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총선 특집> ②화제의 격전지 빅매치 대진표 공개

최대 승부처 윤곽…공천 탈락자가 변수?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20대 총선이 불과 20여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선거판세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총선 대진표가 속속 확정되고 있지만 여야의 공천 탈락자들이 대거 무소속 출마를 추진하면서 다여다야(多與多野) 구도가 만들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과연 국민들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유권자들의 올바른 선택을 돕기 위해 <일요시사>가 확정된 20대 총선 대진표를 정리해봤다.

올해 치러질 총선의 최대 격전지는 수도권이다. 선거구 획정 과정에서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은 의석수가 기존 112석에서 122석으로 10석이나 늘어났다. 여야 모두 수도권 탈환에 사활을 걸고 있는 이유다. 우선 서울에서는 49개 지역구 중 13곳에서 여야의 대진표가 확정했다. '정치1번지'로 불리는 서울 종로에서는 새누리당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 정세균 의원, 국민의당 박태순 후보가 대결한다.

수도권 122석
의석 중 절반

무상급식 반대 주민투표로 서울시장직을 스스로 내려놓고 정치권을 떠났던 오 전 시장이 화려하게 정치권에 복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오 전 시장은 최근 유력한 차기 대권후보로도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오 전 시장과 격돌하는 정 의원도 만만치 않은 상대다.

정 의원은 지난 19대총선에서 호남 지역구를 떠나 수도권에서 출마해 당선된 유일한 야권 인사다. 게다가 이번에는 정 의원이 지난 4년간 지역구를 관리해온 만큼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서울 노원병은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와 새누리당 이준석 전 비대위원의 대결이 예정되어 있다. 새누리당은 서울 노원병을 청년우선추천지역으로 선정해 사실상 이 전 비대위원의 공천을 확정했다. 이 전 비대위원은 고작 올해 만 31세가 된 정치신인이다.


안랩을 이끌었던 안 대표와 비교하면 사회경력도 일천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전 비대위원은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안 대표를 오차 범위내의 근소한 격차로 뒤쫓고 있어 정치권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만약 이 전 비대위원이 안 대표를 꺾고 당선된다면 이번 선거의 최대 이변이 될 전망이다.

서울 광진갑도 화제의 지역구도 떠올랐다. 서울 광진갑 현역의원인 국민의당 김한길 의원이 지난 17일 야권연대 무산에 대한 책임을 지고 불출마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광진갑 선거는 사실상 새누리당 정송학 후보와 더민주 전혜숙 후보의 1대1 구도로 치러지게 됐다. 3자대결 구도에서는 정송학 후보가 앞섰지만 김 의원의 불출마 선언으로 표심이 어떻게 요동치게 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공천 탈락 후폭풍
무소속 후보 난립

서울 은평을은 이곳에서 내리 5선을 한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이 공천에서 탈락하면서 무주공산이 됐다. 이 의원은 여론조사에서 당내 경쟁자들보다 앞섰으나 당 정체성과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공천에서 탈락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직접 기자회견을 열고 공천관리위원회의 결정에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이 의원을 밀어내고 새누리당 공천을 받은 유재길 후보는 국민의당 유성엽 의원의 친동생인 것으로 밝혀져 화제가 되고 있다. 유 후보는 더민주 강병원 후보, 국민의당 고연호 후보와 삼파전을 벌이게 됐다. 하지만 공천에서 탈락한 이 의원이 향후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은평을 선거판세는 또 한 번 크게 요동칠 수 있어 변수는 남아 있다.

새누리당 이성헌 전 의원과 더민주 우상호 의원이 서울 서대문갑을 놓고 펼치는 5번째 대결도 흥미롭다. 두 사람은 지난 2000년 16대 총선부터 맞붙어 이 전 의원은 16·18대에서, 우 의원은 17·19대에서 각각 승리했다.

