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과 파란의 4·13> ③20대 국회 계파 총정리

친박·친노 옛말…군소 전성시대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정치는 생물이라고 흔히들 얘기한다. 해당 관점이라면, 계파는 팔·다리처럼 생물의 한 부분을 맡고 있는 기능적 요소라 해석할 수 있다. 팔·다리가 고장나면 생물이 움직일 수 없듯, 계파가 제 기능을 못하면 정치는 나아갈 수 없다. 4·13 총선을 거치면서 계파에는 ‘감수분열’이 일어났다. 과연 대한민국 정치는 어떤 진화과정을 거치고 있는 것일까. <일요시사>가 변화한 계파 내 구성원들을 총정리해봤다.

결과는 ‘여소야대’다. 새누리당 후보 248명 중 살아 돌아온 이는 105명에 그쳤다. 생환율은 불과 42.34%.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의 46.81%(후보 235명 중 110명 당선)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다(국민의당은 173명 후보에 25명 당선, 생환율 14.45%). 공천을 둘러싼 밥그릇 싸움에 유권자들이 심판을 내린 것이라고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당의 변화는 필연적으로 계파의 변화를 동반한다.

계파 전쟁
그 결말은?

보는 이에 따라 다르지만, 여야를 통틀어 정치권에는 대략 14개의 계파가 존재한다. 그 중 새누리당 내에는 크게 친박근혜계(친박계)와 비박근혜계(비박계)로 나뉜다. 비박계 내에서도 친이명박계(친이계)와 친김무성계(친무계), 친유승민계(친유계), 그리고 범비박계가 하나의 계파로서 존재한다.

이번 총선의 당선인들 중 확실히 친박계라 볼 수 있는 인사들은 50명 내외다.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사람은 무소속 윤상현(인천 남을) 당선인이다. ‘욕설 파문’으로 새누리당에서 컷오프되자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던 그는 재선에 성공했다. 윤 당선인은 출마 선언 전, 칩거하며 당선 가능성을 타진해 본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달 24일 윤 당선인은 4·13 총선 후보자 등록이 시작된 날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누리당 간판을 내려놓고 윤상현이라는 이름으로 지역 주민의 냉철한 심판을 받겠다”며 총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바 있다.


한때 ‘중진 용퇴론’으로 컷오프되는 게 아니냐는 루머에 휩싸였던 서청원(경기 화성갑) 당선인은 더민주의 김용 후보와의 대결에서 52.3%를 차지, 36.7%에 그친 김 후보를 15.6%p 차로 따돌리고 당선됐다. 최근 친박계의 구심점으로 통하는 유기준(부산 서동) 당선인도 2위 더민주 이재강 후보를 52.2% 대 34.8%, 17.4%p 차이로 눌렀다. 한때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이한구 당시 의원과 후보군에 올랐던 이주영(경남 창원마산합포) 당선인은 65.3%로 29.1%의 더민주 박남현 후보를 36.2%p의 큰 차이로 이겼다.

그 외에도 원유철(경기 평택갑), 조원진(대구 달서병), 최경환(경북 경산), 홍문종(경기 의정부을) 등이 당선인으로 이름을 올려 건재를 과시했다. 이정현(전남 순천) 당선인은 헌정사상 최초로 여당의원 신분으로 호남에서 재선에 성공해 김부겸 당선인 못지 않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친박계 재편
새로운 얼굴은?

반면 패배의 쓴잔을 맛봐야 했던 이들도 있다. 황우여(인천 서을) 후보는 37.9%의 표를 얻어 더민주 신동근 당선인의 45.8%에 7.9%p 격차로 고배를 들었다.

여성가족부 장관을 지낸 김희정(부산 연제) 후보 또한 더민주 김해영 당선인에게 1위 자리를 내줬다. 김을동(서울 송파병) 후보는 더민주 남인순 당선인에 밀리며 3선에 실패했다.

‘뉴페이스’ 친박도 있다.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민정수석비서관 출신의 곽상도(대구 중남), 청와대 대변인 출신의 민경욱(인천 연수을), 행정자치부 장관이었던 정종섭(대구 동갑),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면서 최경환과 친한 것으로 잘 알려진 윤상직(부산 기장), 청와대 국무조정실장을 역임했던 추경호(대구 달성) 당선인 등은 모두 ‘진박’으로 통했던 인물들이다. 새로운 피를 영입하는 데 성공한 친박계는 이들을 중심으로 한 재편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비박계 내 군소 계파들의 성적표는 부진하다. 한때 최대 계파를 자랑했던 친이계는 겨우 5명만이 당선돼 명맥을 유지하게 됐다. 주호영(대구 수성을), 안상수(인천 중동강화옹진), 이철규(강원 동해삼척), 심재철(경기 안양 동안을), 정병국(경기 여주양평) 등이 그들이다. 그 중 주호영·안상수·이철규 당선인은 새누리당을 박차고 나와 무소속으로도 당선되는 저력을 보여줬다.


