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후죽순’ 골프대항전 실효성은?

인기 고공행진을 이어오고 있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가 2016년 더욱 커진다. 국내를 넘어 아시아 시장으로 진출하면서 글로벌 투어로 뻗어나간다. 골프대항전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문제점이 불거지고 있다.

당위성+수준+흥행 살펴야
해외서도 운영 미흡 지적

최근 들어 세계적 차원의 골프대항전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지난 12월4일부터 일본에서 한·일 여자프로골프대항전이 확대 발전한 4개 투어(한국 일본 유럽 호주) 대항전 ‘더 퀸즈’가 열렸다. 지난 1월27일 부산 베이사이드골프장에서 개막한 ‘KLPGA 대 LPGA 한국 선수’ 간 대항전인 ING생명 챔피언스 트로피 대회도 열렸다. 2018년에는 8개국 LPGA 대항전인 ‘인터내셔널 크라운’이 한국에서 개최된다. 지난 10월엔 미국과 인터내셔널팀 간 대결인 프레지던츠컵이 송도에서 열렸다.
골프대항전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그에 따른 문제점이 곳곳에서 불거지고 있다. 일단 더 퀸즈는 시행착오 끝에 탄생했다. 4개 투어가 참여한다지만 사실상 최고 투어인 미국 LPGA 투어가 빠진 ‘반쪽짜리 여자골프 투어대항전’이었다. 세계 랭킹 1위 뉴질랜드 동포 리디아 고는 어느 투어 소속으로도 출전할 수 없다.
ING생명 챔피언스 트로피는 ‘KLPGA 에이스’ 전인지가 일본 대회 출전을 이유로 빠지면서 2% 부족한 대항전이 됐다. 급조되다 보니 최고 스타플레이어가 빠졌다는 불만이 터져나온다. 인터내셔널 크라운은 지난 대회 챔피언 없이 대회를 치러야 상황이다. 세계 랭킹 상위 선수 4명 순위를 기준으로 8개국을 정하는데, 지난 대회 챔피언 스페인이 현재 8위 이내에 들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골프대항전이 오롯이 골프팬들에게 흥미를 끌기 위해서는 일회성 이벤트 대회성격이 되면 안된다는 것이다.
송도에서 열렸던 프레지던츠컵도 미국팀이 9승1무1패로 인터내셔널팀을 압도적으로 이기고 있다. 프레지던츠컵이 미국과 유럽 골프대항전인 라이더컵을 쫓아가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다. 한·일 여자골프대항전도 결국 ‘4개 여자골프 투어 대항전’으로 변신했고 ‘여자판 라이더컵’인 솔하임컵은 한국이 세계 여자골프 무대를 지배하면서 존폐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문제점 속출
반쪽 운영 허점

대항전이 계속 생겨나고 있지만 여전히 더 다양한 대결을 구상할 수 있다. LPGA 한국 토종선수 대 동포 선수 간 대항전도 생각해 볼만 하다. 하지만 국내 골프팬이 가장 보고 싶어하는 대항전은 한국 대 인터내셔널팀 간 골프대항전, 즉 ‘여자판 프레지던츠컵’일 것이다. 아직까지 미국과 유럽이 한 팀으로 꾸려진 역사가 없고 자존심 강한 미국팀이 그걸 쉽게 허락할 가능성은 더더욱 없겠지만 말이다. 물론 미국 대 인터내셔널팀 간 여자판 프레지던츠컵이라면 기대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일본 언론도 더 퀸즈가 진정한 4개 투어 대항전인지에 대해 지적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팀은 지난 12월6일 일본 아이치현 미요시 컨트리클럽(파72/6,500야드)에서 열린 한국, 일본, 유럽, 호주 등 4개 투어 대항전 ‘더퀸즈 presented by 코와’(총상금 1억엔, 한화 약 10억원) 마지막 날 싱글 매치 9경기서 8승1패를 기록, 승점 24점을 더해 총점 38점으로 준우승을 차지했다.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팀이 41점으로 초대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 팀이 12점으로 3위, 호주여자프로골프(ALPG) 투어 팀이 7점으로 4위를 기록했다.
지난 2014년까지 한일전으로 진행되다가 올시즌부터 유럽과 호주 투어까지 끌어들여 4개 투어 대항전이 진행됐는데 말만 4개 투어 대항전이지 점수 차이만 보더라도 한일전 양상이 다분했다.
