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신당 전위대 새울림 실체 해부

총선 앞두고 탈당 "믿는 구석 있었다?"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한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늦어도 내년 2월 초까지는 신당을 창당하겠다고 공언했다. 남은 시간은 고작 50일가량. 안 의원이 고작 50일 안에 신당 창당을 완료하겠다고 호언장담함에 따라 정치권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안 의원이 신당 창당을 준비해온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래서 주목받고 있는 조직이 바로 ‘새울림’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을 탈당한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지난 21일 기자회견을 열고 신당 구상을 발표했다. 안 의원은 이날 늦어도 내년 2월 초까지는 신당을 창당하겠다고 공언했다. 남은 시간은 고작 50일 가량이다.

안 의원이 창당을 서두르는 이유는 2월 초 설날 민심을 잡아야 한다는 절박감 때문이다. 설날 여론은 민심의 바로미터다. 전국에 흩어져 있던 가족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만큼 이 기간에 어떤 여론이 형성되느냐에 따라 다가오는 4월 총선의 판세까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인들은 설날 민심을 잡기 위해 동분서주할 수밖에 없다.

그래도 고작 50일안에 신당 창당을 완료하겠다는 안 의원의 호언장담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해 보인다.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안 의원이 이미 오래 전부터 신당 창당을 준비해온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래서 주목받고 있는 조직이 바로 ‘새울림’이다. 새울림이 사실상 안철수 신당 창당의 전위대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신당 전위대?
실체는?

‘새울림’은 표면적으로 지난 대선에서 나타난 ‘안철수 현상’을 재구성하고 새로운 개혁정치의 길을 열어가려는 정치 활동가들의 단합을 위한 네트워크 조직으로 출발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새울림이 사실상 안 의원의 신당 창당 준비 조직이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새울림에는 안 의원의 최측근들이 다수 참여하고 있다. 새울림은 새정치추진위원회의 공동위원장이었던 이계안 전 의원이 서울지부 대표를 맡고 있으며 경기지부 대표는 안 의원의 싱크탱크인 네트워크 내일의 기획위원이었던 오창훈 변호사가 맡고 있다.

새울림의 대변인도 겸하고 있는 오 변호사는 과거 본지와의 통화를 통해 “새울림의 명시적인 목적이 창당은 아니지만 참여하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신당 창당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한 바 있다.

새울림은 지난해 6월 지방선거 직후 발족해 꾸준히 정례모임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와 관련한 보도는 거의 나오지 않았다. 안 의원의 측근들이 당 밖에서 신당 추진 모임을 가지고 있다면 언론의 관심이 집중될 만도 한데 이상하게도 그동안 별다른 보도가 나오지 않았다. 그만큼 조심스럽게 움직였다는 것이다.
 

이 전 의원은 아직 새정치연합에서 탈당 선언도 하지 않았다. 당원 자격을 유지하고 있는 안 의원의 최측근이 외곽에서 사실상 창당 작업을 하고 있는 것에 대해 새정치연합 내부에서는 이 전 의원과 안 의원을 싸잡아 성토하는 분위기였다.

신당 설계사 이계안 전 의원이 주도
각 지부 설립, 창당 기초공사 끝내

이 전 의원 외에도 새울림에 참여하고 있는 인사들 중 상당수는 아직 새정치연합의 당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울림은 창립 후 초기에는 보도자료를 내는 등 적극적으로 활동을 홍보하기도 했지만 당내 시선들을 의식해서인지 어느 시점 이후로는 활동을 전혀 외부에 알리지 않고 물밑에서 조용히 움직여 왔다.

새울림을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는 것이 이 전 의원이라는 점도 의미심장하다. 이 전 의원은 현대자동차 사장과 현대카드 회장을 지낸 전문경영인 출신 정치인이다. 이 전 의원은 전문경영인 출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 2014년 안 의원이 신당 창당을 추진할 때 주도적으로 안철수 신당의 밑그림을 그렸던 인사였다. 그런 이 전 의원이 새울림을 운영해왔으니 새울림을 통해 신당의 밑그림을 어느 정도 완성해놓지 않았겠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 전 의원과 새울림 회원들은 안 의원이 신당 창당을 선언한 후 이미 신당 창당 작업에 동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울림이 구축해놓은 지역 기반은 그대로 안철수 신당에 흡수될 전망이다. 새울림 회원들 중 아직 새정치연합의 당적을 가진 이들은 현재 탈당 시기를 조율 중이다.

