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NET세상> 선정적인 물놀이 예능 논란

애들도 보는데 훌러덩 ‘민망 시청’

[일요시사 사회2팀] 유시혁 기자 = 방송사가 바캉스 시즌을 맞아 아이돌 스타를 내세운 물놀이 예능을 선보이며 시청률을 높이고 있다. 스타들의 몸매를 볼 수 있어 호응을 보이는 누리꾼들이 있는가하면 선정성과 최악의 가뭄사태가 빚어진 가운데 물놀이 예능이 과하다고 지적하는 누리꾼들도 적지 않다. 물놀이 예능을 둘러싼 누리꾼들의 반응을 살펴보자.

지난 17일, SBS 예능 <정글의 법칙 히든 킹덤> 170회 ‘남태평양의 청춘’ 편에서 2AM의 정진운과 씨스타의 다솜이 과감한 노출을 선보였다. 정진운은 상반신 노출로 근육질 몸매를 과시하며 ‘짐승돌’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류담은 정진운의 몸매를 보며 “몸 더 좋아졌네. 등이 곰치같아”고 호평해 ‘사나운 곰치를 닮은 감성 발라더’라는 새로운 별칭이 붙었다. 다솜은 하늘색 비키니 수영복 차림으로 잠수 실력을 뽐내며 청순한 매력과 군살 없는 S라인 몸매를 선보였다. 방송에서 다솜은 “<타잔과 제인>의 제인이 된 기분이었어요”라고 소감을 밝혔다.

고의성 노출

지난 19일, <일요일이 좋다 - 런닝맨> 388회 ‘우리집으로 와요’에서는 짐승돌 2PM과 배우 백진희가 게스트로 초대된 가운데 런닝맨 팬의 집 초대에 참여하기 위한 출연자들의 사투가 연출됐다. 이날 방송에서 우영과 찬성, 닉쿤의 상의 앞뒷면이 모두 찢겨져나가 탄탄한 식스팩이 노출되는 사고가 벌어졌으나 편집 없이 방송됐다.

방송에서 찬성의 몸매는 영화 <300>의 주인공 설리반 스텝에 비유되며 ‘포스터를 찢고 나온 남자 포찢남’이라는 자막이 장식되기도 했다. 우영은 “무슨 게임이 이러냐”며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또한 시소 이름표 뜯기 게임을 하던 중 찬성이 백진희의 이름표를 뜯다 상의 뒷면이 찢겨져 나가기도 했다.

택연은 게임 직전 백진희에게 “혹시 티셔츠 안에 뭐 입었어요?”라고 물어 멤버들로부터 “음흉하다”는 지적을 받았고 찬성의 행동에 대해 고의성을 제기하는 누리꾼도 등장했다. 방송에서 유재석은 “진희가 고소를 준비 중이다”고 언급해 웃음을 자아냈다.


개인블로그 운영자 조랭이떡(engl****)은 “어느 브랜드의 옷이기에 협찬의상이 나뭇잎 떨어지듯이 찢겨 나가냐”며 “여름이라 일부러 시원하게 노출해 주는 건가”라고 의문을 남겼다. 소소(ddr_****)는 “아무리 힘이 쎄도 옷이 저리 찢기는 건 아니지 않나”라며 “물 먹으면 더 잘 찢어지는 종이옷인 줄 알았다”고 지적했다. 백진희의 옷 찢김에 대해 일부 누리꾼들은 “헉” “방송 다시보기 해야겠다” “귀엽다” “승부욕이 과했다” “나도 찢고 싶다” 등의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21일 방송된 <썸남썸녀> 13회 ‘화성에서 온 썸남, 금성에서 온 썸녀’편에서는 노을의 균성이 여자 출연자들과 함께 속옷 매장에 방문했다. ‘썸녀탐구생활’에서 채정안이 서인영의 가슴을 만지며 균성에게 “엉덩이 같지 않아?”라고 물어 당혹스럽게 했으며, ‘싱글즈 파티’에서 서인영은 등골이 다 보이는 수영복, 심형탁은 상반신 노출을 선보여 시청자들의 환심을 샀다.

개인블로그 운영자 비까(jehova****)는 채정안에 대해 “여배우라면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는 이미지 관리에 안중에도 없다는 듯 직설적이고 수위 높은 발언을 선보여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졌다”고 평가했다.

