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다가 ‘비뚤어진’ 아이들?

공부하는 학생들은 걷기나 운동보다 앉아있는 시간이 더 길다. 때문에 책상 앞에서 혹은 컴퓨터 앞에서의 장시간의 잘못된 자세, 그리고 교과서며 참고서 등이 가득 든 책가방 때문에 척추에 무리를 줄 수 있다.
한창 공부하는 아이들의 몸을 뒤틀리게 만드는 잘못된 습관은 어떤 것이고 올바른 자세교정법은 무엇일까.

다리 꼬고 앉으면 더 편하다?

교실에서 혹은 공부방에서 책상 앞에 앉은 자세로 오랫동안 있다 보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세가 자꾸 바뀌면서 자기도 모르게 뒤척거리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앉은 자세에서 계속 몸을 움직이게 만드는 가장 큰 원인으로는 엉덩이에 가해지는 압력과 이로 인해 피가 안 통하는 허혈상태, 그리고 좀 더 편안한 자세를 찾고자 하는 욕구도 작용을 하게 된다.

편안함이란 좁은 의미로는 근육이 좀 더 안정적으로 이완되어 쉴 수 있는 자세이다. 이때 다리를 꼬고 앉으면 양 무릎을 포갬으로써 골반, 치골, 허벅지, 무릎 등이 서로 엇물려 잠금장치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골반의 움직임을 막고 골반과 허벅지 근육의 활동을 감소시킴으로써 자세를 안정시키고 더 편안함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다리를 꼰 상태에서는 양쪽 넓적다리의 높이가 달라짐으로 인해 골반에 기울기가 생기고 이차적으로 척추에 측만스트레스가 가해질 수 있다.

그리고 무릎을 포개어 올리는 자세는 넓적다리의 엉덩이관절 굴곡각도를 커지게 해 평소 허리등뼈의 자연스러운 S라인 굴곡을 만드는 데 방해가 되며 이것이 만성화될 경우 요통의 원인이 될 위험이 있다.

또한 무릎을 포갬으로써 생기는 위쪽 오금 부위의 압박은 자연스런 혈액순환을 감소시키고 신경을 압박할 수도 있다.

무거워서 턱 괸다구?

즉 무릎을 포개고 앉는 자세는 일시적으로 좀더 편할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 누적되어 나타났을 때는 척추나 다리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앉은 자세로 오랫동안 공부에 집중을 하다보면 어느 순간부터 자신도 모르게 턱을 한쪽 손으로 괴게 된다. 몸이 편한 자세를 스스로 찾아가는 것이다.

사람의 목과 어깨 근육은 자는 시간 이외에는 항상 긴장된 상태로 머리를 받치고 있어야 하며 주로 자세 유지 근육이 이를 담당하고 있다.
앉은 자세에서 골반, 허리, 다리의 근육은 부분적으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데 비하여, 목과 어깨 근육은 그렇지 못한 상태이다. 이때 한 손으로 턱을 괴어 받치면 이런 근육들이 이완돼 더 편해질 수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동작이 장기적으로 반복됐을 때는 목뼈에 가해지는 힘이 비대칭적으로 작용해 뒷목뼈 관절에 비틀림 작용이 가해질 수 있다.
목이 한쪽으로 더 많이 기울어져 있을수록 목뼈 인대에 더 많은 힘이 걸려 만성 염좌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몸을 앞으로 많이 숙인 상태에서 턱을 괴는 자세는 목뼈가 앞으로 심하게 튀어나오게 만들어, 뒷목뼈 관절과 디스크에 좋지 않는 영향을 줄 수도 있다.
또한 턱을 자주 괴면 부분적으로 턱뼈 및 치열의 바른 성장을 방해해 이를 비뚤어지게 만들 수 있다.

턱을 괴지 않으려면 의식적으로 의자에 깊숙이 엉덩이를 붙이고 가능하면 허리를 반듯하게 펴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밤늦게 야간자습을 마치고 혹은 학원에 다녀오는 학생들의 축 쳐진 어깨에는 이유가 있다. 교과서와 참고서, 도시락 등 제 몸무게만큼이나 무거운 가방의 부담을 좀 덜어줄 수는 없을까?

