융감독원은 이러한 광고 중에서 약 30% 이상이 소위 ‘해결사’를 자처하는 불법추심업체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금감원 통계에 따르면, 불법추심 관련 민원은 2013년 4535건, 2014년 3090건, 2015년 3197건, 올해 1/4분기 900건으로 집계되는 등 지난 수년간 꾸준히 증가해왔다.


금감원 관계자에 따르면 “2013년께부터 증가 추세에 있다. 지자체에서 강력하게 대응 관리 중”이라면서 “민원을 받고 조사를 하다보면 공식적으로 말하긴 어렵지만 암흑계와 관련이 있는 것 같다. 조직폭력배들이 하는 업무 중 한 부분을 차지한다”고 밝혔다.

금감원의 또 다른 관계자는 불법 추심 행위 유형에 대해 “영업장에 찾아오고 행패부리고 주변사람들에게 알려 창피하게 한다”며 “그나마 그런 것들은 신고를 하기라도 하지만 조직폭력배와 연결된 것은 더 심한 데도 신고가 안 될 수 있다”고 했다.
 

공정채권추심법에 의하면 미등록 대부업체나 채권추심권한이 없는 사람이 추심을 하는 경우, 채권추심자가 채무내용을 제3자에 알리거나 제3자에게 변제를 요구하는 경우, 폭행·협박·감금 등 과도한 추심행위를 하는 경우는 모두 불법이다.

이렇게 음지에서 일어나는 불법적 빚 독촉 행위가 근절되지 않는 것은 신용정보회사를 통해 법에 의해 빚 독촉을 하는 일이 불가능한 사람들이 불법업체에 기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판결문이나 공증서 등 법적인 효력이 있는 증빙자료가 있어야 신용관리사들이 채무자를 상대로 추심을 시작할 수 있다. 그런데 법적 절차는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 그나마 ‘차용증’을 써두지 않았다면 소송에서 이기기도 어렵다.

“못 받은 돈 회수” 전화 해보니…
누가 붙이고 어떻게 채무 받나

한 신용관리사는 “차용증이나 공증서 등 증빙서류가 없으면 접수 자체를 받을 수가 없다”면서 “의뢰를 받는 것이 추심법상으로 금지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7년 동안 어렵게 모은 5000만원을 빌려줬는데 받지 못했다고 울면서 전화한 의뢰인도 있었다. 차용증이 없어서 도울 길이 없었다. 눈물 없이 들을 수 없는 사연이 많다. 우리도 도울 길이 없어 답답하다”고 안타까워했다. 


이 신용관리사에 의하면 다양한 채권이 추심대상이 된다. 상거래채권이 주를 이루지만 2010년 신용정보법이 개정되면서 개인 민사채권 의뢰도 증가하고 있다. 병원 입원 채권도 있다. 병원에 입원해 치료만 받고 도주하는 행위에 따른 것이다. 그는 “내연남을 남편 명의로 입원시켰다가 남편에게 들켜서 이혼 당한 부인도 있었다”고 귀띔했다. 

이렇게 지인을 믿고 금전을 빌려주면서 차용증 등을 써두지 않은 경우에 채무자가 대여가 아닌 ‘증여’라고 주장할 경우 소송에서 이기기 어렵다. 또 수년에 걸쳐 소송에서 이겨 ‘지급명령’을 받아도 채무자가 재산을 은닉하거나 파산신청, 개인회생신청을 통해 면책 받을 경우, 추심행위가 금지된다. 대부분 악성 채무자는 이러한 법의 맹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다수의 피해자가 양산되는 경우도 흔하게 찾아볼 수 있다. 그래서 서민들 중 상당수는 불법추심업체의 유혹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비용은 얼마?
20∼50% 수수료

그렇다면 이러한 불법추심업체는 어떤 방법으로 채무를 받아내고, 비용은 얼마나 요구할까. 인터넷에선 “직접 만났더니 50%의 수수료를 요구했다” “선수금만 받고 잠적하는 사기가 많다” “수수료를 받은 다음 더 달라고 요구한다” 등의 글이 눈에 띄었다. 심부름센터 등 추심업체 여러 곳에 직접 전화로 문의를 한 결과, 저마다 ‘못 받은 돈’을 받아내는 다양한 노하우를 제시했다.
 

