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령777호 특별기획> 2010 대박 쫓는 사람들<현장보고> ⑤정통 新하우스 잠입

“단속 어렵다굽쇼?” 배달부, 경찰을 비웃다


도박꾼들의 아지트. 예나 지금이나 ‘하우스’라 불리는 불법 도박장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너무나 가까웠다. 바로 옆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바짝 붙어있다. 지금 이 순간, 그곳에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도심, 주택가를 파고든 비밀 도박장에 잠입해봤다. 신분을 숨긴 기자는 사전에 지인의 감쪽같은 소개로 ‘하우스장’을 안심시켰다. 그리고 굳게 닫혔던 하우스 문이 열렸다.

패 쥐는 순간 ‘패’…하우스장만 ‘고리’로 짭짤
월수입 1000만원 “모두 꾼 주머니서 나온 돈”
파랑새? 까마귀만 ‘까악까악’


지난 11월20일 오후 9시 서울 영등포 한 오피스텔. 생각보다 밝았다. 하우스, 소위 도박장이라 어두컴컴한 실내를 예상했지만 전혀 음침하지 않았다. 자욱한 담배 연기만 이곳이 어딘지를 확인케 했다. 2대의 공기청정기와 창문 환풍기도 10명이 넘는 꾼들이 연신 피워대는 줄담배를 감당하지 못했다.

대박은 없다

주거용이 아닌 사무실 용도인 탓에 공간이 꽤 널찍하다. 족히 30평은 돼 보인다. 6인용 원탁 3개에 삼삼오오 모여 패를 들여다봤다. 1개의 원탁이 더 있었으나 멤버 부족으로 이날은 빈 상태였다.

각 원탁의 게임은 달랐다. 포커, 바둑이, 섰다판이 벌어졌다. 판돈이 눈에 띄었다. 수북이 쌓인 뭉칫돈을 예상했지만 이 역시 빗나갔다. 금·은·동색 코인이었다. 금색은 10만원, 은색은 5만원, 동색은 1만원권을 대신했다. 아는 사람이 오락실을 하는데 그곳의 코인을 가져와 베팅용으로 쓰고 있다는 게 하우스장의 설명이다.

꾼은 현금을 맡기고 코인을 받는다. 물론 나중에 판이 끝나면 남은 코인을 현금으로 다시 되돌려 받는다. 보통 하루 판돈은 적게는 500만원, 많게는 1000∼2000만원. 판돈이 큰 것처럼 보이지만 멤버가 고정돼 있어 돌고 돌아 결국 그 돈이 그 돈이란다.
하우스장 이모씨는 하우스엔 ‘대박’이 없다고 단언했다. 사기 때문일까. 아니었다. 이씨가 말한 이유가 그럴 듯하다.

“여기에 돈 따러 오는 사람은 없습니다. 처음엔 누구나 일확천금을 꿈꾸죠. 그렇게 한두 번 출입하게 되면 빚을 지게 되고, 본전 생각에 발길을 끊지 못하는 겁니다. 나중엔 습관적으로 패를 잡게 됩니다. 중독이 되는 거죠.”

옆에서 듣던 한 꾼도 이씨의 말을 거들었다.
“어제는 따고 오늘은 잃는 게, 또 오늘은 잃고 내일은 따는 게 도박판입니다. 돈 땄다고 판 떠나는 사람 못 봤어요. 잃으면 당연히 떠나지 못하죠. 그러니 이런 도박판이 계속 벌어지는 것 아닙니까.”

들쑥날쑥한 승자와 패자 사이에서 매일 같이 돈을 버는 사람은 따로 있다. 하우스장 뿐이다. 그는 자릿세 명목으로 시간당 ‘고리’를 뜯는다. 각 테이블은 이 고리를 내기 위해 자체적으로 게임 승자의 일정액을 모아놨다가 불입한다. 얼마 전까지 게임 승자에게 그때그때 바로 걷었지만, 하도 시비가 잦아 아예 정액제로 바꿨다고 한다. 테이블에서 모인 돈이 남으면 가장 많이 잃은 꾼에게 개평으로 준다.