바캉스 시즌 맞아 아이돌 스타 총출동
옷 찢어 몸매 과시…수영복에 시청률↑

KBS 2TV <우리동네 예체능> 113∼116회에서는 차태현, 션, 서지석, 성훈, 소녀시대 유리, EXID 하니, 씨엔블루 강민혁 등을 초대한 가운데 ‘수영’ 특집이 진행됐다. 22일 방송에서 하니는 밀착수영복 차림으로 등장해 볼륨감 있는 몸매와 선수 못지 않은 수영 실력을 선보여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었다.

당일 방송분은 시청률 5.8%를 기록, 동시간대 시청률 1위에 올랐다. 누리꾼 사이에서 하니의 <출발 드림팀> 출연 방송과 레쉬가드 화보가 재조명되기도 했다. 하니는 <출발 드림팀> 출연 당시 “중학생 때까지 철인 3종 경기 선수였다”고 과거 이력을 공개한 바 있다.

개인블로그 운영자 danzi666은 “하니의 수영복 화보는 수영복보다 하니의 얼굴과 몸매가 돋보여 모델 섭외 미스였다”고 평가했다. 냥이(nyan****)는 “소녀시대 멤버들이 유리의 수영하는 모습을 극찬했던 이유를 알겠더라”며 “‘헉’ 소리가 나올 만큼이나 인어인 듯 빼어난 수영실력을 보여줬으며 무척이나 아름다웠다”고 시청 소감을 밝혔다.
 


수영복 차림의 아이돌 스타를 내세운 예능을 두고 선정성을 염려하는 누리꾼들도 적지 않다. 실제로 지난해 7월27일 방송된 KBS 2TV <해피선데이 - 1박 2일>은 비키니 여성을 게스트로 초대했다가 시청자와 누리꾼들의 질타를 받았다. 방송 이후 유호진PD는 “최종 편집 과정에서 가족 시청자들을 고려치 못하는 잘못을 저질렀다”며 “<1박 2일>만의 순수한 모습, 진정성을 살리지 못했던 것 같아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개인블로그 운영자 땡치리는 최악의 가뭄 사태에 물놀이 예능이 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장마철이 지났음에도 40여년 만에 찾아온 최악의 가뭄이 해갈되기에는 너무 적은 양의 강수량을 보여 물놀이 예능이 농민들에게 따가운 시선으로 비춰지지는 않는지에 대한 염려였다. 블로그에서 땡치리는 “식수조차 지원받아 생활하는 농민들이 있는 마당에 물놀이 예능을 선보인 건 농민들을 두 번 울리는 셈”이라며 “종편방송과 케이블방송에 지상파 방송 예능이 저조한 시청률을 보이고 있어 위기라고는 하나 아이돌 스타의 몸매를 과시하고자 물놀이 특집을 마련한 건 좋지 않은 태도다”고 주장했다. 덧붙여 “농민들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생각해 수영장이 아닌 바다로 무대로 삼았더라면 그나마 괜찮았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남겼다.

“너무 야해”

한편 노출을 최소화한 수영복 ‘래쉬가드’ 제작자를 원망하는 누리꾼들도 적지 않다. 커뮤니티사이트 ‘뽐뿌’에서 지르다 김선생이 ‘이 맘 때가 되면 수영복 입은 스타들이 대거 출연하곤 했었는데 최근에는 노출이 심한 수영복을 입는 스타를 보기가 힘들다. 여자가 나오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떤 복장이냐가 중요하다’고 글을 남기자 곰팡이빵은 “래쉬가드 개발한 사람 명치를 때리고 싶다”, 저같은사람이무슨은 “수영복인지 의상인지 구분하기가 힘들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

 

<evernuri@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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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에 날아들 영수회담 성적표

