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를 사고파는 즐거운 전통시장 ④전주 남부시장 청년몰

활기찬 웃음 가득한 ‘젊은 시장’ 놀러오세요~

전주한옥마을은 전주 여행자의 첫 번째 목적지다. 전동성당과 경기전 등 이름만으로 여행자를 설레게 하는 공간.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 구석구석 숨어 있는 전시관과 쉼터가 발길을 붙잡는다. 요즘은 한옥마을 주변 새로운 명소도 각광받는다. 그중 하나가 남부시장 청년몰과 야시장이다.

전주한옥마을 주변 색다른 관광명소로 자리
공방, 찻집, 상담소…개성 뚜렷한 32개 상점

남부시장은 전동성당에서 풍남문로터리 쪽으로 길을 건너면서 시작된다. 오랜 시간 전주 사람들과 함께한 이곳에는 ‘전주 사람들의 부엌’이라 불릴 만큼 다양한 음식점이 있다. 콩나물국밥에도 ‘남부시장’표가 따로 있을 정도. 골목 가득 구수한 냄새를 퍼뜨리는 순대국밥도 인기였다. 하지만 인근에 대형 마트가 들어서면서 이 시장도 하향세에 접어들었다. 이를 극복하고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생겨난 공간이 남부시장 6동 2층에 자리한 청년몰이다.

청년몰은 2011년 문화체육관광부의 ‘문화를 통한 전통시장 활성화 시범 사업’(문전성시)으로 시작되었다. 2012년 5월에 12개 상점이 문을 열었고, 사업이 마무리된 2013년 이후에도 시장 상인들의 노력으로 운영·발전해서 현재 32개 상점이 있다. 공간도 독특하다. 1층 상가를 오고 갈 때 잘 보이지 않는 2층에 자리한 것. 덕분에 청년들의 오붓한 시장을 만들 수 있었을 듯하다.

적당히 벌고
아주 잘 살자

청년몰로 들어서는 계단 4곳부터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만난다. 제일 먼저 보이는 것은 파란 베짱이 상징물과 ‘적당히 벌고 아주 잘 살자’는 청년몰 슬로건이다. 게으르게 살겠다는 것이 아니다. 젊은 상인들의 삶이 행복할 수 있도록, 그 행복을 주변 사람들과 나눌 수 있도록 잘 살자는 말이다. 그래서인지 청년몰 상점에는 웃음이 가득하다. 손님에게 반가운 인사를 건네는 웃음, 자기만의 작품을 만들어냈을 때 만족스런 웃음, 손님과 이야기를 주고받다가 터져 나오는 웃음이다. 요즘 ‘한국이 웃으면 세계가 웃어요’라는 K스마일 캠페인이 한창이다. 이곳은 ‘청년 상인이 웃으면 여행자가 웃어요’ 현장이다.


청년몰 32개 상점은 저마다 개성이 가득하다. 작가들이 직접 만들어 판매하는 작가 공방, 직접 수입한 물건을 판매하는 상점, 인생 경험을 나누는 상담소, 세계 각국의 음식을 내는 맛집, 잠시 고단한 몸과 마음을 쉬는 찻집과 카페 등이다.
오빠가 백은 못 사줘도 주머니는 사줄 수 있어(새새미), 엄마 말씀 잘 듣자(오메달다), 풋사랑의 불을 끄는 소방관대기소(소화기), 만지면 사야 합니다(미스터리상회), 니들은 참말로 열심히다(청춘식당) 등 청년몰 곳곳에서 마주하는 문구도 재미있다.

체험 공간도 있다. ‘뜻밖의조작가’ 주인은 조해준 작가다. 이곳은 그의 작품을 전시하는 갤러리이자, 독특한 소품 판매장이다. 조 작가와 함께 에코백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다. 작가에게 직접 작품 해설을 듣는 것도 큰 즐거움이다. ‘두린캔들’에서는 평일에 소이 캔들 만들기 체험을 운영한다. ‘힐링산하’는 대체 의학을 공부한 주인에게 홍채 분석을 통한 건강 상담과 기계식 발 마사지, 수기 치료 등을 받을 수 있는 공간이다.

