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계 '김무성 대항마' 대예측

"배신의 아이콘, 무대는 절대 안 돼?"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친박계가 김무성 대항마 찾기에 나섰다?” 친박 핵심인 윤상현 청와대 정무특보가 난데없이 ‘친박 중진 대권 도전설’을 언급해 여권이 발칵 뒤집혔다. 일각에선 친박계가 사실상 ‘김무성 대권 불가론’을 공개적으로 천명한 것 아니냐는 분석까지 나왔다. 하지만 현재 새누리당에는 김무성 대표 외에 눈에 띄는 대선주자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친박계가 염두에 둔 김무성의 대항마는 과연 누구일까? <일요시사>가 예측해본다.

눈엣가시 같던 새누리당 유승민 전 원내대표를 제거하는 데 성공한 박근혜 대통령과 친박계가 이번엔 김무성 대표를 정조준하고 있는 모양새다. 친박 핵심으로 분류되는 윤상현 청와대 정무특보는 지난 15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난데없이 ‘친박 중진 대권 도전설’을 언급했다. 해당 발언이 논란이 되자 윤 정무특보는 “(언론이) 과도한 해석을 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지만 그의 발언은 여권을 발칵 뒤집어 놓기에 충분했다. 

죽어도 싫은 김무성
대항마 찾기 분주

김 대표는 한 때 박 대통령의 선대위 총괄본부장을 맡았을 정도로 박 대통령과 밀접한 사이였지만 지금은 유 전 원내대표 못지않게 박 대통령과 불편한 사이다. 김 대표가 여권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것이 박 대통령과 친박계로서는 탐탁지 않을 수밖에 없다. 새누리당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이 퇴임 이후를 생각해 정치적 승부수를 던진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그동안 정권이 바뀌면 전임 정권에 사정 칼날을 들이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임기 말 여권 내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던 박 대통령을 대신해 당시 안철수 서울대 과학기술융합대학원장을 차기 대선주자로 밀려고 했다는 의혹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 전 대통령과 박 대통령은 오래전부터 사사건건 대립했던 불편한 사이였다. 어찌됐든 박 대통령은 대통령에 당선됐고, 박 대통령 취임 후 이 전 대통령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기업과 정치인들은 사정 칼날에 속수무책 당하고 있다.

친박계는 지금 차기 주자 물색 중?
안대희 영입설, 제2의 문재인 될까?


최근엔 이 전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이 또 한 번 검찰 수사선상에 오르기도 했다. 만약 김 대표가 차기 대권을 거머쥔다면 박 대통령과 친박계도 그런 신세를 면하기 힘들 것이라는 지적이다. 그렇다면 김 대표의 대항마가 될 만한 인물들엔 과연 누가 있을까?
 

우선 윤 정무특보가 언급한 친박 내 중진의원들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윤 정무특보는 “내년 총선으로 4선이 될 친박 의원들 중에 차기 대선에 도전할 분들이 있다”며 “영남에도 있고 충청에도 있다”고 언급했다. 윤 의원은 친박 대선주자를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당 안팎에서는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정우택 정무위원장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두 사람 모두 현재 3선이며 내년 총선에 당선되면 4선 의원이 된다. 각각 영남과 충청 출신 정치인이기도 하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두 사람이 차기 대권에 도전하기에는 정치적 위상이 너무 낮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유승민 찍어내기
김무성 몰아내기

대신 정치권에서는 안대희 전 대법관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친박 중진 대권 도전설을 제기한 윤 정무특보가 최근 안 전 대법관을 만나 20대 총선 출마를 직접 권유했다는 언론보도가 있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최근 만난 적이 없다며 해당 언론보도를 부인했지만 정치권에선 안 전 대법관의 총선 출마설이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다.

안 전 대법관은 지난 2012년 대선 과정에서 박 대통령이 정치쇄신특위원장으로 영입한 인물이다. 안 전 대법관은 노무현 전 대통령과 사시17회 동기다. 당시 서울대 법대 재학 중 사법시험에 합격해 만 25세에 최연소 검사로 임용된 기록도 갖고 있다. 안 전 대법관은 서울고검장, 대검 중수부장을 역임하면서 불법 대선자금과 대통령 측근 비리에 대한 성역 없는 수사를 진행해 팬클럽이 생기는 등 스타검사가 됐다.

