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철의 부동산테크 {필승전략5}

잠실권, 강남 메카로 뜬다!

잠실지역이 강남권의 신주거 및 상권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잠실의 유래는 조선초에 양잠을 장려하기 위하여 잠실도회(蠶室都會)가 설치되면서 잠실이라 불린 것이 지금까지 그대로 명칭으로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잠실은 원래 섬이었던 것이 1971년 하안남쪽의 육지로 연결되는 물막이 공사로 인해 육지로 변한 것이다.

강남권 신주거·신상권 중심지로 떠올라
8·29대책 후 아파트·점포 시세 급반전

지금의 잠실이 변화하기 시작한 것은 1970년대 후반이다. 잠실 주공아파트가 대거 개발되고, 80년대 롯데백화점, 롯데월드 어드벤처가 문을 열면서 서울 동부의 대규모 주거지이자 핵심 상권으로 떠오르게 됐다. 잠실이 대규모 주택 단지와 유통 시설로 변모하게 된 시기는 1970년대 후반 잠실 주공 아파트 단지가 대규모로 조성되고 80년대에 롯데백화점과 롯데호텔, 롯데월드 어드벤처가 들어서면서다.

70년대 후반 부상
교통·교육 요충지

남으로는 성남과 수원, 북으로는 남양주 방면과 하남 및 서울 도심지로 오가는 대중교통이 대부분 경유하고 지하철 2호선 및 8호선이 교차하는 환승역까지 웬만한 상권이 갖추지 못한 장점을 두루 갖추고 있다. 여기에 9호선 연장선이 예정돼있는 잠실동, 삼전동, 서촌동은 한동안 강남 부동산의 중심지 역할을 할 지역으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잠실아파트 1∼4단지는 준공 30년을 넘기지 못하고 재건축에 들어가 5층 규모의 저층에서 30층이 넘는 고층 아파트로 변신했고 1단지 엘스, 2단지 리센츠, 3단지 트리지움, 4단지 레이크팰리스로 이름을 바꿨다. 가구수도 단지별로 5000세대가 넘어 2만세대로 미니신도시급 고급주거단지로 탈바꿈하고 있다.

이점을 노려 강남권의 유명학원들도 속속 이 지역으로 모여들고 있다. 그래서 제2의 대치동 학원가로 불리며 도로변 양쪽이 학원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으며 저녁시간에는 학생들을 데리러오는 학부모들의 차로 붐비고 있다. 이처럼 1∼4단지의 입주에 힘입어 한동안 침체되었던 신천역 상권도 활기를 되찾고 있다.

신천역 상권의 점포 시세를 살펴보면 1층 50㎡ 규모의 매장을 기준으로 권리금 2억5000만원∼4억원선, 보증금 9000만원∼3억원선, 월세 400만원∼1400만원선 수준이다. 1층 83㎡ 매장을 기준으론 권리금 2억원∼3억5000만원, 보증금 7000만원∼1억4000만원, 임대료 340만원∼600만원 수준으로 서울시내에서 비교적 높은 수준에 형성돼 있다.

정부의 8·29 대책 발표가 난 지 두 달이 약간 넘은 지금 잠실지역의 아파트 분위기는 어떨까?
입주 2년차 아파트들의 전세 재계약 기간이 다가오지만 잠실 일대 전세금은 요지부동이다. 2008년 8월부터 입주를 시작한 대규모 단지의 전세가격이 입주 당시보다 50% 이상 오른 상황이지만 대부분의 세입자들이 오른 가격에도 재계약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리센츠(주공2단지 재건축, 5563가구), 엘스(주공1단지 재건축, 5678가구) 등 대단지 신축 아파트들은 올 8월부터 재계약 기간이 돌아왔지만 잠실 아파트 전세가격은 5월, 6월 소폭 하락한 후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1∼4단지 이어 5단지· 장미·미성 등 재건축 기대
제2롯데월드·향군잠실타워 등 굵직한 개발 호재도

당초 오른 전세가격을 감당하기 어려워 세입자들이 재계약을 포기하면서 전세가격이 크게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으나 고점 대비 1000만원∼2000만원 내리는 데 그쳤다. 지난 10월부터 재계약 기간이 도래한 잠실동 엘스 아파트 역시 109㎡가 2년 전보다 1억3000만원∼1억4000만원 오른 3억9000만원∼4억2000만원에 전세물건을 찾을 수 있다. 2008년 12월 당시 2억원∼2억4000만원에도 전세 계약이 가능했던 점을 고려하면 거의 2배가 오른 것이다.