친무계는 당초 선전이 기대됐으나, 예상보다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앞서 비박계 인사들이 공천에서 대거 컷오프됐을 때 친무계는 공천 칼바람을 피해 한때 ‘친박-김무성’ 밀약설이 나돌 정도였다.

참패 여당 재편 급물살…너도나도 줄서기
“호남이 야속해”숙제 남긴 친문계 몰락?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부산 민심은 새누리당을 외면했다. 김 대표의 측근인 박민식(부산 북강서갑), 서용교(부산 남을), 나성린(부산 진갑) 후보가 생환에 실패했다. 덕분에 새누리당은 18석의 부산 선거구 중 5곳을 더민주에 내주게 됐다. 19대 때 문재인·조경태 의원에게 내준 2곳을 뛰어 넘는 수치다. 생환에 성공한 친무계는 강석호(경북 영양영덕봉화울진), 김성태(서울 강서을), 김영우(경기 포천가평), 황영철(강원 홍천철원화천양구인제) 등 부산을 제외한 곳이다.

친유계 역시 많은 수가 살아돌아오지 못했다. 수장인 유승민(대구 동을) 당선인이 지원 유세에 나섰지만, 류성걸(대구 동갑), 권은희(대구 북갑), 조해진(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후보가 줄줄이 낙선하면서 힘이 빠진 상황이다. 친박의 갖은 방해를 뚫고 4선에 성공했음에도 정치적 입지는 도리어 약화됐다고 분석하는 이유다.

여의도 입성에 성공한 친유계도 있다. 평소 유 의원과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이혜훈(서울 서초갑), 김상훈(대구 서), 김세연(부산 금정) 당선인은 재선에 성공했다.

이들을 제외한 범비박계 인사들은 선전했다. 새누리당 서울시당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용태(서울 양천을) 당선인은 더민주 이용선 후보를 간발의 차(2.1%p)로 따돌리고 당선됐다. 선거기간 중 딸의 성신여대 부정입학 의혹이 있었던 나경원(서울 동작을) 당선인은 더민주 허동준 후보를 11.9%p라는 다소 여유로운 차이로 제쳤다. 그 외에도 권성동(강원 강릉), 신상진(경기 성남 중원), 여상규(경남 사천남해하동), 이군현(경남 통영고성), 홍문표(충남 홍성예산) 등이 범비박계 당선인에 속한다.

결과적으로 친박-비박 간 계파 전쟁은 승자 없는 막장 스토리로 마무리됐다. 제1당 자리를 더민주로 내줬다는 것은 어떤 손익계산서로도 매길 수 없는 손실이다. 후폭풍으로 당에서는 김무성 대표가 사퇴하는가 하면, 청와대에서는 박근혜정부의 국정 동력까지 걱정해야 될 지경이다. 시간에 쫓기게 된 새누리당과 박근혜정부는 조기 전당대회는 물론 조기 레임덕을 막기 위한 대책 모색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조기 전대로
정상화 모색

친노무현계(친노계)는 안정적인 성과를 거뒀다. 이제는 당과 계파 내에서 대세라고 할 수 있는 친문재인계(친문계)는 새로 영입한 인재들까지 합쳐 약 20명 정도가 살아 돌아왔다. 대표적으로 문재인 영입작 1호인 표창원(경기 용인정) 당선인은 막바지 여당의 흔들기를 이겨내고 새누리당 이상일 후보를 13.6%p 차로 눌렀다.

문재인표 영입에 큰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진 손혜원(서울 마포을) 당선인은 새누리당 김성동 후보를 10.3%p 차로 제쳤다. 마포을 현역이었던 정청래 의원을 제치고 공천을 받았을 당시만 해도 의문부호를 달고 있었으나, 이를 한방에 날려버리는 결과를 냈다.
 