당내 비판 의식
물밑에서 움직였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안 의원이 새울림을 통해 외곽에서 은밀히 세력을 모으다가 당내 상황에 따라 신당 창당을 위한 조직으로 탈바꿈시킬 수도 있고, 당에 계속 남을 생각이라면 이들을 입당시켜 당내 조직화할 수도 있었다. 한 마디로 안 의원의 비밀 하부조직이었던 셈”이라고 평가했다.

새울림에 참여하고 있는 강동호 전 내일 기획위원, 오창훈 변호사, 강연재 전 부대변인은 지난 2월 새정치연합의 전당대회를 앞둔 시점에 대선비망록인 <안철수는 왜?>라는 책을 출간해 정치권을 뒤흔들기도 했다. 이 책에는 당시 당권 출사표를 던진 문재인 대표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내용들이 잔뜩 담겨져 있었다.

책에는 안 의원이 “다시 2012년으로 돌아가면 문재인 의원과 단일화를 하지 않겠다”고 했다거나 “나를 지지한 사람들이 문재인을 지지할 수 있도록 명분을 만들어줘야 하는데 문재인 측에서는 이것에 대한 고민과 노력이 없다”는 등의 내용이 실렸다.
 

심지어 저자들은 책에서 “민주당에서 처음에는 ‘안철수가 사퇴할 거다’라는 설을 퍼뜨리더니 안 먹히니까 ‘현실 대통령은 문재인, 미래 대통령은 안철수’라는 설을 퍼뜨렸다”며 일종의 민주당 대선 공작설을 주장하기도 했다. 당시 안 의원은 자신과 논의하고 출간한 책이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하지만 지금도 안철수 신당 창당 작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새울림 멤버들이 안 의원의 동의 없이 이 같은 책을 출간할 수 있었을지는 의문이다. 안 의원이 이 같은 내용의 책을 출간하라고 직접 지시했는지 여부는 불투명하지만 최소한 암묵적인 동의는 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그 당시부터 안 의원이 문 대표 흔들기에 나섰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해당 책 출간에 참여했으며 새울림 집행위원을 맡고 있는 강동호 전 내일 기획위원은 안 의원의 탈당 직후 새정치연합 권리당원 2000여명과 동반 탈당해 안철수 신당에 합류했다.

신당 준비 끝?
준비된 탈당?

새울림 운영에 안 의원의 입김이 작용한 것은 아닌지 의심되는 정황은 또 있다. 안 의원의 또 다른 측근들이 만든 신당창당 준비조직인 ‘신당 추진을 위한 원탁회의(이하 원탁회의)’에 참여했던 인사들이 갑자기 대거 새울림으로 옮겨온 것이다.

새정치추진위원회 윤석규 전 전략기획팀장이 주도하고 있는 원탁회의는 당시 17개 시·도 권역별 지역 모임을 구성하는 등 구체적인 신당 창당 준비를 상당부분 진행해놓은 상태였다. 그런데 원탁회의에서 집행위원을 맡고 있던 강연재 전 새정치연합 부대변인과 강동호 전 정책네트워크 내일 기획위원 등이 원탁회의와 결별하고 새울림에 참여했다.

그들이 원탁회의와 결별한 이유는 원탁회의가 안 의원과 거리를 두려 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원탁회의가 한때 안 의원과 한배를 탔었지만 안 의원에게 실망하고 안 의원에 대한 기대를 완전히 저버린 사람들의 모임이라면, 새울림은 한때 안 의원과 한배를 탔었고 여전히 안 의원을 지지하며 외곽에서 안 의원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것이다. 일각에선 친안계(친안철수)가 원탁회의와 새울림으로 나뉜 것에 대해 내부 알력다툼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관계없다더니…안철수 신당 참여
당원 배지 달고 남몰래 신당 추진?

또 새울림은 전국 조직화와 함께 천정배 의원, 박영선 의원, 김부겸 전 의원, 오거돈 전 장관 등과 강연 초청 형식으로 접촉하며 교감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모두 정치권에서 탈당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거론되는 인사들이라 눈길을 끈다. 오거돈 전 장관은 부산시장 선거 당시 무소속을 고집했고 박영선 의원은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날 때 직접적으로 탈당가능성을 거론했다.
 

