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에 빠진 스포츠 스타들

야구선수 축구선수 그린에 푹 빠지다

지난달 16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사막에 위치한 와일드파이어 골프장(파72·6601야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JTBC 파운더스컵 개막을 하루 앞두고 이곳에서는 이날 프로암 행사가 열렸다. 올해 프로암에는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한 박찬호를 비롯, 미국프로미식축구(NFL)의 카슨 파머, 래리 피츠제랄드, 마이클 플로이드, 그리고 미국프로농구(NBA)의 패트릭 패터슨 등의 스타들이 이곳을 찾았다.

박찬호 300야드 가볍게 날려
은퇴 후 골프로 우울증 극복

여자골프 세계 랭킹 1위 리디아 고(18)는 오전에 박찬호와 짝을 이뤄 9홀을 돌았다. 박찬호는 나머지 9홀을 장하나(24·비씨카드)와 플레이를 했다. 리디아 고는 “박찬호 선수가 워낙 장타자여서 (거리로는) 도저히 쫓아갈 수 없었다. 내가 두 번 가야 할 거리를 그는 한 번에 보냈다” 며 “마지막 홀에서는 내 캐디도 해주는 등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며 웃었다.

힘은 여전해

박찬호는 300야드를 가볍게 날리는 장타자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야구 선수들 중에서는 대개 투수 출신들이 타자들보다 골프에 재능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프로암 참가자들은 카트를 타고 라운드를 하지만 박찬호는 이날 리디아 고를 배려해 9홀 동안 같이 걸으면서 많은 얘기를 나눴다. 특히 마지막 9번 홀에서는 박찬호가 리디아 고의 캐디를 자청하기도 했다.
박찬호는 리디아 고의 ‘세계 랭킹 1위’라고 새겨진 캐디빕을 입고 한 홀을 돌았다. 그는 프로암을 마친 뒤 “캐디백이 생각보다 훨씬 무겁다”고 했다. 리디아 고는 최근 근황에 대해서도 전했다. 그는 “한국 나이로는 이제 20살이다. 이제는 저도 점차 나이를 먹고 있다는 걸 느낀다. 약간 이상한 느낌”이라며 “얼마 전 마련한 자동차로 가끔 집 근처에서 운전을 하는데 무척 재밌다”고 했다.

리디아 고는 올 초 도요타의 고급 브랜드인 렉서스 스포츠카를 ‘인생 첫 자동차’로 마련했다. 리디아 고는 아직 정식 면허를 탄 게 아니고 배우는 단계라 옆에 보호자가 동승해야 운전을 할 수 있다. 운전 시간에도 제한이 있다. 리디아 고는 올 시즌 각오에 대해서도 밝혔다. 그는 “이 대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시즌이 시작된다”며 “메이저 대회 우승 등 많은 목표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받고 싶은 상은 아무래도 ‘올해의 선수’상이다. 한 시즌 동안 가장 꾸준한 성적을 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고 했다. 이어 “올림픽에 참가하는 것도 큰 의미가 있다. 메달까지 딴다면 더욱 기쁠 것”이라고 했다.


‘JTBC 파운더스 컵’에서 리디아 고와 함께 프로암 대회를 치른 박찬호가 하루 종일 많은 관심을 받은 날이 있었다. 박찬호는 3월17일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와일드파이어 골프클럽에서 열린 2016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6번째 대회 ‘JTBC 파운더스 컵’ 프로암 대회에 나섰다. 박찬호는 여자 골프 세계 랭킹 1위 리디아 고(18·뉴질랜드)와 함께 9홀, 장하나(23·BC카드)와 함께 9홀을 돌았다. 박찬호는 프로암 도중 리디아 고의 캐디 빕을 입고 리디아 고의 백을 메며 캐디 역할을 하기도 했다.

류현진·차범근·신수지 소문난 골프광
은퇴 선수들 직접 자선골프대회 열기도

야구 선수였던 박찬호는 골프와도 조금 인연이 있다. LPGA 측도 박찬호와 리디아 고의 프로암 소식을 전하며 “박세리(38·하나금융그룹)가 LPGA에 한국 여자 골프 스타 바람을 일으켰다면 박찬호는 한국 메이저리그 스타들의 바람을 일으켰다”고 소개했다. 박찬호는 박세리처럼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개척한 선구자다.

그래서인지 현재까지도 박찬호와 박세리는 돈독한 사이를 유지하고 있다. 박찬호는 소문난 장타자다. 첫 홀부터 티샷을 300야드 이상 날려보내 동반자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좌측으로 휜 도그레그 홀인 3번 홀(385야드)에서는 과감하게 왼쪽으로 가로지르는 티샷으로 무려 345야드나 볼을 날려보냈다. 전형적인 파워 히터인 박찬호는 탄탄한 하체를 기반으로 빠르게 클럽 헤드를 끌어내리면서 최고 137마일(220㎞)의 드라이버 헤드 스피드를 기록한 적이 있다.

