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등대여행 ③인천 팔미도등대

인천상륙작전에 기여한 우리나라 최초 등대

인천항에서 남쪽으로 15.7km 떨어진 섬 팔미도. 사주(沙洲)로 연결된 두 섬이 마치 여덟팔(八) 자 꼬리처럼 생겼다고 해서 팔미도(八尾島)라는 이름이 붙었다. 팔미도는 섬 자체도 아름답지만, 우리나라 최초로 불을 밝힌 팔미도등대가 있어 더욱 의미 깊다.

팔미도 유람선 타고 등대 여행
전망대서 바라보는 광활한 서해

팔미도등대는 1903년 4월 만들어졌으며, 같은 해 6월1일 첫 불을 켰다. 현재는 인천광역시 유형문화재 제 40호로 그 자리에 보존되고 있다. 지금 바다를 비추는 등대는 2003년 12월에 새로 만든 것이다. 등탑 높이 26m에 회전식 등명기가 50km까지 비추며, 10초에 한 번씩 빛을 발한다. 등대 외에도 전망대와 디오라마 영상관, 100주년 기념 상징 조형물 ‘천년의 빛’, 위성항법보정시스템(DGPS) 기준국 시설과 첨단 장비를 갖췄다.

팔미도등대 여행은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에서 시작한다. 유람선이 연안부두와 팔미도 사이를 왕복 운항하는데, 약 45분이 걸린다. 팔미도를 오가는 시간을 포함해서 등대 여행에 2시간 30분 정도 잡으면 된다. 뱃길은 지루하지 않다. 배와 함께 출발한 갈매기가 팔미도에 닿을 때까지 따라온다. 모두 새우깡 맛에 길들여진 갈매기다. 과자 하나를 손에 쥐고 있으면 잽싸게 날아와 부리로 낚아챈다.

인천대교도 통과한다. 바다를 가로질러 끝없이 이어진 다리가 장관이다. 총 연장 21.38km에 달하는 인천대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다리다. 배가 통과하는 주탑 높이가 238.5m인데, 이는 63빌딩 높이에 육박하니 그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진도 7의 지진과 초속 72m 강풍도 견딜 수 있는 내구성을 갖춘 인천대교는 2005년 영국 건설 전문지 <컨스트럭션 뉴스>가 ‘세계 10대 경이로운 건설 프로젝트’로 꼽기도 했다.

볼거리 가득한
팔미도 등대


팔미도에 도착하면 문화해설사가 섬을 한 바퀴 돌며 등대와 섬에 대해 설명해준다. 문화해설사를 따라 등대와 섬을 돌아볼 수도 있고, 혼자서 여행해도 된다. 선착장에서 등대가 있는 정상까지는 10여 분 걸린다. 가는 도중에 팔미도등대와 인천 상륙작전에 참가한 연합군이 작전을 수행하는 모습이 그려진 벽화를 볼 수 있다. 팔미도는 한국전쟁 인천상륙작전 때 큰 역할을 했다. 인천상륙작전이 성공하려면 월미도에 진입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인천항으로 들어가는 길목을 비추는 팔미도등대부터 점령해야 했다.

맥아더 사령부는 ‘켈로 부대’로 알려진 대원들을 투입한다. 이들의 임무는 9월14일 자정에 등대를 밝히는 것이다. 켈로 부대원들은 각고의 어려움 끝에 9월14일 밤, 팔미도에 숨어들어 등대를 점령하고 불을 밝힌다. 이로써 연합군이 팔미도 해역에 집결할 수 있었고, 상륙작전에 성공할 수 있었다. 1969년 박노식, 장동휘, 허장강 등이 나온 〈결사대작전〉은 팔미도 상륙작전을 영화화한 것이다.

등대 가는 길에 작고 아담한 건물이 있다. 옛 등대 사무실을 보존한 것이다. 10~13㎡ 방에 당시 사용하던 다양한 장비와 등대지기 마네킹이 있다. 이를 지나면 곧 ‘천년의 빛’ 조형물이 나온다. 팔미도등대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세운 것이다. 가운데에 등대 모양의 조형물이 있고, 그 주위로 빛기둥 100개가 하늘을 향해 뻗어간다. 앞으로 다가올 천년 동안 팔미도등대가 변함없이 우리나라의 이정표가 되길 염원하는 의미를 담았다고 한다.

‘천년의 빛’ 조형물을 지나면 곧이어 등대 두 개가 나타난다. 왼쪽에 작은 것이 ‘원조’ 팔미도등대다. 7.9m로 2~3층 높이에 불과하다.