‘국정교과서 반대’를 진두지휘했던 도종환(충북 청주 흥덕) 당선인은 새누리당 송태영 후보를 9.2%p 차로 이겼다. 당선 직후 도 의원은 “영혼이 있는 정치, 기존의 정치와는 다른 정치, 불가능하다고 포기하지 않는 정치로 희망을 만들어 가겠다”고 소감을 남겼다.

서영교(서울 중랑갑), 진선미(서울 강동갑), 추미애(서울 광진을) 등 친문계 우먼파워도 빛났다. 각각 서 당선인은 새누리당 김진수 후보, 진 당선인은 새누리당 신동우 후보, 추 당선인은 새누리당 정준길 후보를 두 자릿수 차로 이겼다.


그 외 김경협(경기 부천 원미갑), 김태년(경기 성남 수정), 민홍철(경남 김해갑), 박남춘(인천 남동갑), 윤후덕(경기 파주갑), 홍영표(인천 부평을) 등이 당선인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호남의 ‘반문정서’를 극복하지 못한 한계도 있다. 계파의 대부분이 서울·경기 등 수도권과 부산·경남에 집중돼 있다. 한때 ‘정계은퇴’까지 거론하며 정치적 승부수를 걸었던 문 전 대표지만, 오히려 역풍을 맞은 모습. 이에 정치적 내상을 입게 됐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또한 향후 김종인 대표가 영입한 인사들, 즉 친김종인계(친김계) 사람들과의 계파전이 예상된다는 의견도 있다. 전당대회를 통해 과거 ‘친노-비노’의 갈등처럼 ‘친문-친김’ 간의 내전이 발발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호남을 두고 엇갈렸던 두 사람이 어떤 봉합 과정을 거칠지 유권자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치1번지' 종로에서 정세균 후보가 예상을 뒤엎고 당선됨에 따라 친정세균계(친정계) 또한 힘을 받게 됐다. 앞서 문재인 체제에서 김종인 체제로 바뀌면서 정세균계 인사들이 공천에서 대거 컷오프 당해 세가 반 토막난 바 있다. 실제 광주지역 탈당 바람에도 끝까지 당을 지켰던 강기정 의원을 비롯해 전병헌, 이미경, 오영식 의원 등 많은 수의 친정계 인사들이 공천에서 배제됐다.

주가 뛰는 안철수 사람들
손학규·김한길계도 주목

그러나 살아남은 친정계 인사들은 선전했다는 평이다. 대체적으로 정치권은 해당 계파에서 6명의 당선인을 배출했다고 본다. 김상희(경기 부천 소사), 김영주(서울 영등포갑), 박병석(대전 서갑), 백재현(경기 광명갑), 안규백(서울 동대문갑), 이원욱(경기 화성을) 등이 그들이다.


새롭게 구성되고 있는 친안희정계(친안계)는 4명의 당선인을 배출하며 신생 계파로서 입지를 다졌다. 박완주(충남 천안을) 당선인은 새누리당 최민기 후보를 23.7%p라는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됐다. 충남 정무부지사를 지내며 안희정 충남도지사와 함께 충남도정을 이끈 김종민(충남 논산계룡금산) 당선인은 ‘피닉제’ 새누리당 이인제 후보에게 단 1%p 차로 신승을 거뒀다.

충남도 정무특보를 지낸 정재호(경기 고양을) 당선인 또한 42.3%로 새누리당 김태원 후보와 1%p 차이로 당선됐다. 충남도 비서실장을 지낸 조승래(대전 유성갑) 당선인은 48.3%의 표를 얻어 새누리당 진동규 후보를 14.6%p 차로 앞질러 국회로 향했다.

손실도 있었다. 친안계 중 핵심으로 꼽히는 박수현(충남 공주부여청양), 나소열(충남 보령서천) 후보가 각각 새누리당 정진석, 김태흠 당선인에게 석패했다. 그 외 범친노계로 분류되는 원혜영(경기 부천 오정), 강창일(제주갑), 한정애(서울 강서병) 등이 당선됐다.

비노무현계(비노계)는 날개를 달았다. 당초 친노계와의 갈등으로 파생된 국민의당이 호남에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 제3당으로서의 가능성을 높였다.

친안철수계는 보이는 것보다 더 큰 힘을 발휘하게 됐다. 국민의당의 전략 성공으로 안철수 대표의 주가가 뛰어 자연스레 계파의 입지도 넓어졌다. 지역구 당선인은 송기석(광주 서갑) 등으로 그 수가 한정되지만, 비례대표에서 친안철수계가 대거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국민의당은 정당투표에서 더민주를 26.74% 대 25.54%로 앞섰다.