용산에 날아들 영수회담 성적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꼬박 720일이 걸렸다. 한 나라의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가 만나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악재에 악재가 겹쳐 궁지에 몰린 용산 대통령실이 꺼내든 최후의 카드는 영수회담이었다. 온 국민의 관심이 무색하게 이번 만남은 여야 어느 한쪽도 만족시키지 못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가 3년 차에 접어든 시점서 또다시 ‘강 대 강’ 매치가 예상된다. 정치권이 학수고대하던 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만남이 성사됐다. 이번 영수회담은 지난 19일, 윤 대통령이 이 대표에게 만남을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이도운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30분 이 대표와 통화했다”며 “이 대표에게 다음 주 형편이 된다면 용산서 만나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둘의 만남은 윤 대통령 취임 이후 1년 11개월 만이다. 어렵게 만났는데… 같은 날 민주당은 즉각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 강선우 대변인은 “윤 대통령은 이 대표에게 내주에 만날 것을 제안했다”며 “이 대표는 ‘많은 국가적 과제와 민생 현장에 어려움이 많다’며 되도록 이른 시일 안에 만나자고 화답했다”고 전했다. 그동안 이 대표는 꾸준히 영수회담을 요청했지만 윤 대통령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을 받고 있는 이 대표가 피의자 신분인 만큼 만남이 적절치 않다는 무언의 거절이었다. 윤 대통령의 변심에는 지지율이 20%대로 급락한 상황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여당인 국민의힘이 4·10 총선서 참패한 데 이어 인사 문제를 두고 대통령실의 손발이 맞지 않자 비선 개입 의혹까지 가중됐다. 야당과 소통함으로써 단단하게 굳어진 불통 이미지를 벗어던지는 등 현 상황을 돌파하겠단 뜻이다. 개혁신당 이준석 당선인은 “이번 총선 이후 ‘야당 대표를 무시하다가는 총리도 임명 못하겠구나’라는 상황을 파악한 것”이라며 “아마 구체적인 내용보다는 총리 인선 협조 정도를 받아내기 위한 피상적 대화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이 대표에겐 편한 회담이 될 것이다. 자기 할 말만 하면 되기 때문”이라며 “예를 들어 ‘채 상병 특검 받고 거부권 행사하지 말아달라’고 했을 때 대통령이 못 받으면 회담까지 하고 욕먹는 건 본인”이라고 주장했다. 두 사람이 만남을 갖기로 합의를 봤지만 하나부터 열까지 조율해야 하는 상황의 연속인 만큼 넘어야 할 고비는 많았다. 1차 실무진 회의도 쉽지만은 않았다. 당초 지난 22일 예정됐던 만남이 대통령실의 일방적인 취소로 불발된 것이다. 대통령실의 수석급 교체 일정으로 인해 일정에 변동이 생긴 것으로 전해진다. 피치 못할 사정이라지만 준비 회동조차 잡음이 새 나오면서 위태위태한 앞날이 예고됐다. 결국 첫 실무진 만남은 이로부터 하루 뒤인 지난 23일 이뤄졌다. 대통령실 측에서는 홍철호 정무수석과 차순오 정무비서관이 참석했다. 민주당 측에서는 천준호 비서실장과 권혁기 정무기획실장이 자리했다. 이날 회의는 영수회담 날짜는 물론 의제도 정하지 못한 채 빈손으로 종료됐다. 지지율 하락에 반등 노렸지만… 의제 놓고 격돌…샅바 잡은 윤-이 지난 25일 진행된 2차 회의도 큰 소득은 없었다. 테이블에 올릴 의제를 놓고 양측이 이견을 좁히지 못한 탓이다. 그동안 민주당은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외압 의혹을 담은 특검법 수용과 윤 대통령의 거부권 남용에 대한 사과 등을 의제로 다루자는 입장을 밝혀왔다. 반면 이를 전해 들은 대통령실은 난감하단 태도를 보이며 팽팽하게 대립했다. 천 비서실장은 실무 협상 직후 브리핑서 “사전에 조율해 성과 있는 회담이 되도록 의제에 대한 검토 의견을 (대통령실이)제시하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지도부와 상의를 거쳐야 한다”며 추후 답변을 주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측이 제안한 의제와 관련해서는 ‘포괄적 수용’이라는 입장을 전달했다. 의제를 놓고 양쪽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이대로 영수회담이 불발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하지만 지난 26일 이 대표가 “다 접어두고 먼저 윤 대통령을 만나도록 하겠다”고 말하면서 논의는 급물살을 탔다. 진통 끝에 영수회담 날짜가 정해지면서 세간의 관심이 두 사람의 입에 집중됐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는 지난달 29일 오후 2시 용산 대통령실서 만났다. 대통령실에선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홍철호 정무수석, 이도운 홍보수석이 배석했다. 