미국프로골프협회(PGA)투어 평균(113마일·181㎞)은 물론,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127마일·204㎞)보다도 빠르다. LPGA 투어 장타자로 손꼽히는 장하나는 “클럽이 바람을 가르는 소리부터가 달랐다. 캐리(날아가는 거리)로만 평균 300야드 이상을 날려보내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박찬호의 골프 사랑은 남다르다. 2012년 은퇴 이후 한동안 우울증을 겪었던 그는 골프 클럽을 잡으면서 컨디션을 되찾았다. 박찬호는 “화려했던 시절을 보낸 선수일수록 은퇴 이후 우울증에 걸리거나 알코올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한동안 심리 치료를 받기도 했는데 ‘골프’라는 집중할 거리가 생기면서 괴로움을 잊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매일 9시간 연습


박찬호는 골프 안에서 야구를 한다고 생각한다. 차이가 있다면 투수는 손으로 볼을 던지고, 골퍼는 클럽을 사용해 볼을 날린다는 것이다. 박찬호는 “투수가 정확하게 볼을 던져야 타자를 아웃시킬 수 있다면 골퍼는 타깃을 향해 정확하게 볼을 날려 보내야 타수를 줄일 수 있다.

타자를 아웃시키기 위해 항상 일정한 릴리즈 포인트로 투구를 해야 하듯 골프는 일정한 루틴을 밟아야 일관된 샷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점에 매료됐다”고 말했다. 매니지먼트나 멘털 컨트롤이 중요하다는 점에서도 야구와 비슷하다고 그는 이야기했다.

박찬호는 “투 스트라이크를 잡았다고 욕심을 부리면 안타를 맞을 수 있듯이 골프도 그린에 볼을 잘 올렸더라도 과욕을 내면 버디가 보기로 바뀌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강조했다. 그는 구력은 3년밖에 되지 않지만 이제까지 이글을 다섯 차례나 했다. 베스트 스코어는 76타다. 박찬호는 “4개월 만에 70대 타수를 쳤지만 곧 스코어가 100타로 내려가더라. 그 뒤로 겸손함을 배웠다. 모든 운동이 그렇지만 내가 조절할 수 있는 것은 결과가 아닌 과정뿐이다. 그래서 그 과정을 만들기 위해 연습을 늘 시합처럼 한다. 그 뒤로 골프가 더 재미있어졌다”고 말했다.

9번 홀에서 박찬호는 캐디빕(조끼)을 착용한 뒤 골프백까지 메고 리디아 고의 캐디로 변신했다. 리디아 고는 “박찬호 선수와 동반 라운드를 하다보니 첫 몇 홀은 무척 긴장돼 제대로 샷이 안 됐다. 그러나 자상한 조언과 유머 덕분에 이내 마음이 편해졌다. 프로인 내가 오히려 배우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종목은 다르지만 빅리그에서 활약을 펼친 대선배와 함께한 시간이 무척 행복했다”고 말했다.

골프에 빠진 대표적인 야구 선수로는 박찬호 외에도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28 ·LA 다저스)이 있다. 류현진의 절친인 김하늘(27·하이트진로)이 “류현진 오빠는 골프를 진짜 좋아한다. 골프도 같이 치고 스크린 치거나 볼링 치거나, 만나면 운동밖에 안 한다”고 증언할 정도. 지난 2015년엔 어깨 수술 후 재활 훈련으로 인해 개최하지 못했지만, 2014년까진 시즌 후 한국에 들어와 유소년 야구 선수들을 위한 자선 골프 대회를 열기도 했다.

이외에도 많은 프로 야구 선수들과 야구 감독들이 골프를 즐기고 좋아한다. 축구에선 대표적으로 차범근 전 감독, 홍명보 전 감독을 들 수 있다. 홍명보 전 감독은 축구인 자선 고려대 동문 자선 골프 대회 등을 통해 자신의 골프 실력을 유감없이 뽐낸 바 있다. 차범근 전 감독의 골프 실력도 수준급으로 알려졌다. 여자 스포츠 스타 중에선 신수지가 눈에 띈다.

리듬체조 국가대표 출신인 신수지는 리듬체조 현역 은퇴 후 현재는 프로 볼링 선수로 활동하고 있는 자타 공인 스포츠 우먼이다. 신수지는 취미로 골프를 치고 있지만 처음 시작할 땐 하루에 9시간씩 골프 연습을 했다며 골프 티칭 프로도 생각해 본 적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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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