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20주년특집> 1996년 vs 2016년 정치권 권력지형 막전막후

20년 전이나 지금이나…달라진 게 없다

[일요시사 정치팀] 신승훈 기자 = 1996년 5월부터 20년이 흐른 현재까지 한국 정치판은 그때나 지금이나 달라진 게 없다. 각 당의 공천을 둘러싼 암투, 총선 결과를 두고 벌어지는 갑론을박, 정국 주도권을 위한 무분별한 의원 영입 등 2016년 5월 한국 정치는 답보상태다. <일요시사>는 1996년과 2016년의 권력 지형을 비교해 봤다.

 

지난 4월13일 제20대 총선이 열렸다. 정치권의 예상을 뒤엎고 여소야대 국면이 그려지면서 '민심이 천심'이라는 말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됐다. 1996년과 2016년의 상황의 공통점은 집권당이 보수라는 점과 두 대통령 모두 국회 의석수에 관심이 많았다는 점이다.

당시 김영삼 대통령은 임기를 1년 7개월 남겨둔 상태에서 본인의 지지기반인 신한국당의 제1당 및 과반수 의석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박근혜 대통령도 마찬가지로 임기를 1년7개월여 남긴 현 상태에서 국정 운영의 힘을 받기 위해선 새누리당이 다수석을 차지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1996 김영삼
2016 박근혜

임기 후반기에 들어선 김 전 대통령과 박 대통령은 각각 15대와 20대 총선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박 대통령은 이번 총선을 앞두고 총선 개입 의혹을 강하게 받았다. 지난 4월8일 박 대통령은 청주, 전북 등 여야 후보가 접전을 벌이고 있는 지역에 방문했다. 박 대통령은 청주에서 “이번 선거가 진행되고 있는 20대 국회는 확 변모되기를 여러분과 함께 기원하겠다”며 국회심판론에 불을 지폈다.

당시 노동개혁법,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 민생법안 처리에 발목을 잡고 있던 야당을 겨냥한 발언이었다. 박 대통령은 총선 하루 전인 지난 4월12일에도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경제 활성화에 매진하는 새로운 국회가 탄생해야 한다”고 말해 다시 한 번 19대 국회에 대한 심판론을 언급했다. 20년 전에도 대통령의 총선 개입 의혹이 강하게 일었다.
 


여당인 신한국당 총재를 겸했던 김 전 대통령은 1996년 15대 총선 당시 수시로 수도권 경합지역에 출마한 자당 후보들에게 전화를 걸어 독려하고 부진한 후보에게는 ‘이거밖에 못하나’며 호되게 혼을 낸 것으로 알려진다. 대통령이자 신한국당의 총재를 겸직했던 김 전 대통령의 지원은 당시 신한국당에 힘을 실어주기에 충분했다.

이처럼 대통령들이 총선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려는 데는 의석수가 국정 운영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회 의결정족수인 과반수 이상을 차지하게 되면 다른 당의 동의 없이도 법안을 처리할 수 있어 대통령이 추진하는 정책에 힘이 실리기 때문이다.

여소야대·3당구도·공천파동 유사
20년 동안 돌고 돌아 도로 제자리

20대 총선과 15대 총선은 공천 개입뿐 아니라 여소야대의 국면이 만들어졌다는 점에서도 유사점을 보인다. 15대 국회는 새누리당의 전신인 신한국당이 299석 중 139석을 차지하면서 제 1당의 자리에 올랐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총재로 있었던 새정치국민회의은 79석을 확보해 제1야당의 자리를 지켰다.

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이끈 자민련의 경우 50석을 차지했다. 이어 통합민주당은 15석을 차지했다. 신한국당이 제1당을 차지하기는 했지만 각각 여당 139석, 야당 144석을 차지해 여소야대 국면이 형성된 것이다.
또한 20대 총선과 마찬가지로 15대 총선은 제3당 원내교섭단체가 꾸려졌다.