이동 판매대
인기 야시장

이처럼 즐길 거리 많은 청년몰은 천천히 돌아봐야 참맛을 알 수 있다. 청년몰이 문을 여는 시각은 오전 11시. 칵테일 바 ‘차가운새벽’이 제일 늦게(오후 3시) 문을 연다. 문 닫는 시각도 오후 6~10시로 일정하지 않다. 남부시장은 열정이 가득한 청년몰의 성공으로 전통시장에 오는 젊은 손님이 늘어 활기를 되찾았다. 2014년 두 번째 활성화 사업을 시작했다. 매주 금·토요일 오후 6시에 열리는 야시장이다.

전통시장이 문을 닫는 저녁이면 작은 이동 판매대 35개가 모여든다. 이들은 다양한 음식과 수공예품으로 전주 시민과 여행자에게 인기다. 소문난 몇몇 판매대에는 구매 고객이 장사진을 친다. 덕분에 전통시장의 상점도 달라지고 있다. 야시장이 열리는 날 영업시간 연장은 물론, 상점의 취급 품목을 바꾸기도 한다.

남부시장 청년몰과 함께 돌아볼 만한 공간으로 자만벽화마을과 여명카메라박물관이 있다. 자만벽화마을은 ‘한옥마을 전망대’라 불리는 오목대에서 기린로를 가로지르는 오목교 건너 자리한다. 이목대가 있는 마을로, 담장을 따라 아기자기한 그림이 가득하다. 중간중간에 작은 전시관과 체험장이 있다.

필름 카메라 400여 종을 전시하는 여명카메라박물관은 한지길과 최명희길이 만나는 곳에 자리한다. 카메라의 변천사를 알기 쉽게 전시된 카메라는 모두 지금도 촬영할 수 있는 상태로 관리·보존된다. 이곳에서 아이들과 함께 흥미로운 체험이 가능하다. 카메라 옵스쿠라 체험과 디지큐라 만들기다. 카메라옵스쿠라 체험은 전시관 입구에 놓인 옵스쿠라로 원하는 사진의 본을 뜨고 종이 카메라에 그려 완성한다. 디지큐라는 종이 키트로 카메라를 만들고 그 안에 맺힌 영상을 휴대폰 카메라로 촬영한다. 모두 사진의 원리를 배울 수 있는 체험이다.


남부시장의 시작점을 알 수 있는 풍남문은 전주부성의 남문이다. 이곳에서 또 다른 길이 시작된다. 전주부성의 동서남북을 잇는 부성길이다. 이 길은 부성 성곽의 흔적을 찾는 것이 아니다. 옛 전북도청이 있던 부성 안에 전라감영을 복원하고, 성안에 담긴 다양한 이야기를 따라 걷는 길이다. 전주가 영화의 도시가 된 이야기, 부성 중심에 자리한 객사의 풍패지관 이야기, 〈응답하라 1988〉 최택의 모델로 알려진 이창호 9단 이야기, 전주부성의 한 축을 담당하던 차이나타운 이야기 등 다양한 이야기가 있다. 전라감영은 2017년 완공을 목표로 복원 공사가 한창이다.

