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령777호 특별기획>2010 대박 쫓는 사람들 현장보고 ①사행산업 현주소

인생역전 한방?…한방에 훅 갈 수 있습니다!

경기 불황 불구 도박 산업 규모 증가 추세
지난해 총매출 16조5천억…전년비 3.3%↑
연이용객 4천만명 육박…10년만에 140%↑

요즘 날씨만큼 찬바람만 쌩쌩 불고 있는 대한민국 ‘밑바닥 경제’. 서민들은 죽을 맛이다. 각종 경제지표가 나아지고 있지만, 서민들의 체감경기는 여전히 ‘꽁꽁’얼어붙어있다. IMF 시절보다 더 춥다는 게 이들의 이구동성이다. 이렇다 할 희망이 보이지 않는 사람들의 관심은 자연스레 ‘대박’에 쏠릴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인생역전의 한방을 잡으려는 위험한 모험이 시작된다. <일요시사>는 지령 777호를 맞아 대박을 쫓는 사람들과의 밀착 동행을 시도해봤다. 머리말로 사행산업 현주소를 들여다보고, 이어 야바위에서 카지노까지 그 현장을 직접 가봤다.

서민들이 갖고 있는 대박의 꿈은 결국 도박과 직결된다. 창업 등 땀으로 일구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베팅’에 한방의 기대를 건다.

국무총리실 소속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사감위)의 2010년 국내 사행산업 이용실태 조사 결과 대한민국 만 20세 이상 일반 성인의 도박중독 유병률은 6.1%로 나타났다. 성인 100명 가운데 6명이 도박 중독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도박중독 유병률 6.1% 선진국 비해 2배 이상

이중 도박문제가 심각해 질 수 있는 위험성이 높은 사람(중위험군)의 비율은 4.4%, 도박으로 인해 심각한 문제를 경험하는 사람(문제군)의 비율은 1.7%로 조사됐다. 이는 2008년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조사 결과 9.5%와 2009년 고려대의 조사 결과 6.9%에 비하면 낮은 수치다. 그러나 영국(2007년 1.9%), 캐나다(2005년 1.7%), 호주(2006년 2.5%) 등 선진국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사행산업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선 도박중독 유병률이 61.4%로, 2008년 조사 결과 55.0%에 비해 6.4%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약 200만명이 도박중독 문제를 안고 있고, 50만명은 조속한 치료가 필요한 그룹으로 분류되는 셈이다. 사행산업별 이용자의 도박중독 유병률은 카지노(85.6%), 경마 장외발매소(82.9%), 경정 장외발매소(80.1%), 경륜 장외발매소(79.2%), 경정 본장(75.5%), 경마 본장(68.0%), 경륜 본장(66.9%), 스포츠토토(35.5%), 로또(20.3%) 순으로 나타났다.

사행 행위를 하는 이유는 역시 돈이었다. 여가 및 레저보다 참여 동기 비율이 훨씬 높았다. 가장 많이 참여한 종목(?)은 로또(71.8%)였다. 이어 경마(31.4%), 경륜(29.6%), 스포츠토토(28%), 경정(23.3%), 카지노(18.8%), 온라인게임(17.3%) 등의 순으로 경험률이 높았다.

1회 베팅액 상한선 초과 경험은 복권류의 경우 “전혀 없다”의 응답이 90% 이상이었다. 반면 경마와 경륜, 경정은 약 40% 정도가 상한선을 초과해 본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카지노는 60% 가까이 상한선을 초과해 베팅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감위 측은 “복권류, 온라인 게임 등은 혼자 방문하는 비율이 높은데 비해 경마, 경륜, 카지노, 성인오락실, 카지노 바, 사설스크린 경마는 친구 및 직장동료 등과 함께 가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처음엔 친목목적 게임을 시작으로 해 복권류를 경험한 후 경마와 경륜, 경정, 스포츠 토토, 카지노 등의 합법 사행산업을 거쳐 불법 사행활동에 빠진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사행산업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생각은 어떨까.