자민련은 충청에 지지기반을 둔 정당이고 국민의당은 호남에 지지기반을 둔 정당이라는 점에서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15대 국회의 ‘신한국당-국민회의-자민련’과 20대 국회의 ‘새누리-더민주-국민의당’의 1여 2야의 구도는 동일하다. 또한 제1당이 전체 의석수의 과반수를 차지하지 못했기 때문에 3번째 정당이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게 된다는 점도 같다.

훗날 15대 총선 이후 신한국당은 당시 무소속 의원과 통합민주당(현 더불어민주당)의 의원들을 영입하면서 무리하게 과반수 의석을 차지했다. 20대 총선에서는 더민주가 123석, 새누리 122석, 국민의당 38석을 차지했기 때문에 새누리가 탈당했던 무소속 의원들을 복당시킨다 하더라도 과반의석을 차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즉 상호 견제가 가능한 3당 구도가 펼쳐진 것이다. 15대 총선에서는 신한국당이 과반의석을 차지하면서 국민회의와 자민련의 저항 없이 신한국당의 의도대로 의회를 꾸려나갔지만 20대 총선에서는 국민의당의 의중에 따라 의회의 판도가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공천 파동은
계속 된다

20대 총선에서는 박 대통령의 대표적인 친박 인사로 분류되는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공천 파동의 중심에 있었다. 전권을 휘두른 이 위원장은 김무성 대표의 상향식 공천을 뒤로 한 채 비박계 그 중에서도 친 유승민계를 대거 솎아냈다.

공천 파동은 새누리당 20대 국회 선거 결과에도 직접적인 악영향을 끼쳤고 더불어민주당도 이에 자유롭지 못했다. 더민주 김종인 대표가 자신을 비례대표 2번에 배치시킨 이른바 ‘셀프 공천’으로 파문을 일으켰다. 김 대표는 셀프 공천뿐 아니라 정청래 의원을 탈락시킨 데 이어 친노 좌장으로 불리는 이해찬 의원도 배제시켜 공천 파동을 촉발시켰다.
 

이 위원장과 김 대표는 각각 유 의원과 이 의원의 공천 배제 논란에 대해서는 정무적 판단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윗선의 '콜' 없이는 행해지기 어려운 공천이라는 평가다. 특히 20대 총선을 앞두고 공천에 탈락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새누리당 출신의 유승민, 장제원 의원과 더민주 출신의 이해찬, 홍의락 의원 등이 대거 여의도에 재입성하면서 양당은 무리한 공천을 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20년 전에도 공천을 둘러싼 파동이 있었는데 15대 총선이 있기 한 달여 전, 국민회의에 호남 현역의원 가운데 공천 탈락자 상당수가 반발한 것이다. 일부 탈락자나 지지자는 당시 김대중 총재의 자택까지 몰려가 항의하기도 했다.

당시 국민회의에서 공천 탈락한 유준상 의원은 당 지도부의 비리를 폭로하겠다며 반발했고 최낙도, 유인학 의원 등도 무소속 출마를 검토해 공천 휴유증을 겪었다.

차기대선 ‘씨 마른’ 여권…날개 단 야권
더민주-국민의당 연합? DJP연합 재현?

공천 파동 속에 진행된 이번 20대 총선서 눈에 띄는 점은 지역주의 구도의 완화다. 새누리당의 전통적 강세 지역인 강남을에서 김종훈 의원이 재선에 실패하며 더민주 전현희 후보에게 깃발을 내줬다. 반대로 새누리당의 심장이라고도 불리는 대구서는 수성갑에 출마한 더민주 김부겸 의원이 새누리당 김문수 후보를 꺾고 31년 만에 '대구에서 당선된 야당 의원'이라는 진기록을 세웠다.

더민주도 '텃밭'이었던 호남서 단 3석에 그치면서 국민의당에 호남의 맹주 자리를 내줬다. 전북에서도 20년 만에 여권인 정운천 후보가 야당 후보를 눌렀다.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는 자신의 고향인 전남 곡성서 지역구 조정을 잃었음에도 재선에 성공해 지역주의 타파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다.