반면, 친김한길계는 타격을 입게 됐다. “야권통합 없이 총선승리는 없다”며 안 대표에게 날을 세웠지만 결과는 딴판이었다. 또한 수장의 이른 불출마 선언으로 의원직에서 내려왔기 때문에 20대 국회에서의 영향력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당선인을 보면, 더민주의 노웅래(서울 마포갑), 이상민(대전 유성을)과 국민의당의 김관영(전북 군산), 주승용(전남 여수을) 등이 있다.

친문 호남 완패
풀지 못한 숙제

친손학규계는 비노진영 중 가장 성공한 계파가 됐다. 양승조(충남 천안병), 오제세(충북 청주 서원), 우원식(서울 노원을), 이개호(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 등과 국민의당으로 옮긴 김동철(광주 광산갑) 당선인이 여의도로 향했다.

계파 구성원의 선전으로 수장인 손학규 전 고문의 입지도 함께 높아졌다. 손 전 고문은 정계를 은퇴한 상황이지만, 언제든 돌아올 수 있다는 게 정치권의 주된 관측이다. 계파 구성원의 선거사무소 개소식 때 격려 메시지를 보낸다거나 최측근인 송태호 동아시아미래재단 이사장을 유세현장에 보내는 등 측면 지원을 아끼지 않는 모습만 봐도 대선 전으로 복귀가 예상된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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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를 둘러싼 정치권 로비·금품 제공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이른바 ‘통일교 특검’이 본궤도에 올랐다. 여야는 통일교의 정치권 금품 지원 의혹 수사를 위한 특별검사법을 각자 발의한 뒤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31일 “2차 종합특검, 통일교·신천지 특검(법의 국회 통과)을 설(내년 2월17일) 연휴 전에 반드시 마무리짓겠다”고 밝혔다. 정치인 줄줄이 특검 수사의 초점은 정치인 개개인의 비위 여부를 넘어, 통일교가 어떻게 조직적으로 정치권에 접근해 정책·인사·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이나 뇌물 제공이 있었는지 여부도 핵심이다. 수사선상에는 통일교 지도부와 핵심 실무 라인은 물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실명이 거론된 정치권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종교의 이름’으로 포장된 정치 로비의 실체가 드러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검은 출범과 동시에 통일교 내부 자금 흐름과 의사결정 구조를 정밀 추적하고 있다. 수사의 출발점은 통일교 고위 간부였던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진술과 관련된 자료다. 윤 전 본부장은 검찰·경찰 조사 과정에서 “정치권 인사들에게 현금과 고가 물품이 전달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 진술의 신빙성을 가리기 위해 통일교 본부 및 산하 단체 회계, 자금 집행 내역, 내부 문건을 대거 확보해 분석 중이다. 통일교 측은 “조직 차원의 불법 지시는 없었다”며 일부 인사의 개인적 일탈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나, 특검은 지도부 보고·승인이 있었는지 여부를 핵심 쟁점으로 보고 있다. 이번 특검이 주목받는 이유는 수사의 외연이 정치권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 보도와 수사 과정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전·현직 의원, 광역단체장, 정부 인사들의 이름이 잇따라 등장했다. 민주당에서는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임종성 전 의원, 강선우 의원,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의 이름이 언론 보도에서 거론됐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성동 의원, 김규환 전 의원 등이 수사 관련 기사에 등장했다. 이들 대부분은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거나 “통일교와의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이었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특검은 진술과 물증을 대조해 사실관계를 가려내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계열에서 가장 먼저 거론된 인물은 전 전 장관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는 2018년 전후 통일교 고위 인사로부터 현금 또는 고가 물품을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이 수사 과정에서 나왔다. 여야 각자 특검법 발의 후 협의키로 여야 막론 정교 유착 전모 밝혀지나 해당 의혹은 윤 전 본부장의 진술을 통해 처음 알려졌고, 이후 경찰과 특검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핵심 쟁점은 실제 금품 전달 여부와 함께, 당시 전 전 장관의 직무와 관련된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전 전 장관은 관련 보도 직후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해 오고 있다. 