오른 차액만큼 대출을 받기 어려운 사람은 일부 금액은 월세를 내는 방식으로 전세 계약을 연장하기도 했다. 엘스 아파트 109㎡의 경우 2년 전에 2억5000만원에 전세로 들어왔던 사람이 전세금을 1억원 올려주지 못하자 월 60만원의 월세를 추가로 내는 방식으로 재계약이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안전진단 통과로 관심을 모았던 잠실 주공5단지의 경우 지난 8월 7건이던 거래가 3건으로 대폭 줄었다. 이 단지는 8·29 대책의 효과가 사실상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최근 다시 1000만원∼2000만원가량 가격을 낮춘 급매물이 나오기 시작했다.

오히려 잠실 주공5단지의 경우 전셋값 상승의 진원지로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올초부터 강남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들썩이던 전셋값이 갈수록 크게 오르자 전셋값이 싼 곳을 찾아 방을 빼는 세입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아파트 110㎡ 전셋값은 올 초만 해도 2억7000만원이었지만, 지금은 그 때보다 1억원 이상 뛰어서 3억8000만원을 육박하고 있다.

폭등한 전세가격도 가격이지만 모두 3600여 세대 가운데 전세로 나온 집이 거의 없다는 게 더 큰 문제다. 지난해 말 극심한 부동산 침체 속에 세입자 모시기가 하늘의 별따기 만큼이나 어려워 역전세난이라는 말까지 나왔던 잠실의 경우 불과 반 년 남짓 만에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다.
강남 재건축 단지에서 시작돼 수도권 전역으로 급격히 번지고 있는 전세난은 무엇보다 새로 입주하는 집이 크게 줄었고 게다가 뉴타운 등 도심 재개발 사업이 탄력을 받으면서 이사 수요가 크게 늘어 수요와 공급에 균형이 깨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신천역과 더불어 잠실지역의 대표적인 상권인 잠실역 일대를 살펴보자. 잠실역 상권의 특징은 지하상권의 발달과 대규모 유통시설을 꼽을 수 있다. 잠실 지하상가는 비교적 작은 규모에도 불구하고 강남, 고속터미널 지하상가 등과 함께 대표적 지하상가 상권으로 꼽히고 있으며, 롯데월드는 대규모 유동인구를 창출하고 있다. 2005년 완공된 롯데캐슬골드 내 교보문고 등의 상가들도 유동인구 유입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잠실권역 일대는 이미 교통환경이 편리한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지하철은 물론 서울 도심, 수도권으로 뻗는 광역버스망이 잘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또 올림픽대로 잠실 나들목이 차로 1분 거리로 올림대로는 물론 강변북로 등의 간선도로 진입도 편하다.

전셋값 상승 진원지
방 빼는 세입자 늘어

올림픽대로는 삼성동, 역삼동, 천호동 방면으로 이어지고 주변의 외곽순환고속도로를 타면 구리, 하남, 일산, 판교, 분당 등으로도 쉽게 갈 수 있다. 또 송파대로를 이용하면 잠실대교 방면과 문정동, 성남방향 이동도 수월하다. 주변에는 송파구청과 현대 아산병원이 자리하고 있고, 석촌호수공원, 롯데월드, 올림픽공원, 종합운동장, 한강시민공원 등 다양한 생활·문화편의시설도 넉넉하게 갖춰졌다.

또 잠실은 서울에서도 교육 환경이 좋은 곳으로 손꼽힌다. 주변에 잠동초, 신천초, 잠실중, 잠실고 등의 학교가 있어 입주민의 자녀들은 걸어서 통학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인근 신천역 주변에는 학원들이 밀집돼 있어 우수한 교육 환경을 뒷받침하고 있다.

