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시무시한' 중국 골프의 저력

'K골프' 경계대상 1호, 대륙은 지금 불야성

중국 골프인구는 대략 500만명으로 추산된다. 불과 20년 전에 10만명도 채 되지 않았던 것과 비교하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 골프인구 증가는 ‘현재진행형’이다.

골프인구 10만명→500만명 20년새↑
지금도 기하급수적으로 느는 추세

지난해부터 확산된 중국 정부의 반부패 정책으로 다소 주춤한 상태지만 현재도 600개 이상 골프장들이 불야성을 이루고 있다. 가장 큰 계기가 된 것은 국제무대에진출한 선수들의 출현 때문이다.
중국골프의 영웅으로 불리는 장 리안웨이와 아시안투어 최강자인 량웬총으로 시작된 남자골프는 2013년 메이저대회 마스터스에 최연소로 출전(당시 15세)해 화제를 모았던 관톈랑으로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다.
여자골프는 ‘중국의 박세리’로 불리는 펑산산이 메이저대회를 정복하며 남자선수들이 쌓아온 아성을 한방에 무너뜨렸다. LPGA 투어에서 뛰고 있는 린시위와 지난달 13일 끝난 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6위, 13위에 오른 류위, 시유팅이 그 바통을 이어 받았다.
올해는 골프바람이 더 거셀 전망이다. 오는 8월 리우올림픽 메달을 목표로 정부 차원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 유럽과 중국이 공동주관했던 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에 세계랭킹 상위자들이 수두룩한 KLPGA 투어를 포함시킨 것도 자국 선수들의 기량 발전을 위해서다.

눈에 띄는 성장

한국선수들도 중국골프 발전에 놀라움을 나타냈다. 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 단체전 우승 주역 고진영(21·넵스)은 “린시위랑 예선 라운드를 같이 했는데 정확한 아이언샷과 쇼트게임에서 배울 점이 많았다. 분명 3~4년 전과는 달라진 모습이다”고 칭찬했다.
최근 리홍 중국 여자 프로골프협회(CLPGA) 총재는 “한국선수들의 실력은 세계 최고다. 그런 점에서 더 많은 교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한국선수들이 출전하면서 흥행과 규모 면에서 더 발전했다. 앞으로 아시아에서 가장 큰 여자대회로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국의 코치진들도 이를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고 있다. 중국은 한국 여자 프로골프협회(KLPGA) 이사인 박희정(35)을 지난해 5월 자국의 골프국가대표 여자팀 코치로 선임했다. LPGA 투어 2승 경력의 박희정은 올해까지 중국골프 꿈나무들을 지도하게 된다.
KLPGA 투어도‘골프 한류’를 전세계로 확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교류를 반기고 있다. 이영귀 KLPGA 부회장은 “KLPGA 투어의 세계화를 위해 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이 좋은 기회가 됐다. 앞으로 세계 여자골프의 발전을 위해 문호를 개방할 생각이다”며 “양궁의 우수한 인력이 세계 각국의 국가대표를 지도하는 것처럼 골프에서도 충분히 가능한 얘기다”고 말했다.
민간기업 중에는 미션힐스그룹이 중국골프 발전에 가장 적극적이다. 미션힐스그룹은 광둥성 선전과 둥관에 12개 코스, 하이난다오 하이커우 10개 코스 등 총 22개 코스에 396홀을 보유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올해 40세가 된 젊은 경영자인 테니얼 추 부회장이 있다. 추 부회장의 부친 데이비드 추는 홍콩 기업인으로 1992년 미션힐스그룹을 창립하여, 선전지역에 미션힐스 골프클럽을 만들며 중국골프의 초석을 닦았다. 데이비드 추가 2011년 세상을 떠난 이후에는 장남인 켄 추가 그룹 회장을 맡고, 차남인 추 부회장은 미션힐스 골프클럽의 개발과 운영을 총괄하고 있다. 캐나다 토론토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테니얼 추는 PGA 투어에서 근무했던 경력을 살려 골프에 레저와 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한 창조적인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
추 부회장은 골프 비즈니스와 함께 차세대 골퍼 육성도 중요한 업무로 생각하고 있다. 그는“미션힐스 골프클럽의 3개 코스를 전 세계 16세 이하 청소년이라면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했다. 국적은 상관없다. 한국의 주니어골퍼 역시 공짜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미션힐스 골프클럽에서는 매년 6000여명의 주니어골퍼들이 훈련을 하고 있다. 추 부회장은 “차세대 골퍼를 기르는 일은 기업의 책임”이라며“미션힐스 골프클럽에서는 매년 44개 주니어골프대회를 열고 있고 중국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훈련 장소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타이거우즈, 박인비 등 세계적인 선수를 초청할 때는 주니어골퍼들이 이들에게 레슨을 받을 수 있는 시간확보가 가장 우선이다”고 덧붙였다.

량웬충, 펑산산 등 세계적 선수 등장
한국 남녀프로투어도 중국 약진 반색


추 부회장은 중국 골프시장에 대한 장밋빛 전망도 내놨다. “리우올림픽에서 중국선수가 좋은 성적을 거둔다면 성장세는 더욱 빨라질 것이다”며 “중국 골프시장은 막대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 중국 인구 13억명 가운데 2%만 골프를 쳐도 미국(2000만명)을 넘어선다. 그렇게 되면 골프산업도 비약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13일 중국 선전의 미셜힐즈GC 둥관 올라사발코스에서 올해 KLPGA 첫 정규투어인 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에 출전한 한 중국선수가 드라이버 티샷을 하자 갤러리들의 입에서 탄성이 터져나왔다.
공이 280야드쯤 빨랫줄처럼 날아가 30m 안팎의 좁은 페어웨이에 정확히 떨어졌기 때문이다. 다른 한국선수들이 좌우 해저드를 피해 우드로 안전하게 끊어간 것과는 다른 공격적 행보였다. 이 선수가 바로 이번 대회에 처음 출전한 중국의 차세대 스타 류위(20)다. 펑샨샨 이후 최대어로 주목받고 있다.
2014년 중국 여자 프로골프(CLPGA) 투어에 입문해 통산 2승을 올린 류위는 한국과 중국, 유럽여자프로투어가 공동주최한 이번 대회 내내 한국선수들과 우승컵을 다퉜다. 3라운드까지는 6언더파로 단독선두로 치고 나가기도 했다. LPGA 2부투어에서도 뛰고 있는 그는 175㎝의 큰 키와 렉시 톰슨(미국) 같은 빠르고 거침없는 스윙으로 경쟁자를 압도하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중국이‘K골프’의 경계대상 1호로 떠오르고 있다. LPGA 통산 4승의 펑산산(27)이 고군분투하던 중국 여자프로골프계에 실력과 배짱으로 무장한 젊은 선수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차세대 스타 발굴

‘펑샨샨 키즈’로 올해 LPGA 풀 시드를 따낸 린시위(20)도 그중 한 명이다. 세계랭킹 43위인 그는 지난달 열린 혼다LPGA타일랜드클래식에서 10위에 오르며 챔피언 경쟁에 시동을 걸었다. 지난해 중국 블루베이LPGA 대회에서는 1, 2라운드 단독선두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15세 때 중국 최연소로 프로무대에 데뷔한 그는 10대 때 이미 통산 3승을 거둔 중국 골프계의 희망이다.
지난해 LPGA 퀄리파잉스쿨을 수석합격한 펑시민(21)도 지난달 LPGA투어 코츠골프 챔피언십에서 7언더파 공동 6위로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과 어깨를 나란히 해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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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