같은 당의 임 전 의원 역시 통일교 정치권 로비 의혹 명단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의 경우 구체적인 금액이나 전달 시점이 특정되지는 않았지만, 통일교 측이 “여야 정치인 다수에게 자금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과정에서 실명이 언급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특검이 임 전 의원을 포함한 인사들에 대해 소환 조사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쟁점은 통일교와의 관계가 단순한 접촉 수준이었는지, 아니면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하는 금품수수로 이어졌는지다. 임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강 의원은 금품수수보다는 ‘접촉·관리 대상’ 의혹으로 이름이 거론됐다. 보도된 통일교 관계자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언급에서 강 의원의 이름이 등장했다는 내용이 전해지면서다. 해당 보도들은 통일교 측이 정치권 인사들을 분류·관리하며 접근 전략을 세웠다는 의혹을 전하는 맥락에서 강 의원을 언급했다. 현재까지 강 의원과 관련해 현금이나 물품 제공 정황이 확인됐다는 보도는 없다. 그는 통일교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전면 부인했다. 노 전 실장 역시 통일교 인사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문건에서 이름이 언급됐다는 언론 보도로 연관 의혹이 제기됐다. 그의 경우도 금품수수 의혹보다는, 통일교가 ‘영향력 있는 정치·권력 인사’로 인식하고 접촉을 시도했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노 전 실장 측은 통일교와의 불법적 관계나 금품수수는 없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 의원이 통일교 특검 국면에서 가장 무겁게 거론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이 권 의원에게 정치자금 또는 현금 성격의 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를 들여다보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압수수색이나 계좌 추적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권력 과시 여야 통일? 쟁점은 자금이 실제로 전달됐는지, 전달됐다면 정치자금으로 신고됐는지, 그리고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권 의원 측은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통일교 측이 관리·접촉 대상으로 삼았던 정치인 명단 관련 보도에서 이름이 등장했다. 그의 경우도 구체적인 금품 전달 사실이 확인됐다는 보도보다는,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접점 인사’로 분류됐다는 정황이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수사기관은 통일교 자금과의 실질적 연결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했다. 이들 사례를 시기별로 정리하면 공통적인 흐름이 드러난다. 2018년 전후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로비를 담당하는 실무·재정 라인이 가동됐다는 진술이 나오고, 2022년 이후 통일교 지도부 관련 사건이 불거지면서 과거 정치권 접촉 내역이 재조명됐다. 2024~2025년에는 경찰 수사와 특검 출범을 계기로 통일교 고위 인사 진술, 녹취, 내부 문건 일부가 언론에 공개되며 정치인 실명 보도가 잇따랐다. 의혹의 유형을 나누면 세 가지로 첫째, 전재수·권성동처럼 현금 또는 정치자금 성격을 띤 자금 제공 의혹이 직접 제기된 경우다. 둘째, 임종성처럼 통일교 측 진술에서 ‘자금 전달 대상’으로 언급됐으나 구체성이 아직 부족한 경우다. 셋째, 강선우·노영민·김규환처럼 통일교 내부 녹취나 문건에서 ‘접촉·관리 대상’으로 거론된 경우다. 특검은 이 세 유형을 종합해 통일교의 정치권 접근이 우발적이었는지, 아니면 계획적·조직적이었는지를 판단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특검의 법적 판단은 몇 가지 체크 리스트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자금 또는 물품이 실제로 정치인 또는 그 측근에게 전달됐는지에 대한 물증(계좌 흐름, 현금 출처, 구매 내역)이 확보되는지 여부다. 줬다는데 안 받았다 또 해당 정치인의 직무와 관련된 청탁이나 편의 제공 요구가 있었는지, 즉 대가성이 입증되는지다. 이어 자금이 개인 차원의 일탈이 아니라 통일교 지도부 또는 조직의 승인·묵인 아래 이뤄졌는지 여부다. 또 정치자금으로 볼 경우 신고 누락이 있었는지, 뇌물로 볼 경우, 공소시효와 구성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다. 현재까지 통일교 특검에서 거론된 정치인들과 관련한 보도는 모두 ‘의혹 제기’ 또는 ‘수사 진행 상황’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특검이 이 사안을 개별 정치인의 문제로 보지 않고, 종교단체가 정치권을 상대로 벌인 장기적 로비 구조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소환과 기소 여부에 따라 파장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특검이 향하는 끝이 어디인지, 그리고 정치권 전반의 신뢰 문제로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검 수사의 또 다른 축은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씨를 둘러싼 고가 선물 수수 의혹이다. 