지하철 2호선, 8호선 환승역과 편리한 대중교통망과 도로망, 탄탄한 배후주거인구가 장점인 잠실역 상권이지만 상권 확장에 있어서는 어려움이 있다. 제2롯데월드 부지와 석촌호수로 인해 남쪽으로의 상권 확장이 어렵고 잠실주공5단지로 인해 잠실역 5·6번 출구 쪽의 지상 상권형성도 불가능하다. 3·4번 출구 쪽으로는 롯데월드가 자리 잡고 있다. 따라서 잠실역의 지상상권은 7·8번 출구 쪽의 업무지구만으로 한정되는 특성을 보이고 있으며, 이것이 한동안 잠실역 지하상권 발달의 큰 요인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제 지상 상권의 분위기는 180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78년도 준공된 잠실 5단지도 재건축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잠실역 지역은 화려한 고층 아파트촌을 형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잠실권역은 잠실 주공5단지 이외에도 장미, 미성 등의 재건축 개발 기대감과 함께 제2롯데월드 건립, 향군 잠실타워 건설 등의 굵직굵직한 개발 호재가 풍부해 인근 상권이 거는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크다. 그 중 가장 큰 개발 호재는 역시 최근 확정된 제2롯데월드 건립이다.

[이 현장 주목]
‘켄달 스퀘어’ 3500만∼6200만원(3.3㎡당)
‘잠실아카데미’ 950만∼5500만원(3.3㎡당)


제2롯데월드는 5∼11층 부대시설 9개동이 들어서는 100층이 넘는 건물로 이르면 2014년께 완공될 예정에 있다. 정부의 제2롯데월드 건설 허용으로 오는 2014년 잠실지역이 최대 쇼핑·레저 지역으로 부상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주변 상권과의 역학관계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롯데그룹이 제2롯데월드에 호텔과 면세점, 명품관 등을 건설할 예정으로 있어 주변 호텔, 백화점과의 경쟁이 예상되고 있는 상황이다. 인근에 있는 백화점과 호텔업계는 제2롯데월드 건설에 따른 피해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상권이 잠실로 몰릴 경우 나타날 영향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제2롯데월드 쇼핑타운에 지하 3층∼지상 6층 규모의 명품관을 건설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제2롯데월드가 완공되면 잠실 주변 상권에는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제2롯데월드가 건설되면 잠실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유동인구가 많아지면 잠실 인근에 있는 일반 상권도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다. 한 연구원에 따르면 100층 이상의 초고층 빌딩이 들어서면 하루 유동 인구가 5만명 정도 증가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와 함께 잠실역 주변에 장미아파트, 미성아파트 등의 재건축도 추진되고 있어 이 일대의 부동산 지형도 크게 바뀔 전망이다.

잠실지역에서 주목할 만한 현장을 살펴보자. 먼저 대우건설이 서울시 송파구 신천동 11-4번지에서 ‘잠실 푸르지오 월드마크’의 잔여가구를 주변시세보다 낮은 분양가로 분양 중이다. 지하4층∼지상39층 2개동, 전용면적 84.39㎡∼244㎡ 총288가구로 구성된다. 84.39㎡(구34평)는 분양가보다 1억6000만원, 112.25㎡(구46평)는 분양가보다 최대 1억7000만원, 123.27㎡(구51평)는 분양가보다 최대 1억8000만원의 파격적인 할인을 해주고 있다.

지하철 2호선 성내역과 2·8호선 환승역인 잠실역을 도보 5분에 이용할 수 있으며, 편의시설로는 롯데백화점·롯데마트·홈플러스·석촌호수공원·올림픽공원 등을 갖추고 있다. 또한 한강변까지의 거리가 도보10∼15분 수준으로 가깝다.
상업시설도 같은 시기에 분양중이다. 분양가격이 제일 높은 1층 기준으로 3.3㎡당 3500만∼6200만원선이다. 이 분양가는 서울 강남이나 잠실지역의 상가시세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란 평가다. 잠실 푸르지오 월드마크 상가인 ‘켄달 스퀘어’는 지하1층∼지상3층에 들어서며 이름처럼 상가에 광장을 넓게 구획한 것이 특징이다.