박 대통령은 대통령 취임 후 안 전 대법관을 총리로 지명하기도 했지만 안 전 대법관은 변호사 시절 고액 수임료 논란으로 총리후보직에서 자진사퇴하고 그동안 정치권과 거리를 둬왔다. 안 전 대법관은 총선 출마설에 대해 함구하고 있지만 이미 정치권에선 그가 종로와 해운대 분구 중 한 곳에 출마할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하다.


또 안 전 대법관은 현재 한국전력 근로자들과 퇴직자들의 통상임금 청구소송을 맡고 있는데 소송 당사자만 1만명이 넘는 사건이다. 정치권에서는 안 전 대법관이 내년 총선을 겨냥해 공익적 성격을 띠고 있는 소송을 맡아 이미지 변신을 시도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장관도 최근 한 팟캐스트에 출연해 “(친박 인사들이) 차기 대선을 겨냥해 안 전 대법관 등 고위공직자 출신 친박 인사들을 전략 공천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유 전 장관은 “현재 친박계에 뚜렷한 대선후보가 없는 만큼 안 전 대법관을 단기간에 차기 대선후보로 띄울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안 전 대법관은 정치경력이 전무하다는 점과 현재 대선주자 지지율이 1%에도 못 미친다는 점, 차기 대선까지 남은 시간이 별로 없다는 점에서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정치경력이 전무했던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도 지난 19대 총선에서 당선된 후 곧바로 대선에 출마해 박 대통령과 접전을 벌이지 않았느냐”며 “문 대표도 처음엔 대선후보 지지율이 한 자릿수였다. 충분히 가능성 있는 카드”라고 분석했다.

김문수 전 경기지사도 유력한 후보군이다. 김 전 지사는 지난 대선경선 과정에서 박 대통령과 각을 세우는 등 친박계와 친밀한 사이는 아니다. 그런데 박 대통령의 경제 가정교사이자 ‘창조경제’의 설계자로 불리는 새누리당 이한구 의원이 사실상 김 전 지사에게 자신의 지역구를 물려주기로 하면서 유력한 친박 대선후보군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구 수성갑이 지역구인 이 의원은 최근 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정권 핵심인사가 텃밭 지역구를 스스로 포기하는 경우는 무척 이례적인 일이다. 당내에서조차 “총리나 장관 입각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공공연히 돌았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 의원이 자신의 지역구를 사실상 김 전 지사에게 양보했다는 것이다.

경기지사를 오랫동안 지낸 만큼 김 전 지사는 원래 내년 총선에서 수도권 출마를 준비하고 있었다. 김 전 지사는 이 의원의 권유로 대구 출마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낙 생뚱맞은 결정이라 친박계와 김 전 지사 간에 모종의 거래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소문이 무성하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이 의원이 갑자기 김 전 지사에게 지역구를 물려줄 이유도 없고, 그동안 수도권에서 활동하던 김 전 지사가 이 의원의 제의를 받아들일 이유도 없었다”며 “지역에서는 박 대통령이 김 전 지사를 김 대표의 대항마로 키우려 한다는 소문이 자자하다”고 말했다.

김 전 지사는 대권주자로서 충분한 경쟁력도 가지고 있다. 김 전 지사는 운동권 출신으로 정치에 입문한 뒤 3선 국회의원과 재선 경기지사를 지냈다. 정치와 행정경험이 모두 풍부하다. 경기지사로 재임할 때는 청렴도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던 경기도를 탈바꿈 시켜 경기도가 4년 연속 청렴도 우수기관에 선정되기도 했다.

수상한 양보
이면합의설

김 전 지사보다 더 강력한 후보도 있다. 바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다. 반 총장은 최근 성완종 전 의원 비리에 관련됐다는 의혹으로 다소 지지율이 주춤하긴 했지만 여전히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다. 반 총장은 인지도가 매우 높고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않고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반 총장이 충청권(충북 음성) 출신이라는 점도 장점이다. 새누리당의 지지기반인 영남과 반 총장의 고향인 충청이 힘을 합치면 선거 승리 가능성은 크게 높아진다. 지난해에는 친박계가 주도하고 있는 국가경쟁력강화포럼 토론회에서 반 총장 영입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거론하기도 했다.
 