이렇게 이씨가 챙기는 1일 평균 수입은 40∼50만원. 한달로 따지면 1500만원 정도 되는 셈이다. 적은 돈이 아니지만 도박판이란 특성상 “고작?”이란 의문을 품을 때 쯤 그는 덧붙였다. 부수입도 있단다. 코인을 바꿀 때 받는 팁과 돈을 꿔주고 받는 이자가 쏠쏠하다고 전했다. 이중 매일 10∼20만원씩을 ‘꼬마’라 불리는 20대 초반의 잔심부름꾼에게 주고, 월 임대료 200만원에 멤버들의 식대, 간식비 등을 빼면 이씨에게 떨어지는 한달 수입은 1000만원 안팎이다.

“1000만원. 많이 버는 것 같죠. 실제론 그렇지 않아요. 10년 넘게 이곳저곳에서 하우스를 운영했는데 그동안 꾼들에게 떼인 돈만 수억입니다. 도박자금을 대주는 ‘꽁지’가 있지만, 줄행랑치는 사람들이 많다보니 요즘엔 하우스장이 보증을 섭니다. 그래서 지금은 직접 돈놀이를 합니다. 여기에 단속으로 날린 벌금과 임대료만 해도 1억원이 넘습니다.”

잠입 전 기대(?)했던 ‘타짜’는 없었다. 망을 보는 ‘문방’, 도박판으로 유인하는 ‘꽃뱀’, 도박에서 돈을 잃어주는 ‘바람잡이’, 도박자금을 빌려주는 ‘꽁지’, 멍청한 ‘호구’도 없었다. 혹시 몰라 이씨에게 묻자 시큰둥한 답변이 돌아왔다.

“뭐, 영화 찍습니까.”
이어 이씨는 전문 도박사기단 얘기라고 잘라 말했다.

“영화 <타짜>에서 나오는 삭막한 하우스는 극히 드뭅니다. 그래서 이런 일당이 경찰에 잡히면 그렇게 난리가 나는 겁니다. 일반 정통 하우스는 멤버, 곧 사람을 상대로 하는 장사예요. 사기집단이 아닙니다. 하루 이틀 할 것도 아닌데 장난을 치면 손님 다 떨어집니다. 가끔씩 멤버 중 외지인을 데려오기도 하는데 아예 판에 앉히질 않습니다. 타짜가 아닌가 해서요. 오면 경계부터 하죠.”

타짜도 없었다

그렇다고 이 하우스가 합법은 아니다. 엄연한 불법이다. 국가에서 법률상 규정된 허가를 받지 않은 상태로 운영되는 사설 영업장은 모두 형법상 불법 사행행위에 해당한다. 국내 불법도박 산업의 경제적 규모가 53조원에 이른다는 보고가 놀라울 따름이다.

그런데도 경찰은 속수무책이다. 잡아도 잡아도 끝이 없다, 도심 깊숙이 파고든 비밀 도박장을 찾기 힘들다는 게 경찰들의 고충이다. 결정적인 제보 없이는 사실상 단속이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날 자정께 하우스에 도착한 야식 배달부가 경찰에 일침을 가할 만한 한마디를 툭 내뱉었다. 이 주변에 하우스가 많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었다.
“늦은 시간에 이렇게 많은 음식을 시키면 뭐하는 곳이겠습니까. 경찰이 배달원들만 두드리면 하우스 위치를 쉽게 알 수 있을 겁니다.”

