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령777호 특별기획>2010 대박 쫓는 사람들 현장보고 ①사행산업 현주소

인생역전 한방?…한방에 훅 갈 수 있습니다!

경기 불황 불구 도박 산업 규모 증가 추세
지난해 총매출 16조5천억…전년비 3.3%↑
연이용객 4천만명 육박…10년만에 140%↑

요즘 날씨만큼 찬바람만 쌩쌩 불고 있는 대한민국 ‘밑바닥 경제’. 서민들은 죽을 맛이다. 각종 경제지표가 나아지고 있지만, 서민들의 체감경기는 여전히 ‘꽁꽁’얼어붙어있다. IMF 시절보다 더 춥다는 게 이들의 이구동성이다. 이렇다 할 희망이 보이지 않는 사람들의 관심은 자연스레 ‘대박’에 쏠릴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인생역전의 한방을 잡으려는 위험한 모험이 시작된다. <일요시사>는 지령 777호를 맞아 대박을 쫓는 사람들과의 밀착 동행을 시도해봤다. 머리말로 사행산업 현주소를 들여다보고, 이어 야바위에서 카지노까지 그 현장을 직접 가봤다.

서민들이 갖고 있는 대박의 꿈은 결국 도박과 직결된다. 창업 등 땀으로 일구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베팅’에 한방의 기대를 건다.

국무총리실 소속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사감위)의 2010년 국내 사행산업 이용실태 조사 결과 대한민국 만 20세 이상 일반 성인의 도박중독 유병률은 6.1%로 나타났다. 성인 100명 가운데 6명이 도박 중독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도박중독 유병률 6.1% 선진국 비해 2배 이상

이중 도박문제가 심각해 질 수 있는 위험성이 높은 사람(중위험군)의 비율은 4.4%, 도박으로 인해 심각한 문제를 경험하는 사람(문제군)의 비율은 1.7%로 조사됐다. 이는 2008년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조사 결과 9.5%와 2009년 고려대의 조사 결과 6.9%에 비하면 낮은 수치다. 그러나 영국(2007년 1.9%), 캐나다(2005년 1.7%), 호주(2006년 2.5%) 등 선진국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사행산업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선 도박중독 유병률이 61.4%로, 2008년 조사 결과 55.0%에 비해 6.4%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약 200만명이 도박중독 문제를 안고 있고, 50만명은 조속한 치료가 필요한 그룹으로 분류되는 셈이다. 사행산업별 이용자의 도박중독 유병률은 카지노(85.6%), 경마 장외발매소(82.9%), 경정 장외발매소(80.1%), 경륜 장외발매소(79.2%), 경정 본장(75.5%), 경마 본장(68.0%), 경륜 본장(66.9%), 스포츠토토(35.5%), 로또(20.3%) 순으로 나타났다.

사행 행위를 하는 이유는 역시 돈이었다. 여가 및 레저보다 참여 동기 비율이 훨씬 높았다. 가장 많이 참여한 종목(?)은 로또(71.8%)였다. 이어 경마(31.4%), 경륜(29.6%), 스포츠토토(28%), 경정(23.3%), 카지노(18.8%), 온라인게임(17.3%) 등의 순으로 경험률이 높았다.

1회 베팅액 상한선 초과 경험은 복권류의 경우 “전혀 없다”의 응답이 90% 이상이었다. 반면 경마와 경륜, 경정은 약 40% 정도가 상한선을 초과해 본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카지노는 60% 가까이 상한선을 초과해 베팅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감위 측은 “복권류, 온라인 게임 등은 혼자 방문하는 비율이 높은데 비해 경마, 경륜, 카지노, 성인오락실, 카지노 바, 사설스크린 경마는 친구 및 직장동료 등과 함께 가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처음엔 친목목적 게임을 시작으로 해 복권류를 경험한 후 경마와 경륜, 경정, 스포츠 토토, 카지노 등의 합법 사행산업을 거쳐 불법 사행활동에 빠진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사행산업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생각은 어떨까.

