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입수> 더민주 당선인 계파 문건 공개

국회 개원하기도 전에 편 나누기?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을 앞두고 당내부에서 작성된 ‘20대 총선 당선인 계파 분류 문건’을 <일요시사>가 단독으로 입수했다. 해당 문건은 원내대표 경선에서 선거 전략을 짜는 데 활용하기 위해 작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20대 국회가 개원하기도 전에 당선인들의 계파를 분류한 문건이 공개되면서 차기 국회에서도 사실상 계파 청산은 불가능해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 원내대표 경선을 앞두고 당 내부에서 20대 총선 당선인(※ 비례대표 당선인은 제외) 110명에 대한 계파 분류 문건이 작성됐다. 해당 문건은 원내대표 경선에서 선거 전략을 짜는 데 활용하기 위해 지난 달 28일 작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계파 분류
우리 편 누구?

해당 문건은 당초 지역구별로 당선인들을 정리했으며 당선인들의 개인 연락처까지 모두 적혀있었다. 4일 치러진 원내대표 경선까지 시간이 촉박해 당선인들에게 전화로 선거운동을 하기 위해 기재한 것으로 추정된다.

<일요시사>는 이 문건의 내용을 토대로 계파별로 당선인들을 정리해 다음과 같은 표를 만들었다. 더민주는 지난 2014년에도 계파 분류 문건이 작성된 사실이 밝혀져 당이 발칵 뒤집힌 바 있다. 당시 문건은 19대 국회 더민주 국회의원 126명 중 친노 인사를 55명, 비노 인사를 71명으로 분류하고 각 의원의 이념적 성향도 표시했다.

특히 해당 문건은 당 내부인사들이 작성해 당시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에게까지 보고가 된 것으로 알려져 큰 파문을 일으켰다. 해당 문건이 공개되자 상당수 의원들은 당 대표실에 항의했다.


친노 진영과 대립각을 세웠던 두 공동대표가 친노 인사들을 견제하기 위해 해당 문건을 만든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공동대표는 “해당 문건을 보고 받은 적도, 본 적도 없다”며 악의적인 보도라고 규정한 뒤 해당 문건을 공개한 언론사에 정정 보도를 요구했다.

이번 문건은 지난 2014년과는 달리 당 지도부가 주도해 만든 것은 아니다. 하지만 너나 할 것 없이 계파 청산을 외쳤던 더민주 원내대표 후보들이 뒤에선 계파 분류 문건을 작성하는 등 이중적인 행태를 보인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친문계 당내 최대 계파로 성장
손학규계의 약진도 눈에 띄어

또 20대 국회가 개원하기도 전에 당선인들의 계파를 분류한 문건이 작성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차기 국회에서도 계파갈등 청산은 사실상 불가능해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편 <일요시사>가 단독으로 입수한 ‘20대 총선 당선인 계파 분류 문건’에 따르면 현재 더민주 내 최대 계파는 단연 친문(친 문재인)계다. 전통적인 친노 인사와 20대 총선에서 문재인 전 대표가 직접 영입한 인사 7명까지 합쳐 26명이나 친문 인사로 분류됐다.

특히 20대 총선에서 5선 고지에 오른 추미애 의원이 친문 인사로 분류된 것이 눈길을 끈다. 추 의원은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에 찬성했던 전력이 있어 주로 비노 진영으로 분류되어 왔고, 지난 2014년 작성된 문건에서는 중도로 분류됐었다.
 

그런데 최근 당대표 선거 출마의사를 밝힌 추 의원은 호남 참패의 책임을 김종인 대표에게 돌리며 난데없이 문 전 대표의 편을 들고 나섰다. 문 전 대표는 그동안 호남 참패의 책임을 두고 김 대표와 대립각을 세워왔다. 때문에 이미 정치권에서는 추 의원이 친문 쪽으로 돌아섰고, 전당대회에서 친문 측의 지원을 약속받았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계파 갈아타기도
영원한 적 없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문 전 대표 입장에서는 차기 대선 경선을 관리할 당 대표 자리를 다른 계파 인사에게 무작정 내 줄 수도 없고, 그렇다고 친문계 인사를 당 대표로 후보로 내세웠다가는 친노 패권주의 논란이 또 불거질 수 있어 골치 아팠을 것”이라며 “추 의원과의 전략적 연대를 한다면 두 사람 모두 ‘윈-윈’ 할 수 있으니 남는 장사”라고 분석했다.