친박계 안홍준 의원은 당시 토론회에서 “당내에 정권 재창출을 할 수 있는 인사가 있다면 바람직하겠지만 대안으로 반 총장을 생각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서청원, 홍문종, 윤상현 의원 등 친박 핵심들이 총출동했었다. 


김문수에게 지역구 양보한 이유는?
박근혜-반기문 전승절 참석 교감설

새누리당 이상돈 전 비대위원은 최근 한 언론인터뷰에서 “반 총장이 중국 전승절에 참여한 것은 박 대통령의 요청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주장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전 비대위원은 “반 총장이 논란을 감수하면서까지 전승절에 참여할 이유가 없었다”며 “하지만 이번 중국 전승절 행사에 서방국가 지도자가 단 한 명도 가지 않았는데 만약 유엔사무총장도 안 갔으면 박 대통령이 혼자 이상해졌을 것이다. 그래서 반 총장이 전승절에 참여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물론 대선정국 때만 되면 나타났던 제3후보들이 번번이 실패했다는 점에서 반 총장의 대세론을 의심하는 사람들도 있다. 또 반 총장이 대선 출마설을 거듭 부인하고 있다는 점도 약점이다.

그러나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 선거를 앞두고 출마설에 손사래를 쳤던 정치인들이 한두 명이냐”며 “특히 반 총장은 현재 유엔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만큼 국내정치에 관심을 보였다가는 굉장한 비판을 받을 수 있는 특수한 사정이 있다. 현재 반 총장의 입장은 별로 중요한 것이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황교안도 후보?
의외로 많은 후보군


한편 이외에도 정치권에서는 친박계의 차기 대권주자로 황교안 국무총리,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태호 최고위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특히 황 총리와 관련해서는 박 대통령이 황 총리를 차기 주자로 테스트 중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실제로 황 총리는 취임 후 대선주자급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황 총리가 취임 후 이상하리만치 자신의 이미지를 가꾸는 데 신경을 쓰고, 성과 내기에도 집착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단순히 총리 업무에 대한 열의를 넘어 더 큰 그림을 준비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는 지적이다. 물론 황 총리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차기 대권 출마설을 일축했다. 과연 박 대통령과 친박계는 김 대표를 대신할 대항마 찾기에 성공할 수 있을까? 여권 내 권력암투가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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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국회 오픈런 관전 포인트 ‘셋’