새울림의 한 지부 발족식에 참여한 천 의원은 ‘개혁정치의 미래’라 는 내용으로 강연을 하면서 “최근 정치권 안팎에 나라 걱정하는 분들이 새로운 비전을 갖춘 새로운 정치세력을 만들고자 하는 노력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고 어쩌면 국민과 역사에 대한 의무”라며 “야권의 재구성이 필요하다”는 의미심장을 발언을 하기도 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이들이 그저 안 의원의 이름을 팔아 외부에서 세력화하려는 것이라는 평가도 있었지만 강연재 전 부대변인은 한 언론인터뷰에서 “안 의원도 고무적으로 생각하고 내부의 자극을 위해서라도 그런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했다”며 “(안 의원도 새울림의) 움직임을 다 알고 있고 향후 워크샵도 함께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뭉치는 안 사람들
신당 속도 붙나?

안 의원이 새울림을 통해 오래 전부터 신당 창당 작업을 진행한 것이 사실이라면 도덕적으로 비판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안 의원이 문 대표에게 제안한 혁신 전당대회도 결국 탈당 명분을 쌓기 위한 요식행위가 아니었냐는 비판도 가능해진다.


새울림 경기지부 대표이자 대변인격인 오창훈 변호사는 “새울림이 신당 창당을 준비했던 것은 맞지만 안 의원의 신당 창당 전위대라는 평가는 과하다”며 “우리는 안 의원과 관계없이 밖에서 따로 조직을 꾸려나가다가 안 의원이 탈당하게 되면서 안 의원 측에 합류하게 된 것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과연 새울림은 안 의원의 신당 창당 전위대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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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된 밥’ 이재명 연임 시나리오