더민주 내에는 친문계 26명 외에도 친노(친노무현)계 5명, 범친노 3명과 역시 범친노계로 분류되는 정세균(SK)계 12명, 안희정계 4명까지 최대 50명이 문 전 대표에게 힘을 실어 줄 수 있는 인물들로 분류되고 있다. 지역구 당선인 절반가량이 친문계라고 볼 수도 있는 것이다.

친문계의 뒤를 이어 손학규계의 약진도 눈에 띈다. 해당 문건에 따르면 손학규계로 분류된 당선인들은 전혜숙, 전현희, 박찬대, 이찬열, 김병욱, 조정식, 김민기, 염종성, 양승조, 강훈식, 어기구, 이춘석, 이개호, 고용진 당선인 등 14명이나 됐다. 비례대표 당선자들까지 합치면 더민주 내 손학규계 인사는 최대 20명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지난 2014년 문건에서는 비례대표까지 모두 합해 손학규계가 14명인 것으로 분류됐었다. 손학규 전 상임고문이 현역 국회의원이 아니라는 점을 감안하면 손학규계가 20대 총선에서 굉장히 선전한 셈이다.

이처럼 20대 총선에서 손학규계가 약진하면서 강진 토굴에서 칩거 중인 손 전 고문의 정계복귀설도 힘을 받고 있다. 손 전 고문이 5월 중·하순 일본에서의 강연을 시작으로 7월까지 정치권 외곽에서 각종 일정을 활발히 소화할 예정이라서 이르면 8월쯤 복귀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다.
 

20대 총선에선 정세균계(SK계)도 선전했다. 새누리당의 유력 대권주자인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꺾고 당선된 정세균 의원 본인을 포함해 12명의 당선인이 정세균계로 분류됐다. 안규백, 김영주, 이원욱, 권칠승, 오제세, 변재일, 김상희, 백재현, 박병석, 이석현, 김진표 당선인 등이다.

달라진 위상
중진 희비 엇갈려

이중 김진표 당선인은 정세균계로 분류됐지만 동시에 범친노 그룹으로도 분류됐다. 정세균계는 그동안 정 의원 본인을 포함한 대부분이 범친노로도 분류됐지만 20대 총선 공천과정에서 친노 주류 측과 사이가 멀어졌다는 분석이 있어 20대 국회에서 어떤 입장을 취할지는 미지수다. 이외에도 자신의 이름으로 계파를 형성한 사람은 당내 4명이 있었다.

김종인계로 분류된 인사는 진영, 최명길 당선인 등 2명이었으며, 송영길계로 분류된 인사는 송영길 당선인 본인을 비롯해 윤관석, 신동근 등 3명이었다. 안희정계로 분류된 인사는 정재호, 박완주, 김종민, 조승래 등 4명이었는데 대부분 친노 인사로도 분류됐다.

안희정 충남도지사 본인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측근이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계파 성향이 친노와 겹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한동안 야권 내 대선주자 지지율 1위를 차지했지만 이번 총선에서 당선된 박원순계 인사는 기동민 당선인 단 한명 뿐이었다.

지난 2014년 문건과 이번 문건을 비교해보면 중진 정치인들의 달라진 위상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2014년 문건에서는 4명의 현역 의원이 속해 있던 김두관계는 이번 문건에선 단 한명도 찾아볼 수 없었다. 경남도지사 출신으로 유력 대선후보였던 김두관 당선인은 지난 재보선에서 정치 신인 홍철호 후보에게 충격의 패배를 당했다.


원내대표 경선에 활용 의혹
이번에도 계파 청산 어렵다?