신체의 무게중심의 위치는 어떠한 움직임에 대해서도 항상 변화한다. 신체는 무게 중심을 항상 바닥에서 수직축 상에 유지하려고 하는 조절기능을 가지고 있다.

무거운 책가방, 들어줄 사람 없나?

어떤 짐을 들고 이동할 때, 무게중심은 물건을 옮길 때마다 순간순간 자동으로 균형을 유지하며 이동한다.
이런 자율적인 자세 조정은 두 가지 기전에 의해 이뤄지는데 첫째는 상체의 재정렬을 통해서이고 둘째는 바닥에 디디는 압력 중심의 변화를 통해서이다.

한쪽 손에 짐을 들면 신체는 바닥에서 무게중심의 위치를 좀 더 중앙의 수직축으로 이동시키기 위해 척추를 한쪽으로 굽히면서 몸통, 팔, 머리 등의 상체를 짐의 반대편으로 이동시킨다.

즉 무게중심을 수직축으로 접근시키기 위해 신체를 재정렬하는 것이다.
가방의 무게가 몸무게의 최대 15%가 넘지 않도록 하고 앞뒤로 각각 50%씩 분산되게 어깨에 메고 있을때가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형태의 무게분산은 자세정렬을 최소화시키는데 그 의미는 무게중심을 수직으로 연결한 선이 정상적인 보행선상에 위치하기 때문이다.
만약에 짐을 한쪽으로만 들고 이동한다면 신체는 무게중심을 중앙으로 가져가기 위해 척추를 더 많이 옆으로 굽혀야하며 이런 상태는 짐이 더 무거울수록 짐이 몸의 중심에서 더 멀리 위치할수록 더 심해진다.

마찬가지로 자세 정렬을 위해 근육들은 더 많은 운동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특히 골격구조의 변화가 심한 사춘기 때의 이러한 스트레스는 척추측만증을 야기할 수도 있다. 또한 뒤쪽으로 지나치게 무거운 가방을 멜 경우 상대적으로 목이 앞쪽으로 쏠리는 거북목 증후군을 유발할 수도 있다.


몸이 반듯해야 건강도 바로 선다!

앉는 자세의 기본은 머리와 턱을 뒤로 끌어 당겨 옆에서 볼 때 귀, 어깨관절, 고관절이 일직선상에 있고 척추는 S자를 유지하면서 시선은 앉은키 두 배 거리에 두는 것이다.

컴퓨터를 사용하는 경우 모니터와의 거리는 30~40cm 정도가 좋으며 컴퓨터 모니터의 중앙이 눈에서 약 15도 아래쪽이 좋다.
의자의 높이는 앉았을 때 무릎이 엉덩이의 높이보다 약간 올라갈 정도가 좋다. 즉 무릎이 90도에서 105도 정도 굽혀질 정도의 높이가 좋으며 팔을 올려놓을 수 있는 팔 받침대가 양쪽에 있는 것이 좋다.

손 받침대는 손목은 중립을 유지하며 팔꿈치가 자연스럽게 닿아 팔꿈치가 70도에서 90도 정도 굽혀질 정도의 높이가 적당하다.
또한 의자를 최대한 책상 가까이 붙이는 것이 좋다. 몸에 잘 맞지 않는 의자인 경우에는 허리와 의자등받이 사이에 쿠션을 대면 도움이 된다.

그리고 바른 자세 이외에 또 중요한 것은 장기간 한 자세를 유지함으로 인해 생기는 근육의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규칙적으로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도 만성 통증이나 자세 이상 방지에 도움이 될 것이다.

가방은 되도록 불필요한 짐을 줄이고 무게가 양 어깨에 골고루 나뉘어 실리도록 양쪽으로 메는 형태를 택하는 것이 좋다.