우선 푸르지오 월드마크는 도로에서 18m 뒤로 물러나 건립되는데 그 공간도 작은 광장이라 불릴 만한 곳이다. ‘켄달 스퀘어’는 아파트 오피스텔 건물과 15m정도 거리를 두고 길가 코너를 따라 배치된다. 또 아파트와 오피스텔 1·2층에도 상가를 들인다. 상가와 상가 사이에도 광장이 생기는 셈이다.
코너 쪽 상가 양편에서 광장으로 들어가고 나오는 보행자 출입구를 열어놓기 때문에 아파트와 오피스텔에 들인 상가도 고객의 시선을 끌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건물 밖으로 상가를 연결하는 엘리베이터가 설치된다. 지하 1층은 전문음식점, 퓨전음식점, 와인전문점, 스크린골프연습장 등, 지상 1층은 커피전문점, 아이스크림전문점, 패스트푸드, 도넛전문점, 안경점, 이동통신사, 화장품전문점 등, 지상 2·3층은 금융 클리닉, 학원, 뷰티관련 등이 추천 업종이다.

‘켄달 스퀘어’의 연면적은 1만3000여㎡로 계약금은 분양가의 10%이며 중도금(60%)은 무이자와 이자후불제 각각 절반씩의 조건으로 대출 지원된다. 상가는 통상 입주시점에 맞춰 분양되지만 입주 후에도 아래층의 상가가 비었을 경우 초래되는 썰렁함을 피하기 위해 상가 분양시기를 맞췄다. 상가 분양을 가급적 빨리 마무리하기 위해 대우건설은 분양가를 크게 낮췄다. 2013년 6월 입점 예정. (02)3446-1377

한마을은 서울 송파구 삼전동 잠실 3, 4단지 대로변 사거리 코너에서 ‘잠실아카데미’빌딩을 분양 중이다. 지하 1층∼지상 6층의 7개 층으로 구성된 선임대, 후분양 상가다. 현재 모든 점포가 임대 완료됐다. 외환은행과 프랜차이즈 커피숍, 유명 어학원, 피트니스센터, 영어유치원 등이 입점해 임대수익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편이다. 아파트 단지 인근 여느 상가와 달리 외관을 고급스럽게 마무리했으며 주차 공간이 넓다. 자금 관리는 대한토지신탁이 맡으며, 이달 안에 분양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제2롯데월드 들어서면
유동인구 5만명 증가

분양가는 3.3㎡당 950만원∼5500만원 선으로 책정됐다. 회사 측은 “5년 전 분양금액으로 할인 마케팅을 벌이고 있어 주변 상가 시세에 비해 분양가가 저렴하다”고 설명했다. 계약금은 분양대금의 10%며, 잔금은 최대 45%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다. (02)2202-1601

장경철은?

