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모은 500억 쾌척에 더 빛나는 ‘작은 나눔들’

원로배우 신영균 500억 쾌척- 연예인 ‘기부 천사’ 누구



명보극장·제주도 신영영화박물관 등 기증
연기 복귀 의지 내비치기도 “꼭 영화 출연” 

원로영화배우 신영균이 한국영화 발전을 위해 500억원 상당의 재산을 기부하기로 해 화제다. 이번 기부는 신영균이 영화계에서 일할 다양한 인재들의 양성을 위해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일 영화 인생 50년을 회고하며 재산 기부를 발표하는 기자회견 자리에 참석한 노배우의 얼굴은 행복으로 가득했다.신영균은 자신이 소유한 서울 중구의 명보극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명보극장과 제주도 신영영화박물관을 한국예술종합학교에 기부해 재능 있는 영화인 발굴과 육성에 쓰겠다”고 말했다.

“가족 모두 흔쾌히 허락해 줘 가능”

신영균은 기부 계기에 대해 “몇 년 전 금혼식 비용을 어려운 이들에게 기부하고 정말 행복했던 기억을 되새기고 싶었다. 한국영화의 중심인 충무로에 가장 가까이 있는 명보극장을 보존하면서 후배들을 위해 좋은 일을 하고 싶었다”면서 “아들(신언식)을 비롯한 가족 모두가 흔쾌히 동의해 줘 가능할 수 있었다”고 답했다.
향후 재단 운영 방침과 구체적인 사업 계획에 관해 “한국예술종합학교 박종원 총장 등 관계자들이 투명하고 공정하게 재단을 운영할 것이다”라고만 설명했다. 박 총장은 “영화 인재 육성에 쓴다는 방침은 오래 전부터 세워뒀지만 구체적인 계획은 현재 구상중이다. 이른 시일내 발표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신영균은 연기 복귀에 대한 의지도 내비쳤다. 1970년대 후반 이후 사업과 의정(15·16대 국회의원) 활동으로 영화계를 떠났던 그는 “치과의사 사업 등 여러 일을 해봤지만 하나를 고르라면 역시 영화배우다”며 “나이 80을 넘겼지만 죽기 전에 꼭 한 편에는 출연할 것이다”고 다짐해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남궁원, 윤양하, 최지희, 윤일봉 등 동료 배우들과 안성기, 이덕화 등 후배 연기자들 30여명이 참석해 대선배의 따뜻한 결단을 진심으로 축하했다. 또 아내 김선희 씨와 아들 언식씨 내외, 딸 혜진 씨도 함께 해 훈훈한 가족애를 과시했다.

치과의사 출신인 신영균은 조긍하 감독의 <과부>(1960)로 영화계에 데뷔했으며 신상옥 감독의 <연산군>(1961), 이만희 감독의 <물레방아>(1966) 등 300여 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3차례에 걸쳐 대종상 남우주연상을 받았고 아시아영화제 남우주연상, 대종상 공로상, 대한민국영화대상 공로상 등을 수상했다. 한국영화인협회 이사장을 거쳐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회장, SBS프로덕션 대표이사, 제주방송 명예회장 등을 지냈으며 15·16대 국회의원을 역임했다.

후배 양성 기부, 선행의 또 다른 한 축으로 형성
다양한 경로로 기부금 모교에 ‘쾌척’ 사례 늘어


연예인들의 후배 양성을 위한 기부는 선행의 또 다른 한 축을 형성하고 있다. 같은 학교 출신 연예인들이 모여 연극을 하거나 CF를 찍는 등 다양한 경로로 기부금을 만들어 모교에 쾌척하는 사례가 차츰 늘고 있다.
이정재, 소유진, 김소연, 전혜빈, 남성진, 김정난, 이효정 등 동국대 연극학과 출신 연예인들은 지난 해 모교를 위해 연극 <햄릿> 공연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금 5000여 만원을 동국대에 기부해 눈길을 끌었다. 출연진 전원이 개런티 없이 작품에 참여했다. 당시 동국대 관계자는 “대학을 통해 배출된 인적자원이 다시 모교의 발전으로 이어지는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김정은, 배두나, 박한별, 이민기 등 건국대 재학 연예인들은 교내 예술문화대학 도서관 조성에 기부금을 내놨다. 배두나는 개관식에 참석해 도서관을 둘러보고 장학금 200만원을 즉석에서 내놓기도 했다.
박예진, 이연희, 이연지, 신세경, 박신혜 등 중앙대 연극영화과에 재학중인 연예인들은 모 패밀리 레스토랑 광고에 단체로 출연, 개런티 2억5000만원을 대학발전기금으로 기부했다.