<건강을 해치는 나쁜 자세들>
▲다리를 꼬고 앉는 자세
▲무릎을 껴안고 앉는 자세
▲옆으로 비스듬히 앉는 자세
▲양반다리를 하고 앉는 자세
▲등을 굽힌 채 의자에 앉는 자세
▲양다리를 앞으로 뻗고 앉는 자세
▲고개 숙인 채 책을 보거나 작업을 하는 자세

도움말= 한림대의료원 강동성심병원 재활의학과 남희승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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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된 밥’ 이재명 연임 시나리오

‘다 된 밥’ 이재명 연임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합심해 이재명 대표의 연임설에 군불을 때고 있다. 이 대표는 긍정의 뜻을 밝히지 않았지만 구태여 거절하지도 않았다. 주어진 시간은 3개월. 고심을 거듭한 이 대표의 선택은 무엇일까? 2022년 3월부터 쉼 없이 달려왔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이야기다. 이 대표는 지난 20대 대선서 패배한 후 곧바로 인천 계양으로 향했다. 지역구에 깃발을 꽂자마자 그해 8월에는 전당대회에 출마해 당 대표직까지 싹 쓸었다. 지난해 9월, 윤석열정부에게 민주주의 파괴에 대한 사과 등을 요구하며 24일 동안 단식을 했고 올해 초에는 피습을 당해 수술을 받기도 했다. 죽지 않고 돌아왔다 하지만, 그의 여정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당 대표 임기를 3개월 앞둔 시점서 이번에는 연임설이 솔솔 오르고 있다. 지금까지 이 대표는 당대표 연임을 묻는 질문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왔다. 지난달까지만 하더라도 “당 대표는 정말 3D(어렵고·더럽고·위험한 직을 일컫는 말) 중에서 3D다. 억지로 시켜도 다시 하고 싶지 않다”며 불출마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지금으로부터 약 2년 전 이 대표는 대선 패배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 전당대회 출마 의사를 밝혔다. 대선서 패배한 뒤 6·1 보궐선거로 국회에 입성해 약 한 달 반 만에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것이다. 당에서는 이 대표의 선택을 만류했다. 대선 패배의 책임론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서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것은 오히려 본인에게 독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이 대표가 출마를 고심한다는 풍문이 여의도를 돌자 그의 측근들 사이에서는 “스스로를 생각해서라도 자제하셔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됐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를 저격하고 나섰다. 당시 차기 당권주자였던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은 “전과 4범의 이력으로 뻔뻔하게 대선에 나서고 연고도 없는 곳에 나가 ‘방탄용 출마’로 국민들 부끄럽게 하시더니 이젠 제헌절마저 부끄럽게 만드나”라며 이 대표를 직격했다. 이어 “‘개딸(개혁의 딸)’들 같은 광신도 그룹의 지지를 받아 ‘어대명(어차피 당 대표는 이재명)’이라고 하니 ‘방탄 대표’ 이 의원의 당선을 미리 축하는 드린다”며 비꼬기도 했다.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는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화했다. 경선을 약 한 달 앞둔 2022년 7월이었다. 그는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대선과 대선 결과에 연동된 지방선거 패배의 가장 큰 책임은 제게 있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면서도 “책임은 문제회피가 아니라 문제해결이고 말이 아닌 행동으로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선 끝에 이 대표는 77.77%라는 압도적인 지지율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대선서 패배한 지 채 반년도 되지 않아 169석을 가진 거대 야당의 우두머리가 된 것이다. 산전수전 다 겪고 당대표로 우뚝 연임-지선 코스 밟고 대선까지 쭉 당 대표직을 따내는 데 성공했지만 이 대표의 정치 인생은 난항의 연속이었다. 당시 민주당은 친문(친 문재인) 세력이 주류였던 만큼 하루가 멀다하고 친명(친 이재명)과 비명(비 이재명) 간의 갈등이 불거진 탓이다. ‘심리적 분당’이라는 말이 심심찮게 오갔고 비명계 의원들의 도미노 탈당이 이어졌다. 총선을 앞두고 공천 과정서 또다시 계파 갈등이 불거졌다. 모든 과정서 비판과 화살의 끝은 이 대표를 향했다. 오는 8월을 마지막으로 이 대표가 자리서 물러설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총선이 끝나자 판세가 바뀌었다. 이번 선거를 승리로 이끈 이 대표가 한 번 더 당권을 잡아야 한다는 주장이 빠르게 확산한 것이다. 민주당이 이 대표의 연임을 원하는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제시된다. 첫 번째로는 정권교체다. 이번 총선서 압승을 거둔 이 대표의 능력이 입증됐으니 2027년 정권을 교체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기세를 몰아야 한다는 것이다. 