20년 전에도 지역주의 타파의 움직임이 포착됐다. 15대 총선에서 신한국당 강현욱 후보와 이완구 후보는 각각 전북 군산을과 충남 청양·홍성에서 당선돼 극심한 지역주의를 다소 극복했다. 20여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지역주의가 완벽하게 타파되지는 못했지만 지역주의가 과거에 비해 옅어졌다는 평가다.
 

이번 20대 총선서도 과거와 마찬가지로 불법선거운동 문제가 대두됐다. 20대 총선을 일주일 앞둔 시점인 지난 4월7일에 총선 등록후보 7명 중 1명은 불법선거운동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았다. 대검찰청은 지난 4월5일까지 후보자 133명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고, 125명을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15대 총선에서도 마찬가지로 불법선거운동이 판을 쳤다. 선거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현역의원 27명이 불법선거운동으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20여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일단 당선되고 보자는 식의 안일한 생각이 금품선거·흑색선전·여론조작 등 불법선거운동을 부추겼다.

당시 비슷했던
차기 대권구도

금품 수수 등 각종 파문으로 얼룩진 20대 총선 이후로 새누리당의 대권주자들은 자취를 감췄다. 김무성 전 대표는 20대 총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 대권주자에서 멀어졌고 차기 대권후보로 하마평에 올랐던 오세훈 전 시장 역시 더민주 정세균 후보에게 패하면서 치명상을 입었다.

총선 이후 여권의 대선 후보들이 야권 대선주자들에 비해 낮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반면, 야권의 대선 주자들은 날개를 단 모습이다.

더민주 문재인 전 대표,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가 나란히 대선지지율 1, 2위를 다투면서 대권 행보를 이어나가고 있고 박원순 서울시장과 안희정 충남도지사, 김부겸 의원 등도 기지개를 켜고 있다. 이처럼 20대 총선 이후 야권의 대선 후보들의 지지율이 대부분 상승하면서 내년 대선을 향한 초석을 다지고 있다.

앞서 밝혔 듯 19·20대 총선의 공통점은 총선 이듬해 대선이 있다는 점이다. 총선과 대선이 붙어 있어 총선이 대선 전초전 역할을 한다.


15·20대 총선의 공통점은 대권후보들의 난립에 있다. 15대 총선 이후 신한국당에서는 무려 9명이 대선 후보로 출마하면서 이른바 ‘신한국당 9룡’이라 불렸다. 이홍구, 이회장, 박찬종, 이수성, 최형우, 김덕룡, 이인제, 김윤환, 이한동 등 지금은 정치 2선에 물러난 이들이 당시에는 신한국당의 쟁쟁한 대선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지금 야권에서 대권 후보들이 대거 등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때와 비슷한 양상이다. 15·19대 대선의 차이점이 있다면 15대 대선의 경우엔 야권의 김대중 전 대통령, 이회창 전 국무총리 등이 일찌감치 대권후보로 떠오르면서 양자구도의 대결이 펼쳐졌다는 점이다.

이 전 국무총리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든든한 지지와 대쪽 이미지를 바탕으로 여권의 대선 후보자로 낙점 받았다. 당시 야권의 김대중 전 대통령은 1993년 대선 패배이후 정계은퇴를 선언했다. 하지만 1995년 6월27일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수도권에서 대승을 거두자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계 복귀는 구체화 됐고 같은 해 9월 새정치국민회의를 창당했다.

이후 15대 총선서 새정치국민회의 비례대표 14번으로 출마했지만 13번까지만 당선돼 낙선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하지만 이듬해 대선을 앞두고 이 전 총리의 아들 병역비리 문제가 불거지면서 대선을 몇 개월 앞두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이 전 총리를 앞서게 된다.