국민들은 사행행위의 사회적 영향에 대해 75.3%가 “문제가 심각하다”는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저 그렇다”는 21.7%, “별로 심각하지 않다”는 3.0%에 불과했다. “전혀 심각하지 않다”고 답한 응답자는 없었다.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한 합법 사행산업은 카지노(83.8%), 경마(75.0%), 경륜(68.2%), 경정(61.5%), 로또(34.9%), 스포츠토토(28.5%) 등이었다. 불법사행행위는 성인오락실(85.2%), 사설 스크린경마(81.1%), 불법온라인게임(77.3%), 카지노 바(67.5%) 순으로 문제 심각성이 높았다. 응답자의 79.1%는 “사행행위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국내 사행산업의 호황만 봐도 국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어느 정도인지를 알 수 있다. 최근 몇년간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국내 도박산업의 규모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국내 사행산업은 카지노(내국인 출입 카지노·외국인 전용 카지노), 경마, 경륜, 경정, 복권, 체육진흥투표권 등 총 6개 업종이 허용되고 있다. 업종별 시설은 강원랜드 1개소, 외국인 전용 카지노 16개소, 경마 3개소, 경륜 3개소, 경정 1개소 등이 있으며, 복권 12종, 체육진흥투표권 16종이 판매되고 있다.


사감위의 ‘2009 사행산업 백서’에 따르면 이들 사업의 지난해 총 매출액은 전년대비 3.3% 증가한 16조5337억원으로 집계됐다. 2002년(12조6516억원)에 비해선 30.7%(연평균 3.9%)나 늘었다.

사감위는 “2000년부터 2003년 사이 급격한 증가추세를 나타내다 2004년과 2005년 복권 매출액 감소와 불법사행산업의 확산으로 일시 감소한 이후 2009년까지 다시 지속적인 증가추세”라고 말했다.

업종별 매출액은 ▲경마 7조2865억원(전년대비 1.8%↓) ▲복권 2조4712억원(3.2%↑) ▲경륜 2조2238억원(8.4%↑) ▲체육진흥투표권 1조7590억원(10.2%↑) ▲강원랜드 1조1553억원(5.3%↑) ▲외국인 전용 카지노 9196억원(22.1%↑) ▲경정 7183억원(4.6%↑) 순이었다.

이를 세부적으로 보면 경마는 2002년을 정점으로 감소추세를 나타낸 이후 2006년 증가추세로 전환됐다. 복권은 2003년을 정점으로 감소추세를 나타내고 있으나 2009년 소폭 증가했다. 경륜은 2002년을 정점으로 감소추세를 나타낸 뒤 2007년 증가추세로 돌아섰다. 카지노와 체육진흥투표권은 각각 2000년, 2001년 이후 지속적인 증가추세다. 경정은 2006년 일시 감소한 이후 계속 증가하고 있다.

‘친목목적 게임→복권→경마 등→불법도박’

이용객 수는 ▲경마 2167만5000명 ▲경륜 942만9000명 ▲경정 349만9000명 ▲강원랜드 304만5000명 ▲외국인 전용 카지노 167만6000명 순으로 나타났다. 체육진흥투표권은 총 1억7536만건이 판매됐다. 복권과 체육진흥투표권을 제외한 국내 사행산업 이용객은 2000년 1637만6000명에서 지난해 3932만4000명으로 140.1% 증가했다. 사행산업 이용객 추이는 2004년 경마 이용객 감소에 따른 일시적인 감소를 제외하면 2000년부터 2009년까지 지속적인 증가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합법적인 사행산업 뿐만 아니라 불법도박도 하루가 다르게 늘고 있다. 도박산업 규모 확대와 함께 불법도박도 갈수록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 불법 사행산업은 합법 사행산업에 비해 도박중독, 한탕주의 등 사회적 부작용의 폐해를 야기하는 직접적 원인이 된다.