옛 등대 뒤로 새 등대가 있다. 옛 등대는 100년 동안 바다를 비추다가 2003년 새 등대에 임무를 넘겨주고 은퇴했다. 새 등대 건물 1층에는 팔미도등대 역사관인 디오라마 영상관이 있다. 팔미도등대 탈환 당시 상황과 인천상륙작전을 재현했다.

4층 하늘정원 전망대에서는 광활한 서해를 굽어볼 수 있다. 맑은 날이면 실미도와 무의도를 비롯해 자월도, 영종도 등 서해에 있는 섬이 손에 잡힐 듯 바라보인다. 초고층 빌딩이 즐비한 송도국제도시도 눈에 들어온다.

산책 삼아 둘레길을 걸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울창한 소사나무 숲 사이로 오솔길이 있다. 맑은 공기를 마시며 걷다 보면 몸과 마음에 상쾌해진다.


팔미도를 돌아보고 인천항으로 나오면 인천종합어시장에 들러보자. 수도권 수산물 도매시장 중 가장 오래된 시장이다. 저렴한 가격 덕분에 생선을 사려는 사람들이 사시사철 붐비는 곳이기도 하다. 당일 인천 연·근해에서 잡은 꽃게와 새우, 조기, 광어, 우럭 등 수산물과 각종 젓갈을 판매한다.

상쾌한 산책
팔미도 둘레길

인천 중구 개항장 문화지구도 9월에 어울리는 여행지다. 근대 은행, 제물포구락부(클럽), 물류 창고 등 이국적인 옛 건축물이 인천개항박물관, 인천개항장 근대건축전시관, 한국근대문학관 등으로 꾸며져 지금은 인천의 대표적인 관광지가 됐다.
새롭게 단장한 이 건축물들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곳은 한국근대문학관이다. 물류 창고를 문학박물관으로 조성한 곳으로,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창고의 투박한 외벽과 내부의 목조 천장에서 옛 개항장의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한국근대문학관은 1890년대 계몽기부터 1940년대 후반까지 근대문학 자료를 보존한 곳으로, 3만 점에 가까운 자료를 갖췄다. 최남선, 한용운, 김소월, 나도향, 현진건, 백석, 염상섭 등 우리나라 근대문학을 대표하는 문인들의 작품을 한꺼번에 조우할 수 있다. 

인천개항박물관과 인천개항장 근대건축전시관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명소다. 인천개항박물관은 일본 제1은행을 리모델링한 곳으로 개항기 우표, 인천전환국 압인 주화 등 개항 당시 인천을 통해 처음 도입됐거나 인천에서 발생한 근대 문화와 관련된 유물을 전시한다. 일본이 조선 금융계를 식민지화하려는 목적으로 세운 구 인천일본18은행지점을 리모델링한 인천개항장 근대건축전시관에서는 개항장 일대의 건물 모형을 볼 수 있다.

개항누리길을 따라 신포시장 쪽으로 걷다 보면 걸음은 자연스럽게 답동성당에 닿는다. 로마네스크 붉은 벽돌 건물의 중앙과 좌우 소철탑 상부에 얹은 돔 모양의 종탑 3기가 어우러져 아름답다.

<자료제공 : 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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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일 코스