민주당에선 천준호 당 대표 비서실장과 진성준 정책위의장, 박성준 수석 대변인이 자리했다. 대통령실은 이번 영수회담을 통해 정국을 풀어갈 실마리를 확보할 것으로 기대했다. 민주당은 ‘총선 민의’를 가감 없이 전달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재명 15분 독주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로 들어선 이 대표를 웃음으로 맞이했다. 곧이어 두 사람은 악수를 한 뒤 건강 등 안부를 주고받았다. 이 대표는 “저희가 (국회서 이곳으로)오다 보니 20분 정도 걸리던데, 실제 여기 오는 데 700일이 걸렸다”며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윤 대통령은 대답 대신 웃음으로 갈음했다. 이날 영수회담서 가장 눈길을 끈 건 이른바 이 대표의 ‘작심 발언’이다. 윤 대통령의 인사말 이후 취재진이 퇴장하려 하자 이 대표는 “퇴장할 건 아니고, 제가 대통령님한테 드릴 말씀을 써왔다”며 멈춰 세운 뒤 품에서 종이 뭉치를 꺼내 읽어 내려갔다. 700일 동안 묵혀둔 말을 몽땅 쏟아내겠다는 듯, 이 대표의 발언은 장장 15분 넘게 이어졌다. 이 대표는 “대통령님께서 너무 잘 아시겠지만 지금 우리의 현실이 참으로 팍팍하고 국민의 삶이 어렵다”고 운을 띄웠다. 이어 “국가적으로 보면 정치, 경제, 사회, 또 외교 안보, 모든 영역서 많은 위기가 도출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물가, 고금리, 고환율 이런 삼중고를 포함해서 우리 국민의 민생과 경제가 참으로 어렵다는 것은 대통령님께서도 절감하실 걸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곧이어 이 대표는 ‘전 국민 1인당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요구하면서 본격적인 의제를 던졌다. 이 대표는 “민간경제가 어려울 때 정부가 나서는 것이 원칙이다. 우리 민주당이 제안한 긴급 민생회복 조치를 적극적으로 검토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며 “특히 지역화폐로 지급하면 소득 지원 효과에 더해서 골목상권 소상공인 자영업자 지방에 대한 지원 효과가 매우 큰 민생회복지원금을 꼭 수용해주길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김건희 특검법’ 수용도 에둘러 촉구했다. 그는 “이번 기회에 국정운영에 큰 부담이 되는 가족 등 주변 인사들의 여러 의혹도 정리하고 넘어가시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이태원 참사나 채 상병 순직 사건의 진상을 밝혀 그 책임을 묻고 재발 방지 대책을 생각할 것과 연구·개발(R&D) 예산 등도 화제로 올렸다. 거부권 행사를 자제할 것도 강하게 요구했다. 아울러 “지금까지 제가 말씀드린 게 상당히 불편하실 수 있을 것 같다”면서도 “또 민심을 과감하게 가감 없이 전달하는 것이 이 자리가 마련된 이유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이 대표의 말을 들으면서 중간중간 고개를 끄덕이는 식으로 답했다. 처음 웃는 얼굴로 이 대표를 맞이할 때와 달리 표정은 점차 굳어져 갔다. 모두발언이 끝나자 윤 대통령은 “이 대표와 민주당이 강조해 오던 이야기라 예상하고 있었다”며 모두발언은 생략한 뒤 비공개 회담을 이어갔다. 이날 회담은 예상 시간인 1시간을 훌쩍 넘은 오후 4시10분쯤에 마무리됐다. 130분간 자리를 함께했지만 도중에 배석자를 제외하는 등 두 사람이 독대하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두 사람이 영수회담 도중 배석자를 물리고 자연스럽게 만찬 회동을 가질 것으로도 기대했지만 이번 만남은 차담 수준서 그쳤다. 영수회담을 마친 뒤 대통령실과 민주당은 각각 브리핑을 진행했다. 같은 장소서 같은 시간을 보냈지만 이번 회담을 바라본 양측의 시각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두 쪽 난 여론 국민의 판단은? 이도운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영수회담 종료 직후 브리핑을 통해 “전체적으로 볼 때 대통령은 제1야당인 민주당의 대표와 민생 문제 등에 대해 깊이 또 솔직하고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다”며 “합의에 이르지는 않았지만, 양측이 총론적 혹은 대승적으로 인식을 같이한 부분은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 수석의 설명처럼 별도의 합의문은 없었다. 다만 의료개혁이 필요하고 의대 정원 증원이 불가피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대표가 “의료개혁은 시급한 과제며 대통령의 정책 방향이 옳다. 민주당도 협력하겠다”라는 취지로 말했다는 것이다. 다만 “민생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대통령실과 여야 간의 정책적 차이가 존재한다는 데 대해서도 조금 이견이 있다는 것도 확인했다”며 “대통령은 민생 협의를 위한 여야정 협의체 같은 기구가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고 이 대표는 ‘여야가 국회라는 공간을 우선 활용하자’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말했다. 