-------------------여행 정보-------------------
당일 코스
문화 유적 답사: 한옥마을 오목대→자만벽화마을(이목대)→전주향교→경기전→풍남문→남부시장 청년몰
명소 탐방 코스: 한옥마을 여명카메라박물관→경기전→전동성당→남부시장 청년몰→풍남문→전주부성길

1박 2일 코스
첫째 날: 한옥마을 오목대→자만벽화마을→여명카메라박물관→경기전→전동성당→남부시장 청년몰→야시장(숙박)
둘째 날: 풍남문→전주부성길→귀가

관련 웹사이트
·전주 문화관광 홈페이지 http://tour.jeonju.go.kr
·남부시장 청년몰 http://simsim1968.blog.me
·여명카메라박물관 www.ymcm.kr

문의 전화
·전주시청 관광산업과 063-281-5046
·경기전관광안내소 063-287-1330 ·여명카메라박물관 063-232-5250

대중교통(기차)
용산-전주: KTX 하루 10회(05:20~21:40) 운행, 약 1시간 40분 소요. 레츠코레일 1544-7788, www.letskorail.com
(버스)
서울-전주: 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10~20분 간격(05:30~24:00) 운행, 약 2시간 40분 소요.
센트럴시티터미널 02-6282-0114 이지티켓 www.hticket.co.kr
자가운전: 호남고속도로 전주 IC→반월교차로, 시청·도청 방향 우회전→국도26호선 따라 약 8.2km 진행→27호광장지하차도 진입, 약 1.3km 이동→정읍·순창 방향 좌회전→전북교 건너 우회전→전주천동로 따라 약 2km 이동→전주천변 주차장으로 내려가 약 440m 이동, 주차 후 시장으로 진입