일본 골프 전문 매체 <골프 정보 ALBA.Net> 역시 ‘정말 4개 투어의 진검 승부였는가’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이 매체는 “결과를 보면 일본이 41점, 한국이 38점, 유럽과 호주는 최종 점수를 더해도 20점이 채 되지 못 한다”며 “사실상 한일전 양상이었다. 한국의 막판 스퍼트를 제압한 일본의 힘은 칭찬해야 하지만, 4개 투어의 진검 승부라고 부르기에는 물음표가 붙는 것이 현실이다”라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다. 이 매체는 “유럽과 호주 투어에서 최상의 선수들도 초대하지 못 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그렇다. KLPGA 투어에선 초청 선수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의 올해의신인왕 김세영(22·미래에셋자산운용)을 내세웠다. 김세영의 세계 랭킹은 7위.
유럽 투어에도 수잔 페테르센(34·노르웨이), 안나 노르드크비스트(28·스웨덴), 찰리 헐(영국) 등 유명 선수들이 있고 호주에도 캐리 웹(40·호주), 이민지(19·호주) 등 L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톱 랭커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대회에 아무도 참가하지 않았다. 이 매체는 “투어 일정으로 인해 이번 대회에 참여하지 않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팀의 움직임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거듭된 스타 불참
남겨진 숙제


더퀸즈는 한일전에서 4개 투어 대항전으로 대회를 확장한듯 하지만 실상은 한일전이었다. 4개 투어 대항전이라고 하기에는 빈틈이 많았던 대회였다. 2016시즌에도 대회가 열릴지 여부에 대해선 확정된 바가 없지만, 만약 열리게 된다면 보완할 점이 많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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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발 ‘채 상병 특검’ 파장

야당발 ‘채 상병 특검’ 파장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순직 해병 진상규명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채 상병 특검법)이 야당 주도로 지난 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지난해 7월19일 사건 발생 10여개월 만이다. 국민의힘은 표결에 반발하며 퇴장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채상병 특검법에 대한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할 것으로 관측됐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이날 본회의서 ‘이태원참사특별법’을 합의 처리된 뒤 ‘의사일정 변경 동의안’을 제출하며 채 상병 특검법 상정을 요구했다. 채 상병 특검법은 해병대 채수근 상병이 실종자 수색 작전 중 순직한 사건을 초동 조사하고 경찰에 이첩하는 과정서 대통령실·국방부가 개입했다는 의혹을 특검이 수사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경찰 이첩 개입 의혹 김진표 국회의장이 이를 수용해 의사일정 변경동의안에 대한 표결이 이뤄졌고, 재석 168명 전원 찬성표로 가결됐다. 표결에는 야당만 참여했고, 국민의힘은 반발해 사실상 표결에 불참했다. 민주당은 원래 본회의 안건에 없었던 채 상병 특검법을 처리하기 위해 의사일정 변경을 우선 시도한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의힘은 이번 본회의에 합의되지 않은 법안이 올라가는 것 자체를 반대해 왔다. 당초 김진표 의장도 여야가 합의해 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양당 원내대표를 의장석으로 불러서 마지막으로 중재를 시도했지만 5분 뒤 김 의장은 여러 가지로 고려한 끝에 의사일정 변경 동의의 건을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양당의 마지막 협상도 결렬됐고, 국민의힘에서는 유일하게 자리에 남았던 김웅 의원만 찬성표를 던졌다. 당시 방청 중이었던 해병대 예비역연대 법률 자문, 김규현 변호사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노년의 해병대 예비역들도 연신 눈물을 흘렸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은 이날 야당이 강행 처리한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윤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로텐더홀서 규탄대회를 열고 “그간 우리 당은 이태원참사특별법에 합의 처리하는 조건으로 의사일정에 동의했다. (민주당과 김 의장이)채 상병 특검법을 애초에 처리하겠다고 했으면 저희는 오늘 본회의 의사일정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모처럼 이태원법 합의 처리를 통해 협치 분위기가 조성되고 의회정치에 대한 국민의 기대가 있는데 오늘 의사일정 변경까지 해서 채상병법을 처리하겠다는 것은 정치 도의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채 상병 특검법 표결 시 본회의장을 퇴장하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채 상병이 의사일정으로 상정되는 것 자체를 반대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규탄대회 뒤 거부권 행사 건의와 관련한 질문에 “입법 과정과 법안 내용을 볼 때 거부권을 건의할 수밖에 없다”고 단언했다. 