일여다야서 다여다야 선거로?
불출마냐 무소속 출마냐 기로

새누리당 안대희 후보와 더민주 노웅래 의원이 맞붙는 서울 마포갑도 이목이 집중된다. 새누리당은 최근 지지율이 더 높았던 강승규 전 의원을 공천 탈락 시키고 안대희 후보를 단수 추천해 논란이 됐다. 그런데 <국민일보>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14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안 후보는 야권 후보가 난립하는 상황에서도 노 의원에게 밀리는 것으로 나타나 새누리당에 비상이 걸렸다.

게다가 공천에서 탈락한 새누리당 강 전 의원이 무소속 출마를 검토하고 있어 새누리당이 어렵게 영입한 안 후보가 낙선할 가능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서울 영등포을에서는 권영세 전 새누리당 의원이 신경민 더민주 의원과 재격돌하고 관악갑에선 더민주 유기홍 의원과 국민의당 김성식 후보가 재격돌을 펼치게 돼 관심을 모은다. 관악을에서도 지난해 재보선에서 맞붙은 새누리당 오신환 의원과 더민주 정태호 후보가 리턴매치를 벌인다.


구로을에선 4선 고지를 노리는 더민주 박영선 의원에게 새누리당 강요식 후보가 도전한다. 강 후보는 박 의원과 비교해 인지도가 매우 낮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 박 의원보다 지지율이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또 경기지역에서는 새롭게 신설된 경기 수원무에서 3선에 도전하는 새누리당 정미경 의원과 4선에 도전하는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전 의원의 대결이 관심을 끌고 있으며,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스타로 떠오른 더민주 은수미 의원과 새누리당 신상진 의원의 성남중원 대결도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수원갑에서 수원을로 지역구를 옮긴 새누리당 김상민 의원은 더민주 백혜련 후보와 국민의당 이대희 후보와 대결한다.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이종훈 의원을 밀어내고 새누리당 텃밭인 성남 분당갑에 공천된 권혁세 후보는 더민주 김병관 후보와 일전을 치른다. 김 후보는 더민주 문재인 전 대표가 직접 영입해 화제가 됐던 벤처기업가다.

일여다야?
다여다야?

경기 안성시에서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측근인 김학용 의원이 더민주 이규민 후보와 국민의당 이상민 후보의 도전을 받는다. 파주을에선 새누리당 사무총장인 황진하 의원과 ‘박정어학원’으로 유명한 더민주 박정 후보가 대결한다.

경기 안양시 만안구에서는 더민주 이종걸 원내대표가 5선에 도전한다.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새누리당 장경순 후보가 이 원내대표의 5선 도전을 막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인천 계양을에서는 더민주 송영길 전 인천시장과 현역의원인 국민의당 최원식 의원의 대결이 관심을 끌고 있다. 새누리당에서는 의사 출신인 윤형선 후보를 내세워 야권분열로 인한 반사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인천 남동갑은 더민주 박남춘 의원에게 새누리당 문대성 의원, 국민의당 김명수 한국노동경영연구원장이 도전장을 던졌고, 남동을은 더민주 윤관석 의원에게 새누리당 조전혁 전 의원, 국민의당 홍정건 시당 공동창당준비위원장, 정의당 배진교 전 남동구청장이 도전하고 있다.
 

한편 더민주와 국민의당, 정의당의 공천 결과를 보면 지금까지 전국에서 3당 모두 후보를 낸 지역구는 총 37곳이다. 특히 수도권에서는 서울 종로·동대문갑·성북을·노원병·은평을·마포을·강서병·동작을·관악갑·서초을, 경기 수원정·부천소사·부천오정·광명갑·평택갑·의왕과천·시흥을·용인병, 인천 중동강화옹진·연수을·남동을·부평을·서구을 등 23곳에서 후보를 내 새누리당과 일여다야의 대결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승부처 수도권…지역구 절반 몰려
20일 남았는데 '깜깜이 선거' 우려

지금까지 살펴본 수도권과는 달리 지방의 공천작업은 매우 더딘 상태다. 아직까지 여야 대진표의 상당수가 공백으로 남아있다. 새누리당은 텃밭인 대구 12곳 중 동구갑 정종섭 후보, 수성갑 김문수 후보, 달성군 추경호 후보 등 3곳만 후보를 확정했다.

