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에 빠진 스포츠 스타들

야구선수 축구선수 그린에 푹 빠지다

지난달 16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사막에 위치한 와일드파이어 골프장(파72·6601야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JTBC 파운더스컵 개막을 하루 앞두고 이곳에서는 이날 프로암 행사가 열렸다. 올해 프로암에는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한 박찬호를 비롯, 미국프로미식축구(NFL)의 카슨 파머, 래리 피츠제랄드, 마이클 플로이드, 그리고 미국프로농구(NBA)의 패트릭 패터슨 등의 스타들이 이곳을 찾았다.

박찬호 300야드 가볍게 날려
은퇴 후 골프로 우울증 극복

여자골프 세계 랭킹 1위 리디아 고(18)는 오전에 박찬호와 짝을 이뤄 9홀을 돌았다. 박찬호는 나머지 9홀을 장하나(24·비씨카드)와 플레이를 했다. 리디아 고는 “박찬호 선수가 워낙 장타자여서 (거리로는) 도저히 쫓아갈 수 없었다. 내가 두 번 가야 할 거리를 그는 한 번에 보냈다” 며 “마지막 홀에서는 내 캐디도 해주는 등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며 웃었다.

힘은 여전해

박찬호는 300야드를 가볍게 날리는 장타자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야구 선수들 중에서는 대개 투수 출신들이 타자들보다 골프에 재능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프로암 참가자들은 카트를 타고 라운드를 하지만 박찬호는 이날 리디아 고를 배려해 9홀 동안 같이 걸으면서 많은 얘기를 나눴다. 특히 마지막 9번 홀에서는 박찬호가 리디아 고의 캐디를 자청하기도 했다.
박찬호는 리디아 고의 ‘세계 랭킹 1위’라고 새겨진 캐디빕을 입고 한 홀을 돌았다. 그는 프로암을 마친 뒤 “캐디백이 생각보다 훨씬 무겁다”고 했다. 리디아 고는 최근 근황에 대해서도 전했다. 그는 “한국 나이로는 이제 20살이다. 이제는 저도 점차 나이를 먹고 있다는 걸 느낀다. 약간 이상한 느낌”이라며 “얼마 전 마련한 자동차로 가끔 집 근처에서 운전을 하는데 무척 재밌다”고 했다.

리디아 고는 올 초 도요타의 고급 브랜드인 렉서스 스포츠카를 ‘인생 첫 자동차’로 마련했다. 리디아 고는 아직 정식 면허를 탄 게 아니고 배우는 단계라 옆에 보호자가 동승해야 운전을 할 수 있다. 운전 시간에도 제한이 있다. 리디아 고는 올 시즌 각오에 대해서도 밝혔다. 그는 “이 대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시즌이 시작된다”며 “메이저 대회 우승 등 많은 목표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받고 싶은 상은 아무래도 ‘올해의 선수’상이다. 한 시즌 동안 가장 꾸준한 성적을 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고 했다. 이어 “올림픽에 참가하는 것도 큰 의미가 있다. 메달까지 딴다면 더욱 기쁠 것”이라고 했다.


‘JTBC 파운더스 컵’에서 리디아 고와 함께 프로암 대회를 치른 박찬호가 하루 종일 많은 관심을 받은 날이 있었다. 박찬호는 3월17일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와일드파이어 골프클럽에서 열린 2016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6번째 대회 ‘JTBC 파운더스 컵’ 프로암 대회에 나섰다. 박찬호는 여자 골프 세계 랭킹 1위 리디아 고(18·뉴질랜드)와 함께 9홀, 장하나(23·BC카드)와 함께 9홀을 돌았다. 박찬호는 프로암 도중 리디아 고의 캐디 빕을 입고 리디아 고의 백을 메며 캐디 역할을 하기도 했다.

류현진·차범근·신수지 소문난 골프광
은퇴 선수들 직접 자선골프대회 열기도

야구 선수였던 박찬호는 골프와도 조금 인연이 있다. LPGA 측도 박찬호와 리디아 고의 프로암 소식을 전하며 “박세리(38·하나금융그룹)가 LPGA에 한국 여자 골프 스타 바람을 일으켰다면 박찬호는 한국 메이저리그 스타들의 바람을 일으켰다”고 소개했다. 박찬호는 박세리처럼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개척한 선구자다.