- 스피드뱅크, 조인스랜드, 닥터아파트 부동산칼럼니스트
-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부동산 기사 제공
- 프라임경제 객원기자
-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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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광주 노른자위 땅을 개발하는 사업이 건설사 간의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총사업비 2조여원의 초대형 프로젝트가 양측이 제기한 고소·고발로 표류하는 모양새다. 갈등의 본질은 사업을 좌지우지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의 최대주주 지위가 누구에게 있는지다. 최근 지분확보를 위한 소송 과정서 의문의 돈거래가 포착됐다. 2020년 7월1일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도시계획시설서 도시공원으로 지정해놓은 개인 소유의 땅에 20년간 공원 조성을 하지 않을 경우 땅 주민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도시공원서 해제하는 제도인 ‘도시공원 일몰제’가 시행됐다. 도시공원 일몰제의 도입으로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민관 합작 윈윈 사업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민간에 사업시행권을 주고 공원을 조성해 지자체에 기부채납하도록 하는 제도다. 민간 사업시행자는 공원부지 30% 범위서 아파트 건설 등 비공원사업을 진행해 수익을 챙길 수 있다. 정부나 지자체는 민간 자본으로 공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민간 사업시행자는 주택 공급 사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서로 이득 볼 수 있는 구조다. 현재 전국 각지서 진행하고 있는 민간공원 특례사업 중 ‘중앙공원 1지구 민간공원 특례사업’의 규모가 가장 크다. 광주시 서구 금호동과 화정동, 풍암동 일대 243만5027㎡에 공원시설과 비공원시설을 건축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비공원시설 부지에는 지하 3층~지상 28층, 39개동 총 2772세대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총사업비가 2조2000억원에 달한다. 2020년 1월 사업시행사인 특수목적법인(SPC)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이하 빛고을)이 설립되면서 추진되기 시작한 사업은 최근 시행사 지위와 시공권 등을 두고 고소·고발이 난무하고 있다. SPC 설립 시점부터 컨소시엄에 참여한 한양과 이후 시공자로 들어온 롯데건설, 지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우빈산업, 케이앤지스틸 등이 갈등의 주체다. SPC 빛고을 설립 초기 한양이 30%로 최대주주, 우빈산업(25%), 케이앤지스틸(24%), 파크엠(21%) 등이 주주로 참여했다. 한양이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의 SPC 빛고을 참여를 위한 초기자본 49억원을 댔다. 한양이 우빈산업에 49억원을 빌려주고 우빈산업이 다시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대여해 지분을 분배했다. 이때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콜옵션’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콜옵션은 특정한 기초자산을 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행사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다시 말해 우빈산업은 언제든지 원할 때 케이앤지스틸의 지분을 회수할 수 있는 조건을 걸어둔 것이다. ‘초대형’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이면 한양-케이앤지스틸 모종의 관계 의혹 SPC 빛고을 주주구성에 변화가 생긴 시점은 컨소시엄 구성 당시 한양이 맡기로 한 시공권이 롯데건설로 넘어가면서부터다.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의 지분 24%를 위임받아 주주권을 행사해 롯데건설과 중앙공원 1지구 아파트 신축 도급 약정을 체결했다. 이 과정서 30% 지분의 한양은 배제됐다. 롯데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할 당시 우빈산업에 지분을 위임했던 케이앤지스틸의 태도가 변한 시기는 2022년 5월경으로 추정된다. SPC 빛고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25억3000만원(대여금 24억원+이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빌린 돈을 갚았으니 24% 지분만큼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맺었던 콜옵션을 행사하고 49%의 지분을 확보해 SPC 빛고을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우빈산업 내부 사정이 변하면서 한 차례 더 지분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우빈산업은 대출금 100억원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부도 처리됐다. 지급보증을 섰던 롯데건설은 우빈산업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넘겨 받으면서 49%를 확보했다. 지분양도는 롯데건설이 근질권(담보물에 대한 권리)을 행사해 채무를 대신 갚아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우빈산업이 빠진 자리에 롯데건설이 들어오면서 현재 기준 빛고을 SPC 지분구조는 한양 30%, 롯데건설 29.5%, ㈜파크엠 21%, 허브자산운용 19.5%로 재편된 상태다. 허브자산운용이 보유한 19.5%는 롯데건설로부터 양도받은 것이다. SPC 빛고을 내에서 롯데건설의 발언권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뉜 지분 콜옵션으로? 사업시행권과 시공권을 두고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이 궤를 같이 하면서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쟁점은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이 가진 지분이 최종적으로 누구의 소유냐는 것이다. 두 회사의 지분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바뀔 수 있다.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을 갚았으니 24%에 대한 주주권이 자사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양은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우빈산업에 49억원의 출자금을 대여하면서 맺은 특별약정을 내세웠다. 