더민주는 수성갑 김부겸 후보만 공천을 확정해놓은 상태다. 이외 영남지역에서 여야 주요 3당의 후보자가 모두 결정된 곳은 경북 안동과 부산 수영구, 울산 동구, 울산 울주 등 4곳에 불과하다. 야권의 텃밭인 전북과 전남도 상황은 비슷하다. 현재 각각 2곳만 후보자가 확정됐고, 광주는 1곳만 대진표가 완성됐다.


여야 텃밭 지역구 중 가장 주목받는 곳은 단연 대구 수성갑이다. 이곳에선 새누리당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와 더민주 김부겸 전 의원이 대결을 앞두고 있다.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김 전 의원이 각종 여론 조사에서 김 전 지사에 크게 앞섰지만 최근에는 오차범위까지 격차가 좁혀졌다. 김 전 의원이 과연 지역주의를 극복하고 새누리당의 텃밭에서 당당히 살아남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광주 서구을은 현역의원인 국민의당 천정배 공동대표가 6선에 도전하고 있는 가운데 정치신인인 더민주 양향자 전 삼성전자 상무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양 전 상무도 문재인 전 대표가 영입한 인사다. 이 밖에 전북 전주병에서는 현역인 더민주 김성주 의원과 국민의당 정동영 전 의원이 맞붙게 돼 눈길을 끌고 있으며, 경남 김해을은 천하장사 출신인 새누리당 이만기 당협위원장과 노무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으로 유명한 더민주 김경수 경남도당위원장이 대결한다.

충청지역에서도 속속 여야의 대진표가 완성되고 있다. 먼저 대전 동구에서는 새누리당 이장우 의원이 1인 신청지역으로 공천이 확정했고, 더민주는 강래구 예비후보가 원외 단수추천으로 공천을 받았다. 서구갑에서는 새누리당 이영규 후보가 국회부의장 출신인 더민주 박병석 의원과 격돌한다.

여당의 압승?
이변 일어날까?

대전 서구을에는 더민주 박범계 의원과 새누리당 이재선 후보의 3번째 대결이 펼쳐져 눈길을 끈다. 이 후보는 지난 1996년 15대 총선부터 꾸준히 서구을 지역구에 출마해 15·16·18대 의원에 당선된 바 있다. 현역인 박 의원과 이 후보는 18·19대 총선에서 맞붙어 1승1패를 기록 중이다.

마지막으로 야권의 텃밭인 제주에서는 대대적인 물갈이가 이뤄졌다. 제주지역구 3곳 중 현역의원 중에는 제주갑 강창일 의원만 유일하게 공천됐다. 강 의원과 함께 나란히 17대 총선부터 19대총선까지 3선고지에 올랐던 김우남 의원은 공천 경선에서 패하고 말았다. 서귀포시 현역의원이었던 더민주 김재윤 전 의원은 입법로비사건으로 구속기소되면서 의원직을 상실해 일찌감치 출마를 포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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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된 밥’ 이재명 연임 시나리오