그래서인지 현재까지도 박찬호와 박세리는 돈독한 사이를 유지하고 있다. 박찬호는 소문난 장타자다. 첫 홀부터 티샷을 300야드 이상 날려보내 동반자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좌측으로 휜 도그레그 홀인 3번 홀(385야드)에서는 과감하게 왼쪽으로 가로지르는 티샷으로 무려 345야드나 볼을 날려보냈다. 전형적인 파워 히터인 박찬호는 탄탄한 하체를 기반으로 빠르게 클럽 헤드를 끌어내리면서 최고 137마일(220㎞)의 드라이버 헤드 스피드를 기록한 적이 있다.

미국프로골프협회(PGA)투어 평균(113마일·181㎞)은 물론,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127마일·204㎞)보다도 빠르다. LPGA 투어 장타자로 손꼽히는 장하나는 “클럽이 바람을 가르는 소리부터가 달랐다. 캐리(날아가는 거리)로만 평균 300야드 이상을 날려보내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박찬호의 골프 사랑은 남다르다. 2012년 은퇴 이후 한동안 우울증을 겪었던 그는 골프 클럽을 잡으면서 컨디션을 되찾았다. 박찬호는 “화려했던 시절을 보낸 선수일수록 은퇴 이후 우울증에 걸리거나 알코올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한동안 심리 치료를 받기도 했는데 ‘골프’라는 집중할 거리가 생기면서 괴로움을 잊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매일 9시간 연습


박찬호는 골프 안에서 야구를 한다고 생각한다. 차이가 있다면 투수는 손으로 볼을 던지고, 골퍼는 클럽을 사용해 볼을 날린다는 것이다. 박찬호는 “투수가 정확하게 볼을 던져야 타자를 아웃시킬 수 있다면 골퍼는 타깃을 향해 정확하게 볼을 날려 보내야 타수를 줄일 수 있다.

타자를 아웃시키기 위해 항상 일정한 릴리즈 포인트로 투구를 해야 하듯 골프는 일정한 루틴을 밟아야 일관된 샷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점에 매료됐다”고 말했다. 매니지먼트나 멘털 컨트롤이 중요하다는 점에서도 야구와 비슷하다고 그는 이야기했다.

박찬호는 “투 스트라이크를 잡았다고 욕심을 부리면 안타를 맞을 수 있듯이 골프도 그린에 볼을 잘 올렸더라도 과욕을 내면 버디가 보기로 바뀌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강조했다. 그는 구력은 3년밖에 되지 않지만 이제까지 이글을 다섯 차례나 했다. 베스트 스코어는 76타다. 박찬호는 “4개월 만에 70대 타수를 쳤지만 곧 스코어가 100타로 내려가더라. 그 뒤로 겸손함을 배웠다. 모든 운동이 그렇지만 내가 조절할 수 있는 것은 결과가 아닌 과정뿐이다. 그래서 그 과정을 만들기 위해 연습을 늘 시합처럼 한다. 그 뒤로 골프가 더 재미있어졌다”고 말했다.

9번 홀에서 박찬호는 캐디빕(조끼)을 착용한 뒤 골프백까지 메고 리디아 고의 캐디로 변신했다. 리디아 고는 “박찬호 선수와 동반 라운드를 하다보니 첫 몇 홀은 무척 긴장돼 제대로 샷이 안 됐다. 그러나 자상한 조언과 유머 덕분에 이내 마음이 편해졌다. 프로인 내가 오히려 배우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종목은 다르지만 빅리그에서 활약을 펼친 대선배와 함께한 시간이 무척 행복했다”고 말했다.

골프에 빠진 대표적인 야구 선수로는 박찬호 외에도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28 ·LA 다저스)이 있다. 류현진의 절친인 김하늘(27·하이트진로)이 “류현진 오빠는 골프를 진짜 좋아한다. 골프도 같이 치고 스크린 치거나 볼링 치거나, 만나면 운동밖에 안 한다”고 증언할 정도. 지난 2015년엔 어깨 수술 후 재활 훈련으로 인해 개최하지 못했지만, 2014년까진 시즌 후 한국에 들어와 유소년 야구 선수들을 위한 자선 골프 대회를 열기도 했다.

이외에도 많은 프로 야구 선수들과 야구 감독들이 골프를 즐기고 좋아한다. 축구에선 대표적으로 차범근 전 감독, 홍명보 전 감독을 들 수 있다. 홍명보 전 감독은 축구인 자선 고려대 동문 자선 골프 대회 등을 통해 자신의 골프 실력을 유감없이 뽐낸 바 있다. 차범근 전 감독의 골프 실력도 수준급으로 알려졌다. 여자 스포츠 스타 중에선 신수지가 눈에 띈다.