해당 약정에 한양이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비공원시설 시공권을 전부 갖는데 우빈산업이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항목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우빈산업이 주도해 롯데건설로 시공사를 바꾼 것은 특별약정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광주지방법원은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이 각각 우빈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서 모두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주주권 확인 소송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우리가 SPC 주식을 실제로 소유한 주주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한양 관계자도 “1심 법원은 우빈산업이 한양에게 49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보유 주식 25% 전량을 양도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건설은 소송 판결 한 달 전, 우빈산업의 지분을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우빈산업이 한양에 양도할 주식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과정서 한양은 우빈산업의 ‘고의 부도’를 의심하고 있다. 한양은 1심 법원 판결을 근거로 자사가 지분 55%(한양 30%+우빈산업 25%)의 SPC 빛고을 최대주주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대법원서 한양에 ‘시공권이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놓으면서 시공자 지위는 잃게 됐다. 소송 이겨도 지위 잃었다 최근 SPC 빛고을 지분 갈등서 케이앤지스틸의 역할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케이앤지스틸은 상하수도 설비공사 업체로 2003년에 설립됐다. SPC 빛고을에 우빈산업과 함께 참여했다가 현재는 빠진 상태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전 대표가 우빈산업과 친분이 있어서 (SPC 빛고을에)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 사태서 롯데건설과 우빈산업은 이른바 ‘비한양파’로 묶여있다. 두 업체의 지분 이동도 비교적 명확히 드러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은 두 업체 모두 우빈산업과 소송을 진행하면서도 서로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적(우빈산업)이 같을 뿐 특별히 관계가 있는 업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양의 모기업인 보성그룹 계열사에 속한 ‘앤유’라는 업체가 케이앤지스틸에 2022년 4월, 2억원을 빌려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앤유는 이기승 보성그룹 회장의 동생인 이점식씨가 지분 83.6%를 가지고 있는 친족회사다. 전기 조명장치 제조업체로 2007년에 설립됐다. 2022년 기준 매출은 28억2900만원, 영업이익은 3억300만원으로 확인된다. 한양과의 거래를 통해 27억79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앤유는 케이지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주는 과정서 1주일짜리 주식근질권을 설정했다.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이 2억원을 갚지 못하면서 케이앤지스틸의 주식이 전부 앤유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의 대표이사를 비롯해 사내이사 3명 등 4명이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1명은 앤유 대표인 정모씨의 아내로 추정된다. 케이앤지스틸 수뇌부가 물갈이된 것이다. 당시 케이앤지스틸의 채무가 수십억원에 이를 정도로 적자가 누적된 상태였다고 해도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배권을 넘겨준 것을 두고 석연찮은 의문이 일었다. 1주일이라는 짧은 주식 근질권 설정도 의문으로 떠올랐다. 보성그룹에 기생하는 ‘앤유’ 푼돈 주고 1주 만 회사 꿀꺽? 더 흥미로운 대목은 같은 해 5월 케이앤지스틸이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 25억3000만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는 의혹이 동시에 불거진 점이다. 다시 말해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분 100%를 앤유에 넘겨주고 한 달 만에 20억원이 넘는 돈을 융통해 SPC 빛고을 지분을 확보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여기에 우빈산업을 상대로 한 주주권 확인 소송 등에 김앤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하면서 수임료에 대한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케이앤지스틸이 지분확보를 위해 사용한 자금 출처가 한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양 입장서 케이앤지스틸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확보하면 54%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대법원 판결로 시공자 지위는 상실했지만 롯데건설에 넘어가 있는 시공권을 흔들 수 있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분 갈등 구조가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로 정리되는 셈이다. 하지만 한양과 케이앤지스틸 모두 두 업체 간 모종의 관계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앤유라는 계열사가 있는지도 잘 몰랐다. 앤유서 케이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줬다거나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우빈산업서 (1심)소송에 져서 계속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듯하다. 대응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보다 광주시가 우빈산업과 결탁해 여러 가지로 유리하게 상황을 봐주고 있다고 판단해 광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광주시는 사업시행자이자 감독관청으로서 해야 할 일이 참 많은데 그런 일을 하지 않아 공모 제도가 다 무너졌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광주시의 행정행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석연찮은 자금 출처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한양이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에 대해 “우빈산업서 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주주가 들어와 투자가 이뤄지면서 주금 대여금을 갚은 것이다. 우빈산업에서는 (우리가)한양의 위장계열사 아니냐, 대표이사 선임 과정이 의심스럽다, 자금 출처가 어디냐 같은 의혹을 제기하는데 그건 주주권 확인 소송서 져서 그러는 것이다. 한양이랑 우리랑은 큰 관계가 없는데 자꾸 엮어서 흠집을 내려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4월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 케이앤지스틸 대표로 오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이 사업이 잘 마무리되면 우리 회사에 300억원 정도의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행이익을 1100억원으로 계산했을 때 우리 회사 지분이 24% 정도니까 그렇게 계산한 것이다. 수익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회사를 맡게 됐고, 새로운 주주들도 그 사업성을 보고 투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