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선 박사의 토지투자 정복기<13>

정부 정책흐름 꼼꼼히 살펴보면 ‘돈 된다’

땅값은 사려는 투자자보다 팔려고 하는 투자자가 많으면 내리고 반대면 오른다. 이것은 정한 이치다. 하지만 누구도 땅값을 모른다. 이것을 알려면 사방팔방 정보가 되는 것은 모두 관심을 갖고 주워 모아야 한다. 그 중에서도 정부정책과 관련된 것을 빼놓아서는 안 된다. 정부정책을 모르고 토지시장의 앞날을 내다본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정부 부동산 정책과 제도 토지시장에 엄청난 파급력
정부정책 기사 보면 향후 정부 행보 미리 볼 수 있어


정부가 제시한 부동산 정책이나 제도는 토지시장에 엄청난 파급력을 가져다준다. 따라서 부동산 관련 신문기사를 통해 정보를 수집하는 투자자들이라면 함께 봐야 할 기사가 정부정책 기사라고 할 수 있다.

정책 기사는
놓치면 손해

특히 정부정책 기사는 부동산 기사와는 달리 보다 더 먼 미래를 내다보고 접근하기 때문에 향후 정부의 행보를 미리 볼 수 있다. 이는 다른 투자자보다 한 발 앞서 토지투자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지름길이기도 하다. 부동산과 관련된 정부정책 기사 중 하나는 연말연시에 많이 나오는 기사로 새해에 달라지는 정책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가령 ‘2010년 달라지는 부동산 정책’ 등의 제목을 달고 나온 기사들은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부동산 정책은 시시각각 변화한다. 특히 새해가 되면 이전 해의 경제상황에 따라 많은 부분이 달라지게 마련이다. 일례로 2008년 말에는 금융위기로 인해 부동산시장이 침체됐다. 이를 타계하기 위해 정부는 2009년 상반기 신규분양 및 미분양 아파트 양도세 감면, 다주택자 양도세 감면 조치를 내렸고 부동산 시장은 조금씩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그러나 하반기에는 상황이 바뀌었다. 총부채상환비율(DTI), 주택담보인정비율(LTV) 등 금융 규제가 이뤄지면서 부동산 시장이 약세로 돌아섰다. 결국 여러 가지 변수의 작용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시장을 가장 크게 좌지우지한 것은 정부의 정책이었다. 세금과 관련된 부동산 정책도 부동산 시장을 쥐락펴락하는 요소다.

예를 들어 정부는 분양시장 활성화를 위해 2009년 2월부터 계약금을 납부한 신규·미분양 아파트 계약자에 대해 5년간 양도세를 감면한 바 있다. 서울을 제외한 인천경제자유구역 등 성장관리권역의 경우 양도세 전액, 경기 고양, 성남, 과천, 수원, 광명, 하남 등 과밀억제권역의 경우 전용면적 149㎡ 이하 주택에 한해 양도세 60%가 면제됐다.

정부에 절대
맞서지 마라

그러나 2010년 2월11일부터 상황은 달라졌다. 이와 관련된 조치가 이날 부로 끝이 났기 때문이다. 건설업계가 양도세 감면 혜택 연장을 요구했지만 정부는 세수 부족 등을 이유로 연장 불가 입장을 밝혔다. 이런 이유로 투자 격언 가운데 정부에 맞서지 말라는 말도 있다. 정부 정책을 거스르는 투자는 성공할 수 없다는 뜻이다.

이처럼 정부 정책의 변화에 따라 급변하는 부동산 시장을 미리 알아차리기 위해서는 신문 기사를 유심히 봐야 한다. 보통 이와 관련된 기사는 경제면에 실린다. 주요한 정책일 경우에는 1면이나 종합면에 실리기도 한다. 기사를 볼 때 특히 경제부총리나 건설교통부 장관의 발언은 그냥 넘겨서는 안 된다. 그들의 발언을 살펴보면 중요한 암시가 담겨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중에서도 건설교통부 장관의 발언은 토지 투자자들에게 중요한 정보가 된다. 지하철이나 도로 등의 건설이 땅값을 들썩이게 한다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그런데 이런 기반시설의 건설을 주관하는 것이 건설교통부 장관이기 때문에 이들의 발언은 중요한 가치를 담고 있다. 더욱 큰 그림으로 앞날을 내다보려면 국토종합계획을 숙지해야 한다.

