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선수들 닉네임 열전

타이거 우즈는 엘드릭 톤트 우즈?

PGA투어에서 활약하는 많은 프로들은 본명을 쓰지 않고 닉네임을 쓰는 경우가 허다하다. 골프팬들은 닉네임을 진짜이름으로 믿기도 한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의 여권 이름에는 ‘타이거’가 없다. 그의 본명이 ‘엘드릭 톤트 우즈’이기 때문이다. ‘타이거’는 닉네임이다. 미국 공수부대 장교로 복무한 얼 우즈가 베트남에서 근무할 때 친하게 지낸 베트남군 장교의 별명이 ‘타이거’였다. 얼 우즈는 친구의 이름을 아들의 ‘닉네임’으로 삼았고 지금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운동선수 이름이 됐다.
닉네임은 별명이라는 뜻도 있지만 친한 사람끼리 본명 대신 부르는 이름도 닉네임이다. 어릴 때 부모가 붙여준 ‘아명(兒名)’도 닉네임이라고 한다.
원래 이름을 줄여 부르는 ‘약명(略名)’과도 다른 의미다. 영미권에서는 약명을 사실상 본명으로 친다. 제임스를 ‘짐’으로 부르거나 토머스를 ‘톰’, 윌리엄을 ‘빌’, 필립을 ‘필’, 재커리를 ‘잭’이라고 칭하는 게 바로 약명이다.

닉네임 보편화

타이거 우즈는 닉네임을 본명 대신 쓰는 경우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데뷔 때 본명은 아예 빼버리고 타이거 우즈로 투어 사무국에 등록했다. 가수나 배우가 본명 대신 예명을 쓰는 것이나 문필가가 필명을 사용하는 것과 비슷하다.
이렇게 닉네임을 선수명으로 삼은 경우는 타이거 우즈 말고도 더러 있다. 세계랭킹 6위 버바 왓슨(미국)도 여권 이름에 ‘버바’가 없다. 왓슨의 본명은 ‘개리 레스터 왓슨 주니어’다. 버바 역시 아명이다. 아버지가 좋아하던 버바 스미스라는 풋볼선수 이름을 닉네임으로 삼은 경우이다.
PGA 투어에서 3승을 거둔 부 위클리(미국) 역시 닉네임을 선수명으로 등록했다. 본명은 토마스 브렌트 위클리다. ‘부’는 유명한 만화 캐릭터 곰 ‘부-부 베어’에서 따왔다. 위클리의 외모는 부-부 베어와 흡사하다.
1979년 마스터스에 이어 1984 년 US오픈 등 메이저대회 2차례 우승을 포함해 PGA 투어에서 10승을 올린 왕년의 스타 퍼지 젤러(미국)도 프랭크 어번 젤러 주니어라는 본명이 따로 있다. ‘퍼지’는 본명의 첫 글자 F, U, Z에서 비롯된 닉네임이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사상 최고의 선수로 꼽는 베이브 자하리아스(미국)는 밀드리드 엘라 디드릭슨 자하라이스라는 본래 이름이 있지만 홈런왕 베이브 루스의 이름을 딴 ‘베이브’라는 닉네임이 더 유명하다. 자하리아스는 야구선수로 뛸 때 한 경기에서 홈런 5개를 때려 ‘베이브’라는 애칭을 얻었다.

아명, 언론이 붙여준 별명 많아
최경주를 대표하는 별명 ‘탱크’

얼마 전 장하나(24·비씨카드)가 펼친 검객 우승 세리머니의 원조격인 치치 로드리게스(푸에르토리코) 역시 어릴 때 아버지가 붙여준 ‘아명’이 선수명이 된 경우이다. ‘치치’는 로드리게스가 어릴 때 푸에르토리코에서 가장 유명했던 축구 선수다. 본명은 후안 안토니오 로드리게스지만 누구나 그를 치치라고 불렀다.
선수 등록명으로 쓰지 않더라도 스타 선수는 언론에서 붙여준 별명이 하나씩 있다. 어니 엘스(남아공)는 190㎝가 넘는 큰 키에 부드러운 스윙으로 ‘빅이지(Big Easy)’라는 별명이 붙었고 드라이버를 붕붕 소리가 나도록 힘차게 휘두른 프레드 커플스(미국)는 ‘붐붐(Boom Boom)’이라는 별명을 가졌다.
그레그 노먼(호주)이 ‘백상어’라는 무시무시한 별명을 얻은 것은 상어가 많다고 알려진 호주 출신인 데다 경기 스타일이 공격적이기 때문이었다. 캐리 웹(호주)은 덩달아 ‘여자 백상어’가 됐다.
뚱뚱한 몸매에 콧수염을 기른 크레이그 스태들러는 다들 ‘해마’라고 불렀고 앞니가 벌어진 루이스 우스트히즌(남아공)은 만화영화 주인공 ‘쉬렉’이 별명이 됐다. ‘뽀빠이’ 크레이그 페리(호주), ‘펭귄’ 팀 클라크(남아공), ‘오리’ 앙헬 카브레라(아르헨티나), ‘땅콩’ 김미현은 모두 외모 때문에 별명이 붙은 경우이다.


영국 신문 골프면 제목에 자주 등장한 ‘몬티(Monty)’는 콜린 몽고메리라는 성을 축약한 몽고메리(스코틀랜드)의 별명이다. 레티프 구센(남아공)은 미국 언론에서 구센이라는 성을 줄여서 ‘구스(Goose)’라고 줄여 썼다. 한때 세계랭킹 1위에 오른 데이비드 듀발(미국)은 ‘더블D’라는 멋 없는 별명으로 통했다.
최경주(46)는 ‘탱크’라는 별명을 좋아했다. 검게 그을린 얼굴과 다부진 체격에 딱 맞는 별명이라서 한국뿐 아니라 미국 언론도 최경주를 ‘탱크’라고 쓴다. 또 영원한 골프황제 잭 니클라우스(미국)의 별명은 ‘황금곰’이다. 황금색 머리칼과 커다란 몸집에서 비롯되었다. 그는 황금곰 로고를 상품에 달아서 적지 않은 돈을 벌었다.

각양각색 별명

‘잭’의 맞수, 아놀드 파머(미국)의 별명은 ‘킹(King)’이다. 카리스마 넘치는 플레이 스타일에다 수많은 팬을 몰고 다녀 마치‘왕’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파머의 경기마다 떼를 지어 다니며 응원하는 팬들은 ‘아니의 군대’라고 불렀다. 아니의 군대는 파머의 평생 경쟁자 니클라우스에게 ‘오하이오 뚱보’라는 다른 별명을 붙여줬다. 검은색 경기복을 늘 입는 개리 플레이어(남아공)는 ‘흑기사’라는 별명으로 맹활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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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