22대 국회 오픈런 관전 포인트 ‘셋’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최근 한낮 기온이 30도를 웃돌지만 꽁꽁 얼어붙은 정국은 풀릴 기미가 안 보인다. 여야의 날 선 공방이 22대 국회를 겨냥하면서다. 21대에 이어 22대 국회도 첩첩산중이다. 개원과 동시에 300명의 숨 가쁜 레이스가 시작될 예정이다. 말도 많고 탈도 많던 21대 국회가 결승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결국 ‘역대 최악의 국회’라는 오명은 끝내 벗지 못했다. 21대 국회 후반기부터 시작된 여야의 특검법 공방과 용산의 거부권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던 탓이다. 상임위 줄다리기 지난 21일 윤석열 대통령이 ‘해병대 채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 특별검사법(이하 채 상병특검법)’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했다. 삼권분립에 따라 해당 법안은 헌법정신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9일, 윤 대통령이 취임 2주년 기자회견서 밝힌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 진행 중인 수사와 사법 절차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회로 돌아간 채 상병 특검법은 오는 28일, 21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서 재표결에 부쳐질 전망이다. 국민의힘서 18표 이상의 이탈표가 필요한 만큼 여권 내에서는 가결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22대 국회 개원 즉시 1호 법안으로 재추진하겠다고 여러 차례 공언한 만큼 해당 법안은 다음 달 이내로 재논의될 가능성이 크다. 김건희 여사를 겨냥한 ‘쌍특검’도 수면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민주당은 기존 법안에 포함됐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 명품가방 수수 의혹을 더해 22대 국회 개원 즉시 재발의하겠다고 예고해 왔다. 이 밖에도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 특검법’ ‘한동훈 특검법’ 등을 쏟아내면서 정부여당을 압박하고 나섰다. 다만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 취재진과의 전화 통화서 “야당이 특검법을 밀어붙이고 있는데 끝까지 추진될 법안은 극소수일 것”이라며 “특검 하나를 위해 드는 돈과 시간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크다. 실제 특검이 이뤄지지 않더라도 그 단어만으로도 무게가 있기 때문에 효과를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특검 정국을 예고한 만큼 주요 상임위 배분이 앞으로의 정국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 원구성 여부가 22대 국회의 첫 번째 쟁점으로 떠올랐다. 특검법-거부권 무한 도돌이표 야 ‘법사위·운영위’ 싹쓸이? 민주당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와 운영위원회(이하 운영위) 위원장 자리를 싹쓸이하겠다며 강경 의지를 드러냈다. 이에 국민의힘이 견제에 나서면서 상임위 쟁탈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그동안 법사위는 다수당이 의석수로 법안을 통과시키는 것을 막기 위해 원내 2당이 가져가는 게 관례였다. 운영위는 대통령실을 상대로 국정감사를 진행하거나 예산안 등을 심사할 수 있어 여당의 몫으로 여겼다. 하지만 민주당은 21대 국회 후반기에 국민의힘이 법사위원장을 맡으면서부터 국회가 제대로 일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4·10 총선 민의를 받들어 정부를 제대로 견제하기 위해 두 상임위를 민주당이 가져가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는 것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그동안 지켜온 여야 간의 견제와 균형을 깨트릴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국회 운영위원장은 1988년 13대 국회부터 집권당이 맡아왔다”며 “운영위와 법사위까지 독식하겠다는 민주당의 발상은 입법 독재를 하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 20일 여야 원내대표가 오찬 회동을 통해 원 구성을 논의 테이블로 올렸지만 입장 차만 확인한 채 빈손으로 돌아섰다. 22대 국회 첫 본회의는 내달 5일 열릴 예정으로 원구성은 내달 7일까지 협상을 마쳐야 한다. 그러나 양당 모두 협상의 기미가 보이지 않아 결국 해당 논의는 국회의장 직권상정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가장 크다. 큰 걸음 내딛을까? 두 번째 쟁점은 개헌이다. 이전부터 정치권에선 37년째 그대로인 ‘87년 헌법’을 손보는 것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하지만 정부와 야당의 이견이 첨예하게 갈리는 만큼 개헌 논의는 흐지부지 끝나기 일쑤였다. 대통령 4년 중임제를 향한 목소리가 커지면서 22대 국회 전반기에 걸쳐 개헌 요구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힘을 받고 있다. 4년 중임제에 불을 붙인 건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이다. 대통령의 임기를 현행 5년서 4년으로 단축해 대선과 지방선거 시기를 맞춘다면 전국 단위 선거 횟수가 줄어들고, 이에 따른 국력 낭비를 막을 수 있다는게 이유다. 혁신당 조국 대표는 대통령 4년 중임제를 포함한 세븐(7) 포인트 개헌을 제안했다. 구체적인 내용으로는 ▲부마 민주항쟁, 5·18 민주화운동, 6·10 민주항쟁의 헌법 전문 수록 ▲동일가치노동, 동일수준 임금 명문화 ▲검사 영장 신청권 삭제 ▲사회권 강화 일반 조항 신설 ▲‘수도는 법률로 정한다’ 조항 신설 ▲토지 공개념 강화 등을 요구했다. 