이날 판은 다음날 오전 7시께 끝났다. 가장 많이 딴 사람은 600만원 정도를 챙겼고, 가장 많이 잃은 사람은 1000만원 가까이 됐다. 해장국으로 아침을 때운 이들은 헤어지면서 서로 인사를 주고받았다.
“어이, 이따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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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광주 노른자위 땅을 개발하는 사업이 건설사 간의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총사업비 2조여원의 초대형 프로젝트가 양측이 제기한 고소·고발로 표류하는 모양새다. 갈등의 본질은 사업을 좌지우지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의 최대주주 지위가 누구에게 있는지다. 최근 지분확보를 위한 소송 과정서 의문의 돈거래가 포착됐다. 2020년 7월1일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도시계획시설서 도시공원으로 지정해놓은 개인 소유의 땅에 20년간 공원 조성을 하지 않을 경우 땅 주민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도시공원서 해제하는 제도인 ‘도시공원 일몰제’가 시행됐다. 도시공원 일몰제의 도입으로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민관 합작 윈윈 사업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민간에 사업시행권을 주고 공원을 조성해 지자체에 기부채납하도록 하는 제도다. 민간 사업시행자는 공원부지 30% 범위서 아파트 건설 등 비공원사업을 진행해 수익을 챙길 수 있다. 정부나 지자체는 민간 자본으로 공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민간 사업시행자는 주택 공급 사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서로 이득 볼 수 있는 구조다. 현재 전국 각지서 진행하고 있는 민간공원 특례사업 중 ‘중앙공원 1지구 민간공원 특례사업’의 규모가 가장 크다. 광주시 서구 금호동과 화정동, 풍암동 일대 243만5027㎡에 공원시설과 비공원시설을 건축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비공원시설 부지에는 지하 3층~지상 28층, 39개동 총 2772세대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총사업비가 2조2000억원에 달한다. 2020년 1월 사업시행사인 특수목적법인(SPC)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이하 빛고을)이 설립되면서 추진되기 시작한 사업은 최근 시행사 지위와 시공권 등을 두고 고소·고발이 난무하고 있다. SPC 설립 시점부터 컨소시엄에 참여한 한양과 이후 시공자로 들어온 롯데건설, 지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우빈산업, 케이앤지스틸 등이 갈등의 주체다. SPC 빛고을 설립 초기 한양이 30%로 최대주주, 우빈산업(25%), 케이앤지스틸(24%), 파크엠(21%) 등이 주주로 참여했다. 한양이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의 SPC 빛고을 참여를 위한 초기자본 49억원을 댔다. 한양이 우빈산업에 49억원을 빌려주고 우빈산업이 다시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대여해 지분을 분배했다. 이때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콜옵션’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콜옵션은 특정한 기초자산을 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행사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다시 말해 우빈산업은 언제든지 원할 때 케이앤지스틸의 지분을 회수할 수 있는 조건을 걸어둔 것이다. ‘초대형’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이면 한양-케이앤지스틸 모종의 관계 의혹 SPC 빛고을 주주구성에 변화가 생긴 시점은 컨소시엄 구성 당시 한양이 맡기로 한 시공권이 롯데건설로 넘어가면서부터다.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의 지분 24%를 위임받아 주주권을 행사해 롯데건설과 중앙공원 1지구 아파트 신축 도급 약정을 체결했다. 이 과정서 30% 지분의 한양은 배제됐다. 롯데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할 당시 우빈산업에 지분을 위임했던 케이앤지스틸의 태도가 변한 시기는 2022년 5월경으로 추정된다. SPC 빛고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25억3000만원(대여금 24억원+이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빌린 돈을 갚았으니 24% 지분만큼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맺었던 콜옵션을 행사하고 49%의 지분을 확보해 SPC 빛고을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우빈산업 내부 사정이 변하면서 한 차례 더 지분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우빈산업은 대출금 100억원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부도를 내면서 지급보증 섰던 롯데건설에 보유지분 25%를 넘겼다. 지분양도는 롯데건설이 근질권(담보물에 대한 권리)을 행사해 채무를 대신 갚아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우빈산업이 빠진 자리에 롯데건설이 들어오면서 현재 기준 빛고을 SPC 지분구조는 한양 30%, 롯데건설 29.5%, ㈜파크엠 21%, 허브자산운용사 19.5%로 재편된 상태다. 허브자산운용사는 롯데건설로부터 지분을 일부 양도받은 것으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는 사실상 롯데건설인 셈이다. 나뉜 지분 콜옵션으로? 사업시행권과 시공권을 두고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이 궤를 같이 하면서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쟁점은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이 가진 지분이 최종적으로 누구의 소유냐는 것이다. 두 회사의 지분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바뀔 수 있다.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을 갚았으니 24%에 대한 주주권이 자사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양은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우빈산업에 49억원의 출자금을 대여하면서 맺은 특별약정을 내세웠다. 해당 약정에 한양이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비공원시설 시공권을 전부 갖는데 우빈산업이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항목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우빈산업이 주도해 롯데건설로 시공사를 바꾼 것은 특별약정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광주지방법원은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이 각각 우빈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서 모두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주주권 확인 소송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우리가 SPC 주식을 실제로 소유한 주주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한양 관계자도 “1심 법원은 우빈산업이 한양에게 490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보유 주식 25% 전량을 양도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소송 이겨도 지위 잃었다 반면 롯데건설은 소송 판결 한 달 전, 우빈산업의 지분을 인수해 최대주주(49%)가 됐다고 설명했다. 