국내 불법도박의 정확한 규모는 집계된 바 없다. 다만 아주대 산학협력단이 2008년 발표한 ‘불법도박의 실태조사 및 대책 연구 보고서’를 통해 추정할 수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불법도박 산업의 순매출액은 약 5조3000억원으로 파악된다. 이를 경제적 규모로 환산할 경우 무려 53조원에 이른다. 유형별론 사설경마 2조6885억원, 사설경륜 1044억원, 사설경정 3888억원, 사설카지노 6조9615억원, 사행성게임장 11조5596억원, 온라인도박 32조원 등으로 추산된다.

이중 특히 인터넷상의 불법 사설경마나 경륜, 경정이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폐쇄한 온라인 사설경마 사이트는 2006년 27개였지만, 지난해 225개로 8배 이상 늘었다. 국민체육공단의 불법 온라인 경륜·경정 사이트 단속건수도 2005년 47건에서 지난해 346건으로 7배나 증가했다.

사법기관의 적발 건수도 마찬가지다. 불황기에도 불구하고 불법 도박이 판을 쳤다. 경찰청의 단속 현황을 보면 불법도박의 발생 및 검거 건수는 2000년 이후 지속적인 감소현상을 보이다 ‘바다이야기’사태가 확산되던 2006년 크게 증가했다. 그러나 정부의 적극적 정책개입이 이뤄진 이후 2007년 그 규모가 크게 감소하다 2008년부터 다시 그 건수가 급격하게 증가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경찰청의 불법도박 단속 현황에 따르면 2007년 7031건이었던 불법도박 검거건수는 2008년 1만849건으로 늘어난데 이어 지난해엔 무려 2만9634건으로 전년 대비 173%나 늘었다. 지난해 불법도박으로 경찰에 검거된 인원도 2007년(3만9177명)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난 6만5828명을 기록했다.


사감위는 “사행산업 규모가 확대되면서 덩달아 규모가 커진 불법도박은 정부의 소홀한 감시를 틈타 2년 전부터 폭증하고 있다”며 “불법 사행산업은 세금이 부과되지 않아 대규모의 세금포탈행위로 연결될 뿐더러 도박 중독 등 사회적 부작용을 야기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한다”고 전했다.

사행산업은 두 얼굴을 갖고 있다. 순기능과 역기능이다. 우선 합법적인 사행산업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 지급하는 세금과 기금, 기업의 이윤, 관광객 유치로 인한 외화 획득, 여가시설 제공 등의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또 고용창출과 소득창출, 지역사회의 경제 활성화 등의 기능도 있다.

반대로 부정적 효과도 존재한다. 개인에겐 우울증, 신체적 질병, 자살, 별거와 이혼, 가정폭력, 경제적 파산 및 사회적 고립 등을 유발한다. 가족 및 친지들에겐 경제적 및 정신적 고통을 야기한다. 사회적으론 노동에 대한 윤리의식을 무너뜨려 생산성 저하, 실업 증가와 살인, 폭력, 사기, 절도 등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국가적으론 도박중독의 예방과 치료 등을 위한 재정지출 및 도박 산업관련 규제비용 투자 등을 초래한다. 우리나라의 도박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11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도박에 한 번 중독되면 치유가 어렵고 재발이 잦아 평생에 걸친 관리가 필요하다. 따라서 도박중독 예방·치유 사업의 적극적인 추진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이에 대한 대책은 미흡한 게 현실이다.

불법도박 단속 3만건, 검거 인원 6만5천명

전국도박피해자모임 한 관계자는 “도박은 개인의 몰락뿐 아니라 가정의 파탄과 강력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더 이상 피해자가 늘어나지 않도록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 현재 도박중독 치유를 위한 국가기관은 사감위 산하 중독예방치유센터가 유일하다. 여기에 투입되는 예산도 정부와 민간을 합쳐 연간 160억원에 불과하다. 캐나다 온타리오주의 경우 중독자 33만명을 위해 연 366억원을 쓴다. 강원랜드 중독관리센터, 마사회 유캔센터 등 사행산업 시행사들이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도박중독 상담·치료시설도 형식적으로 운영되는 실정이다.