개혁신당 역시 궤를 같이하며 4년 중임제에 군불을 때고 있지만 거대 야당인 민주당은 해당 문제에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모양새다. 다만 혁신당이 앞서 주장한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는 분위기다. 민주당은 대통령의 권한 남용 제한과 무(無)당적화를 겨냥한 원(one) 포인트 개헌에 집중했다. 민주당 윤호중 의원은 지난 13일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밝히며 “입법부와 행정부의 건강한 관계를 제도화하고 정치와 국정에 헌법정신을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 대통령의 권한 남용 제한과 무당적화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거부권 제안에 대해서는 채 상병 특검법을 언급하며 “국민으로부터 권력을 위임받은 대통령이 국회를 무시하고 삼권분립의 헌정질서를 파괴하면서 남용되고 있는 무소불위의 대통령 권한은 이제 제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5·18 개헌에 공감대를 보이면서도 원 포인트 개헌에는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원 포인트가 아닌 포괄적 개헌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몸 푸는 한 수습하는 이 국민의힘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은 이 같은 민주당의 주장에 “헌법 전문은 선언적 성격인데 그것만 수정하는 것으로 아쉬움이 해소될까 이런 생각이 있다”며 “이왕 개헌을 한다면 범위를 잡고 근본적 문제를 함께하는 게 좋지 않을까”라고 설명했다. 4년 중임제 등을 둘러싼 개헌 논의는 22대 국회 내내 거론된 것으로 예측된다. 개헌안이 국회를 통과하려면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하기 때문이다. 범야권이 만장일치로 개헌안에 동의해도 총 192석에 그친다. 여당인 국민의힘서 8명의 이탈표가 나와야 하는 만큼 현실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마지막은 여의도를 배경으로 한 이재명-한동훈의 파워게임이다.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앞둔 시점서 민주당 이 대표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의 앞날을 놓고 정치권에서는 온갖 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우선, 한 전 비대위원장의 복귀 여부다. 총선 패배 이후 여의도를 떠났지만 사진 한 장, 말 한마디가 정치권의 최대 관심사가 되면서 전당대회 초읽기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전 비대위원장은 지난 18일 자신의 SNS를 통해 윤정부의 정책을 꼬집는 글을 게재했다. 국가통합인증마크(KC) 인증을 받지 않은 제품의 해외 직접구매 금지 정책에 대해 “소비자의 선택권을 지나치게 제한하므로 재고돼야 한다”는 작심 발언을 한 것이다. 지난달 20일에는 ‘윤석열 배신론’이 불거지자 이를 의식한 듯 “정치인이 배신하지 않아야 할 대상은 여러분, 국민뿐”이라며 친윤(친 윤석열)계를 겨냥했다. 용산에 들이닥친 개헌 요구 한동훈-이재명 벌써 기싸움 현재 국민의힘 상황을 종합해보면 전당대회 개최 시기는 7월 말에서 8월 초로 예상된다. 비윤(비 윤석열)계까지 목소리를 얹기 시작한 만큼 어수선한 분위기 속 당심이 어느 쪽으로 흐를지 이목이 쏠린다. 반면 민주당은 이 대표의 연임론을 굳히는 모양새다. 국회의장 선거로 인해 ‘명심불패’ 공식이 깨졌다는 평이 나왔지만 당의 주요 인사들이 여론의 흐름을 꺾으면서 연임론을 다시 한번 궤도에 올렸다. 한 민주당 의원은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이 대표가 연임하지 않을 이유도 없다. 일각에서는 이 대표의 사당화라고 지적을 하는데, 당 대표란 당의 지지를 가장 많이 받는 이가 선출되는 것 아닌가”라며 “그런 의미서 이 대표의 연임론이 제기되는 건 어떠한 이유에서든 당이 다시 한번 이재명이란 리더를 원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회의장 선거의 여파로 강성 지지층이 대거 탈당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민주당은 진화에 나섰다. 이 대표는 ‘당원 권리 강화’를 내세웠다. 민주당 민형배 전략기획위원장은 당선인이 한데 모인 초선 워크숍서 당원권 강화를 골자로 한 ‘당원민주주의 패러다임 전환’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민주당이 당원 달래기에 나서자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이번 사태를 위기가 아닌 기회로 승화시켰다고 내다봤다. 민주당 권리당원 중 대다수는 이 대표의 강성 지지층인 만큼 당원의 권리를 강화함으로써 당의 장악력을 높이고 자연스레 당 대표 단일 후보로 우뚝 섰다는 설명이다. 이로써 국민의힘과 민주당 모두 8월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한 전 비대위원장이 전당대회에 출마하고 이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22대 국회는 지난 총선에 이어 한-이 갈등 제2라운드로 들어서게 된다. 두 사람 모두 차기 대권주자로 주목받는 만큼 22대 국회에 상당한 파급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초반부터 군기 바짝 21대 정국을 집어삼킨 현안은 고스란히 22대 국회로 넘어왔다. 민주당이 1호 민생 법안으로 내놓은 ‘전국민 25만원 지원금’과 연금개혁 논란도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풀어야 할 숙제다. 결국 21대 국회는 역대 최악이라는 꼬리표를 잘라내지 못했다. 최근에는 민주당 초선을 중심으로 한 집단행동이 몸집을 키우면서 여권에서는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22대 국회 역시 강대강으로 흘러갈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4·10총선 유세 현장서 여야가 한목소리로 외쳐대던 ‘일하는 국회’가 실현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