리듬체조 국가대표 출신인 신수지는 리듬체조 현역 은퇴 후 현재는 프로 볼링 선수로 활동하고 있는 자타 공인 스포츠 우먼이다. 신수지는 취미로 골프를 치고 있지만 처음 시작할 땐 하루에 9시간씩 골프 연습을 했다며 골프 티칭 프로도 생각해 본 적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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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리더십이 위기다. 1인1표제가 통과된 이후 힘을 받나 싶더니,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와 2차 종합특검 후보 논란 등 악재가 겹치면서 연임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재명 대통령도 시시각각 리더십 시험대에 올랐지만 결국 대권가도의 길을 걸었다. 정 대표도 무사히 ‘이재명의 길’을 걸을 수 있을까?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를 ‘일시 중지’하기로 결론지었다. 늦은 시간까지 이어진 의원총회서 민주당 의원들은 대체로 지방선거 전 합당 추진을 중단하자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진다. 충분한 논의 없이 합당을 띄워 당을 혼란스럽게 하고, 당·청 관계까지 어색해진 만큼 ‘정청래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리더십은 타격을 입게 됐다. 더 좁아진 운신의 폭 이날 정 대표는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연 뒤 브리핑에서 “오늘 민주당 긴급 최고위와 함께 지방선거 전에 합당 논의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신 지방선거 후 통합을 추진하기 위한 ‘연대와 통합을 위한 추진준비위원회(이하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을 결정하고, 혁신당에도 준비위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정 대표는 “당 대표로서 혁신당과 통합을 제안한 것은 오직 지방선거 승리와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한 충정이었다”며 “그러나 통합 제안이 당 안팎에서 많은 우려와 걱정을 가져왔고, 통합을 통한 상승 작용 또한 어려움에 처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 자리에서 의원들의 말씀을 경청했고 민주당 지지층 여론조사 지표도 꼼꼼히 살피는 과정에서 더 이상 혼란을 막아야 한다는 당 안팎의 여론을 무겁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당을 혼란케 한 점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정 대표는 “그동안 통합 과정에서 있었던 모든 일들은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며 “국민 여러분과 민주당 당원들, 혁신당 당원들께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당초 이달 13일 입장을 밝히겠다던 혁신당은 날짜를 앞당겨 지난 11일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고 사안에 대해 입을 열었다. 혁신당 조국 대표는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에 동의하며 6월 지방선거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민주당을 향한 뼈있는 말도 이어졌다. 조 대표가 “선거 후에는 통합의 의미가 무엇인지 확인하고 내용과 방식에 대한 논의를 책임감 있게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그동안 혁신당은 민주당에 흡수되는 방법을 피하고자 했던 만큼 합치는 방식에 대한 합의점을 찾는 것이 합당의 최대 과제로 남아있다. 조 대표는 “양당 간 회동이 이뤄지면 먼저 민주당이 제안한 연대가 지방선거에서의 연대인지 아니면 추상적 구호로서의 연대인지 확인해야 한다”며 “지방선거 연대가 맞다면 추진준비위에서 그 원칙과 방법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모든 과정에서 양당은 상호 신뢰와 존중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며 “특정 정치인 개인과 계파의 이익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면 반드시 역효과가 난다. 국민과 양당 당원께 또다시 실망을 드리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동 걸린 민주당-혁신당 합당…다음 복안은? ‘쌍방울 변호인’까지…제대로 꽂힌 ‘2연타’ 조 대표는 정 대표의 사과를 수용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조 대표는 “정 대표께서 혁신당 당원에게 표명한 사과를 받아들인다”며 “혁신당 당원은 당으로 향해지는 비방과 모욕에 큰 상처를 입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혁신당 박병언 선임대변인도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단순히 연대라고만 표현했는데 우당 간 레토릭적 연대를 의미하는지, 실질적으로 두 당이 지선을 치러낸다는 선거 연대인지 분명히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민주당의 답변을 요구했다. 앞서 민주당은 합당이 아닌 ‘지선 이후 통합’이라는 단어를 썼는데, 민주당의 답변에 따라 향후 당의 대응이 달라질 것으로 풀이된다. 합당 논의가 중지되면서 당이 숨 고르기에 들어가나 싶더니 2차 종합특검으로 추천된 전준철 변호사가 새로운 불씨가 됐다. 