‘다 된 밥’ 이재명 연임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합심해 이재명 대표의 연임설에 군불을 때고 있다. 이 대표는 긍정의 뜻을 밝히지 않았지만 구태여 거절하지도 않았다. 주어진 시간은 3개월. 고심을 거듭한 이 대표의 선택은 무엇일까? 2022년 3월부터 쉼 없이 달려왔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이야기다. 이 대표는 지난 20대 대선서 패배한 후 곧바로 인천 계양으로 향했다. 지역구에 깃발을 꽂자마자 그해 8월에는 전당대회에 출마해 당 대표직까지 싹 쓸었다. 지난해 9월, 윤석열정부에게 민주주의 파괴에 대한 사과 등을 요구하며 24일 동안 단식을 했고 올해 초에는 피습을 당해 수술을 받기도 했다. 죽지 않고 돌아왔다 하지만, 그의 여정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당 대표 임기를 3개월 앞둔 시점서 이번에는 연임설이 솔솔 오르고 있다. 지금까지 이 대표는 당대표 연임을 묻는 질문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왔다. 지난달까지만 하더라도 “당 대표는 정말 3D(어렵고·더럽고·위험한 직을 일컫는 말) 중에서 3D다. 억지로 시켜도 다시 하고 싶지 않다”며 불출마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지금으로부터 약 2년 전 이 대표는 대선 패배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 전당대회 출마 의사를 밝혔다. 대선서 패배한 뒤 6·1 보궐선거로 국회에 입성해 약 한 달 반 만에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것이다. 당에서는 이 대표의 선택을 만류했다. 대선 패배의 책임론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서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것은 오히려 본인에게 독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이 대표가 출마를 고심한다는 풍문이 여의도를 돌자 그의 측근들 사이에서는 “스스로를 생각해서라도 자제하셔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됐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를 저격하고 나섰다. 당시 차기 당권주자였던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은 “전과 4범의 이력으로 뻔뻔하게 대선에 나서고 연고도 없는 곳에 나가 ‘방탄용 출마’로 국민들 부끄럽게 하시더니 이젠 제헌절마저 부끄럽게 만드나”라며 이 대표를 직격했다. 이어 “‘개딸(개혁의 딸)’들 같은 광신도 그룹의 지지를 받아 ‘어대명(어차피 당 대표는 이재명)’이라고 하니 ‘방탄 대표’ 이 의원의 당선을 미리 축하는 드린다”며 비꼬기도 했다.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는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화했다. 경선을 약 한 달 앞둔 2022년 7월이었다. 그는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대선과 대선 결과에 연동된 지방선거 패배의 가장 큰 책임은 제게 있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면서도 “책임은 문제회피가 아니라 문제해결이고 말이 아닌 행동으로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선 끝에 이 대표는 77.77%라는 압도적인 지지율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대선서 패배한 지 채 반년도 되지 않아 169석을 가진 거대 야당의 우두머리가 된 것이다. 산전수전 다 겪고 당대표로 우뚝 연임-지선 코스 밟고 대선까지 쭉 당 대표직을 따내는 데 성공했지만 이 대표의 정치 인생은 난항의 연속이었다. 당시 민주당은 친문(친 문재인) 세력이 주류였던 만큼 하루가 멀다하고 친명(친 이재명)과 비명(비 이재명) 간의 갈등이 불거진 탓이다. ‘심리적 분당’이라는 말이 심심찮게 오갔고 비명계 의원들의 도미노 탈당이 이어졌다. 총선을 앞두고 공천 과정서 또다시 계파 갈등이 불거졌다. 모든 과정서 비판과 화살의 끝은 이 대표를 향했다. 오는 8월을 마지막으로 이 대표가 자리서 물러설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총선이 끝나자 판세가 바뀌었다. 이번 선거를 승리로 이끈 이 대표가 한 번 더 당권을 잡아야 한다는 주장이 빠르게 확산한 것이다. 민주당이 이 대표의 연임을 원하는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제시된다. 첫 번째로는 정권교체다. 이번 총선서 압승을 거둔 이 대표의 능력이 입증됐으니 2027년 정권을 교체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기세를 몰아야 한다는 것이다. 범야권까지 탈탈 털어도 대권주자가 마땅치 않은 모양새다. “윤석열 대통령의 맞수는 이재명 뿐”이라는 주장이 커지는 이유기도 하다. 두 번째는 인사의 부재다. 당장 전당대회가 4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당내 차기 당 대표감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다. 