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에 빠진 스포츠 스타들

야구선수 축구선수 그린에 푹 빠지다

지난달 16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사막에 위치한 와일드파이어 골프장(파72·6601야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JTBC 파운더스컵 개막을 하루 앞두고 이곳에서는 이날 프로암 행사가 열렸다. 올해 프로암에는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한 박찬호를 비롯, 미국프로미식축구(NFL)의 카슨 파머, 래리 피츠제랄드, 마이클 플로이드, 그리고 미국프로농구(NBA)의 패트릭 패터슨 등의 스타들이 이곳을 찾았다.

박찬호 300야드 가볍게 날려
은퇴 후 골프로 우울증 극복

여자골프 세계 랭킹 1위 리디아 고(18)는 오전에 박찬호와 짝을 이뤄 9홀을 돌았다. 박찬호는 나머지 9홀을 장하나(24·비씨카드)와 플레이를 했다. 리디아 고는 “박찬호 선수가 워낙 장타자여서 (거리로는) 도저히 쫓아갈 수 없었다. 내가 두 번 가야 할 거리를 그는 한 번에 보냈다” 며 “마지막 홀에서는 내 캐디도 해주는 등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며 웃었다.

힘은 여전해

박찬호는 300야드를 가볍게 날리는 장타자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야구 선수들 중에서는 대개 투수 출신들이 타자들보다 골프에 재능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프로암 참가자들은 카트를 타고 라운드를 하지만 박찬호는 이날 리디아 고를 배려해 9홀 동안 같이 걸으면서 많은 얘기를 나눴다. 특히 마지막 9번 홀에서는 박찬호가 리디아 고의 캐디를 자청하기도 했다.
박찬호는 리디아 고의 ‘세계 랭킹 1위’라고 새겨진 캐디빕을 입고 한 홀을 돌았다. 그는 프로암을 마친 뒤 “캐디백이 생각보다 훨씬 무겁다”고 했다. 리디아 고는 최근 근황에 대해서도 전했다. 그는 “한국 나이로는 이제 20살이다. 이제는 저도 점차 나이를 먹고 있다는 걸 느낀다. 약간 이상한 느낌”이라며 “얼마 전 마련한 자동차로 가끔 집 근처에서 운전을 하는데 무척 재밌다”고 했다.

리디아 고는 올 초 도요타의 고급 브랜드인 렉서스 스포츠카를 ‘인생 첫 자동차’로 마련했다. 리디아 고는 아직 정식 면허를 탄 게 아니고 배우는 단계라 옆에 보호자가 동승해야 운전을 할 수 있다. 운전 시간에도 제한이 있다. 리디아 고는 올 시즌 각오에 대해서도 밝혔다. 그는 “이 대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시즌이 시작된다”며 “메이저 대회 우승 등 많은 목표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받고 싶은 상은 아무래도 ‘올해의 선수’상이다. 한 시즌 동안 가장 꾸준한 성적을 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고 했다. 이어 “올림픽에 참가하는 것도 큰 의미가 있다. 메달까지 딴다면 더욱 기쁠 것”이라고 했다.


‘JTBC 파운더스 컵’에서 리디아 고와 함께 프로암 대회를 치른 박찬호가 하루 종일 많은 관심을 받은 날이 있었다. 박찬호는 3월17일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와일드파이어 골프클럽에서 열린 2016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6번째 대회 ‘JTBC 파운더스 컵’ 프로암 대회에 나섰다. 박찬호는 여자 골프 세계 랭킹 1위 리디아 고(18·뉴질랜드)와 함께 9홀, 장하나(23·BC카드)와 함께 9홀을 돌았다. 박찬호는 프로암 도중 리디아 고의 캐디 빕을 입고 리디아 고의 백을 메며 캐디 역할을 하기도 했다.

류현진·차범근·신수지 소문난 골프광
은퇴 선수들 직접 자선골프대회 열기도

야구 선수였던 박찬호는 골프와도 조금 인연이 있다. LPGA 측도 박찬호와 리디아 고의 프로암 소식을 전하며 “박세리(38·하나금융그룹)가 LPGA에 한국 여자 골프 스타 바람을 일으켰다면 박찬호는 한국 메이저리그 스타들의 바람을 일으켰다”고 소개했다. 박찬호는 박세리처럼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개척한 선구자다.

그래서인지 현재까지도 박찬호와 박세리는 돈독한 사이를 유지하고 있다. 박찬호는 소문난 장타자다. 첫 홀부터 티샷을 300야드 이상 날려보내 동반자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좌측으로 휜 도그레그 홀인 3번 홀(385야드)에서는 과감하게 왼쪽으로 가로지르는 티샷으로 무려 345야드나 볼을 날려보냈다. 전형적인 파워 히터인 박찬호는 탄탄한 하체를 기반으로 빠르게 클럽 헤드를 끌어내리면서 최고 137마일(220㎞)의 드라이버 헤드 스피드를 기록한 적이 있다.

