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에 빠진 스포츠 스타들

야구선수 축구선수 그린에 푹 빠지다

지난달 16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사막에 위치한 와일드파이어 골프장(파72·6601야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JTBC 파운더스컵 개막을 하루 앞두고 이곳에서는 이날 프로암 행사가 열렸다. 올해 프로암에는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한 박찬호를 비롯, 미국프로미식축구(NFL)의 카슨 파머, 래리 피츠제랄드, 마이클 플로이드, 그리고 미국프로농구(NBA)의 패트릭 패터슨 등의 스타들이 이곳을 찾았다.

박찬호 300야드 가볍게 날려
은퇴 후 골프로 우울증 극복

여자골프 세계 랭킹 1위 리디아 고(18)는 오전에 박찬호와 짝을 이뤄 9홀을 돌았다. 박찬호는 나머지 9홀을 장하나(24·비씨카드)와 플레이를 했다. 리디아 고는 “박찬호 선수가 워낙 장타자여서 (거리로는) 도저히 쫓아갈 수 없었다. 내가 두 번 가야 할 거리를 그는 한 번에 보냈다” 며 “마지막 홀에서는 내 캐디도 해주는 등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며 웃었다.

힘은 여전해

박찬호는 300야드를 가볍게 날리는 장타자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야구 선수들 중에서는 대개 투수 출신들이 타자들보다 골프에 재능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프로암 참가자들은 카트를 타고 라운드를 하지만 박찬호는 이날 리디아 고를 배려해 9홀 동안 같이 걸으면서 많은 얘기를 나눴다. 특히 마지막 9번 홀에서는 박찬호가 리디아 고의 캐디를 자청하기도 했다.
박찬호는 리디아 고의 ‘세계 랭킹 1위’라고 새겨진 캐디빕을 입고 한 홀을 돌았다. 그는 프로암을 마친 뒤 “캐디백이 생각보다 훨씬 무겁다”고 했다. 리디아 고는 최근 근황에 대해서도 전했다. 그는 “한국 나이로는 이제 20살이다. 이제는 저도 점차 나이를 먹고 있다는 걸 느낀다. 약간 이상한 느낌”이라며 “얼마 전 마련한 자동차로 가끔 집 근처에서 운전을 하는데 무척 재밌다”고 했다.

리디아 고는 올 초 도요타의 고급 브랜드인 렉서스 스포츠카를 ‘인생 첫 자동차’로 마련했다. 리디아 고는 아직 정식 면허를 탄 게 아니고 배우는 단계라 옆에 보호자가 동승해야 운전을 할 수 있다. 운전 시간에도 제한이 있다. 리디아 고는 올 시즌 각오에 대해서도 밝혔다. 그는 “이 대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시즌이 시작된다”며 “메이저 대회 우승 등 많은 목표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받고 싶은 상은 아무래도 ‘올해의 선수’상이다. 한 시즌 동안 가장 꾸준한 성적을 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고 했다. 이어 “올림픽에 참가하는 것도 큰 의미가 있다. 메달까지 딴다면 더욱 기쁠 것”이라고 했다.


‘JTBC 파운더스 컵’에서 리디아 고와 함께 프로암 대회를 치른 박찬호가 하루 종일 많은 관심을 받은 날이 있었다. 박찬호는 3월17일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와일드파이어 골프클럽에서 열린 2016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6번째 대회 ‘JTBC 파운더스 컵’ 프로암 대회에 나섰다. 박찬호는 여자 골프 세계 랭킹 1위 리디아 고(18·뉴질랜드)와 함께 9홀, 장하나(23·BC카드)와 함께 9홀을 돌았다. 박찬호는 프로암 도중 리디아 고의 캐디 빕을 입고 리디아 고의 백을 메며 캐디 역할을 하기도 했다.