‘다 된 밥’ 이재명 연임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합심해 이재명 대표의 연임설에 군불을 때고 있다. 이 대표는 긍정의 뜻을 밝히지 않았지만 구태여 거절하지도 않았다. 주어진 시간은 3개월. 고심을 거듭한 이 대표의 선택은 무엇일까? 2022년 3월부터 쉼 없이 달려왔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이야기다. 이 대표는 지난 20대 대선서 패배한 후 곧바로 인천 계양으로 향했다. 지역구에 깃발을 꽂자마자 그해 8월에는 전당대회에 출마해 당 대표직까지 싹 쓸었다. 지난해 9월, 윤석열정부에게 민주주의 파괴에 대한 사과 등을 요구하며 24일 동안 단식을 했고 올해 초에는 피습을 당해 수술을 받기도 했다. 죽지 않고 돌아왔다 하지만, 그의 여정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당 대표 임기를 3개월 앞둔 시점서 이번에는 연임설이 솔솔 오르고 있다. 지금까지 이 대표는 당대표 연임을 묻는 질문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왔다. 지난달까지만 하더라도 “당 대표는 정말 3D(어렵고·더럽고·위험한 직을 일컫는 말) 중에서 3D다. 억지로 시켜도 다시 하고 싶지 않다”며 불출마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지금으로부터 약 2년 전 이 대표는 대선 패배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 전당대회 출마 의사를 밝혔다. 대선서 패배한 뒤 6·1 보궐선거로 국회에 입성해 약 한 달 반 만에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것이다. 당에서는 이 대표의 선택을 만류했다. 대선 패배의 책임론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서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것은 오히려 본인에게 독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이 대표가 출마를 고심한다는 풍문이 여의도를 돌자 그의 측근들 사이에서는 “스스로를 생각해서라도 자제하셔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됐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를 저격하고 나섰다. 당시 차기 당권주자였던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은 “전과 4범의 이력으로 뻔뻔하게 대선에 나서고 연고도 없는 곳에 나가 ‘방탄용 출마’로 국민들 부끄럽게 하시더니 이젠 제헌절마저 부끄럽게 만드나”라며 이 대표를 직격했다. 이어 “‘개딸(개혁의 딸)’들 같은 광신도 그룹의 지지를 받아 ‘어대명(어차피 당 대표는 이재명)’이라고 하니 ‘방탄 대표’ 이 의원의 당선을 미리 축하는 드린다”며 비꼬기도 했다.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는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화했다. 경선을 약 한 달 앞둔 2022년 7월이었다. 그는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대선과 대선 결과에 연동된 지방선거 패배의 가장 큰 책임은 제게 있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면서도 “책임은 문제회피가 아니라 문제해결이고 말이 아닌 행동으로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선 끝에 이 대표는 77.77%라는 압도적인 지지율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대선서 패배한 지 채 반년도 되지 않아 169석을 가진 거대 야당의 우두머리가 된 것이다. 산전수전 다 겪고 당대표로 우뚝 연임-지선 코스 밟고 대선까지 쭉 당 대표직을 따내는 데 성공했지만 이 대표의 정치 인생은 난항의 연속이었다. 당시 민주당은 친문(친 문재인) 세력이 주류였던 만큼 하루가 멀다하고 친명(친 이재명)과 비명(비 이재명) 간의 갈등이 불거진 탓이다. ‘심리적 분당’이라는 말이 심심찮게 오갔고 비명계 의원들의 도미노 탈당이 이어졌다. 총선을 앞두고 공천 과정서 또다시 계파 갈등이 불거졌다. 모든 과정서 비판과 화살의 끝은 이 대표를 향했다. 오는 8월을 마지막으로 이 대표가 자리서 물러설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총선이 끝나자 판세가 바뀌었다. 이번 선거를 승리로 이끈 이 대표가 한 번 더 당권을 잡아야 한다는 주장이 빠르게 확산한 것이다. 민주당이 이 대표의 연임을 원하는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제시된다. 첫 번째로는 정권교체다. 이번 총선서 압승을 거둔 이 대표의 능력이 입증됐으니 2027년 정권을 교체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기세를 몰아야 한다는 것이다. 범야권까지 탈탈 털어도 대권주자가 마땅치 않은 모양새다. “윤석열 대통령의 맞수는 이재명 뿐”이라는 주장이 커지는 이유기도 하다. 두 번째는 인사의 부재다. 당장 전당대회가 4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당내 차기 당 대표감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다. 총선 후 자칭타칭 차기 당 대표로 지목된 이들이 여의도 입소문에 오르내릴 법도 하지만 사소한 소문조차 떠돌지 않는다. 이 대표가 연임을 시작으로 지방선거를 거쳐 대권주자까지 이어지는 코스를 밟아도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이들이 없다. 이번 공천을 통해 다수의 비명계가 경선서 탈락하거나 탈당하는 등 대규모 물갈이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연임설에 최초로 불을 댕긴 건 5선을 달성한 박지원 당선인이다. 그는 지난달 15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이번 총선을 통해서도 국민은 이 대표를 신임했다”며 “총선 때 차기 대통령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대표가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이 대표 본인이 원한다면 당 대표를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매끄러운 시나리오 최근에도 박 당선인은 “연임에 대해서 아무런 이의가 없고 현재 당내서도 당 대표에 대해서 도전자가 없다”며 연임 가능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어 “전직 총리 등 중진들과 이야기해 보면 지금은 ‘이재명 타임’이라고 한다”며 “이 대표가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에 당을 이끄는 것이 좋다고 전에 얘기한 것이 적중한 것 같다”고 말했다. 친명계 좌장으로 통하는 민주당 정성호 의원은 “이 대표의 연임은 당내 통합을 강화할 수 있고 국민이 원하는 대여 투쟁을 확실히 하는 의미서 나쁜 카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민주당 장경태 최고위원 역시 “국민의 바람대로 22대 개혁 국회를 만들기 위한 대표 연임은 필수 불가결”이라며 “부디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민주당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선택, 최선의 결과인 당 대표 연임을 결단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 정청래 최고위원은 대표 연임 추대 분위기 조성에 앞장서겠다는 의지까지 밝혔다. 