미국프로골프협회(PGA)투어 평균(113마일·181㎞)은 물론,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127마일·204㎞)보다도 빠르다. LPGA 투어 장타자로 손꼽히는 장하나는 “클럽이 바람을 가르는 소리부터가 달랐다. 캐리(날아가는 거리)로만 평균 300야드 이상을 날려보내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박찬호의 골프 사랑은 남다르다. 2012년 은퇴 이후 한동안 우울증을 겪었던 그는 골프 클럽을 잡으면서 컨디션을 되찾았다. 박찬호는 “화려했던 시절을 보낸 선수일수록 은퇴 이후 우울증에 걸리거나 알코올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한동안 심리 치료를 받기도 했는데 ‘골프’라는 집중할 거리가 생기면서 괴로움을 잊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매일 9시간 연습


박찬호는 골프 안에서 야구를 한다고 생각한다. 차이가 있다면 투수는 손으로 볼을 던지고, 골퍼는 클럽을 사용해 볼을 날린다는 것이다. 박찬호는 “투수가 정확하게 볼을 던져야 타자를 아웃시킬 수 있다면 골퍼는 타깃을 향해 정확하게 볼을 날려 보내야 타수를 줄일 수 있다.

타자를 아웃시키기 위해 항상 일정한 릴리즈 포인트로 투구를 해야 하듯 골프는 일정한 루틴을 밟아야 일관된 샷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점에 매료됐다”고 말했다. 매니지먼트나 멘털 컨트롤이 중요하다는 점에서도 야구와 비슷하다고 그는 이야기했다.

박찬호는 “투 스트라이크를 잡았다고 욕심을 부리면 안타를 맞을 수 있듯이 골프도 그린에 볼을 잘 올렸더라도 과욕을 내면 버디가 보기로 바뀌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강조했다. 그는 구력은 3년밖에 되지 않지만 이제까지 이글을 다섯 차례나 했다. 베스트 스코어는 76타다. 박찬호는 “4개월 만에 70대 타수를 쳤지만 곧 스코어가 100타로 내려가더라. 그 뒤로 겸손함을 배웠다. 모든 운동이 그렇지만 내가 조절할 수 있는 것은 결과가 아닌 과정뿐이다. 그래서 그 과정을 만들기 위해 연습을 늘 시합처럼 한다. 그 뒤로 골프가 더 재미있어졌다”고 말했다.

9번 홀에서 박찬호는 캐디빕(조끼)을 착용한 뒤 골프백까지 메고 리디아 고의 캐디로 변신했다. 리디아 고는 “박찬호 선수와 동반 라운드를 하다보니 첫 몇 홀은 무척 긴장돼 제대로 샷이 안 됐다. 그러나 자상한 조언과 유머 덕분에 이내 마음이 편해졌다. 프로인 내가 오히려 배우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종목은 다르지만 빅리그에서 활약을 펼친 대선배와 함께한 시간이 무척 행복했다”고 말했다.

골프에 빠진 대표적인 야구 선수로는 박찬호 외에도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28 ·LA 다저스)이 있다. 류현진의 절친인 김하늘(27·하이트진로)이 “류현진 오빠는 골프를 진짜 좋아한다. 골프도 같이 치고 스크린 치거나 볼링 치거나, 만나면 운동밖에 안 한다”고 증언할 정도. 지난 2015년엔 어깨 수술 후 재활 훈련으로 인해 개최하지 못했지만, 2014년까진 시즌 후 한국에 들어와 유소년 야구 선수들을 위한 자선 골프 대회를 열기도 했다.

이외에도 많은 프로 야구 선수들과 야구 감독들이 골프를 즐기고 좋아한다. 축구에선 대표적으로 차범근 전 감독, 홍명보 전 감독을 들 수 있다. 홍명보 전 감독은 축구인 자선 고려대 동문 자선 골프 대회 등을 통해 자신의 골프 실력을 유감없이 뽐낸 바 있다. 차범근 전 감독의 골프 실력도 수준급으로 알려졌다. 여자 스포츠 스타 중에선 신수지가 눈에 띈다.