· 문화 유적 답사 :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팔미도, 팔미도등대
· 명소 탐방 코스 :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팔미도, 팔미도등대→인천종합어시장
1박 2일 코스
· 첫째 날 :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팔미도, 팔미도등대→인천종합어시장→밴댕이회무침거리→한국근대문학관→숙박
· 둘째 날 : 인천개항박물관→인천개항장 근대건축전시관→답동성당→신포국제시장→인천 차이나타운
관련 웹사이트
· 인천투어 http://itour.visitincheon.org
· 한국근대문학관 http://lit.ifac.or.kr
· 인천개항박물관 www.icjgss.or.kr/open_port
· 답동성당 www.dapdong.or.kr
문의 전화
· 인천광역시청 관광진흥과 032-440-4045
· 한국근대문학관 032-455-7165
· 인천개항박물관 032-760-7508
· 답동성당 032-762-7613
· 현대마린개발(팔미도유람선) 032-885-0001
대중교통
· 지하철 : 지하철 1호선 동인천역 7번 출구 앞에서 12번·24번 버스 이용,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 하차. 20분 소요.
· 여객선 : 인천항-팔미도 : 하루 1회(12:30 / 주말·공휴일 10:00, 12:30, 15:00)
운항, 약 45분 소요.
* 문의 : 현대마린개발 032-885-0001, www.palmido.co.kr
자가운전
· 서울 출발 : 경인고속도로 신월 IC→인천항사거리→서해대로→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
· 부산 출발 : 남해고속도로→중부내륙고속도로→영동고속도로→제2경인고속도로→낙섬사거리→축항대로→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
· 대구 출발 : 경부고속도로→중부내륙고속도로→영동고속도로→제2경인고속도로→낙섬사거리→축항대로→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
숙박
· K모텔 : 중구 연안부두로55번길, 032-888-6336
· 파라다이스호텔인천 : 중구 제물량로, 032-762-5181, http://incheon.paradisehotel.co.kr
· 하버파크호텔 : 중구 제물량로, 032-770-9500, www.harborparkhotel.com
· 이츠관광호텔 : 중구 연안부두로53번길, 032-883-0083, www.itshotel.net
식당
· 공화춘 : 짜장면, 중구 차이나타운로, 032-765-0571, www.gonghwachun.co.kr
· 신승반점 : 짜장면, 중구 차이나타운로44번길, 032-762-9467
· 경인식당 : 냉면, 중구 신포로46번길, 032-762-5770
· 신포닭강정 : 닭강정, 중구 우현로49번길, 032-762-5800
주변 볼거리
월미도, 인천 차이나타운, 을왕리해수욕장, 송도국제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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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당내 울려 퍼지던 비명(비 이재명)계 소리가 사라졌다. ‘내부 저격수’가 사라졌으니 이제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 중심으로 똘똘 뭉쳐 국회를 꽉 잡을 것이란 희망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다른 한쪽에서는 우려의 뜻을 내비친다. ‘이재명 독주’ 체제로 완성된 민주당이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22대 총선서 압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큰 폭으로 물갈이에 나섰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주요 자리에 친명(친 이재명)계 인사들을 대거 투입했다. 친명 위주의 인선을 단행해 원팀 민주당을 꾸리겠다는 셈이다. 공천 파동을 딛고 살아남은 친명 의원들이 일제히 한 보 전진했다. 피바람 잦아드니… 지난 21일 이 대표는 사무총장에 김윤덕 의원을 임명했다. 김 의원은 이번 총선서 전략공천관리위원회 위원을 지낸 인물로 지난 20대 대선 경선 당시 이재명 후보의 열린캠프서 활동한 바 있다. 조직사무부총장은 황명선 당선인,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전략기획위원장은 민형배 의원 등 친명계가 이름을 올렸다. 민주당의 정책을 이끌 민주연구원장에는 이 대표의 ‘정책 멘토’로 알려진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이 선임됐다. 이 원장은 이 대표의 ‘기본소득’을 설계한 인물로 민주당이 제시한 ‘25만원 지원금’에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법률위원장에는 이 대표의 대장동 변호를 맡은 박균택 당선인이 낙점됐다. 이 밖에도 당 대표 비서실장에는 천준호 의원,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교육연수원장에는 김정호 의원, 수석대변인에는 박성준 의원, 대변인에는 한민수·황정아 당선인이 자리했다. 이날 한민수 대변인은 인사 소개를 마친 후 당직 개편에 대해 “4·10 총선의 민심을 반영한 개혁 과제 추진에 있어서 동력을 형성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신진 인사들에게 기회를 부여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선은 이 대표가 국회에 입성한 후 진행된 두 번째 물갈이다. 2022년 8월 이 대표가 취임 직후 단행한 인선을 두고 ‘친명 일색’이라는 거친 비판이 터져 나왔다. 곧바로 한병도·권칠승·고민정 등 대표적인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등용하면서 논란을 잠재웠지만 이번 총선서 친명이 주류를 이루면서 이들을 당에 대거 투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22대 국회 문턱을 넘은 친문 세력은 약 스무명 안팎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때 민주당 180석을 지탱하던 핵심축이었지만 총선을 거치면서 세력이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민주당 공천을 두고 ‘비명횡사 친명횡재’라는 말이 나오자 고민정 최고위원은 위원직을 사퇴했다가 다시 복귀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이처럼 공천 피바람이 당내를 휩쓸었지만 총선 이후 이 대표를 비판하던 목소리가 단숨에 잦아들었다. 