전혜숙 민주당 의원은 지난 국감에서 “도박중독은 심각한 정신 질환임에도 불구, 각종 도박중독치유 프로그램이 보건복지부와 협의가 전무하고 의료기관과의 연계가 되지 않아 부실하기 짝이 없다”며 “도박중독치유센터의 운영에 있어서도 상담 후 도박중독 정도에 따라 의료기관에서의 중점적 진료가 필요하나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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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가족의 당원 게시판 연루 의혹 가능성을 사실로 확정 짓고 있다. 같은 당 장동혁 대표도 한 전 대표 축출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한 전 대표는 점점 광야로 내몰리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2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사실상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축출 의지를 드러냈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었으나 ‘걸림돌’이라고 호칭했다. “제거돼야 통합 가능” 장 대표는 이날 “당내 통합에 걸림돌이 있다면 제거돼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표는 개인적 감정에 따라 움직이거나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라며 “당원과의 관계를 해결해야 할 당사자인 어떤 걸림돌은 그걸 해결하지 않고는 연대·통합을 함부로 얘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민의힘의 주요 화제 중 하나는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됐다”는 당원 게시판 의혹이다. “한 전 대표 가족들의 명의를 이용한 아이디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비난 글을 다수 작성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무감사위는 이날 “비난 글을 작성한 문제 계정들은 한 전 대표 가족 5인의 명의와 같고, 전체 87.6%는 2개의 IP로 작성된 여론조작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 보도 후 연루자들의 탈당·대규모 게시글 삭제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도 별도의 자료를 발표했다. 그는 “해당 IP를 사용한 계정 10개 중 4개는 같은 휴대전화 뒷번호·같은 선거구(서울 강남병)을 공유한다”며 “동명이인이 이 모든 조건을 우연히 공유할 확률은 사실상 0%고, 탈당 시점도 4일 이내로 집중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제는 당 대표 본인·가족 명의 계정을 이용해 다수 당원이 지지하는 것처럼 위장한 것”이라며, “당심을 왜곡한 후 언론을 통해 확대 재생산해서 일반 여론까지 움직이려 했다면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한 범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을 드루킹 사건과 비교했던 사람은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이다. 장 부원장은 지난달 15일 임명된 후 장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는 지난 2024년 11월 이 사건을 일컬어 ‘온가족 드루킹’ 혹은 ‘한가족 드루킹’ 등 표현을 사용하면서 한 전 대표를 비난했다. 장에 한은 당내 통합 걸림돌 취급 “게시글,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 한 전 대표와 가족을 강하게 비판한 장 부원장이 사용하는 표현을 위원장 발표 자료에 담은 것을 봐선, 이날 당무감사위의 발표는 “국민의힘에서 한 전 대표를 확실하게 내보내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당무감사위에 따르면, 한 전 대표에게 소명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한 전 대표는 방송 출연으로써 하루 격차를 두고 상반된 의견을 냈다. 그는 지난달 30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당시엔 저와 제 가족에 대한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 게시물이 당원 게시판을 뒤덮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 가족이 익명 보장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판적 사설·칼럼을 올렸단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가족이 게시물을 올렸다”고 처음 인정하면서도 “저는 글을 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족 명의로 게시물을 올리는 게 비난받을 일이라면 가족이 아닌 저를 비난하라고 말하고 싶다”면서도 “제가 제 이름으로 글을 쓴 게 있는 것처럼 발표한 것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한 전 대표는 다음 날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위원장이 ‘동명이인 한동훈’ 게시물을 제 가족 게시물인 것처럼 조작해서 발표했다”면서 이 위원장에 대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이어 “게시물 작성 시기는 제가 정치를 시작하기 전·최근 등 무관한 것을 대표 사례라고 조작해 발표했는데, 저는 당원 게시판에 아예 가입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장 대표는 지난 7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진행된 ‘이기는 변화’ 기자회견에서 윤 전 대통령이 자행한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장 대표는 이날 “12·3 비상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으로써, 국민께 큰 혼란·불편을 끼쳤고, 당원께 큰 상처가 됐다”며 “국정 운영의 한 축이었던 여당이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 국민의힘이 부족했으니, 잘못·책임은 국민의힘 안에서 찾겠다”면서 “국민의힘은 오직 국민 눈높이에서 새롭게 시작하겠으니, 과거의 일은 사법부의 공정한 판단·역사의 평가에 맡겨놓고,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명 개정 추진 의사도 밝혔다. 