류현진·차범근·신수지 소문난 골프광
은퇴 선수들 직접 자선골프대회 열기도

야구 선수였던 박찬호는 골프와도 조금 인연이 있다. LPGA 측도 박찬호와 리디아 고의 프로암 소식을 전하며 “박세리(38·하나금융그룹)가 LPGA에 한국 여자 골프 스타 바람을 일으켰다면 박찬호는 한국 메이저리그 스타들의 바람을 일으켰다”고 소개했다. 박찬호는 박세리처럼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개척한 선구자다.

그래서인지 현재까지도 박찬호와 박세리는 돈독한 사이를 유지하고 있다. 박찬호는 소문난 장타자다. 첫 홀부터 티샷을 300야드 이상 날려보내 동반자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좌측으로 휜 도그레그 홀인 3번 홀(385야드)에서는 과감하게 왼쪽으로 가로지르는 티샷으로 무려 345야드나 볼을 날려보냈다. 전형적인 파워 히터인 박찬호는 탄탄한 하체를 기반으로 빠르게 클럽 헤드를 끌어내리면서 최고 137마일(220㎞)의 드라이버 헤드 스피드를 기록한 적이 있다.

미국프로골프협회(PGA)투어 평균(113마일·181㎞)은 물론,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127마일·204㎞)보다도 빠르다. LPGA 투어 장타자로 손꼽히는 장하나는 “클럽이 바람을 가르는 소리부터가 달랐다. 캐리(날아가는 거리)로만 평균 300야드 이상을 날려보내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박찬호의 골프 사랑은 남다르다. 2012년 은퇴 이후 한동안 우울증을 겪었던 그는 골프 클럽을 잡으면서 컨디션을 되찾았다. 박찬호는 “화려했던 시절을 보낸 선수일수록 은퇴 이후 우울증에 걸리거나 알코올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한동안 심리 치료를 받기도 했는데 ‘골프’라는 집중할 거리가 생기면서 괴로움을 잊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매일 9시간 연습


박찬호는 골프 안에서 야구를 한다고 생각한다. 차이가 있다면 투수는 손으로 볼을 던지고, 골퍼는 클럽을 사용해 볼을 날린다는 것이다. 박찬호는 “투수가 정확하게 볼을 던져야 타자를 아웃시킬 수 있다면 골퍼는 타깃을 향해 정확하게 볼을 날려 보내야 타수를 줄일 수 있다.

타자를 아웃시키기 위해 항상 일정한 릴리즈 포인트로 투구를 해야 하듯 골프는 일정한 루틴을 밟아야 일관된 샷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점에 매료됐다”고 말했다. 매니지먼트나 멘털 컨트롤이 중요하다는 점에서도 야구와 비슷하다고 그는 이야기했다.

박찬호는 “투 스트라이크를 잡았다고 욕심을 부리면 안타를 맞을 수 있듯이 골프도 그린에 볼을 잘 올렸더라도 과욕을 내면 버디가 보기로 바뀌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강조했다. 그는 구력은 3년밖에 되지 않지만 이제까지 이글을 다섯 차례나 했다. 베스트 스코어는 76타다. 박찬호는 “4개월 만에 70대 타수를 쳤지만 곧 스코어가 100타로 내려가더라. 그 뒤로 겸손함을 배웠다. 모든 운동이 그렇지만 내가 조절할 수 있는 것은 결과가 아닌 과정뿐이다. 그래서 그 과정을 만들기 위해 연습을 늘 시합처럼 한다. 그 뒤로 골프가 더 재미있어졌다”고 말했다.

9번 홀에서 박찬호는 캐디빕(조끼)을 착용한 뒤 골프백까지 메고 리디아 고의 캐디로 변신했다. 리디아 고는 “박찬호 선수와 동반 라운드를 하다보니 첫 몇 홀은 무척 긴장돼 제대로 샷이 안 됐다. 그러나 자상한 조언과 유머 덕분에 이내 마음이 편해졌다. 프로인 내가 오히려 배우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종목은 다르지만 빅리그에서 활약을 펼친 대선배와 함께한 시간이 무척 행복했다”고 말했다.