국토종합계획은 헌법 121조 2항과 1963년에 제정된 국토건설종합계획법에 따라 수립되는 국가의 최상위 국토계획이다. 1972년 이전에는 경제개발 5개년계획과 함께 국토개발이 이루어졌으나 1972년부터 10년을 주기로 ‘국토종합개발계획’이 수립, 시행되고 있다. 2차 계획기간(1982년~1991년)과 3차 계획기간(1992년~2000년)을 거쳐 현재 4차 계획기간이 진행중이다.

세금 관련 부동산 정책이 부동산 시장 ‘쥐락펴락’
경제부총리·건설교통부장관 발언 “놓치지 마라”


제4차 국토종합계획 기간은 2000년부터 2020년까지다. 이 같은 국토종합계획이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것은 도로개설이나 신도시개발 등의 밑그림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현재 개발된 고속도로나 산업단지, 신도시 등은 모두 국토종합계획에 따라 추진되어 왔다. 이는 모두 땅값에 지대한 영향을 주는 사회간접자본인 만큼 미래에 개발가능성이 있는 토지를 유추하게 해 준다.

이처럼 토지가격은 정부의 정책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정부정책에 따라 토지에 투자하더라도 타이밍을 놓치면 아무 소용이 없다. 이른바 ‘정책 거품’이 빠지는 시기를 잘 알아야 손해를 보지 않는다는 말이다. 행정도시 후보지로 올라 크게 땅값이 오른 충정권의 부동산이 대표적 실례다.

충청권의 부동산은 행정중심복합도시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한 지난 2005년 연간 땅값이 4.98~8.32%까지 상승했다. 정부 정책에 따라 토지 값이 얼마나 널뛰기를 하는지를 보여주는 본보기가 된 것이다. 하지만 이 상승세는 얼마가지 않아 주춤하기 시작했다. 정책 거품이 빠지면서 2008년부터 충청권 부동산 시장이 2년 연속 전국 최하위 상승률을 기록한 것이다.

투자 관건은
타이밍 이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2008년 대전지역 땅값 상승률은 0.26%, 충북 0.11%, 충남 0.26% 등으로 전국 평균 0.96%와 비교하면 절반도 따라가지 못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만약 충청권 부동산이 오름세를 주도했던 타이밍을 놓친 뒤 이 지역 땅을 산 사람들이라면 크게 손해를 봤을 것이다.

반면 이 시기에 수도권 지역 땅을 산 투자자들은 이익을 봤다. 그 이유는 정부가 수도권 규제완화정책을 내놓아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지역이 꾸준히 상승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결국 정부정책과 관련된 기사 등의 정보를 빠르게 입수하고 그에 맞춰 토지 투자 타이밍을 놓치지 않는 것이 토지 투자의 관건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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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에 날아들 영수회담 성적표