장 대표의 이날 기자회견을 놓고, 일각에선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강하게 지지하는 강경 보수 유튜버 고성국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에 출연한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에게 입당 원서를 직접 전달하는 형식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에 대해선 “장 대표가 국민의힘 안에 강경 보수 세력을 끌어들여 세력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이어 “고씨를 입당시킨 것과 장 대표의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는 모순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고씨는 평소 한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이날 김 최고위원도 고씨의 입당 원서 작성을 지켜보면서 “혹시 당원 게시판에 글 올리시면 들통난다”는 등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거를 타선 없는 국힘?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은 지난 6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 세력을 축출하고, 완전히 윤 어게인 세력의 당으로 만들어 훨씬 더 극우화된 정당으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고씨와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입당했고, 윤 전 대통령 변호인 김계리 변호사도 곧 입당 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의힘은 거를 타선이 없는 정당이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내보낼 것”이라는 예측은 “한 전 대표에겐 뚜렷한 정치적 기반이 없는 것 아니냐”는 평가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핵심 기반은 팬클럽 ‘위드후니’다. 위드후니는 40대 이상 여성 중심으로 구성돼있고, 활동하는 노년 여성도 다수다. 하지만 선거는 결국 지역 기반으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가장 큰 정치적 약점으로는 지역 기반이 없다는 것이 주로 거론된다. 한 전 대표의 정치 기반에 대해선 ‘중도층·수도권 화이트칼라 계층에서 일정한 지지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여론조사기관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4일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중도 성향을 지닌 전국 18세 이상 남녀 5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15%는 보수 진영을 이끌면 가장 두려운 상대로 한 전 대표를 지목했다. 하지만 “한 전 대표가 중도층을 국민의힘으로 유도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그 객관적 지표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총선을 지휘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108석만 겨우 건지는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를 묶어 ‘이조심판론’을 주장하면서 “야당이 2/3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일각에선 “선거에서 이기려면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을 잡아야 하는데, 왜 안 하느냐”며 비판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서울 전체 48석 중 11석을 차지했고, 인천·경기 60석 중 6석만을 차지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한 전 대표가 수도권·중도층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나올 수 없는 총선 결과”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중도층 영향력 장 대표는 지난달 28일 일각에서 주장했던 ‘장·한·석(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성립 가능성을 부정했다. 그 이유도 한 전 대표였다. 장 대표는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대한 표현에 특별히 문제 삼지 않겠다”면서도 “당내 인사와 어떻게 정치를 풀어가느냐는 문제에 왜 연대란 이름을 붙이는 건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당내 인사’도 한 전 대표를 뜻한다. 따라서 장 대표의 지난 2일 발언한 “당내 통합 걸림돌을 제거해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에서 ‘걸림돌’이 한 대표라면, ‘통합’ 범위엔 개혁신당과의 연대가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지난달부터 통일교 특검법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장 대표도 “자강을 논하는 단계에서 연대를 논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면서도 개혁신당과의 연대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진 않는다. 