리듬체조 국가대표 출신인 신수지는 리듬체조 현역 은퇴 후 현재는 프로 볼링 선수로 활동하고 있는 자타 공인 스포츠 우먼이다. 신수지는 취미로 골프를 치고 있지만 처음 시작할 땐 하루에 9시간씩 골프 연습을 했다며 골프 티칭 프로도 생각해 본 적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광주 노른자위 땅을 개발하는 사업이 건설사 간의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총사업비 2조여원의 초대형 프로젝트가 양측이 제기한 고소·고발로 표류하는 모양새다. 갈등의 본질은 사업을 좌지우지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의 최대주주 지위가 누구에게 있는지다. 최근 지분확보를 위한 소송 과정서 의문의 돈거래가 포착됐다. 2020년 7월1일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도시계획시설서 도시공원으로 지정해놓은 개인 소유의 땅에 20년간 공원 조성을 하지 않을 경우 땅 주민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도시공원서 해제하는 제도인 ‘도시공원 일몰제’가 시행됐다. 도시공원 일몰제의 도입으로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민관 합작 윈윈 사업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민간에 사업시행권을 주고 공원을 조성해 지자체에 기부채납하도록 하는 제도다. 민간 사업시행자는 공원부지 30% 범위서 아파트 건설 등 비공원사업을 진행해 수익을 챙길 수 있다. 정부나 지자체는 민간 자본으로 공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민간 사업시행자는 주택 공급 사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서로 이득 볼 수 있는 구조다. 현재 전국 각지서 진행하고 있는 민간공원 특례사업 중 ‘중앙공원 1지구 민간공원 특례사업’의 규모가 가장 크다. 광주시 서구 금호동과 화정동, 풍암동 일대 243만5027㎡에 공원시설과 비공원시설을 건축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비공원시설 부지에는 지하 3층~지상 28층, 39개동 총 2772세대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총사업비가 2조2000억원에 달한다. 2020년 1월 사업시행사인 특수목적법인(SPC)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이하 빛고을)이 설립되면서 추진되기 시작한 사업은 최근 시행사 지위와 시공권 등을 두고 고소·고발이 난무하고 있다. SPC 설립 시점부터 컨소시엄에 참여한 한양과 이후 시공자로 들어온 롯데건설, 지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우빈산업, 케이앤지스틸 등이 갈등의 주체다. SPC 빛고을 설립 초기 한양이 30%로 최대주주, 우빈산업(25%), 케이앤지스틸(24%), 파크엠(21%) 등이 주주로 참여했다. 한양이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의 SPC 빛고을 참여를 위한 초기자본 49억원을 댔다. 한양이 우빈산업에 49억원을 빌려주고 우빈산업이 다시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대여해 지분을 분배했다. 이때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콜옵션’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콜옵션은 특정한 기초자산을 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행사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다시 말해 우빈산업은 언제든지 원할 때 케이앤지스틸의 지분을 회수할 수 있는 조건을 걸어둔 것이다. ‘초대형’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이면 한양-케이앤지스틸 모종의 관계 의혹 SPC 빛고을 주주구성에 변화가 생긴 시점은 컨소시엄 구성 당시 한양이 맡기로 한 시공권이 롯데건설로 넘어가면서부터다.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의 지분 24%를 위임받아 주주권을 행사해 롯데건설과 중앙공원 1지구 아파트 신축 도급 약정을 체결했다. 이 과정서 30% 지분의 한양은 배제됐다. 롯데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할 당시 우빈산업에 지분을 위임했던 케이앤지스틸의 태도가 변한 시기는 2022년 5월경으로 추정된다. SPC 빛고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25억3000만원(대여금 24억원+이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빌린 돈을 갚았으니 24% 지분만큼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맺었던 콜옵션을 행사하고 49%의 지분을 확보해 SPC 빛고을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우빈산업 내부 사정이 변하면서 한 차례 더 지분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우빈산업은 대출금 100억원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부도 처리됐다. 지급보증을 섰던 롯데건설은 우빈산업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넘겨 받으면서 49%를 확보했다. 지분양도는 롯데건설이 근질권(담보물에 대한 권리)을 행사해 채무를 대신 갚아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우빈산업이 빠진 자리에 롯데건설이 들어오면서 현재 기준 빛고을 SPC 지분구조는 한양 30%, 롯데건설 29.5%, ㈜파크엠 21%, 허브자산운용 19.5%로 재편된 상태다. 허브자산운용이 보유한 19.5%는 롯데건설로부터 양도받은 것이다. SPC 빛고을 내에서 롯데건설의 발언권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뉜 지분 콜옵션으로? 사업시행권과 시공권을 두고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이 궤를 같이 하면서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쟁점은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이 가진 지분이 최종적으로 누구의 소유냐는 것이다. 두 회사의 지분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바뀔 수 있다.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을 갚았으니 24%에 대한 주주권이 자사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양은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우빈산업에 49억원의 출자금을 대여하면서 맺은 특별약정을 내세웠다. 해당 약정에 한양이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비공원시설 시공권을 전부 갖는데 우빈산업이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항목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우빈산업이 주도해 롯데건설로 시공사를 바꾼 것은 특별약정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광주지방법원은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이 각각 우빈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서 모두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주주권 확인 소송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우리가 SPC 주식을 실제로 소유한 주주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한양 관계자도 “1심 법원은 우빈산업이 한양에게 49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보유 주식 25% 전량을 양도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건설은 소송 판결 한 달 전, 우빈산업의 지분을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우빈산업이 한양에 양도할 주식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과정서 한양은 우빈산업의 ‘고의 부도’를 의심하고 있다. 