총선 후 자칭타칭 차기 당 대표로 지목된 이들이 여의도 입소문에 오르내릴 법도 하지만 사소한 소문조차 떠돌지 않는다. 이 대표가 연임을 시작으로 지방선거를 거쳐 대권주자까지 이어지는 코스를 밟아도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이들이 없다. 이번 공천을 통해 다수의 비명계가 경선서 탈락하거나 탈당하는 등 대규모 물갈이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연임설에 최초로 불을 댕긴 건 5선을 달성한 박지원 당선인이다. 그는 지난달 15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이번 총선을 통해서도 국민은 이 대표를 신임했다”며 “총선 때 차기 대통령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대표가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이 대표 본인이 원한다면 당 대표를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매끄러운 시나리오 최근에도 박 당선인은 “연임에 대해서 아무런 이의가 없고 현재 당내서도 당 대표에 대해서 도전자가 없다”며 연임 가능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어 “전직 총리 등 중진들과 이야기해 보면 지금은 ‘이재명 타임’이라고 한다”며 “이 대표가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에 당을 이끄는 것이 좋다고 전에 얘기한 것이 적중한 것 같다”고 말했다. 친명계 좌장으로 통하는 민주당 정성호 의원은 “이 대표의 연임은 당내 통합을 강화할 수 있고 국민이 원하는 대여 투쟁을 확실히 하는 의미서 나쁜 카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민주당 장경태 최고위원 역시 “국민의 바람대로 22대 개혁 국회를 만들기 위한 대표 연임은 필수 불가결”이라며 “부디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민주당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선택, 최선의 결과인 당 대표 연임을 결단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 정청래 최고위원은 대표 연임 추대 분위기 조성에 앞장서겠다는 의지까지 밝혔다. 그는 “옆에서 가까이 지켜본 결과 (이 대표가)한 번 더 당 대표를 하면 갖고 있는 정치적 능력을 더 충분히 발휘할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며 “당 대표 연임으로 윤석열정부에 반대하는 모든 국민을 하나로 엮어내는 역할을 할 지도자는 이 대표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계열서 당 대표가 연임한 건 1995년 9월부터 2000년 1월까지 새정치국민회(민주당 전신)의 총재직을 지낸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전례가 없는 일이다. 만일 이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민주당 역사상 두 번째로 남게 된다. 핵심 친명을 중심으로 이 대표의 연임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사실상 추대 수순을 밟게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차기 대권주자로서 명분과 타이밍을 모두 챙길 수 있게 된다. 만일 이 대표가 연임을 받아들인다면 그의 임기는 2026년 8월까지 연장된다. 하지만 민주당 당헌·당규상 대권후보가 되기 위해서는 대선일로부터 1년 전 당 대표직을 사퇴해야 하는 만큼 2026년 3월까지 당직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26년 6월에 치러질 지방선거를 3개월 앞둔 시점이다. 3개월은 공천 작업 등 선거를 치르기 위한 기반을 충분히 다져놓을 수 있는 기간이라는 게 민주당 측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심? 당심? 엇갈린 선택 이번 총선에 이어 지방선거까지 이 대표 체제로 승리한다면 그는 더할 나위 없는 리더십을 얻는다. 2027년 치러질 대선에 출마할 명목도 다시 한번 다질 수 있게 된다. 이 대표의 연임이 확실시되는 분위기지만 그만큼 날 선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는 모양새다. 이 대표의 연임이 ‘사법 리스크 방탄용’이란 지적이 제기되면서 또다시 발목 잡힐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여권에서는 이 대표의 연임이 대장동 개발 특혜를 비롯한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등을 방어하기 위한 ‘매력적인 카드’에 지나치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는 이 대표 개인뿐만이 아니라 민주당 전체가 ‘방탄 정당’이란 오명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에는 이 대표와 민주당이 함께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사법 리스크로 당내 신 비명 세력이 생기고 지방선거 결과까지 영향을 미친다면 이 대표는 오히려 대권주자로서 큰 오점을 남기게 된다. 게다가 이번 총선처럼 지방선거서도 압승을 거둘 것이란 보장도 없다. 