국민들은 사행행위의 사회적 영향에 대해 75.3%가 “문제가 심각하다”는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저 그렇다”는 21.7%, “별로 심각하지 않다”는 3.0%에 불과했다. “전혀 심각하지 않다”고 답한 응답자는 없었다.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한 합법 사행산업은 카지노(83.8%), 경마(75.0%), 경륜(68.2%), 경정(61.5%), 로또(34.9%), 스포츠토토(28.5%) 등이었다. 불법사행행위는 성인오락실(85.2%), 사설 스크린경마(81.1%), 불법온라인게임(77.3%), 카지노 바(67.5%) 순으로 문제 심각성이 높았다. 응답자의 79.1%는 “사행행위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국내 사행산업의 호황만 봐도 국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어느 정도인지를 알 수 있다. 최근 몇년간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국내 도박산업의 규모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국내 사행산업은 카지노(내국인 출입 카지노·외국인 전용 카지노), 경마, 경륜, 경정, 복권, 체육진흥투표권 등 총 6개 업종이 허용되고 있다. 업종별 시설은 강원랜드 1개소, 외국인 전용 카지노 16개소, 경마 3개소, 경륜 3개소, 경정 1개소 등이 있으며, 복권 12종, 체육진흥투표권 16종이 판매되고 있다.


사감위의 ‘2009 사행산업 백서’에 따르면 이들 사업의 지난해 총 매출액은 전년대비 3.3% 증가한 16조5337억원으로 집계됐다. 2002년(12조6516억원)에 비해선 30.7%(연평균 3.9%)나 늘었다.

사감위는 “2000년부터 2003년 사이 급격한 증가추세를 나타내다 2004년과 2005년 복권 매출액 감소와 불법사행산업의 확산으로 일시 감소한 이후 2009년까지 다시 지속적인 증가추세”라고 말했다.

업종별 매출액은 ▲경마 7조2865억원(전년대비 1.8%↓) ▲복권 2조4712억원(3.2%↑) ▲경륜 2조2238억원(8.4%↑) ▲체육진흥투표권 1조7590억원(10.2%↑) ▲강원랜드 1조1553억원(5.3%↑) ▲외국인 전용 카지노 9196억원(22.1%↑) ▲경정 7183억원(4.6%↑) 순이었다.

이를 세부적으로 보면 경마는 2002년을 정점으로 감소추세를 나타낸 이후 2006년 증가추세로 전환됐다. 복권은 2003년을 정점으로 감소추세를 나타내고 있으나 2009년 소폭 증가했다. 경륜은 2002년을 정점으로 감소추세를 나타낸 뒤 2007년 증가추세로 돌아섰다. 카지노와 체육진흥투표권은 각각 2000년, 2001년 이후 지속적인 증가추세다. 경정은 2006년 일시 감소한 이후 계속 증가하고 있다.

‘친목목적 게임→복권→경마 등→불법도박’

이용객 수는 ▲경마 2167만5000명 ▲경륜 942만9000명 ▲경정 349만9000명 ▲강원랜드 304만5000명 ▲외국인 전용 카지노 167만6000명 순으로 나타났다. 체육진흥투표권은 총 1억7536만건이 판매됐다. 복권과 체육진흥투표권을 제외한 국내 사행산업 이용객은 2000년 1637만6000명에서 지난해 3932만4000명으로 140.1% 증가했다. 사행산업 이용객 추이는 2004년 경마 이용객 감소에 따른 일시적인 감소를 제외하면 2000년부터 2009년까지 지속적인 증가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합법적인 사행산업 뿐만 아니라 불법도박도 하루가 다르게 늘고 있다. 도박산업 규모 확대와 함께 불법도박도 갈수록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 불법 사행산업은 합법 사행산업에 비해 도박중독, 한탕주의 등 사회적 부작용의 폐해를 야기하는 직접적 원인이 된다.

국내 불법도박의 정확한 규모는 집계된 바 없다. 다만 아주대 산학협력단이 2008년 발표한 ‘불법도박의 실태조사 및 대책 연구 보고서’를 통해 추정할 수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불법도박 산업의 순매출액은 약 5조3000억원으로 파악된다. 이를 경제적 규모로 환산할 경우 무려 53조원에 이른다. 유형별론 사설경마 2조6885억원, 사설경륜 1044억원, 사설경정 3888억원, 사설카지노 6조9615억원, 사행성게임장 11조5596억원, 온라인도박 32조원 등으로 추산된다.