한양은 1심 법원 판결을 근거로 자사가 지분 55%(한양 30%+우빈산업 25%)의 SPC 빛고을 최대주주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대법원서 한양에 ‘시공권이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놓으면서 시공자 지위는 잃게 됐다. 소송 이겨도 지위 잃었다 최근 SPC 빛고을 지분 갈등서 케이앤지스틸의 역할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케이앤지스틸은 상하수도 설비공사 업체로 2003년에 설립됐다. SPC 빛고을에 우빈산업과 함께 참여했다가 현재는 빠진 상태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전 대표가 우빈산업과 친분이 있어서 (SPC 빛고을에)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 사태서 롯데건설과 우빈산업은 이른바 ‘비한양파’로 묶여있다. 두 업체의 지분 이동도 비교적 명확히 드러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은 두 업체 모두 우빈산업과 소송을 진행하면서도 서로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적(우빈산업)이 같을 뿐 특별히 관계가 있는 업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양의 모기업인 보성그룹 계열사에 속한 ‘앤유’라는 업체가 케이앤지스틸에 2022년 4월, 2억원을 빌려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앤유는 이기승 보성그룹 회장의 동생인 이점식씨가 지분 83.6%를 가지고 있는 친족회사다. 전기 조명장치 제조업체로 2007년에 설립됐다. 2022년 기준 매출은 28억2900만원, 영업이익은 3억300만원으로 확인된다. 한양과의 거래를 통해 27억79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앤유는 케이지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주는 과정서 1주일짜리 주식근질권을 설정했다.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이 2억원을 갚지 못하면서 케이앤지스틸의 주식이 전부 앤유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의 대표이사를 비롯해 사내이사 3명 등 4명이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1명은 앤유 대표인 정모씨의 아내로 추정된다. 케이앤지스틸 수뇌부가 물갈이된 것이다. 당시 케이앤지스틸의 채무가 수십억원에 이를 정도로 적자가 누적된 상태였다고 해도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배권을 넘겨준 것을 두고 석연찮은 의문이 일었다. 1주일이라는 짧은 주식 근질권 설정도 의문으로 떠올랐다. 보성그룹에 기생하는 ‘앤유’ 푼돈 주고 1주 만 회사 꿀꺽? 더 흥미로운 대목은 같은 해 5월 케이앤지스틸이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 25억3000만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는 의혹이 동시에 불거진 점이다. 다시 말해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분 100%를 앤유에 넘겨주고 한 달 만에 20억원이 넘는 돈을 융통해 SPC 빛고을 지분을 확보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여기에 우빈산업을 상대로 한 주주권 확인 소송 등에 김앤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하면서 수임료에 대한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케이앤지스틸이 지분확보를 위해 사용한 자금 출처가 한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양 입장서 케이앤지스틸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확보하면 54%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대법원 판결로 시공자 지위는 상실했지만 롯데건설에 넘어가 있는 시공권을 흔들 수 있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분 갈등 구조가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로 정리되는 셈이다. 하지만 한양과 케이앤지스틸 모두 두 업체 간 모종의 관계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앤유라는 계열사가 있는지도 잘 몰랐다. 앤유서 케이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줬다거나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우빈산업서 (1심)소송에 져서 계속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듯하다. 대응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보다 광주시가 우빈산업과 결탁해 여러 가지로 유리하게 상황을 봐주고 있다고 판단해 광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광주시는 사업시행자이자 감독관청으로서 해야 할 일이 참 많은데 그런 일을 하지 않아 공모 제도가 다 무너졌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광주시의 행정행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석연찮은 자금 출처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한양이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에 대해 “우빈산업서 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주주가 들어와 투자가 이뤄지면서 주금 대여금을 갚은 것이다. 우빈산업에서는 (우리가)한양의 위장계열사 아니냐, 대표이사 선임 과정이 의심스럽다, 자금 출처가 어디냐 같은 의혹을 제기하는데 그건 주주권 확인 소송서 져서 그러는 것이다. 한양이랑 우리랑은 큰 관계가 없는데 자꾸 엮어서 흠집을 내려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4월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 케이앤지스틸 대표로 오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이 사업이 잘 마무리되면 우리 회사에 300억원 정도의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행이익을 1100억원으로 계산했을 때 우리 회사 지분이 24% 정도니까 그렇게 계산한 것이다. 수익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회사를 맡게 됐고, 새로운 주주들도 그 사업성을 보고 투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