골프에 빠진 대표적인 야구 선수로는 박찬호 외에도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28 ·LA 다저스)이 있다. 류현진의 절친인 김하늘(27·하이트진로)이 “류현진 오빠는 골프를 진짜 좋아한다. 골프도 같이 치고 스크린 치거나 볼링 치거나, 만나면 운동밖에 안 한다”고 증언할 정도. 지난 2015년엔 어깨 수술 후 재활 훈련으로 인해 개최하지 못했지만, 2014년까진 시즌 후 한국에 들어와 유소년 야구 선수들을 위한 자선 골프 대회를 열기도 했다.

이외에도 많은 프로 야구 선수들과 야구 감독들이 골프를 즐기고 좋아한다. 축구에선 대표적으로 차범근 전 감독, 홍명보 전 감독을 들 수 있다. 홍명보 전 감독은 축구인 자선 고려대 동문 자선 골프 대회 등을 통해 자신의 골프 실력을 유감없이 뽐낸 바 있다. 차범근 전 감독의 골프 실력도 수준급으로 알려졌다. 여자 스포츠 스타 중에선 신수지가 눈에 띈다.

리듬체조 국가대표 출신인 신수지는 리듬체조 현역 은퇴 후 현재는 프로 볼링 선수로 활동하고 있는 자타 공인 스포츠 우먼이다. 신수지는 취미로 골프를 치고 있지만 처음 시작할 땐 하루에 9시간씩 골프 연습을 했다며 골프 티칭 프로도 생각해 본 적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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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혁표’ 극우 정당 개편 프로젝트