고 장진영 죽어서도 모교에 아름다운 선행

단체 선행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모교 발전을 위해 기부금을 내는 사례도 늘고 있다.
가수 싸이는 지난 2월 서울종합예술학교 2010학년도 입학식 축하공연에 참석, 이날 출연료 전액을 장학금으로 기부했다. 당시 싸이는 “한국 대중문화예술에 많은 인재를 배출한 서울종합예술학교에 도움이 되고자 장학금을 기부한다”며 “끼와 열정이 넘치는 후배들에게 유용하게 쓰이길 바란다”고 전했다. 싸이는 지난해 군부대 위문공연에 치킨 선물과 출연료 기부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위암 투병 끝에 서른일곱 짧은 생을 마감한 고 장진영은 죽어서도 아름다운 선행을 해 많은 이들의 눈시울을 적셨다. 유족들은 고인의 뜻을 기려 모교인 전주중앙여고에 5000만원을 기부,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후원했다.
김태희는 지난 2007년 모교인 울산여고 후배 2명을 돕는 소리 없는 선행이 외부에 알려져 주목을 받았고, 김제동은 모교 후배들을 위해 5000만원을 쾌척한 사실이 드러나 박수를 받았다.

최근 연예인들 사이에서는 대중들에게 받은 사랑을 사회에 환원하려는 기부 행렬이 확산되고 있다.
대표적인 ‘기부 천사’ 연예인은 김장훈. 지난 1998년부터 기부 및 봉사활동을 해온 김장훈은 수년간 기부한 누적 기부금이 50억원이 넘는다. 현재 경기도 하남시 보호시설 외에 서울 화곡동과 충청도 보육원에 지속적인 후원을 하고 있다. ‘독도지킴이’로써의 활약은 올해도 눈부셨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이 동해를 일본해와 병기하는 성과를 일궈내자 김장훈은 추가로 사이버외교사절단 반크의 해외홍보비, 뉴욕타임스퀘어광장 전광판 독도홍보 광고비, 일반인 대상 독도 교육비에 1억원씩 총 3억원을 기부하며 홍보에 박차를 가했다.

대중에게 받은 사랑 사회에 환원, 확산

가수 장나라 역시 기부금이 국내외 50억원이 넘는다. 드라마 영화 개런티, 공익광고 출연료와 각종 콘서트 현장 모금을 통해 국내 자선단체에 기부했던 그는 선행의 손길을 넓혀 중국 북경, 광저우, 상해 등 전국 각 지역을 돌며 자선 콘서트를 열어 수익금 전액을 기부했다.
문근영 역시 이웃사랑에 앞장서고 있다. 문근영은 2006년 부지 매각으로 쫓겨날 위기에 처한 ‘땅끝 공부방에 3억여원을 지원해 해남의 지역아동센터로 만들었으며 보다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도움이 절실하다고 느껴 국제개발 NGO 단체 ‘굿피플’에 기증했다. 또한 소속사 동료 배우들과 함께 어린이 환자를 돕는 자선앨범에 참여해 수익금 전액을 기부하기도 했다.

‘부부 천사’ 션-정혜영의 선행은 올해도 어김없이 이어졌다. 정혜영은 드라마 출연료 일부를 고아 및 혼혈아 입양 관련 불우이웃 돕기에 기부했으며 부부동반 롯데백화점 CF 수익금 중 1억을 홀트아동복지회에 전달했다.
또한 차인표-신애라 부부와 함께 무료 자원 봉사 밴드 ‘컴패션밴드’를 결성해 전 세계 기아 아동들을 돕는 데 힘을 보탰다. 결혼한 이듬해인 2005년부터 한국 컴패션을 통해 전세계 어린이를 후원해 왔다. 최근엔 한국 컴패션 홍보대사가 됐다.