민주당이 추천한 전 변호사는 2023년 ‘불법 대북 송금 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등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인물이다. 1심 이후 사임했지만, 친명(친 이재명)계에서는 “이재명 죽이기” “제2의 체포동의안 사태” 등 격하게 반발했다. 친청(친 정청래)계로 분류되는 이성윤 최고위원이 전 변호사를 추천하면서 반발이 더욱 거세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 변호사는 검사 시절 김건희 주가조작 사건, 한동훈 채널A 사건 등을 담당했다. 이 최고위원은 “(전 변호사가) 윤석열·김건희 수사를 할 때 서슬 퍼런 윤 총장하에서도 결코 소신을 굽히지 않고 강직하게 수사했다”며 “이번 2차 종합특검의 중요성에 비춰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확한 팩트 확인 없이 전 변호사가 김성태 대북 송금 조작 의혹 사건을 변호했고, 그런 변호사를 추천함으로써 마치 정치적 음모가 있는 것처럼 의혹이 확산하는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정·이 차이는? ‘윤정부에서 탄압을 받은 변호사’를 강조했지만, 민주당을 설득시킬 명분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자 이 최고위원은 “이번 2차 종합특검 추천 과정에서 조금 더 세밀하게 살피지 못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앞으로는 더 세심히 살피겠다”고 사과했다. 정 대표도 거듭 고개를 숙였다. 정 대표는 해당 사태를 인사 검증 실패에 따른 ‘사고’로 규정하고 “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일의 책임은 당 대표인 저에게 있다. 대단히 죄송하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지만 사태는 이 최고위원을 향한 사퇴 압박으로 이어졌다. 이번 사태가 단순한 인사 사고가 아닌 정청래 체제를 향한 불만이 표면화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무산과 후보자 논란으로 정 대표의 리더십이 2연타를 맞으며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연임 가능성도 불투명해졌다. 정 대표는 직접 연임 여부를 밝히지 않았지만 1인1표제 등 당원의 힘을 강화하는 작업에 공을 들이며 대권주자로 나서기 위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해석이 우세했다. 혁신당과의 합당 이후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끈다면 공은 정 대표에게 돌아간다. 그 성과를 토대로 대표 연임에 성공한 뒤 차기 대권까지 밟는 이른바 ‘이재명의 길’을 염두에 뒀다는 것이다. 여의도가 바라본 이재명의 길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친문(친 문재인)계가 민주당을 꽉 쥐던, 시절 그는 한 줌의 계파도 없이 고군분투하며 기득권에 맞섰다. 온건파 사이에서 파격적인 개혁을 앞세워 당원들의 갈증을 해소했고, 이들을 ‘개딸(개혁의 딸)’로 묶어 본격적인 팬덤 정치에 나섰다. 당 대표 시절에는 대선에 출마하려는 대표의 사퇴 시한인 ‘대선 1년 전’에 예외를 두는 내용의 당헌을 바꾸면서 극심한 내홍에 시달렸다. 그럼에도 당시 이재명 대표는 자신 있게 뜻을 밀어붙였고 전당대회서 최종 득표율 85.4%로 연임에 성공했다. 리더십 심폐소생 권력의 정점에 선 이 대통령이 걸어온 길은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나고 싶어하는 정치인들의 ‘롤모델’로 자리 잡았다. 정 대표는 그런 거친 이재명의 길 초입에 들어섰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사이다 화법’으로 지지 세력을 키우는 시도는 이 대통령과 매우 유사하다. 이 대통령도 성공하지 못했던 1인1표제를 정 대표는 해냈다”면서도 “서둘렀던 게 문제다. 합당도 시기가 적절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당 대표이던 시절부터 모든 것이 순차적으로 맞아떨어졌다. 그때는 민주당이 야당이었고 윤석열·김건희라는 공공의 적이 있으니 친명과 비명(비 이재명)이 매일같이 싸워도 봉합할 명분이 충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차이는 측근의 유무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일 때부터 함께해 온 이른바 ‘성남 라인’이 존재했고, 김현지 대통령비서실 제1부속실장 등 측근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존재했다”며 “친청을 자처하는 의원들이 있지만 이들을 측근이라고는 볼 수 없다. 김어준·유승민 두 사람이 정 대표에게 영향을 주는 인물로 꼽히지만, 그들조차도 자기 정치에 당 대표를 쓰는 느낌이 든다. 누가 중심이고, 누가 휘둘리는지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승부수를 던지지 않는 한 지방선거가 정 대표의 마지막 리더십 시험대가 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지방선거에 사활을 걸어 ‘압승’을 끌어낸다면 무너진 리더십을 다지는 건 물론 8월 전당대회 출마 명분까지 얻을 수 있다. 당장은 정 대표가 타격을 받았지만 선거 국면을 통과하면서 과오가 희석되는 흐름에 기대를 건 셈이다. 민주당은 오는 4월 중순까지 모든 지방선거 공천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다만 경선 규칙과 공천 룰 등을 두고 계파 간 갈등이 재점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모든 권력에는 비판이 따르기 마련”이라는 한 정치권 관계자의 말처럼 반대 여론을 찬성 여론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리더십이 판가름 난다. 