숙박
· 전주한성관광호텔: 완산구 전주객사5길, 063-288-0014
· 취락당: 완산구 동문길, 010-4621-3690, www.jcrd.co.kr
· 동락원: 완산구 은행로, 063-285-3490, www.jkhanok.co.kr
· 홍시: 완산구 은행로, 010-3566-3328, www.jeonjuhongsi.com
식당
· 장터밥집: 백반, 남부시장 내, 010-8460-1251
· 조점례남문피순대: 순대국밥, 남부시장 내, 063-232-5006
· 순자씨밥줘: 보리밥, 남부시장 청년몰 내, 063-282-2168
· 신뱅이: 비빔밥·김치전, 완산구 경기전길, 063-282-3030
· 삼백집: 콩나물국밥, 완산구 전주객사2길, 063-284-2227
주변 볼거리
전주향교, 한벽당, 치명자산성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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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광주 노른자위 땅을 개발하는 사업이 건설사 간의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총사업비 2조여원의 초대형 프로젝트가 양측이 제기한 고소·고발로 표류하는 모양새다. 갈등의 본질은 사업을 좌지우지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의 최대주주 지위가 누구에게 있는지다. 최근 지분확보를 위한 소송 과정서 의문의 돈거래가 포착됐다. 2020년 7월1일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도시계획시설서 도시공원으로 지정해놓은 개인 소유의 땅에 20년간 공원 조성을 하지 않을 경우 땅 주민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도시공원서 해제하는 제도인 ‘도시공원 일몰제’가 시행됐다. 도시공원 일몰제의 도입으로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민관 합작 윈윈 사업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민간에 사업시행권을 주고 공원을 조성해 지자체에 기부채납하도록 하는 제도다. 민간 사업시행자는 공원부지 30% 범위서 아파트 건설 등 비공원사업을 진행해 수익을 챙길 수 있다. 정부나 지자체는 민간 자본으로 공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민간 사업시행자는 주택 공급 사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서로 이득 볼 수 있는 구조다. 현재 전국 각지서 진행하고 있는 민간공원 특례사업 중 ‘중앙공원 1지구 민간공원 특례사업’의 규모가 가장 크다. 광주시 서구 금호동과 화정동, 풍암동 일대 243만5027㎡에 공원시설과 비공원시설을 건축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비공원시설 부지에는 지하 3층~지상 28층, 39개동 총 2772세대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총사업비가 2조2000억원에 달한다. 2020년 1월 사업시행사인 특수목적법인(SPC)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이하 빛고을)이 설립되면서 추진되기 시작한 사업은 최근 시행사 지위와 시공권 등을 두고 고소·고발이 난무하고 있다. SPC 설립 시점부터 컨소시엄에 참여한 한양과 이후 시공자로 들어온 롯데건설, 지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우빈산업, 케이앤지스틸 등이 갈등의 주체다. SPC 빛고을 설립 초기 한양이 30%로 최대주주, 우빈산업(25%), 케이앤지스틸(24%), 파크엠(21%) 등이 주주로 참여했다. 한양이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의 SPC 빛고을 참여를 위한 초기자본 49억원을 댔다. 한양이 우빈산업에 49억원을 빌려주고 우빈산업이 다시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대여해 지분을 분배했다. 이때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콜옵션’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콜옵션은 특정한 기초자산을 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행사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다시 말해 우빈산업은 언제든지 원할 때 케이앤지스틸의 지분을 회수할 수 있는 조건을 걸어둔 것이다. ‘초대형’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이면 한양-케이앤지스틸 모종의 관계 의혹 SPC 빛고을 주주구성에 변화가 생긴 시점은 컨소시엄 구성 당시 한양이 맡기로 한 시공권이 롯데건설로 넘어가면서부터다.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의 지분 24%를 위임받아 주주권을 행사해 롯데건설과 중앙공원 1지구 아파트 신축 도급 약정을 체결했다. 이 과정서 30% 지분의 한양은 배제됐다. 롯데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할 당시 우빈산업에 지분을 위임했던 케이앤지스틸의 태도가 변한 시기는 2022년 5월경으로 추정된다. SPC 빛고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25억3000만원(대여금 24억원+이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빌린 돈을 갚았으니 24% 지분만큼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맺었던 콜옵션을 행사하고 49%의 지분을 확보해 SPC 빛고을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우빈산업 내부 사정이 변하면서 한 차례 더 지분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우빈산업은 대출금 100억원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부도를 내면서 지급보증 섰던 롯데건설에 보유지분 25%를 넘겼다. 지분양도는 롯데건설이 근질권(담보물에 대한 권리)을 행사해 채무를 대신 갚아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우빈산업이 빠진 자리에 롯데건설이 들어오면서 현재 기준 빛고을 SPC 지분구조는 한양 30%, 롯데건설 29.5%, ㈜파크엠 21%, 허브자산운용사 19.5%로 재편된 상태다. 허브자산운용사는 롯데건설로부터 지분을 일부 양도받은 것으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는 사실상 롯데건설인 셈이다. 나뉜 지분 콜옵션으로? 사업시행권과 시공권을 두고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이 궤를 같이 하면서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쟁점은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이 가진 지분이 최종적으로 누구의 소유냐는 것이다. 두 회사의 지분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바뀔 수 있다.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을 갚았으니 24%에 대한 주주권이 자사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양은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우빈산업에 49억원의 출자금을 대여하면서 맺은 특별약정을 내세웠다. 