이태원 특별법에 대해서는 “대통령은 이 사건에 대한 조사나 재발 방지책, 피해자 유족들에 대한 지원에 대해서는 공감을 하지만 지금 국회에 제출된 법안이 법리적으로 볼 때 민간조사위원회서 그 영장 청구권을 갖는 등 좀 법리적으로 문제가 있을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은 조금 해소하고 다시 논의를 하면 좋겠다’ ‘그렇게 한다면은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대통령과 이 대표는 앞으로도 종종 만나기로 했다”며 “두 분이 만날 수도 있고 여당의 지도체제가 들어서면 3자 회동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양측이 대승적으로 인식을 같이한 부분은 있었다는 대통령실의 평가와 달리 민주당은 이번 영수회담에 대해 냉랭한 반응을 보였다. 회담에 배석한 박성준 민주당 수석 대변인은 같은 날 국회서 브리핑을 열고 “영수회담에 대해 큰 기대를 했지만 변화를 찾아볼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박 수석 대변인은 “상황 인식이 너무 안일해서 향후 국정이 우려된다”며 “특히 우리 당이 주장했던 민생회복 국정기조와 관련해 민생을 회복하고 국정 기조를 전환하겠다는 의지가 없어 보였다”고 밝혔다. 이날 회담에 대해 이 대표의 소회를 묻는 질문에는 “답답하고 아쉬웠다. 소통의 첫 장을 열었다는 데 의미를 둬야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소통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서로 공감했으나 이 대표가 내민 청구서에 윤 대통령이 딱 떨어지는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범야권 집중 포격 맞은 대통령실 “결과도 실리도 없다” 쏟아진 질타 범야권도 일제히 쓴소리를 얹었다. “이럴 거면 대체 왜 만났냐”는 반응이 대체적이다.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은 “윤 대통령의 답은 거의 없었다”며 “총선 민심에 관한 시험을 치르면서 백지 답안지를 낸 것과 다름이 없다”고 혹평했다. 조국당 강미정 대변인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이번 회담을 통해 윤 대통령의 기조가 곧바로 바뀌진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강 대변인은 “준비가 덜 된 대통령과 그럼에도 최대한 민심을 담아 질문을 한 야당 대표의 만남”이라며 “(대통령이)여러 가지 법안과 자신의 가족 문제 등 민감한 질문은 빼버렸다. 추후 만남을 기약한 정도일 뿐 아무런 결실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래도 윤 대통령 측에서 ‘자주 소통하자’는 뉘앙스가 나왔다”며 “만남을 거듭한다면 나아질 가능성이 있을 거라는 희망을 걸어본다”고 말했다. 새로운미래는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은 없었다”며 “130분간 회담을 했으나 공동합의문은 없고 소모적인 정쟁에 불과했다”고 양측을 모두 비판했다. 새로운미래 신재용 대변인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가장 시급한 문제인 의료대란 관련해 조금이라도 진정성 있는 결과가 나왔어야 이번 회담이 성과가 있었다고 본다”며 “진전도 성과도 없이 끝나 버렸다”고 혹평했다. 김준우 정의당 대표는 자신의 SNS를 통해 “130여분간 진행됐다는 대화의 결말은 결국 ‘2년 만에 첫 대화를 했다’는 그 자체와 여야 모두 입장이 애초에 비슷했던 의대 정원 확대 필요성을 확인한 것 외엔 아무런 성과가 없었다”고 비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영수회담이 아쉽게 끝난 것에 대해 이 대표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봤다. 익명을 요구한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이 대표는)대화의 기본이 안 돼있다”며 “대화라는 건 서로 말을 주고받는 걸 전제로 해야 하는데, (이 대표처럼)하고 싶은 말을 모조리 한다고 해서 소통이 되는 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정치권 관계자 역시 “이번 만남은 이 대표의 1승”이라면서도 “이 대표가 무리하게 정국을 끌고 갈 가능성처럼 비칠까 우려되는 지점도 있다”고 말했다. 첫술에 배부르랴 현재로서는 이번 회담이 윤 대통령의 ‘자충수’라는 여론이 강하다.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TK·PK 기반의 집토끼를 꽉 쥐는 데 효과적일지 몰라도 중도층이 보기에는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다는 평이다. 영수회담 민심이 반영된 여론조사 결과도 주목된다. 레임덕 돌파구로 이 대표와의 만남을 선택한 윤 대통령의 선택이 자충수인지 신의 한 수인지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