‘장동혁표’ 극우 정당 개편 프로젝트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당명 개정 의사를 밝혔다. 국민의힘 윤리위원회는 한동훈 전 대표를 제명했다. 극우 유튜버로 알려진 고성국씨도 전한길씨에 이어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장 대표의 ‘국힘 극우 정당 개편’ 프로젝트는 성공할 수 있을까?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7일 당명 개정 의사를 밝혔다. 장 대표는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개최해 3대 쇄신안을 발표하면서 “모든 당원의 뜻을 물어 당명 개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지는 비판 세례 국민의힘은 지난 9일부터 3일 동안 책임당원에게 당명 개정 찬반을 물었고, 책임당원 중 68.19%는 찬성 의사를 밝혔다. 새 당명은 당원 의견수렴과 국민 공모를 거쳐 결정한 후 당헌 개정 등 절차를 진행해 다음달 중 확정할 예정이다. 이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새로운 당명을 내걸고 지방선거를 치른다. 하지만 장 대표가 당명 개정을 승부수로 제시한 것에 대해선 비판적인 의견이 다수 이어졌다. <조선일보>는 지난 8일 사설을 통해 “당명 개정 추진도 맞는 말이지만, 국민의힘은 반복적으로 ‘미래로 가겠다’라고 약속한 후 실제로는 과거로 퇴행해 왔다”며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엔 부정선거 음모론·합리성을 상실한 극단 세력에 휘둘려 안방을 내주기도 했다”고 비판했다. <동아일보>는 지난 13일 자 사설을 통해 “당명 교체는 민심의 외면을 받는 원인을 뿌리부터 제거하는 과정의 일환이어야 설득력이 있다”며 “그 핵심은 시대착오적 불법 계엄을 저지른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이라고 주장했다. 당명 개정에 대해선 “장 대표가 정치적 상상력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지나치게 잦은 당명 개정은 한국 정치의 오래된 문제점 중 하나로 거론된다. 당명을 지나치게 자주 바꾸면, 국민이 정당의 정체성을 파악하기 어렵다. 이런 정당들에 대해선 “당명 개정을 통해 지금의 상황을 면피하려고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장 대표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이유로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매개로 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제명 결정 ▲장 대표 주변에 포진한 일부 윤 어게인 세력 등을 제시했다. 장 대표에 대해선 지난달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의 공개 지적 등 다양한 압박이 이어졌다. 국민의힘 김도읍 전 정책위의장이 지난 5일 사퇴한 것에 대해서도 “장 대표의 당 운영에 대한 항의성 사퇴를 한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일각에선 “장동혁 지도부가 2월 전후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을 제기한다. “장 대표가 물러난 후 국민의힘 신동욱 수석 최고위원이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을 수도 있다”는 설도 돌았다. 그러자 신 최고위원은 지난달 15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일종의 정치적 선동에 가깝고, 실질적으로 당 내부의 큰 흐름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며 선을 그었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지난달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언더 찐윤 성향 국민의힘 의원들 사이에서 ‘장 대표를 내보낸 후 경북 상주 출신이자 아나운서였던 신 최고위원이 비대위원장을 맡으면 어떻겠느냐’는 얘기가 나온다”고 주장했다. 당명 개정부터?…보수신문 ‘사설 맹폭’ 온라인 댓글 국적 표기…트럼프 벤치마킹? 장 대표는 지난 2022년 6월 보궐선거로 당선돼 처음 국회에 입문했고, 지난 2024년 재선에 성공했다. 형식적으로는 재선 의원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초선 의원으로 볼 수도 있다. 국민의힘 전체를 움직일 수 있는 정치적 영향력을 가졌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장 대표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정치적 공간과 영향력이란 분석이 나올 수도 있다. 현재 장 대표는 국민의힘 내부에서 언더 찐윤·친한(친 한동훈)계와 갈등하고 있고, 밖에선 주요 보수 신문까지 그에게 강한 압박을 넣고 있다. 언더 찐윤은 국민의힘의 텃밭 대구·경북에 영향력을 가진 토착 보수가 정치적으로 세력화한 집단이다. 지난 14일 국민의힘 윤리위원회로부터 제명 결정을 받은 한 전 대표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반대하는 등 행보로 인해 중도 보수 이미지가 강하다. 장 대표가 국민의힘 안에서 자신의 정치적 공간을 확보하는 방법은 국민의힘을 극우 정당으로 개편하는 것밖에 없다. ‘극우 유튜버’로 평가받는 고성국씨는 지난 5일 자신의 유튜브 생방송에 출연한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에게 입당 원서를 제출하는 방식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고씨는 “제가 김재원 계보가 된 거냐”고 물었고, 김 최고위원은 “제가 고성국 계보가 된 것”이라고 화답했다. 