그 후 김대중 전 대통령과 이 전 총리의 대선 구도에서 이인제 전 의원의 경선 불복과 독자 출마를 감행해 여권의 분열을 야기했다. 이어 15대 대선을 불과 한 달여 앞둔 시점에서 DJP연합이 성사되면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승리로 막을 내리게 됐다.

계파갈등 여전
이합집산 절정

이번 19대 대선은 여야 모두 확실한 대권 주자가 없는 상황으로 시시각각 변하는 민심의 향방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여야는 총선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으로 내년 대선을 위해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이 20년 전의 신한국당처럼 정권교체라는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는 계파 갈등을 봉합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계파 갈등은 더민주도 마찬가지다. 야권 일각에서는 정권교체를 위해 20년 전 DJP연합과 마찬가지로 더민주-국민의당 연합도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shs@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고개 드는 ‘정권 10년 주기설’
권불십년이라 했던가…

정권 10년 주기설은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10년마다 정권이 교체됐던 현상을 의미한다. 13대, 14대는 각각 노태우, 김영삼 대통령이 10년 동안 보수정권을 이뤘고 이후 1997년 집권여당인 신한국당의 이회장 전 총리는 대선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패하면서 직선제 개헌 이후 처음으로 진보 측에 정권을 넘겨줬다. 노무현 정부까지 10년동안 진보진영에서 정권을 이끌다가 보수정권인 17대, 18대 이명박, 박근혜 대통령이 정권을 이어 받았다.

보수에서 진보로
이제 다시 보수로?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이어져온 대통령 주기가 전권 10년 주기설과 맞닿아 있다고 평가했다. 한 여론업체 본부장은 “근거가 있는 이야기는 아니라고 본다”며 “유권자들의 연령대가 변하기 때문에 보수화 속성이 말했다. 이어 “보수가 장기 집권할 가능성도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보수와 진보의 개념보다는 누가 더 국민들에게 맞는 이미지를 주는 정당이 되는가, 안정감을 주는 정당이 되는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10년 주기설에 대해 한 정치 전문가는 “10년 주기라는 것은 선거가 5년마다 있기 때문에 나타난 말인데, 그보다는 사회적 흐름이 뒤바뀌는 ‘사이클’이 있다고 보는 게 정확할 것 같다”며 “지금은 신자유주의 이후 보수의 시대에서 진보의 시대로 약간은 변해가는 흐름에 있다”고 말했다. 시대적 흐름에 따라 유권자들의 의식도 변해가기 때문에 시대 흐름을 탄 쪽이 이긴다고 본 것이다. <훈>
 

<기사 속 기사> 1996년 대권구도
그때 그 잠룡들은 지금…
박찬종·이회창·김종필·조순…


<경향신문>에 따르면 1997년 대선을 1년 여 앞둔 1996년 10월 대권 잠룡은 모두 13명으로 조사됐다. 보수진영의 신한국당 이회창, 박찬종, 이홍구, 이인제, 김덕룡, 김윤환, 이수성, 이한동, 최형우가 ‘신한국당 9룡’으로 대선 1년여 전부터 대권 행보를 이어갔다. 진보 진영의 새정치국민회에서는 김대중, 김상현 등이 잠재적 대권후보로 꼽혔고, 범야권 자민련의 김종필도 대권 후보로 물망에 올랐다.