총선 결과 이후 이 대표 체제는 더욱 견고해졌다. 이 대표를 거칠게 비판하며 당을 떠나거나 새로운 둥지를 꾸린 이들이 줄줄이 낙선하면서다. ‘친명’ 타이틀 달고 꽃밭 안착 둥지 떠난 탈당파 줄줄이 낙선 새로운미래 이낙연 공동대표는 이 대표와 대립각을 세운 뒤 탈당해 새로운 당을 꾸렸다. 이번 총선서 광주 광산을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민주당 민형배 당선인에게 62.25%p로 크게 밀려 패배했다. 이 공동대표가 야심 차게 창당한 새로운미래는 지역구 한 석에 그치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개혁신당과 손을 잡은 이원욱 공동선대위원장 역시 지역구서 낙선했다. 탈당 후 국민의힘으로 이적한 ‘5선 중진’ 이상민 의원과 김영주 의원(국회 부의장)도 고배를 마셨다. 홍영표·설훈 등 다른 비명계 의원 역시 줄줄이 낙선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당을 떠나면 춥다는 걸 몸소 보여줬다”며 “소위 비명계로 분류됐던 이들이 모두 당을 떠났으니 당내 파열음이 나오지 않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부분 여의도를 떠나게 됐으니 당분간 ‘내부 저격수’로 불리는 이들의 목소리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친명 체제에 화룡점정을 찍을 원내대표 선출 결과에도 눈길이 쏠린다. 내달 3일, 선출을 앞둔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사실상 친명인 박찬대 의원의 독무대인 만큼 ‘친명일색 민주당’이 완성될 것이란 해석이 우세하다. 박 의원은 지난 21일, 일찌감치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표와 강력한 투톱 체제로 개혁 국회, 민생 국회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박 의원이 신호탄을 쏘아 올리면서 자천타천으로 물망에 오른 의원들은 속속 불출마를 선언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지난 22일 원내대표 출마 선언을 위한 기자회견을 예고했지만 돌연 취소했다. 당 대표 ‘원픽’ 이와 관련해 서 최고위원은 “(박찬대 의원 포함)2명 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면 제가 원내대표에 당선돼도 최고위원 두 자리가 비게 된다”며 “총선에 압도적으로 이긴 이 대표 체제에 문제가 된다는 게 처음부터 고민이었는데 사전에 조율하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4선 김민석 의원도 “당원 주권의 화두에 집중해 보려고 한다”며 불출마를 시사했다. 인재위원회 간사였던 3선 김성환 의원과 원내수석부대표인 박주민 의원 역시 불출마 입장을 표했다. 민형배·진성준 의원도 하마평에 올랐지만 각각 전략기획위원장, 정책위의장에 임명되면서 자연스레 출마가 불발됐다. 이로써 원내대표 출마 후보군은 박 의원 한 명으로 압축됐다. 친명계 핵심인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초 10명 안팎의 후보군이 난립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물밑서 이 대표가 교통정리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당 대표의 노골적인 선거개입이라는 비판이 나왔지만 당을 좌우하는 명심에 대항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친문 인사가 끼어들 틈도 없이 빠르게 상황이 흘러갔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주당 원내대표 겸 의장단 선출 선거관리위원회 간사인 황희 의원은 지난 24일, 선거관리위원회 1차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당규상 민주당서 원내대표 선거는 결선투표가 원칙으로 기본적으로 과반 득표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후보자가 1인일 경우 찬반 투표를 하기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원내대표 다음으로 주목받는 자리는 바로 차기 국회의장이다. 당내 우직한 이력을 가진 후보들이 기싸움이 이어가면서 명심이 누군의 손을 들어줄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민주당에서는 6선에 성공한 조정식·추미애 당선인과 5선인 정성호·우원식 의원이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출마를 밝혔다. 이들은 일제히 “기계적 중립은 없다”는 입장을 강조하며 강경 성향 의원의 표심을 얻기 위한 선명성 경쟁에 나섰다. 완벽한 시나리오 먼저 정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기계적 중립만 지켜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민주당 출신으로서 다음 선거의 승리를 위해 보이지 않게(그 토대를) 깔아줘야 된다”고 말했다. 여야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 다수결의 원리에 따라서 다수당의 주장대로 갈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정 의원은 이 대표의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로 알려졌다. 40년 가까이 알고 지낸 만큼 ‘원조 친명’이자 ‘친명계 좌장’으로 통한다.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7인회’ 핵심 멤버기도 하다. 친명 후발주자인 추 당선인도 국회의장 도전에 대해 “주저하지 않겠다”며 “국회의장도 물론 좌파도 우파도 아니다. 그렇다고 중립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치적 유불리를 계산하지 않고 유보된 언론개혁, 검찰개혁을 해내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히면서 강성 지지자의 호응을 유도했다. 