최수종-하희라 부부는 복음성가 음반 ‘최수종, 하희라 마음으로 전하는 사랑의 노래’를 발표했으며 수익금은 사회복지법인 하트하트재단에 기부했다.
최근 연예인 기부가 확산, 진화하고 있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3~4년 전만 해도 연예인 선행은 직접 기부나 홍보대사 노릇에 그쳤지만 이제는 다채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대중에게 사랑을 받으며 얻은 돈을 의미 있게 사회에 환원함으로써 연예인으로서 자긍심을 높이는 사례도 상당수다. 기부에 참여한 한 연예인은 “기부를 통해 삶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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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발 ‘채 상병 특검’ 파장

야당발 ‘채 상병 특검’ 파장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순직 해병 진상규명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채 상병 특검법)이 야당 주도로 지난 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지난해 7월19일 사건 발생 10여개월 만이다. 국민의힘은 표결에 반발하며 퇴장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채상병 특검법에 대한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할 것으로 관측됐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이날 본회의서 ‘이태원참사특별법’을 합의 처리된 뒤 ‘의사일정 변경 동의안’을 제출하며 채 상병 특검법 상정을 요구했다. 채 상병 특검법은 해병대 채수근 상병이 실종자 수색 작전 중 순직한 사건을 초동 조사하고 경찰에 이첩하는 과정서 대통령실·국방부가 개입했다는 의혹을 특검이 수사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경찰 이첩 개입 의혹 김진표 국회의장이 이를 수용해 의사일정 변경동의안에 대한 표결이 이뤄졌고, 재석 168명 전원 찬성표로 가결됐다. 표결에는 야당만 참여했고, 국민의힘은 반발해 사실상 표결에 불참했다. 민주당은 원래 본회의 안건에 없었던 채 상병 특검법을 처리하기 위해 의사일정 변경을 우선 시도한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의힘은 이번 본회의에 합의되지 않은 법안이 올라가는 것 자체를 반대해 왔다. 당초 김진표 의장도 여야가 합의해 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양당 원내대표를 의장석으로 불러서 마지막으로 중재를 시도했지만 5분 뒤 김 의장은 여러 가지로 고려한 끝에 의사일정 변경 동의의 건을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양당의 마지막 협상도 결렬됐고, 국민의힘에서는 유일하게 자리에 남았던 김웅 의원만 찬성표를 던졌다. 당시 방청 중이었던 해병대 예비역연대 법률 자문, 김규현 변호사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노년의 해병대 예비역들도 연신 눈물을 흘렸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은 이날 야당이 강행 처리한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윤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로텐더홀서 규탄대회를 열고 “그간 우리 당은 이태원참사특별법에 합의 처리하는 조건으로 의사일정에 동의했다. (민주당과 김 의장이)채 상병 특검법을 애초에 처리하겠다고 했으면 저희는 오늘 본회의 의사일정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모처럼 이태원법 합의 처리를 통해 협치 분위기가 조성되고 의회정치에 대한 국민의 기대가 있는데 오늘 의사일정 변경까지 해서 채상병법을 처리하겠다는 것은 정치 도의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채 상병 특검법 표결 시 본회의장을 퇴장하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채 상병이 의사일정으로 상정되는 것 자체를 반대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규탄대회 뒤 거부권 행사 건의와 관련한 질문에 “입법 과정과 법안 내용을 볼 때 거부권을 건의할 수밖에 없다”고 단언했다. 국힘 퇴장 속 야당 전원 찬성 조각난 협치···대통령 또 거부? 민주당은 국회 본회의에 의사일정 변경안을 제출한 상태다. 이날 본회의는 이태원특별법 처리를 위해 여야 합의로 잡은 일정인 반면, 여당이 채 상병 특검법에 반대하는 상황서 입법을 강행하기 위해 의사일정을 변경해 본회의 부의를 시도하겠다는 의도였다. 