시계를 돌려 2024년 4월, 이 대통령 역시 당 대표이던 시절 공천 시즌을 앞두고 ‘비명횡사’ 논란에 휩싸였다. 현역 의원 의정평가 하위 20% 통보를 박은 이는 6명으로 모두 비명계였던 만큼 의원들 대다수가 ‘친명’을 내세워 마케팅을 이어갔다. 이, 비주류서 180석 야당 대표로 지선 앞둔 대표님의 큰 그림은? 공천 갈등은 당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고 민주당이 패배했던 2012년 총선이 되풀이될 것이란 당내 우려가 커졌다. 하루가 멀다고 나오는 사퇴 요구에 이 대표는 “툭 하면 사퇴 요구를 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런 식으로 사퇴하면 1년 내내 대표를 바꿔야 한다”며 오히려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친명과 비명 간의 갈등은 “환골탈태 과정에서 생기는 약간의 진통”으로 진단했다. 이 대표의 리더십이 총선의 최대 걸림돌로 여겨졌지만, 180석 공룡 야당을 탄생시키면서 여론을 뒤집었다. 정 대표 역시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합당 논란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지방선거 승리에 올인하겠다”며 반전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기습 행동으로 당을 흔들지 종잡을 수 없어 잃어버린 신임을 되찾는 것이 지방선거를 앞둔 첫 번째 과제로 여겨진다. 정 대표는 ‘억울한 컷오프를 최소화하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 11일에는 “공천 과정 전반의 불공정·불합리한 사례를 사전에 점검해 신뢰받는 공천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노력하겠다”며 공천신문고 구성 안건을 의결했다. 이날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합당 과정에 여러 가지 내홍을 겪고 걱정을 끼쳐드렸지만 그런 와중에도 할 일은 빈틈없이 해왔다”며 “민주당은 공정한 경선을 통한 공천, 투명한 공천이 지방선거 승리의 요체임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당 대표의 이 같은 의지가 (공천신문고) 제도를 통해서 충실히 반영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말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이재명 모델’로 노선을 잡았지만 ‘제2의 ○○○’이라는 꼬리표가 오히려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대선을 앞두고 과감하게 오른쪽으로 핸들을 꺾은 이 대통령의 ‘중도 보수’ 전략까지 정 대표가 따라 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문재인 전 대통령에 실망한 사람들이 정권교체에 손을 들어줬다. 이 대통령이 임기를 마칠 때 즈음이면 정권 유지든 교체든 국민의 마음속에 새로운 잣대가 세워질 것”이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좌우 통합을 이뤄낼 지도자를 원할지, 지금보다 조금 더 강경한 지도자를 원할지는 현 정부에 달려 있다. 그 시대에 맞는, 또 국민이 원하는 사람이 차기 대권주자로 분류될 것”이라고 봤다. 신선한 뉴페이스? 이어 “이 대통령은 후임자를 키우지 않는다고 한다. 미래의 민주당은 당 대표도, 차기 대권주자도 ‘포스트 이재명’이 아닌 새로운 모델이 필요하다”며 “이 대통령의 행보가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이재명 그림자에만 메어서는 민주당이 앞으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극단으로 치닫는 여야 갈등 지난 12일 이재명 대통령이 설을 앞두고 민생 회복과 국정 안정을 위한 초당적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여야 대표를 오찬에 초대했지만, 약속 시간을 한 시간 앞두고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불참을 통보했다. 장 대표는 “(이번 회동이) 부부 싸움하고 둘이 화해하겠다고 옆집 아저씨 불러놓는 꼴이라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어 “오늘 회동에 가면 여야 합치를 위해 무슨 반찬을 내놨고, 쌀에 무슨 잡곡을 섞었고 그런 것들로 오늘 뉴스를 다 덮으려 할 것”이라며 “대한민국 사법시스템 무너지는 소리를 덮기 위해 여야 대표와 대통령이 악수하는 사진으로 모든 걸 다 덮으려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밤 민주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재판소원법’과 ‘대법관증원법’이 국민의힘 반발 속에 여당의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것에 대한 불만을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정청래 대표는 SNS를 통해 “국민과 대통령에 대한 예의는 눈곱만큼도 없는 국민의힘의 작태에 경악한다”며 “본인이 요청할 때는 언제고 약속 시간 직전에 이 무슨 결례인가. 국민의힘, 정말 ‘노답(답이 없음)’”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청와대도 “이번 회동은 국정 현안에 대한 소통과 협치를 위한 자리였다. 그런 취지를 살릴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데 깊은 아쉬움을 전했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