범야권까지 탈탈 털어도 대권주자가 마땅치 않은 모양새다. “윤석열 대통령의 맞수는 이재명 뿐”이라는 주장이 커지는 이유기도 하다. 두 번째는 인사의 부재다. 당장 전당대회가 4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당내 차기 당 대표감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다. 총선 후 자칭타칭 차기 당 대표로 지목된 이들이 여의도 입소문에 오르내릴 법도 하지만 사소한 소문조차 떠돌지 않는다. 이 대표가 연임을 시작으로 지방선거를 거쳐 대권주자까지 이어지는 코스를 밟아도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이들이 없다. 이번 공천을 통해 다수의 비명계가 경선서 탈락하거나 탈당하는 등 대규모 물갈이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연임설에 최초로 불을 댕긴 건 5선을 달성한 박지원 당선인이다. 그는 지난달 15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이번 총선을 통해서도 국민은 이 대표를 신임했다”며 “총선 때 차기 대통령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대표가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이 대표 본인이 원한다면 당 대표를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매끄러운 시나리오 최근에도 박 당선인은 “연임에 대해서 아무런 이의가 없고 현재 당내서도 당 대표에 대해서 도전자가 없다”며 연임 가능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어 “전직 총리 등 중진들과 이야기해 보면 지금은 ‘이재명 타임’이라고 한다”며 “이 대표가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에 당을 이끄는 것이 좋다고 전에 얘기한 것이 적중한 것 같다”고 말했다. 친명계 좌장으로 통하는 민주당 정성호 의원은 “이 대표의 연임은 당내 통합을 강화할 수 있고 국민이 원하는 대여 투쟁을 확실히 하는 의미서 나쁜 카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민주당 장경태 최고위원 역시 “국민의 바람대로 22대 개혁 국회를 만들기 위한 대표 연임은 필수 불가결”이라며 “부디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민주당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선택, 최선의 결과인 당 대표 연임을 결단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 정청래 최고위원은 대표 연임 추대 분위기 조성에 앞장서겠다는 의지까지 밝혔다. 그는 “옆에서 가까이 지켜본 결과 (이 대표가)한 번 더 당 대표를 하면 갖고 있는 정치적 능력을 더 충분히 발휘할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며 “당 대표 연임으로 윤석열정부에 반대하는 모든 국민을 하나로 엮어내는 역할을 할 지도자는 이 대표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계열서 당 대표가 연임한 건 1995년 9월부터 2000년 1월까지 새정치국민회(민주당 전신)의 총재직을 지낸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전례가 없는 일이다. 만일 이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민주당 역사상 두 번째로 남게 된다. 핵심 친명을 중심으로 이 대표의 연임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사실상 추대 수순을 밟게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차기 대권주자로서 명분과 타이밍을 모두 챙길 수 있게 된다. 만일 이 대표가 연임을 받아들인다면 그의 임기는 2026년 8월까지 연장된다. 하지만 민주당 당헌·당규상 대권후보가 되기 위해서는 대선일로부터 1년 전 당 대표직을 사퇴해야 하는 만큼 2026년 3월까지 당직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26년 6월에 치러질 지방선거를 3개월 앞둔 시점이다. 3개월은 공천 작업 등 선거를 치르기 위한 기반을 충분히 다져놓을 수 있는 기간이라는 게 민주당 측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심? 당심? 엇갈린 선택 이번 총선에 이어 지방선거까지 이 대표 체제로 승리한다면 그는 더할 나위 없는 리더십을 얻는다. 2027년 치러질 대선에 출마할 명목도 다시 한번 다질 수 있게 된다. 이 대표의 연임이 확실시되는 분위기지만 그만큼 날 선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는 모양새다. 이 대표의 연임이 ‘사법 리스크 방탄용’이란 지적이 제기되면서 또다시 발목 잡힐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여권에서는 이 대표의 연임이 대장동 개발 특혜를 비롯한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등을 방어하기 위한 ‘매력적인 카드’에 지나치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는 이 대표 개인뿐만이 아니라 민주당 전체가 ‘방탄 정당’이란 오명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에는 이 대표와 민주당이 함께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사법 리스크로 당내 신 비명 세력이 생기고 지방선거 결과까지 영향을 미친다면 이 대표는 오히려 대권주자로서 큰 오점을 남기게 된다. 