용산에 날아들 영수회담 성적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꼬박 720일이 걸렸다. 한 나라의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가 만나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악재에 악재가 겹쳐 궁지에 몰린 용산 대통령실이 꺼내든 최후의 카드는 영수회담이었다. 온 국민의 관심이 무색하게 이번 만남은 여야 어느 한쪽도 만족시키지 못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가 3년 차에 접어든 시점서 또다시 ‘강 대 강’ 매치가 예상된다. 정치권이 학수고대하던 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만남이 성사됐다. 이번 영수회담은 지난 19일, 윤 대통령이 이 대표에게 만남을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이도운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30분 이 대표와 통화했다”며 “이 대표에게 다음 주 형편이 된다면 용산서 만나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둘의 만남은 윤 대통령 취임 이후 1년 11개월 만이다. 어렵게 만났는데… 같은 날 민주당은 즉각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 강선우 대변인은 “윤 대통령은 이 대표에게 내주에 만날 것을 제안했다”며 “이 대표는 ‘많은 국가적 과제와 민생 현장에 어려움이 많다’며 되도록 이른 시일 안에 만나자고 화답했다”고 전했다. 그동안 이 대표는 꾸준히 영수회담을 요청했지만 윤 대통령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을 받고 있는 이 대표가 피의자 신분인 만큼 만남이 적절치 않다는 무언의 거절이었다. 윤 대통령의 변심에는 지지율이 20%대로 급락한 상황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여당인 국민의힘이 4·10 총선서 참패한 데 이어 인사 문제를 두고 대통령실의 손발이 맞지 않자 비선 개입 의혹까지 가중됐다. 야당과 소통함으로써 단단하게 굳어진 불통 이미지를 벗어던지는 등 현 상황을 돌파하겠단 뜻이다. 개혁신당 이준석 당선인은 “이번 총선 이후 ‘야당 대표를 무시하다가는 총리도 임명 못하겠구나’라는 상황을 파악한 것”이라며 “아마 구체적인 내용보다는 총리 인선 협조 정도를 받아내기 위한 피상적 대화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이 대표에겐 편한 회담이 될 것이다. 자기 할 말만 하면 되기 때문”이라며 “예를 들어 ‘채 상병 특검 받고 거부권 행사하지 말아달라’고 했을 때 대통령이 못 받으면 회담까지 하고 욕먹는 건 본인”이라고 주장했다. 두 사람이 만남을 갖기로 합의를 봤지만 하나부터 열까지 조율해야 하는 상황의 연속인 만큼 넘어야 할 고비는 많았다. 1차 실무진 회의도 쉽지만은 않았다. 당초 지난 22일 예정됐던 만남이 대통령실의 일방적인 취소로 불발된 것이다. 대통령실의 수석급 교체 일정으로 인해 일정에 변동이 생긴 것으로 전해진다. 피치 못할 사정이라지만 준비 회동조차 잡음이 새 나오면서 위태위태한 앞날이 예고됐다. 결국 첫 실무진 만남은 이로부터 하루 뒤인 지난 23일 이뤄졌다. 대통령실 측에서는 홍철호 정무수석과 차순오 정무비서관이 참석했다. 민주당 측에서는 천준호 비서실장과 권혁기 정무기획실장이 자리했다. 이날 회의는 영수회담 날짜는 물론 의제도 정하지 못한 채 빈손으로 종료됐다. 지지율 하락에 반등 노렸지만… 의제 놓고 격돌…샅바 잡은 윤-이 지난 25일 진행된 2차 회의도 큰 소득은 없었다. 테이블에 올릴 의제를 놓고 양측이 이견을 좁히지 못한 탓이다. 그동안 민주당은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외압 의혹을 담은 특검법 수용과 윤 대통령의 거부권 남용에 대한 사과 등을 의제로 다루자는 입장을 밝혀왔다. 반면 이를 전해 들은 대통령실은 난감하단 태도를 보이며 팽팽하게 대립했다. 천 비서실장은 실무 협상 직후 브리핑서 “사전에 조율해 성과 있는 회담이 되도록 의제에 대한 검토 의견을 (대통령실이)제시하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지도부와 상의를 거쳐야 한다”며 추후 답변을 주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측이 제안한 의제와 관련해서는 ‘포괄적 수용’이라는 입장을 전달했다. 의제를 놓고 양쪽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이대로 영수회담이 불발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하지만 지난 26일 이 대표가 “다 접어두고 먼저 윤 대통령을 만나도록 하겠다”고 말하면서 논의는 급물살을 탔다. 진통 끝에 영수회담 날짜가 정해지면서 세간의 관심이 두 사람의 입에 집중됐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는 지난달 29일 오후 2시 용산 대통령실서 만났다. 대통령실에선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홍철호 정무수석, 이도운 홍보수석이 배석했다. 