이후 김 당선인은 대권에 대한 꿈을 접고 지역구 활동에만 전념하겠다고 밝혔는데 때문에 계파 수장의 자격을 상실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외에도 한명숙계, 이해찬계, 김한길계, 박지원계 등 지금은 당을 떠난 인물들의 측근으로 분류됐던 의원들은 이번 문건에서는 대거 중도 또는 중도/비주류로 분류됐다.

중도로 분류된 인사들은 민병두, 김영호, 금태섭, 한정애, 박영선, 이훈, 신경민, 심재권, 김영춘, 김부겸, 백혜련, 박광온, 안민석, 소병훈 당선인 등 14명이었고, 중도/비주류로 분류된 인사들은 유승희, 노웅래, 이상민, 신창현, 박 정, 김두관, 정성호, 안호영, 강창일, 오영훈, 위성곤, 이언주, 김철민, 이종걸 등 역시 14명이었다.

이외에도 해당 문건은 민평련계(민주평화국민연대) 우원식, 설훈, 유은혜, 인재근 당선인 등 4명, 486(40대·80년대 학번·60년대 출생) 박홍근, 우상호, 이인영, 김영진, 박용진 당선인 등 5명, 동교동계 김한정 당선인 등 1명, 기타 유동수, 송기헌 당선인 등으로 분류했다.
 

아울러 문건에 따르면 이번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한 후보자들은 이상민(중도/비주류), 강창일(중도/비주류), 우상호(486), 노웅래(중도/비주류), 민병두(중도/통합행동), 우원식(민평련) 등으로 분류됐다.

이번에 입수한 문건이 얼마나 정확하게 계파를 분류한 것인지는 미지수다. 계파는 실체를 파악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게다가 특정 계파와 친했던 인물도 정치적 상황에 따라 자신의 계파와는 전혀 다른 입장을 취할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다.


또 이번 총선 당선인 중 상당수가 초선이라 정확한 계파 분류를 하는 데 한계가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지난 2014년 문건이 공개됐을 당시에도 대부분의 의원들은 자신에 대한 계파 분류가 엉터리라며 반발했었다.

정확도 미지수
분류 한계 있어

하지만 일각에선 이번 문건이 지난 2014년에 공개된 문건보다는 발전했다는 평가도 있다. 일례로 당시 김두관계로 분류된 원혜영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저 스스로는 원조친노라고 생각하지만 언젠가부터 변두리 친노가 된 느낌이었는데, 이제는 아예 (친노에서) 빼버렸다”며 불만을 제기했었다. 그런데 이번 문건에서는 원 의원을 친노계로 분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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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성수3지구 재개발 조합 복마전