그는 “옆에서 가까이 지켜본 결과 (이 대표가)한 번 더 당 대표를 하면 갖고 있는 정치적 능력을 더 충분히 발휘할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며 “당 대표 연임으로 윤석열정부에 반대하는 모든 국민을 하나로 엮어내는 역할을 할 지도자는 이 대표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계열서 당 대표가 연임한 건 1995년 9월부터 2000년 1월까지 새정치국민회(민주당 전신)의 총재직을 지낸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전례가 없는 일이다. 만일 이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민주당 역사상 두 번째로 남게 된다. 핵심 친명을 중심으로 이 대표의 연임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사실상 추대 수순을 밟게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차기 대권주자로서 명분과 타이밍을 모두 챙길 수 있게 된다. 만일 이 대표가 연임을 받아들인다면 그의 임기는 2026년 8월까지 연장된다. 하지만 민주당 당헌·당규상 대권후보가 되기 위해서는 대선일로부터 1년 전 당 대표직을 사퇴해야 하는 만큼 2026년 3월까지 당직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26년 6월에 치러질 지방선거를 3개월 앞둔 시점이다. 3개월은 공천 작업 등 선거를 치르기 위한 기반을 충분히 다져놓을 수 있는 기간이라는 게 민주당 측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심? 당심? 엇갈린 선택 이번 총선에 이어 지방선거까지 이 대표 체제로 승리한다면 그는 더할 나위 없는 리더십을 얻는다. 2027년 치러질 대선에 출마할 명목도 다시 한번 다질 수 있게 된다. 이 대표의 연임이 확실시되는 분위기지만 그만큼 날 선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는 모양새다. 이 대표의 연임이 ‘사법 리스크 방탄용’이란 지적이 제기되면서 또다시 발목 잡힐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여권에서는 이 대표의 연임이 대장동 개발 특혜를 비롯한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등을 방어하기 위한 ‘매력적인 카드’에 지나치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는 이 대표 개인뿐만이 아니라 민주당 전체가 ‘방탄 정당’이란 오명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에는 이 대표와 민주당이 함께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사법 리스크로 당내 신 비명 세력이 생기고 지방선거 결과까지 영향을 미친다면 이 대표는 오히려 대권주자로서 큰 오점을 남기게 된다. 게다가 이번 총선처럼 지방선거서도 압승을 거둘 것이란 보장도 없다. 따라서 이 대표가 그동안 쌓아온 업적을 보존한 채 한발 뒤로 물러서 숨을 고르는 게 좋은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여의도에서는 실보다 득이 더 크게 보이는 만큼 총선 승리라는 유종의 미를 거두고 박수칠 때 떠나야 한다는 것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 역시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어차피 다음 당 대표도 대통령 후보도 이재명 당신이 될 테니 좀 쉬셔라’라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총선서 좋은 성적표를 받지 않았나. 또다시 자신을 시험에 들게 하는 건 확률이 반반인 게임을 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원대·의장 이어 ‘3톱’ 달성? 점점 멀어지는 포스트 우려도 이 대표가 연임한다면 2022년부터 2026년까지 내리 4년 동안 당권을 잡게 된다. 국민의 피로도가 누적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는 부분이다. 최근 당내 발생한 일렬의 사건에 모두 명심(이재명 대표의 의중)이 짙게 묻어났다는 지적이 나오는 만큼 이 대표에게도 정치적 휴식기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앞서 지난 3일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 선거가 열렸는데 다른 후보가 없어 경선을 건너뛴 채 친명 박찬대 의원이 찬반 투표로 선출됐다.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선거 후보군은 당초 4명이었지만 정성호·조정식 의원이 잇따라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교통정리가 이뤄졌다. 원내대표 선거와 국회의장 후보가 교통정리 되는 과정서 이 대표가 과도하게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포스트 이재명’에 대한 논의조차 시작되지 않은 상황서 당의 무게 중심이 지나치게 이 대표 쪽으로 쏠릴 경우 민심의 후폭풍을 맞이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전당대회까지 3개월가량 남은 만큼 민주당은 당의 흐름과 민심이 다르게 흘러갈 수 있다는 점도 의식해야 한다. <뉴시스>가 국민리서치그룹과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8~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에게 이 대표의 연임에 관해 물은 결과 ‘찬성한다’는 응답은 44%로 ‘반대한다’는 응답 45%보다 1%p 낮게 나타났다. ‘잘 모르겠다’는 11%였다. 오차범위로 인해 반대 여론이 우세하다고 확실할 수는 없지만 민주당과 민심에 차이가 존재한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중론이다. 정당 지지도별로 봤을 때는 더욱 확연한 차이가 드러난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찬성이 83%, 반대가 12%로 찬성 여론이 압도적인 반면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반대가 76%로 찬성(15%)보다 61%p 높게 나타났다. 무당층에선 반대 응답이 47%, 찬성 응답은 25%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로 응답률은 1.5%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지금부터 이의 시간 이 대표는 떠오르는 자신의 연임설과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도 “당 대표 연임설과 관련해 의견 교류는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대표는 최근 들어 당 의원들에게 “어떻게 하는 게 좋겠냐”며 의견을 묻고 다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당의 수장이 아랫사람들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지만 “공당의 대표로서 당원들의 의견을 묻는 것은 당연한 민주적 절차”라는 게 민주당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재 여의도 안팎의 상황을 종합하면 이 대표는 말 한마디만으로도 연임이 가능하다. 2027년 대선까지 앞으로 3년, 민주당의 운명은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견제구 던지는 국힘 총선 참패의 먹구름이 채 가시지 않은 국민의힘에 다시 한번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날까지 윤-이 대결 구도로 정국을 운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김민수 대변인은 지난 7일 논평을 통해 “이 대표의 민주당 사당화 전략은 반헌법적 행태”라며 일찌감치 견제에 나섰다. 김 대변인은 “민주당은 이 대표의 ‘점지’ 없이는 주요 보직에 자리하는 것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처절한 마음으로 국민을 바라보며 이 대표의 독주에 맞서겠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