국힘 퇴장 속 야당 전원 찬성 조각난 협치···대통령 또 거부? 민주당은 국회 본회의에 의사일정 변경안을 제출한 상태다. 이날 본회의는 이태원특별법 처리를 위해 여야 합의로 잡은 일정인 반면, 여당이 채 상병 특검법에 반대하는 상황서 입법을 강행하기 위해 의사일정을 변경해 본회의 부의를 시도하겠다는 의도였다. 대통령실은 이날 야당의 강행 처리 예고를 예의주시하면서도 공수처 수사가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정진석 비서실장은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서 “민주당이 오늘 국회 본회의서 채 상병 특검법을 의사일정까지 바꿔가면서 일방 강행 처리한 것은 대단히 유감”이라며 “엄중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입장 표명은 특검법에 대한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실장은 “채 상병의 안타까운 죽음을 이용해서 정치적 목적으로 악용하려는 나쁜 정치”라며 “공수처와 경찰이 이미 본격 수사 중인 사건인데도 야당 측이 일방적으로 주도하는 특검을 강행하려고 하는 것은 진상규명보다 다른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여권에선 채 상병 특검법 자체의 법리적 문제점을 지적하는 동시에 이미 수사 중인 사안에 특검을 도입하는 배경에 정쟁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바라봤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서 진행 중인 수사가 끝난 다음, 그 과정이나 결과를 토대로 특검 도입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순리라는 것이다. 야당이 특검을 당장 고집할 필요가 없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대통령실은 무엇보다 2021년 군사법원법 개정으로 해병대수사단에 수사권이 없어졌기 때문에 야권이 주장하는 ‘수사외압’ 논리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해병대수사단이 기초 조사는 할 수 있겠지만, 관계자 수십명을 소환하고 연루자가 몇 명이고 하는 것은 법에 규정된 권한을 넘어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히려 당시 박정훈 해병대수사단장의 ‘월권’ 가능성을 지적한 셈이다. “정치적 의도” 대통령실 발끈 또 과거 공수처 설치와 군사법원법 개정을 주도했던 민주당이 특검을 추진하는 모순을 거론하며, ‘참사의 정쟁화’를 시도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하는 분위기다. 이날 정 실장은 “현재 공수처와 경찰서 철저한 수사를 진행 중이므로 수사 당국의 결과를 지켜보고 특검을 도입하는 것이 당연하다”며 “공수처와 경찰이 우선 수사해야 하고 그 결과에 따라 특검 도입 등의 절차가 논의되고 이어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공수처는 민주당이 패스트트랙까지 동원해 설치한 기구다. 당연히 수사 결과를 기다려보는 것이 상식이고 정도”라며 “지금까지 13차례 특검이 도입됐지만 여야 합의 없이 이뤄진 사례는 단 한 차례도 없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야당이 단독으로 주도한 이유도 있다. 채 상병 사건 수사 과정서 윤 대통령,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이시원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 등이 수사를 왜곡하고 은폐하려 했다는 관련 정황은 이미 상당 부분 나왔다. 국방부는 사단장 등 고위 지휘관들의 혐의를 축소하려 했고, 경찰에 넘긴 수사기록도 매끄럽지 않은 과정을 통해 회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대통령실과 국방부 관계자들이 전화와 문자메시지 등으로 조율한 흔적도 엿보였다. 국민의힘은 특검법 협상에 나서지 않으면서 “공수처 수사가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다만, 공수처 수사가 1년 가까이 진척을 보이지 않으면서 야권서 반발이 터져 나왔다. 과거 대통령실이 채 상병 순직 사건을 ‘조그마한 사고’라고 언급한 사건도 국민적 분노를 유발했다. 지난 3월22일 채 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한 매체와 인터뷰서 ‘조그마한 사고’로 표현하고 “전 지휘관이 법적인 문책을 받는 건 부적절하다”는 취지로 실언한 바 있다. 더구나 공수처는 지난해 8월 고발장을 접수한 이후 인력 부족, 수사 의지 등을 핑계로 현재까지 ‘수사 진행 중’이라는 변명만 되풀이했다. 해병대를 비롯한 국민 여론도 특검에 찬성하는 분위기다. 눈물 흘린 해병들 왜? 해병대예비역연대는 지난 2일, 국회 본회의를 앞두고 국민의힘 당사를 찾아 채 상병 특검법 상정과 통과를 강하게 요구하기도 했다. 해병대를 상징하는 붉은 옷을 입은 이들은 이날 오후 1시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당사 앞에 모여 “채 상병 특검법 통과, 박정훈 대령 탄압 중지”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채 상병 특검법에 반대하는 국민의힘 같은)이런 세력들이 우리나라의 집권여당이라고 말할 수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을 대표해 마이크를 잡은 정원철 해병대예비역연대 회장은 “국민의힘이 진정으로 이 나라의 안보를 생각하는 사람들인가. 