[단독] 성수3지구 재개발 조합 복마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재개발·재건축 현장은 ‘내 집 마련’이라는 욕망의 집합체다. 사려는 사람, 팔려는 사람, 그리고 짓는 사람까지 집을 둘러싼 이해관계가 촘촘하게 얽혀 있다. 조합은 사방팔방 뻗어있는 이권을 조율하고 사업을 끝까지 이끌어야 하는 책무를 지닌다. 문제는 이 과정서 발생하는 유착과 비리 의혹이다. 주택 재개발사업은 권력의 이동에 영향을 받는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은 2007년 오세훈 서울시장 시절 성수전략정비구역으로 지정됐다. 53만㎡ 면적의 땅을 4개 지구로 나눠 재개발을 진행하다가 박원순 서울시장이 당선되면서 사업이 지체됐다. 그러다 오 시장의 취임으로 다시 궤도에 오르는 모양새다. 3조 사업 14년째 성수전략정비구역은 압구정 아파트 지구 특별계획구역을 마주 보면서 한강 조망이 가능해 재개발 수혜 단지로 주목받고 있다. 그중 성수전략정비구역 제3지구는 성동구 성수동2가 572-7번지 일대로 기존 계획안에 따르면, 부지 11만4193㎡에 1852가구 규모 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전체 사업비는 3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성수전략정비구역 제3지구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하 제3지구 조합)이 내홍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 11월 조합장이 지위를 상실한 데 이어 각종 의혹이 불거져 복마전이 따로 없는 상황이다. 특히 조합장과 정비사업관리전문업자(이하 정비업체) 간의 유착 의혹이 화두로 떠올랐다. 정비업체는 정비사업 과정서 조합의 비전문성을 보완하기 위한 전문지식을 갖춘 사업자를 말한다. 대통령령이 정한 자본‧기술인력 등의 기준을 갖춰 시·도지사에게 등록한다.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정법)은 제정 당시부터 ‘정비사업전문관리업 제도’를 도입했다. 조합원의 권익을 보호하고 사업추진의 효율성을 도모한다는 취지다. 정비업체는 ▲조합 설립 및 정비사업의 동의 ▲조합 설립 인가 신청 ▲사업성 검토 및 정비사업 시행계획서 작성 ▲설계자 및 시공자 선정 ▲사업 시행 인가 신청 ▲관리처분계획 수립 등의 업무를 지원하고 대행한다. 정비사업의 A부터 Z까지 모든 업무에 관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3지구 조합은 2009년 10월 추진위원회의 승인, 2010년 5월 주민총회를 거쳐 N사를 정비업체로 선정했다. 이후 2018년 2월 조합 설립 인가를 받아 현재에 이르고 있다. 제3지구 조합 내부서 문제가 제기된 부분은 14년에 걸쳐 조합 업무를 대행해 온 N사와 역시 10년 넘게 조합서 일한 전 조합장 김모씨의 유착 의혹이다. 뉴타운 후보지 정비구역으로 오세훈 시장 취임에 재시동 김 전 조합장은 2010년 추진위 총무로 선출된 후 2016년 주민총회를 통해 추진위원장으로 뽑혔다. 2018년 창립총회서 조합장으로 선출됐지만 지난해 11월 도정법 위반 혐의로 벌금 100만원이 확정돼 자격을 상실했다. 그사이 재신임 투표, 주민총회 등의 과정이 있었고 수차례에 걸쳐 법정 공방에도 휘말렸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김 전 조합장은 2016년 추진위원장으로 선출된 이후부터 지난해 말까지 ‘불사조’에 가까운 면모를 보이며 자리를 지켰다. 김 전 조합장은 창립총회(2018년)와 동시에 진행된 조합장 선거서 학력을 허위로 기재한 혐의가 인정돼 2021년 조합장 지위를 상실했다. 제3지구 조합 선거관리 규정은 ‘후보자 등록 시 제출 서류의 허위·변조·위조 등이 발견된 경우 당선을 무효로 한다’고 명시했다. 김 전 조합장은 후보자 등록 신청서에 지방 소재 ‘Y대학 졸업’이라고 기재해 제출했다. 또 Y대학 총장 명의로 된 졸업증명서를 3부 만들어 추진위원장과 조합장 후보 등록 등에 사용했다. 앞서 서울동부지검은 업무방해죄와 사문서위조죄·위조사문서행사죄 등으로 김 전 조합장에 각각 벌금 100만원과 700만원의 약식명령을 내렸다. 이후 2021년 1심 법원은 해당 약식명령 등을 근거로 ‘조합장 지위 부존재 확인’ 소송서 김 전 조합장이 조합장의 지위에 있지 않다고 판시했다. 서울시가 진행한 조합 실태점검 결과도 조합장 지위에 영향을 미쳤다. 성동구서 2022년 2월28일부터 3월11일까지 열흘간 진행한 ‘성수전략정비구역 제3지구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운영실태 시·구 합동 기동점검’서 총 22건의 지적사항이 나왔다. 