고씨는 평소 ‘윤 어게인’을 강하게 주장하면서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두둔해 왔다. 고씨가 입당한 것을 놓고, <조선일보>는 지난 8일자 사설을 통해 “최근 입당한 극단 성향 유튜버가 당 지도부에 입성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극우 유튜버 전한길씨는 이미 지난해 7월에 입당했다. 그는 지난해 8월 전당대회에서 ‘배신자’ 구호를 외치면서 소란을 피웠고, “역설적으로 큰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장외에서 강경 보수 성향 대형 집회를 주도했던 손현보 세계로교회 목사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돼 징역 1년형을 구형받은 후 오는 30일 제1심 선고를 받는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는 지난해 1월 발생한 서울서부지법 폭동 사태의 배후로 지목받아 특수건조물침입 교사 혐의가 적용돼 지난 13일 구속됐다. 강경 보수 성향 대형 집회를 주도하던 ‘두 거목’이 구속됐기 때문에, 강경 보수층에게 정서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극우 유튜버가 당내에 뿌리내리게 하면, 장 대표도 당내 거점을 만들 수 있다. 국민의힘에 거점을 만든 후 손·전 목사가 다시 활동하는 시기가 온다면, 장 대표는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도 있다. 무주공산 강경 보수 장 대표는 극우 유튜버들의 주장을 현실 정치에 반영하기 시작했다. 장 대표는 지난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외국인의 댓글에 의해 여론이 왜곡되고 있다”며 “대한민국이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온라인 댓글 국적 표기 제도’ 도입을 주장했다. 나경원 의원 등 국민의힘 의원 34명은 지난해 2월 댓글 국적 표시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또 장 대표는 “과거 7년 동안 국민의힘을 비난하는 글을 6만5000개 이상을 올린 X(엑스) 계정의 접속 위치가 중국으로 확인된 사례도 있었다. 국민 64%는 댓글 작성자 국적 표기에 찬성한다”며 지난 9일 발표된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한국리서치 조사의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했다. 앞서 전씨는 지난해 2월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서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중국을 응원하는 댓글이 어떻게 91%나 나올 수 있겠느냐”며 “중국 정부가 운영하는 우마오당 댓글 부대가 우리나라 여론에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장 대표는 “지방선거 투표권이 있는 외국인이 14만명을 넘는 등 외국인이 투표권을 가져서 국민의 주권이 위협받고 있다”며 “상호주의에 따라 외국인 투표권을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이 69%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공직선거법은 체류 자격 취득일 이후 3년이 지나고, 거주 지방자치단체 외국인 등록대장에 오른 만 18세 이상 외국인에게 지방선거 투표권을 부여한다. 따라서 장 대표가 주장하는 데 관해 “더불어민주당의 친중 성향이 짙은 것 같다는 일부 보수층의 의심을 자극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장 대표에 대해선 “전략적으로 극우 영역을 국민의힘으로 이식해 입지를 굳혀 당을 장악한 후 상대를 공격할 프레임을 설정하는 등 일거양득 효과를 보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제기할 수도 있다. 유럽 극우 정당은 대체로 자국민 우선주의 등 반이민 정서를 정치적 기반으로 구축했다. 이는 ▲프랑스의 국민연합 ▲독일의 독일을 위한 대안(AfD) ▲일본의 참정당 등이 갖는 뚜렷한 공통점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016년 대통령선거에 출마하면서 “불법 이민자의 밀입국을 방지하기 위해 미국·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세우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실질적으로는 미국·멕시코 국경에 위치한 기존 장벽을 더 높게 만들어 밀입국을 방지한다는 취지다. 물론 이 공약은 아직 이행되지 않았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장벽은 우리가 짓고, 비용은 멕시코가 부담할 것”이라는 주장을 하면서 보수층의 표심을 얻었다. 양날의 검 극우 정치 반대로 우리나라에선 극우 정치를 강하게 경계하는 기류가 있다. 극우 정치는 대중을 결집시키기 위한 강한 언어에 몰두한다. 우리나라의 극우 정치는 남북 분단이란 역사적 특성 때문에 강경한 일부 기독교 교단과 강하게 밀착돼있다. 아울러 일부 노년층 특유의 옛 관성에 의존하는 흔적이 남아있는 과도한 강경함은 다른 성향을 지닌 사람들에게 거부감을 갖게 한다. 강경 보수 특유의 키치도 다른 정치 집단에 거부감을 주는 데 한몫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유의 쇼맨십을 토대로 미국 민주당에 반발하는 집단을 하나로 묶어 21세기 미국 극우 집단 MAGA 진영을 만들었고, 공화당을 장악했다. 일본에선 포퓰리스트 고 아베 신조 전 총리가 특유의 화술을 매개로 자유민주당 내 보수 방류의 장기 주도권 행사의 기틀을 세웠다. 아베 전 총리는 지난 2022년 피살됐다. 하지만 그가 만들어놓은 보수 방류의 영향력은 ‘여자 아베’로 유명한 정치적 후계자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일본 최초의 여성 총리가 되는 데 밑바탕이 됐다. 