따라서 이 대표가 그동안 쌓아온 업적을 보존한 채 한발 뒤로 물러서 숨을 고르는 게 좋은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여의도에서는 실보다 득이 더 크게 보이는 만큼 총선 승리라는 유종의 미를 거두고 박수칠 때 떠나야 한다는 것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 역시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어차피 다음 당 대표도 대통령 후보도 이재명 당신이 될 테니 좀 쉬셔라’라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총선서 좋은 성적표를 받지 않았나. 또다시 자신을 시험에 들게 하는 건 확률이 반반인 게임을 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원대·의장 이어 ‘3톱’ 달성? 점점 멀어지는 포스트 우려도 이 대표가 연임한다면 2022년부터 2026년까지 내리 4년 동안 당권을 잡게 된다. 국민의 피로도가 누적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는 부분이다. 최근 당내 발생한 일렬의 사건에 모두 명심(이재명 대표의 의중)이 짙게 묻어났다는 지적이 나오는 만큼 이 대표에게도 정치적 휴식기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앞서 지난 3일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 선거가 열렸는데 다른 후보가 없어 경선을 건너뛴 채 친명 박찬대 의원이 찬반 투표로 선출됐다.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선거 후보군은 당초 4명이었지만 정성호·조정식 의원이 잇따라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교통정리가 이뤄졌다. 원내대표 선거와 국회의장 후보가 교통정리 되는 과정서 이 대표가 과도하게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포스트 이재명’에 대한 논의조차 시작되지 않은 상황서 당의 무게 중심이 지나치게 이 대표 쪽으로 쏠릴 경우 민심의 후폭풍을 맞이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전당대회까지 3개월가량 남은 만큼 민주당은 당의 흐름과 민심이 다르게 흘러갈 수 있다는 점도 의식해야 한다. <뉴시스>가 국민리서치그룹과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8~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에게 이 대표의 연임에 관해 물은 결과 ‘찬성한다’는 응답은 44%로 ‘반대한다’는 응답 45%보다 1%p 낮게 나타났다. ‘잘 모르겠다’는 11%였다. 오차범위로 인해 반대 여론이 우세하다고 확실할 수는 없지만 민주당과 민심에 차이가 존재한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중론이다. 정당 지지도별로 봤을 때는 더욱 확연한 차이가 드러난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찬성이 83%, 반대가 12%로 찬성 여론이 압도적인 반면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반대가 76%로 찬성(15%)보다 61%p 높게 나타났다. 무당층에선 반대 응답이 47%, 찬성 응답은 25%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로 응답률은 1.5%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지금부터 이의 시간 이 대표는 떠오르는 자신의 연임설과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도 “당 대표 연임설과 관련해 의견 교류는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대표는 최근 들어 당 의원들에게 “어떻게 하는 게 좋겠냐”며 의견을 묻고 다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당의 수장이 아랫사람들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지만 “공당의 대표로서 당원들의 의견을 묻는 것은 당연한 민주적 절차”라는 게 민주당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재 여의도 안팎의 상황을 종합하면 이 대표는 말 한마디만으로도 연임이 가능하다. 2027년 대선까지 앞으로 3년, 민주당의 운명은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견제구 던지는 국힘 총선 참패의 먹구름이 채 가시지 않은 국민의힘에 다시 한번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날까지 윤-이 대결 구도로 정국을 운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김민수 대변인은 지난 7일 논평을 통해 “이 대표의 민주당 사당화 전략은 반헌법적 행태”라며 일찌감치 견제에 나섰다. 김 대변인은 “민주당은 이 대표의 ‘점지’ 없이는 주요 보직에 자리하는 것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처절한 마음으로 국민을 바라보며 이 대표의 독주에 맞서겠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