대통령실은 이날 야당의 강행 처리 예고를 예의주시하면서도 공수처 수사가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정진석 비서실장은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서 “민주당이 오늘 국회 본회의서 채 상병 특검법을 의사일정까지 바꿔가면서 일방 강행 처리한 것은 대단히 유감”이라며 “엄중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입장 표명은 특검법에 대한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실장은 “채 상병의 안타까운 죽음을 이용해서 정치적 목적으로 악용하려는 나쁜 정치”라며 “공수처와 경찰이 이미 본격 수사 중인 사건인데도 야당 측이 일방적으로 주도하는 특검을 강행하려고 하는 것은 진상규명보다 다른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여권에선 채 상병 특검법 자체의 법리적 문제점을 지적하는 동시에 이미 수사 중인 사안에 특검을 도입하는 배경에 정쟁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바라봤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서 진행 중인 수사가 끝난 다음, 그 과정이나 결과를 토대로 특검 도입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순리라는 것이다. 야당이 특검을 당장 고집할 필요가 없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대통령실은 무엇보다 2021년 군사법원법 개정으로 해병대수사단에 수사권이 없어졌기 때문에 야권이 주장하는 ‘수사외압’ 논리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해병대수사단이 기초 조사는 할 수 있겠지만, 관계자 수십명을 소환하고 연루자가 몇 명이고 하는 것은 법에 규정된 권한을 넘어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히려 당시 박정훈 해병대수사단장의 ‘월권’ 가능성을 지적한 셈이다. “정치적 의도” 대통령실 발끈 또 과거 공수처 설치와 군사법원법 개정을 주도했던 민주당이 특검을 추진하는 모순을 거론하며, ‘참사의 정쟁화’를 시도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하는 분위기다. 이날 정 실장은 “현재 공수처와 경찰서 철저한 수사를 진행 중이므로 수사 당국의 결과를 지켜보고 특검을 도입하는 것이 당연하다”며 “공수처와 경찰이 우선 수사해야 하고 그 결과에 따라 특검 도입 등의 절차가 논의되고 이어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공수처는 민주당이 패스트트랙까지 동원해 설치한 기구다. 당연히 수사 결과를 기다려보는 것이 상식이고 정도”라며 “지금까지 13차례 특검이 도입됐지만 여야 합의 없이 이뤄진 사례는 단 한 차례도 없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야당이 단독으로 주도한 이유도 있다. 채 상병 사건 수사 과정서 윤 대통령,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이시원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 등이 수사를 왜곡하고 은폐하려 했다는 관련 정황은 이미 상당 부분 나왔다. 국방부는 사단장 등 고위 지휘관들의 혐의를 축소하려 했고, 경찰에 넘긴 수사기록도 매끄럽지 않은 과정을 통해 회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대통령실과 국방부 관계자들이 전화와 문자메시지 등으로 조율한 흔적도 엿보였다. 국민의힘은 특검법 협상에 나서지 않으면서 “공수처 수사가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다만, 공수처 수사가 1년 가까이 진척을 보이지 않으면서 야권서 반발이 터져 나왔다. 과거 대통령실이 채 상병 순직 사건을 ‘조그마한 사고’라고 언급한 사건도 국민적 분노를 유발했다. 지난 3월22일 채 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한 매체와 인터뷰서 ‘조그마한 사고’로 표현하고 “전 지휘관이 법적인 문책을 받는 건 부적절하다”는 취지로 실언한 바 있다. 더구나 공수처는 지난해 8월 고발장을 접수한 이후 인력 부족, 수사 의지 등을 핑계로 현재까지 ‘수사 진행 중’이라는 변명만 되풀이했다. 해병대를 비롯한 국민 여론도 특검에 찬성하는 분위기다. 눈물 흘린 해병들 왜? 해병대예비역연대는 지난 2일, 국회 본회의를 앞두고 국민의힘 당사를 찾아 채 상병 특검법 상정과 통과를 강하게 요구하기도 했다. 해병대를 상징하는 붉은 옷을 입은 이들은 이날 오후 1시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당사 앞에 모여 “채 상병 특검법 통과, 박정훈 대령 탄압 중지”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채 상병 특검법에 반대하는 국민의힘 같은)이런 세력들이 우리나라의 집권여당이라고 말할 수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을 대표해 마이크를 잡은 정원철 해병대예비역연대 회장은 “국민의힘이 진정으로 이 나라의 안보를 생각하는 사람들인가. 국민의힘과 대통령은 민심을 외면하지 말고 채 상병 특검법을 수용하길 바란다”고 외쳤다. 