민주당에선 천준호 당 대표 비서실장과 진성준 정책위의장, 박성준 수석 대변인이 자리했다. 대통령실은 이번 영수회담을 통해 정국을 풀어갈 실마리를 확보할 것으로 기대했다. 민주당은 ‘총선 민의’를 가감 없이 전달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재명 15분 독주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로 들어선 이 대표를 웃음으로 맞이했다. 곧이어 두 사람은 악수를 한 뒤 건강 등 안부를 주고받았다. 이 대표는 “저희가 (국회서 이곳으로)오다 보니 20분 정도 걸리던데, 실제 여기 오는 데 700일이 걸렸다”며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윤 대통령은 대답 대신 웃음으로 갈음했다. 이날 영수회담서 가장 눈길을 끈 건 이른바 이 대표의 ‘작심 발언’이다. 윤 대통령의 인사말 이후 취재진이 퇴장하려 하자 이 대표는 “퇴장할 건 아니고, 제가 대통령님한테 드릴 말씀을 써왔다”며 멈춰 세운 뒤 품에서 종이 뭉치를 꺼내 읽어 내려갔다. 700일 동안 묵혀둔 말을 몽땅 쏟아내겠다는 듯, 이 대표의 발언은 장장 15분 넘게 이어졌다. 이 대표는 “대통령님께서 너무 잘 아시겠지만 지금 우리의 현실이 참으로 팍팍하고 국민의 삶이 어렵다”고 운을 띄웠다. 이어 “국가적으로 보면 정치, 경제, 사회, 또 외교 안보, 모든 영역서 많은 위기가 도출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물가, 고금리, 고환율 이런 삼중고를 포함해서 우리 국민의 민생과 경제가 참으로 어렵다는 것은 대통령님께서도 절감하실 걸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곧이어 이 대표는 ‘전 국민 1인당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요구하면서 본격적인 의제를 던졌다. 이 대표는 “민간경제가 어려울 때 정부가 나서는 것이 원칙이다. 우리 민주당이 제안한 긴급 민생회복 조치를 적극적으로 검토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며 “특히 지역화폐로 지급하면 소득 지원 효과에 더해서 골목상권 소상공인 자영업자 지방에 대한 지원 효과가 매우 큰 민생회복지원금을 꼭 수용해주길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김건희 특검법’ 수용도 에둘러 촉구했다. 그는 “이번 기회에 국정운영에 큰 부담이 되는 가족 등 주변 인사들의 여러 의혹도 정리하고 넘어가시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이태원 참사나 채 상병 순직 사건의 진상을 밝혀 그 책임을 묻고 재발 방지 대책을 생각할 것과 연구·개발(R&D) 예산 등도 화제로 올렸다. 거부권 행사를 자제할 것도 강하게 요구했다. 아울러 “지금까지 제가 말씀드린 게 상당히 불편하실 수 있을 것 같다”면서도 “또 민심을 과감하게 가감 없이 전달하는 것이 이 자리가 마련된 이유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이 대표의 말을 들으면서 중간중간 고개를 끄덕이는 식으로 답했다. 처음 웃는 얼굴로 이 대표를 맞이할 때와 달리 표정은 점차 굳어져 갔다. 모두발언이 끝나자 윤 대통령은 “이 대표와 민주당이 강조해 오던 이야기라 예상하고 있었다”며 모두발언은 생략한 뒤 비공개 회담을 이어갔다. 이날 회담은 예상 시간인 1시간을 훌쩍 넘은 오후 4시10분쯤에 마무리됐다. 130분간 자리를 함께했지만 도중에 배석자를 제외하는 등 두 사람이 독대하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두 사람이 영수회담 도중 배석자를 물리고 자연스럽게 만찬 회동을 가질 것으로도 기대했지만 이번 만남은 차담 수준서 그쳤다. 영수회담을 마친 뒤 대통령실과 민주당은 각각 브리핑을 진행했다. 같은 장소서 같은 시간을 보냈지만 이번 회담을 바라본 양측의 시각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두 쪽 난 여론 국민의 판단은? 이도운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영수회담 종료 직후 브리핑을 통해 “전체적으로 볼 때 대통령은 제1야당인 민주당의 대표와 민생 문제 등에 대해 깊이 또 솔직하고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다”며 “합의에 이르지는 않았지만, 양측이 총론적 혹은 대승적으로 인식을 같이한 부분은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 수석의 설명처럼 별도의 합의문은 없었다. 다만 의료개혁이 필요하고 의대 정원 증원이 불가피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대표가 “의료개혁은 시급한 과제며 대통령의 정책 방향이 옳다. 민주당도 협력하겠다”라는 취지로 말했다는 것이다. 다만 “민생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대통령실과 여야 간의 정책적 차이가 존재한다는 데 대해서도 조금 이견이 있다는 것도 확인했다”며 “대통령은 민생 협의를 위한 여야정 협의체 같은 기구가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고 이 대표는 ‘여야가 국회라는 공간을 우선 활용하자’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말했다. 