자금 차입 결국 사임 특히 성동구는 김 전 조합장이 총회 의결 없이 자금을 차입한 부분에 대해서는 수사를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도정법 제45조(총회의 의결) 2항에 따르면 자금의 차입과 그 방법, 이자율과 상환방법은 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 성동구의 실태점검 결과에도 김 전 조합장은 2022년 10월 주민총회서 또다시 조합장으로 선출됐다. 하지만 총회 의결 없이 자금을 빌린 부분이 문제가 되면서 결국 조합장 자격을 잃었다. 김 전 조합장은 2022년 ▲총회 의결 없이 자금을 차입한 점 ▲자료 공개 거부 등 도정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았다. 1심 재판부는 두 혐의 모두를 인정해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지만 항소심서 자료 공개 거부 혐의가 무죄로 바뀌면서 벌금 100만원으로 줄었다. 대법원은 지난해 11월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눈여겨볼만한 부분은 돈을 빌려준 주체가 정비업체인 N사였다는 사실이다. N사는 2019년 6월과 8월, 그리고 10월 각각 2000만원, 2000만원, 1000만원 등 총 5000만원을 제3지구 조합에 무이자로 빌려 줬다. 앞서 김 전 조합장은 2019년 2월에 5000만원, 4월에 3000만원 등 8000만원을 총회 의결 없이 N사로부터 차입한 사실이 확인돼 벌금 7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제3지구 조합이 총회 의결 없이 N사로부터 빌린 돈의 액수는 총 1억3000만원에 이른다. 김 전 조합장의 가족 일가가 제3지구 재개발 지역의 아파트 등을 구입하는 과정서도 N사의 흔적이 등장한다. 재산 증식 내부 정보? 문제를 제기한 제3지구 조합원은 “김 전 조합장이 추진위원장, 조합장을 하던 시기에 아들과 딸, 사위 등이 재개발 지역의 아파트를 사거나 도로를 증여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김 전 조합장의 재산이 늘어나는 과정에 조합의 내부 정보가 사용된 게 아닌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2016년 전후로 김 전 조합장을 비롯한 가족 일가의 부동산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덧붙였다. 김 전 조합장이 추진위원장으로 선출된 시기와 맞물린다. 김 전 조합장의 남편으로 추정되는 이모씨는 2018년 7월 성수동의 빌라 한 채를 1억9500만원에 매입했다. 등기부등본상 이씨의 주소는 김 전 조합장의 주소와 같았다. 흥미로운 대목은 2019년 1월 이 빌라가 송모씨에게 2억원에 팔렸는데 해당 인물이 정비업체 N사의 관계자라는 의혹이 제기된 점이다. 송씨는 한 달 뒤 해당 빌라를 2억1000만원에 팔았다. 김 전 조합장의 아들로 추정되는 이모씨는 2015년 1월 제3지구 재개발 지역에 위치한 아파트 한 채를 4억5750만원에 매입했다. 김 전 조합장의 아들은 현재 제3지구 조합의 대의원으로 이름이 올라있다. 김 전 조합장의 딸로 추정되는 이모씨는 2018년 11월 특정 인물로부터 성수동2가의 도로 일부를 증여받았다. 딸 이씨의 남편이자 김 전 조합장의 사위로 추정되는 김모씨는 2017년 1월 성수동2가의 한 상가 1층을 매입했다. 김씨도 제3지구 조합의 대의원 명단에 존재한다. 2018년 해당 건물에 근저당을 설정한 업체는 세입자 조사업 등을 하는 W사였다. W사의 과거 등기부등본상 주소는 제3지구 조합서 업무를 하는 법무사 사무소의 주소와 일치했다. 송사 휘말려도 계속 부활해 가족 일가 부동산 구입 의혹 제3지구 조합의 한 조합원은 “지금 드러난 것은 등기부등본을 뒤져 찾아낸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총회의 결의 없이 정비업체로부터 금전을 차입해 자신의 급여를 챙기고 가족 일가의 부동산 축재에 사용했다는 의심을 거둘 수가 없다”며 “김 전 조합장은 대법원 확정 판결로 사임하면서도 조합원에게 단 한 마디의 사과도 없이 뻔뻔함의 극치를 보였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1월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온 직후 김 전 조합장은 “2009년부터 지금까지 14년간 성수3지구를 위해 노력해 왔고 14년간 조합 운영을 투명하고 절약하였기에 조합장 자리서 내려오며 부끄럽지 않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에는 사무실을 얻어 ‘김○○ 사랑방’이라고 이름을 붙이고 주민과 부동산 관련 정보를 주고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3지구 조합의 또 다른 조합원은 “김 전 조합장의 나이가 70대다. 컴퓨터도 제대로 다루지 못한다고 들었다. 