대선 1년 앞두고 13명 물망

대선을 1년여 앞둔 시점에 여론조사 결과는 김대중·박찬종·이회창이 상위그룹을 형성했고 조순·김종필·이홍구가 뒤를 있는 상황이 연출됐다. 당시 국민들은 ‘차기 대통령이 갖춰야할 자질’로 제시한 8개 항목 중 응답자의 26.8%가 ‘강력한 지도력’을 꼽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제 해결능력(25%), 도덕성(14.4%), 지역감정 해소능력(14.3%), 통일을 앞당기는 능력(8.5%)이 뒤를 이었다. <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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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를 둘러싼 정치권 로비·금품 제공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이른바 ‘통일교 특검’이 본궤도에 올랐다. 여야는 통일교의 정치권 금품 지원 의혹 수사를 위한 특별검사법을 각자 발의한 뒤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31일 “2차 종합특검, 통일교·신천지 특검(법의 국회 통과)을 설(내년 2월17일) 연휴 전에 반드시 마무리짓겠다”고 밝혔다. 정치인 줄줄이 특검 수사의 초점은 정치인 개개인의 비위 여부를 넘어, 통일교가 어떻게 조직적으로 정치권에 접근해 정책·인사·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이나 뇌물 제공이 있었는지 여부도 핵심이다. 수사선상에는 통일교 지도부와 핵심 실무 라인은 물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실명이 거론된 정치권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종교의 이름’으로 포장된 정치 로비의 실체가 드러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검은 출범과 동시에 통일교 내부 자금 흐름과 의사결정 구조를 정밀 추적하고 있다. 수사의 출발점은 통일교 고위 간부였던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진술과 관련된 자료다. 윤 전 본부장은 검찰·경찰 조사 과정에서 “정치권 인사들에게 현금과 고가 물품이 전달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 진술의 신빙성을 가리기 위해 통일교 본부 및 산하 단체 회계, 자금 집행 내역, 내부 문건을 대거 확보해 분석 중이다. 통일교 측은 “조직 차원의 불법 지시는 없었다”며 일부 인사의 개인적 일탈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나, 특검은 지도부 보고·승인이 있었는지 여부를 핵심 쟁점으로 보고 있다. 이번 특검이 주목받는 이유는 수사의 외연이 정치권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 보도와 수사 과정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전·현직 의원, 광역단체장, 정부 인사들의 이름이 잇따라 등장했다. 민주당에서는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임종성 전 의원, 강선우 의원,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의 이름이 언론 보도에서 거론됐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성동 의원, 김규환 전 의원 등이 수사 관련 기사에 등장했다. 이들 대부분은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거나 “통일교와의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이었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특검은 진술과 물증을 대조해 사실관계를 가려내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계열에서 가장 먼저 거론된 인물은 전 전 장관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는 2018년 전후 통일교 고위 인사로부터 현금 또는 고가 물품을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이 수사 과정에서 나왔다. 여야 각자 특검법 발의 후 협의키로 여야 막론 정교 유착 전모 밝혀지나 해당 의혹은 윤 전 본부장의 진술을 통해 처음 알려졌고, 이후 경찰과 특검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핵심 쟁점은 실제 금품 전달 여부와 함께, 당시 전 전 장관의 직무와 관련된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전 전 장관은 관련 보도 직후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해 오고 있다. 같은 당의 임 전 의원 역시 통일교 정치권 로비 의혹 명단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의 경우 구체적인 금액이나 전달 시점이 특정되지는 않았지만, 통일교 측이 “여야 정치인 다수에게 자금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과정에서 실명이 언급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특검이 임 전 의원을 포함한 인사들에 대해 소환 조사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쟁점은 통일교와의 관계가 단순한 접촉 수준이었는지, 아니면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하는 금품수수로 이어졌는지다. 