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오 전 경찰청장, 5000만원 받았나 안 받았나

[일요시사 사회팀] 강현석 기자 = 뇌물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지난 3일과 4일 이틀에 걸쳐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다. 지난 3일 오전 9시께 부산지검에 출두한 조 전 청장은 “돈 받은 사실이 없다”라며 “모든 진실은 법정에서 밝혀질 것”이라고 의혹을 부인했다.

앞서 부산지검 특수부(부장검사 김형근)는 지역 중견 건설업체 실소유자로 알려진 정모(51)씨로부터 “조 전 청장에게 5000만원을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수사에 나섰다. 검찰은 조 전 청장의 당시 동선을 파악하는 한편 주변인물에 대한 조사도 진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조 전 청장에게 돈을 건넨 사실은 인정하지만 대가성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검찰은 조 전 청장에게 ‘포괄적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건설업자에 뇌물수수 혐의 수사
부산지검 출두 13시간 밤샘조사

검찰 관계자는 “혐의 입증에 필요한 여러 증거를 이미 확보했다”라며 “경찰청장의 권한이 워낙 광범위하기 때문에 혐의를 적용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번 수사를 두고 과거 수사권 조정 문제로 갈등을 빚은 조 전 청장에 대한 검찰의 보복성 수사라는 관측이 나온다. 13시간의 밤샘조사를 마치고 나온 조 전 청장은 “내 입장엔 변화가 없다”라고 말했다.


검찰은 지역 한 농협조합장 A씨로부터 경찰관 승진 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은 혐의로도 조 전 청장을 수사 중이다. 조 전 청장은 A씨와 중학교 동기 사이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A씨는 또 다른 중학교 동기에게서 “조 전 청장에게 승진을 부탁해 달라”라는 말과 함께 12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이밖에 검찰은 또 다른 건설업자 임모(67)씨와 조 전 청장의 금품 거래 내역에 대해서도 의혹을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angeli@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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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탈옥했다

[단독]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탈옥했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박모씨와 조직원 3명이 필리핀 현지 수용소서 탈옥한 것으로 확인됐다. 8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박씨와 함께 보이스피싱 등의 범행을 함께한 조직원 포함 총 4명은 최근 필리핀 루손섬 남동부 지방 비콜 교도소로 이감됐던 것으로 확인된다. 이후 지난 4월 말, 현지서 열린 재판에 출석한 박씨와 일당은 교도소로 이송되는 과정서 도주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한 수사 당국 관계자는 “박씨와 일당 3명이 교도소로 이송되는 과정서 도주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구체적인 탈출 방식 등 자세한 내용을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박씨는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 출신의 전직 경찰로 알려져 충격을 안겼던 바 있다. 2008년 수뢰 혐의로 해임된 그는 경찰 조직을 떠난 뒤 2011년부터 10년간 보이스피싱계의 정점으로 군림해왔다. 특히, 박씨는 조직원들에게 은행 등에서 사용하는 용어들로 구성된 대본을 작성하게 할 정도로 치밀했다. 경찰 출신인 만큼, 관련 범죄에선 전문가로 통했다는 후문이다. 박씨는 필리핀을 거점으로 지난 2012년 콜센터를 개설해 수백억원을 편취했다. 10년 가까이 지속된 그의 범죄는 2021년 10월4일에 끝이 났다. 국정원은 수년간 파악한 정보를 종합해 필리핀 현지에 파견된 경찰에 “박씨가 마닐라서 400km 떨어진 시골 마을에 거주한다”는 정보를 넘겼다. 필리핀 루손섬 비콜교도소 수감 보이스피싱 이어 마약 유통까지 검거 당시 박씨의 경호원은 모두 17명으로 총기가 허용되는 필리핀의 특성상 대부분 중무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가 위치한 곳까지 접근한 필리핀 이민국 수사관과 현지 경찰 특공대도 무장 경호원들에 맞서 중무장했다. 2023년 초까지만 해도 박씨가 곧 송환될 것이라는 보도가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박씨는 일부러 고소당하는 등의 방법으로 여죄를 만들어 한국으로 송환되지 않으려 범죄를 계획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또, 박씨는 새로운 마약왕으로 떠오르고 있는 송모씨와 함께 비콜 교도소로 이감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비쿠탄 교도소에 수감돼있는 한 제보자에 따르면 “박씨의 텔레그램방에 있는 인원이 10명이 넘는다. 대부분 보이스피싱과 마약 전과가 있는 인물들로 한국인만 있는 것도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씨는 본래 마약과는 거리가 멀었던 인물이다. 송씨와 안면을 트면서 보이스피싱보다는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마약 사업에 빠지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교도소 내에서 마약 사업을 이어왔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경찰 안팎에서는 “새로운 조직을 꾸리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당시 일각에서는 이들이 비콜 교도소서 탈옥을 계획 중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비쿠탄 교도소 관계자는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서 약 100만페소(한화 약 2330만원) 정도면 인도네시아로 밀항이 가능하다. 비콜 지역 교도소는 비쿠탄보다 탈옥이 쉬운 곳”이라고 증언한 바 있다. 한편, 지난 7일 외교부와 주필리핀 대한민국 대사관 측은 정확한 탈출 방식이나 사건 발생 일자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고 일축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