통일교 측이 명품 가방과 귀금속 등을 전달하며 각종 편의를 기대했다는 의혹이다. 이 사안은 정치인 대상 로비와는 별도의 트랙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특검은 통일교 지도부가 동일한 자금·조직 라인을 활용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며, 두 사건을 구조적으로 연결해 보고 있다. 특검이 들여다보는 ‘로비 방식’은 전통적인 봉투 전달에 국한되지 않는다. 통일교 및 연계 단체들은 국제회의, 평화 포럼, ‘평화대사’ 위촉 행사 등을 통해 정치인과의 접점을 넓혀 왔다. 문제는 이 같은 공식 행사 뒤편에서 현금·물품 제공이나 정치적 대가성 요구가 있었는지다. 특검은 행사 전후 일정, 면담 기록, 수행 인력 동선, 통신 기록 등을 종합 분석해 접촉의 성격을 규명하고 있다. 특히 정치자금법상 신고되지 않은 후원이거나, 직무 관련성이 인정될 경우 청탁금지법·뇌물죄 적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린다. 여야 모두 ‘성역 없는 수사’를 강조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파장 관리에 고심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하나같이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 레퍼토리 반복···한 입서 나온 증언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불법이 있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원칙론을 내세웠다. 여권과 야권 일각에서는 “특검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경계론도 제기된다. 그러나 특검 수사 대상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확대되면서, ‘편파 수사’ 논란은 힘을 잃는 분위기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특검의 성패가 ‘대가성 입증’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한 친분 관계나 종교 행사 참석만으로는 처벌이 어렵고, 금품 제공과 구체적 직무 행위 사이의 인과관계가 입증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정치자금법 위반의 경우 공소시효 문제도 변수로 작용한다. 특검이 초기부터 강제수사에 나선 배경에는 이 같은 시간적 제약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통일교 특검은 한국 정치사에서 반복돼온 ‘종교-정치 유착’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종교의 자유와 정치의 독립성이라는 헌법적 가치가 어디에서 충돌하는지, 그 경계선을 명확히 그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수사가 개인 처벌에 그칠지, 아니면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통일교 특검이 던진 질문은 “정치가 누구의 돈과 조직에 의해 움직였느냐?”다. 특검의 칼끝이 어디까지 향할지, 그 결과가 한국 정치의 신뢰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핵심 피고인·피의자로는 통일교 지도부(한학자 총재)와 통일교 고위 간부(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등이 거론된다. 한 언론은 특별검사팀 발표를 인용해 한 총재가 통일교 자금의 유용 및 증거인멸 지시, 정치자금법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됐고, 김건희(전 영부인)씨 및 권 의원(국민의힘) 등에게 전달된 것으로 의심되는 금품·자금이 수사의 초점이라고 전했다. 특히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은 2022년 1월 권 의원에게 1억원을 제공했다는 의혹, 2022년 7월 김씨에게 명품 등을 제공했다는 의혹 등이 ‘수사기관 주장’으로 적시돼있으며, 당사자들은 부인 취지 입장을 밝혀왔다. 로비 자금의 ‘규모’ 논란을 키운 장면은 통일교 핵심 시설(가평 천정궁) 압수수색 과정에서 거액 현금이 발견됐다는 보도였다. <MBC>는 특검 압수수색 당시 한학자 총재 개인 금고에서 외화 포함 약 280억원 상당 현금이 확인됐다며, 이 돈이 통일교 회계와 별개로 관리된 자금이라는 점 때문에 ‘정치권 로비 자금’ 의심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2022년 지방선거 전후 ‘정치 후원금’ 형태의 지원 의혹으로는, 법정 진술을 인용해 유상범 의원(국민의힘), 백경현(경기 구리시장), 김진태(강원도지사) 등의 이름과 액수가 거론됐다고 알려졌다. 또 나온 김건희 통일교 로비 의혹의 ‘작동 방식’으로 자주 지목되는 것은 산하·연계 조직의 외피를 통한 접점 확보다. 예컨대 UPF(천주평화연합) 같은 NGO 성격 단체가 각종 국제 행사(월드서밋 등)를 주최하고, ‘평화대사’ 위촉 등으로 정치인·지자체 관계자·지역 인사들과의 네트워크를 확장해 왔다는 설명이 반복된다. UPF가 권역을 나눠 주요 인사를 접촉·관리하는 구조였다는 의혹을 전하며, 자금 집행과 조직적 접촉이 실제 정치자금 제공이나 청탁과 연결됐는지가 수사의 핵심이라고 짚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