개혁신당은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 소속이었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때문에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후 탈당해 창당됐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당시 과정에서 쌓인 앙금을 잊지 않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이후 자멸했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럽다. 일각에선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축출한 후 강경 보수 세력을 당내 세력화해 ‘자강’을 이룬 후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한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6월 대선에서 ▲서울 41.55% ▲경기 37.95% ▲인천 38.44% 등을 득표했다. 약 12% 이상의 부족분을 중도층으로부터 얻어와야 한단 사실을 모를 가능성은 낮다. 당시 이 대표는 ▲서울 9.67% ▲경기 8.84% ▲인천 8.74% 등 득표했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개혁보수·중도 제3지대에 두텁게 포진해 있다. 국민의힘으로선 개혁신당이 확보한 8~9%의 지지가 필요하다. 중도층의 지지를 얻는 게 확실한지 아직 선거에서 검증되지 않은 한 전 대표와 달리 이 대표는 대통령선거에서 거둔 실적이 뚜렷하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 최대 아킬레스건인 중도·수도권 공략을 개혁신당과 이 대표의 힘을 빌려 해결하겠다”고 생각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수도권 영향력 의문…이준석으로 대체? 지방선거 앞두고 신당 창당 가능할지 의문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중징계하거나 한 전 대표가 탈당하면, 한 전 대표의 운신 폭은 매우 좁아질 수도 있다. 정치의 중심은 국회라서 총선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둬야 정치적 영향력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오는 6월 지방선거는 말 그대로 ‘지방선거’다. 함께 진행되는 재보궐선거는 현시점에선 ▲인천 계양을 ▲충남 아산을 ▲경기 평택을 ▲전북 군산·김제·부안갑 등 4곳이 확정됐다.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의 지역구도 가능성이 있지만, 후보로 확정된 의원만 사퇴해 재보선을 치른다. 그 외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이 진행 중이라서 재보선을 치를 가능성이 있는 지역구로는 3곳이 거론된다. 이 정도 규모의 선거에서의 선전을 바라보고 창당하는 것은 모험에 가까우며, 동력이 얼마나 될지 확인하기도 어렵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의원들이 모두 한 전 대표의 정치 행보에 무조건 동참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지역 구도가 특히 큰 힘을 발휘하는 한국 선거에서 각각 호남·영남을 지역 기반으로 둔 민주당·국민의힘과 달리 한 전 대표는 독자적인 지역 기반을 갖추고 있지도 않다. 그와 비슷한 이 대표도 젊은 유권자들이 다수 거주하는 데다 민주당·국민의힘에서도 모두 후보를 공천한 경기 화성을에서 3자 구도를 만들어 승리했다. 특히 지방선거·재보선은 대선·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은 만큼 보수성이 강하며 그만큼 바람을 일으키기도 어렵다.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설 가능성이 크지만, 신당 창당은 동사·벼랑 끝에 서는 것과 비슷할 수 있다. 한 전 대표의 절정은 12·3 비상계엄 사태였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계파 소속 의원들과 함께 국회에 진입해 비상계엄 해제에 동참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숙청을 시도하던 반대파 중 1명이 됐다. 하지만 한 전 대표의 절정은 여기서 끝이었다. “한 전 대표가 가족 관리에 실패했다”는 취지의 당원 게시판 의혹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 한 전 대표를 서서히 옥죄고 있었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 발생 이후 한 전 대표는 비상할 수 있었다. 그는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와 ‘총리·여당 당정 협력 담화’ 형식의 일명 ‘한덕수·한동훈 체제’ 성립을 시도했다. 한덕수·한동훈 체제는 각계각층의 강한 비난 때문에 실제로 성립되진 못했다. 이후 한 전 대표는 친한계 일원이란 평가를 받는 진종오 의원을 포함한 최고위원 4명이 전원 사퇴해 지도부가 붕괴하는 상황을 겪었다. 한때 핵심 측근이었던 장 대표는 국민의힘 대표로서 한 전 대표 퇴출을 주도하고 있다. 따라서 현 상황으로 이어진 한 전 대표 최대의 패착은 2024년 12월11일 장 의원이 입을 굳게 다물고 당 대표실을 나갈 때, 문을 잡고 미소 지었던 순간이다. 폭발까지 도화선은? 폭발이 일어날 때 트리거는 하나다. 하지만 폭탄까지 가는 도화선은 여러개일 수도 있다. 트리거가 터져 폭발이 일어나면, 폭발까지 가는 도화선도 모두 다 터진다. 장 대표는 총선이 아닌 지방선거·재보선을 앞두고 그 트리거를 만지고 있다. 트리거가 당겨지면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선다. 한 전 대표는 과연 광야에 서게 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