해당 약정에 한양이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비공원시설 시공권을 전부 갖는데 우빈산업이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항목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우빈산업이 주도해 롯데건설로 시공사를 바꾼 것은 특별약정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광주지방법원은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이 각각 우빈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서 모두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주주권 확인 소송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우리가 SPC 주식을 실제로 소유한 주주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한양 관계자도 “1심 법원은 우빈산업이 한양에게 490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보유 주식 25% 전량을 양도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건설은 소송 판결 한 달 전, 우빈산업의 지분을 인수해 최대주주(49%)가 됐다고 설명했다. 우빈산업이 한양에 양도할 주식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과정서 한양은 우빈산업의 ‘고의 부도’를 의심하고 있다. 한양은 1심 법원 판결을 근거로 자사가 지분 55%(한양 30%+우빈산업 25%)의 SPC 빛고을 최대주주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대법원서 한양에 ‘시공권이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놓으면서 시공자 지위는 잃게 됐다. 소송 이겨도 지위 잃었다 최근 SPC 빛고을 지분 갈등서 케이앤지스틸의 역할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케이앤지스틸은 상하수도 설비공사 업체로 2003년에 설립됐다. SPC 빛고을에 우빈산업과 함께 참여했다가 현재는 빠진 상태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전 대표가 우빈산업과 친분이 있어서 (SPC 빛고을에)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 사태서 롯데건설과 우빈산업은 이른바 ‘비한양파’로 묶여있다. 두 업체의 지분 이동도 비교적 명확히 드러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은 두 업체 모두 우빈산업과 소송을 진행하면서도 서로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적(우빈산업)이 같을 뿐 특별히 관계가 있는 업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양의 모기업인 보성그룹 계열사에 속한 ‘앤유’라는 업체가 케이앤지스틸에 2022년 4월, 2억원을 빌려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앤유는 이기승 보성그룹 회장의 동생인 이점식씨가 지분 83.6%를 가지고 있는 친족회사다. 전기 조명장치 제조업체로 2007년에 설립됐다. 2022년 기준 매출은 28억2900만원, 영업이익은 3억300만원으로 확인된다. 한양과의 거래를 통해 27억79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앤유는 케이지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주는 과정서 1주일짜리 주식근질권을 설정했다.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이 2억원을 갚지 못하면서 케이앤지스틸의 주식이 전부 앤유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의 대표이사를 비롯해 사내이사 3명 등 4명이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케이앤지스틸 수뇌부가 물갈이된 것이다. 당시 케이앤지스틸의 채무가 수십억원에 이를 정도로 적자가 누적된 상태였다고 해도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배권을 넘겨준 것을 두고 석연찮은 의문이 일었다. 1주일이라는 짧은 주식 근질권 설정도 의문으로 떠올랐다. 보성그룹에 기생하는 ‘앤유’ 푼돈 주고 1주 만 회사 꿀꺽? 더 흥미로운 대목은 같은 해 5월 케이앤지스틸이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 25억3000만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는 의혹이 동시에 불거진 점이다. 다시 말해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분 100%를 앤유에 넘겨주고 한 달 만에 20억원이 넘는 돈을 융통해 SPC 빛고을 지분을 확보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여기에 우빈산업을 상대로 한 주주권 확인 소송 등에 김앤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하면서 수임료에 대한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케이앤지스틸이 지분확보를 위해 사용한 자금 출처가 한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양 입장서 케이앤지스틸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확보하면 54%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대법원 판결로 시공자 지위는 상실했지만 롯데건설에 넘어가 있는 시공권을 흔들 수 있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분 갈등 구조가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로 정리되는 셈이다. 하지만 한양과 케이앤지스틸 모두 두 업체 간 모종의 관계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앤유라는 계열사가 있는지도 잘 몰랐다. 앤유서 케이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줬다거나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우빈산업서 (1심)소송에 져서 계속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듯하다. 대응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보다 광주시가 우빈산업과 결탁해 여러 가지로 유리하게 상황을 봐주고 있다고 판단해 광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광주시는 사업시행자이자 감독관청으로서 해야 할 일이 참 많은데 그런 일을 하지 않아 공모 제도가 다 무너졌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광주시의 행정행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석연찮은 자금 출처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한양이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에 대해 “우빈산업서 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주주가 들어와 투자가 이뤄지면서 주금 대여금을 갚은 것이다. 우빈산업에서는 (우리가)한양의 위장계열사 아니냐, 대표이사 선임 과정이 의심스럽다, 자금 출처가 어디냐 같은 의혹을 제기하는데 그건 주주권 확인 소송서 져서 그러는 것이다. 한양이랑 우리랑은 큰 관계가 없는데 자꾸 엮어서 흠집을 내려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4월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 케이앤지스틸 대표로 오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이 사업이 잘 마무리되면 우리 회사에 300억원 정도의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행이익을 1100억원으로 계산했을 때 우리 회사 지분이 24% 정도니까 그렇게 계산한 것이다. 수익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회사를 맡게 됐고, 새로운 주주들도 그 사업성을 보고 투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