임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강 의원은 금품수수보다는 ‘접촉·관리 대상’ 의혹으로 이름이 거론됐다. 보도된 통일교 관계자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언급에서 강 의원의 이름이 등장했다는 내용이 전해지면서다. 해당 보도들은 통일교 측이 정치권 인사들을 분류·관리하며 접근 전략을 세웠다는 의혹을 전하는 맥락에서 강 의원을 언급했다. 현재까지 강 의원과 관련해 현금이나 물품 제공 정황이 확인됐다는 보도는 없다. 그는 통일교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전면 부인했다. 노 전 실장 역시 통일교 인사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문건에서 이름이 언급됐다는 언론 보도로 연관 의혹이 제기됐다. 그의 경우도 금품수수 의혹보다는, 통일교가 ‘영향력 있는 정치·권력 인사’로 인식하고 접촉을 시도했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노 전 실장 측은 통일교와의 불법적 관계나 금품수수는 없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 의원이 통일교 특검 국면에서 가장 무겁게 거론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이 권 의원에게 정치자금 또는 현금 성격의 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를 들여다보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압수수색이나 계좌 추적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권력 과시 여야 통일? 쟁점은 자금이 실제로 전달됐는지, 전달됐다면 정치자금으로 신고됐는지, 그리고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권 의원 측은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통일교 측이 관리·접촉 대상으로 삼았던 정치인 명단 관련 보도에서 이름이 등장했다. 그의 경우도 구체적인 금품 전달 사실이 확인됐다는 보도보다는,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접점 인사’로 분류됐다는 정황이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수사기관은 통일교 자금과의 실질적 연결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했다. 이들 사례를 시기별로 정리하면 공통적인 흐름이 드러난다. 2018년 전후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로비를 담당하는 실무·재정 라인이 가동됐다는 진술이 나오고, 2022년 이후 통일교 지도부 관련 사건이 불거지면서 과거 정치권 접촉 내역이 재조명됐다. 2024~2025년에는 경찰 수사와 특검 출범을 계기로 통일교 고위 인사 진술, 녹취, 내부 문건 일부가 언론에 공개되며 정치인 실명 보도가 잇따랐다. 의혹의 유형을 나누면 세 가지로 첫째, 전재수·권성동처럼 현금 또는 정치자금 성격을 띤 자금 제공 의혹이 직접 제기된 경우다. 둘째, 임종성처럼 통일교 측 진술에서 ‘자금 전달 대상’으로 언급됐으나 구체성이 아직 부족한 경우다. 셋째, 강선우·노영민·김규환처럼 통일교 내부 녹취나 문건에서 ‘접촉·관리 대상’으로 거론된 경우다. 특검은 이 세 유형을 종합해 통일교의 정치권 접근이 우발적이었는지, 아니면 계획적·조직적이었는지를 판단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특검의 법적 판단은 몇 가지 체크 리스트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자금 또는 물품이 실제로 정치인 또는 그 측근에게 전달됐는지에 대한 물증(계좌 흐름, 현금 출처, 구매 내역)이 확보되는지 여부다. 줬다는데 안 받았다 또 해당 정치인의 직무와 관련된 청탁이나 편의 제공 요구가 있었는지, 즉 대가성이 입증되는지다. 이어 자금이 개인 차원의 일탈이 아니라 통일교 지도부 또는 조직의 승인·묵인 아래 이뤄졌는지 여부다. 또 정치자금으로 볼 경우 신고 누락이 있었는지, 뇌물로 볼 경우, 공소시효와 구성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다. 현재까지 통일교 특검에서 거론된 정치인들과 관련한 보도는 모두 ‘의혹 제기’ 또는 ‘수사 진행 상황’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특검이 이 사안을 개별 정치인의 문제로 보지 않고, 종교단체가 정치권을 상대로 벌인 장기적 로비 구조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소환과 기소 여부에 따라 파장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특검이 향하는 끝이 어디인지, 그리고 정치권 전반의 신뢰 문제로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검 수사의 또 다른 축은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씨를 둘러싼 고가 선물 수수 의혹이다. 