게다가 이번 총선처럼 지방선거서도 압승을 거둘 것이란 보장도 없다. 따라서 이 대표가 그동안 쌓아온 업적을 보존한 채 한발 뒤로 물러서 숨을 고르는 게 좋은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여의도에서는 실보다 득이 더 크게 보이는 만큼 총선 승리라는 유종의 미를 거두고 박수칠 때 떠나야 한다는 것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 역시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어차피 다음 당 대표도 대통령 후보도 이재명 당신이 될 테니 좀 쉬셔라’라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총선서 좋은 성적표를 받지 않았나. 또다시 자신을 시험에 들게 하는 건 확률이 반반인 게임을 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원대·의장 이어 ‘3톱’ 달성? 점점 멀어지는 포스트 우려도 이 대표가 연임한다면 2022년부터 2026년까지 내리 4년 동안 당권을 잡게 된다. 국민의 피로도가 누적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는 부분이다. 최근 당내 발생한 일렬의 사건에 모두 명심(이재명 대표의 의중)이 짙게 묻어났다는 지적이 나오는 만큼 이 대표에게도 정치적 휴식기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앞서 지난 3일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 선거가 열렸는데 다른 후보가 없어 경선을 건너뛴 채 친명 박찬대 의원이 찬반 투표로 선출됐다.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선거 후보군은 당초 4명이었지만 정성호·조정식 의원이 잇따라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교통정리가 이뤄졌다. 원내대표 선거와 국회의장 후보가 교통정리 되는 과정서 이 대표가 과도하게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포스트 이재명’에 대한 논의조차 시작되지 않은 상황서 당의 무게 중심이 지나치게 이 대표 쪽으로 쏠릴 경우 민심의 후폭풍을 맞이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전당대회까지 3개월가량 남은 만큼 민주당은 당의 흐름과 민심이 다르게 흘러갈 수 있다는 점도 의식해야 한다. <뉴시스>가 국민리서치그룹과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8~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에게 이 대표의 연임에 관해 물은 결과 ‘찬성한다’는 응답은 44%로 ‘반대한다’는 응답 45%보다 1%p 낮게 나타났다. ‘잘 모르겠다’는 11%였다. 오차범위로 인해 반대 여론이 우세하다고 확실할 수는 없지만 민주당과 민심에 차이가 존재한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중론이다. 정당 지지도별로 봤을 때는 더욱 확연한 차이가 드러난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찬성이 83%, 반대가 12%로 찬성 여론이 압도적인 반면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반대가 76%로 찬성(15%)보다 61%p 높게 나타났다. 무당층에선 반대 응답이 47%, 찬성 응답은 25%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로 응답률은 1.5%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지금부터 이의 시간 이 대표는 떠오르는 자신의 연임설과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도 “당 대표 연임설과 관련해 의견 교류는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대표는 최근 들어 당 의원들에게 “어떻게 하는 게 좋겠냐”며 의견을 묻고 다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당의 수장이 아랫사람들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지만 “공당의 대표로서 당원들의 의견을 묻는 것은 당연한 민주적 절차”라는 게 민주당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재 여의도 안팎의 상황을 종합하면 이 대표는 말 한마디만으로도 연임이 가능하다. 2027년 대선까지 앞으로 3년, 민주당의 운명은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견제구 던지는 국힘 총선 참패의 먹구름이 채 가시지 않은 국민의힘에 다시 한번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날까지 윤-이 대결 구도로 정국을 운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김민수 대변인은 지난 7일 논평을 통해 “이 대표의 민주당 사당화 전략은 반헌법적 행태”라며 일찌감치 견제에 나섰다. 김 대변인은 “민주당은 이 대표의 ‘점지’ 없이는 주요 보직에 자리하는 것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처절한 마음으로 국민을 바라보며 이 대표의 독주에 맞서겠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