A업체는 채권전문팀을 운용하고 있다며 1년 이상 지급기일이 경과된 채권은 30%, 미만은 20%의 수수료를 받는다고 했다. 착수금을 미리 입금해야 추심에 들어갈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이 업체는 일단 ‘채권양수도 계약서’를 써서 자기 업체에 채권을 넘겨야 한다고 했다. 헐값에 채권을 사고파는 행위의 실체를 해당 업체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업체 관계자는 차용증 등 증빙서류가 없어서 법적 절차를 밟지 못했던 경우도 매매계약을 통해 양수인이 되면 소송이 가능하다고 했다. 그는 “그간 양수금 소송을 거의 다 승소했다”면서 “판결을 받으면 강제집행할 수 있고 시간 제약 없이 전화를 할 수도 있고, 주말에 찾아갈 수도 있다. 채무자에게 공증서를 쓰게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현행법에선 오전 9시 이전, 오후 8시 이후 추심행위는 금지돼 있다.

그는 채권을 넘긴다는 계약서를 작성해도 지급에 성공하면 앞서 밝힌 수수료 20%만 지불하면 된다고도 했다. 계약서는 금전을 받아내기 위한 명목일 뿐이라는 설명이었다. 이 관계자는 “일단 만나자”며 적극적으로 영업을 시도했다.

이에 대해 한 법조계 관계자는 “법적으론 막을 수 없다”고 전제한 후 “채권자 입장에선 포기한 금전이라고 생각하고 일부만이라도 받고자 채권을 넘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B 업체 역시 20%의 수수료를 요구했다. 계약금을 받고 추심에 착수한 후 차례로 중도금과 잔금을 받는다고 했다. B 업체 관계자는 일단 거주지를 파악한 후 부모 등 가족을 찾는 일이 중요하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부모만 찾으면 대신 변제해주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는 “경찰 신고도 병행해야 한다. 전체 금액이 안되면 일부라도 받겠다는 마음을 먹어야 한다. 3∼4명이 가족을 가장해 동행한다”고도 했다. 또 폭행을 가하지는 않지만 법과 상식이 통하지 않는 채무자가 많으므로 법의 테두리 안에서 하기 어렵다고도 했다.  

전화선 너머의 관계자는 “채무금이 너무 크면 갚을 의지가 없어서 받기가 어렵다”며 “찾아가면 도망가지도 않고 태연히 살던 곳에서 살면서 못 갚는다는 말만 되풀이 한다. 몇 천 정도면 갚고 편하게 살겠다는 의지가 있어서 그나마 받아내기 쉽다”고 귀띔했다. 

대부분 신용정보회사 홍보물
29개 업체 허가받고 추심행위


마지막으로 접촉한 C 업체는 “추심은 대행하지 않는다. 돈을 갚지 않고 도주한 사람은 찾아줄 수 있다”고 했다. 업체 측은 “돈을 갚으라고 다그치거나 협박하면 큰일 난다”면서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대신 그는 “이름, 본인 명의의 휴대전화 번호, 주민번호 앞자리, 사진만 있으면 이틀 안에 찾는다”며 “사례는 80만원”이라고 제시했다.

이 일을 10년 이상 했다는 이 관계자는 “채무자들 대부분은 주민등록지에 살지 않는다. 도망 다니면서 원룸, 고시원, 찜질방에서 먹고 잔다. 그런 사람은 돈을 여기저기서 빌려서 피해자가 여럿이다. 그래서 찾기가 더 쉽다. 원가는 15만원 뿐이고 나머지는 인건비, 장비 명목이다. 더 이상은 영업 비밀이라 말할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그는 착수금조로 30만원을 입금하면 잔금은 은신처를 알려주기 직전에 받는다고 했다. 