해병대예비역연대에 법률자문을 하고 있는 해병대 출신 김규현 변호사는 “(국민의힘은)처음엔 ‘독소 조항이 있다’고, 지금은 ‘공수처와 경찰이 수사 중이니 그 수사가 끝난 다음에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과거 특검 때에는 (앞서)경찰·검찰이 수사를 안 했는가”라고 되물었다. 사실상 가장 신속하게 사건을 처리할 방법은 법정 수사 기간을 최대 3개월로 정해놓고 있는 특검밖에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해병대 측은 이날 “3개월이 지나면 우리 군은 본연의 임무로 돌아가 안보에 전념할 수 있고, 정치권도 채 상병 문제를 일단락하고 지금 산적한 안보, 민생 정책을 논의할 수 있게 된다”며 “아무것도 밝혀지지 않는,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수사를 기다리며 이 정권이 끝날 때까지 채 상병 문제로 정쟁을 계속하겠다는 것인가. 지금이라도 국민의힘은 오후 2시에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 전원 참석해 채 상병 특검법을 통과시켜 달라”고 요구했다. 집회를 마친 해병대 예비역 연대 회원 45명은 채 상병 특검법의 상정·통과 여부를 보기 위해 곧장 국회 본회의장으로 이동했다. 앞서 채 상병 특검법은 지난해 10월 민주당 주도로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후 180일의 숙려 기간을 거쳐 지난달 3일 본회의 자동 부의 요건을 충족했다. 여야는 지난 1일 이태원 참사 특별법 처리에는 합의했지만, 채 상병 특검법과 전세 사기 특별법 개정안에는 합의하지 못했다. 민주당의 채 상병 특검법을 처리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통한 것이다. 1년 가까이 진척 없는 수사 역풍 뻔한데···용산 선택은? 특검법 통과에 대해 대통령실은 야당을 향해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해석했다. 다만, 수세에 몰린 대통령실이 야당을 지적할수록 부정 여론만 키우는 분위기다. 더구나 대통령실은 스스로가 수사 대상이 되는 사안서 ‘협치’를 운운할 자격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 대통령이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는 있으나, 이로 인해 역풍을 맞게 되는 형국이다. 당장 여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용산의 뜻을 따를지 의문이다. 윤 대통령이 어렵사리 여당 의원들을 단속하더라도 다음 달에 시작하는 22대 국회에서는 궁지에 내몰릴 것이 분명하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여부에 신중한 모습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거부권을 행사할지는 예단하기 어렵다”며 “김진표 국회의장은 합의 정신을 존중하는 분”이라고 일축했다. 윤 대통령은 그동안 여야 합의 없이 거대 야당이 일방적으로 처리한 법안들에 대해선 ‘과도한 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며 거부권을 행사해 왔다. 그러나 ‘젊은 병사의 죽음’과 관련된 민감한 사안인 데다 야권과 언론이 국가안보실과 공직기강비서관실 등 대통령실 연루 의혹을 잇달아 제기한 상황이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여당의 총선 참패 한 달여 만에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도 윤 대통령에게 정치적 부담이다. 국회 재표결 시 여당 이탈표도 우려해야 하는 부분이다. 윤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용산 대통령실 회담서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채 상병 특검법의 적극적인 수용을 요구한 데 대해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은 것도 복잡한 상황을 반영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채 상병 특검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가운데, 공수처는 특검 출범 여부와 별개로 ‘채 상병 순직 사건 조사 외압 의혹’과 관련된 핵심 인물들을 불러 조사하며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방부가 채 상병 사건을 회수하고 재조사하는 과정서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대통령실 등 ‘윗선’으로부터 외압이 있었는지 의혹을 풀어줄 핵심 인물들을 중심으로 소환조사가 이뤄지는 모양새다. 수사는 진행 중 공수처 수사4부(부장검사 이대환)는 지난 2일 오전 9시25분쯤 박경훈 전 국방부 조사본부장 직무대리를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날 공수처는 박 전 직무대리를 상대로 국방부 조사본부가 채 상병 순직 사건을 재조사한 후 혐의자를 축소해 경찰로 넘기는 과정서 외압이 있었는지 등을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