통일교 측이 명품 가방과 귀금속 등을 전달하며 각종 편의를 기대했다는 의혹이다. 이 사안은 정치인 대상 로비와는 별도의 트랙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특검은 통일교 지도부가 동일한 자금·조직 라인을 활용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며, 두 사건을 구조적으로 연결해 보고 있다. 특검이 들여다보는 ‘로비 방식’은 전통적인 봉투 전달에 국한되지 않는다. 통일교 및 연계 단체들은 국제회의, 평화 포럼, ‘평화대사’ 위촉 행사 등을 통해 정치인과의 접점을 넓혀 왔다. 문제는 이 같은 공식 행사 뒤편에서 현금·물품 제공이나 정치적 대가성 요구가 있었는지다. 특검은 행사 전후 일정, 면담 기록, 수행 인력 동선, 통신 기록 등을 종합 분석해 접촉의 성격을 규명하고 있다. 특히 정치자금법상 신고되지 않은 후원이거나, 직무 관련성이 인정될 경우 청탁금지법·뇌물죄 적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린다. 여야 모두 ‘성역 없는 수사’를 강조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파장 관리에 고심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하나같이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 레퍼토리 반복···한 입서 나온 증언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불법이 있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원칙론을 내세웠다. 여권과 야권 일각에서는 “특검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경계론도 제기된다. 그러나 특검 수사 대상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확대되면서, ‘편파 수사’ 논란은 힘을 잃는 분위기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특검의 성패가 ‘대가성 입증’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한 친분 관계나 종교 행사 참석만으로는 처벌이 어렵고, 금품 제공과 구체적 직무 행위 사이의 인과관계가 입증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정치자금법 위반의 경우 공소시효 문제도 변수로 작용한다. 특검이 초기부터 강제수사에 나선 배경에는 이 같은 시간적 제약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통일교 특검은 한국 정치사에서 반복돼온 ‘종교-정치 유착’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종교의 자유와 정치의 독립성이라는 헌법적 가치가 어디에서 충돌하는지, 그 경계선을 명확히 그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수사가 개인 처벌에 그칠지, 아니면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통일교 특검이 던진 질문은 “정치가 누구의 돈과 조직에 의해 움직였느냐?”다. 특검의 칼끝이 어디까지 향할지, 그 결과가 한국 정치의 신뢰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핵심 피고인·피의자로는 통일교 지도부(한학자 총재)와 통일교 고위 간부(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등이 거론된다. 한 언론은 특별검사팀 발표를 인용해 한 총재가 통일교 자금의 유용 및 증거인멸 지시, 정치자금법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됐고, 김건희(전 영부인)씨 및 권 의원(국민의힘) 등에게 전달된 것으로 의심되는 금품·자금이 수사의 초점이라고 전했다. 특히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은 2022년 1월 권 의원에게 1억원을 제공했다는 의혹, 2022년 7월 김씨에게 명품 등을 제공했다는 의혹 등이 ‘수사기관 주장’으로 적시돼있으며, 당사자들은 부인 취지 입장을 밝혀왔다. 로비 자금의 ‘규모’ 논란을 키운 장면은 통일교 핵심 시설(가평 천정궁) 압수수색 과정에서 거액 현금이 발견됐다는 보도였다. <MBC>는 특검 압수수색 당시 한학자 총재 개인 금고에서 외화 포함 약 280억원 상당 현금이 확인됐다며, 이 돈이 통일교 회계와 별개로 관리된 자금이라는 점 때문에 ‘정치권 로비 자금’ 의심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2022년 지방선거 전후 ‘정치 후원금’ 형태의 지원 의혹으로는, 법정 진술을 인용해 유상범 의원(국민의힘), 백경현(경기 구리시장), 김진태(강원도지사) 등의 이름과 액수가 거론됐다고 알려졌다. 또 나온 김건희 통일교 로비 의혹의 ‘작동 방식’으로 자주 지목되는 것은 산하·연계 조직의 외피를 통한 접점 확보다. 예컨대 UPF(천주평화연합) 같은 NGO 성격 단체가 각종 국제 행사(월드서밋 등)를 주최하고, ‘평화대사’ 위촉 등으로 정치인·지자체 관계자·지역 인사들과의 네트워크를 확장해 왔다는 설명이 반복된다. UPF가 권역을 나눠 주요 인사를 접촉·관리하는 구조였다는 의혹을 전하며, 자금 집행과 조직적 접촉이 실제 정치자금 제공이나 청탁과 연결됐는지가 수사의 핵심이라고 짚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