극우 정치에 대한 거부감이 강한 우리나라에도 극우 정치가 뿌리내릴 가능성을 시사한 사건은 서울서부지법 폭동 사태였다.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법원을 공격한 이 사건은 지난 2021년 발생한 미국 국회의사당 점거 폭동과 비슷하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은 제46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던 조 바이든 전 대통령에 대한 대통령 인준을 막기 위해 의회를 무력으로 점거했다가 진압됐다. 서울서부지법 폭동 사태 가담자들은 2030 세대 남성이 많았다. 가담 정도가 지나쳐 구속영장이 발부됐던 66명 중 ▲20대 8명 ▲30대 21명 등 2030 남성은 총 29명(43.9%)였다. 서울서부지법 폭동 사태는 2030세대 남성 중 보수를 지향하는 유권자들이 강경 보수·개혁 보수로 나뉘는 것을 외부로 보여준 결정적 사건이었다. 판단 기준은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였다. 윤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2030세대 남성은 서울서부지법 폭동에 참여하거나 지지했고, 비판하는 2030세대 남성 중 상당수는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를 지지하고 있다. 장 대표에게 남은 선택지는 윤 전 대통령이 정계에서 사실상 사라진 현 시점에 정치적 무주공산인 강경 보수의 정치적 지도자가 되는 것이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청년 강경·노년층 묶는 맞춤형 세대포위론? 장 길들이려는 전…“이준석 연대 안 된다” 이들과 기존 반공 보수를 지향하는 노인 세대를 묶어 당내 맹주가 된다면, 장 대표의 정치적 입지는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 대표가 국민의힘 당 대표 시절 윤 전 대통령의 대선 승리 전략으로 제시했던 세대포위론이 장 대표에게 맞춤 적용되는 것이다. 하지만 장 대표의 구상이 현실이 될 가능성엔 여러 의문이 남는다. 최근 그는 이 대표와의 연대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달부터 정가에서 언급되는 ‘장한석(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에 대해, 장 대표는 “개혁신당과의 연대란 표현에 대해선 특별히 문제 삼지 않겠다”고 말했다. 지난 11일엔 이 대표가 야당 대표 연석 회담을 제안했고, 장 대표는 이를 받아들였다. 장 대표와 이 대표는 지난 13일 만나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더불어민주당 공천 헌금 및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 수사를 위한 특검 도입 등을 함께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비공개회의에선 민주당의 입법을 저지하기 위한 행동 방안과 특검법 관련 양당 의원 연석회의 개최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강경 보수 내부에선 장 대표가 이 대표와의 연대를 추진하는 것에 대해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씨는 지난 9일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서 “국민의힘이 개혁신당과 연대하면, 장 대표 지지를 철회하겠다”고 주장했다. 그 이유로는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이 대표를 절대 가까이하면 안 된다’는 말을 개인적으로 들었다”는 것을 들었다. 고씨도 지난 13일 자신의 유튜브 방송을 통해 “장 대표는 ‘이 대표와 특검 연대만 하겠다’고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고 주장했다. 이는 역으로 장 대표에게 “통일교 특검 외엔 이 대표와 공조해선 안 된다”는 압박을 하는 것으로 해석될 가능성이 있다. 2020년 한국 정치에선 과거와 다른 지점을 확인할 수 있다. 과거엔 특정 정치인의 팬덤이 결성돼 정치적 친위대 역할을 했다. 하지만 2020년대 이후 팬덤은 정치인에게 압력을 행사하고, 적대적 정치인에 대해선 집단 행동을 하는 등 영향력을 행사하는 데 정치인을 능가하고 있다. 정치인이 팬덤을 제어할 수 있는 지도력·정치력을 갖춘 사례가 드물어지고 있단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장 대표가 트럼프 대통령처럼 대중을 선동할 수 있는 강한 쇼맨십을 가진 정치인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장 대표에겐 고씨·전씨와 같이 세를 모아줄 수 있는 ‘정치 무당’과의 연대가 필요하다. 장 대표에게 필요한 것은 ‘보수의 김어준’일 가능성이 있다.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한 전 대표를 제명했다고 하더라도 그의 정치 생명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 한 전 대표는 재심 청구 포기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법적으로는 가처분을 신청하면서 제명 결정 무효를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불안한 동거 언제까지? 아울러 한 전 대표 제명이 확정되더라도, 국민의힘 내부엔 대구·경북 기득권을 안정적으로 누리기 위해 소극적 정치를 하는 언더 찐윤이 남아있다. 이들은 국민의힘 내부를 실질적으로 지배한다. 또 전씨·고씨 등 ‘정치 무당’과 언제까지 손을 잡을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 전씨는 이미 개혁신당과의 연대를 반대하는 등 장 대표를 길들이려고 하고 있다. 장 대표의 ‘국민의힘 극우 정당 개편’ 프로젝트는 첩첩산중이다. 한 전 대표 제명 결정은 시작일 뿐이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