국민의힘과 대통령은 민심을 외면하지 말고 채 상병 특검법을 수용하길 바란다”고 외쳤다. 해병대예비역연대에 법률자문을 하고 있는 해병대 출신 김규현 변호사는 “(국민의힘은)처음엔 ‘독소 조항이 있다’고, 지금은 ‘공수처와 경찰이 수사 중이니 그 수사가 끝난 다음에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과거 특검 때에는 (앞서)경찰·검찰이 수사를 안 했는가”라고 되물었다. 사실상 가장 신속하게 사건을 처리할 방법은 법정 수사 기간을 최대 3개월로 정해놓고 있는 특검밖에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해병대 측은 이날 “3개월이 지나면 우리 군은 본연의 임무로 돌아가 안보에 전념할 수 있고, 정치권도 채 상병 문제를 일단락하고 지금 산적한 안보, 민생 정책을 논의할 수 있게 된다”며 “아무것도 밝혀지지 않는,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수사를 기다리며 이 정권이 끝날 때까지 채 상병 문제로 정쟁을 계속하겠다는 것인가. 지금이라도 국민의힘은 오후 2시에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 전원 참석해 채 상병 특검법을 통과시켜 달라”고 요구했다. 집회를 마친 해병대 예비역 연대 회원 45명은 채 상병 특검법의 상정·통과 여부를 보기 위해 곧장 국회 본회의장으로 이동했다. 앞서 채 상병 특검법은 지난해 10월 민주당 주도로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후 180일의 숙려 기간을 거쳐 지난달 3일 본회의 자동 부의 요건을 충족했다. 여야는 지난 1일 이태원 참사 특별법 처리에는 합의했지만, 채 상병 특검법과 전세 사기 특별법 개정안에는 합의하지 못했다. 민주당의 채 상병 특검법을 처리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통한 것이다. 1년 가까이 진척 없는 수사 역풍 뻔한데···용산 선택은? 특검법 통과에 대해 대통령실은 야당을 향해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해석했다. 다만, 수세에 몰린 대통령실이 야당을 지적할수록 부정 여론만 키우는 분위기다. 더구나 대통령실은 스스로가 수사 대상이 되는 사안서 ‘협치’를 운운할 자격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 대통령이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는 있으나, 이로 인해 역풍을 맞게 되는 형국이다. 당장 여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용산의 뜻을 따를지 의문이다. 윤 대통령이 어렵사리 여당 의원들을 단속하더라도 다음 달에 시작하는 22대 국회에서는 궁지에 내몰릴 것이 분명하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여부에 신중한 모습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거부권을 행사할지는 예단하기 어렵다”며 “김진표 국회의장은 합의 정신을 존중하는 분”이라고 일축했다. 윤 대통령은 그동안 여야 합의 없이 거대 야당이 일방적으로 처리한 법안들에 대해선 ‘과도한 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며 거부권을 행사해 왔다. 그러나 ‘젊은 병사의 죽음’과 관련된 민감한 사안인 데다 야권과 언론이 국가안보실과 공직기강비서관실 등 대통령실 연루 의혹을 잇달아 제기한 상황이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여당의 총선 참패 한 달여 만에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도 윤 대통령에게 정치적 부담이다. 국회 재표결 시 여당 이탈표도 우려해야 하는 부분이다. 윤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용산 대통령실 회담서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채 상병 특검법의 적극적인 수용을 요구한 데 대해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은 것도 복잡한 상황을 반영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채 상병 특검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가운데, 공수처는 특검 출범 여부와 별개로 ‘채 상병 순직 사건 조사 외압 의혹’과 관련된 핵심 인물들을 불러 조사하며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방부가 채 상병 사건을 회수하고 재조사하는 과정서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대통령실 등 ‘윗선’으로부터 외압이 있었는지 의혹을 풀어줄 핵심 인물들을 중심으로 소환조사가 이뤄지는 모양새다. 수사는 진행 중 공수처 수사4부(부장검사 이대환)는 지난 2일 오전 9시25분쯤 박경훈 전 국방부 조사본부장 직무대리를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날 공수처는 박 전 직무대리를 상대로 국방부 조사본부가 채 상병 순직 사건을 재조사한 후 혐의자를 축소해 경찰로 넘기는 과정서 외압이 있었는지 등을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