우빈산업이 한양에 양도할 주식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과정서 한양은 우빈산업의 ‘고의 부도’를 의심하고 있다. 한양은 1심 법원 판결을 근거로 자사가 지분 55%(한양 30%+우빈산업 25%)의 SPC 빛고을 최대주주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대법원서 한양에 ‘시공권이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놓으면서 시공자 지위는 잃게 됐다. 최근 SPC 빛고을 지분 갈등서 케이앤지스틸의 역할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케이앤지스틸은 상하수도 설비공사 업체로 2003년에 설립됐다. SPC 빛고을에 우빈산업과 함께 참여했다가 현재는 빠진 상태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전 대표가 우빈산업과 친분이 있어서 (SPC 빛고을에)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 사태서 롯데건설과 우빈산업은 이른바 ‘비한양파’로 묶여있다. 두 업체의 지분 이동도 비교적 명확히 드러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은 두 업체 모두 우빈산업과 소송을 진행하면서도 서로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적(우빈산업)이 같을 뿐 특별히 관계가 있는 업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양의 모기업인 보성그룹 계열사에 속한 ‘앤유’라는 업체가 케이앤지스틸에 2022년 4월, 2억원을 빌려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앤유는 이기승 보성그룹 회장의 동생인 이점식씨가 지분 83.6%를 가지고 있는 친족회사다. 전기 조명장치 제조업체로 2007년에 설립됐다. 2022년 기준 매출은 28억2900만원, 영업이익은 3억300만원으로 확인된다. 한양과의 거래를 통해 27억79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앤유는 케이지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주는 과정서 1주일짜리 주식근질권을 설정했다.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이 2억원을 갚지 못하면서 케이앤지스틸의 주식이 전부 앤유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의 대표이사를 비롯해 사내이사 3명 등 4명이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케이앤지스틸 수뇌부가 물갈이된 것이다. 당시 케이앤지스틸의 채무가 수십억원에 이를 정도로 적자가 누적된 상태였다고 해도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배권을 넘겨준 것을 두고 석연찮은 의문이 일었다. 1주일이라는 짧은 주식 근질권 설정도 의문으로 떠올랐다. 보성그룹에 기생하는 ‘앤유’ 푼돈 주고 1주일 만에 회사 꿀꺽? 더 흥미로운 대목은 같은 해 5월 케이앤지스틸이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 25억3000만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는 의혹이 동시에 불거진 점이다. 다시 말해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분 100%를 앤유에 넘겨주고 한 달 만에 20억원이 넘는 돈을 융통해 SPC 빛고을 지분을 확보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여기에 우빈산업을 상대로 한 주주권 확인 소송 등에 김앤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하면서 수임료에 대한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케이앤지스틸이 지분확보를 위해 사용한 자금 출처가 한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양 입장서 케이앤지스틸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확보하면 54%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대법원 판결로 시공자 지위는 상실했지만 롯데건설에 넘어가 있는 시공권을 흔들 수 있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분 갈등 구조가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로 정리되는 셈이다. 하지만 한양과 케이앤지스틸 모두 두 업체 간 모종의 관계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앤유라는 계열사가 있는지도 잘 몰랐다. 앤유서 케이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줬다거나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우빈산업서 (1심)소송에 져서 계속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듯하다. 대응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보다 광주시가 우빈산업과 결탁해 여러 가지로 유리하게 상황을 봐주고 있다고 판단해 광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광주시는 사업시행자이자 감독관청으로서 해야 할 일이 참 많은데 그런 일을 하지 않아 공모 제도가 다 무너졌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광주시의 행정행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석연찮은 자금 출처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한양이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에 대해 “우빈산업서 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주주가 들어와 투자가 이뤄지면서 주금 대여금을 갚은 것이다. 우빈산업에서는 (우리가)한양의 위장계열사 아니냐, 대표이사 선임 과정이 의심스럽다, 자금 출처가 어디냐 같은 의혹을 제기하는데 그건 주주권 확인 소송서 져서 그러는 것이다. 한양이랑 우리랑은 큰 관계가 없는데 자꾸 엮어서 흠집을 내려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4월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 케이앤지스틸 대표로 오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이 사업이 잘 마무리되면 우리 회사에 300억원 정도의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행이익을 1100억원으로 계산했을 때 우리 회사 지분이 24% 정도니까 그렇게 계산한 것이다. 수익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회사를 맡게 됐고, 새로운 주주들도 그 사업성을 보고 투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