그러다 보니 정비업체가 조합장을 바지사장으로 세우고 뒤에서 조합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말이 내부에 많다”며 “N사는 한남4구역재개발조합서도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 계약이 해지된 업체”라고 주장했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한남재정비촉진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하 한남4구역 조합)은 지난해 정기총회서 N사와의 계약 해지 안건을 통과시켰다. 조합 설립 과정서 발생한 비위, 허위 견적서 제출, 금전 편취 혐의로 사기죄 확정 등이 이유였다. 한남4구역 조합은 2011년 N사와 용역 계약을 맺고 지난해까지 조합 업무를 함께 해 왔던 것으로 파악됐다. 한남4구역 계약 해지 제3지구 조합서 불거진 의혹은 현재 성동세무서, 성동경찰서 등에서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문제를 제기한 조합원은 “전 조합장과 N사는 조합을 장악하고 감시 체계가 허술한 틈을 타 끊임없이 비리를 저지르고 있다”며 “이들의 비리는 민생침해 범죄인만큼 철저한 수사로 조합원의 피해를 막아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jsj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전 조합장의 해명 “떳떳하다” 김모 전 조합장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울분을 쏟아냈다. 14년간 조합을 위해 일했는데 근거 없는 모함으로 자신을 괴롭히려 든다는 것이다. 김 전 조합장은 자녀를 비롯해 사위 등 가족 일가가 재개발 지역에 아파트나 건물을 산 것은 인정하면서도 결혼을 할 무렵 본인들이 구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비업체 N사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정비업체는 재개발 사업서 가장 마지막까지 남아 있는 곳이다. 조합장이 됐지만 업무에 서툰 부분이 있어 정비업체 대표(송모씨)에게 도와 달라고 했다”면서도 “정비업체 직원을 따로 만난 적도 없고 부정적인 일을 한 것도 없다. 나는 떳떳하다. 떳떳하기에 아직 이 동네에 살고 있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젊고 똑똑한 사람이 조합장 선거에 나와야 한다. 그런 분이 있다면 언제든 도울 것”이라며 “2010년 조합 총무로 시작해 14년 동안 조합 일을 보면서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 법원 판결로 사임하게 됐지만 조합이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은 여전하다”고 강조했다. <기사 속 기사> N사 대표의 해명 “우리는 을이다” N사의 송모 대표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정비업체는 조합이 시키는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여러 차례 말했다. 정비업체가 조합장을 내세워 조합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내부의 의견에 강한 불쾌감을 표하면서 한 말이다. 조합이 갑, 정비업체가 을이라고 강조했다. 송 대표는 총회의 의결 없이 제3지구 조합에 돈을 빌려준 이유에 대해 “(김 전 조합장이) 조합 재정 상태가 너무 열악하다고 간곡히 부탁해서 무이자로 빌려준 것인데 그게 문제가 돼서 조합장님이 지위를 잃게 된 점은 지금도 마음이 아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합에 차입한 1억3000만원은 한 푼도 돌려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조합장이 사임하는 등 조합 내부가 뒤숭숭한 것 같다는 말에는 “직무대행이 조합 업무를 보고 있고 우리도 정비업체로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사업은 표류하지 않고 계속 진행되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 업체가 맡고있는 재개발 지역이 20여군데 정도다. 한 군데서 문제가 생기면 다른 지역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불법을 저지를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한남4구역 조합과의 계약 해지에 대해서는 “(한남4구역 조합) 조합장이 내가 불법적인 요구를 했다. 그걸 거절했더니 계약 해지를 한 것”이라며 “현재 민·형사상의 조치를 취한 상태다. 법으로 가려질 일”이라고 주장했다. <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