민주당 조 전 사무총장도 “여야 합의가 될 때까지 무한정 기다릴 수 없다”며 “국회의장이 되면 긴급 현안에 대해서는 의장 직권으로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과반석을 차지한 만큼 당내 경쟁도 치열해진 양상을 띠고 있다. 국회의장 경선에 당원투표를 반영하자는 주장까지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강성 지지층의 힘이 크게 작용하는 만큼 후보들은 당심을 겨냥하기 위해 명심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 당의 주요 인사들이 ‘이재명과의 호흡’을 강조하고 나선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은 당을 좌지우지하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를 앞세운 메시지가 앞다퉈 나오면서 입법 독주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도 커질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너도나도 ‘명심팔이’를 하며 이 대표에 대한 충성심 경쟁을 하니 국회의장은커녕, 기본적인 공직자의 자질마저 의심스러울 정도”라며 “협치라는 말을 머릿속에서 아예 지워버려야 한다는 망언을 빙자한 민주당의 속내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상임위를 독식하겠다는 위헌적 발상도 서서히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솔솔 올라오는 ‘대표 연임설’ 대세는 ‘명심’…친문계 주목 총선 승리 이후 일부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협치는 없다”는 기류가 흐르자 이를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당내 주요직이 속속들이 친명으로 배치되는 가운데 친문에게 더 이상 핵심적인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이 대표의 연임설까지 불거지면서 ‘이재명호’ 민주당은 한층 견고해질 전망이다. 이 대표 임기는 오는 8월28일까지다. 이제까지 민주당서 당 대표가 연임한 역사는 없지만 당헌·당규상 이를 금지한 조항도 없다. 이 대표가 마음만 먹는다면 몇 번이고 당 대표를 연임할 수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이 대표는 20대 대선 패배 직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와 전당대회에 연이어 출마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선례를 남기기도 했다. 총선 승리 직후부터 친명 의원 중심으로 “민주당에 압승을 가져다준 이 대표가 한번 더 당 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여론이 일면서 친·비명 간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정성호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국회가 본연의 역할을 하고 민주당이 윤석열정권의 무능과 폭주하는 이 상황을 막아야 된다는 측면서 당 대표가 강한 리더십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그런 면에서 연임할 필요성도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총선이 끝나고 이 대표를 만나 “강한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도 덧붙였다. 해남·진도·완도에 승기를 꽂은 박지원 당선인 역시 “만약 이 대표가 계속 대표를 한다고 하면 당연히 해야 한다. 연임해야 맞다”며 “이번 총선을 통해 국민이 이 대표를 신임했다”고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줬다. 반면 친문계 핵심으로 꼽히는 윤건영 의원은 이 대표 연임에 대해 “전당대회가 넉 달이나 남은 상황서 민주당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이슈”라며 “지금은 총선서 나타난 민의를 충실하게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당의 리더십에 관한 것은 시간을 두고 차분하게 풀어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의도 정가에 밝은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친명 체제를 두고 외부서 걱정하는 모양이지만 정작 당내에서는 후폭풍이 불 수 없는 상황”이라며 “비명 의원끼리 바람을 일으키려고 해도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폭풍 전야 잔잔한 미풍 일제히 이 대표의 의중만 바라보는 민주당은 친명과 찐명 그리고 ‘신명(새로운 친명)’만 존재하게 된다. 이런 상황서 “당의 민주주의가 제대로 실현되겠냐”는 비판이 물밑으로 조용히 들려온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애초에 이 대표의 목적은 자신만의 민주당을 만드는 거였고 이번 총선을 통해 결국 이뤄냈다”며 “친명 민주당이라는 날카로운 검을 어떻게 사용할지 결국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이 대표는 임기를 마치는 날까지 자신의 영향력 밑에 당을 두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속 타는 조국혁신당 교섭단체 구성에 난항을 겪는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의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앞서 조국당 조국 대표는 여러 차례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범야권 연석회의’를 제안했지만 이 대표는 만찬 회동으로 갈무리하는 데 그쳤다. 민주당 내에서는 “아직 그럴 시기가 아니다”라며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 대표와 어깨를 나란히 하려는 조 대표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캐스팅보트 역할을 쥔 것 또한 조국당인 만큼 22대 국회 개원 이후 민주당과 협상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