“도주한 사람도
찾아줄 수 있다”

이렇듯 업체들은 예상보다 낮은 20∼30%의 수수료를 요구했다. 또 일절 추가요금이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앞서 금감원 관계자는 “법정수수료는 30% 미만인데, 불법추심업체는 성공보수금 등 각종 수수료 명목으로 30% 이상 요구한다”며 “합법적인 것이 아니라 불법적으로 하는 걸 서로 아니까 그런 걸 빌미로 ‘불법추심을 교사하는 거 아니냐’며 나중에 추가적으로 각종 명목을 붙여 더 달라고 한다. 심부름 업체는 조폭 수준의 인사가 하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돈을 받는 게 목적”이라며 의뢰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이렇듯 불법추심업체를 이용하면 오히려 협박당할 수도 있고 ‘불법추심행위교사’ 혐의로 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법의 테두리 안에서 추심하는 업체라도 관련 법을 완벽히 준수하면서 추심을 하는 것도 아닌 것으로 보였다. 취재 결과, 추심업체는 합법과 불법의 경계를 드나들며 빚 독촉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앞서 금감원 관계자는 “등록된 신용정보회사나 대부업체라도 불법, 탈법추심을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에서 부여한 자격을 갖춘 신용관리사라 할지라도 거주지나 직장으로 찾아가 협박성의 발언을 하거나 밤늦은 시간에 전화를 하거나 가족 등 제3자에게 채무변제를 요구하는 일들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신용정보회사 측도 나름대로 할 말이 있다. 한 신용정보업체는 “미안해하고 일부라도 변제하면 우리에게 맡기지 않는다”며 “채무자가 되려 화를 내고 ‘배 째라’하면 배신감을 느끼고 의뢰하는 경우가 많다. 돈을 받기 위해 채권자가 채무자를 달래고 사정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고 항변했다. 

이들 업체의 법정수수료는 30% 미만으로 정해져 있는데, 평균적으로 25% 내외의 수수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채무자의 재산조사와 신용조사를 위해 추가로 수십만원의 수수료를 받기도 한다. 연락이 안 되는 채무자는 직접 찾아다녀야 하기 때문에 교통비, 숙박비, 식비, 일당여비 등의 실비용도 따로 청구해 받는 경우도 있다. 지급기일이 1년 이상 지난 불량채권의 경우엔 조금 더 요구하기도 하지만 앞서 밝힌 법정수수료 이상으로 받을 순 없다. 따라서 의뢰자 입장에선 허가받은 업체인지 미리 확인해야 한다.

국내에 정식으로 등록된 신용정보회사는 29개 업체인데, 이름만 도용해 몰래 영업하거나 지점 개설 방식으로 명의를 빌려주고 수수료를 받아 챙기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실태에도 단속의 손길이 일일이 미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불법과 탈법 채권추심이 만연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업계에선 “현실적으로 법을 다 지켜가면서 돈을 받아내기는 불가능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그렇다면 신용정보회사들의 ‘개인 채권 회수율’은 어느 정도일까. 업계에 따르면 사적 거래에 관한 민사채권은 의뢰가 적은 편이고 상사채권이 대부분이다. 이것은 각 사의 영업 비밀에 해당하기 때문에 취재하기 쉽지 않았다. 그러나 신용관리사들이 주로 모이는 한 인터넷 카페에 따르면 5∼10% 이하라고 명시돼 있다. 실제론 그보다 낮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불법추심은 음성적으로 이뤄지는 특성상 회수율에 대한 정확한 통계가 없다. 금감원은 불법채권추심을 ‘5대 금융악’으로 규정하고 척결에 나서고 있지만 피해자 본인이 신고하지 않으면 피해를 구제하기가 어렵다.  

회수 얼마나?
5∼10% 이하

불법추심은 신고 전 증거자료의 확보가 중요하다. 평소 휴대전화 등의 녹취 및 촬영 기능을 잘 익혀두었다가 불법추심을 당할 경우 휴대폰을 이용해 통화 내용을 녹취하거나, 사진·동영상을 촬영하는 등 증거자료를 확보한 후 경찰(112) 또는 금감원 콜센터(1332)에 신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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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