이중 특히 인터넷상의 불법 사설경마나 경륜, 경정이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폐쇄한 온라인 사설경마 사이트는 2006년 27개였지만, 지난해 225개로 8배 이상 늘었다. 국민체육공단의 불법 온라인 경륜·경정 사이트 단속건수도 2005년 47건에서 지난해 346건으로 7배나 증가했다.

사법기관의 적발 건수도 마찬가지다. 불황기에도 불구하고 불법 도박이 판을 쳤다. 경찰청의 단속 현황을 보면 불법도박의 발생 및 검거 건수는 2000년 이후 지속적인 감소현상을 보이다 ‘바다이야기’사태가 확산되던 2006년 크게 증가했다. 그러나 정부의 적극적 정책개입이 이뤄진 이후 2007년 그 규모가 크게 감소하다 2008년부터 다시 그 건수가 급격하게 증가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경찰청의 불법도박 단속 현황에 따르면 2007년 7031건이었던 불법도박 검거건수는 2008년 1만849건으로 늘어난데 이어 지난해엔 무려 2만9634건으로 전년 대비 173%나 늘었다. 지난해 불법도박으로 경찰에 검거된 인원도 2007년(3만9177명)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난 6만5828명을 기록했다.


사감위는 “사행산업 규모가 확대되면서 덩달아 규모가 커진 불법도박은 정부의 소홀한 감시를 틈타 2년 전부터 폭증하고 있다”며 “불법 사행산업은 세금이 부과되지 않아 대규모의 세금포탈행위로 연결될 뿐더러 도박 중독 등 사회적 부작용을 야기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한다”고 전했다.

사행산업은 두 얼굴을 갖고 있다. 순기능과 역기능이다. 우선 합법적인 사행산업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 지급하는 세금과 기금, 기업의 이윤, 관광객 유치로 인한 외화 획득, 여가시설 제공 등의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또 고용창출과 소득창출, 지역사회의 경제 활성화 등의 기능도 있다.

반대로 부정적 효과도 존재한다. 개인에겐 우울증, 신체적 질병, 자살, 별거와 이혼, 가정폭력, 경제적 파산 및 사회적 고립 등을 유발한다. 가족 및 친지들에겐 경제적 및 정신적 고통을 야기한다. 사회적으론 노동에 대한 윤리의식을 무너뜨려 생산성 저하, 실업 증가와 살인, 폭력, 사기, 절도 등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국가적으론 도박중독의 예방과 치료 등을 위한 재정지출 및 도박 산업관련 규제비용 투자 등을 초래한다. 우리나라의 도박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11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도박에 한 번 중독되면 치유가 어렵고 재발이 잦아 평생에 걸친 관리가 필요하다. 따라서 도박중독 예방·치유 사업의 적극적인 추진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이에 대한 대책은 미흡한 게 현실이다.

불법도박 단속 3만건, 검거 인원 6만5천명

전국도박피해자모임 한 관계자는 “도박은 개인의 몰락뿐 아니라 가정의 파탄과 강력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더 이상 피해자가 늘어나지 않도록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 현재 도박중독 치유를 위한 국가기관은 사감위 산하 중독예방치유센터가 유일하다. 여기에 투입되는 예산도 정부와 민간을 합쳐 연간 160억원에 불과하다. 캐나다 온타리오주의 경우 중독자 33만명을 위해 연 366억원을 쓴다. 강원랜드 중독관리센터, 마사회 유캔센터 등 사행산업 시행사들이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도박중독 상담·치료시설도 형식적으로 운영되는 실정이다.

전혜숙 민주당 의원은 지난 국감에서 “도박중독은 심각한 정신 질환임에도 불구, 각종 도박중독치유 프로그램이 보건복지부와 협의가 전무하고 의료기관과의 연계가 되지 않아 부실하기 짝이 없다”며 “도박중독치유센터의 운영에 있어서도 상담 후 도박중독 정도에 따라 의료기관에서의 중점적 진료가 필요하나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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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