이태원 특별법에 대해서는 “대통령은 이 사건에 대한 조사나 재발 방지책, 피해자 유족들에 대한 지원에 대해서는 공감을 하지만 지금 국회에 제출된 법안이 법리적으로 볼 때 민간조사위원회서 그 영장 청구권을 갖는 등 좀 법리적으로 문제가 있을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은 조금 해소하고 다시 논의를 하면 좋겠다’ ‘그렇게 한다면은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대통령과 이 대표는 앞으로도 종종 만나기로 했다”며 “두 분이 만날 수도 있고 여당의 지도체제가 들어서면 3자 회동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양측이 대승적으로 인식을 같이한 부분은 있었다는 대통령실의 평가와 달리 민주당은 이번 영수회담에 대해 냉랭한 반응을 보였다. 회담에 배석한 박성준 민주당 수석 대변인은 같은 날 국회서 브리핑을 열고 “영수회담에 대해 큰 기대를 했지만 변화를 찾아볼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박 수석 대변인은 “상황 인식이 너무 안일해서 향후 국정이 우려된다”며 “특히 우리 당이 주장했던 민생회복 국정기조와 관련해 민생을 회복하고 국정 기조를 전환하겠다는 의지가 없어 보였다”고 밝혔다. 이날 회담에 대해 이 대표의 소회를 묻는 질문에는 “답답하고 아쉬웠다. 소통의 첫 장을 열었다는 데 의미를 둬야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소통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서로 공감했으나 이 대표가 내민 청구서에 윤 대통령이 딱 떨어지는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범야권 집중 포격 맞은 대통령실 “결과도 실리도 없다” 쏟아진 질타 범야권도 일제히 쓴소리를 얹었다. “이럴 거면 대체 왜 만났냐”는 반응이 대체적이다.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은 “윤 대통령의 답은 거의 없었다”며 “총선 민심에 관한 시험을 치르면서 백지 답안지를 낸 것과 다름이 없다”고 혹평했다. 조국당 강미정 대변인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이번 회담을 통해 윤 대통령의 기조가 곧바로 바뀌진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강 대변인은 “준비가 덜 된 대통령과 그럼에도 최대한 민심을 담아 질문을 한 야당 대표의 만남”이라며 “(대통령이)여러 가지 법안과 자신의 가족 문제 등 민감한 질문은 빼버렸다. 추후 만남을 기약한 정도일 뿐 아무런 결실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래도 윤 대통령 측에서 ‘자주 소통하자’는 뉘앙스가 나왔다”며 “만남을 거듭한다면 나아질 가능성이 있을 거라는 희망을 걸어본다”고 말했다. 새로운미래는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은 없었다”며 “130분간 회담을 했으나 공동합의문은 없고 소모적인 정쟁에 불과했다”고 양측을 모두 비판했다. 새로운미래 신재용 대변인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가장 시급한 문제인 의료대란 관련해 조금이라도 진정성 있는 결과가 나왔어야 이번 회담이 성과가 있었다고 본다”며 “진전도 성과도 없이 끝나 버렸다”고 혹평했다. 김준우 정의당 대표는 자신의 SNS를 통해 “130여분간 진행됐다는 대화의 결말은 결국 ‘2년 만에 첫 대화를 했다’는 그 자체와 여야 모두 입장이 애초에 비슷했던 의대 정원 확대 필요성을 확인한 것 외엔 아무런 성과가 없었다”고 비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영수회담이 아쉽게 끝난 것에 대해 이 대표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봤다. 익명을 요구한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이 대표는)대화의 기본이 안 돼있다”며 “대화라는 건 서로 말을 주고받는 걸 전제로 해야 하는데, (이 대표처럼)하고 싶은 말을 모조리 한다고 해서 소통이 되는 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정치권 관계자 역시 “이번 만남은 이 대표의 1승”이라면서도 “이 대표가 무리하게 정국을 끌고 갈 가능성처럼 비칠까 우려되는 지점도 있다”고 말했다. 첫술에 배부르랴 현재로서는 이번 회담이 윤 대통령의 ‘자충수’라는 여론이 강하다.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TK·PK 기반의 집토끼를 꽉 쥐는 데 효과적일지 몰라도 중도층이 보기에는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다는 평이다. 영수회담 민심이 반영된 여론조사 결과도 주목된다. 레임덕 돌파구로 이 대표와의 만남을 선택한 윤 대통령의 선택이 자충수인지 신의 한 수인지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hypak28@ilyosisa.co.kr>